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605화
이번 앨범 컨셉은 전자오락.
우리가 어렸을 때 했던 펌프나 갤러그, 테트리스 같은 게임은 물론이고.
“전 어렸을 때 그런 거 안 했는데여.”
……오락실에서 했을 법한 게임들의 BGM을 주제로 삼고 있었다.
격투 게임.
총으로 좀비를 쏘는 게임.
두더지 잡기.
펀치 기계.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오락실에서 놀았던 즐거운 분위기를 담은 앨범이 될 예정이었다.
“어린 시절에 놀기는 했어요? 하는 거 보면 평생 일만 하면서 살아온 거 같은데.”
“놀았던 시절이 있었지.”
“모범생이 자기 지각 많이 했다고 자기 날라리였다고 하는 느낌인데요.”
리혁이의 말에 내가 고개를 저었다.
“TJ 시절에 내가 얼마나 많이 놀았는데. 월말평가 끝나면 그날 밤 12시까지 놀고 난리 났지.”
“…….”
“진짜 잘 놀았다니까.”
태현이, 한빈이, 지훈이, 한별이 이렇게 5인방이 모여서 영화도 보고. 영화 보기 전에 오락실 게임 이것저것 해 보고.
시간 남으면 한강에 가서 자전거도 타고.
그런 식으로 놀고 나면 복잡한 생각들이 싹 정리되곤 했다.
“형.”
“응?”
“……월말평가 끝나면 누구든 놀아요.”
그런 말을 하던 비주가 웃으며 물었다.
“12시 이후에는 돌아가서 연습하고 그랬죠?”
“…어떻게 알았어?”
“그럴 것 같았어요.”
나중에 선우주 휴식 위원회라도 만들어야겠다는 비주의 농담에 중현이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선우주는 쉬지만 우주선은 쉬지 않는다고 일할걸.”
“와. 벌써 그려지네요.”
“…….”
나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동생들이었다.
주변에서 잡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졸개들을 물리고는 헤드폰을 끼고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들을 캐치했다.
우리가 차린 간이 오락실에서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들.
-대표님. 12시 방향에 좀비가 있습니다. 저거 얼른 쏘셔야 되는데! 어이구. 왜 안 쏘셨어요?
-저 친구도 머리숱이 좀 없길래…….
-빠진 게 아니고 빡빡 민 것 같던데요.
-이런.
대표님과 본부장님이 게임용 총을 찰찰찰 흔들면서 좀비들을 쏘고 있고.
-죽어라! 우주선! 죽어라!
-저 우주선을 당장 터뜨려 버려!
-우주선은 터뜨려야 제맛이지! 핫하!
우주선을 터뜨려야 한다면서 폭탄을 마구 뿌리는 A&R팀 서필근 대리님과 프로듀싱팀 나상윤 팀장님이 보였다.
뒤에서 편곡 담당인 형섭이가 박수를 치고 있다.
설마 나라고 생각하고 쏘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우주선 몽땅 터뜨려 버려!
에이.
아니겠지.
고개를 스윽 젓고는 미니 오락실 안에서 여러 게임기를 신명나게 두드리는 직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달그락. 달그락.
동전이 게임기에 굴러가는 소리와 뾰롱! 하며 작동하는 소리, 오락실 특유의 여러 소리가 섞여 공간감 있게 들려온다.
“…….”
머릿속으로 소리들을 하나하나씩 떼어 내서 분류하고, 다양하게 조합하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남들이 본다면 다소 어처구니없을 만한 장면이기도 하다.
회사 지하에 오락실을 하나 만들고, 거기에서 직원들 보고 신나게 놀라고 주문을 하는 거니까.
하지만 이렇게 하는 이유가 다 있었다.
앞으로 탄생할 타이틀곡 Coin에 생생하고 풍성한 느낌을 주기 위함이었다. 이걸 그대로 이용하는 게 아니고, 조합을 파악해서 기타나 베이스 등 다양한 가상 악기로 재현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이런 소리가 뭐가 중요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음악도 따지고 보면 소리의 조합이지.
호주에서 만났던 글렌 데이비스 씨도 비슷한 조언을 했다.
-한 번은 적당한 소리를 찾겠다고 온 호주의 해변을 돌아다닌 적이 있었지. 적당한 조개껍질을 찾아서. 내가 썼던 Shell이란 곡에 나오는 초반부의 긁는 사운드가 바로 그 조개 소리라네.
작곡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까지는 아니지만 일종의 맛을 더하는 작업이다.
