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505화
주세한의 본방송이 시작되면서 시청자들이 끊임없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우리 말랑콩떡 견우님♡
-저날 나온 짤들은 필모로 추가해줘야 함 아무튼 그래야함
-재영이는 눈치 있음 오늘 회차 블레로 만들어
이견우를 비롯해 유명한 톱스타들이 나온다는 소식에 해당 스타의 팬들이 TV를 틀고 있었고.
-휴 바쁘다 바빠
-온더스랑 주세한이랑 왔다리갔다리하는중ㅋㅋㅋ 누가 아이돌들 나오면 삐삐 쳐주세요
-나 지금 폰 2개로 보는중.. 진짜 공부를 이렇게 했어야 됐는데
-틴스 분량 얼마나 될거같음??
그날 뉴블랙과의 라이브 합동 방송을 했던 TNT, 틴스피릿, 스트릿 보이즈의 팬들이 본방을 손꼽아 기다린 터였다.
아이돌 팬들이 TBC와 HBS를 왔다 갔다 하며 TV를 틀고 있을 때.
대체로 일반 시청자들의 리모컨은 주세한으로 향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휴게소에서 난리가 났던 거래?’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주말에 충북의 어느 휴게소에서 어마어마한 난리가 났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
“거 이름이 뭐라더라. 핼평?”
“이름이 특이하네. 핼평 휴게소. 이름을 지어도 왜 그런 식으로 지어놨대?”
뉴블랙이 무슨 장사를 해서 대박이 났다는데 그게 주세한에서 방영이 됐다는 소식.
호기심을 품은 시청자들이 리모컨을 들기 시작했다.
“오.”
주조정실에서 모니터로 실시간 시청률 그래프를 보고 있던 TBC 방송국 직원들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입소문이 엄청나긴 했나 보네.’
현재 핫한 오디션 프로그램 <온 더 스테이지>의 생방송 시청률은 변화가 크지 않았지만.
최근에 2위로 밀려났던 주세한의 시청률이 쭉쭉 오르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주세한의 뉴블랙 콜라보 특집 1화를 튼 시청자들은 얼마 안 가 채널을 고정할 수밖에 없었다.
‘중현이……?’
김중현이 훈훈하게 웃으며 차와 함께 달리는 장면.
-???
-지금 내가 뭘 본 거지..?
-왜 사람이 차랑 달리고 있냐고ㅋㅋㅋㅋㅋㅋㅋ
-나 이거 셔터에서 본 거같음
-김중현 본인 피셜) 축구나 구기종목을 잘 못하는 편이다. 공보다 빨리 달려서
-(필기하는 짤.jpg) 메모,, 핸드폰을 두고 가면,, 자동차와 같은 속도로 달려서 전해주면 된다,,
전후 사정은 모르겠지만, 아마 이번 특집의 첫 녹화가 끝나고 나서 있었던 일인 모양이었다.
마치 주세한의 피디가 ‘이래도 안 봐? 이래도…?’ 하며 속삭이는 느낌.
강렬한 오프닝으로 시작한 주세한의 뉴블랙 콜라보 특집이 빠르게 이야기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사전 미팅에 등장한 뉴블랙이 제작진과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이 첫 시작이었다.
‘와…….’
그런 모습을 보며 수플레들이 뿌듯하게 웃었다.
‘우리 애들 소개를 안 하네.’
보통 이런 식으로 등장하면 ‘뉴블랙!’ 하면서 온갖 무대 영상이나 예능 영상을 준비할 텐데.
시청자 분들도 다 아시죠? 하는 뉘앙스였다.
이윽고 주세한의 멤버들이 옛날 돈까스 메뉴를 준비하는 과정이 스피디하게 편집되어 흘러나왔다.
‘진짜 맛있겠다.’
경양식 소스를 위에 듬뿍 얹은 돈까스를 볼 때마다 침이 쭉쭉 고이는 기분이었다.
