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15화
17장. 명절은 가족과 함께
다음 날 아침.
추석특집 녹화 2일차를 맞이하여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작별을 하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제작진이 준비한 선물 보따리를 들고 집집마다 방문하며 인사를 드렸다.
“어이구, 뭘 이런 걸 준대. 난 괜찮은데….”
임순현 할머니는 무르팍에 포메라니안 두식이를 앉힌 채 협찬 화장품 세트를 보며 좋아했고.
“흐하하핫! 내가 이거 꼭 입고 댕겨야겠네.”
강문식 할아버지는 주세한의 로고가 그려진 옷을 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다들 굉장히 기뻐하셨는데, 몇몇 분들은 답례로 선물을 주기도 했다.
특히 흑염소 대길이를 키우던 할아버지, 할머니는 특이한 선물을 건네셨다.
상자에 담긴 인삼이었다.
“삼이야.”
“오, 이게 대길이한테 먹이셨다는 그거네요.”
중현이의 감탄에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이것이 효과가 얼마나 좋냐면, 저놈이 혈기를 주체하지를 못하다가 성격이 저 모양이 된 거 아녀. 이거 먹으면 밤에 잠을 못 자. 안 그래, 임자?”
“잘만 자더만.”
“…그, 나이마다 효과가 다를 수 있는 거니까. 아무튼 이것이 남자한테 와따야, 와따.”
“오오오.”
게스트들이 감탄했다.
우리들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고민하며 먼 산을 바라볼 때, 인삼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어제 미션 때보다 다들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면 기분 탓일까.
그리고 그 승자의 영광은 5년차 유부남 헤이션에게 돌아갔다.
맥시가 미소를 지었다.
“에궁… 급하셨구나.”
“스읍, 이런 건 조용히 좀 넘어갑시다. 좀!”
레게 머리의 래퍼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모두 웃었다.
그렇게 촬영을 끝내고, 오전 11시쯤 되어 다시 마을 회관 앞으로 모였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돌아오는 사람들끼리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고작 하루치 녹화였지만 어제의 그 고생을 함께했다는 공감대 덕분인지 부쩍 친밀한 느낌이었다.
마침내 이뤄진 엔딩 촬영.
주세한의 멤버 오형석이 게스트들의 찌든 얼굴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어제랑 오늘 다들 고생 많으셨어요. 그런 의미로 다 같이 박수 한 번씩 쳐 볼까요?”
“와아아….
다 같이 손뼉을 쳤다.
“얘, 난 이거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 해.”
“선생님은 뭘 하셨다고요. 귤만 잡수셨으면서.”
“얌마, 네가 우리 나이 되어 봐. 머리가 움직이라고 신호를 보내도, 몸이 받아들이질 못해.”
“출연료는 세 번째로 많이 받으시면서.”
“크흠.”
주세한 멤버들이 수다를 떠는 동안 게스트들은 웃거나 추임새를 더하며 엔딩을 찍었다.
나 역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머릿속으론 뭔가를 생각하면서.
뭐지.
아까부터 중요한 걸 까먹고 있는 기분인데.
분명 뭔가 있는데 내 머릿속 밑바닥에 깔려서 나타나지를 않고 있었다.
이 분명 찝찝한 느낌은 대체 뭘까.
그러는 동안 엔딩 멘트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피디가 멤버들을 향해 말했다.
“자, 오늘 특집 다들 고생 많으셨고요. 마치기 전에 다다음으로 가게 될 여행지를 고를 시간입니다.”
구재영 피디가 주사위 두 개를 꺼냈다.
쿠션처럼 부드러운 극세사 재질의 주사위는 사람 머리통만큼 커다랬다.
오형석이 그걸 받으며 물었다.
“그래서 오늘은 이거 누가 굴려요?”
“예, 어젯밤에 다들 고기 먹으면서 익명 투표를 했죠? 특집 녹화의 MVP가 누구였는가.”
그랬지.
“그 결과가 나왔는데요. 무려 C팀에서만 10표를 받아 최다 득표를 한 게스트가 있습니다. 네, 뉴블랙의 우주 씨 나와 주세요!”
박수를 쳐 주는 이들에게 공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걸어나갔다.
아무도 피디의 멘트에서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하길 바라면서.
그런 내 생각을 귀신 같이 읽었는지 우리 막내가 고개를 갸웃했다.
“어? 그럼 우리 팀이 만장일치인 거면 우주 형도 자기를 찍은 거네여?”
“그러네?”
