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9)화 (149/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9화

음악방송이 끝나고 각오를 되새긴 우리는 비장한 얼굴로 차량에 올라탔다.

비주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다음 스케줄은 TBC 라디오 ‘탐스럽고 탐미로운 타임’이에요.”

“탐탐탐이네.”

“그래. 우리 뼈가 부서질 각오로 하자.”

비장한 표정을 하며 창문을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에 운전석에 앉은 원석 씨가 눈을 깜빡이고, 민기 형이 웃음을 참았다.

이윽고 매니저가 말했다.

“참, 아까 너희가 문자 투표 보고 궁금해 했잖아. 그게 중국인들이 그만큼 투표를 한 게 아니고 중복 투표도 가능해서 그렇게 많은 거래.”

“음? 근데 그거 돈 꽤 내지 않아요?”

“중국 팬이 오늘 문자 투표 하는 데만 1억을 썼다더라.”

“…….”

잠시 동안 모두의 얼굴에 바보 같은 표정이 떠올랐다.

전역한 이후로는 입에서 나올 일이 없었던 ‘잘못 들었습니다?’가 잠시 입에서 튀어나올 뻔했다.

“1억이요?”

“응.”

“그 1억이요? 한국 돈?”

“뭐, 거기서는 위안화로 했겠지만 그렇대.”

“…….”

비장한 각오를 다졌던 우리가 서로를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비주가 근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

“어쩌죠, 형. 1억이래요.”

“괜찮아. 우린 돈이 없어도….”

“뭐가 있을까여.”

“…….”

잠시 고민하는 가운데 리혁이가 창밖을 보며 툭 던졌다.

“돈도 없는 거겠죠.”

“야, 자꾸 부정적으로 갈래? 긍정의 기운을 가져와야 된단 말이야.”

“습하, 습하.”

“…뭐하니, 중현아.”

“긍정의 기운을 마셔보려는 중이에요.”

우리 래퍼님 때문에 잠시 웃음이 터져 나온 후 내가 말했다.

“일단 되는 대로 해 보자. 들어오는 스케줄마다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되는 거지.”

“맞아요.”

“자, 1억은 잊고 다시 비장한 분위기로 돌아가자.”

동생들과 함께 엄숙한 표정을 짓는 동안 중현이가 타이밍 좋게 노래를 깔아주었다.

리혁이가 흥미를 보였다.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네요.”

“그래? 이거 레슬링에서 본 노래인데.”

“…….”

그런 가운데 나를 비롯한 나머지 둘은 스케줄표를 바라보고 있었다.

“참, 근데 이건 뭘까여?”

“어떤 거?”

막내가 손가락으로 종이 한가운데를 가리켰다.

목요일 오전 일정 중에서 ‘꼬마 마녀의 대모험 - 개봉 기념 영화관 일일알바’라고 되어 있었다.

이번에 개봉하는 할리우드 극장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우리가 홍보 대사였다.

“글쎄, 극장 일일 알바면 영화 표 끊어주고 팝콘 푸는 거 하는 거 아닌가?”

“와, 근데 진짜 좋다. 저 영화관 엄청 좋아하거든여. 영화 보는 것도 엄청 좋고….”

“어? 우리 영화 보러 가?”

“모레 영화관에서 일일 알바한대.”

“그래요? 뭐, 나쁘지 않네요. 간만에 밖에 나가서 사람들 만나는 것도 하고.”

그런 식으로 기대하는 우리 모습에 앞자리에 있는 매니저들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   *   *

“이런 거면 절대 안 한다고 했을 거예요.”

“리혁아, 주어진 스케줄에 최선을 다하자고 했잖아. 일정이 뭐든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지.”

“아니, 다른 건 다 알겠는데 왜 내가 마귀 할멈이냐고요.”

“마귀 할멈은 아니지. 천 년 묵은 흡혈귀 여왕이 마법을 배운 설정이잖아. 불평은 그만하고 설정대로 어서 나잇값을 좀 하렴.”

“이이…….”

눈밑에 검은 화장을 짙게 한 리혁이가 눈을 부라리며 망토를 휙 움직였다.

곧 다가올 KMA 홍콩 시상식 준비로 음방이 결방된 목요일.

