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401화
미스터 프로듀서.
주세한과 쌍벽을 이루는 예능답게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재방으로 볼까 하다가 간만에 TV 틀었다
-오늘 존잼일듯
-? 오늘 누구 나와요?? 게스트 누구?
┖ㄴㅂㄹ
┖새 특집 시작함ㅋㅋ 아이돌 데뷔 프로젝트로 해서
-오ㅋㅋㅋㅋㅋㅋ 꿀잼 예상
게스트나 주제에 따라 편차가 큰 프로그램인 만큼 시작 전부터 기대를 품는 이들이 한가득이었다.
-일단 지난주 예고부터 존잼이었음ㅋㅋㅋㅋㅋㅋ
-ㄴㅂㄹ 나온다고 하면 일단 예능 마니아로서 기분이 흐뭇해짐
-무조건 중박은 갈듯ㅋㅋㅋㅋ
-추기석 표정 존나 기대중ㅋㅋㅋㅋㅋ 전부터 녹화때마다 계속 뉴블랙이랑 뭐 해보고 싶다고 노래 불렀자너
-진짜 노래 부르게 됐네ㅋㅋㅋ
매번 원하는 게스트로 ‘뉴블랙’을 연거푸 꼽았던 추기석의 반응을 궁금해하는 글과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기다리는 프로그램의 애청자들이 잔뜩 기대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과한 기대를 보며 근심하는 이들도 있었다.
-2달이면 초장기 프로젝트인데 괜찮으려나..
-게스트 뉴블랙이라고 해서 일단 안심이긴 한데 솔직히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음악 특집은 귀신 같이 노잼이자너
-아이돌 데뷔 프로젝트로 뭐 잼나게 할 수 있을까..?? 도저히 머릿속으로 안 그려져
너무나 뻔한 구성이기에 걱정을 하는 미프의 팬들이었다.
연습하고 녹음하는 것만으로 과연 재미를 뽑을 수 있을까.
두 달이나 방영될 장기 프로젝트이기에 첫 시작이 정말 중요했다.
국민 예능이라 불릴 만큼 팬덤이 탄탄한 프로그램이지만 그에 비례해 안티들도 만만치 않으니까.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연예부 기자들과 안티들이 시청률 추이를 들먹이며 프로그램이 망했다고 노래를 부를 게 뻔했다.
-우리도 청률 때문에 ㅈㄴ 신경쓰이는데 ㄴㅂㄹ 팬분들도 지금 만만치 않게 기빨리고 있을 듯
-ㅇㅇ 진짜.. 잘못하면 올해 내내 개노잼이었다고 욕 먹을 수도 있음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얘들아 누구 해치지만 말자
-또 뭐가 나올 것인가ㅋㅋㅋㅋㅋㅋㅋ
-갈매기 잡이에 이어 이번엔 사람 잡이 기대중
-어르신들의 힐링 프로, 지금 내 고향을 대환장파티로 만든 저희 아이들이 미프로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니까 프로그램 망치러 가는 거 같잖아
-아.. 근데 다들 드립파티긴 하지만 진짜 잘뽑혔으면 좋겠다ㅠㅠㅠㅠ 미프라니까 좀 긴장됨
-222 평소대로만 하면 좋겟다 국민 예능이라고 떨거 없어 얘들아.. 근데 중현인 좀 떨어줘 내가 보고 싶음
평소보다 긴장해서 못한다면 모를까.
예능 분량이나 재미에 있어서는 걱정을 놓고 있는 수플레들이었다.
‘어차피 내 손을 떠난 것이여…….’
처음엔 아이돌답게 멋지고 예쁜 것만 하기를 바랐지만 이제는 훈훈하게 응원할 뿐이었다.
생활정보 프로에서 젖소와 대화를 하고, 힐링 여행에서 갈매기를 잡는 아이돌이 있었던가.
특별할 것 없는 포맷이지만 뭐든지 하나는 나올 거라고 짐작하는 수플레들이었다.