“우주야, 너도 네 이름 적었어?”
“아니, 이게요…….”
“와, 방금까지 겸손한 표정 지었으면서!”
“아니, 저 그게요….”
내가 뭐라고 하던 건수를 하나 잡았다는 듯 다들 큰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겹게 ‘저는 안 될 줄 알았어요…’하고 해명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왠지 모르게 촉촉한 눈을 머금고 모두의 앞에 섰다.
“이대로 굴리면 되나요?”
“그렇지. 저기 판넬에 여행지 보이지? 십의 자리 한 번, 일의 자리 한 번 해서 굴릴 텐데 숫자가 높게 나올수록 좋은 데야.”
조연출이 들고 있는 판넬에 여행지가 쭉 적혀 있었다.
11번부터 16번은 왠지 고생 가득할 것 같은 느낌의 여행지, 61번부터 66번까지가 보라카이나 세부 같은 외국 휴양지였다.
내가 굴리려고 할 때였다.
“어어, 잠시! 스톱!”
여희연이 뭔가 떠올랐다는 듯 손을 들었다.
“난 우주가 하는 거 반대에요!”
“톤이 딱 장인어른 톤인데, 난 이 결혼 반댈세.”
“아니, 멍청아! 기억해 봐. 우리 농구 미션 할 때도 우주가 주사위 잘못 굴렸잖아. 아무튼 난 반대! 쟤는 몸만 써야 되는 애예요!”
“푸하하하!”
그 말에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피디도 핫핫 하며 웃으며 말했다.
“예, 기각하겠습니다.”
굴리라는 듯 내게 손짓을 할 때, 내 옆에 섰던 오형석이 스읍 하며 진지하게 물었다.
“우주야, 너….”
“네.”
“똥손이니?”
“…저 똥손 아니에요.”
내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연습 많이 했거든요.”
“주사위를?”
“네, 지난번에 그거 하나 잘못 굴렸다고 욕을 엄청 먹었거든요. 동생들한테 들은 욕만 합쳐도 저 이백 살까지 살 수 있을 거예요.”
“이야, 동생들이 나빴네.”
오형석이 그런 말로 바람잡이를 하자 다른 사람들이 그걸 소재로 한 마디씩 놀렸다.
그러자 우리 애들이 발끈했다.
“우리가 언제 욕을 했다고 그래요?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말아 주세요.”
“거짓말하시면 안 돼요, 리혁 씨. 제가 여러분의 소중한 한 마디, 한 마디를 다 기억하고 있어요.”
“난 진짜 안 했는뎅.”
“지호 씨 기억 안 나요? ‘난 앞으로 형이랑은 부르마블 같은 팀 안 할 거다.’ 그리고 리혁 씨는 ‘6을 고르지 않을 확률이 6분의 5나 되는데, 어떻게 그 하나를 고르는지 참으로 경이롭다’고.”
“…….”
두 동생이 합죽이가 된 가운데 다른 게스트들이 미소를 지었다.
그쯤에서 적당히 치고 빠졌다.
중현이의 ‘와, 형. 어떻게 하면 그렇게 못해요?’하는 순수한 감탄과 ‘자책하지 마요’하면서 은근히 숨소리에 한숨을 섞였던 비주는 넘기면서.
내가 말을 이었다.
“제가 그래서 삽질이랑 같이 주사위 굴리는 것도 연습했어요.”
“그것도 연습했어?”
“네, 처음 나와 보는 예능이라….”
“피디님, 우리 나중에 다른 특집 할 때 이 친구 또 불러 봐요. 지금 보니까 고기잡이 특집 하면 그물 걷는 것도 연습해 올 것 같은데.”
“저 자신 있습니다.”
시켜만 주시면 뭐든 하겠다는 눈빛으로 의지를 불태우자, 피디가 검토하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런 토크를 끝내고 마침내 주사위를 굴리는 시간.
“자, 그럼 그간 연습한 실력을 한 번 확인해 보겠네요.”
“네, 육십육 하와이 도전해 보겠습니다.”
“패기 좋네. 그래요, 가자 육십육!”
“저… 근데 혹시 그 전에 한 번 굴려 봐도 되나요?”
피디님의 허락을 구하고 나는 시범삼아 주사위를 굴려 보았다.
동작 모방 능력으로 근육을 조절하면서.
숙소에서 남은 옷 주문한 택배 상자에 숫자 써 놓고 시뮬레이션으로 해 봤었는데, 역시 여기서도 통했다.
