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304화
틴스피릿.
2012년에 데뷔한 4년차 보이그룹이다.
‘무조건 비주얼’을 모토로 하는 MOP에서도 빼어난 비주얼을 자랑하는 가수라고 할까.
그 말처럼 정말 각기 다른 느낌의 미소년들이 모여 있다.
인터넷 소설 주인공처럼 생긴 리더 휘연도 있고, 미술을 잘할 것 같은 곱상한 인상의 연후도 있고.
정말 다양한 얼굴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아씨, 손님 자리 만들어야 하는데 소파에 감자칩 흘린 거 누구냐. 10초 준다. 자수해라.”
“일단 나는 아님. 이연후임.”
“처먹었으면 좀 치워라. 애새끼냐.”
“나 아니라고!”
하나 같이 입이 거칠었다.
소파에 감자칩을 흘린 범인을 찾으며 거친 말을 주고받는 모습에 우리가 어색하게 웃었다.
좌 시발 우 존나를 들으며 오들오들 떨고 있던 그 순간.
“이거 드실래요?”
‘학교 담을 넘는 100가지 방법’을 저술할 것처럼 생긴 우빈이 우리에게 사탕을 내밀었다.
“포도당 캔디에요.”
“아.”
“블루베리 맛인데 그거랑 똑같아요. 아폴로. 이번에 안무 힘들어 보이시던데 이거 먹으면 직빵이에요.”
거친 얼굴이 으스스하게 웃으며 말했다.
순간적으로 그 직빵이라는 게 직빵으로 골로 간다는 뜻인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맛있다.’
‘이 와중에 맛있긴 하네.’
입에 사르르 녹는 캔디 맛을 느끼며 우리가 ‘오호’ 하는 동안 난장판은 여전히 계속이었다.
“어휴…….”
우빈이 ‘감자칩 누구냐고!’ 하는 형들을 보며 혀를 끌끌 찼다.
얌전하게 생겼지만 제일 망나니 같은 우리 막내와는 다르게 틴스피릿은 거친 인상의 막내가 가장 얌전했다.
내가 지호를 돌아보자, 내 등 뒤에 쏙 숨은 막내가 고개를 내밀었다.
“왜여?”
“아니다…….”
“왜 그렇게 못났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건데여.”
내가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동안, 저쪽에선 연후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나 아니라니까. 존나 억울하네. 니들은 왜 내 맘을 몰라주냐.”
“……진짜 아니야?”
“아니라고!”
잠시 지그시 바라보던 틴스피릿 멤버들이 이내 ‘아씨, 미안하다. 화 풀어…’ 하기 시작했다.
‘오해해서 존나 미안’ 하며 훈훈하게 화해하는 동안.
우리 옆에 서 있던 원석이 형은 컬쳐 쇼크를 느낀 듯한 얼굴로 미소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
나와 동생들이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동안 틴스피릿 매니저들은 몸에서 사리가 나올 듯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로드 매니저 한 분이 해탈한 얼굴로 우리에게 말했다.
“원래는 이렇게 손님들 앞에 두고 티격태격하는 애들이 아닌데…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들 요새 많이 예민해서 그래요.”
“……?”
“요새 사춘기가 와 버려서…….”
순간적으로 웃음이 터질 뻔했던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나이라서…….”
그가 어딘가 촉촉한 눈으로 ‘존나 미안!’, ‘내가 더 미안!’ 부둥켜안고 있는 멤버들을 가리켰다.
동생들과 먼 곳을 바라보며 웃음을 참았다.
분명 우리보다 2년이나 더 먼저 데뷔한 선배 그룹인데, 이제 막 사춘기 앓이를 하고 있다고 하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납득이 가긴 했다.
스무 살인 휘연을 뺀 나머지 멤버들 모두가 전원 고등학생이었으니까.
데뷔할 때도 다들 중학생이었던가 그랬을 거다.
군대에 있었을 때 ‘평균연령 15.4세, 美친 최연소 아이돌 나타났다’ 하던 기사를 본 기억이 있었는데.
2년 먼저 데뷔한 선배 그룹 데이드림이 신통치 못한 성적을 거두면서, MOP 엔터가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부랴부랴 어린 연습생들을 급하게 내보냈다는 기사였다.
내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신기하긴 하네.”
“뭐가요?”
