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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99)화 (199/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99화

“농구?”

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할 시간이 안 됐을 텐데.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기다리는 팀원들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따가 응원하러 오겠다는 동생들에게 손을 흔들어준 후, 태현이에게 물었다.

“아직 농구하려면 한참 남지 않았어?”

손목시계를 흘깃거렸다.

제작진으로부터 들은 스탠바이 시간이 되려면 아직 1시간이나 남아 있는데.

태현이가 수긍했다.

“뭐, 그렇긴 한데. 다들 합을 안 맞춰봤잖아.”

“아아.”

팀원들끼리 얼굴만 아는 상태니 본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연습이라도 하자는 듯했다.

우리 팀에 누가 있더라.

내가 팀원들의 면면을 살필 때였다.

“…….”

문득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리니 녀석이 나를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왜?”

“좀 이상해서.”

“나 원래 이상해.”

“아, 맞… 아니, 그게 아니고.”

녀석이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을 보듯이 시선을 던졌다.

그러곤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진짜 이상하네.”

“뭐가.”

“연습경기 하러 가는데 형이 너무…….”

“너무?”

나도 모르게 이상한 표정이라도 지은 건가?

멤버들이 아까 내가 화살 쏠 때마다 느끼한 미소 지었다고 놀리고 그러던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태현이가 대뜸 말했다.

“너무 편해 보여.”

“……?”

“댄스 연습할 때도 그렇고. 형 무슨 몸 쓸 일만 생기면 뻣뻣하게 굳잖아. 근데 지금은 엄청 여유로워 보여.”

“……어?”

그러고 보니 그러네.

한창 몸치이던 시절에는 운동신경이 필요한 일이 생길 때마다 온몸이 뻣뻣하게 굳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었다.

양궁을 할 때도 그렇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연습경기 하러 가는 지금도 그렇고.

몸가짐이 여유롭기 그지없었다.

그걸 깨닫자 나는 우뚝 걸음을 멈췄다.

“형?”

“……내가.”

운동을 앞두고 여유롭다니.

“대박…….”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구나.

감개무량한 표정을 짓고 있자니 상대가 눈만 깜빡거렸다.

“갑자기 왜 감탄하는 건데?”

“있어. 그런 게.”

내가 웃으며 말했다.

“넌 몰라도 돼. 인마.”

“아, 뭔데.”

자꾸 질문을 던져대는 녀석을 무시하며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향해 걸어갔다.

창밖에서 내리쬐는 햇살이 내 기분처럼 따사로웠다.

*   *   *

보조 경기장.

실내체육관 지하 2층에 위치한 이곳은 촬영 준비가 거의 다 끝난 상태였다.

스탭들이 한결 여유로운 얼굴로 돌아다니는 가운데 팀원들이 한데 모여 몸을 풀었다.

한조와 나는 국민체조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게 롤케이크 분들이 준비한 현수막 맞죠?”

“네, 맞아요. 그리고…….”

내가 소곤거리듯 입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수플레예요.”

“헛…….”

한조가 ‘아차’ 하는 동안 내가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수플레들이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바탕에 하얀 궁서체로 ‘농구야 젠민이 잘해’라고 쓰인 현수막.

나도 그 옆에 붙어 있는 ‘우리 할조 화이팅’이라고 되어 있는 현수막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 저기가 시멘트 분들이 준비한 현수막이네요.”

“콘크리트예요.”

“앗…….”

머쓱한 표정을 짓는데 그러다 서로 눈이 마주쳐서 웃음을 크게 터뜨려 버렸다.

한조가 말했다.

“이따가 저기에 팬분들 들어오겠죠? 우리 멤버들은 저 아래에서 같이 응원해 주고.”

“네, 좀 떨려요.”

“저도 걱정이에요. 잘하고 싶은데…….”

농구 경기를 한다는 사실 자체는 별로 떨리지 않았지만 팬들 앞에서 한다고 생각하니 좀 긴장됐다.

자리에 서서 활만 쏘면 되는 양궁과 달리 이건 몸을 막 이리저리 움직여야 하니까.

팀플레이기도 하고.

나 혼자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다른 팀원들과의 호흡도 중요했다.

“자자, 모두 모여 봅시다!”

주장을 맡은 태현이가 팀원들을 불러모았다.

낯선 팀원들과 어색하게 어깨를 맞대고 있을 때, 태현이가 종이를 들어 보였다.

“감독님 오시기 전에 엔트리를 좀 짜려고 하는데, 제가 팀원들 실력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몰라요. 그래서 연습경기를 할까 하는데…….”

녀석이 농구 코트를 둘러보며 말했다.

“반코트로 진행하고. 5대5로 나눠서 할 거예요.”

팀원은 총 열 명이지만 경기에 나가는 건 다섯 명.

