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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529)화 (529/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529화

숙소에서 4인조 굼벵이단이 오열하고 있을 때.

최종회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도 오열하고 있는 중이었다.

“흐읍… 흐으읍…….”

어흐흑! 하면서 휴지를 뽑아 눈가를 콕콕 찍거나, 손을 들어 콧물을 훔치는 시청자들이었다.

‘아, 진짜…….’

드디어 해결이 됐다.

1회부터 시작해서 김우주가 내내 찾아 헤맸던 가족을 마침내 되찾아, 그 품에 안기고 있었다.

드라마의 팬들에게 그야말로 완벽한 마무리였다.

‘잘됐다. 진짜 잘됐어.’

1회에 나왔던 회색빛 인간이 외계인들과 교류하며 조금씩 본연의 색을 되찾고, 마침내 사람답게 돌아왔다.

-김우주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진짜 너무 좋아

-이게 해피 엔딩이지

-결국에 구원으로 이어지는 서사 너무 좋다.. 외계인들에게 감화되는 것도 좋았는데

-외계인들이랑 김우주 가족들이랑 같은 배우들이라서 더 오묘한 것 같음

작중에서 세눈박이 외계인들이 변신한 모습들이, 김우주의 본래 가족과 흡사하다는 설정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품에서 서럽게 울고 있는 김우주를 보며 드라마의 팬들도 같이 오열하고 있었다.

-찐우주 연기 왜일케 잘해ㅠㅠㅠㅠㅠㅜ

-시트콤인데 왜 막판에 자꾸 울리냐ㅠㅠㅠ

-엔딩 갓벽하다 증말

-어떻게 이렇게 뽑았지ㅠ

-내가 다 위안 받는 느낌

-가족들이랑 같이 보고 잇는데 부모님이 찐우주 생각하니까 더 눈물난다고 하시더라

-아..

그제야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 시청자들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김우주에게 찾아온 결말과 현실의 우주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기분이 묘해지는 한편.

누군가 올린 인터뷰 문장이 시선을 모았다.

[우주 인터뷰 발췌 “김우주를 연기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외계인 가족에서 김우주를 연기하면서 스스로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고 밝힌 인터뷰였다.

일부러 못 본 척했던 감정들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화면 속에서 환히 웃는 김우주의 얼굴이 1화에서 외계인들을 취조하던 무감정한 공무원과 대비된다.

그렇게 드라마 팬들이 여운에 젖어 있는 동안.

“…….”

그들의 가수와 마찬가지로 오열하고 있던 수플레들도 왠지 모를 벅찬 감정을 함께 느끼고 있었다.

비록 연기이기는 하지만, 가수가 스스로의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들고 있었다.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던 팬들이 손을 멈췄다.

[캡처 : 192장]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도 모르게 수백 장의 사진이 저장되어 있었다.

서사는 서사고, 미모는 미모였다.

‘미모 못 잃어…….’

물론 그것은 숙소에서 어흐흑! 하며 수백 장을 저장하고 있는 개인팬 레인알콜도 마찬가지였다.

겨울철 호빵이 찜기에서 나오듯 실시간으로 gif짤이 쪄지고 있을 때.

[요원님.]

햇볕이 쨍쨍한 날.

마침내 다른 정보국 요원들 앞에서 김우주와 외계인 가족이 대면한다.

송노을이 웃으며 물었다.

[요원님, 이제 작별할 시간이네요.]

잠깐의 정적.

이윽고 김우주의 얼굴에 보기 좋은 호선이 그려졌다. 새삼 보기 좋은 미소였다.

[감사했습니다.]

짤막한 한마디에 진심이 느껴졌다.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던 외계인 가족들이 김우주에게 포옹을 시도하려고 하지만, 김우주의 놀라운 회피 기동으로 실패했다.

[아직 거기까지는 좀.]

[아.]

이내 악수로 훈훈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외계인들이 UFO로 탑승할 준비를 하는 가운데, 요원들이 김우주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온다.

아라가 못내 아쉬움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

[정말 퇴사하실 거예요?]

[예.]

김우주가 웃으며 은퇴 사실을 알렸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요. 여러분과의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은 아쉽지만…….]

[이해해요.]

[예. 그럼.]

이윽고 정보국 요원들이 김우주에게 한 걸음씩 더 다가온다.

[우리 또 놀러 와도 돼요?]

