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538)화 (538/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538화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었다.

동생들과 함께 다 같이 손을 잡은 채로….

“어어…!”

“어이쿠.”

엉거주춤 일어서는 우리 모습에 곁에서 박수를 치던 스트릿 보이즈가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주변에 있던 트릭스터와 에노티가 박수를 치며 꾸벅 인사하고, 틴스피릿이 손뼉을 치며 웃었다.

“축하함다!”

“축하해요!”

우리도 웃으며 답례를 하고는 옷매무새를 다듬고 걸어 나갔다.

분명히 작년에 체조경기장에서도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하면서 똑같이 걸어 나간 것 같은데.

똑같은 대상인 앨범상을 수상했는데 왜 더 떨리는지 모르겠다. 살짝 떨리는 손끝을 오므리며 걸음을 옮겼다.

“와아아아아아아-!”

우리가 걷고 있는 길 양옆으로 수플레들이 달봉이를 흔들면서 환호를 하고 있었다.

몇몇은 울고 있고.

고척돔에 울려 퍼지는 낙화와 함께 팬들의 환호성이 정말 꽃들이 되어 우리의 앞길에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정말 축하해, 우주야.”

메인 스테이지에서 기다리고 있던 서노을 선배가 트로피를 건네면서 내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생긋 웃은 서노을 선배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는 뒤편으로 물러났다.

여전히 환호성이 잦아들지 않고 있었다.

-네…….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선 내 목소리가 잘게 떨려 나왔다.

-작년에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하면서 엄청 떨어서, 올해는 조금 덜 떨릴 줄 알았거든요.

게다가 앨범상 부문은 조 이사님이나 석환 형으로부터 수상이 유력하니 소감을 준비하란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남들이 당연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당연해지는 게 아니었다.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오려는 듯한 느낌에 꾸욱 참고 말을 멈추자, 수플레들이 환호로 응답했다.

옆을 돌아보며 마이크를 잠시 넘길까 했는데, 눈물을 쏟는 코흘리개들에겐 도움을 기대할 수 없어 보였다.

“어흐흐흑!”

“…….”

내 눈물이 쏙 들어갔다.

-네, 우선적으로 저희 앨범을 들어 주신 모든 리스너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부족한 초보 프로듀서인 저를 믿고 따라와 주신 우리 프로듀싱팀, A&R팀, TF팀 식구들…….

수상 소감에서 고마움을 표현해야 할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감사 인사를 시작으로 앨범을 만들면서 들었던 생각들과 우리를 지지해 준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가 내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들.

-두말할 필요 없이, 우리 수플레… 수플레들 너무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저희의 뮤즈예요.

팬들이 함성으로 답하고, 장엄한 BGM이 울려 퍼지면서 수상 소감을 마무리할 때.

벌건 코를 훌쩍이던 막내가 트로피를 든 채 흐느꼈다.

-수플레, 우리 상 탔씁니다……!

격한 환호성과 함께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물론,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   *   *

TV 속에서 뉴블랙 멤버들이 막내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자리로 돌아가는 동안.

-여러분이 저희의 뮤즈예요.

현장에서 지켜보던 팬들과 온라인으로 지켜보던 팬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통곡하고 있었다.

‘얘들아……!’

진짜 고생이 많았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목구멍에서 올라왔다가 내려갔다가 하기를 반복했다.

-얘들아 진짜 고생했어. 우리 앞으로도 더 행복한 시간 보내고, 또 더 행복하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다들 너무 고생했어ㅠㅠㅠㅠㅜ

-이번에 앨범상 탄 게 낙화라서 의미가 더 있었던거 같아ㅠㅠ 멤버들이 다 함께 작곡한 곡으로 이렇게 상타고

-정말정말정말 수고많았어 얘들아

-나 너무 행복해

축하의 의미로 배달 어플의 치킨을 검색하던 수플레들이 눈물 젖은 뺨을 닦았다.

올해의 앨범상.

가수에게도 의미가 깊지만, 팬들에게는 더 의미가 깊은 상이었다.

만약에 어떤 노래가 어마어마한 히트를 했다면 그 성적만으로도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앨범상은 조금 다르다.

