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553화
오사카에 도착한 첫날, 우리는 몸풀기를 하면서 컨디션 관리를 했다.
“오백스물둘… 오백스물셋…….”
“중현아?”
“오백… 오백… 오……. 아 까먹었다.”
한쪽 손으로 땅을 지탱한 채 나머지 손으로 뒤통수를 긁적이던 중현이가 다시금 푸시업을 시작했다.
“하나, 둘…….”
눈을 깜빡이던 내가 다른 동생들에게 말했다.
“중현이는 보면 참 신기하게 몸을 풀어.”
“……댁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리혁이가 눈을 깜빡이며 날 가리켰다.
“그건 뭐예요?”
“요가야. 전갈 자세.”
내가 다리로 전갈 꼬리를 흉내 내자 리혁이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근데 사진은 왜 찍어?”
“마지막 모습을 기억해 두려고요.”
“…….”
“그거 하다가 이제 밤하늘의 전갈이 될 것 같아서.”
바로 자세를 풀고는 옆에서 몸을 풀고 있는 비주를 따라 멀쩡한 스트레칭으로 동작을 바꿨다.
비주가 웃으며 말했다.
“리혁이 말이 맞아요. 형. 그런 위험한 자세 하다가 다치면…….”
나를 걱정해 주는 건가 하는 마음에 뭉클할 때.
비주가 슬픈 미소를 지었다.
“안무를 다 바꿔야 되잖아요.”
“아앗…….”
다른 동생들도 숨을 삼켰다.
“와, 저 진짜 아찔했어여. 콘서트 바로 앞인데 그러면…….”
“위험한 것 좀 하지 말라니까요.”
안전장치까지 다 마련해 두고 하는 거라고 항변했지만, 동생들로부터 위험한 거 하지 말라는 타박을 들었다.
다리를 180도로 쭉쭉 양쪽으로 뻗던 지호가 말했다.
“어으으으…… 죽겠어여.”
“피곤하지?”
“네, 이게 미국에서부터 피로가 누적됐나 봐여. 약간 핸드폰 배터리 13% 느낌이에여.”
“조금만 더 참자.”
딱 3주 정도 고생하면 그다음에는 제법 여유로우니까.
이제 일본 투어와 연말 무대만 하고 나면 그다음에는 새해 연휴였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중현이가 푸시업을 하면서 푸근하게 웃었다.
“있는 곳이 계속 바뀌니까 그런가 봐요.”
“그러게.”
LA 갔다가 뉴욕에 갔다가, 다시 한국에서 홍콩에 갔다가, 또 일본으로 왔다가…….
해외 활동은 언제나 에너지를 두 배로 소모한다.
언어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나 일본어를 쓰려고 하는 편이라 멘트 준비에 있어서도 신경 쓰는 편이었다.
“영어는 그래도 금방 배웠는데, 왜 일본어는 아직도 어려울까여?”
“영어는 네가 배운 게 있잖아.”
“그렇긴 하네여. 어렸을 때부터 영어 유치원 가고 이것저것 다 했으니까. 제가 이래 보여도 배운 건 많잖아여.”
“루트 9는?”
“에이! 루트같이 어려운 거 묻지 마여.”
리혁이가 충격 받은 표정으로 얼굴을 감싸는 가운데.
스트레칭을 하던 막내가 몸을 앞으로 숙여 일본어 회화 책을 바라보았다.
「도와주세요. 경찰이 쫓아오고 있어요.」
<만화로 배우는 일본어 회화>라는 책을 보면서 열심히 공부 중인 막내의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정말이지 아주 교묘한 밀실 살인 트릭이었죠. 하마터면 명탐정인 저도 속아 넘어갈 뻔했습니다!」
……뭐, 괜찮겠지?
나중에 가서 모르는 일이라고 해야겠다.
* * *
뉴블랙이 오사카성에서 열리는 공연을 준비 중일 때.
평소처럼 떡밥을 양손에 든 채, 입에 물고 돌아다니던 수플레들에게 새로운 떡밥이 도착했다.
@Ohayo_morningQ
한국의 초인기 아이돌 ‘뉴블랙’이 오하요 모닝Q에 출연합니다! 일본 TV 최초의 생방송 출연!
두근거리는 마음이 멈추지 않아..!
#The_New_Black #Empire
수플레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닝큐네?’