[예, 아마 기억은 못하겠지만…….]

[괜찮아요. 그래도.]

작별의 시간이었다.

외계인들이 손을 흔들며 UFO에 탑승하는 가운데, 김우주가 서서히 이륙을 준비하는 UFO를 바라본다.

곧 기억이 제거되고 왜곡된 기억이 들어설 터였다.

은퇴자들로부터 보안을 지키기 위한 조치가 끝나면 김우주는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고.

외계인들은 자신들의 별로 돌아갈 것이다.

-ㅠㅠㅠㅠㅠㅠ

-아니 기억 그냥 줘요

-해피긴 한데 이런 건 해피가 아니라구ㅠㅠ

-오늘 전개 단짠단짠이네

-설탕 한 그릇이랑 소금 한 그릇씩 번갈아 퍼먹는 느낌

-근데 난 이게 더 취향..

마지막 인사를 위해 김우주와 UFO 안의 외계인들이 마지막으로 눈인사를 한다.

우우우우웅-!

빛을 내뿜은 UFO가 멀찍이 사라지면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김우주의 눈빛에는 후련함과 아쉬움이 가득했다.

잔잔한 BGM과 함께 기억 제거를 위해 다가오는 요원들 앞에서 김우주가 하늘을 바라본다.

그곳에 깔리는 송노을의 내레이션.

[요원님.]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우리와 함께 했던 시간이 어땠어요?]

그에 답하듯 김우주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울린다.

[즐거웠습니다. 정말로.]

이윽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에 대해 기억을 잃은 은퇴 요원이 가족들이 있는 곳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멀찍이서 그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지구의 가족.

검은색 구두에서 이젠 운동화로 바뀐 그의 발걸음이 점차 빠르게 움직이면서, 서서히 올라간 카메라가 하늘을 비춘다.

새파란 하늘 위에 떠오른 구름 같은 글씨.

『 우리 가족은 외계인 』

지금까지 ‘우리 가족은 외계인’을 시청해 줘서 감사하다는 문구와 함께 드라마의 장면들이 이미지로 지나갔다.

‘여운 쩐다…….’

그렇게 드라마의 이미지들이 지나가면서 메인 OST가 흘러나오고 있을 때였다.

-어? 뭐 있나 본ㄷㅔ

-뭐 있다

-안 끝난 것 같은데..?

-아씨 채널돌렸는데

메인 OST가 잦아들 때쯤에 쿠키 영상이 흘러나왔다.

짤랑.

고즈넉한 분위기의 카페,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風磬) 소리가 바람에 울려 퍼진다.

[감사합니다.]

손님에게 커피를 내밀며 부드럽게 웃던 카페 주인 김우주가 심상치 않은 바람에 고개를 돌릴 때였다.

문가를 열고 들어온 이들.

[요원님!]

와글와글 떠들며 들어오는 외계인 가족들.

그들을 바라보던 김우주가 이내 한숨을 쉰다.

[오셨습니까…….]

[왜 이렇게 표정이 뚱해요? 정말 우리가 요원님이 기억을 잃게 둘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건 감사합니다만.]

[헤어질 때, 요원들 눈 속이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알고 보니 김우주가 기억을 잃지 않은 모양이었다.

엔딩에서 아쉬움을 느꼈던 시청자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을 때. 와글와글 자리에 앉는 외계인 가족을 보며 김우주가 머리를 쓸어넘겼다.

[아니…….]

[왜요~?]

꿈틀대는 김우주의 눈가.

[……어제 헤어졌는데, 다음 날에 바로 찾아오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이제 동력이 빠방한 걸요! 괜찮아요!]

[제가 안 괜찮습니다.]

티격태격대는 요원과 외계인들.

이윽고 그들이 고향별에 갔다가 지구로 오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외계인들이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고.

자리에 앉은 채 턱을 괴고 웃으며 듣는 김우주의 얼굴을 끝으로 카메라가 풍경이 달린 한옥식 건물의 처마를 비춘다.

딸랑-

풍경이 울리면서 쿠키 영상이 마무리가 됐다.

시즌 2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두는 듯한 엔딩이 끝나고 아까와는 다른 이미지들이 흘러나온다.

스탭들과 장난을 치며 배우들이 웃고 있는 사진, 함께 모니터링을 하는 사진,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까지.