우리의 오전 스케줄은 ‘꼬마 마녀의 대모험’ 홍보였다.

제대로 된 홍보를 위해 시간이 날 때, 영화사 관계자가 보내준 스토리 요약집과 동영상을 주의 깊게 살핀 터였다.

내용은 간단했다.

오빠들만 10명이라 매번 무시 당하고 사는 막내 공주님이 사실은 힘을 숨기고 있는 짱 센 마녀였다는 설정.

악당의 계략 때문에 잠시 왕국을 떠나 있을 때, 천 년 묵은 흡혈귀가 괴물군단과 함께 왕국을 접수한다.

왕실 가족들이 다시 왕국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던 때.

떠나있던 공주님이 왕국을 구하는 이야기였다.

홍보를 떠나 굉장히 재미 있었다.

어른들도 재미있게 볼 만한 영화인데, 왜 ‘Coming Home’이라는 원제를 ‘꼬마 마녀의 대모험’으로 번역을 했냐는 것 정도의 의문이 들었을 뿐.

국내 배급사에서 우리에게 부탁한 것은 영화관 앞에서 분장을 하고 어린이 관객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거였다.

“안녕, 엄마랑 둘이 왔어?”

“녜!”

“그래, 엄마 말 잘 들어야 해. 안 들으면 여기 있는 오빠처럼 심술궂은 얼굴로 변해.”

“헉.”

영화를 보러 온 다섯 살짜리 애기를 사이에 두고 우리가 쪼그려 앉아서 같이 사진을 찍어 주었다.

영등포 어느 쇼핑몰의 영화관.

‘꼬마 마녀의 대모험’이란 대문짝만한 타이틀과 함께 개판이 난 왕국 배경의 포토월을 두고 우리가 서 있었다.

각자 분장을 하고 서서 어머니들의 손을 붙잡고 온 꼬마 애기들을 반겨주었다.

물론, 그 테두리 바깥에서는 카메라를 든 우리 팬들이나 지나가던 이들로 바글거렸다.

“어, 뭐하는 거야?”

“영화 홍보하나 봐.”

“와, 저기 봐. 진짜 예쁘게 생겼다. 저 검은 망토 대존예야.”

내 곁에서 마귀 할멈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것에 자극 받았는지 용사님 복장을 한 빨강머리 공주님이 순서가 된 남자 아기를 붙잡고 물었다.

“우리 꼬마님, 여기서 누가 제일 잘생겼어여?”

“어, 저….”

손가락을 빨던 아기가 우리의 얼굴을 슥 훑더니 본능적으로 오동통한 손가락을 날 가리켰다.

“…너!”

“우리 애가 아직 존칭을 잘 못 써요. 하하.”

어머님과 우리들이 막 웃는 가운데 내가 웃으며 어머님에게 물었다.

“혹시 제가 아가 손 잡아도 될까요?”

“네. 돼요.”

그때 리혁이가 손을 내밀었다.

“기다려요. 이 병균투성이 손아.”

“헛, 마녀의 분무기다.”

검은 망토 속에서 분무기를 꺼내서 내 손을 깨끗하게 소독하는 마녀님의 엄숙한 자태에 주변에서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내가 애기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어서 와요, 우리 꼬마님. 역시 요정 대모님이 제일 잘생겼죠?”

“우주 형, 기념으로 날개도 만지게 해 줘요.”

“오, 그래야겠다. 이리 와요. 날개도 우리 슉슉 만져볼까요오?”

내가 어깨를 슥 움직이자 의상 날개를 슥슥 만지던 아기가 ‘허’ 하며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지호가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럼 여기서 누가 제일 예뻐여?”

“으음….”

애기의 눈이 우리를 슥 훑었다.

그러는 동안 중현이를 제외한 삼인방이 재빨리 포즈를 취했다.

빨간머리 공주님과 검은 망토의 마녀, 그리고 금발의 왕자님이 각자 우아한 포즈를 취했다.

곰 귀를 머리띠로 한 채 곰의 배역을 한 중현이만 눈을 꿈뻑거리고 있을 뿐.

하지만 승자는 너무나 명약관화했다.

오동통한 손가락이 곧 한 명을 가리켰다.

“…누나!”

“흐하핫!”