경기 진행에 따라 선수가 교체되고 그러겠지만 일단 첫 선발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이유로 다들 의욕을 불태울 때.

“질문이요.”

틴스피릿 휘연이 뚱한 얼굴로 공손하게 손을 들었다.

태현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상대가 물었다.

“팀은요?”

“음… 편가르기로 나누죠. 뭐.”

곧바로 열 명의 아이돌이 모여서 손을 모았다.

누군가 선창을 하듯이 외쳤다.

“자, 그럼 엎어라 뒤집…….”

“엎어라?”

다들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데덴찌 아니에요?”

“전 뗀뗀뽀야로 알고 있어요.”

“우리 동네에서는 엎었다 뒤집었다가 국룰인데…….”

잠시 동안 편 가르기 구호에 대해 투표를 거친 후 ‘엎어라 뒤집어라’로 의견일치를 보았다.

“엎어라 뒤집어라!”

몇 차례의 시도 후.

위아래로 향한 손바닥이 정확하게 다섯씩 떨어졌다.

“……!”

고개를 들어 서로의 팀원을 확인하고는 모였다.

한조와 태현이를 비롯한 다섯이 다른 편.

그리고 우리 팀에는 와일드의 우산을 비롯하여…….

“아, 씨. 존나 목 마르네.”

물을 벌컥벌컥 마셔대는 질풍노도의 미소년이 있었다.

그러다가 나와 눈이 딱 마주친 휘연이 생수를 홱 내밀었다.

“마실래요?”

“아뇨…….”

“입 안 댔는데.”

상대에게 웃으면서 손사래를 쳐 보였다.

“목이 안 말라서요.”

“아아.”

그러곤 목이 말랐는지 생수를 통째로 비웠다.

퉁! 퉁!

그 동안 코트에는 농구공 소리가 울렸다. 상대팀에서 공을 시범 삼아 퉁기는 소리였다.

그걸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서 휘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형. 농구 존나 잘하죠?”

아. 깜짝아.

훅 들어오네.

“……어, 아직까진 잘 모르겠네요. 잘한다고 해도 존나까지는 아닐 것 같지만요.”

“아닌데. 잘할 것 같은데.”

“……?”

내가 그 판단의 근거를 궁금해 하는 눈빛을 보이자, 상대가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래 활 잘 쏘는 사람들이 농구도 잘해요.”

“…….”

“왜냐하면.”

왜냐하면……?

내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볼 때, 상대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내가 그렇거든요.”

아. 본인 자랑하고 싶은 거였구나.

으쓱으쓱하는 급식 친구에게 참 대단해요 하는 눈빛을 보내자, 상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잘 부탁해요.”

“네, 저도요. 선배님.”

작전 회의 같은 것도 없이 그냥 경기가 진행됐다.

팀 구분도 팔 소매를 걷는 것으로 대신했는데 우리 쪽이 걷는 파였다.

아직 히터를 틀지 않아 서늘한 경기장의 공기를 피부로 느끼며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퉁! 퉁!

선공은 한태현이 속한 팀.

스트릿 보이즈의 한조가 진지한 얼굴로 공을 퉁겼다.

손목 스냅이나 드리블을 하는 모습이 평소 취미로 농구를 꽤 한 듯했다.

성숙한 외모 때문인지 마치 잘생긴 대학 선배가 농구공을 튕기는 듯하다고 생각할 때.

드리블을 하던 한조가 급속하게 가속을 했다.

몸을 숙이고 자신을 막아서고 있던 이를 가볍게 제치면서 곧바로 그 공을 다른 이에게 패스했다.

착.

한태현의 손에 공이 감김과 동시에 우리 팀원들이 우르르 움직였다.

“막아!”

골대 부근으로 움직이는 이들을 따라 나도 움직였다.

아직은 몸을 움직이는 게 조금 낯선 느낌이었다.

적응 안 되네. 이거.

중현이랑 1대1을 할 때는 상관없었는데 갑자기 단체전을 하려니 몸이 적응이 안 됐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여기저기서 소리를 치고, 막 사람들이 움직이는데 그 움직임을 따라가느라 눈이 정신이 없었다.

“막아요! 막아!”

“……!”

어어.

몸을 깊게 낮춘 한태현이 페인트 모션을 취하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

0.5초의 짧은 순간.

그 순간 동안 나를 지나가려는 상대의 입가에 뭔가 미소 비슷한 게 감돈다고 생각할 때였다.

“……?”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였다.

정확히 어떤 느낌이라고 말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뭘 해야 할지 본능적으로 감이 왔다.

이 상황에서 어떤 모션을 취해야 하는지.

나는 상대가 전진하려는 각도에 맞춰서 손을 차분하게 뻗었다.

그리고…….

“……!”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넘어가는 상대의 공이 중간에 감쪽같이 내 손에 착 감겨왔다.