이런저런 덕질을 해 본 이들 대부분이 알고 있는 TV 프로그램 이름이었다.
인기 있는 한국 아이돌이 일본 TV에 출연할 때, 꼭 한 번 거치는 관문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었다.
올 여름에 일본 투어를 다녀온 틴스피릿이 출연한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오 닝큐 나오네
-아침 방송?? 이거 괜찮은 거 맞아?
-ㅇㅇ 시청률 되게 잘나오는 프로임. 저 나라는 우리나라보다 아침방송이 되게 메이저해서
-엄청 대단한 프로..까지는 아닌데 아침프로 자체가 대중성 좋아
-일본에 잠깐 있을 때도 봤는데 사람들 걍 틀어 놓고 있더라
-오 잘됐당
-하.. 쓸데없거나 이상한 질문 좀 안 나왔으면 좋겠다
출연자를 배려하기로 유명한 프로그램이긴 했지만, 살짝 예민할 수밖에 없는 수플레들이었다.
‘우주네 아버님 질문하면 가만 안 둬…….’
뉴블랙에 대해 다룬 일본 TV 프로그램들의 장면들을 캡처해서 본 적이 있었다.
[이 우주의 부친이 바로 선명주! 하시모토 겐지 상의 라이벌이죠.]
[세기의 라이벌이었죠.]
[헤에… 아들들이 다 꽃미남이네요.]
이름도 모르겠는 무슨 젊은 피아니스트와 우주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한 판넬이 막 있고.
한국 사람들에게는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이가 자꾸 물고 늘어지니 거슬렸다.
그냥 언급 자체를 안 해 줬으면 하는 기분.
-머 규호가 잘하겠지
-뀨 하지 마. 먼저 경고했어
-뀨뀨뀨뀨뀨규!
-규호는 뀨
-뀨우~
-(박규호 대표의 얼굴에 포토샵으로 볼 터치를 한 귀요미 사진.jpg)
-ㅅㅂ 왜 이런짤이 존재하는 거야,, 하지만 나만 봐선 안 된다
‘99% 확률로 우주 사진’ 하는 제목과 함께 ‘짜잔! 1%에 당첨되었습니다’ 하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오는 가운데.
일본 내에서 뉴블랙을 다루는 시선이 조금은 바뀌었다는 게 느껴졌다.
[한국의 초인기 아이돌, 뉴블랙이 오늘 오사카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어마어마한 인파가 모였네요.]
[미국에 이어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자 하는 뉴블랙은…….]
‘반일 아이돌’ 등으로 이야기를 하는 시사 프로 등은 논조가 바뀌지 않겠지만.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는 전반적으로 뉴블랙을 다룰 때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이 엿보였다.
팬덤이 많다는 것을 의식한 모양이었다.
이 정도만 해도 나쁘지 않은 반응이라고 생각하며 수플레들은 긍정적인 쪽으로 받아들였다.
‘일본 반응도 나쁘지 않고.’
유일하게 문제가 있다면…….
‘너희는 지치지도 않니.’
뉴블랙의 일본 투어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자마자 헐레벌떡 달려오는 안티들이었다.
[뉴블랙 일본 투어 규모]
오사카성홀 2일
요요기 경기장 2일
정확한 인원은 안 나왔는데 대충 합쳐서 6만 명 정도 될듯
-해외 팬덤 많다고 노래 부르더니 풉ㅋㅋㅋㅋㅋ
-얘네는 걍 북미나 동남아 팬만 많다니까ㅋㅋ 돈 되는 팬들은 별로 없음
-국내 원탑 찍었다는 가수가 일본에서 돔 못가는 건 처음 봄
-네임밸류에 비해서 초라한 건 사실
-이 정도면 그냥 라이징 정도 콘서트 규모 아닌가
-오프 동원화력만 좋은 느낌이고.. 실속은 별로 없네ㅠ 내가 다 속상하다
-도쿄돔도 못가는 ‘올해의 가수’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레몬이 국내시장 잘된다고 일본 시장 너무 무시하긴 했음. 뭐 이제부터 잘해야지 일본 데뷔곡도 내고
-근데 일본 데뷔 없이 저 규모가 된다는 거에 주목해야 되지 않음..?
비웃음부터 시작해서 이래라 저래라 훈수를 두는 이들까지 바글바글한 모습에 반박 댓글을 달며 웃었다.