우리끼리 박수를 치며 깔깔 웃는 가운데 졸지에 누나가 된 마귀할멈이 눈을 깜빡였다.

그러곤 컨셉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 꼬마 친구가 보는 눈이 있구나. 이리 와. 내 사진 찍는 영광을 허할 테니.”

그러곤 검은 망토 안에 애기를 넣고, 얼굴만 쏙 나오게 기념 샷을 찍어 주었다.

귀를 왕관으로 가려서 그렇지, 아니었으면 빨간 귀가 나왔을 거다.

그런 식으로 행사에 최선을 다했다.

주어진 스케줄이 무엇이든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극장을 찾은 꼬마 관객들을 위해 정말 별 걸 다했다.

노래도 한 소절 불러주고, 실제 캐릭터처럼 투닥거려 주기도 하고.

유동인구가 많아서 마스커레이드 홍보를 하고 싶었지만 행사 특성상 어린이들을 위해 삼갔다.

기왕 하는 스케줄 추억 하나 제대로 만들어줘야지.

잠시 어린이들이 없는 타임이 됐을 때, 테두리 너머에서 서 있던 팬분들을 위해 포즈를 취한 후.

“이제 슬슬 끝난 거 같죠?”

유치원 단체 관객들까지 찍고 나서 슬슬 스케줄을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올 때였다.

겨울이라 영화관에서 난방이 잘 나오기도 하고, 은근히 의상이 덥기도 해서 땀이 많이 흘렀다.

뺨이 발그레진 막내가 갈증이 난다는 듯 스낵 코너를 가리켰다.

“형, 형. 우리 갈 때 팝콘도 하나 사가요. 콜라랑 같이.”

“그래, 하나 사 가자.”

그런 식으로 열기를 식히고 있을 때였다.

“고생했어, 얘들아.”

근처에 서 있던 매니저들이 필요한 물품들을 주면서 관계자용 입출구로 들어가려고 할 때였다.

으아아앙! 하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뭐야?”

“몰라요. 갑자기 애기 우는 거 같은데요?”

멀찍이서 티켓 판매하는 곳에서 어머니와 그 손을 붙잡고 우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난처해 하는 직원과 계속 말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동안 무슨 상황인지 이야기가 들렸다.

어머님이 예매를 잘못 하신 모양이었다.

그러는 동안 애기는 대성통곡을 하고 있고.

“민기 형, 우리 다음 스케줄 갈 때까지 시간 여유가 얼마나 있어요?”

“글쎄… 플러스 알파로 15분 정도.”

당장 의상을 벗고 얼른 콜라가 마시고 싶었지만….

뭐.

그 정도는 잠시 미룰 수 있는 문제였다. 빠르게 의논을 마치고 우리가 그쪽을 향해 다가갔다.

*   *   *

올해로 여섯 살인 예서였다.

얼마 전에 엄마가 스마트폰으로 영화 예고편을 보여줬다.

제목은 ‘꼬마 마녀의 대모험.’

너무 보고 싶어서 개봉 날 보러 가기로 했는데 극장에 오고 나니 엄마가 뭘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근데 다음 것을 보려면 세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단다.

속상하고. 서운하고. 엄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러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막 울음은 나오고.

“으허허어엉….

“예서야, 엄마가 미안해. 미안해애. 뚝.”

“으허허어….

엄마가 뚝 그치라고 했지만, 그건 예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엄마는 여섯 살에 대해 너무 몰랐다.

속상해서 멈추지 않는 울음을 터뜨리고 있을 때, 엄마 말고 또 다른 거인들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반대편 불빛 때문에 환했는데.

어?

영화에서 봤던 거랑은 다르지만, 거기서 나왔던 옷과 비슷하게 차려 입은 엄청 예쁜 오빠들이 서 있었다.

그 얼굴을 자세히 확인한 순간, 예서는 울음을 뚝 그쳤다.

“…….”

이렇게 생긴 사람들은 처음이었다.

놀이방에서 인기 만점인 시크도도한 시우는 평범하게 만드는 얼굴이었다.

특히 요정 날개가 달린 사람은 진짜 요정 같았다.

그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때, 엄마랑 그 오빠들이 뭐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더니 엄마가 예서의 얼굴을 보더니 픽 하는 웃음소리를 냈다.