미원이나 다시다 뿌리는 그런 느낌.
음악 작업도 결국에는 매력적인 소리의 조합을 찾는 것이다. 괜히 영화 OST 작곡가들이 사막이나 아프리카까지 가서 소리를 수집하고 그러는 게 아니다.
“…….”
다양한 소리가 귓가로 들려온다.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
동전 소리.
딱딱 스틱을 움직이는 소리.
그 속에서 일정한 리듬감을 찾으며 머릿속으로 뼈대가 완성된 Coin에 살을 붙이길 반복했다.
“작업은 잘 되어 가니?”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에 헤드폰을 벗었다.
모두가 놀고 있는 오락실에서 홀로 커피를 우아하게 홀짝이고 있는 고길… 조규환 이사님이었다.
“네, 잘 되어 가고 있어요.”
“불편한 건 없고?”
“하나도 없죠. 다들 너무 잘해 주고 계셔서… 실시간으로 들으면서 이것저것 구상하니까 좋아요.”
처음에는 오락실에서 실제로 녹음한 소리들을 가져올까 생각했는데.
일일이 사람들에게 허락 받기도 좀 애매하고, 남의 소리를 무단으로 쓰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Coin도 이제 후반 작업이지?”
“들어 보실래요?”
헤드폰을 건네받은 이사님이 현재까지 완성된 Coin의 버전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다 완성됐네. 후반부 작업 들어가면 될 것 같은데. 지금 이게… 그것 때문에 하는 거지?”
“네. 소리를 수집해서 여기에 공간감을 더할 거예요.”
“어떤 식으로?”
“일단 베이스 쪽은 녹음한 소리를 서브우퍼로 튼 다음에 그걸 재녹음해 볼까 해요.”
노래 자체에 미세하게 소리들을 깔아서 은연중에 오락실에서 노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런 내 아이디어에 이사님이 미소를 지으며 헤드폰을 건네주었다.
“좋은 생각이네.”
그러고는 내 옆자리에 걸터앉았다.
향긋한 커피향이 몰려온다.
“요즘에 곡 작업은 할 만하니?”
“그럭저럭요.”
“막히거나 그러는 부분은? 뭐, 이제는 내가 작곡에 있어서 더 낫다고 하기도 힘든 상황 같지만.”
“에이, 아직 멀었죠. 제가 이사님처럼 되려면.”
이사님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 그래도 내가 작곡가로서는 선배긴 하니까. 딱 그맘때쯤 심리를 알거든. 이제 슬슬 작곡 시작한 이후로 제일 외롭고 무서울 타이밍인데.”
“…….”
“사람이 승승장구하면 두 타입으로 나뉘어. 내가 원래부터 이렇게 잘 될 놈이었다 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성공이 이어질수록 오히려 더 불안해지고 그런 사람들이 있는데….”
이사님의 눈이 웃었다.
“넌 후자 쪽이지?”
“네.”
내가 웃으며 말했다.
“근데 항상 그랬어요. 바람꽃 때도 불안했고, 나인 때도 ‘어?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성공했고, 겨울잠이랑 낙화… 엠파이어까지. 진짜 불안하지 않았던 적이 없긴 해서요.”
“내려갈 때가 안 오니까?”
“네.”
“하긴 사람 심리란 게 그렇지. 너무 올라가기만 하면 이상하잖아? 한 번쯤은 내려가야 되는 게 아닌가 싶고.”
조 이사님이 커피를 홀짝이며 말했다.
“그런 말도 있긴 하지. 사람이 실패를 해 봐야 한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서 더 나은 결과를 얻는다.”
“맞아요.”
“좋은 말이지.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서 나아간다는 것 자체가 더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거니까.”
내가 물끄러미 바라보자 작곡가 선배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꼭 그런 식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어.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는 것도 정말 좋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실패해야 되는 건 아니야. 어떤 사람들은 성공에서 교훈을 얻어 더 성공하기도 하지.”
듣기 좋은 말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매번 저런 식으로 고민을 해서 그런지, 이사님이 하는 말이 귓가로 쏘옥 들어오는 느낌이다.
그런 말을 하던 조 이사님이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렇다고 더 부담 가지거나 그러지는 말고. 어차피 성공이나 실패는 우리 손에 달린 게 아니니까.”
“그죠.”
“한 번쯤은 실패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지 말라는 뜻에서 이야기한 거야.”
정말 완벽한 곡도 발매 시기나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그 성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게 시장이니까.
바로 그때.
콰아아아앙!
