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500화
주세한의 제작진이 축배를 들고 있을 때.
아이돌 팬들 역시 한창 축제 분위기였다.
[오늘 서버 두 번이나 터뜨린 아이돌 합동 라방]
[덕후들 웃음 터진 오늘자 레전드 라방]
[추석이 아니라 아이돌 평화의 날로 제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오늘 사건]
아이돌 커뮤니티 어느 곳을 가든 이슈가 되고 있는 합동 라이브 영상이었다.
‘음……?’
바빠서 핸드폰을 들여다보지 못했던 아이돌 팬들도 뒤늦게 인터넷을 보고는 눈을 비볐다.
‘누구랑 누가 라방을 해…?’
뉴블랙과 틴스피릿, TNT, 스트릿 보이즈 등이 함께 모여서 라이브 방송을 했다는 소식에 그들이 눈을 깜빡였다.
-이거 만우절 드립 아니지??
-나 왜 지금 인터넷 봤냐ㅠㅠㅠㅠㅠㅠㅠ
-ㄹㅇ임???
-만우절 드립 아냐?? 이견우 할리우드 팅커벨 출연 예정 이런 드립 같은 거
-합동 라방 ㄹㅇ 만우절드립이었자너ㅋㅋㅋㅋ
과거에 누군가 만우절에 올렸던 드립이 재발굴 되기도 했다.
[속보) 텐틴뉴 합동 라이브.. “충격 발표하겠다.”]
TNT “오늘 제9의 멤버 공개.. 바로 박TJ.”
뉴블랙 “사실 우리 대표님 머리카락 있어.”
틴스피릿 “우리 사실 욕 잘한다.”
세 그룹이 모인다는 말도 안 되는 개드립으로 웃음을 주었던 글에 최신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개소리인 줄 알았는데 트루 선각자님이셨군요
-여기다 뭐 말하면 이뤄지는 거 아님?
-로또 되게 해 주세요ㅠㅠ
-취업 잘 되게 해 주세요
-성지순례 하러 왔음
그만큼 아이돌 팬들 중 누구도 예상 못했던 사건이었다.
그 때문에 궁금해하는 팬들도 많았다.
-근데 친분 관계가 어케 되는겨..???
-누가 오늘 타임라인 요약좀
-라이트 돌덕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어질어질함
-지금 해외 팬들도 찐 당황한 듯ㅋㅋㅋㅋㅋㅋㅋㅋ 틧터에서 계속 얘랑 얘가 친구였냐고 물어봄
-미국으로 치면 헤일리 블루랑 로건 스미스랑 같이 생파하는 급인가
-우리도 놀랐는데 걔네는 오죽했겠나 싶닼ㅋㅋㅋ
해외 K팝 팬들이 당황해하는 반응들이 여러 사이트에 올라왔다.
누군가가 그 의문에 답해 주었다.
-이거 복잡한데 쉽게 말하자면 뉴블랙 이웃집, 리더 친구, 리더 군후임, 데뷔 동기가 모인 거임
-ㅇㅇ 뉴블랙의 친구들끼리 모여서 친해진 듯
그렇다면 언제부터 친해진 걸까.
깊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잘 모르는 정보들이 나오면서, 누군가 쓴 글이 올라왔다.
[오늘 한편의 대서사시 같았던 레전드 라방]
이야기는 TJ 연습생이었던 선우주로부터 시작합니다..!!
TJ 연습생이었던 우주가 TNT 멤버들과 친해졌다가 방출되고.
군대에 가서 케빈을 군 후임으로 만나고.
전역한 후에 레몬 엔터에 들어가 뉴블랙으로 데뷔하고, 데뷔 동기인 스트릿 보이즈와 친해지고.
이어서 이웃집에서 틴스피릿도 만난 이야기.
그리고 오늘 주세한에 그런 지인들이 모여서 만나게 된 거라는 설명이 나왔다.
‘오…….’
글에 첨부된 사진이나 영상 등의 자료를 보며 감탄하는 아이돌 팬들이었다.
TNT와 연습생 시절 동료였다는 예능 자료도 있고.
신토끼 때 공개된 군 후임 메인 보컬 만들기 에피소드도 있고.
뉴블랙과 스트릿 보이즈가 본격적으로 친해졌다고 언급한 합동 무대 영상도 있었다.
-이렇게 보니까 납득ㅋㅋㅋㅋㅋ
-헐 이렇게 된거였구나.. 글쓴이 대단하다 너 뉴블랙이야?