그게 어떤 멤버인지 몰라서 두근거릴 뿐.
그렇게 인터넷에서 미프의 시청자들과 수플레들이 방송을 기다리고 있을 때.
보통의 사람들은 집에서 식사를 하거나 식사를 마친 후 TV 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오늘은 미프 봐요. 미프. 특집 새로 한다는데요.”
“저번에 재미없던데… 오늘은 뭐 한대?”
“뉴블랙 나온대요. 뭐 가수 특집 한다는데.”
“뉴블랙…? 일단 틀어 봐봐.”
일단 뉴블랙이란 키워드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시청자 층이었다.
명곡단과 지금 내 고향으로 다져진 중년층이 호감 어린 시선으로 리모컨을 꾹 누르는 동안.
마지막 광고가 흘러나왔다.
[속도는 모든 것을 결정한다.]
뉴블랙이 멋진 포즈를 취하는 통신사 광고가 끝나면서 화면 상단의 ‘미스터 프로듀서’ 로고가 내려갔다.
아무도 보지 않는 연령 가이드 알림이 나온 후.
오늘 회차에 대한 예고편이 나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아이돌 데뷔 프로젝트’입니다.]
[예? 아이돌이요?]
PD의 말에 눈을 깜빡이는 미스터 프로듀서의 멤버들.
그리고 이어지는 대환장 댄스 실력 점검.
절로 웃음이 나오는 안무 실력과 함께 멤버들이 ‘어떡하지’ 하는 표정을 지을 때.
[안녕하세요!]
이번 프로젝트를 맡아 줄 프로듀서들이 (?)로 얼굴을 가린 채 등판했다.
“뉴블랙이네.”
“쟤넨 희한하게 목소리만 들어도 알겠다.”
“몸만 봐도 알겄네. 저기서 제일로 덩치 큰 애가 내 고향 소처럼 일하던 애여.”
본격적인 대화와 함께 트레이닝 장면들이 빠르게 스킵되는 예고편.
‘오늘 재미있으려나?’
다른 예능을 볼지 말지 결정하고 있는 동안 예고편의 마지막 장면이 흘러나왔다.
[으아아악!]
지이잉- 하는 소리.
연습실에 있는 미프 멤버들이 혼비백산한 얼굴로 뭔가를 피해 도망치는 장면이었다.
“흐하하하!”
“방금 뭐야? 뭐 피한 거야?”
“오늘 웃길 거 같은데?”
어찌나 다급한지 혼이 쏙 빠진 표정에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예고가 끝나고 [Mr. Producer - 아이돌 데뷔 프로젝트]라는 로고가 나왔을 때.
TV 채널은 계속해서 PBS2에 고정되어 있었다.
* * *
처음 20분은 뉴블랙이 나오지 않는 구간이었다.
왜 이번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는지 그 당위성을 부여하는 시간이라고 할까.
막내 홍석이 정동진에서 ‘아이돌 데뷔가 꿈이었다’ 하며 소원을 빌었던 장면이 흘러나오고.
결의를 다진 멤버들이 본격적으로 프로듀서를 찾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는 업계 사람들을 불러 모아 ‘프로듀서로 누굴 뽑을까요?’ 하며 묻는 상담시간이었다.
작년 11월 분량이었기에 겨울 패션을 입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나는? 나 뽑아 줘.]
[우리 인연이 이거밖에 안 돼? 내가 500원에 해 준다니까. 응?]
[내가 요새 좀 급해.]
끈질기게 전화로 자기 어필을 하는 KM 엔터의 대표이사를 무시하는 장면으로 웃음을 준 후.
패널 중에서 연예부 기자로 참석한 오소희가 펜을 들고 말했다.
[지금 전문적인 프로듀서의 의견도 필요하지만, 한편으론 현직 아이돌의 멘토링도 필요해서 고민하시는 거잖아요?]
[맞습니다. 기자님.]
[두 가지 요건이 다 충족되는 아이돌 그룹이 있다면 어떠신가요?]
[네?]