-난 이게 더 좋았다ㅠㅠㅠㅠㅠㅠ

-해피엔딩 성애자는 이런 엔딩 너무 조은 거시다.. 하앍

-난 이조합 못잃는다고ㅠㅠ

-작감배 똑같이 시즌2 기원

-오늘부터 우가외 시즌2 기원 1일차

설렘 가득한 이들이 시즌 2를 부르짖을 때, 한편으로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도 존재했다.

-근데 현실적으로 시즌2 나오기 힘들듯.. 드라마 첫 촬영 때랑 비교해서 뉴블랙이 훨씬 더 떠버렸음

-TBC: 저 시즌 2.. / 규호: 억 / TBC: 드리겠습니다 / 규호 : 안 돼

-규호는 웃고 있다

-근데 뉴블랙 말고도 지금 배우들 다 빵 떠서 시즌2는 힘들듯; 슬립 시즌2 안나오는 거 봐

-ㅇㅇ 광고만 수십 개일걸

근 몇 년 만에 등장한 대박 시트콤이었다.

다른 드라마와 다르게 시청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 시트콤 특성상, 서노을을 비롯해 원로배우 송훈과 양옥분 등등에게도 현재 광고가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동시에 배우들에게 쏟아지는 차기작들까지.

현실적으로 시즌 2가 어려운 상황에 드라마 팬들이 아쉬움을 삼켰다.

‘이건 김우주가 핵심이라…….’

캐릭터성이 변할 수 없는 주연들과 다르게 조연급의 비중이라 나름대로 입체적인 면모를 보일 수 있었던 김우주의 배역이 이제는 누구보다 중요해져 있었다.

서사까지 생기면서 초반의 삭막한 모습에서 마침내 구원에 이르기까지 주인공 같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김우주의 본체가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이돌 판에도 살짝 발을 걸친 드라마 팬들에게도 뉴블랙의 달라진 위치가 와닿고 있었다.

‘엠파이어로 지금 대박 났으니까.’

틴스피릿의 팬들이 부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명실상부하게 아이돌판의 최상층에 올라간 뉴블랙이었다.

그 말인즉 드라마를 할 만큼 여유로운 스케줄을 뺄 수 없다는 뜻이었다.

살짝 아쉬움을 느낀 드라마 팬들이 이내 수긍했다.

-그래도 갓-벽했다

-오히려 시즌2 나오면 시즌1에서 쌓았던 게 퇴색될 거 같음

-박수칠때 잘 떠난 듯

-난 대만족ㅠㅠㅠ 블루레이 언능 나와라

-ㄹㅇ 코멘터리 빨리 보고 싶어,, 어떤식으로 캐 분석들 한 건지 진짜 궁금함

-제작사 눈치 있음 메이킹 풀어..

-우주 본체 메이킹만 해도 몇시간 분량 준비되어 있을듯ㅋㅋㅋㅋㅋ

-이쯤에서 다시 보는 황 감독 인터뷰: 우주가 너무 웃기는 바람에 재촬영된 씬들이 존재한다.

메이킹에서 ‘야! 네가 웃기면 우린 뭘 하냐!’ 하며 막내를 타박하는 외계 가족 배우들의 짤들이 올라왔다.

물론, 모든 반응이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석 달이란 짧은 시간 동안 매니아 층을 양산한 시트콤인 만큼 오늘 엔딩에 대해서 의견이 갈리고 있었다.

-아.. 난 이렇게 꽉꽉닫힌 해피엔딩 ㅂㅎ인 듯

-난 서사충이라 그런지 구구절절 뒷이야기 풀어 주는 거 불호임

-엔딩 쪼금 아쉬웠다

-여운 남을 때까진 완벽했는데 아쉬웠음ㅇㅇ

그런 반응들이 여기저기 뒤섞이면서 드라마 팬들이 모인 곳에서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한편.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 있었으니.

바로 ‘우리 가족은 외계인’이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었다.

-올해 연예대상 기대된다ㅋㅋㅋ 우가외가 걍 다 휩쓸거 같은데

-내년 한국예술대상쪽도 기대할 만함

-솔직히 양심 있으면 tbc가 배우들 자리에 황금의자 갖다놔야지

-김우주♡말티즈 송훈 베스트커플상 기대 중

-커뮤들 가는데마다 우가외 얘기 도배되어 있는 거 개신기ㅋㅋㅋㅋ

-우가외는 진짜 방영횟수는 많지 않았는데 화제성 ㅈㄴ 씹어먹은 느낌

-엄빠도 같이 본 드라마는 오랜만인 듯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최종회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동안.

