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504)화 (504/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504화

사건의 발단은 단순했다.

‘이건 못 먹는다.’

소문을 듣고 중평 휴게소를 찾아온 시민들은 끝없이 늘어선 자동차의 물결을 보며 단념했다.

“지금부터 줄 서도 저녁 7시까지 절대 못 들어간다는데?”

“아까 2시에 온 사람들이 지금 3시간째 기다리고 있대. 이건 그냥 못 먹는다고 봐야 돼.”

“뭔 사람이 이렇게 많아…?”

남들처럼 기다렸다가 뉴블랙이라도 구경할까 싶었는데, 그마저도 여의치가 않아 보였다.

일단 차가 들어갈 수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런 까닭에 단념한 시민들이 다시금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였다.

“이거 봤어?”

인터넷에 글이 올라와 있었다.

[뉴불백 레시피 우주네 할머님 거라고 하던데]

(우주가 불백을 퍼주며 훈훈한 게 웃는 사진.jpg)

직접 물어봤더니 맞다고 하네요

뉴불백 레시피의 원주인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였다.

“위치 어디야?”

“군산이라는데… 군산이면 그래도 나름 갈 만하지 않나?”

영업을 하고 있는지 전화로 물어보니 정상 영업 중이라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그렇게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린 것처럼, 대규모의 차량이 군산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옘병…….”

김덕순 여사의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늘어서 있는 줄이었다.

‘뭔 불백을 처먹겠다고 여까지 와…?’

그리고.

“……대체 너희들은 왜 줄 서고 있냐?”

주변 가게 사장들이 셔터를 내린 채 나와서 맨 앞줄에 서 있었다. 분식집, 감자탕집, 꽃가게 주인이 따스하게 웃고 있다.

“나중 되면 못 먹을 거 뻔하잖아요. 일단 우리부터 먹고 봐야지.”

“축하드려요. 회장님. 대박 나셨네.”

속 편하게 하하하 웃는 이들을 꼴 보기 싫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그녀가 손주가 그러하는 것처럼 머리를 긁적거렸다.

“숙자야. 이거 어떡하냐.”

“어떻게 하긴 언니, 그냥 되는 데까지 팔아야지.”

김덕순 여사가 길게 늘어선 줄을 바라보며 눈을 비볐다.

‘많이 올 거라고 듣기는 했는데…….’

TBC 주사위로 세계 한 바퀴와 함께 뉴불백 장사를 할 텐데, 아마 이쪽으로 손님이 분산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할머니. 그… 손님이 쪼끔 더 많아질 수도 있어. 우리 대표님이 갑자기 장사 시간을 연장시켜 주셔서.

대표라는 양반이 뭔가 일을 저지른 게 분명하다고, 김덕순 여사는 생각했다.

‘테레비가 대단하긴 하네.’

최소 수백여 명은 되어 보이는 줄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평소 같았으면 장사가 잘 된다고 웃었을 텐데, 이 정도까지 사람이 몰려오니 덜컥 겁이 날 정도였다.

그녀가 가게 밖으로 나오자 사람들의 시선이 모였다.

‘저분이 바로 우주 할머님!’

민망한 듯 새초롬하게 웃던 김덕순 여사가 사람들에게 말했다.

“저… 먼 데까지 와 주셔서 뭐 고맙긴 한데, 지금 문제가 째끔 있어서…….”

“……?”

“불백을 만들려고 해도 여기 있는 사람 입에 다 들어가지도 못해요. 그래서 손님을 다 받지는 못하니까.”

그런 말을 하려고 할 때.

시민들이 주섬주섬 손을 들었다.

“재료 사 왔어요!”

“방금 마트 다녀왔는데!”

여기저기서 떠들썩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덕순 여사가 새초롬하게 웃고는 재료를 가져왔다는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에 담아 두었다.

무료로 줄 손님들.

“그럼 하나씩 들어오셔요!”

손님들이 우와아 하며 하나둘 들어오는 동안 김덕순 여사는 주방에 들어가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장사가 잘 되네.’

손자 때문에 알음알음 이름을 알려서 장사가 잘 되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손님이 많은 것은 처음이었다.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오는 분위기.

“우와, 대박…….”

“이런 맛집이 숨겨져 있었네.”

“존맛인데…?”

원조 할매불백을 맛본 손님들이 엄지를 들거나 SNS에 올라갈 음식 사진을 촬영하고 훈훈한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그 속에서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게 뭔 일이여.”