미프 멤버들이 눈을 휘둥그레 뜨는 동안 업계인들이 ‘아’ 하며 시선을 교환했다.
[그런 그룹이 있나요?]
[……뉴블랙이라고 아시나요?]
[뉴블랙을 누가 몰라요?]
농담하냐고 바라보는 예능인들의 표정에 기자가 민망한 웃음을 보인다.
예능인들이 황당한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되게 의미심장하게 얘기하셔서 저희가 모르는 그룹인 줄 알았어요!]
[난 이름도 알아. 선우주. 김비주. 김중현. 서리혁… 그 친구 무슨 지호지?]
[황씨였나? 아, 이거 잘못 말하면 난리 나는데. 죄송합니다. 뉴블랙 팬 여러분!]
[자연인 게스트로 나간 적 있는데, 산속에 사는 자연인이 뉴블랙tv 보고 있더라고.]
주옥 같은 드립이 이어지는 한편, 전문가들이 진지한 얼굴로 뉴블랙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우주라는 친구가 업계에서 작곡으로 진짜 유명하거든요. 농담이 아니고 정말 유명합니다. 그 친구가 뉴블랙의 타이틀곡을 전곡 작곡했어요.]
작년 상반기를 뒤흔들었던 바람꽃과 하반기의 Nine, 올해 초의 겨울잠이 차례대로 언급되면서 BGM으로 Nine이 나왔다.
빌보드 핫100 차트에 20주 가까이 들었던 영화 노스탤지어의 Thousand Dreams도 흘러나오고.
미프 멤버들뿐만 아니라 TV를 보던 시청자들도 눈을 크게 떴다.
“저걸 다 진짜 쟤가 만든 거야?”
“……진짜네. 망고 들어가 보니까 작곡에 쟤 이름 다 박혀 있어요.”
“그럼 돈이 얼마야? 빌딩 사겠네.”
TV 속 멤버들도 ‘돈 엄청 벌겠다’ 하는 감탄을 흘렸다.
평소 SNS 등에서 ‘저작권 top 아이돌’ 중 하나로 우주를 접한 2, 30대가 ‘오’ 하며 새삼스럽게 바라볼 때.
그간 명곡단 등에서 노래 잘하는 아이돌로 접했던 이들은 제법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전문가들의 말이 이어졌다.
[여러분들은 흑염소나 외발자전거, 특공대 그런 쪽으로 알고 계시겠지만 업계에서 소문난 ‘자체제작 아이돌’이거든요.]
[진짜. 가만히 있어도 뉴블랙 분들에 대해서 얘기가 엄청 들려와요.]
[솔직히 비주얼이랑 개그… 개그래, 아니 무대 때문에 프로듀싱 능력이 많이 저평가된 그룹이지 않나.]
[미튜브만 들어가도 이 친구들 앨범 제작 관련 영상이 수두룩해요. 겨울잠 메이킹 영상 보고 깜짝 놀랐다니까요.]
황호철 음악 평론가의 말이 끝나면서 ‘출처 : MeTube 뉴블랙TV’라고 적힌 자료영상이 흘러나왔다.
치열하게 컨셉과 음악을 토론하는 멤버들.
프로젝트 시작에 앞서 ‘왜 뉴블랙인가?’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설명해 주는 장면이었다.
-웃겨서 섭외한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깊은 뜻이 있어서 당황함;;ㅋㅋㅋㅋㅋ
-무록이에게 큰 뜻이 있었구나
-와ㅋㅋ 작업 영상 보니까 색다르긴 하다ㅋㅋㅋ 겨울잠이면 얘네 이미 뜨고 난 다음 아냐?? 눈에 독기 장난 아니네
-원래 만화에서도 개그캐가 정색하면 쌉간지인 법임
-탑찍는건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함ㅇㅇ
-약간 나한테 욜로 미튜버 느낌이었는데 민망하네;; 열심히 사는 애들이었구나
평소 아이돌에 관심이 있다거나 팬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면모에 놀라고 있는 반응들이 가득했다.