전국의 돈까스 집이 갑작스런 배달 주문의 물결에 감격할 때.
[안녕하세요~!]
[주-하!]
이번에는 뉴블랙이 등장했다.
부엌에 옹기종기 모인 뉴블랙이 새로운 메뉴를 고안하기 위해 낑낑대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멤버들도 저마다 도전을 했다.
[쿠당탕탕!]
[억!]
[꽝꽝-!]
[어억-!]
주방에서 일하는 멤버들의 솜씨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대장간이냐고ㅋㅋㅋㅋ 칼 나가는거봐
-겜에서 강화 실패할때 나오는 이펙트 같음ㅋㅋㅋ
-어이쿠 손이 ㅁ끄러졌네
-그래 지호는 건강하니까 됐어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비주가 메뉴를 고안하고 있는 동안 자체 요리에 도전한 리혁이었다.
오븐 장갑을 낀 리혁이 후라이팬을 들고 온다.
[오.]
정체불명의 숯덩어리가 들어있는 풍경에 모두가 경악했다.
중현이 엄지를 들었다.
[숯 잘 만들었네.]
[이건 이름이 뭐예여, 형? 뒤틀린 황천의 참숯?]
[……아니, 그게 아니고 부침개인데.]
[보통 사람들은 이런 걸 숯이라고 불러, 리혁아. …아니 부침개가 어떻게 이렇게 되지? 연금술이라도 썼나.]
능글맞게 디스하는 우주의 말에 리혁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러는 동안 레시피를 고민하던 멤버들에게 우주가 새로운 레시피를 제안한다.
바로 모두가 알고 있는 뉴불백이었다.
‘와…….’
하지만 그 전에 시청자들이 놀란 부분은 바로 우주의 요리 실력이었다.
보통 뉴블랙에서 요리를 한다 하면 비주일 텐데, 우주의 칼질 실력이 예사롭지 않았다.
타타타- 할 때마다 재료가 빠르게 썰려 나간다.
그 뒤로 클로즈업되는 비주의 배신감 가득한 표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내 카메라 잘 잡네ㅋㅋㅋ
-연기 짬바 나온다
-하면 다 잘하는데 절대 안 함
-약간 특기 메뉴 하나만큼은 엄청 잘하는 아빠st
-ㅇㅇ 그리고 안함ㅋㅋㅋㅋ
불백이 조리되는 한편, 불백 레시피에 대한 비하인드도 밝혀졌다.
“할머니가 백반집을 하나 보네.”
“어머머, 저거 봐. 둘이 똑같은 꽃무늬 옷 입고 있네.”
선우주에게 꽃무늬를 사랑하는 유전자를 물려준 사람이 누구였는지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수플레들이 탄식하고 있을 때.
“그래서 저 집이 어디래?”
“검색하니까 군산에서 유명한 백반집인가 본데요? 요번에 휴게소 장사할 때도 난리 났나 봐요.”
“군산이면 KTX 타고 익산에서 내리면 될라나…?”
먹을거리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한 한국인들이 군산의 원조 백반집을 검색하는 한편.
TV 속에서 마침내 뉴불백이 완성됐다.
“우와아아아.”
절로 군침이 나오는 비주얼이었다.
불그스름한 고추기름이 번들거리는 가운데 바삭하게 익은 고기를 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냄새가 나는 것만 같다.
꿀꺽.
“…….”
돈까스 집에 이어 전국의 돼지불백 집이 밀려오는 주문 폭주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실시간 검색어에 ‘군산 불백’, ‘우주 불백’이 올라오고 있을 때.
마침내 뉴블랙과 주세한 멤버들이 뭉쳤다.
그런 와중에 제작진이 뉴블랙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 화제가 되었다.
[음메에에에-]
척 보기에도 성격 나빠 보이는 흑염소의 재등장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다하다 이제는 염소 근황까지 알게 되네ㅋㅋㅋㅋ
-연천군이 낳은 최고의 스타 : 대길이 the black goat
-지역 사람으로서 인정하는 바임ㅇㅇ 친구들끼리 연천 3대 명물 한탄강 주먹도끼 대길이라고 드립치고 그럼
-근데 좀 많이 커진 거 같은데..?
