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565)화 (565/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565화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던 지팡이가 우주선의 손에 착, 하고 들어오면서 객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 순간.

우아하게 지팡이를 돌리던 두 멤버가 앞으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돌출무대로 걸어오는 한태현과 선우주의 모습에 코앞에서 구경하던 스탠딩 관객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얼굴합 미쳤다.’

모자를 벗어던진 두 아이돌이 머리를 정돈하며 걸어오는데 합이 굉장히 그럴싸했다.

날카로운 눈매 아래로 유쾌하게 웃는 미남과 화려한 외모를 지닌 미남.

보타이를 한 정장을 입어서 그런지, 호화로운 사교 파티에 잠입한 2인조 첩보 요원 같다.

‘워킹 미쳤다.’

모델처럼 걸어오던 우주선이 멈추고, 한태현도 멈춰 서서 잠시 포즈를 취했다.

동시에 06년도의 인기곡 Very Very가 16년도 버전으로 편곡되어 흘러나오면서 댄서들이 올라왔다.

리듬감 있는 베이스 리프 전주.

“와아아아아아-!”

춤을 추듯이 악수를 나눈 두 멤버가 거리를 벌렸다.

난 이 공간 속에 멈춰

네 공기를 음미해

부드러운 목소리가 얽혀든다.

00년대 중반 특유의 온 세상은 보시오, 내가 제일 잘났소 하는 가사가 흘러나왔다.

어깨를 부드럽게 털던 한태현이 생긋 웃으며 물러나고.

더 가까이 와 봐

느껴 봐 내 모든 걸

객석을 향해 손끝을 까딱이는 우주선의 퍼포먼스에 수플레들의 즐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윽고 두 멤버가 주고받듯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태현의 오른손 동작이 바로 옆으로 전달되듯이 우주선의 왼손으로 흘러나온다.

‘대박…….’

무대 장악력 좋기로 유명한 아이돌들답게 무대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팽팽하다.

어느 한쪽도 밀리지 않는 줄다리기처럼.

이쪽이 포커스를 뺏어가는 것 같으면, 바로 저쪽에서 포커스를 도로 빼앗아 오는 식이었다.

그 긴장감이 최고치를 향해 달려갈 무렵.

빠른 음악이 정적으로 잦아들면서 우주가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너와 내 손 끝이 닿아

우리 둘 사이 공기가

뜨거워질 때

뉴블랙 리드 보컬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고음을 향해 올라갔다.

가까이 온 카메라를 향해 거만하게 웃던 우주선이 손으로 화면을 미는 시늉을 하고.

포커스를 넘겨받은 한태현이 파트를 이어받았다.

감당 못할 것 같음 말해 봐

언제든 기다릴 테니

TNT 메인 댄서의 목소리가 고음을 매끈하게 소화했다.

곧이어 후렴구 파트에서 두 멤버와 댄서들의 춤사위가 격해졌다.

몸을 부드럽게 털면서 큼직한 손동작으로 자기 과시를 하는 게 자아도취 노래의 가사와 딱 어울렸다.

춤과 노래 모두 출중하여 올라운더 형으로 꼽히는 두 아이돌의 퍼포먼스에 온라인에서도 호평이 줄을 잇고 있었다.

-연말이라서 그런가,, 얘네 무대 보니까 열심히 살아야 될 거 같음

-태현이 연습생 때 춤노래 다 간당간당했다고 본인이 그랫는데 이런 거 보면 노력이 대단한 거 같음

-일주일만에 이런 무대가 되는구나

-우주선이 인성논란(드립) 속에서도 잘나가는 이유: 본인을 제일 먼저 갈아 버림

-무대합 미쳤다 존나 치임

-서로 안 보고 안무 맞추는 거 신기하다 합 ㄹㅇ 잘맞아

-같은 회사 연생이라 그런가? 월말평가 하면서 합 맞추고 했던게 남아 있긴할듯

팬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퍼포먼스 합도 합이지만 무대를 즐기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빡세게 안무를 하는 사이사이에도 느껴지는 에너지.

댄스 브레이크 구간에서 춤을 추는데 눈동자들이 별빛처럼 반짝인다.

“잘하네.”

현장의 TNT 멤버들도 고개를 까딱이며 무대를 감상했다.

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메인 보컬 신주영이 옆자리에 앉아 있는 구선웅에게 말했다.

“형.”

“어?”