-이거 보니까 진짜 신기한 듯.. 이런 식으로 인연이 이어질 수도 있구나
-친한 거 나만 몰랐어ㅠㅠㅠ
-난 주세한 나온다고 하루아침에 뙇 하고 뭉친줄
-이야 K아이돌 세계관의 중심은 우주선이 지키는 거예요
팬덤 간 싸움에 가려져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던 아이돌 간의 친목이었다.
그렇게 그간의 행적들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오늘만큼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오늘을 아이돌 평화의 날로 제정합니다. 땅땅. 자 서로 껴안아 주세요
-해피 추석~
-이 복잡한 세상,, 뉴블랙과 친구들처럼 사이좋게 살자
크리스마스에 일시적으로 휴전을 하듯이 몽글몽글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서로 모인 곳에 다가가 똑똑 녀브제영 하기도 하고, 다른 아이돌에게 호감을 느껴 사진을 요청하기도 하고.
하지만 모두가 즐거워하면 그걸 망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듯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근데 나만 그런가ㅠ 추석 분위기 내고 좋긴한데 저기 없는 돌 파는입장에선 좀 소외감 느껴져..
그런 댓글이 시작이었다.
-222 그들만의 리그 같음
-너무 친분 과시하는 느낌
-친한 거 꼭 티 내야 하나?? 그냥 자기들끼리 친하면 되잖아
-케빈 없이 에이플비만 저기 있었으면 저기 라방에 안 껴 줬음
-원래 호감이었는데 저기 돌들 다 가식적으로 보였어
-늅도 좀 잘나가는 애들만 가려서 사귀는구나 싶어서 좀 식음
한두 명이 말을 시작하면서 아니꼽게 보고 있었던 이들이 우수수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평소처럼 한 팬덤을 대상으로 했다면 성공했을 만한 여론 형성 시도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상대가 좋지 못했다.
-나 이해가 안가는 게 뉴블랙이 미리부터 잘될 거 알고 스보랑 친해진거임???
-선우주 : 은성아. 너 예능으로 빵 뜬다. 내 후임이 되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가 보면 뜬애들이랑 일부러 친해져서 친목방송하는 줄
-그래그래 뭐 연습생때 TNT 터질 것도 알고 스보 해외 빵뜨는 것도 알고 군후임 예능인 될 것도 알고 그런 거지
-팩트) 2014 당시에 뉴블랙이랑 스보는 완전 신인이었다
-멀쩡히 잘 사는 다른 돌들 불쌍하다고 후려치는 게 더 나빠
지구인들끼리 싸워도 외계인이 나타나면 일단 뭉치듯.
잠깐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긴 했지만, 4개의 팬덤이 연합하면서 그런 여론은 금세 부서지듯 사라졌다.
물론, 그 와중에도 눈치 없는 글을 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오늘 Y앱 라방 누적 인원 비교]
뉴 >= 틴 > 텐 > 스
와이앱만 비교한 거 ㅇㅇ
성적과 지표를 언급하는 글들.
그런 글들도 얼마 안 가 살벌한 댓글들이 달리면서 사라졌다.
오늘만큼은 싸움판을 벌이는 날이 아니었다.
‘어딜 분위기 망치려고.’
‘우리 틴이들 디스하면 조져 버릴 거임.’
‘좋은 날이라 쌍욕은 안 하려고 했는데.’
그런 살벌한 반응들에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던 이들이 도망친 후.
다시금 최애를 보며 몽글몽글한 표정을 짓는 팬들이었다.
[오늘자 형들이랑 놀아서 찐으로 신난 틴이들ㅋㅋㅋ]
[사촌형 재질이라는 드립 나온 오늘자 늅 중현 비주얼.gif]
[정감 간다는 반응 많은 한조 효도폰 알림음 (feat. 할조)]
라이브 방송 중에 있었던 수많은 장면이 보정을 거쳐서 움짤로 올라오고.
각종 병맛스러웠던 장면들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는 동안 헤어진 각 그룹이 저마다 라이브 방송을 하기 시작했다.
-투게더~ 오늘 오랜만에 깜짝 놀랐죠?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TNT의 멤버들이 차량에서 부드럽게 손을 흔들며, 오늘 라이브 방송이 어찌 성사됐는지 부드럽게 말해 주고.
-너무 좋았어요.
-진짜 한 시간이 꿈결처럼 스쳐 간 것 같아요. 마피아 너무 재미있었구.
숙소 거실에서 양 뺨에 손을 올린 채 꺄 하는 틴스피릿 멤버들도 있고.
-뭐야. 우리 빼고 마피아를 해?