발차기 기계를 갈겨 버린 데이지가 산뜻한 미소를 지었다.
“이사님! 이사님도 언능 오세요!”
“먼저 놀고 있어.”
스칼렛 멤버들에게 손을 흔들어 준 조규환 이사님이 웃었다.
볼 때마다 좋은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걸그룹을 제작할 때 처음에 본인 손으로 멤버들을 다 뽑았다고 했던가. 그래서 그런지 스칼렛 멤버들과 이사님의 관계를 보면 뭔가 끈끈하게 이어진 끈 같은 게 느껴진다.
“끈끈해 보이네요.”
“끈끈하지. 어떨 때는 쟤네가 파리지옥처럼 느껴질 때도 있는데…….”
“아뇨.”
“응?”
“이사님 머그잔이요. 커피가 흘러내려서 끈끈하실 것 같은데.”
“…….”
“…….”
잠시 서로 먼 곳을 보고 헛기침을 했다.
그때 멀찍이서 깔깔거리며 서로의 등짝을 쾅! 쾅! 때리는 스칼렛 멤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사님이 입을 열었다.
“참. 우주야.”
“네?”
“곡 받고 싶어서 이름 올려놓는다는 대기 명단 말이야.”
“아, 네.”
“스칼렛도 거기에 이름 올릴 수 있을까? 회사 이사로서 말하는 게 아니라 스칼렛 프로듀서로서 부탁하는 거야.”
“당연하죠.”
“나중에 시간이 남을 때 한 번 고려해 주면 좋겠어.”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었다.
“그런데 저한테 부탁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스칼렛 곡이라면 이사님이 대부분 관여하시잖아요.”
“슬슬 변주를 줄 때가 됐거든.”
“아하.”
“애들이 12년도 데뷔니까… 어디 보자. 지금이 6년 차인데 이제 변화를 보여 줘야 할 타이밍이거든. 1부에서 2부로 가는 그런 느낌으로.”
아무래도 그룹 활동이 장기화되면 비슷비슷한 노래들이 나오기 때문에 다른 작곡가로 변주를 주고 싶다는 모양이었다.
부담 가지지 말고 나중에 생각 한 번 해 보라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쯤 돼서 이야기가 끝난 건가 싶었는데, 이사님이 말을 꺼냈다.
“아이고, 말을 하다가 흐름이 끊겼네. 아무튼 본론은 이거야. 네가 요즘에 부담감이 좀 심해 보이거든.”
“그런가요.”
“멤버들이 자꾸 힐끔힐끔 보던데.”
“쟤네는 원래 제 얼굴을 힐끔거려서요.”
지금도 이사님과 무슨 대화를 하고 있는지 중현이가 귀를 쫑긋쫑긋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차피 10초 뒤면 ‘어, 고구마 과자다’ 하면서 잊어버릴 터라 걱정이 없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사람.
그것이 바로 우리 중현이다.
“그래서 내가 제안할 게 하나 있는데 말이야.”
“네.”
조규환 이사님이 말했다.
“이번 앨범에 외부 프로듀서를 하나 초빙하는 건 어때?”
“외부 프로듀서요?”
“외부인을 섭외해서 부담감을 줄이는 거지. 지금처럼 모든 게 내 손 하나에 달려 있는 느낌이 들면, 잘 될 작업도 안 될 수 있거든. 부담 가지면 곡이 이상하게 나와.”
“아…….”
“너와 전면에 함께 나서서 공동으로 이름을 올릴 사람을 하나 구해 봐.”
부담을 덜 수 있게 외부인을 영입해서 함께 작업을 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였다.
“좋은 생각이네요. 안 그래도 비슷한 생각을 하긴 했어요. 음악적인 성향도 잘 맞고, 작업 합도 착착 맞을 만한 사람으로.”
“고려해 둔 사람이 있니?”
“네.”
“누군데?”
궁금해하는 이사님에게 내가 답했다.
“이사님이요.”
“…….”
* * *
-[공식] 뉴블랙 정규 앨범 2집 ‘Hello, World’.. 레몬 엔터 조규환 제작 이사와 우주선 공동 작업
-타이틀 Coin에 ‘조규환 이사’ 이름 올라간다.. “연예계의 마이다스의 손”
-금화에 이어 앨범 호재.. 레몬 엔터 상장은 언제 할까?
앨범 소식을 접한 수플레들이 웅성거렸다.
‘잡혔네?’