“근데 선우주 말이야. 진짜 쟤 어떻게 된 거래?”

“낸들 알겠냐.”

“아무리 봐도 이상하지 않아? 뭔 일이 있었길래 운동 신경이 저렇게 좋아지냐고. 무대 순발력은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닌데.”

“모르지.”

의문을 제기한 멤버에게 리더가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본인한테 물어봐.”

“물어보기야 했지.”

“그런데?”

TNT의 다른 멤버들도 귀를 쫑긋거렸다. 메인 보컬 신주영이 선우주의 말을 전해 주었다.

“리어카 끄는 사람 보면 도와주라던데.”

“…….”

영문을 알 수 없는 대답에 눈을 깜빡이던 TNT의 멤버들이 다시금 무대를 바라보았다.

부드럽게 웨이브를 타는 선우주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기꺼웠다.

저마다 함께 보낸 시간은 다르지만 상대가 얼마나 춤에 대해 노력했는지 알기 때문이었다.

그때 그 몸치 시절에도 어떻게든 데뷔가 가능한 수준까진 끌어올렸던 사람이 선우주니까.

“쟤 그때 실려 갈 뻔했잖아. 횡… 뭐였더라. 하도 춤춰 대서 근육 녹는다고.”

근육도 녹을 수 있다는 건 그때 처음 알았다.

“장난 아니었지. 쟤.”

정수기에 잠시 물을 마시러 다녀오거나 화장실에 다녀올 때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안무를 연마하던 연습생이 하나 있었다.

춤 연습을 위해 심지어 데뷔조에 들자마자 자퇴까지 하지 않았던가.

멤버들과 회사 사람들이 다 만류했던 기억이 났다.

-야. 학교 나가는 거 얼마나 된다고 그러냐. 그냥 다녀.

-그럴 시간 없어. 춤 실력 더 끌어 올려야 돼.

그리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방출.

물론 왜 회사가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알고 있었다.

‘……느리니까.’

프로 스포츠 선수처럼 춤도 기본적인 신경이 있어야 한다.

멤버 개개인 최고의 퍼포먼스로 합을 맞추는 TJ 아이돌 컨셉에도 적합하지 않고, 스케줄 변동 사항에 취약한 멤버가 있으면 곤란하다.

어떻게든 노력으로 커버해서 타이틀 안무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멤버 하나가 빠지거나 연말 무대처럼 급박하게 준비해야 하는 스케줄에서 안무를 바꿔야 하는데, 상대는 새로운 안무에 대한 적응력이 굉장히 떨어지는 편이었으니까.

동작 하나만 바뀌어도 처음부터 재시작이었다.

‘그래도 같이 데뷔했으면 좋았을…….’

그런 생각을 하던 TNT 멤버들이 이내 고개를 저었다.

내외적으로 복잡한 요즘 사정이 떠오르기도 했고, 바로 옆에서 우아앙 하는 뉴블랙 멤버들이 보인다.

“우유빛깔 선우주!”

“사랑해요! 우주선!”

덩실덩실 춤을 추는 졸개들을 보며 웃었다.

좋은 곳에 갔다.

게다가 지금 엄청 잘 되기도 했고.

어찌 보면 데뷔조에서 퇴출된 게 전화위복인 셈이었다.

구선웅이 웃으며 말했다.

“쟤도 고생 많았지.”

“그니까. 우리 회사에서 버틴다고…….”

비주얼을 따지는 MOP에 갔더라면 그냥 바로 데뷔시켜 줬을 텐데 꾸역꾸역 TJ에서 버텼던 누군가를 떠올릴 때.

‘잠깐만, 틴스피릿 선우주?’

MOP 엔터를 생각하던 TNT 멤버들이 고개를 돌려 무대를 감상하는 미소년들을 바라보았다.

반짝이는 눈빛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와 시발.’

‘저게 춤이지, 시발.’

선우주가 레몬 엔터에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웃는 TNT 멤버들이었다.

그동안 무대에서 한풀이를 하듯이 격하게 춤을 추던 한태현과 선우주가 등을 맞대고 씩 웃었다.

엔딩과 함께 클로즈업되는 두 얼굴.

관객들과 함께 TNT 멤버들도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   *   *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했어요!”

무대를 끝내고 내려와 댄서들과 함께 손뼉을 마주치며 서로에게 박수를 보냈다.

“하나, 둘, 셋!”