SNS의 실시간 트렌드에 ‘우리 가족은 외계인’ 등이 올라가고, 포털에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또한 수플레들도 행복해하고 있었다.

[감독님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아홉 개의 격자 무늬로 나눠진 짤에서 파일럿 제복, 경찰 옷, 정장을 입은 김우주의 언더커버들이 모여 있다.gif)

드디어 다 모았다

김우주 시리즈

-냉우주 바리스타에 이어 시리즈 완성

-오늘 온우주 버전 바리스타까지 해서 다 모았다..

-감사합니다ㅠㅠㅠ 감사합니다

-우리보다 우리애 미모에 더 진심인 제작진분들

-오늘 온우주까지 완벽했다

경찰, 마술사, 청년 사업가, 최연소 교수 등등.

컨셉이나 화보로 보고 싶었던 모든 것을 다 보여 준 제작진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팬들이었다.

그리고.

드라마 팬들과 대중들, 아이돌 팬들이 뒤섞인 곳에서 입을 떡하니 벌리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실시간으로 얼마……?”

실시간 시청률을 파악하는 주조정실로부터 최종회의 시청률을 전해 들은 TBC의 예능국장과 황정구, 황정연 작감 남매였다.

“국장님, 얼마 나왔는데 그래요?”

“30프로.”

“……예?”

“넘겼대.”

예능국장이 멍한 얼굴로 말했다.

“30프로를.”

“……!”

<우리 가족은 외계인> 최종회의 시청률이 2000년대 이후 역대 시트콤 1위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   *   *

드라마가 대박이 났다.

“흐하하하하! 찬양해라! 졸개들아!”

“우아아아……!”

박수를 치는 졸개들의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어제 드라마를 보면서 내내 오열했던 터라 마치 붕어 네 마리가 흐뭇하게 웃는 것만 같았다.

“야.”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놀릴 거라고 할 때부터 내가 알아봤다.”

“조용히 못해요…?”

정말 피라루쿠가 되어 버린 메인 보컬이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놀릴 수 있을 내용일 줄 알았다고요….”

“그거 알아여? 어제 리혁이 형이 제일 많이 울었다는 거. 어제 새벽에도 방에서 울고 그러는 거 들었… 읍읍!”

귀가 벌게진 리혁이가 막내의 입을 틀어막으며 발로 막내를, 아니, 저걸 못 치네, 허공을 걷어차고 있는 동안.

비주가 내게 사과로 만든 백조를 접시에 담아 내밀었다.

“형, 이거 먹어요.”

“고마워.”

그러곤 퉁퉁 부은 눈을 하고 있는 중현이에게 물었다.

“어제 방에 들어가다가 얼굴 부딪히기라도 했어?”

“아, 네. 실수로.”

그럼 그렇지.

게임에 나오는 HP 물약을 상시 복용 중인 것처럼 회복하는 중현이가 눈물 따위로 눈이 부을 리가 없었다.

드라마 방영이 끝난 다음 날.

회사 연습실에서 망고 차트 어워드 무대를 연습하다가 잠시 쉬는 시간에 웹서핑을 하는 중이었다.

“홍 과장님이 반응 엄청 보내 주시네.”

TF팀의 홍서영 과장님이 드라마와 내 연기에 대해 호평하고 있는 반응들을 잔뜩 링크로 보내 주었다.

악플 때문에 웹서핑을 못하는 우리들을 위한 처사였다.

개인 톡으로 들어온 내용이라 4인조가 내 핸드폰에 고개를 들이밀고는 흐뭇하게 웃었다.

“우와…….”

“이거부터 봐여. 우리.”

막내가 기사 하나를 콕 찍었다.

-‘외계인 가족’ 최종회 31.3%, 역대 시트콤 시청률 1위 등극.. ‘초대박 시트콤 탄생했다’

31.3%.

그야말로 경이적인 시청률이었다.

물론, 엄밀히 말해서 다른 시청률과 비교하기에는 애매한 수치긴 했다.

사람들이 TV를 잘 틀지 않는 평일 저녁 시간대에 하는 드라마들과 다르게 외계인 가족은 일요일 밤이었으니까.

앞 시간대에 40%를 넘긴 대박 주말극 ‘오! 어머니여’와 연속해서 보는 시청자들과 경쟁 프로가 없는 시간대란 점이 주효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어마어마한 시청률이긴 했다.