-태워! 저거 태워!
-너네가 안 간다고 했잖… 아흐하흐학! 가, 간지럼 태우지 마!
다른 멤버들과 함께 추석 기념 라이브를 하는 스트릿 보이즈도 있었다.
-후… 저 아까 너무 긴장했어요. 라이브로도 보였죠?
-은성이 형,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하루 질투 나니? 내가 비주 선배님이랑 놀고 와서~?
평소처럼 헛소리 파티를 하는 케빈도 있었다.
그렇게 저마다 성격도, 외모도 다른 아이돌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공통점도 있었다.
바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표정이었다.
-너무 좋았어요.
-진짜, 친구들이랑 놀아서 신난 기분?
-마피아 게임 또 하고 싶었어요.
그런 라방을 보는 팬들의 기분도 흐뭇해졌다.
누군가를 오래 보다 보면 그 사람의 진짜 기분 상태가 어떤지 저절로 보일 때가 있다.
‘엄청 신났네.’
최애들의 표정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근심 걱정 없이 놀았던 최애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괜스레 짠한 기분과 함께, 왠지 모를 만족감이 느껴졌다.
그랬기에 저마다 비슷한 생각을 했다.
‘또 했으면 좋겠다.’
단순히 친분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다.
바로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지간한 예능보다 이게 더 나은데?’
평소에 예능에 나가면 예고편 등에서 시청률 낚을 꼼수로만 써먹지, 실제로는 분량을 안 주기 일쑤였는데.
뉴블랙 TV가 주최한 마피아 게임에서는 균형 있게, 그리고 더 매력적으로 다뤄지고 있었다.
특히 MC를 보고 있는 우주가 골고루 주목을 받도록 적절하게 조치했기 때문이었다.
-우주 mc 진짜 기깔나게 본다ㅋㅋㅋ
-드립 주고받으면서 캐릭터 잡아주는데 진짜 잘 잡아주는 듯
-소울 오늘 행복사ㅠㅠ
-어떻게된게 뉴블랙이랑 라방한 게 더 자컨 같냐ㅋㅋㅋㅋ
-뉴블랙TV는 어서 아이돌 컨텐츠도 만들어 달라
-(KM 허강민 대표가 돈다발 춤을 추는 짤.gif)
그런 이야기가 나올 만큼 오늘 라이브 방송의 퀄리티에 대해서도 호평이 나오는 가운데.
팬들에게 중요한 관심사가 있었다.
-아니 그래서 마피아가 누구였는데요ㅠㅠㅠㅠㅠ
-누군지 좀 알려 줘ㅠㅠ
-서리혁이 1번으로 걸리고 그다음이 석지훈이랑 선우주 걸리고.. 아 누구지???
-이건 와이앱이 피해 보상해야 된다 진짜ㅋㅋㅋ
-뉴블랙TV만 계속 들락날락하는 중임ㅠ 마피아 게임 언제 올라오는지 아는 사람???ㅠㅠㅠ
오늘 라이브 방송을 시청한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항이었다.
아이돌 팬들뿐만 아니라, 뉴블랙 TV를 라이브로 시청했던 일반 시청자들도 궁금해하는 문제.
그런 이들의 의문을 해결해 주듯 영상이 올라왔다.
[오늘의 마피아를 공개합니다 (선공개분)]
자막이나 CG 등이 담긴 편집본이 추후 올라올 것을 예고하는 가운데, 서버 문제 때문에 잘렸던 부분이 올라왔다.
‘올라왔다!’
아이돌 팬들이 미튜브에 들어가면서 조회 수가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피아의 정체가 누군지 확인했다.
-마피아는 바로 케빈 씨와 LB 씨였습니다~!
-이거 봐! 저 아니라고 했잖아여! 아으으으! 시민들이 왜 이렇게 무능해여!
-캬,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흐캬캿!
그 장면을 보던 팬들이 저마다 아, 하거나 그럴 줄 알았다며 궁금증을 해소할 때.
‘어……?’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은 이들이 곧바로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1라운드에서 마피아 아니냐고 지목한 사람들이 다 마피아였네..
-이 새기 너 숨 쉬니까 범인이지..! -> 범인임
-중현 : 모자 썼으니까 LB가 마피아다 (마피아 맞음)
-광기어린 여론몰이가 알고 보니 진정한 참 수사였던 거임
-바보였지만 감은 참 좋았던 시민들..
[email protected]대한민국_경찰청 여기 보세요 여기 유망주들이 있습니다
-뒷걸음질로 소잡는다는데 얘네는 마피아를 잡네
-시민들도 추리를 저렇게 하는데 경찰은 뭘했나
┕경찰이 중현이었어요.