여러 방면에서 팬덤의 노력과 투표, 그리고 좋은 앨범이 합쳐져야 나올 수 있는 게 앨범상이었다.

다 함께 한 팀으로서 노력한 결과가 나온 것만 같아 행복하다.

-뉴블랙 앨범상 ㅊㅋㅊㅋ

-넘나 올해의 앨범이었음ㅋㅋㅋㅋㅋ

-점수 대박이긴 하다ㅋㅋ 팬 투표 20점 빼도 2등이랑 점수 차가 거의 20점 넘게 나네ㅋㅋㅋㅋㅋㅋ

-심지어 그 2등은 팬투표 포함한 거

-우와 머글 스밍은 못 이기네

-우린 그걸 대중들이 듣는다고 표현해

-와 안녕이 낙화 앨범이었음?? 대박ㅋㅋㅋㅋㅋ

-낙화 안 줄 수가 없음

팬덤 투표가 없어도 2등과 20점 넘는 차이를 벌린 뉴블랙의 성적이 다시금 화제가 되는 가운데.

“…….”

수플레들은 창을 끄고 먼 곳을 바라보았다.

‘고, 고생했으니까…….’

어쨌거나 올해 탑으로 치고 올라오면서 정말 오만 가지 견제와 싸웠던 팬들이었다.

‘이겨 냈다.’

TV 속에서 여전히 눈물 젖은 얼굴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수들을 바라보며 수플레들이 미소를 지었다.

속이 후련하면서 편한 기분.

-탈 상 탔다

-근데 왜 이렇게 불안불안했을까

-그니까ㅠㅜㅜ

-작곡가상 하나 주는 거 보고 넘 조마조마했어

-그래도 여전히 괘씸함ㅋㅋㅋㅋ 메인메뉴 준다고 사이드랑 디저트 싹 다 빼냐

이제는 왜 망고가 그랬는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지만, 아까까지만 해도 초조함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확신이 없었으니까.’

4대 기획사 같은 곳이라면 절대 상을 빼앗기지 않으리란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팬들에게는 그런 확신이 없었다.

성적대로 시상을 한다면 매년 수상 논란이 벌어지지 않을 테니까.

다행히 이번에는 그런 걱정을 조금 덜어도 될 듯했다.

말이 나오는 건 다른 쪽이었으니까.

‘시끌시끌하겠네.’

여전히 틴스피릿 노래상의 여파가 남아 있는 커뮤와 SNS를 보고는 다시금 TV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대상의 3개 부문.

노래상, 앨범상에 이어서 올해의 가수상을 시상할 차례였다.

“후우…….”

과연 어떻게 될까.

무의식적으로 달봉이를 둔기처럼 집어든 팬들이 TV에 시선을 주었다.

*   *   *

-이어서, 올해의 가수상 시상입니다.

회색 수트를 멀끔하게 빼입은 남자 배우가 봉투를 들고 걸어 나왔다.

장소원 선배가 OST를 맡았던 드라마로 빵 떠서 한창 인기를 끌어모으는 20대 배우였다.

-음악은 우리를 하나 되게 만듭니다.

진행 멘트가 차분하게 이어지는 동안 내 어깨가 축축했다.

비주가 트로피를 손에 든 채 꺼이꺼이 하고 있고, 비주의 어깨엔 지호가 후르르르, 츄웁 하며 이상한 콧물 소리를 내고 있었다.

“……!”

다른 가수들한테 폐가 안 되겠다고 입을 틀어막은 채 통곡하는 모습을 보자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리혁이는 고개를 90도로 들어서 눈물을 집어넣고 있고.

중현이만 허허 웃으면서 촉촉한 눈을 훔치고 있다. 내가 바라보자 중현이가 속삭였다.

“이제 와서 이야기하지만 되게 불길했거든요.”

“그랬어?”

진작 물어볼걸.

혹시나 ‘오늘 길하네요’ 하는 멘트 같은 게 나올까 봐 못 물어보고 있던 터였다.

어때 했는데 중현이가 심각하게 흐으으음 하면 진짜로 무대나 다른 부분에 신경을 못 쓸 것 같아서.