그렇게 전문가 패널들과의 상담을 마친 후.
뉴블랙의 섭외를 알렸던 언론 기사들이 주르륵 화면에 나타났다.
[4월 5일]이라는 날짜와 함께 레몬 엔터를 방문한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휴게실에 걸린 미튜브 버튼이나 상패 등을 둘러보던 멤버들이 자리를 잡고 불평했다.
[이분들은 언제 오시는 거야~?]
몹쓸 연기가 이어지는 동안 카메라가 장비 뒤편에 서 있는 5인조를 담았다.
‘예이!’ 하며 유쾌한 포즈를 취하는 뉴블랙.
주변이 확 밝아질 만큼 상쾌한 미소에 시청자들의 눈에 호감이 서렸다.
[와오! 뉴블랙~!]
발랄하게 뛰어 들어오는 미남 5인조를 또 다른 미남들이 격하게 반겼다.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미남+미남 좋다.. 난 미프에 존잘존예 나올 때가 너무 조아
-홍석오빠 미안 오늘부터 선우주가 내 최애야
-뭔가 이미지가 비슷하긴 하다ㅋㅋㅋㅋㅋ 잘생긴 예능인 vs 예능하는 아이돌
-갑자기 재미없어도 괜찮아졋음
-ㅋㅋㅋㅋㅋ근데 얼굴이 어쩜 저렇게 다 다르냐 싱기방기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니면서도 그림 같은 얼굴합을 자랑하는 뉴블랙에게 감탄이 나왔다.
“쟤들이 웃겨서 그렇지. 잘생기긴 했다. 그치?”
“다영아. 사윗감으로는 저런 애들을 데려와라. 잘생겼는데 말 잘 듣고 하찮은 놈들.”
“……네에.”
TV 속에서 뉴블랙이 멤버들과 수다를 떠는 한편.
방송 시작하고 지금까지 무대나 안무 소개 영상이 없다는 것에 수플레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그룹이니 굳이 설명할 필요 없다는 뉘앙스였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제가 그겁니다! 뉴블랙 TV 팬클럽이에요. 짭플레!]
추기석의 미친 드립과 설명에 시청자들이 웃고, 수플레들도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전국에 팬덤명 생중계되는중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옆에서 너가 저기서 말하는 성골이냐고 물어봄
-수치플ㅋㅋ큐ㅠㅠㅠㅠㅠ
-기석님 왤케 존경스럽단 눈빛으로 우리한테 성골이라고 하는건데 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
-졸지에 성골 등극ㅋㅋㅋㅋㅋㅋㅋ
-인생 최대 업적) 불꽃놀이때부터 뉴블랙 팜
-근데 그건 최대 업적 맞음,, 불꽃놀이 때 입덕햇으면 최소 진흥왕 아니냐
-겨울잠때 입덕한 나덬은 골품도 없음
이어지는 큐카드의 뉴비어천가를 멤버들이 직접 읽는 셀프 소개도 웃음 바다였다.
특히 ‘사귀고 싶은 아이돌’ 순위가 나올 때.
성격을 포함하면 10위권 밖이란 이야기에 안방, 거실을 비롯해 온라인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진심으로 황당하긴 할듯
-아.. 성격 포함에서 뭔 느낌인지 이해함
-뉴블랙이 [소처럼 울기] 스킬을 사용하였다..! 효과는 굉장했다..! 매력 -100
-근데 진지하게 보면 그만큼 쟤네 성격까지 일반인들이 다 알아서 그런듯. 솔직히 케빈처럼 예능에 나오는 애들 아니면 아이돌 성격을 일반인들이 어케 암
-tmi) 그 케빈도 선우주 군대 후임이다
그 동안 스몰 토크와 함께 뉴블랙의 매력을 보여 주는 편집이 흘러나왔다.
예의 바르면서도 당당하게 웃는 모습을 비롯해 자기들끼리 꿀 떨어지는 눈빛을 교환하기도 하고.