┕아.
한편, 그렇게 영상이 올라온 덕에 레몬 엔터의 홍보 담당자들은 한숨 덜고 있었다.
“그러니까 김 기자님…….”
-네.
“누가 마피아였는지 알려 달라고 하시는 건가요?”
-예, 정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계셔서… 이게 바로 국민의 알 권리 아닐까요?
“……저, 죄송한데 방금 영상 올라갔어요.”
-진짜요?
전화를 끊으며 레몬 엔터의 담당자들은 훈훈한 미소를 지었다.
‘기자들이 마피아 게임 결과 알려 달라고 하는 아이돌은 아마 우리 애들밖에 없을 거야.’
하여간 별일이 다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숨 좀 돌려야지.’
그렇게 어느 정도 기자들과의 통화를 마무리했다고 생각할 때.
“음……?”
또다시 전화가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아까 전화를 걸었던 기자들이었다.
‘또 뭐가 있나?’
마피아 게임에 대한 이야기라면 나중에 컨텐츠로 확인하시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하지만 맞은편에서 들려온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뉴불백이요?”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는 미리 알고 있던 이야기였다.
이번에 뉴블랙이 주세한 장사 특집에 출품한 매콤 불고기 백반.
지금 연예인들이 SNS 등으로 후기를 남기며 언급하긴 했지만, 아직 전파도 타지 않은 뉴불백이 왜 이슈가 된 것일까.
“네? 이견우 씨가 SNS에 영상을 올렸다고요?”
사건의 원인은 바로 한류스타가 올린 SNS 글이었다.
여자에 곽시현이 있다면, 남자에는 이견우가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한류스타 중 최고 인기를 누리는 배우.
-안녕하세요. 직녀 여러분, 저 견우입니다. 뉴블랙 분들에게 받아 온 뉴불백을 조리해 보려고요.
-리뷰는 처음이지만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부엌에서 뉴불백을 조리하면서 어색하게 영상을 찍다가.
-또 맛있어……!
음식을 먹는 순간 저도 모르게 나온, 순도 100퍼센트의 진심 리액션에 웃음이 나오는 영상.
하지만 레몬 엔터의 홍보 담당자들은 웃을 수 없었다.
기자들뿐만 아니라 드문드문 걸려오는 전화들 때문이었다.
“뉴블랙을 어떻게 만드냐고요? 그건 저희 대표님… 아, 뉴불백이요.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희도 레시피는 모르고요.”
“저희가 요리사가 아니기 때문에…….”
뉴불백의 레시피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들.
소속 가수 덕에 참으로 별 경험을 다 해 보는 홍보 담당자들이었다.
* * *
며칠 동안 시끌벅적했다.
명절이라 영상 제작팀 분들이 쉬기에 컨텐츠가 올라오진 않았지만, 와이앱에 올라온 영상의 조회 수가 쭉쭉 올라갔다.
그리고.
짧게나마 해외 TV에 진출하기도 했다.
미국의 어느 토크쇼에서 사회자가 손뼉을 마주치며 스크린 앞에 서 있는 영상.
-금주의 재미있는 영상입니다! 오늘 보게 될 영상은 K팝 싱어들의 파티 게임 영상입니다. 마피아, 혹은 늑대인간(Werewolf)으로 알려진 게임이죠.
중현이가 모자 쓰면 범인이라고 지목한 LB의 머리 위로 띵! 하는 화살표와 함께 ‘TRUE’ 하는 자막이 나오고.
숨 쉬면 범인이라는데 숨 쉰 지훈이에게 띵 하고 TRUE 하는 자막이 붙은 영상이었다.
병맛 추리가 진짜 범인을 맞출 때마다 웃음을 터뜨리는 방청객들.
“하, 나 너무 부끄러워요.”
“여기, 거기 아니에여? 예전에 중현이 형이 소 울음으로 진출한 곳 같은데. 여기 작가님들이 K팝을 좋아하나 봐여.”
“……싫어하는 거 아닐까?”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나온 것 같아서 단톡방에도 영상을 공유했다.
곧바로 답장이 날아왔다.
은성 [(캐리어 사진)]
한빈 [캐리어는 왜요?]
은성 [바로 미국 진출하려고요]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LB [아무리 봐도 저 형은 정상이 아니야]
LB [당근 짐싸기 전에 여권부터 확인해야지ㅋㅋㅋㅋㅋ]
지훈 [아 할리우드가 날 부르나?? 불러??]