레몬 엔터의 조규환 이사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박규호 대표와 함께 레몬 엔터를 지금으로 키운 사람이자, 스칼렛을 1군으로 키운 유능한 프로듀서로.
뉴블랙 초창기만 해도 대부분의 프로젝트에 그의 입김이 닿아 있었다.
미스터 프로듀서가 방영되기 전까지는.
-안녕하세요. 우주선입니다.
우주선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점부터는 대체로 우주에게 일임을 하고 뒤에서 물러나는 듯 보였는데.
이번에 드디어 잡혀 온 모양이었다.
-대박의 기운이 솔솔 난다ㅋㅋㅋ
-이번에 들려오는 얘기들 보니까 스케일 엄청 크던데..
-외부 작곡가들 수능처럼 합숙한다는 얘기도 잇음
-없던데
-내 희망사항이야ㅎ
-근데 시간이 났나 보네. 요새 레몬 일 벌리는 거 보면 시간 거의 없을 거 같던데
뉴블랙이 끌어온 자본으로 무섭게 규모를 키워 가고 있는 레몬 엔터였다.
작년에는 제작사 하나를 인수해서 지호가 출연한 웹 드라마 ‘신이’를 흥행시키더니 아예 컨텐츠 제작업으로 뛰어들었다.
거기에 게임 제작사를 인수해서 프로젝트도 진행한다는 모양이었다.
이러다 나중에 ‘뉴TV’라는 케이블 채널까지 나오는 거 아니냐는 말이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였다.
‘……투자 진짜 잘하네.’
규모는 작지만 실속이 있는 것들만 쏙쏙 인수하는 느낌이었다.
인기 장르 드라마 ‘슬립’의 작가를 영입하더니 드라마를 또 하나 제작하고, 이제 곧 GTV에서 방영이 된다나.
전체적으로 회사의 의지가 느껴졌다.
-레몬 하는 거 보면 뉴블랙 같은 아이돌이 또 나올거라고 생각을 안하는 거 같음
-ㅇㅇ 딱 그거다
-일단 있는 아이돌에 최대한 집중하고 시너지 낼 수있는 업종으로 분산하는 느낌
-어떻게 보면 현명한 거
-근데 뉴블랙 같은 돌을 또 만들수있다? 내가 기획사 사장이면 절대 그런 생각 안 들거 같음ㅋㅋㅋㅋ
-규호 상장 언제 해
그런 이야기들이 와글와글 나오는 가운데.
레몬 엔터가 지금까지 진행한 투자의 결과물 중 하나인 ‘여행일기 시즌 2’도 방영을 시작했다.
기존 K-net에 내보낼 리얼리티를 만들던 제작사를 이번에 인수했다나.
그 때문인지.
‘퀄리티 좋네…….’
빠듯한 예산이 눈에 보였던 시즌 1과 다르게 시즌 2에서는 어마어마한 예산이 느껴졌다.
-화보다 화보ㅠㅠㅠㅠ
-멘트 없는 것만 편집해서 만들어 주세요
-웃음소리만 뮤트해도 대존예야 우리애들ㅠㅠㅠ 웃을 때 소리 끄고 보면 진짜 세상 존예존잘임
-멘트 안 들리면 미모가 두 배ㅋㅋㅋㅋㅋㅋㅋ
-찐예능 같아
-작년도에 갤럽 예능인 7위였는데 올해는 몇 위일까
매일 10분에서 15분 분량으로 올라오는 것이 감질맛 나긴 했지만 그만큼 흥미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호주에서 전직 육상국대 만난 뉴블랙]
(웨딩 드레스를 입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신부의 짤.gif)
그것은 바로 팬이었구요
+ 호주 육상 국대로 나온 인터뷰짤도 투척
-아 만난다는 게 이런식으로 만나는 거였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만난건가 잡힌건가
-와 김중현이 잡힘ㅋㅋㅋㅋㅋㅋ
-중현이가 당황할 만했다ㅋㅋㅋ
-나 보면서 당황함 애들 뒤편에서 신부 얼굴이 개빠르게 커짐ㅋㅋㅋㅋ
-계타는 거 못참지ㅋㅋㅋ
-비행기 10시간 타야 되는 나라에서 외국 최애가 찾아왔다?? 내 마음속 국대가 깨어나는 거야
-누구나 마음에 국대 하나쯤은 품고 있는 거자너
-일단 비주가 길 잃기 전에 잡아 주셔서 감사ㅠㅠ
-ㄹㅇㅋㅋㅋㅋ 길 잃을 틈도 없었다 비주
엣? 하고 포획당한 뉴블랙 멤버들의 움짤이 웃음을 주는 가운데.