못된 삼촌들에게 당하는 막내 같아 귀엽기도 했다.
평소 뉴블랙에게 별 생각이 없던 사람들에게도 그런 부분들이 스며 들어갈 때.
연습실로 이동하고는 본격적인 실력평가 파트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오우…….”
상상을 초월하는 안무 실력에 시청자들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
“대박.”
아무리 춤을 못 추는 사람도 자신감이 붙을 만큼 못하는 실력이었다.
그걸 보고 동공지진 정도로 끝나는 뉴블랙의 표정 관리 능력에 감탄이 나오는 수준이었다.
어차피 앨범 홍보하러 나온 거 아니냐며 비아냥거리던 안티들도 입을 다물었다.
“이야… 저거 어떻게 데뷔시키냐. 쟤네.”
“똥 밟았네. 똥 밟았어.”
“밥 먹는데 똥 얘기 하지 마세요.”
그러하기에 비주가 ‘춤 실력 S급’ 드립을 이야기했을 때도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면서 납득했다.
‘S급이면 진짜 후하게 준 거지.’
한편으론 본인을 C급이라고 지칭한 비주의 실력에 대해 궁금해질 때.
출연진들의 몰아가기에 비주가 무대에 일어났다.
그리고…….
‘진짜 잘 추네.’
어디가 C급인지 모르겠다는 미프 멤버들의 리액션에 시청자들도 공감했다.
성격도 순하고 아기자기해 보이는 느낌이었는데, 춤을 추니 눈빛부터가 달랐다.
갑자기 나타난 전국 노래자랑의 리믹스에 맞춰서 춤을 신나게 바꾸는 장면이라든가.
간단한 무대인데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게 눈에 들어왔다.
-갑분 전국~~~!!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 미튭에서 존나 핫한 리믹스 아니었냐ㅋㅋㅋㅋ 여기서 이걸 또 보네
-리믹스 개잘했다
-저거 들으면 나인이 밍밍하게 느껴짐
TV 속에서도 우주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무 잘 만드셨는데요? 와.]
[감탄했어여. 진짜.]
[농담이 아니고, 정말 이 리믹스를 만드신 제작자분께서 이걸 보신다면 꼭 연락해 주세요.]
[꼭이여~!]
뭐라도 같이 해 보고 싶다는 우주의 말과 함께 ‘뉴블랙이 기다립니다’ 하는 멋진 자막이 흘러나왔다.
실시간으로 해당 영상에 ‘성지순례 왔습니다’와 ‘님! 님! 미프 보세요!’ 하는 댓글이 달리는 한편.
미스터 프로듀서의 아이돌 특집 1회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재미있다.’
1회를 시청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소감은 대체로 비슷했다.
출연진과의 합도 잘 맞고.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1회만으로 앞으로 펼쳐질 일에 대해 기대감을 주기 충분했다.
예상했던 것만큼 빵 터지진 않았지만 1회부터 이 정도라면 충분히 재미있는 특집이 될 터였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오늘 재미있다는 평과 앞으로 기대된다는 후기들이 올라오고 있을 때.
마지막 5분.
뉴블랙 멤버들이 만들어 준 루틴 영상을 보고 연습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흘러나왔다.
-??? 뭐지.. 보통 저기서 앞으로 열심히 해봅시다 화이팅! 하고 끝나는 게 미프 국룰 아님?
-장면 어중간하게 끊길 거 같은데
-뉴블랙이 만들었다는 루틴 영상 개웃기네ㅋㅋㅋ
시청자 여러분도 같이 따라해 보세요, 하는 문구와 함께 안무 루틴 등이 나오고 있었다.
의욕을 불태우는 미프 멤버들의 모습도 잠시.
몇 시간 후로 스킵된 TV 화면이 지쳐 쓰러진 아저씨들을 조명하며 웃음을 주었다.
어딘가 평화로운 풍경이 이어지고 있을 때.
[삘릴릴리리리]
갑작스러운 리코더 소리에 시청자들이 화들짝 놀랐다.