-저 할아버지는 뭘 먹이고 키우는거야ㅋㅋㅋ 바스커빌 개랑도 맞짱떠서 이길 거 같음
-염소가 왜 벌크업해서 등장하냐고ㅁㅊㅋㅋㅋㅋ
2년 전, 주세한에서 뉴블랙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던 마을 주민들의 인사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어서 뉴불백과 옛날 돈까스를 어찌 판매할지 셰프들과 회의를 하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그래도 예능인들끼리 모여 있어서 그런지, 눈빛이 마주칠 때마다 쉴 새 없이 꽁트와 장난이 오갔다.
-ㅋㅋㅋㅋㅋ 주세한 멤버들 저렇게 신난거 간만에 봄
-유잼 게스트 나오면 드러나는 오형석의 진실의 입
-옥분님 찐웃음ㅋㅋㅋㅋ
-말로는 숭한거 하지 말라는데 우주가 숭한거 하면 누구보다 꿀잼으로 직관함
-(검지와 중지 사이로 다 보는 양옥분.gif)
-이거 보통 주세한에 예능인 게스트들 나오면 자기들끼리 신나서 나오는텐션 아닌가ㅋㅋ
-이쯤에서 짚어주는 팩트: 가수입니다
-난 예능인들이 뉴블랙 희극인 후배처럼 기특하게 보는 눈빛 보면 넘 웃김ㅋㅋㅋㅋㅋ
그러는 동안, 본격적으로 1회차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파트가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추석 전날.
실시간 검색어를 휩쓸었던 그날의 시식회였다.
‘드디어……!’
HBS의 <온 더 스테이지>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이 곧 아이돌들이 나올 것 같다는 소식에 채널을 변경했다.
‘나온다!’
곧 시식회를 개시할 첫 손님이 찾아왔다.
[누구 왔나 본데요?]
[그래?]
여씨 남매와 뉴블랙이 가벽 뒤에 숨어 있다가 곧 들어온 TNT 멤버들을 우아아 하며 놀래키는 내용이었다.
[으아아아-!]
화들짝 놀란 TNT가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시청자들이 웃었다.
뉴블랙이랑 같은 화면에 잡혀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평소 대중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조금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친근하다.’
아시아의 별, 최고의 아이돌, 그런 이미지로만 알고 있어서 멀게 느껴졌는데.
또래 친구들처럼 뉴블랙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할까. 우주를 보자마자 TNT 멤버들의 표정이 편하게 풀리는 게 눈으로 보였다.
이내 음식 사진을 찍는 TNT 멤버들 앞에 우주가 브이를 하다가 면박을 듣기도 하고, 도망가려는 TNT에게 설거지 접시를 내미는 장면 등이 흘러나왔다.
-찐친 바이브ㅋㅋㅋㅋㅋㅋㅋ
-아이돌들도 그냥 친구끼리 지내는건 다 똑같아서 웃김
-저 셋 낯가림즈 아님? 신기하다ㅋㅋㅋ
이윽고 다른 게스트들도 차례차례 등장했다.
-와 이견우ㅋㅋㅋㅋㅋ
-주세한 섭외력 보면 가끔 어나더 같긴함
-난 뉴블랙이 더 신기함.. 쟤네는 다른 아이돌이랑 친해지는 페로몬이라도 나오는 걸까
-뉴블랙은 본인피셜로 내향적이라는게 아직도 안믿김
-(다른 사람들을)내향적(으로 만든다) 아닐까
그리고 그런 게스트 중에서 아이돌 팬들에게 가장 큰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틴스피릿이었다.
-우리 갓기들ㅠㅠㅠㅠㅠ
-세상 무해하다 무해해
-와 진짜 정화되는 비주얼이 이거 아냐??