“여기서 이렇게 만나고 있는 게.”
“……?”
고개를 갸웃하는 비주에게 웃어 보였다.
군대에 있을 때는 ‘아이고, 어린애들이 벌써부터 데뷔를…’ 하며 웃었던 것 같은데.
그 어렸던 애들을 선후배 사이로 만나니 뭔가 신기하다.
“내가 치울게.”
“아냐. 내가 치울게.”
급 화해해서 화기애애하게 치우던 틴스피릿이 우리에게 오라며 손짓을 했다.
휘연이 우리에게 손짓했다.
“앉으세요.”
“아, 네.”
틴스피릿이 둘러싼 가운데 우리가 소파에 엉거주춤 앉았다.
휘연이 입을 열었다.
“저희가 뉴블랙 온다고 해서 존나 준비하고 있었는데, 소파에 감자칩 보니까 갑자기 화가 나서…….”
“그럴 수 있죠.”
사춘기니까. 우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 뭐지.”
휘연이 뒤통수를 긁적였다.
“K-Net에서 카메라 오기로 한 거요. 방금 얘기 들었는데, 30분 정도 늦는다고 하던데요.”
“……네?”
“뭐 어떻게 하실래요?”
“저희가 뭘 하면 될까요.”
우아하게 다리를 꼰 채 고분고분 대답하는 내 모습에 동생들이 웃음을 참았다.
“그러게요. 뭐 하지.”
“보드게임 하실래요?”
“……보드게임이요?”
틴스피릿의 다른 멤버가 책가방을 들어서 슥 보여주었다.
뭐야. 할리갈리가 왜 거기 들어있는 건데.
“젠가도 있어요.”
“……오호.”
제작진이 오기로 한 30분을 어떻게 때울지 고민하다가 결국 수다나 좀 떨기로 했다.
“아. 맞다. 저희 그 나인 뮤비 봤는데.”
“존나 멋있었어요. 형들.”
“진짜 개쎄보였는데. 부럽다. 우리는 건플라워 때 뒤로는 그런 거 못하고 있거든요.”
이내 눈을 반짝이며 우리에게 ‘니들 뮤비 멋있어!’ 하는 이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금세 친화력을 발휘해 또래 친구들과 친해진 막내가 물었다.
“왜여? 왜 센 컨셉 안 하세여?”
“아. 그게 할 뻔 했는데, 이사님들이 안무 보더니 바로 빠꾸 먹였어요.”
“……왜요?”
“팬분들은 청량한 거 좋아한다고. 존나 불량해 보인데요. 센 거 하고 싶으면 더 나이 먹고 하라고.”
“아앗….”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이유였다.
우리는 온실 속 화초 같아서 못하고 있는데, 저기는 너무 찰떡이라 못한다는 듯했다.
“경찰차 부수고 그러는 거 잘할 자신 있는데.”
“맞아. 시위도 하고.”
공권력에 대한 도전을 꿈꾸는 사춘기 꿈나무들을 보며 우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어느 순간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편해진다고 할까.
단둘이 남게 되면 제일 어색할 거 같다고 생각한 그룹이었는데 의외로 합이 나쁘지 않았다.
돌림픽 풋살 때부터 중현이를 보며 눈을 반짝이는 연후를 보며 웃을 때.
“……?”
뭔가 달라진 것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우리가 잘 되어서 이제는 선배 그룹과도 편하게 있는 건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우리가 아니라 저쪽이 좀 달라진 느낌이라고 할까.
“와. 미쳤네. 그럼 지금까지 타이틀이 다 자작곡이에요? 바람꽃이랑 나인이랑 전부 다?”
“그거 특공대에서 구렁이 교관 제압한 거 어떻게 했어요? 존나 신기하던데.”
“형, 운동 평소에 뭐 해요?”
눈을 반짝이며 내게 질문 세례를 퍼붓는 틴스피릿 멤버들을 보며 눈을 깜빡일 뿐이었다.
그리고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그거 댄브에서 안무 어떻게 한 거예요? 유연성 오지던데.”
“형, 프로틴 뭐 먹어요?”
비주와 중현이에게.
비슷한 또래인 리혁이와 지호를 바라보는 틴스피릿의 눈이 순하고 초롱초롱했다.
중학생 애들이 고등학교 이야기 들으며 ‘와…’하는 느낌.