‘우리가 언제부터 원탑 가수였냐…….’
이제 막 꼭대기에 올라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있는데.
뉴블랙이 올해 초에 기획한 콘서트 공연장이 작다며 난리를 치는 이들의 모습에 황당할 따름이었다.
마치 뉴블랙이 100년 전부터 원탑 가수였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12년도에 데뷔한 틴스피릿도 5년차인 올해 도쿄돔에 처음으로 입성하지 않았던가. 그것도 돔 투어가 아닌 도쿄돔 하나였다.
‘……다 돔구장으로 꺼졌으면 좋겠다.’
오히려 일본에서 별다른 활동도 없이, 이만큼이나 콘서트 규모가 된다는 것에 놀라워하는 게 정상인데.
사실, 뭘 하든지 간에 큰 관심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블랙이 도쿄돔에 들어간다고 해도 매진인지부터 시작해서 텅텅콘이네 아니네 하고 말을 얹었을 테니까.
‘근데 적당히 좀 했으면 좋겠는데…….’
악플이야 대충 때리면 되는데.
아예 날조와 루머까지 지어 내서 퍼뜨리는 이들이 요즘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이제는 좀 뭔가 조치가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팬들에게 새로운 소식이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레몬 엔터테인먼트입니다.]
모든 아이돌 팬들을 식겁하게 하는 ‘안녕하세요…’ 하는 기획사의 인사말이 보였다.
순간적으로 심장 박동이 치솟았다가 내려온 수플레들에게 소속사의 안내 메시지가 보였다.
악플에 대한 대처 안내였다.
요약하자면 ‘이미 고소 진행 중이나 제보도 적극적으로 받겠다’ 하는 말이었다.
‘규호야, 우리 빌딩 세우자……!’
댓글들이 하나둘 빠르게 지워지기 시작하는 가운데, 모아놨던 악플들을 제보하는 수플레들이었다.
* * *
오사카성 홀에서의 콘서트는 성공적으로 끝을 맺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쿠아아아아아아-!」
관객석을 빽빽이 수놓은 달봉이들이 아름답게 물결치는 것이 정말이지 장관이었다.
오사카성 홀.
우리가 공연한 오사카성 부지 내에 있는 홀은 체조 경기장과 비슷한 규모였는데, 관객석이 가파르게 설계돼서 거대해 보이는 곳이었다.
“흐어어…….”
“아직도 좋네여….”
콘서트가 끝난 뒤에도 여운에 젖어 허우적거렸다.
체력을 많이 소모하긴 했지만, 간만에 제대로 콘서트를 하고 나니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이다.
그렇게 오사카 콘서트를 끝내고는 바로 도쿄로 이동했다. 하루 쉬고는 다음 날 일찍 스케줄을 하기 위함이었다.
“이제 오늘 아침 방송 출연하고, 팬 사인회 하고… 그리고 콘서트인가?”
“맞아.”
고개를 끄덕이는 석환 형에게 물었다.
“저번에는 일일 카페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엔 그런 거 없나 보네.”
“일일 카페는 있지. 너희 일본 투어 기념해서 이벤트 카페는 우리가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
석환 형이 미소를 지었다.
“다만 너희를 알바생으로 썼다가는 큰 사고가 나니까.”
“무슨 소리야, 우리도 요즘엔 사고 잘 안 쳐.”
“맞아여!”
매니저가 말했다.
“……그 사고 말고, 팬들이 많이 몰려서 벌어지는 사고.”
“미안, 찔려서.”
다 같이 시선을 회피했다.
저도 모르게 우리를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찔렸던 모양이다.
사실, 석환 형 말마따나 요즘에는 우리보다 수플레들이 더 큰 일을 만들고 다니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우리도 노력하자. 질 수 없지.”
“맞아여~!”
“꺄하하하하!”
“우리도 방송국 한 번 터뜨려요……!”
다 같이 어깨춤을 추며 흥을 돋웠다.
얼굴이 부어서 그런지 찐빵들이 단체로 흥분한 듯한 광경에 원석이 형이 웃음을 터뜨렸다.
둠칫둠칫, 몸을 움직이며 몽롱한 정신을 깨웠다.
현재 시각은 오전 7시.
“곧 NTN 타워 도착이야.”