다 같이 SNS에 올릴 기념샷을 찍고 태현이와 SNS용 셀카를 찍을 때.

사진을 확인하던 태현이가 혀를 찼다.

“형.”

“응?”

“……사진 좀 다시 찍자. 조금만 얼굴 앞으로 내밀고.”

“최대한 내민 건데.”

“아니, 사진이 이상해. 형이 너무 돋보인다니까.”

“뭐가. 평소랑 똑같은데.”

내 말에 날카로운 눈매가 가늘게 좁혀진다.

“이래서 맨날 형네 멤버들이 사진에 안 끼워 주는 거구만.”

“뭔 소리야. 애들이 나 잘 끼워 줘.”

“됐고 일단 한 장만 다시 찍읍시다.”

“귀찮아.”

손을 휘휘 저어서 떨쳐 내고는 원석이 형에게 받은 티슈로 얼굴에 난 땀을 콕콕 찍었다.

태현이의 매니저가 폰을 건네주었다.

“이거 모니터링 용으로 찍어 뒀습니다.”

“네. 감사… 형, 얼른 와.”

PBS 로고 아래로 우리가 펼쳤던 Very Very의 무대가 흘러나왔다.

“어디 보자.”

안무 실수 없고.

노래도 정확하게 불렀고.

표정도 연습한 대로 잘 나와 만족스럽다.

얘랑 나랑 투 샷으로 무대에 나온다는 게 뭔가 이상하긴 했지만, 좋은 쪽으로 묘한 느낌이었다.

“고생했다.”

“형도 고생 많았쓰.”

주먹을 콩 맞부딪치며 웃었다.

머리를 정돈하고 가수석으로 향하려다가 제자리에 멈춰 있는 태현이를 보고 물었다.

“안 가?”

“나는 이제 무대 있어서.”

“아, 맞다.”

조금 이따가 큐시트 상으로 Survivor와 Mood의 무대가 있었다.

“내 노래 잘해.”

“예이~”

“나 그럼 먼저 간다.”

손을 흔드는 나에게 태현이도 씩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무대를 끝내서 그런지 시원섭섭하면서도 발걸음을 뗄 때마다 홀가분한 기분이 묻어 나온다.

“우주 왔쪄용~”

가수석으로 돌아오자 졸개들이 오아아아 하며 손을 퍼덕였다.

“자, 말해 봐. 나랑 태현이 중에서 누가 더 잘했어?”

“형이요~!”

“아이고. 어쩜 이렇게 바른말들을 할까.”

“손가락으로 자기를 콕콕 찍으면서 물어보는데 어떻게 태현 선배님이라고 대답해요.”

중현이를 시켜 바른말을 하는 불순분자를 처치했다.

씩 웃으며 비주 옆에 앉았다.

“어때? 나 무대 잘했어?”

“네. 저도 중간에 들어가서 같이 춤추고 싶었을 정도였어요. 안무도 너무 예쁘고.”

춤에 대한 칭찬이 주르르륵 이어지는 걸 보니 무대를 확실히 잘한 것 같다.

다행이다.

얼마 안 가 무대에 올라온 한 모 씨가 Survivor를 부르고 팬들이 끼요오옷 하고.

스트릿 보이즈, 세레니티, 틴스피릿, TNT 등의 무대가 이어지면서 연말 무대의 마지막을 향해 갔다.

그리고 엔딩 무대는 바로 우리의 것이었다.

낙화, Empire, 불꽃놀이 순으로 무대를 하는데, 마지막 불꽃놀이의 후렴을 끝내고 터져 나오는 꽃가루가 아름다웠다.

뒷무대가 없기 때문에 정말 콸콸콸콸 쏟아져 나오는 꽃가루들.

“콜록……!”

“콜록!”

엔딩 인사를 하러 나온 아이돌들이 신명나게 기침을 하고 뒤에서 VCR로 미프 멤버들이 ‘성공이다!’ 하고 있을 때.

“우와…….”

나는 동생들과 미소를 지으며 흩날리는 꽃잎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항상 다음 무대가 있어서 무대 장치의 꽃가루 양을 조절하곤 했는데, 정말 끊임없이 꽃가루가 나오고 있다.

“와아아아아아아-!”

무대 곳곳을 돌아다니며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공연장 어디를 바라보든 달봉이가 있었다. 스테이지 가장자리에 쪼그려 앉아 스탠딩 석을 바라봐도.