-틴스피릿 성공 이유) 귀여워서 /// 반박시 규호
-상큼하고 뽀송뽀송하다 나 기분 너무 좋아졌어
-어쩜 단 하루도 안 예쁜날이 없을까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지닌 미소년들의 등장에 시청자들도 술렁였다.
“어유, 귀엽게 생겼네.”
“쟤네가 틴스피릿이라는 애들이야? 얼굴은 처음 보네.”
“애들이 너무 순해 보이는데. 저래 가지고 저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나?”
있었다.
실시간으로 댓글 반응을 모니터링 중인 어느 미소년들이 눈살을 와락 찌푸리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귀엽다고? 이 새끼들이…?’
‘시청자 분들은 눈이 3개신가?’
‘포장지만 쌔삥이지 내용물이 곰팡인데.’
틴스피릿 멤버들이 눈을 마주치다가 에휴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는 동안 속속들이 추가되는 라인업을 보고 있는 스트릿 보이즈의 숙소에는 비명이 울려 퍼졌다.
“와아…! 와아아아!”
“아 진짜 치사하게 저길 셋이서 가냐!”
“니들이 안 갔잖아!”
LB와 기원, 한조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돌아보았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부들부들할 뿐이었다.
‘저걸 갔어야 했는데…!’
그냥 방송 녹화하는데 게스트로 나오겠냐 해서 귀찮아서 ‘ㄴㄴ’ 했는데.
그게 주세한이고, 거기에 뉴불백이 있었고, 또 TNT와 틴스피릿을 비롯해 다른 톱스타들이 있었다.
‘우리도 접시 잘 닦는데……!’
단톡방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한조와 LB를 바라보며 후회막심한 표정을 짓던 스보 멤버들이 결연하게 말했다.
“앞으론 뉴블랙이 부르면 그냥 가는 거야.”
“안 불러도 간다.”
“안 불러주면 가서 불러주게 하면 돼.”
“막상 단장님 마주치면 말도 잘 못하는 쫄보들이 무슨…….”
바른말을 하던 LB가 장작처럼 불태워졌다.
그렇게 당사자들이 흥미진진하게 보고.
“견우 형, 이거 안 보실 거예요?”
“나는 내가 나온 걸 못 보겠어.”
“형 직업이 연예인인 거 아시죠……?”
어느 내향성 배우가 매니저가 들이미는 스마트폰을 피하며 대본을 읽고 있을 때.
시청자들은 점점 화면을 집중해서 바라보았다.
‘재미있다!’
주세한 멤버들과 뉴블랙의 케미가 안정적으로 변해 가고, 게스트들도 하나둘 늘어나면서 재미도 배가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구재영 PD의 특기가 십분 발휘된 덕분이었다.
산책하면서 간단한 미니게임을 하거나, 소소한 미션 등에서도 일상적인 재미를 뽑는 능력.
[신기한 거 보여드릴까요?]
[으아! 그런 것 좀 하지 마여…!]
……물론 일상적인 재미와는 조금 거리가 있긴 했지만.
나름대로 본래 취지였던 힐링 식당이라는 컨셉을 잘 살리고 있는 주세한의 특집이었다.
“오, 저 사람 오랜만에 보네.”
최근에 TV에서 보기 어려웠던 스타가 나와 뉴불백과 옛날 돈까스를 먹으며 근황을 얘기해 주기도 하고.
“……저 사람이 여길 나오네?”
광고계를 휩쓸고 다니는 핫한 스타들이 등장해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게스트와 출연진 사이의 톡톡 튀는 대화들과 밥을 먹고 떠나….
‘근데 왜 안 가지?’
떠나지 않는 손님들.
점점 불어나는 접시와 떨어져 가는 재료.
그리고 재료를 사 오기 시작하는 손님들.
[왜 손님들이 안 떠나는 거지?]
[왜 안 가?]
뉴블랙과 주세한 멤버들의 눈이 점점 두려움에 질려 가는 가운데 1회차의 방송이 막을 내렸다.