지훈 [히어로 영화 코스튬 치수 알아봐야겠네]
연후 [울 ㅣ미구국 가요??????]
지훈 [아니]
연후 [그럴거면 사람을 왜 설레게 하는 건데]
지훈 [연후야?]
연후 [요]
다들 친화력 하나는 좋아서 그런지, 단톡에서 말을 트고 며칠 만에 금세 친해졌다.
인원이 많다 보니 방도 활성화되어 있고.
“개판인데, 나름 훈훈한 개판인가…….”
관심사가 비슷한 동아리 회원들끼리 모인 듯한 분위기였다.
하루 종일 연습하다가 폰을 키면 +999가 되어 있을 만큼 활발했는데, 그 들뜬 분위기가 몹시 좋았다.
그렇게 곧 뮤직비디오 촬영 등을 앞두고 Empire의 안무를 연습하며 추석을 보내는 한편.
-돌림픽, 역대 최저 시청률 기록.. “폐지되나?”
추석 돌림픽의 시청률이 어마어마하게 안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 설부터 이어진 시청률 부진이 더 심해지는 바람에 폐지 이야기까지 나온다나.
그것 때문에 예능국 내에서 말이 있었다는 소식을 석환 형으로부터 들었다.
돌림픽의 PD가 주세한 측에게 씨근덕거리며, 이건 상도가 아니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는데.
-죄송한데, 게스트를 우리가 부른 게 아니고 뉴블랙이 부른 건데요…?
그런 주세한 제작진의 답변에 아무 말도 못 했다고 들었다.
기획사 사람들 사이에 빠르게 소문이 퍼진 모양인데 다들 고소해하는 것 같다.
매번 돌림픽 안 나오면, 너희 아이돌 음방이나 예능에서 재미없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라서.
어쨌거나 그렇게 시끌시끌했던 추석 당일을 보내고.
“안녕하세요~!”
다시금 상암동 TBC 사옥에 모였다.
주세한X뉴블랙 특집의 3일 차 녹화이자 대망의 마무리.
이제 휴게소에 가서 옛날 돈까스와 뉴불백을 파는 장면들을 녹화할 시간이었다.
3일에 걸친 방송 녹화 중에서 가장 중요한, 어찌 보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 때문에 긴장감 가득하고, 부담되고 그래야 하기 마련인데.
“안녕~!”
“주선이 왔니?”
옥분 쌤을 비롯해서 주세한 멤버들의 표정이 활짝 펴져 있다.
제작진도 마찬가지고.
“어이구, 왔어요~?”
평소에도 시큰둥한 표정이 기본인 오태준 PD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마이크를 채워 주는 작가님들에게 소곤거리며 물었다.
“오늘 무슨 좋은 일이 있나요?”
“아, 그게…….”
우리가 귀를 쫑긋 기울이자 막내 작가님이 말했다.
“연예인 게스트들로 이번 특집 분량 전부 다 뽑았다고, 다들 좋아했거든요.”
“아…….”
“오늘 적당히 음식 파는 장면만 찍어도 남는 장사라고 했어요.”
아마 둘째 녹화 날에 있었던 연예인 게스트 특집이 분량을 어마어마하게 뽑으면서 생긴 결과인 듯했다.
이미 찍을 걸 다 찍어 놔서 여유로운 상황.
작가님이 말을 이었다.
“근데 저 방송국 들어와서 이런 건 처음 봐요. 보통 첫째 날이랑 둘째 날에 적당히 뽑고 마지막 날에 제일 많이 뽑는데…….”
둘째 날에 거의 3주치 분량까지 뽑았다며 감탄하는 작가님에게 우리가 웃어 보였다.
준비를 마친 우리가 다가가자 우재용 선생님이 허허 웃었다.
“아이고, 내가 부담 없이 녹화해 보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
“오늘 부담 없이 합시다~! 부담 없이!”
오형석도 그런 말을 하며 하하 웃었다.
“그럼 저희도 오늘은 부담 없이 열심히 할게요~!”
“그래! 웃길 필요 없이 편하게 하는 거야~”
오프닝 촬영을 하는 내내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한편, 우리와 주세한 출연진이 손을 모으며 파이팅을 했다.
“자, 그러면 휴게소로 출발하기 전에 파이팅 하고 가겠습니다! 오늘 장사!”
“대박 납시다!”
“와아아아아아-!”
힘차게 손뼉을 치며 다 같이 차량에 탑승했다.
이제 휴게소에서 손님들을 만나 뉴불백과 돈까스를 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