예언 같은 멘트에 안심이 된다.

그러는 동안 무대에서는 시상자의 말이 거의 끝나 가고 있었다.

“…….”

올해의 가수상.

가요 시상식에서 흔히 3개의 대상 부문 간에는 우열이 없다고 하긴 한다.

그렇지만 가수에게 어떤 대상 타고 싶어? 하고 묻는다면 대부분 올해의 가수상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가수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가장 높게 쳐 주는 상이라고 할까.

노래상, 앨범상과 다르게 정말 ‘얘가 올해의 가수다’라고 인정 받을 만한 가수들이 받으니까.

14년과 15년도에 TNT가 수상했던 상이다.

-자, 그럼 후보들을 확인하시죠.

틴스피릿의 Demonic MV가 흘러나오면서 현장에서 환호성도 함께 터져 나왔다.

바로 뒤가 우리였다.

낙화의 뮤비 속에서 두루마기를 걸친 채 달이 뜬 밤하늘을 날고 있는 비주의 영상이었다.

뒤이어 눈물점을 찍은 지호가 저잣거리의 광대가 되어 나오고.

“으아아아아아아-!”

이어서 인디 싱어송라이터 홍샛별, 세레니티, 장소원 선배가 나왔다.

노래상, 앨범상과 겹치는 후보군이었다.

장소원 선배의 솔로 앨범 뮤비를 마지막으로 전광판이 현장의 시상자 얼굴로 돌아왔다.

“…….”

앨범상 때와 마찬가지로 축축해진 손들이 서로를 맞잡았다.

“또 나야.”

한조의 손을 내려놓고는 다시금 멤버들의 손을 붙잡았다.

탈 수 있다면 꼭 타고 싶은 상이었다.

가수들이 왠지 모르게 웃고 있는 동안, 우리 모두 각자 손에 힘을 꾸욱 주면서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며칠 전에 조규환 이사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이 불현듯 귓가에 스쳤다.

‘수상 소감은 두 개 준비해 둬. 좋은 일 있을 거 같으니까.’

그 말대로 정말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자, 그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2016 망고 차트 어워드, 올해의 가수.

짧게 멈춘 시상자가 웃으며 말했다.

-뉴블랙.

고척돔이 폭발할 것 같은 함성과 함께 우리의 데뷔곡 ‘불꽃놀이’가 BGM으로 깔리기 시작했다.

청량한 리혁이의 목소리와 함께 온몸에 찌르르르 하는 소름이 돋았다.

두 손을 기도하듯 모은 채 이마에 갖다 대던 중현이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

비주는 흐어어 하며 숨을 내쉬다가 고개를 젖히고, 리혁이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눈물이 멈췄는지 지호가 헤실헤실 웃고 있다.

우리에게 내리쬐고 있는 조명에 마치 세상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잠시 어깨동무를 한 채 머리를 맞대고는 동생들에게 말했다.

“……가자.”

대상을 연속으로 타 본 건 처음이라 얼떨떨했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불꽃놀이 사이로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빌보드 앨범 차트 27위, 올해 연간 최다 스트리밍 및 다운을 기록. 매해 새로운 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마무리 멘트가 귓가에 내려앉았다.

-뉴블랙이 바로 2016년 망고 차트 어워드 올해의 가수입니다.

먼저 가서 트로피를 받아 든 지호가 환히 웃으며 얼른 오라는 듯 웃었다.

[올해의 가수상]이라고 적혀 있는 유리 트로피를 넘겨받아 잠시 바라보고는 넘겼다.

동생들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만들어 주는 동안 내가 앞에 섰다.

-어…….

죄송합니다. 이사님.

수상소감을 두 개 준비하라고 하셨는데, 앨범상 때 다 해 버렸어요…….

두 개를 연속으로 줄 줄은 정말 몰랐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잠시 숨을 고르고는 차분하게 입술을 뗐다.

-저희가…….

*   *   *

강남구 신사동.

어느 식당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회식 중이던 레몬 엔터 직원들이 왁자지껄하게 환호하며 기뻐했다.

“탔다. 드디어 탔어!”