이마에 손을 올려서 먼 객석을 바라볼 때도, 언제나 달봉이가 우리와 함께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 웃는 얼굴들.

콘서트장에서만 보았던 광경이 연말 무대에서도 펼쳐지니 쑥스럽고도 신기하다.

“고마워요.”

오늘 PBS 가요제전의 엔딩 무대를 하면서 왜 가수들이 엔딩 무대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올해 가장 잘나갔던 가수라는 의미도 있지만.

무대를 끝내자마자 관객들과 마주 보고 서로의 표정을 볼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끝내주는 기분이었다.

*   *   *

다음 날.

-PBS 가요제전, ‘신무록의 한 수’ 통했다.. 평균 시청률 15.7% 기록

-신무록 PD “뉴블랙에게 영감을 얻었다”.. 뉴블랙 “처음 듣는 이야기.. 영광이다”

-HBS 가요대상 7%, PBS 가요제전 16%.. 같은 가수인데 왜?

신무록 PD가 맡은 가요제전의 시청률이 작년에 비해 두 배 넘게 상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가수 라인업이 같은데도 HBS와 무려 두 배 차이.

예능 PD가 잘해서 그렇다, HBS가 재미가 없어서 그런 거다 하는 이야기가 나올 때.

포털 뉴스 댓글창의 여론은 대체로 비슷했다.

-HBS에는 뉴블랙이 없었습니다. 방송국이랑 기자들만 모르는 차이.

-작년에 갑질하더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꼬시다

-더 떨어져라

-뉴블랙은 타고난 목소리도 좋고 인상이 헌앙한 것이 몹시 좋습니다.

-카메라도 ㅍㅂㅅ가 훨씬 더 잘 잡더만.. ㅎㅂㅅ는 ㅎ 떼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갔으면 함

-솔직하게 그냥 PBS가 더 재미있었음

대중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고 있을 때.

아이돌 팬들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중이었다.

[어제 레전드 무대 양산한 PBS 가요제전]

(틴스피릿의 하현과 뉴블랙 지호가 상큼청량한 미소를 지으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짤.gif)

(귀엽게 웃으며 고난이도 춤을 추는 블링크 쁘띠펌킨.gif)

(우주와 태현이 웨이브를 타고 있는 짤.gif)

부장급 같은 사람들이 카메라 잡았다고 함

-승진한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다

-어제 ㄹㅇ 다 레전드였음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 이 콘크리트 어제 눈물 줄줄 흘렸다 이말이야

-매력 포인트 딱딱 잡은 듯

-슬픈 건 신무록 정도 되니까 저 사람들 동원할 수 있었다는 거

-외국애들도 미튭에서 굿카메라 이러고 있음

-어제 컨셉이 병맛이어서 글치 내용은 ㄹㅇ 제일 알찼음

같은 무대여도 카메라 워크 때문에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빠르게 무대 중앙으로 들어와 안무를 추는 장면이 있다고 해도 카메라 움직임에 따라 속도감이 확 줄어서 둔해 보일 수도 있고.

전체 안무 대형이 포인트인데 얼굴에 클로즈업을 해서 매력이 확 죽는 경우도 있고.

그러하기에 때로는 일반인들이 찍은 직캠이 가수의 매력을 잘 보여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엔 그 반대였다.

‘감사합니다. 압도적 감사……!’

바로 얼마 전에 있었던 HBS 가요대상 이후로 발 카메라에 지쳐 있었던 아이돌 팬들에게 한 줄기 빛과 소금 같은 영상들이었다.

PBS 공식 계정이 올린 영상들의 조회수가 쭉쭉 올라가는 가운데.

그중에서 가장 화제가 된 영상은 바로 우주와 태현의 콜라보 Very Very 무대였다.

-둘 다 합 진짜 미쳤음

-내가 이 콜라보를 보다니

-우주랑 한태현이 다른 스타일인게 더 좋았음ㅇㅇ 둘 다 너무 잘함

-근데 무대짬바는 한태현이 위 아닌가

-한태현이 씹어먹던데,, 선우주는 별로

-내 마음의 별로?

양쪽 팬들은 호의적으로 평하고 있지만 모두가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누구 춤 실력이 어떠네, 저쩌네 하면서 삽시간에 아이돌판 춤 서열을 두고 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또 싸워……?’