다음 주 예고로 나오는 엉망진창 장면에 벌써부터 웃음이 나왔다.
[Yeah, party tonight!]
[여러분! 즐거우신가요~!]
EDM 음악을 튼 게스트들이 춤을 추고 있고, 자기들끼리 미니 게임을 하는 혼돈과 파괴의 현장.
DJ처럼 케빈이 손을 들어 뿜뿜하고 있다.
평소 부수고 파괴하는 포지션이었던 뉴블랙 멤버들이 관자놀이를 주무르는 장면이 나왔다.
‘캡처. 이건 캡처다.’
레몬 엔터의 A&R팀과 프로듀싱팀이 우주가 괴로워하는 사진을 저장해서 단톡방에 올리며 좋아할 때.
방송이 끝나고 아이돌 팬들은 간만에 온더스가 아닌 주세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늘 주세한 오프닝 보고 떠오른 짤]
(중현이 멀리서 멤버들에게 손을 흔드는 사진1, 멤버들과 같이 걸으며 이야기하는 사진2)
Q. 사진에서 이상한 점을 눈치채시오. (3점)
A. 두 사진 사이의 간격이 셔터 한 번 누른 시간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현이는 진짜야
-예전부터 뉴블랙 덕질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합성이야?
-보통 그럴 때 ㄴㄴ중현이야 아니면 ㄴㄴ 우주야 하면 95프로 해결됨
-태릉이 빼앗긴 인재인 줄 알았는데 기네스북이었네
-중현이가 요즘 태어나서 다행 아니냐ㅋㅋ 고려시대에 태어났으면 지금 우리 태조 중현 배우고 있었음
-ㄹㅇ 젓가락을 던지니 벽이 무너졌다 이런 거 실록에 나와서 학계에서 강력한 왕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거다 이러고 있을듯ㅋㅋㅋㅋ
강렬했던 오프닝의 장면과 함께 오늘 출연했던 아이돌들의 친목짤이 돌고 있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은케빈은 우주를 빡치게 한다]
[오늘 귀여웠다는 반응 많은 주세한 틴스 출연]
[실트까지 오른 한태현 앞치마 매고 설거지하는 움짤]
저마다 최애를 부르짖으며 행복해하는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바로 TBC 미튜브 채널에 올라온 비하인드 영상이었다.
장을 보러 온 중현과 TNT, 틴스피릿 멤버들이 유혹에 못 이겨 시식을 하는 장면.
냉동만두, 닭갈비, 삼겹살, 동그랑땡 등등.
끊임없이 오물오물 먹으며 돌아다니는 재료원정대의 햄스터 같은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시식코너에서 배채우는거 안 좋아하는데 파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먹이는 거 개웃기네ㅋㅋㅋㅋㅋㅋ
-03:47 자세히 보면 뒤에서 동그랑땡 든 분이 달려오고 있음
-휘연 : 저희 살 돈이 없.. / 아주머니 : 안 사도 돼! 안 사도!
-냉동식품 브랜드 : 아ㅋㅋ 지금 사는게 대수가 아니라고
-공짜 홍보비 100억
-도토리 수집 나온 다람쥐들 같다
-12:07 애들 점점 빵빵해지는거 뭔데ㅋㅋㅋㅋㅋ
-들어갈땐 손오공이었는데 나올땐 마인부우가 됐네
-이 친목 응원함ㅋㅋㅋ 무해하다 진짜
실제로도 해당 브랜드의 홍보팀 직원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는 중이었다.
‘홍보 미쳤다…!’
블러 처리가 되어서 나오긴 했지만, 장을 보는 소비자들은 어떤 브랜드인지 다 알 수밖에 없었다.
다 섭외하려면 최소 100억 가까이 들여야 할 아이돌들이 천상의 요리라도 되는 것처럼 먹는 모습.
예상치 못한 홍보에 기업들이 행복해하고 있을 때.