평소처럼 단골집에 저녁밥을 먹으러 온 손님들이 눈을 깜빡거렸다.

‘가게가…….’

터져 있네?

완벽하게 터져 있어.

수백 명이 시끌벅적하게 수다를 떨면서 줄을 서고 있는 광경에 단골손님들이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

하루아침에 단골집을 잃어버린 손님들의 눈이 촉촉해졌다.

*   *   *

뉴불백 장사를 모두 마치고 숙소에 돌아왔을 때였다.

지이잉.

할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할머니~!”

-야!

영상 통화 화면 속에서 우리 할머니가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너는 손님이 이 정도로 많을 거면, 미리 말을 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손님 맞이하다가 뒤지는 줄 알았다.

“잘 살아 있는데?”

[email protected]#!%!!

십이간지가 쏟아져 나오는 욕설에 자체 필터링을 했다.

숙자 이모랑 둘이 손님을 맞이하는데, 정말 끝없이 쏟아져 들어왔다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많았어?”

-말도 말라니까. 어휴… 손님이 와서 미어터지는데 내가…….

“좋았지?”

-……뭐, 째끔?

화면 속에 숨길 수 없는 미소가 드러나 있었다.

“손자 덕 보니까 어때, 좋지?”

-뭐. 나쁘진 않은 것 같구… 장사 잘 되는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

생동감 있게 웃고 있는 할머니에게서 활력이 보여서 너무 좋았다. 얼굴에서 성취감, 뿌듯함 같은 게 보인다.

“추석인데 혼자 있게 해서 미안해. 할머니.”

-뭐 네가 미안할 게 뭐 있냐. 사람 일이란 게 다 그런 것이지.

퉁명스럽게 손사래를 치는 할머니를 보며 웃었다.

보고 싶다.

앨범 준비만 아니면 군산에 가서 같이 나비랑 놀기도 하고, 쇼핑도 하고 놀러다니고 그럴 텐데.

아쉬움을 삼키며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

“참, 할머니. 이건 확정은 아니고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뉴불백의 상품 출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할머니가 곧장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것도 파냐?

“인터넷 같은 데서 화제가 되고 그러면 상품으로 내놓기도 하나 봐. 우리도 그래서 빵 팔았잖아.”

-빵도 팔고 불백도 팔고, 너도 참 희한한 팔자다.

“그러게 말이야. 나 돌잡이 때 음식 잡고 그런 거 아냐?”

-돌잡이 때 느이 아빠 엄마 손 잡지 않았냐.

아. 그러네.

그래서 아빠의 작곡 재능을 물려받은 건가, 하는 생각을 할 때.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 나는 뭐 괜찮지. 그래도.

“회사 사람들에게 얘기하려면 의사를 똑바로 해 줘야 돼. 할머니. 그래서 기여 아니여?”

-기여.

“긍정적으로 얘기했다고 전해 줄게요.”

그러고는 나의 유일한 가족에게 하트를 그리며 말했다.

“해피 추석~ 할머니 사랑해.”

-그려.

“그려? 그려어어어?”

-사, 사…….

“됐어요.”

흥 하고 끊고는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아이고, 좋다.”

포근포근한 이불의 감촉에 뺨을 맞대며 헤헤 웃었다. 고된 노동을 하고 와서 그런지 너무 행복하다.

“좋네여…….”

내 옆에 같이 드러누운 막내도 이불에서 뒹굴거렸다.

중현이와 비주, 그리고 우리가 일렬로 떡꼬치처럼 누워 있었다.

“검색해 보니까 삼겹살 1톤 정도 도매가로 하면 1천에서 2천만 원 정도 된대여.”

“항정, 갈매기살… 오 부위도 많네.”

2년 3개월 동안 매달 어떤 고기들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자니 행복함이 밀려든다.

다이어트 기간이라 먹을 수 없다는 게 아쉽긴 했지만 뭐.

“고기까지 D-31.”

“제발, 컴백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지 마요…….”

리혁이의 말을 흘려 넘기며 다들 누운 채로 꾸물꾸물 춤을 추었다.

그러곤 핸드폰 캘린더를 살폈다.

이제 진짜 얼마 안 남긴 했다.

컴백을 딱 한 달 정도 남겨 두고 남은 일정은 뮤직 비디오 촬영이나 앨범 재킷 사진 촬영 정도.

그 외에 저마다 하고 있는 드라마 촬영, 경연 예능 촬영 등이 있었다.

“리혁이 형이 부른 OST가 다다음주에 시작하는 드라마에 나오는 거져?”