아빠가 TV에 나오는 사람들을 흘끔거릴 때 엄마가 내는 소리였다.

그때 검은 망토를 두른 마녀가 쭈그려 앉았다.

새하얀 얼굴에 입술은 붉은, 눈꼬리가 뾰족한 사람이었다. 그가 부드럽게 웃으면서 인사했다.

“안녕.”

“…….”

하지만 잘생긴 건 잘생긴 거고, 무서운 건 무서운 거였다.

갑자기 나타난 낯선 이들의 모습에 예서는 엄마 뒤에 숨었다. 아까까지는 안 잡으려고 했던 엄마 손도 잡고.

그때,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예서라고 했지?”

머리카락이 곱슬곱슬한 금발 왕자님이 나섰다.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그녀를 조심스럽게 불렀다.

“오빠들이랑 인사할래?”

“얼른 나와서 같이 놀자.”

이번에는 빨강 머리 공주님이었다.

아까 보면서 두 번째로 잘생겼다고 생각한 오빠였다.

하지만 그녀가 진짜 마음을 풀게 된 건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는 곰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커서 무서웠는데 얼마 안가 오래된 나무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쭈뼛쭈뼛 앞으로 나올 때, 요정 대모가 말했다.

“엄마가 예서가 영화를 못 보게 돼서 속상해 한다고 해서 우리를 불렀어.”

“…진짜요?”

“그럼. 당연하지.”

“진짜야?”

엄마한테 진짜냐고 묻자 엄마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요정 대모가 말했다.

“음… 영화 시작하려면 한참 남았으니까 그 전에 오빠들이 재미 있는 연극 한 편 보여줄게.”

곧바로 그녀를 편하게 앉히고 손에는 달콤한 펭귄 음료를 쥐어준 채 연극 한 편 펼쳐졌다.

영화 스토리를 아주 짧게 요약한 연극이었다.

근데 진짜 같았다.

특히 요정 대모와 공주님은 진짜 캐릭터처럼.

천덕꾸러기 공주님이 혼자서 밤마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세상을 누비며 사는 장면이라거나.

왕자들이 무시하는 장면에선 저절로 화가 났다.

마녀가 왕국을 접수하고, 가족들이 모두 쫓겨나서 왕국을 다시 얻으려고 할 때.

공주님이 위기에 처한 가족들을 구하면서, 숨겨진 능력을 처음 선보이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났다.

예서가 달뜬 얼굴로 물었다.

“그래서요? 뒤에는 어떻게 돼요?”

“그건 이따가 영화에서 봐야 돼.”

“어…….”

“다 말하면 재미없잖아. 그치?”

부드럽게 웃던 요정 대모님이 쭈그려 앉아서 눈을 마주쳤다.

금색 의상에 걸맞게 눈도 신기한 금색 눈이었다.

그에 시선을 빼앗긴 것도 잠시 그 눈이 부드럽게 휘어졌다.

“조금만 기다려. 봐, 벌써 15분이나 지났잖아.”

정말이었다.

어떻게 기다리나 한참을 울었는데.

“그때까지 엄마 말 잘 들을 거지?”

“네.”

“그래, 또 보자.”

그러면서 손을 흔들던 오빠들이 어디론가 바쁘게 사라졌다.

그 모습이 뇌리에 선명하게 남았다.

내년이면 이제 일곱 살이지만, 왠지 모르게 온 가족이 갔던 첫 놀이동산의 기억처럼.

이건 앞으로도 계속 생각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자에 앉아 그 오빠들이 사라진 출입구를 아쉽게 보고 있을 때, 엄마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예서, 이제 울음 뚝 그쳤네. 엄마가 시우랑 영상통화 시켜줄까?”

“싫어.”

“어머, 웬 일이래. 우리 공주님이.”

“시우 이제 못생겼어.”

그 말이 뭐가 그리 웃긴 지 엄마가 막 웃음을 터뜨렸다.

*   *   *

□ 뉴블랙 미니 1집 ‘Five Colors : The Red’ 상품 후기 코너

고마웠어요.. 뉴블랙 분들..

[★★★★★]

기억하시나요.. 그날 영등포 영화관에서 있었던 예서 엄마입니다

그날 정말 우리 딸내미 생일이기도 하고.. 하필이면 남편은 일 때문에 출장을 가 있고

예매까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정말 눈앞이 캄캄했는데..