“네~!”
도쿄 한복판에 있는 거대한 빌딩이 우리의 목적지였다.
NTN 타워.
이런저런 볼거리가 많아서 관광 명소로도 등록된 곳이었는데, 이곳 3층의 스튜디오가 오늘 촬영 장소였다.
출근하는 사람들이나 길거리에 가득한 대도시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잠시.
「안녕하세요! 뉴블랙입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방송국 복도에서 인사를 하고 다니고 있었다.
“일본 방송국도 한국이랑 큰 차이는 없네요.”
“그러게.”
건물이 오래되어 보이는 것을 제외하면 비슷한 것 같다.
차이점이라면 사람의 차이인데.
「안녕하세요! 뉴블랙입니다~!」
「어엇, 안녕하세요!」
방송국 직원들이 우리 인사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게 차이점이었다.
방금도 우리 인사를 받은 직원이 어색하게 활짝 웃으며 종종걸음으로 사라졌다.
우리 안내를 맡은 <모닝 Q>의 보조 프로듀서(Assitant Producer)가 친절하게 웃으며 말했다.
「굉장히 친절하시네요.」
「마주치는데 인사 안 하는 것도 좀 그렇잖아요.」
「한국 가수 분들은 항상 인사성이 밝다니까요. 그렇게 허리 숙여서 인사하고 다니실 필요 없습니다. 손님이신 걸요.」
우리 TF팀장님으로부터 미리 들은 이야기긴 했다.
-현지 소속사한테 들었는데, 여기는 연예인들하고 방송국 직원들이랑 겸상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더라.
철저하게 선을 나누는 관계라고 했다.
연예인은 프로그램의 손님이고, 제작진은 그걸 모시는 입장이라고.
한국처럼 스탭과 연예인이 친해져서 형동생하는 광경은 없고, 어지간한 이야기도 매니저를 통해서만 한다나.
‘이런 건 또 다르네요.’
‘그러게.’
연예 기획사 파워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강하다는 이야기가 어떤 의미인지 여러모로 납득이 갔다.
「여기입니다. 들어가시죠.」
보조 프로듀서가 안내해 준 대기실에 먹을거리들이 가득했다.
“오오…….”
생수병까지 각을 맞춰서 진열해 놓은 게 부담스럽긴 했지만 달콤한 과자들은 환영이었다.
「그럼.」
우리끼리 대기실에 남은 가운데 <모닝Q> 측에서 준비해 준 대본을 다시 한번 살폈다.
간단한 인사 멘트 등과 함께 오늘 받을 질문 등이 있었다.
미리 연습했던 멘트들을 중얼중얼하면서 목을 풀었다.
“일본 방송은 처음이네요.”
중현이가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저 멘트 하다가 막히면 리혁이나 형한테 도움 요청할게요.”
“나만 믿어요. 저 사람 말고.”
리혁이의 말에 다들 웃었다.
외국 TV 프로그램의 생방송을 앞두고 있다 보니 살짝 긴장감 어린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오.”
스튜디오에서 무대 리허설을 하자 바로 긴장감이 풀렸다.
미튜브로 미리 보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아기자기한 스튜디오 때문이었다.
평화로운 버섯 마을 같은 스튜디오에서 강렬한 분위기의 Empire를 부르니 뭔가 웃기면서도 신기했다.
비주가 화사하게 웃었다.
“감자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헤비메탈 밴드가 된 기분이에요.”
주변에 가득한 소품들도 귀여운 화분, 웃고 있는 너구리 인형같이 아기자기한 것들이었다.
여러모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자, 그러면 오늘도 파이팅 합시다.”
손을 모은 동생들과 외쳤다.
“고기, 고기~ 더 많은 고기!”
“파이팅!”
* * *
오전 9시 25분.
일본의 6대 민방 중 하나인 NTN 채널에서는 한창 <오하요! 모닝Q>가 방영되는 중이었다.
각종 뉴스와 시사 소식을 전해 주는 가운데.
-오늘의 게스트, 그럼 VTR로 만나 보시겠습니다!
가수나 배우들을 소개하는 코너가 나왔다.
집에서 TV를 보고 있거나 대중교통을 타고 있던 시민들의 핸드폰에 영상이 흘러나왔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이들도 음악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누구지?’