“응, 그때야.”

9월 말에 방영을 앞두고 있는 드라마에 리혁이가 부른 OST가 나올 예정이었다.

그리고 중현이가 만든 믹스테이프도 공개할 예정이고.

한편, 그런 스케줄의 대부분이 미리 준비가 다 되어 있는 것들이라 실질적으로 남은 것은 연습뿐이었다.

정규 앨범 타이틀곡 Empire의 연습.

“이번에도 정말 잘됐으면 좋겠어요.”

비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로 연예계에서 성공은 계단식이다.

어떤 특정한 단계를 넘어서서 다음 단계로 넘어서지 못하면, 계속해서 같은 단계에 머무르게 된다.

이번 정규 앨범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를 바라면서.

“안무 연습이나 좀 할까?”

누운 채로 퍼덕퍼덕 춤을 추었다.

리혁이가 한숨을 쉬며 읽고 있던 스페인어 회화 책을 덮었다.

“저기.”

“네.”

“그냥 쉬어요. 힘없다면서 왜 침대에서 춤을 추고 있는 건데…….”

“연습은 해야 되니까여~”

그 말에 리혁이가 미소를 지었다.

“연습을 왜 내 침대에서 하는 건데…….”

“흐하핫!”

우리가 뒹굴뒹굴거리며 말했다.

“형 이불 감촉이 너무 좋아서 그래여. 희한하게 형 이불에서 향긋한 냄새 나고.”

“이불도 자주 빨아서 좋아.”

“인테리어도 엄청 예쁘고, 이 방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

꺄르륵 웃는 우리의 대답에 리혁이의 얼굴에 금이 갔다.

“당장 나가. 이 사람들아.”

“싫은데~”

“나가라고……!”

*   *   *

하루하루가 바쁘게 흘러갔다.

연습, 스케줄, 연습, 그리고 스케줄.

뮤직 비디오 촬영을 앞두고 안무를 완벽하게 습득하는 동안, 내가 출연 중인 시트콤 <우리 가족은 외계인>도 어느덧 후반부 촬영에 접어들었다.

“오늘 찍을 씬은 중요한 거 알지?”

“네.”

“김우주의 심리가 드러나야 할 부분이니까. 그 부분을 신경 써서 연기를 했으면 좋겠고.”

총 12화로 이뤄진 우리 가족은 외계인.

그중 7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김우주와 외계인 사이에 얽힌 비밀이 공개될 예정이었다.

시청자들이 1화를 보고 궁금해했던.

외계인들의 리더 역할을 맡은 서노을이 UFO 안에서 살피던 구슬들과, 김우주가 지니고 있는 구슬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비밀.

“잘할 수 있지?”

“네!”

7화에서 김우주는 감기가 심하게 걸리게 되는데, 외계인 가족들이 그를 간호해 주는 스토리였다.

스튜디오에 놓인 침대에 누웠다.

“자, 동선 확인할게요! 외계인들이 김우주를 간호하기 위해 물수건을 올립니다.”

내 이마에 물수건 7장이 올라왔다.

이마에 묵직한 느낌과 함께 물수건에서 흘러나온 물들이 내 눈가를 타고 입가까지 주르륵 흘러내렸다.

“흐하하핫!”

외계인 가족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곧바로 물수건의 물을 최소한으로 적시는 것으로 변경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인간들은 이 물수건이란 걸 이마에 올려서 열을 낮춘다는데요?”

“그래?”

“요원님 어때요? 물수건 더 올려 볼까요?”

“아으으으…….”

“좋다는 것 같죠?”

이내 물수건이 탑처럼 쌓아 올려져서 웃음을 주는 장면을 촬영했다.

NG도 여러 번 나왔는데.

자는 연기를 해야 되는데 내가 중간에 잠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스읍…….”

이 기분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나도 모르게 정신을 잃고 다시 눈을 떴는데, 하늘 같은 원로배우 옥분 쌤과 선배 배우들, 감독님들이 내려다보며 웃는 광경.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와.”

서노을이 웃으며 말했다.

“자는 연기 잘한다고 칭찬을 했는데. 우리 막내가 많이 피곤했나 보네.”

“연기를 하는데 잠을 자……?”

“저희 때는 상상도 못 했죠. 막내가 존다?”

으어어, 죄송합니다 하면서 벌떡 일어나 꾸벅 숙이니 다들 키득거리면서 놀렸다.

“저 많이… 잤나요?”

“30분 정도.”

옥분 쌤이 웃으며 말했다.