“…….”
뭐지.
처음 만났을 때는 ‘존나 누구냐 너네’ 하는 느낌이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존나 대단해’로 바뀌어 있었다.
* * *
“안녕하세요! 틴스피릿입니다!”
“둘 셋~ 안녕하세요! 뉴블랙입니다.”
“와아아아!”
청량한 미소년으로 돌아온 틴스피릿 멤버들이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뉴블랙 멤버들도 밝게 웃으며 손뼉을 쳤다.
“아우, 분위기 너무 좋다!”
“비주얼 대 비주얼이네요. 정말 꽃밭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인턴 MC를 맡은 와일드의 두 멤버가 ‘분위기가 근사하네’ 하는 멘트를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오늘의 특별한 손님으로 틴스피릿과 뉴블랙을 모시게 되었는데요!”
“자, 서로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뉴블랙부터 인사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안녕하세여. 뉴블랙의 서브보컬과 막내를 맡고 있는 귀염둥이 지호라고 합니다! 잘 부탁 드려여~!”
“와아아-!”
틴스피릿의 멤버들이 손뼉을 치며 ‘우와아아’ 했다.
이내 뉴블랙이 자기소개를 하는 동안 그들이 ‘오오’ 하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뉴블랙 멤버들의 뒤에서 뭔가 후광이 느껴진다고 할까.
“흐힛힛!”
“헤헷!”
드립을 주고받으며 바보처럼 웃는 뉴블랙을 보며 틴스피릿이 감탄했다.
‘저 형들이 저래 보여도 존나 쎈 형들…….’
볼 때마다 신기한 사람들이었다.
“헤헷!”
“꺄르륵!”
뉴블랙.
작년 6월에 데뷔한 레몬 엔터의 5인조 아이돌이다.
데뷔 이전 경력인 썸씽 때부터 따지면 데뷔한 지 1년 7개월 정도 된 신인이라고 할까.
그들에 대한 틴스피릿의 첫 기억은 작년 초 음악방송이었다.
‘그때 우리 앨범 완전 묻혔지.’
하필이면 TNT와 겹친 와중에 혜성 같이 등장한 ‘Something’ 때문에 2위는 커녕 3위만 주구장창 한 터였다.
-야! 야! 내일 1위 후보 명단에 데뷔 안 한 신인이 올라왔다는데?
-저거 또 개소리 쿨타임 찼네.
-진짜야. 이거 보라고. 뉴블랙이라고 되어 있다니까…!
-레몬? 여기 스칼렛 누나들 있는데 아님?
무서운 누나들이 있는 회사 출신이라는 것 정도만 기억하고 있었다.
대기실에 인사하러 갔을 때, 장소원과 함께 모여 있던 올망졸망한 5인조를 보며 ‘아, 그 신인들’ 하는 정도.
TNT 형들이 ‘대박! 선우주 왔다! 선우주!’ 하며 시끄럽게 떠들던 기억이 있긴 했지만…….
그 외엔 흐릿했다.
그나마 ‘저희 수플레 사랑해주세용…’ 했던 누군가 때문에 웃었던 기억만 있다고 할까.
거기서 기억은 끊겼다.
다음에 만났을 때는 뉴블랙이 행사 땜빵을 서 주었던 행사 날이었다.
-무슨 블랙이 땜빵 서 준다던데. 누구지?
-그 뭐냐, 그 수플레 님 아님?
행사장에 도착하고 얼굴을 본 후에야 그룹명이 제대로 기억났다.
-존나 고마워요.
-아니에요. 별 일도 아닌데요. 뭐.
비에 홀딱 젖은 채 안색이 창백했던 뉴블랙 멤버들의 미소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때부터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하나.
그리고 그 뒤부터가 정말 신기했다.
-너 이거 봤냐?
주세한의 추석 특집 클립에서 흑염소와 추격전을 벌이는 누군가의 모습이 나오고.
-차트 봤냐? 미쳤던데? 이번에 TNT가 음원 성적에서 밀렸어.
신인 그룹이 내어놓은 신곡 ‘Masquerade’가 탑급 아이돌과 음원 성적에서 라이벌 구도를 세우고 있었다.
막판에 가서는 1위를 차지하고 했고.