회전하는 공이 내 손에 탁 잡혔다.

“……?”

“……?”

상대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서, 성공했어…?

하지만 지체할 틈은 없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느낌과 함께 나는 곧바로 몸을 돌려서 슛하기 좋은 각도로 빠져나왔다.

뭐야. 되네.

드리블을 하면서도 혼이 쏙 빠진 느낌이었다.

“패스! 패스!”

“막아!”

우리 팀은 공을 달라며 패스를 하고, 상대팀이 곧바로 내게 따라붙을 때.

패스 각을 살피다가 틈이 없는 것을 보고는 판단을 내렸다.

선택지는 하나.

무릎을 굽히면서 지난 며칠 동안 연습했던 슛 동작을 자연스럽게 펼쳤다.

가볍게 점프하고.

팔꿈치는 붙이고.

공을 던지는 각은 적당히 높게.

손가락 끝으로 스핀을 넣으면서 오른손으로 공을 슥 밀었다.

슈팅을 마무리한 후.

“…….”

모두의 시선이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고 있는 공으로 향했다.

그림 같은 궤적을 자랑하며 날아가던 농구공이 이내 골대 안으로 쏙 들어갔다.

착!

골대에 튕기는 것도 없이.

완벽하게 쏙 들어가 골대망에 공이 촥! 감기는 소리가 울렸다. 작은 환호성이 울렸다.

“나이스으-!”

“잘했어요!”

환한 얼굴의 팀원들이 뛰어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휘연이 흐뭇한 얼굴로 내 어깨를 팡팡 쳤다.

“맞죠? 활 잘 쏘면 농구도 잘한다니까.”

우리 팀은 싱글벙글 웃고 있고.

상대 팀도 살짝 ‘음…’하지만 기본적으론 ‘오’ 하는 듯한 반응이었다.

어차피 이건 우리끼리 경기일 뿐, 나중에 본 경기에 들어가면 서로 같이 뛰게 될 테니 좋은 일이었으니까.

한조도 지나가면서 미소를 지었다.

“우주 씨는 백 퍼센트 선발이네요.”

“아니에요, 운이 좋았어요.”

손사래를 치면서 부정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방금 공을 뺏어다가 슛을 한 게 굉장히 그럴싸하긴 했다.

그리고…….

선발 엔트리를 짜야 하는 우리 주장님은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한태현이 눈을 꿈뻑거렸다.

다른 팀원들이 자리로 이동하는 동안 녀석이 혼란스러운 얼굴로 손가락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그러니까 형이 나한테서 공을 뺏어서……. 아니,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니긴 뭐가 아냐.”

내가 너털웃음을 지었지만 상대는 여전히 표정을 풀 줄 몰랐다.

“이게 말이 안……. 아니, 되나?”

“솔직히 방금은 운이 좋았어.”

“…….”

되게 뿌듯하기는 한데, 이게 또 잠깐 운이 좋았던 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 더 해봐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뛰어가다가, 한 가지가 떠올랐다.

“아, 맞다.”

“……?”

“이거 얘기하는 거 깜빡했다.”

여전히 뭔가 황당하고, 이럴 리가 없는데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이에게 내가 씩 웃어 보였다.

“방금 어시스트 감사.”

“야!”

소리를 지르는 이로부터 깔깔 웃으며 도망쳤다.

양궁이 끝난 뒤에도 ‘님 농구는 모르는 거임’, ‘드리블? 님이?’ 이랬던 녀석에게 드디어 제대로 한 방을 먹인 순간이었다.

아.

속 시원해.

*   *   *

보조 경기장에 관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제작진이 설치한 카메라로 앵글을 잡고, 현장 음향이라거나 이런저런 상황을 체크하고 있을 때.

오늘 농구팀 ‘왼손은 거들뿐’의 감독을 맡은 유성훈은 선발 엔트리를 차분하게 훑었다.

‘태현, 휘연, 우주, 한조, 우산…….’

종이에 적힌 다섯 명의 라인업을 확인하고는 그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

잘 놀 것처럼 생긴 미남.

곱상한 미소년.

혼자 딴 세상 사람처럼 생긴 생명체.

대학교 학생회장 하나.

잘생긴 도베르만.

그 라인업을 훑어보는 동안, 객석에서는 연신 환호성을 지르며 자신의 가수를 부르고 있었다.

그에 호응하듯 벤치에 앉아 있는 아이돌 멤버들이 손을 들고 우아아 하는 중이었다.

유 감독이 물었다.

“선발 엔트리는 이대로 갈 거야?”

“네. 감독님.”

주장인 한태현이 답했다.

“다들 잘해서 실력이 엇비슷하긴 한데, 아까 연습경기 끝나고 다 같이 합의를 거쳐서 선발 명단을 뽑았어요.”