오늘 방송을 시청한 대중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있었다.
-뉴불백 어디에서 출시할 거 같나요?
-출시한대요??
-이 정도면 백퍼 출시할거 같은데요
-그때 현장 다녀온 사람인데 멤버들이 아니라고 답하긴 했는데 출시할 것같은 뉘앙스였어요
-ㅇㅇ 계약 때문에 함부로 말 못한듯
-뉴불백 출시 기원) 1일차
바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 뉴불백이 어디서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어디서 나오는 걸까?’
벌써부터 설레는 사람들이었다.
* * *
밤 9시.
“후우…….”
땀에 흠뻑 젖은 옷을 펄럭이며 바닥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연습하던 안무 연습을 멈추고 다 같이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반응 괜찮은 거 같지?”
“뭐,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요.”
기사가 쭉쭉 올라오는 것도 그렇고.
본방송을 하는 동안 연습을 하고 있어서 못 봤지만, 장사합시다 특집 1화의 반응은 괜찮은 편이었다.
무엇보다.
“신났네. 얘네.”
단톡방에서 틴스피릿이 꺅 시발하며 좋아하고 있었다.
몇 시간 동안 난리통이 벌어졌는지 +999가 떠 있는 톡 목록을 보면서 웃을 뿐이었다.
귀찮으니까 안 읽어야지.
“와, 근데 검색어에 뉴불백이 또 올라왔나 봐여. 여기 기사도 하나 뜨고.”
“기사는 원래 뜨지 않나…?”
“생활 정보면에 떴어여.”
포털 메인에 ‘뉴불백 출시 앞두고 있다…’ 하는 뉴스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막내가 말했다.
“우리만 먹는 거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진짜 먹는 거에 진심인가 봐여.”
그 덕에 뉴불백이 출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할머니가 승낙한 이후에 곧바로 그 레시피를 바탕으로 출시 준비를 하는 중이었는데, 방송 효과가 빠지기 전에 출시하기 위해 매일같이 업체 직원 분들이 바쁘게 일을 한다고 들었다.
김덕순 [손님히놈ㅎ아]
김덕순 [ㅇ병]
뉴불백의 효과 덕분인지 우리 할머니의 가게도 미어터지고 있었다.
이참에 쉬면서 여행이라도 하는 게 어떠냐고 넌지시 물었는데 계속 가게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럴 거라고 예상하긴 했다. 할머니한테는 그 동네가 수십 년 동안 가꿔온 터전 같은 곳이니까.
할머니에게 내 셀카를 찍어 보내는 한편.
“이제 공식적으로 쉬는 시간이에요.”
“와아아아-!”
“딱 1시간이에요. 1시간.”
비주의 말에 잠시나마 연습에서 해방된 우리가 환호성을 질렀다.
꿈결 같은 휴식 시간.
“그럼 준비할까여?”
막내가 리모컨을 누르자 지이잉- 하면서 연습실 구석에 있던 바퀴 달린 TV가 굴러왔다.
중평 휴게소 사건 이후로 대표님이 사 주신 TV였다.
띠롱 켜진 TV가 TBC 채널을 틀었다.
휴식 시간을 맞이하여 오늘 내가 출연하는 <우리 가족의 외계인>의 7화 모니터링을 하기 위함이었다.
“우아아아~”
다 같이 널브러져서 TV를 보고 있을 때.
“음……?”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로고 시안’이라고 되어 있는 것이었는데, 뉴불백을 출시할 때 제품 로고를 디자인한 듯했다.
“뉴불백 로고 나왔나 봐?”
“진짜요?”
동생들이 눈을 빛내며 데굴데굴 굴러오는 가운데.
이내 내가 핸드폰으로 로고 이미지 파일을 띄우자, 웃음이 흘러나왔다.
“……!”
궁서체로 뉴불백.
그리고 초롱초롱 웃는 우리의 캐릭터 뒤로 김덕순 여사가 대마왕처럼 두 팔을 펼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