“오! 진짜 육 나왔네.”
그리고 실전에 들어가서 첫 번째 십의 자리.
“우와, 진짜로 육 나왔어요!”
“…대박이다.”
“주사위 굴리는 게 연습한다고 돼요?”
다시 한 번, 일의 자리.
일부러 짐짓 뜸을 들이다가 주사위를 굴렸다.
당연하게도 결과는 6.
게스트들은 놀라고, 주세한의 멤버들은 갑작스럽게 정해진 하와이란 여행지에 놀라서 달려왔다.
“우와아아!”
“우주야아아! 우리 라스베가스 특집 가자아!”
“형, 우리도 마카오 가여!”
중간에 들린 이상한 소리들은 무시했다.
* * *
“고생 많으셨습니다!”
촬영 장비를 나르거나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탭들, 다른 연예인들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여 가며 인사를 건넸다.
촬영할 때야 신나게 나섰지만 다시 신인으로 돌아갈 때였다.
어째 오프닝 시작하기 전과 똑같은 장면이었지만 그때와는 반응이 달랐다.
“어, 안녕. 고생했어.”
“너희도 고생 많았다. 잘 들어가.”
우리와 같이 합을 맞췄던 스탭들이 덤덤하게 인사를 받아 주기도 했고, C팀 연예인들과 번호를 교환하기도 했다.
“랩 관련해서 모르는 게 생기면 톡으로 물어봐. 네 실력은 아직 내가 잘 모르지만, 믹스테이프 녹음 관련해서는 도와줄 수 있으니까.”
“이 아저씨 말고 나랑 번호 교환하자. 난 예쁘잖아.”
“우주야, 너 핸드폰 있니? 몸 쓰는 거 있을 때 좀 부르게.”
우리가 아니라 이 분들이 먼저 와서 번호를 받아 가셨다.
특기할 만한 변화였다.
오프닝 때는 눈길 하나 주지 않았던 분들이었으니까.
우리가 인간적으로 마음에 든 건지 아니면 오늘 하는 거 보고 싹수가 보였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변화였다.
그런 식으로 같이 촬영을 했던 이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서울에서 올라온 매니저들과 반갑게 상봉을 하며 차를 타는 모습들을 보며, 우리는 마을 회관 앞에 놓인 정자에 앉았다.
“아, 언제 오시는 거지. 정말, 얼른 숙소 돌아가서 쉬고 싶어요.”
“저두여.”
“금방 오셨으면 좋겠다.”
동생들끼리 쓰러져서 수다를 떠는 동안, 나는 여전히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까먹고 있던 것이 뭔지.
“근데 우리 누구 내려오는 거예요? 형, 실장님이 오신대요?”
“아니, 석환 형이 아니라 민기 형이…….”
그리고 그때, 석환 형이라는 키워드에 기억이 떠올랐다.
“아!”
어젯밤에 꾸었던 꿈이었구나.
흑백으로 된 무도회장에서 누군가 들어오면서 색깔이 생겨나고, 돼지들이 바이올린 연주를 했던 그 멜로디 말야.
내 수록곡 작업에 관한 그 힌트가 잊고 있던 기억의 정체였다.
“형.”
비주가 내 팔을 톡톡 건드릴 때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왜 그래요, 형?”
“너희한테 말해 준다고 하고 깜빡한 게 있었거든. 다음 수록곡 작업에 관한 건데…….”
어제 꾸었던 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지호한테 들은 이야기 때문에 꿈을 꾸었다고.
그 내용을 말해 주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 비주는 배를 잡고 웃었다.
“그게 대체 무슨 꿈이에요, 형.”
“아냐. 이게 이렇게 말하니까 웃기지, 멜로디 들으면 너희도 생각이 확 달라질 거라니까.”
“근데요, 형.”
중현이가 진지하게 말했다.
“돼지꿈이라고 했잖아요.”
“그랬지.”
“그럼 우리 로또부터 사야 하는 거 아닐까요?”
“그러니까여, 형. 뭐 숫자 보이는 거 그런 거 없었어여? 현수막에 할머니 몇 번째 생신이었다구여?”
“…지금 로또가 중요하니?”
“로또 된 다음 앨범 예산으로 쓰면 되잖아여.”
“어? 그러네.”
진짜 사야 되나.
만약에 복권 꿈이면 우리 김덕순 여사 완전 호강시켜 줄 수 있는 건데.
비주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제가 봤을 때는 노래가 대박 날 징조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리혁이가 동의하자,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네가 웬일이냐. 꿈 같은 거 미신이라고 그럴 줄 알았는데.”
