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651)화 (651/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651화

뉴블랙이 LA에서 콘서트를 앞두고 리허설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을 때.

토요일 밤.

‘두근두근!’

‘드디어 오랜만에 우리 애들 예능…!’

‘하앍… 심장이 터질 것 같아.’

TV 앞에 앉아 있던 수플레들이 흥분한 얼굴로 HBS 채널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바로 그 예능.

HBS에서 이번 주 초부터 예고편이나 스틸컷을 올리며 떡밥을 띄웠기에 기대감이 최대치였다.

그리고 이 특집을 기대하는 것은 수플레들뿐만이 아니었다.

“어이구.”

소파에 사람 앉는 소리가 들려서 바라보니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들도 도란도란 앉고 있다.

“오늘 걔네가 여기 나온다면서.”

“뭔진 모르겠는데 엄청 재미있어 보이더라.”

“미연아. 볼륨 좀 키워라.”

수플레들이 볼륨을 열심히 올렸다.

다른 아이돌 팬들이 엄마아빠와 TV 채널 지분 싸움을 할 때, 편안하게 가족과 덕질을 일치시킬 수 있는 팬들이었다.

‘머글과 공유하는 아름다운 이 덕질……!’

수플레들이 신나는 기분으로 핸드폰을 켰다.

빌보드 어워드의 임팩트 덕분인지,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뉴블랙에 관한 글들이 있었다.

[라스베가스 목격담 쏟아져 나오는 뉴블랙 (feat. 카지노)]

(카지노 입구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뉴블랙)

카지노 앞에서 열심히 입구 구경 중

리혁이 때문에 앞에서 구경만 한다는 썰이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기여워

-리혁이 때문에 나이 되는 애들도 출입안한다는 게 킹리적 갓심

-만21세면 누구누구 되지? 우주랑 비주 중현이 이렇게 형라인인가?

-ㅇㅇ 동생라인은 안 됨

-근데 진짜 현명하다ㅋㅋㅋㅋ 나같으면 궁금해서라도 한 번 슥 안에는 들어가서 봤을 것 같은데

-준법시민 서리혁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콘서트가 뉴블랙 콘서트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님ㅇㅇ 소방법과 각종 안전법규에 민감한 아이

-(분리수거를 하기 위해 페트병 띠지를 분리하며 행복해하는 서리혁의 모습.gif)

라스베가스에서의 각종 귀여운 목격담, 비주 생일을 맞이해 세계 팬들이 LA에 걸어 버린 광고 등등.

게다가 미국 현지에서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에 괜히 어깨가 들썩였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뉴블랙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하며 전하는 소식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곤 새롭게 뜬 소식을 바라보았다.

[뉴블랙한테 무례한 질문한 리포터 사과문 올림]

(4과문으로 점철된 리포터 리에나의 사과문.twt)

빌보드 어워드 레카에서 뉴블랙한테 무례한 질문하면서 어그로 끌던 리포터인데 오늘 사과문 올림

대충 인종 차별 절대 아니었으며 니들이 불쾌했다면 사과한다ㅇㅇ 뉘앙스임

-그냥 4과문이네

-와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저런 캐릭이긴 한 것 같더라. 이번에 맨디 스파이스한테 역대급 무례한 질문 날려서 트위터 난리났었음

-미국 기레기

-근데 사과한 것도 존나 이례적이라고 미국애들이 그러더라ㅋㅋㅋ 그나마 팬들 화력 때문에 눈치보는 시늉이라도 하는 거라고

사과문보다는 ‘옛다, 사과’에 가깝긴 했지만, 저런 악성 매체로부터 사과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말에 오 했다.

그만큼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수플레들의 화력이 강력하다는 의미였으니까.

‘강하다. 우리.’

뻔뻔하기로 유명한 미국 매체조차 사과하게 만드는 화력.

법조계를 포함해 세계 각계각층에 포진한 수플레들은 어마어마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이 어마어마한 힘을 지닌 팬덤은 지금…….

“흐히히히히!”

히죽히죽 웃으며 <지금부터 우리는>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직 시작하려면 30분 정도 남은 시각.