신인상을 싹쓸이 할 때만 해도 ‘대박이네…’ 하며 감탄했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저 하얀 삼각형, 저 사람 존나 빨라…….
-너네가 대길이 형 풋살하는 거 봤어야 한다니까. 존나 팔 백 개 달린 불상인 줄.
-뭐야. 밥 먹고 활만 쏴?
-농구부 출신이야…? 뭐임?
설 돌림픽에서 아이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준 이들이었다.
그리고 올해 봄에 ‘바람꽃’으로 신기록을 썼다.
-야. 이거 무슨 노래인데 1위에서 안 내려가냐…?
-그럴 만한데? 노래 개좋아.
-우와. 여기는 대중이 스밍을 해주는구나.
-그게 대중픽이야. 멍청아.
2015 상반기 부동의 차트 1위.
올해 연말 어워드에서 음원 부문으로 대상을 탈 것이 100프로 확실하다고 여겨지는 바람꽃이었다.
그와 함께 뉴블랙의 이미지가 ‘신인’에서 ‘잘나가는 아이돌’로 서서히 인식이 바뀌던 순간이었다.
행적을 볼 때마다 신기하다고 할까.
그들은 데뷔하고 나서 3년이 지나서야 TNT 바로 밑까지 다다를 수 있게 됐는데.
뉴블랙은 거의 1년 만에 그들의 뒤를 바짝 추격해 오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한 거지?’
이번에 ‘Nine’이 또 한 번 성공을 거둔 후, 틴스피릿은 그들 자체적으로 검색을 해 본 터였다.
그리고 찾아볼 때마다 절로 경외심이 들었다.
‘염소 이거 어케 이기냐.’
‘연기 존나 잘하네.’
‘춤선 미쳤다. 밥 먹고 춤만 춰도 이렇게 안 나오는데.’
‘폐활량 무슨 일이냐. 진짜 노래하는 아가미라도 있나.’
멤버 하나하나가 능력치가 셌다.
그리고 그중에서 그들의 놀람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지금까지 그게 다 자작곡이었어……?’
뉴블랙 리더의 작곡이었다.
아무리 모든 조건이 완벽해도 노래가 안 좋으면 뜰 수 없듯이 좋은 노래는 가수에게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뉴블랙에선 그런 노래를 공급해 주는 인물이 있었다.
“우주 씨, 멤버 분들과 나인을 직접 작곡하셨다고 들었는데 제목에 담긴 뜻이 있나요?”
MC의 물음에 우주가 웃으며 답했다.
“9가 숫자의 마지막이잖아요. 마지막을 불태우듯이 신나게 놀아보자, 하는 뜻을 담았어요.”
틴스피릿 멤버들이 눈을 크게 떴다.
“아, 그런 뜻이…….”
“와. 정말 깊은 뜻이 있었네요.”
“저는 9살의 마음이라서 나인 이런 건 줄 알았어요.”
막내 우빈의 말에 우주와 멤버들이 잠시 흠칫 하다가 하하핫! 하며 큰 웃음을 터뜨렸다.
“맞아여. 사실 그런 뜻도 있었어여.”
자칫하면 싸해질 수도 있는 드립인데도 잘 살려 주는 뉴블랙 멤버들이었다.
확실히 예능적인 분야에 있어서 감이 엄청 좋은 이들이었다.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이내 ‘서로 노래 바꿔 부르기’ 코너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참 쉽죠?”
상냥한 미소를 짓는 뉴블랙의 멤버가 누가 보기에도 고난도 안무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제야 기억이 났다.
‘저 형이 바로 그 클레이 쌤이 무서워하는…….’
클레이 타일러가 ‘너희 뉴블랙 아니? 그 중에 B를 조심해’ 하며 경고했던 기억이 났다.
확실히 기가 세 보였다.
상냥하게 웃지만 실수하면 ‘지금 나랑 뭐하자는 걸까?’ 하며 웃을 듯한 느낌.
이내 금세 안무를 터득한 틴스피릿의 멤버들이 나인의 안무를 췄다.
“우와……!”
“대박이다. 진짜 저희가 상상한 ‘나인’의 원 느낌 그대로예여!”
“진짜 잘 어울린다….”
뉴블랙 멤버들이 과장된 칭찬을 하며 그들을 추켜세웠다.
눈이 막 반짝거렸다.