“애들 올해의 가수래요!”

“이야…….”

A&R팀과 프로듀싱팀이 기분 좋게 술잔을 부딪치고, 박규호 대표와 조규환 이사가 웃으며 TV를 바라보았다.

홍서영 과장이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쉿, 소감 들어야 돼요.”

프로듀싱팀의 막내 PD인 김형섭이 볼륨을 틱틱틱 높였다.

조용한 식당에 눈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 우주와 졸개들의 얼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희가…….

눈가를 슥 훔친 우주가 웃으며 말했다.

-데뷔 전부터 꿈꿔왔던 순간들이 몇몇 가지가 있었는데요. 오늘 그 꿈이 현실로 이뤄진 것 같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

-고맙고, 감사하고…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을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잘게 떨리는 숨이 마이크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홍서영 과장을 비롯해 직원들이 손을 꼬옥 모았다.

-먼저 앨범상을 수상하면서 언급하긴 했지만 다시 한번 감사한 분들의 이름을 불러드리고 싶어요. 먼저 박규호 대표님과 조규환 이사님, 언제나 저희를 믿어 주고 지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원들의 박수에 박규호 대표가 고개를 반짝 숙이며 화답했다. 조 이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우리 TF팀과 A&R팀과 프로듀싱팀, 홍보팀 분들. 항상 함께 고생해 주시는 우리 회사 식구들 너무 감사합니다.

호명된 이들이 술잔을 꺾으며 기분 좋게 웃었다.

마음속에서 단어를 하나하나 섬세하게 골라내듯, 짙은 눈썹 아래 눈동자가 생각에 잠겨 보였다.

이내 미소가 입가에 그려진다.

-여러분 모두가 저의 소중한 팀원 분들이에요.

흠흠, 하며 머쓱한 웃음과 기침 소리들이 감돌았다.

-그리고… 우리 숯불들.

팬들의 환호성에 멤버들도 잠시 마이크를 잡고 짤막하게 손을 흔들거나 미소를 지을 때.

우주가 웃으며 말했다.

-사실, 그냥 저는 평범하게 선우주고, 우리 동생들도 그냥 김비주와 김중현, 서리혁, 왕지호일 뿐인데.

직원들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닌 거 같은데….’

외발자전거를 타는 평범한 선우주 같은 짤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우주가 멈칫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아, 동의하시죠?

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호가 눈웃음을 지으며 OK를 그리는 모습에 현장에 웃음이 감돈다.

-네, 이렇게 저희 다섯을 뉴블랙이란 이름으로 멋지게 만들어 주신 우리 스탭들, 수플레들. 정말 고마워요. 여러분에게 받은 사랑을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우주가 카메라를 보며 환히 웃었다.

-할머니, 손자 아주 큰 상 탔어요.

레몬 엔터의 직원들이 박수로 화답하는 동안, 뒤이어 멤버들도 소감을 이어 갔다.

-내년에도 좋은 모습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고 싶어요. 꼭이요.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 드릴게요.

-사, 사랑합니다…….

-엄마, 아빠! 누나들! 저 상 탔어요!

그런 이들의 얼굴 너머로 그들이 지금까지 보아 왔던 모습들이 스쳐 갔다.

연습생 때 월말평가를 준비하던 모습.

데뷔 앨범을 준비하던 모습.

예능에 출연하기 위해서 고군분투 했던 그런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직원들이 미소를 지었다.

‘고생했다. 얘들아.’

TV 속에서 소감을 마치고 서로 얼싸안는 뉴블랙의 모습에 다시 한번 현장의 함성이 들린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환히 웃던 박규호 대표가 핸드폰을 들었다.

-붸에에에에-!

-으으으으!

박태준 회장과 DNS의 임현식 사장이 나올 때 들리는 야유, 그리고 그가 나올 때 들린 환호성.

‘역시 나의 억은 틀리지 않았다…….’

눈을 감은 박규호 대표의 얼굴에 승천하는 신선 같은 미소가 맺혔다.

“대표님은… 왜 저러시는 거예요?”

“내년 초에 나올 스페셜 앨범 예산안이 나왔거든. 그게 또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게 생겼어.”