그 전 타임에 하는 예능을 바라보고 있는 가족들에게 수플레들이 제안했다.

“뉴블랙이 오늘 미튜브에 올린 거 있거든. 탈출 예능 하기 전에 그거 먼저 볼래? 얘네가 이견우랑 방탈출 준비했대.”

“오. 그런 것도 찍었어?”

“응, 그럼 틀게.”

TV로 미튜브를 킨 팬들이 오늘 업로드 된 <이견우 선배님과 함께 하는 방 탈출!>이란 컨텐츠를 재생하기 시작했다.

“흐하하하하!”

가족들과 함께 하는 행복한 주말 덕질이었다.

*   *   *

지루한 광고 타임이 끝나고 마침내 시작된 <지금부터 우리는>.

광고가 끝나고 나오는 어두운 화면에 실시간 댓글창이 활발하게 움직였다.

-두근두근

-아 개설레ㅋㅋㅋㅋㅋㅋ 예능덕후는 너무 행복하다

-믿고보는 뉴블랙표 예능

-지금우리는 시청자인데.. 오늘 뉴블랙 나와서 너무 좋음ㅋㅋㅋ 시청자 게시판에서 사람들이 제발 나와달라고 글쓰고 그랬거든

-좋아하는 영화 보려고 극장에 왔는데.. 불 꺼지고 영화사 로고 뜰때 그 느낌임

-시작한다..!

15세 미만은 얼른 백스텝하라는 안내문이 나온 후.

방송국들이 사과하거나 진지할 때 사용하는 폰트의 자막이 흘러나왔다.

[본 방송에는 노약자나 임산부 등이 놀랄 수 있는, 다소 유해할 수 있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청에 유의를 바랍니다.]

진지 모드로 ‘경고했다… 경고했어!’ 하는 문구가 끝나고.

[본 방송에 등장하는 소품 및 소재는 현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소송을 피하는 마법의 문구도 같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분위기를 잡은 후에 예고 없이 본편 방송이 시작됐다.

“아이고, 나온다!”

“나오네.”

왜 엄마나 아빠가 뉴블랙 나온다면서 손뼉을 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분위기였다.

“빌보드 상 타고 나서도 또 예능 찍고. 열심히 일하네. 정말.”

“저거 미리 찍고 간 거야. 아빠.”

“그래?”

“예능은 원래 2주나 3주 전부터 미리 찍어 두는 거래. 저거는 애들 콘서트 끝난 다음 주에 찍은 거.”

“콘서트?”

부모님의 기세가 흉흉해졌다.

“대머리 사장이 나쁜 놈이네. 애들 힘들게.”

“즛쯧쯧.”

수플레들이 말을 삼켰다.

‘아마 규호보다 우리 애들이 발언권이 더 셀 텐데…….’

그저 조용히 웃으며 말을 삼켰다.

그동안 [경기도 화성시]라는 자막과 함께 오프닝을 찍은 뉴블랙이 안대를 끼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촬영지로 등장하는 놀이공원.

“저기가 내년인가 열린다면서?”

“어머, 많이 지어 놨네.”

“뉴블랙네 예능 찍는다고 촬영장소 협찬했나 보다.”

정확한 추리였다.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뉴블랙 특집에 장소를 대여해 준 유명 테마파크였다.

생쥐 커플이 손을 흔들고 있는 동상을 지나서 뉴블랙 멤버들의 앞으로 아주 거대한 성이 등장한다.

“와…….”

거대한 스케일에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입이 떡 벌어졌다.

-미친 스케일ㅋㅋㅋㅋㅋㅋㅋ

-와.. 한국에서 어떻게 찍었지 했는데 찐 성이 있었네..

-ppl 개잘하네

-한국지사 담당자 칭찬좀 받을듯

-들린다,, 제작비 살살 녹는 소리가 들려

곧이어 성에 진입하는 뉴블랙 멤버들의 아래로 음산한 BGM이 깔리기 시작하면서 시청자들이 침을 꼴깍였다.

‘성 진짜 음침하네.’

이곳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 그런 뉘앙스의 자막들이 이어지면서 절로 몰입이 된다.

[철컹!]