즉, 자신들끼리 한 번 해본 다음에 이의가 없도록 가장 잘하는 다섯을 뽑았다는 이야기였다.

“주장, 잠깐만.”

“아, 네.”

그에게 다가온 주장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물었다.

“네가 봤을 때 여기서 교체 우선 대상은 누구야?”

“다들 워낙 잘해서…….”

“편하게 말해.”

“아무래도 휘연이가 오늘따라 컨디션이 조금 안 따라주긴 해요.”

상대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에둘러 말하는 화법에 유 감독은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여기서 얘는 빼면 안 된다 하는 사람은?”

“당연히 저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한태현이 손가락으로 이름 하나를 콕 찍었다.

“뉴블랙 우주?”

“……잘해요.”

“그래?”

유 감독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작년에도 돌림픽 농구 부문 감독으로 참석한 경험이 있었다.

TNT의 한태현은 아이돌 중에서 나름 농구 좀 한다고 말할 수 있는 멤버였다.

오기 전부터 이 팀의 에이스는 당연히 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얼마나 잘하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힘이 엄청 좋거나 기본기가 대단한 건 아니거든요? 실력 자체가 엄청나게 대단한 건 아닌데… 팀워크 관련해서 진짜 존재감이 커요.”

“흐음… 알았어.”

이제 돌아가도 좋다는 듯 손짓을 했다.

어차피 자세한 부분이야 경기 들어가고 보면 될 터였다.

선발 명단을 확인하는 동안, 유 감독의 시선이 벤치에 앉아서 목을 축이고 있는 이에게 향했다.

‘……잘생겼네.’

굳이 경기를 안 하고 토템으로 세워만 둬도 어마어마한 응원을 끌어낼 것 같은 얼굴이었다.

‘얘가 그렇게 잘한다고?’

척 봤을 때는 잘 모르겠는데.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니 다른 팀원들이 자신의 팬들과 소통하면서도 가끔씩 선우주를 흘깃거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

‘뭔가 되게 신기한 걸 바라보는 표정…….’

그는 연습 경기 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진심으로 궁금했다.

한편 그 동안 먼저 입장했던 ‘왼손은 거들뿐’ 팀에 이어서 상대 팀이 입장을 하기 시작했다.

“와아아-!”

작년 MVP로 뽑혔던 데이드림의 준이 주장으로 있는 ‘zi존 농구’ 팀이었다.

빨간 유니폼을 입은 열 명이 입장하면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화려한 라인업 때문일까.

올해 네 팀 중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zi존 농구는 자신만만한 걸음으로 입장했다.

그들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이번 경기는 우리가 이긴다.’

상대팀은 약체였다.

TNT의 한태현을 제외하면 특별하게 주목할 만한 멤버는 없었다.

휘연이나 우산도 꽤 잘하지만 그와 비슷한 실력의 멤버들은 이곳에도 잔뜩 포진해 있는 터였다.

거기다 나머지 둘은 신인.

한 명이 양궁을 할 때 독보적인 위엄을 보이긴 했지만 이건 팀 플레이가 중요한 농구였다.

그리고 그들의 팀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까지 농구부였던 데이드림의 멤버가 있었다.

중계진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야. 기세 등등합니다.

-올해 네 팀 중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죠? 작년 MVP로 뽑혔던 준이 주장으로 있어요.

-작년에도 엄청난 실력을 보였죠?

그런 대화를 들으며 ‘zi존 농구’ 팀이 제자리로 향할 때였다.

“……?”

이쯤 되면 상대팀도 살짝 긴장하기 마련인데.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았다.

‘……?’

오히려 저쪽이 더 여유로운 느낌이었다.

마치 뭔가 특별한 한 방을 준비한 사람처럼 얍삽한 미소를 짓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고 할까.

유니폼도 초록색이어서 그런 걸까.

‘뭐지.’

마치 슬리데린 같은 저 표정들은.

찝찝한 기분을 느끼며 그들이 자리로 향할 때, 몇몇의 시선이 그중 한 멤버에게 향했다.

오늘 양궁에서 주몽처럼 활을 쏘아댔던 뉴블랙의 리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를 바라본 게 아니라 그 윗좌석에서 열심히 플래카드를 흔들고 있는 네 명의 미남들 때문에 시선이 갔다.

-젠민아 네 얼굴이 복지다

우주의 얼굴이 금메달에 합성돼서 황금 궁예처럼 그려진 거대한 포스터를 넷이서 동시에 흔들고 있는 광경.

하지만 그들의 눈에 들어오는 건 괴상한 포스터가 아니라 표정들이었다.

‘저긴 또 뭐지.’

자기네가 나가는 것도 아닌데 몹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뉴블랙 멤버들이었다.

“…….”

이쯤 되니 뭔가 느낌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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