“너무 곤히 자서 깨우기도 좀 그래서. 좀 자라고 뒀어.”

“정말 죄송해요.”

“매니저 양반한테 얘기 들어 보니까 요새 하루에 1시간도 못 잔다면서.”

“네. 그래도 틈틈이 자고 있어요.”

머쓱하게 웃고 있으니 다들 피곤한데 고생이 많다며 격려해 주었다.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 외계인 가족의 시청률 덕분인지, 언제나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그렇게 내가 외계인 가족의 촬영을 이어 가는 한편.

지호의 웹 드라마 <신이>도 촬영 후반부에 들어가고, 비주의 도 중반부에 접어들었다.

“저는 결심했어여.”

“뭘?”

“다음엔 컴백할 때, 컴백 준비만 할 거예여…….”

격하게 공감하는 바였다.

그렇게 바쁘게 컴백 준비와 스케줄을 병행하는 한편.

[3rd Souffle Week!]

수플레 탄생 800일이 끼어 있는 주간을 맞이하여 3번째 수플레 위크를 진행했다.

[중현이의 감에 대하여.. 과학자 분들과 함께 검증해 보았습니다]

[깜짝 카메라 - 우주를 보러 온 천문학자들에게 ‘우주’가 나타난다면?]

[천하제일 수플레 3행시 대회 - 제시어 ‘박규호’]

[리혁이에게 사춘기가 왔어요 ‘리춘기’ Ep.1]

[지호와 함께 하는 ‘신이’ 코멘터리.. 오늘은 ‘여’가 아닌 ‘요’입니다]

미리 찍어 놓은 컨텐츠들이 주르륵 올라가고.

기념일에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여러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수플레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다만, 깜짝 선물을 준다고 예고장을 날렸을 때 예상과 다른 반응이 나와서 조금 당황하긴 했다.

-뉴불백 레시피 공개되는 건가..???

-뉴불백 레시피ㅠㅠㅠ

-깜짝 이벤트로 뉴불백 레시피 공개?

-얘들아 레시피 공개야?

보통 이런 경우에는 ‘굿즈인가…!’ 하는 반응이 나와야 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 싶었는데.

이건 우리의 업보긴 했다.

“그러게, 우리가 멀쩡한 활동을 좀 했어야죠.”

“단추 폭발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지 않아여? 으아아아…!”

어쨌거나 그만큼 뉴불백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도 사실이었다.

현재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뉴스는 일요일 저녁에 하고 있는 두 예능이었다.

하나는 HBS에서 KM 엔터와 합작으로 진행하고 있는 대국민 아이돌 오디션 <온 더 스테이지>.

생방송 3주차에 접어든 온더스는 연일 화제였다.

-온더스,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 잡다.. “역대급 아이돌 탄생?”

-‘온더스’, 음원 공개된다.. “뉴블랙이 쌓은 난공불락의 성 뚫나”

-일요 예능 시청률 1위, 온더스.. 이번 주 ‘뉴불백’과 맞붙는다

기사를 볼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니 그냥 주세한이라고 써 주지.”

“저 너무 부끄러워요.”

연예부 언론들이 ‘대국민 서바이벌 오디션, 온 더 스테이지의 경쟁자는 바로 뉴불백입니다…!’ 하고 외치는데 너무 부끄러웠다.

마치 뉴욕 양키스의 라이벌, 양배추 썬더스입니다! 하는 느낌.

분명 원래 시작할 때의 특집 제목은 ‘장사합시다’였는데 어느 순간 ‘뉴불백 특집’이 되어 있었다.

-주세한 뉴불백 특집 방영, 일요 예능 ‘시청률 1위’ 탈환하나

-‘주세한’ 구재영 PD, “TNT와 틴스피릿 섭외 때 내가 더 놀랐다”

-주세한X뉴블랙 특집, TBC “4회분 편성했다.. 보면 아실 것”

방영을 앞두고 쏟아져 나오는 주세한 측의 홍보에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재영이 이번에 진심이구나ㅋㅋㅋㅋ

-아이돌+톱배우+먹방+뉴블랙

-너희들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준비해 왔어ㅎㅎㅎ

-치트키 쓰네

-이거 그거구나 주말에 휴게소 난리났던거ㅋㅋ

-구재영 >>>> 신무록 반박시 예능알못

┕근거가?

┕팩트) 미프는 뉴블랙이 뜨고 나서 섭외했지만 구재영은 케이블에 나온 무명 뉴블랙을 보고 섭외했다

┕아 그건 ㅇㅈ

한 달이나 방영하는 건 너무 우려먹는 게 아니냐, 하는 반응이 있긴 했지만 대체로 호의적인 분위기였다.