덕분에 정말 우리 공주님은 물론이고 저까지 행복한 시간이 되었네요

(여담이지만 하루 종일 말 잘 들었어요)

뭐 보답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선물을 드린다니까 회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앨범은 고마워서 샀어요

우리 딸내미 영화는 뒷전이고 그날부터 뉴블랙 오빠들 사진이나 영상만 하루 종일 보네요

저도 그러다가 같이 보게 되고

아.. 이 나이에 모녀가 덕질을 같이 해보네요

노래도 참 좋아요

요즘 들어 육아에 지치고, 이리저리 치이는데 정말 그날도 그렇고 뉴블랙 분들 영상 볼 때마다 힐링하네요

여기저기 활동하는 카페에도 홍보글 열심히 올렸어요..!

번창하세요 ^^*

*   *   *

그날 영화관에서 벌어진 미담이 엄마들이 활동하는 각종 카페에 훈훈하게 돌기 시작하면서, 응원해 주고 싶은 신인 그룹으로 다양한 곳에 알려지고 있을 때.

아이돌 커뮤니티 ‘그린 룸’의 베스트 게시판.

[행사 끝나고 우는 아이를 위해 즉석 연극한 신인 아이돌]

어머님이 올린 영상이라고 함

-들어오기도 전에 신인 키워드 보고 뉴블랙 외치며 들어왔다.. 나 예측력 몇 점이냐

-뭔가 특이하고 좋은 일+신인 = 뉴블랙. 이젠 사이언스다

-ㅋㅋㅋㅋㅋ애기 눈 동그래진 거 봐

-짜치는 거 아니냐 싶었는데 초반부에 애기 울은 것 때문에 코 빨개진 거 보고 현웃

-진짜 착하다 애들 근데

-저거 의상 맛 들렸는지 저날 저녁에 팬싸 처음 들어올 때 저거 입고 들어와서 팬들 웃음 터지고 난리 났음ㅋㅋㅋㅋㅋ

-영화사 흐뭇하겟네

-댓글 반응 정상이라 좋다.. 요새 tnt 팬들이 계속 얘네 가식 쩐다고 후려치면서 견제하는 거 존싫이었는데 

그런 반응이 올라오는 가운데, 즉석 영상의 나비 효과는 다른 곳으로 서서히 퍼져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연기 존나 리얼해ㅋㅋㅋㅋ

-오.. 근데 영화 내용 존나 궁금하긴 하다

-저거 근데 스포 아니냐? 쫌..

-쫌은 뭘 쫌이냐 불편러야 어차피 볼 것도 아니었으면서

-동생 때문에 봤는데 저거 참고로 초반 10분 내용임

-초반 10분..?

-근데 봤는데 재미있음.. 의외의 존잼

-ㅇㅇ 진짜로 왜 제목 저따구로 번역해서 애들 공략했는지 모르겠음

뉴블랙의 호연에 힘입어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원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였는데, 어째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서서히 어른 관객이 늘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신인 아이돌이 불러온 홍보 효과.

그저 뉴블랙이 영화 내용에 대한 이해 없이, 의상만 입고 손만 흔들 생각으로 행사에 임했다면 없었을 일이었다.

이런 사소한 스케줄에도 성실히 임하는 그 태도에 주목을 한 것인지, 레몬 엔터에도 관련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예? 영화 홍보요? 저희 내부 이야기 후에 말씀 드릴게요.”

“어디라고요?”

윤석환 실장과 홍보팀이 곳곳에서 들어오는 이런저런 홍보대사 위촉 문의에 얼떨떨해 하는 동안.

뉴블랙을 처음 섭외한 국내 배급사의 PR 팀장은 예상 외로 상승하고 있는 티켓 판매량 추이에 얼떨떨해 하고 있었다.

‘뭐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처음 뉴블랙을 추천한 지인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아이돌 할 거면 뉴블랙으로 가.

-왜?

-걔네랑 내가 같이 일을 해봤는데… 진짜 열심히 해.

교복브랜드 ‘에버드림’을 담당하는 우희선 팀장이 그랬었다.

-믿어 봐. 돈 들인 것보다 더 잘하는 애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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