“그런 건 당연히 안 믿죠. 하지만 작곡 능력은 믿죠. 생각해 봐요. 우리 썸씽이나 불꽃놀이, 밤바다 만들 때요. 그거 멜로디 들었을 때마다 우리한테 대박이라고 했잖아요.”
“그랬지.”
“그렇다는 건 이번에도 노래가 잘될 확률이 높다는 거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물론 밤바다를 제외한 두 곡은 내가 멜로디를 만들지 않았지만, 셋 다 들었을 때 이거 좋다고 직감적으로 느꼈지.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자, 동생들의 표정도 진지해졌다.
“형, 그 멜로디 한 번 들어볼 수 있어요?”
“잠깐만, 어제 새벽에 석환 형한테 전화를 했거든. 거기 있을 거야.”
핸드폰을 뒤적거렸다.
나 역시 자동 녹음이 되는 어플을 사용하고 있었기에 곧바로 어제 날짜가 찍힌 파일을 찾을 수 있었다.
볼륨을 낮춰서 대화 부분은 스킵하고, 멜로디가 나오는 구간을 재생했다.
부드러운 허밍이 단조로운 멜로디를 쏟아냈다.
“오오.”
눈을 휘둥그레 뜨는 동생들에게 내가 말했다.
“어때, 괜찮지?”
동생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저마다 감상평을 말하려고 할 때였다.
볼륨을 최대치로 높인 내 핸드폰에서 엉뚱한 대사가 흘러나왔다.
잠에 취해서 몽롱한 목소리.
-석환 형, 미안해. 내가 돈까스 사 줄게.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폭소를 하는 동생들을 보며 짧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 놀려라 놀려.”
“푸하하! 저 이거 다시 들어 볼래여. 이거 완전… 어?”
내 핸드폰을 쥐던 막내가 흠칫했다.
화면에 떠오른 글자를 보고 놀란 듯했다.
“왜 그래?”
“형, 여기 전화 받은 사람 이름이여. ‘조규환’이라고 되어 있지 않아여?”
“뭐?”
누군가 돌도끼 자루 끝으로 뒤통수를 꽁 하고 때린 느낌이다.
가슴이 벌렁거리는 걸 느끼며 핸드폰을 받아들었다.
지호 말이 맞았다.
분명 윤석환이란 세 글자가 있어야 할 자리에 조규환이란 이름이 있었다.
“형, 그러면 어제 새벽에 이사님한테 전화를 걸었던 거예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은데.”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만이 우리 사이에 내려앉았다.
“…….”
그러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멤버들이 푸흡- 하면서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난 그런 모습들을 보며 푸근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진지하게 고민했다.
저놈들을 확 빼 버리고, 다음 곡 나 혼자 하는 솔로 곡으로 가 버릴까.
* * *
상암동 HBS 사옥 근처 일식집.
지이잉-
화면 위로 선우주의 [죄송합니다..] 같은 메시지가 울리고 있었지만, 그걸 보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핸드폰에서 나오는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석환 형, 미안해. 내가 돈까스 사 줄게.
그 말에 자리를 잡은 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한쪽은 HBS MTV의 리얼리티 제작진, 다른 쪽은 레몬 엔터의 제작이사 조규환과 담당 실장 윤석환이었다.
HBS의 피디가 새우튀김을 집으며 웃었다.
“가만 보면 우주도 진짜 물건이라니까요.”
“참, 못 말릴 때가 많아요.”
윤석환이 고구마튀김을 집으며 화답했다.
방송국과 매니지먼트 사람들이 저마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조용히 술잔을 들던 조규환 이사가 물었다.
“그래서… 저희 제안은 어떠신가요?”
“좋네요, 엄청.”
메인 작가가 콘치즈를 떠먹으며 말했다.
“저희야 사실 포맷만 확정했지, 디테일적인 부분에 대해 내부 회의를 계속 하고 있었거든요. 이런 좋은 제안이 있으면 마다할 이유가 없죠.”
윤석환 실장이 건넨 A4 뭉치를 훑어보던 피디와 작가가 이야기를 정리하듯 물었다.
“그러니까, 이번 리얼리티에서 코너 하나를 할애해서 뉴블랙이 2집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 주시자는 거죠? 지금 우주가 수록곡 멜로디를 떠올린 부분부터 시작해서요.”
“예,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요.”
레몬 엔터의 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굉장히 좋은 스토리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