“……?”
TV 속 TV에서 우주가 리코더를 삘릴리 불고는 잽싸게 사라졌다.
이윽고 나타난 비주가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다는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출연진 표정ㅋㅋㅋㅋㅋㅋㅋ
-연습 미쳤냐고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이래야 뉴블랙이지ㅋㅋㅋㅋㅋㅋㅋ
-??? 지금 미프 뭔일 났나요?? 왜 다 ㅋㅋㅋ지
-오늘 뭐 레전드 나왔어요?
실시간 채팅창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가 ‘ㅋㅋㅋㅋ’라고 뒤덮이고 있을 때.
1회부터 레전드 장면이 탄생하고 있었다.
지이이잉-
[으아아아아악!]
바퀴 달린 TV가 인간들을 추격하는 장면이었다.
“흐하하하하!”
미프를 보고 있는 전국의 모든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한편.
실시간으로 밥을 먹고 있던 사람들이 콜록대거나 음식을 뿜는 소리가 전국을 뒤덮었다.
그리고, 식탁이 난장판이 되는 상황에서도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 * *
미스터 프로듀서의 본방송이 끝난 후.
TF팀의 홍서영 과장님은 시청자 반응을 세 마디로 요약했다.
‘나왔노라~ 보았노라~ 터졌노라!’
터졌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반응이 좋았다나.
천사의 편집 덕에 우리가 더 호감으로 나온 것도 있지만 마지막 비주의 활약이 진짜 컸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우리의 핸드폰이 쉴 새 없이 진동할 정도였다.
“드디어… 제가 해냈어요! 형!”
“비주야아아아!”
“혀어어엉!”
마침내 제대로 된 웃음폭탄을 선사했다며 행복해하는 비주를 둘러싸고 다 같이 트위스트를 추며 축하했다.
“그리고 다음 회차엔 내 보컬 수업이에요.”
“와아아아아!”
다음 주에는 자기가 핵심이라며 좋아하는 리혁이를 둘러싸고 등짝을 팡팡팡 때려 주며 축하했다.
“악! 악! 왜 때려! 왜!”
“와아아아아!”
콘서트 준비와 앨범 준비로 조금 지쳐 있던 우리에게 큰 웃음을 준 예능이었다.
주변에서도 반응이 좋은 것 같다.
한 모 씨가 방송 봤다며 자기도 꼭 미프 나오게 해 달라며 조르고.
김덕순 여사도 잘 옘병했다며 격려해 주었다.
안무 연습을 하다가 잠깐씩 핸드폰을 들여다볼 때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우리 이름이 올라 있었다.
시청률 20프로에 육박하는 국민 예능답게 인터넷만 보는데도 반응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와…….”
하지만 모니터링은 나중에 하기로 했다.
너무 분위기가 과열된 터라 조금 정리된 뒤에 홍보팀 통해서 반응을 살펴보는 게 낫겠다 싶었으니까.
무엇보다 당장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자! 일단 연습합시다! 연습!”
핸드폰에서 얼굴을 뗄 줄 모르는 동생들에게서 폰을 빼앗은 후.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콘서트 연습을 이어 갔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을 때 우리는 홍보팀보다 프로듀싱팀의 연락을 먼저 받았다.
“얘들아!”
“……?”
어리둥절해 하는 우리에게 프로듀싱팀 직원들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웃음을 터뜨렸다.
“왜 그러세요?”
직원들이 신이 나서 답했다.
“리믹스 만든 사람이 회사에 찾아온댄다!”
“제발로 걸어 들어오는구만! 핫하!”
“야! 오늘 신입 들어오는 건가? 신입 들어와~?”
바로 Nine의 리믹스를 만든 무명 작곡가가 회사를 찾아온다는 소식에 우리도 환하게 웃었다.
정말이지 좋은 소식이었다.
“꺄르륵!”
“으하하하하하!”
껄껄 웃는 프로듀싱팀과 한데 섞여 기쁜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