TNT 등과 함께 했던 라이브 방송과 함께 저번 주의 휴게소 사건이 곳곳에 퍼져서 관심도도 높았다.

그리고, 우리의 지인들도 관심이 많았다.

휘연 [행님덜]

휘연 [오늘 주세한에 다 같이 나오는 거 아시죠]

휘연 [많은 관심 뭐 부탁]

LB [ㅇㅋㅇㅋ]

은성 [저는 온더스 볼 건디요]

연후 [와]

연후 [역시 아무나 우주 형을 빡치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엇네]

연후에게 바로 그거라고 따봉을 날려 주었다.

“잘됐다. 오늘은 얘네한테 모니터링 부탁하자.”

“그래여. 뭐 특별한 것도 없구.”

꼭 시청하겠다는 이들에게 오늘 중간중간 재미가 있는지 어떤지 반응을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곤 다시금 Empire의 안무 연습에 들어갔다.

“자자, 갑시다!”

“파이팅!”

곧이어 깔려 나오는 음악에 리듬을 맞추며, 황위를 두고 다투는 제국의 황자들처럼 서로에게 얽혀 들어갔다.

*   *   *

같은 시각.

주세한의 ‘장사합시다’ 특집을 앞두고 시청자들이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TV를 틀었다.

‘이번엔 진짜 재미있을 거 같다.’

추석 전날 아이돌들의 합동 라이브, 배우 이견우의 뉴불백 리뷰, 헬평 휴게소 사건 등으로 기대감이 잔뜩 부풀어 오른 상황이었다.

-오늘 진짜 재미있을 거 같지 않나요

-까 봐야 알거 같긴 한데 뉴블랙 나오면 일단 어느 정도는 할듯ㅋㅋ

-근데 장사 특집이라 특별할건 없을 듯하네요. 이번엔 개그 포인트보다는 감동 포인트로 갈삘

-저도 이쪽으로 봅니다

-감동 포인트.. 뉴블랙이 그게 될 거라 보시나요..?

커뮤니티에서 주세한의 애청자들이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광고 타임이 끝나고 마침내 주세한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예고가…….

‘아니네?’

주세한의 오프닝은 평소와 같은 예고편이 아니었다.

평소대로라면 ‘주세한에 뉴블랙이 왔다…!’ 하는 자막과 함께 하이라이트 장면들이 지나갈 텐데.

-??

-저거 추석 특집 그때 아닌가요?

-14년도 방영분인 듯

14년도 추석 특집에서 가장 큰 웃음을 주었던 대길이와의 추격전이 나오고 있었다.

전설의 흑염소 대길이가 쿠아앙 하며 총총 뛰고, 인간들이 거기에 쫓겨서 도망치는 장면.

하도 많이 봐서 이제는 덤덤하게 보는 장면이 과거 회상처럼 지나간 후.

‘블랙박스인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인지 차가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세한 출연진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자막으로 ‘특집 첫 촬영을 마친 후’라고 적혀 있다.

[아.]

[왜?]

[저 핸드폰 두고 온 것 같은데…….]

[핸드폰?]

[아까 레스토랑에 두고 온 것 같은데, 어……?]

제작진이 무언가를 봤는지 당황해한다.

[저거 뭐예요?]

[뭐, 뭐야.]

[야, 야, 카메라 들어. 이거 찍어라.]

호들갑을 떠는 목소리에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고 있을 때.

블랙박스 영상에서 시점이 변하더니 6mm 카메라가 찍은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차량 뒤편에서 검은 후드를 쓴 무언가가 파파팟 뛰어 오더니 바로 차량 옆에 따라붙었다.

그러곤 자동차와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중현 씨……?]

차량 옆을 따라 달리는 중현이 푸근한 미소로 핸드폰을 들어 보이는 모습을 끝으로 영상이 자연스럽게 끊겼다.

그리고 두둥! 떠오르는 자막.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그들이 찾아왔다]

[주세한X뉴블랙 특집,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와, 시발…….”

“저 형은 영어 이름 존 나세로 지어야 됨.”

“개쩔어…….”

어느 숙소에서 미소년들이 중현을 보며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일반 시청자들이 눈을 깜빡였다.

‘방금 내가 뭘 본 거지?’

그리고, 그 장면을 시작으로 주세한의 실시간 시청률이 쭉쭉 올라가기 시작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