“앨범이라고 해 봐야… 허어어…! 진짜요?”

*   *   *

뉴블랙이 가수상을 수상하면서 마무리된 망고 차트 어워드.

연예부 언론이 발 빠르게 소식을 전하는 동안, 수플레들은 감격의 도가니였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관왕이다 2관왕

-우리 애들이 올해의 가수다 이말이에요

-3년차 가수상 와ㅋㅋㅋㅋ

-벌써 위키 추가되어잇네 대박ㅋㅋㅋㅋㅋㅋ

-불꽃놀이 때부터 덕질했는데 정말 눈물나..ㅠㅠㅠㅠㅠ 우주 소감말할때 눈앞에 막 스쳐 가더라

-16? 14?

-14야ㅠㅠㅜ

-언니 존경해요ㅠㅠㅠㅠㅠㅠㅠㅜ

오랫동안 덕질을 해 왔던 고인물들이 오열하고, 수플레들도 앨범상 때 흘렸던 눈물을 또 흘리고 있었다.

함께 모여서 오열하던 그들이 눈치 보듯 주변을 힐끔거렸다.

‘……활활 타고 있네.’

예상한 대로 커뮤니티가 터져 나가고 있었다. 새로고침을 누를 때마다 3초가 걸릴 정도.

예상대로 틴스피릿의 노래상 수상 때문이었다.

‘하여간 망고 놈들.’

왜 이런 수상 결과가 나왔는지 그 속셈이 훤히 읽힌다.

완벽하게 가수상과 앨범상 기준에 부합하는 뉴블랙.

다른 가수였다면 둘 중에 하나를 뺏어서 틴스피릿에게 줬을 텐데, 하필이면 뉴블랙이 상대였다.

대중들에게 확고하게 국민 아이돌이란 인지도를 얻은 이들에게 상을 뺏는다?

팬덤 사이의 논란은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대중들에게까지 퍼진 논란은 수습이 힘들다.

그런데 틴스피릿에게 상을 줘야 한다.

뉴블랙 것을 뺏자니 논란이 무섭고, 또 MOP에게 상을 두 개나 주는 거라 다른 기획사들 눈치도 보이고.

-성적대로 주는 게 그렇게 어려움?????

-앨범상 가수상은 어차피 뉴블인데 노래상 뭐냐고ㅋㅋㅋㅋㅋㅋ

-세레니티는 뭔 죄냐

-팬덤 짱짱한 보이그룹 무서우니까 이렇게 한 거지 에효

-10년이 지나도 이건 비웃음거리다 정말ㅋㅋㅋㅋㅋ

-틴스 팬들 작년에 TNT 가수상 탄거 가지고 오지게 욕하더니 부메랑 처맞은 거 존웃ㅋㅋㅋㅋㅋㅋㅋ

-???: 가수가 달라고 한 상이 아니라고 해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KMA는 지켜본다 진짜

보기만 해도 피곤한 글들에 시선을 피했다.

‘우린 언급이 없네…….’

ㅊㅋㅊㅋ 등이 가득한 ‘2관왕’ 기사 발췌글 정도만 있을 뿐, 특별하게 언급이 없었다.

그리고 이건 좋은 신호였다.

수상을 하고 나서 별로 뒷말이 없다면 누가 봐도 인정한다는 뜻이니까.

‘……노래상을 안 받은 게 다행이네.’

투표까지 합쳤을 때 낙화도 수상권에 있기는 했다.

하지만 낙화까지 타서 3관왕이 됐으면 어마어마한 견제에 시달렸을 것이다.

전략적으로 보면 다행인 상황.

불타고 있는 전쟁터를 바라보던 뉴블랙의 팬들이 하나둘 으슥한 곳들로 옮겨 가 축하파티를 열기 시작했다.

‘조용히 축하해야지.’

연약하니까.

“…….”

하지만 인터넷에서 눈팅하고 있던 이들의 눈에는 다르게 보일 뿐이었다.

‘뭔데 쟤네.’

지금 싸우고 있는 이들보다 더 거대한 인파가 구석에서 모여 우아아아 하는 듯한 모습에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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