“저는 최근에 이런 시청률 처음 봐요.”

“나도.”

초반에 광고를 넣었던 광고주들이 싱글벙글했다는 소식들과 함께 배우들의 거취 소식이 보였다.

양옥분 선생님을 비롯해 벌써부터 다들 차기작 이야기가 솔솔 나오는 분위기였다.

그중에서 가장 열연을 펼쳤던 서노을 선배의 경우에는 100억 넘는 예산이 들어갈 거라는 장르물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도 하고.

“형은 여기서 뭐 더 생각은 없어여?”

“응.”

언제 다시 연기 활동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기로 했다.

내가 웃으며 말했다.

“가수잖아. 본업인 노래를 해야지.”

“오.”

중현이가 말했다.

“분명 맞는 말인데 왜 이렇게 설득력이 없는 걸까요.”

“일리 있어요. 형.”

“제가 듣기에도 되게 설득력 없긴 했어여.”

웃음을 터뜨리는 동생들에게 맞는 말 금지령을 내렸다.

“맞는 말하면 형이라고 부를 거야.”

“…….”

곧바로 세계 최고로 과묵한 사람들처럼 변하는 멤버들의 모습에 왠지 모를 미묘한 기분을 느꼈다.

머쓱한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래도 오늘 종방연 가면 분위기 엄청 좋을 거 같긴 하다.”

“최고일 거예여. 아마.”

드라마가 끝난 다음 날.

오늘은 저녁에 외계인 가족의 종방연이 있다. 여의도에 있는 어느 소고기 집을 빌려서 한다나.

보통 삼겹살로 마무리를 짓는데 대박이 난 드라마인 만큼 돈을 팡팡 쓰는 것 같다.

취재진과 팬들도 엄청 많을 거 같고.

“다들 포상 휴가도 간다면서요?”

리혁이의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마 나 빼고 갈걸.”

음악 방송 활동을 하는 중이라 시간을 빼기 애매하기도 하고.

포상 휴가라는 것도 그리 특별한 게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수학여행과 비슷한 느낌이라나.

-포상 휴가는 그거야. 비용 처리하려고 가는 거. 세금 적게 내려고 막판에 돈 쓰는 거거든.

석환 형으로부터 들었던 포상 휴가의 진실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헛, 이거 봐봐요. 형. 오 기자님이 쓰신 건데.”

“‘우주의 눈물을 보는 순간, 시청자도 울었을 것이다. 무엇이 시청자들의 눈물을…’”

“으아아아…!”

칼럼이나 비평 등에 담긴 연기력 칭찬 기사들의 멘트를 느끼하게 읊는 동생들을 밀어냈다.

그러곤 기사들을 더 보려고 하는 동생들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시트콤에 대한 반응도 중요했지만, 조금 있으면 공개될 음원이 있기 때문이었다.

“자자! 음원 사이트 봅시다.”

미국 동부 표준시로 자정, 한국 시간으로는 오후 1시에 공개되는 콜라보 음원 Blue Moon.

조금 있으면 음원이 공개될 차례였다.

막내가 기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사람들이 많이 듣겠져? 오늘 따끈따끈하게 공개되는 할로윈 음원이니까.”

“너무 기대하지는 말고.”

헤일리 블루라는 세계적인 슈퍼스타와 협업한 노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영어라는 게 살짝 변수긴 했다.

국내 음원 차트를 살펴보면 영어로 된 노래가 거의 없으니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긴 했지만, 일단 홍보에 대해서는 걱정이 되지 않았다.

중현이가 노트북으로 뉴블랙 TV 화면을 띄웠다.

“아, 떨린다.”

비주가 환히 웃으며 말했다.

“콘티만 봤지, 우리 뮤비 완성본 본 적 없잖아요.”

“그치.”

다 같이 손을 비비며 기대했다. 대부분 그린 스크린 앞에서 찍은 터라 뮤비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설렜다.

과연 우리가 찍었던 게 어떻게 나왔을까.

“새로고침 준비하고…….”

12시 58분.

12시 59분.

[01:00]이란 숫자에 마우스를 딸깍- 하자, 미튜브 채널에 새로운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Blue Black - Blue Moon Official M/V]

할로윈 음원답게 음산한 썸네일을 배경으로 하는 뮤직비디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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