파워풀한 Nine의 음악 속에서 5인조가 화려한 군무를 추고 있다.
뮤직 비디오 장면 아래로 성우의 내레이션이 깔렸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의 초-인기 아이돌 뉴블랙!
이름을 꽤 많이 들어 본 한국 가수였다.
특히나 정보 프로를 많이 시청하는 이들이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이름이기도 했다.
한국 소식을 전할 때마다 꼭 나왔으니까.
‘뉴불백을 팔러 온 건가!’
예능에서 Attention이란 노래로 대인기를 끌고, 뉴불백이 초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을 본 적이 있었다.
최근에는 뉴욕에서 미국의 토크쇼에 나왔다고도 하고.
한국 소식이 나올 때마다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었던 인기 그룹이다.
-앨범 판매량 밀리언셀러 돌파!
-그들의 스티커가 담겨 나오는 빵만 무려 40억 엔의 매출!
-최근에는 세계로 뻗어 나가기까지!
뉴블랙의 행적이 나올 때마다 작은 화면으로 <모닝Q> 출연진의 반응이 흘러나왔다.
눈을 살짝 크게 뜨거나 ‘오’ 하며 놀라는 반응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초인기인 뉴블랙의 인기 이유를 도쿄 시민들에게 물어보았다.
곧바로 도쿄 시내로 화면이 전환됐다.
마이크를 받아 든 남자 시민이 말했다.
-뉴블랙이요? 노래가 쿨하다고나 할까. 뭔가 듣고 있으면 신이 나게 되는 게 취향이에요.
다른 시민들의 인터뷰가 쭈욱 이어졌다.
-잘생겨서 너무 좋아요. 노래도 듣고 있으면 밝은 에너지가 느껴진단 말이죠.
-멤버들 전원이 잘생겨서 너무 좋네요.
-미튜브 보면서 팬이 됐습니다.
동시에 뉴블랙 일일 카페 등에 모인 수플레들을 상대로도 인터뷰가 진행됐다.
-우리 뉴블랙은요! 지구가 파멸할 기세로 춤을 춘다고요오! 이렇게……!
Empire의 춤을 따라 하는 팬들의 모습과 열정 가득한 분위기가 담겨 나왔다.
뉴블랙이 어떤 매력으로 어필을 하고 있는지, 팬들에게 어떤 포인트가 먹히는지 보여 주는 VTR이었다.
수천 명이 응원봉을 들고 있는 뉴욕 브로드웨이의 장면.
앨런 데일 쇼에 출연한 장면, 콘서트에서 만여 명이 넘는 인파의 환호를 받는 장면 등등.
가장 최근의 Empire 뮤비를 마지막으로 스튜디오로 포커스가 넘어왔다.
-그런 뉴블랙이 일본 방송 중에서 <모닝 Q>에 가장 빠르게 등장해 주었습니다! 세계적인 인기의 아이돌! 뉴블랙을 모셔 보겠습니다!
출연진들이 박수를 치는 가운데, 다섯 아이돌 멤버가 수줍은 걸음으로 스튜디오에 등장했다.
-둘 셋! 안녕하세요! 뉴블랙입니다!
레이스가 달린 하늘하늘한 의상을 입은 미청년들의 등장에 스튜디오가 환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잘생겼네…….’
출연진들도 비슷한 멘트를 했다.
-정말! 잘생기셨네요.
-얼굴에서 빛이 나네요.
-일단 <모닝Q>의 시청자 여러분께 소개를 해 주시겠어요?
그 말에 뉴블랙의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첫째로 나선 정석적인 미남형의 멤버가 손가락을 내뻗으며 말했다.
-진실은 언제나 하나!
유명 애니메이션의 대사를 따라 한 지호가 씩 웃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연기 천재 왕지호입니다!
-뭔가 독특한 캐릭터네요. 지호 상.
-귀여워요!
곧이어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멤버가 입을 열었다. 하얀 얼굴에 뽀얀 홍조가 떠올라 있었다.
-노, 노래 천재 서리혁입니다.
-부끄러움이 많은 멤버입니다.
우주의 너스레에 출연진들이 귀엽다며 칭찬해 주는 동안, 체격이 좋은 멤버가 앞으로 나섰다.
근엄한 테디 베어 같은 인상.
뉴블랙의 래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날씨 천재 중현입니다.
TV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