마음이 여린 수플레들이 지호가 찍은 98라인 무대 영상으로 도망쳤다.

댓글과 조회수가 우르르 쾅쾅 터지기 시작했다.

‘다 좋아…….’

이번 PBS 가요제전에 나왔던 뉴블랙의 무대, 멤버 개개인의 합동 무대 영상들의 퀄리티가 몹시 좋다.

반응들도 대체로 좋은 편이었다.

연관 동영상들에 재미있는 것도 끼어 있고.

[우주선 마술에 대한 현직 마술사 리액션]

한국인 미튜버가 마술사에게 얼굴을 가리고 해당 영상을 보여 주는 컨텐츠가 있었다.

‘전문가 같은데요?’ 하던 마술사가 우주의 얼굴이 공개되고 나서 벙 찌는 장면.

수플레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저희 애가 좀 그렇습니다;

-우주 얼굴 나오니까 납득하시는 거 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괄호) 때문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괄호) 안에 들어갈 이름을 작성하세요 [3점]

-수학 주관식의 0 1 같은 우리애..

-일단 이상한 일이어도 개연성 확보 되는 거야

-알고리즘 탔는데 이거 뭔가요? 우주 마술쇼 했어요?

-연말무대요

-이걸 보고 계신 머글 여러분.. 이제 진짜 머글이 되셨군요(흐뭇)

전날 ‘우주선 지팡이 얼마’ 같은 실시간 검색어가 올라왔을 만큼 화제가 됐던 댄싱 케인이었다.

판매 업체 등에서 ‘우주선의 요술 지팡이’ 라며 홍보를 하고.

뉴블랙 TV에서 연습 영상 등이 올라오면서 수플레들은 흐뭇하게 떡밥을 우물거렸다.

그러는 한편.

사실 이번 연말무대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따로 있었다.

‘클린하다.’

보통 연말 무대의 엔딩을 놓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데, 이번에는 엔딩을 뉴블랙이 맡았다는 소식에 별 비난이 없었다.

바로 얼마 전의 HBS 가요 대상 덕분이었다.

TNT가 엔딩 무대를 차지하면서 두 팬덤 사이에서 벌어졌던 전쟁.

-하이고ㅋㅋㅋㅋ 애초에 느그 십대영혼들이 엔딩 해야된다는 게 말이 되냐ㅋㅋㅋㅋㅋ 뉴블랙이라면 인정이라도 하지

-아따 잘 싸우네

-tnt야말로 뭐 올해 히트곡있냐 뭐가 있냐 ㄴㅂㄹ처럼 히트곡 하나라도 있음?

-얼쑤

뉴블랙이면 인정인데 넌 아니다, 하며 욕을 실컷 해서 그런 걸까.

막상 뉴블랙이 엔딩 무대를 하게 되니 불평불만이나 소소한 견제가 보일 뿐, 심한 말이 별로 없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견제해야 될 다른 대형 팬덤들에게 그럴 여력이 없다는 말이 맞았다.

‘혼란하네.’

오디션 버프를 받은 원더 차일드가 바싹 치고 올라오면서 스트릿 보이즈를 위협하고.

스트릿 보이즈는 틴스피릿을 위협하고.

틴스피릿 팬덤은 현재의 위치를 방어하기 위해 급급해 보였다. 1등이 아니라 2등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 전에 발매한 리패키지 앨범도 그쪽 팬들이 예상한 성적과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던데. 그말인 즉 이제는 성장하기보다 안정세에 들어갔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다른 대형 팬덤인 TNT는 이미 개인 팬 기조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일단은 여유롭다.’

다른 팬덤들의 상황을 살피며 안도하는 수플레들이었다.

연말인 지금, 다른 아이돌과 여러 가지 순위 면에서 격차를 벌리긴 했지만 완벽하게 벌린 정도까진 아니었다.

‘다음 앨범도 어떻게 잘 터지면 좋긴 할 텐데…….’

곧 나온다는 스페셜 앨범이야 말 그대로 외전 격인 스페셜이고.

다음 정규 앨범으로 어떻게 더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수플레들이 마음속으로 기도할 때.

“음?”

뉴블랙 TV에 [Special Album II : ~기이(奇異)~ ]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는 알림이 떴다.

‘새로운 떡밥이다!’

팬들이 수줍게 웃으며 영상을 클릭했다.

곧바로 우르르 쾅쾅 하며 조회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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