매일 저녁.
리얼리티가 올라올 때마다 커뮤니티 곳곳에서 뉴블랙 시리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PD: 여러분 여행 예산이 없습니다]
(멤버들이 버스킹을 하는 동안 모자에 돈을 뿌리는 호주 사람들.gif)
제작진이 원했던 그림: 미션을 갈구하며 고통 받기
실제 나온 그림: 워킹 홀리데이
-워킹 홀리데이ㅋㅋㅋㅋㅋㅋ
-돈이 뭐 복사가 되네
-거의 걸어 다니는 한국은행
-저렇게 생긴 얼굴로 노래하니까 그런 겨,, 착한 네티즌은 저걸 보고 따라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우리가 부르면 체포당함
-아 ㅅㅂ 이제 미튜버들 뉴블랙 따라 한다고 해외 나가서 오지게 버스킹하겠네
-저래서 얼마 범??
-(호화 유람선에서 모히또를 마시는 멤버들.gif) 대충 요 정도
-청춘 여행이 아니고 황혼 여행이네
-나 리얼리티 보는 중인데 약간 노년 부부가 호화 크루즈 타는 느낌으로 돈 씀
-근데 주선우 실장 본 입장에선 뭘 해도 그러려니 함
버스킹을 통해서 돈을 번 뉴블랙의 모습이 감탄을 자아내는 가운데, 특별한 손님의 정체도 화제가 됐다.
[여행비 벌려고 버스킹하는 할아버지한테 말을 걸었는데, 할아버지가 알고 보니 세계적인 기타리스트고 나중에 만나서 19세기 금화도 줌]
(금화를 들고 환히 웃는 우주의 사진.jpg)
실화임.
아 실화라니까
진짜로
-ㅋㅋㅋㅋ아니 이렇게 텍스트로 보니까 개이상한데 영상 봐봐ㅋㅋㅋ 그 정도로 이상하지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분 많이 유명해??
-락밴드 중에서 데블그릴스 하면 전설급이심
-영화에서 쿠쾅쾅캉 배경음악 깔리는 락음악 중에서 많은 수가 저 밴드 거일걸
-그 누구냐,, 노스탤지어 감독이 저 밴드빠돌이임
-지금이야 옛날 밴드긴한데 전성기 위상은 호주 뉴블랙이야
-호주 뉴블랙ㅋㅋㅋㅋㅋㅋㅋㅋ
-아씨 확 와닿네
미튜브에서 어마어마하게 조회수가 상승하더니 현재는 수천만 뷰에 이르는 영상.
그런 버스킹 영상들을 보던 팬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비슷한 거 또 하면 좋겠다ㅠㅠㅠㅠ
-버스킹도 넘 좋아
-그제 올라온 편 오늘 보는데 그냥 음악 리얼리티 같더라
-버스킹 또 해 줘ㅠ
-ㅇㅇ 아무도 누군지 모르는데 막 좋아하고 환호하는 거 보니까 실력뽕..? 그런 게 좀 찬다
-덕분에 리혁이 목소리 취향이 우주라는 것도 알고♡
-근데 다음 영상 넘길때 다들 조심해 비단뱀 나온다
예고 없이 수영장에 둥둥 떠다니는 비단뱀의 실루엣을 맞닥뜨린 수플레들이 흠칫 하고 놀라는 한편.
멤버들끼리 힐링 여행을 하며 웃는 모습.
버스킹을 하며 돈을 버는 모습.
번 돈으로 사치를 누리는 모습까지 정말 힐링…….
-꺄하핫! 돈이다! 돈이야!
-다음에는 뭘로 벌까?
……힐링 여행이라서 너무 좋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곧 찾아올 앨범 공백기를 대비하는 수플레들이었다.
‘이제 컨텐츠 기근 시기다. 리얼리티만으로 먹고 살아야 해.’
매일 올라오는 리얼리티와 함께 그간 찍어 둔 컨텐츠들이 우후죽순으로 올라오는 모습에 수플레들이 배를 문질렀다.
‘이걸로 버텨야 해…!’
주변의 다른 아이돌 팬들이 어처구니없다는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그 거대한 덩치에 조용히 입을 다물 때.
굼벵이처럼 뒹굴거리며 떡밥나라 숯불공주를 찍던 팬들에게 새로운 떡밥이 콩! 하고 떨어졌다.
“으음……?”
난생처음 보는 컨텐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