그러곤 틴스피릿 멤버들에게서 배운 ‘Feel So Good’의 안무를 바로 추기 시작했다.
“…….”
능숙하게 느낌을 딱딱 살려서 해내는 이들을 보며 틴스피릿 멤버들이 감탄했다.
고작 몇 분 배워서 나올 실력이 아니었으니까.
‘대박…….’
‘연습해 왔구나.’
‘우리 노래 안무하려고 전날부터 연습해 온 거야?’
뉴블랙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동자에 감동의 물결이 스쳐 지나왔다.
‘존나 착한 형들이구나…….’
* * *
컴백 첫 주는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수플레들과 함께 한 사전 녹화 무대들도 몹시 훈훈하고 따스한 분위기 속에서 끝이 났다.
이번 앨범의 성공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모두가 축제 분위기였다.
K-Net과 방송 3사의 음악방송을 모두 돌고 온 다음 주의 월요일.
우리는 미튜브를 둘러보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우와…….”
7일 만에 1,000만 뷰를 넘긴 뮤비 조회수를 바라보며 우리끼리 몽롱한 표정을 지었다.
뮤비 외에 이번 주에 컴백한 무대 영상들도 높은 조회수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 중 하나는 바로 K-Net에서 틴스피릿과 진행한 컨텐츠였다.
-대박.. 프로들은 다르구나; 틴스피릿이랑 뉴블랙 둘 다 표정 싹 바뀌는 거 보소
-ㅋㅋㅋㅋㅋ틴스피릿 개찰떡인디요
-22222 위화감을 못 느낌
-둘 다 파트 바꿨는데 너무 잘 어울려서 웃김. 뉴블랙도 청량 컨셉 잘 어울리고, 틴스피릿은 어후..
-틴스피릿 표정연기 개잘해
-휘연이 얼굴 잡힐 때마다 눈 깔았다ㄷㄷㄷ
-이래서 프로 프로 하는구나. 우리 틴이들 성격상 센 컨셉하느라 ㅈㄴ 힘들엇을텐데 잘 소화하는 거 봐
-그니까 우리 순둥이들ㅠㅠㅠㅠ 오구구 해주고싶음
-두 그룹 넘 귀엽다ㅋㅋㅋㅋ 서로 막 우와아앙 하는 거 같음
-뉴블랙 연습해온 거 티 난다ㅋㅋㅋㅋ 귀엽다
틴스피릿과 우리가 함께 진행한 컨텐츠가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은 듯했다.
“다행이다.”
“그러니까여. 우리 혹시 막 못해서 욕 먹을까 봐 무서워서 엄청 연습하고 왔잖아여.”
“틴스피릿 선배님들도 만족한 거 같지?”
미리 안무 분석까지 해 가며 연습을 했던 보람이 있었다.
양쪽 모두 윈윈이라고 할까.
우리가 성의 있게 선배 그룹의 안무를 준비해 온 모습이 제법 호감으로 비춰진 모양이었다.
일부러 우리 연습해 왔어요 하며 티를 냈다면 ‘니네가 그럼 쟤네가 뭐가 돼’ 했을 텐데, 역시 조용히 처음부터 배우는 마음으로 배워서 췄던 게 효과가 좋았다.
그리고 그 덕에 그날 녹화가 끝나고 틴스피릿이 우리에게 따로 연락처를 받아갔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는데 우리를 마음에 들어하는 거 같다.
“근데 이제 그거 올라가겠져?”
“그거?”
“네, 그거여.”
천만 뷰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준비한 스페셜 영상이 있었다.
바로 올리브 하우스 광고에 참여했던 평균 9살 어린이들과 나인의 원곡 ‘고기송’ 안무를 추는 영상.
……수플레들이 그 영상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여 주려나.
‘설마 눈치 채진 못하겠지.’
‘에이, 설마.’
동생들과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따로 준비한 영상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미튜브 컨텐츠를 이것저것 둘러보던 동생들에게 내가 시계를 보고 말했다.
“그럼 일단 올라가 볼까?”
오늘은 월요일.
우리 실장님으로부터 ‘Neon Black’의 앨범이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찾아가 들어볼 시간이었다.
그렇게 동생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닥에서 일어날 때.
“음……?”
인터넷에서 뭔가 특이한 것을 발견했는지 우리 막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형들, 이거 봤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