시작부터 감옥에 갇히는 우주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둬 놔야지.”

“우주 쟤는 풀어 주면 안 돼. 쟤가 있으면 저 아랫… 뭐냐. 저 똘마니들이 똘똘 뭉치잖어~”

“아빠! 졸개라고 해야지. 똘마니는 어감이 좀.”

“아이구. 맞다. 졸개.”

인터넷에서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제작진 사이에서 고민 오지게 했을 거임. ‘피디님! 근데 우주 있으면 이거 촬영 겁나 빨리 끝날 것 같은데요’

-설특집에서 주세한 제작진이 괜히 게임종목으로 오락기 고른게 아님

-주세한 : 현실에서 못 이기니까 가상세계로 승부한다 / 지금우리: 탈출 빨라지니까 가둔다

-취급 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피디였어도 우주는 일단 가두거나 족쇄 채워둠

이어서 멤버들이 하나둘 다른 곳에 갇히기 시작했다.

기사단에 배치되어서 김중현으로 오해 받아 기사단 수련을 하는 리혁, 빨래방에서 일을 하는 중현의 모습이 나오며 큰 웃음을 주었다.

그리고 레이디 비주까지.

처연한 표정으로 드레스를 입고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이 정말 공주님 같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비주 과몰입 진짴ㅋㅋㅋㅋㅋㅋㅋ

-몰입했어ㅋㅋㅋㅋㅋㅋ

-아 애들 진짜 환장하겠네ㅋㅋㅋㅋㅋㅋㅋ

-눈알 데굴데굴 굴리다가 김중현 표정 따라 하는 리혁이.. 이거 귀한 짤이군요

-거북왕인척하는 꼬부기 같이 생김ㅋㅋㅋ

-귀여워ㅋㅋㅋ

-하 안 되겠다 오늘부터 서리혁이랑 김비주는 저의 신부입니다

-ㅗㅗㅗㅗㅗㅗ 꺼져

그리고 그중에서 시종으로 배치된 막내의 모습이 화제가 되었다.

[혀… 형드으을!]

[어흐흑!]

[나 어떡해. 형들 없으면 안 되는데… 나 혼자 있으면 안 되는데.]

처음에는 안대를 쓰고 징징거리던 뉴블랙의 막내.

이윽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파악하더니 1급 시종 같은 면모를 보여 주기 시작했다.

[저… 접시에서 광이 나는군! 이 녀석! 너 성에 들어오기 전에 접시닦이라도 하고 온 것이냐?]

[아니! 예법에 저렇게 충실하다니!]

[저 녀석… 보통 시종이 아니야!]

TV 속에서 나오는 모습은 완벽한 어른 그 자체였다.

형들이 있을 때 ‘이이잉!’ 하며 징징대던 모습은 저리 가고, 어른 지호가 등장해 완벽한 일 처리를 보이고 있었다.

“혼자 남으니까 정신이 퍼뜩 들었나 보네.”

“지호도 많이 컸네.”

영어로 유창하게 말하는 모습까지.

그야말로 왕지호의 재발견이었다.

-막내가 유능함을 숨김

-막내들 특) 혼자 남게되면 알아서 잘함

-ㅋㅋㅋㅋㅋㅋ근데 지호 완전 긴장한 거 보임ㅋㅋ 다른 형들은 그래도 웃으면서 하는데 혼자서 진지모드임

-ㄹㅇ 왜일케 긴장했어ㅋㅋㅋ

-형들이랑 같이 뛰는 예능인 줄 알았는데 안대가 풀리더니 갑자기 영어 쓰는 중세 사람들이 나타남

-애들 진짜 다 완전 몰입하긴 했나 보다

바싹 기합이 든 얼굴로 유능하게 일을 하다가 구석에 가서 ‘허어엉…’ 하며 탄식하는 뉴블랙의 막내였다.

그 모습 사이로 흘러나오는 인터뷰 컷.

[왕지호(20) / 대체로 겁이 많은 편]

저도 이제 어른이긴 하지만… 진짜 형들 없는 상황이 익숙하지가 않거든요. 너무 겁먹었던 것 같아요.

(겁이요?)

네. 아니… 눈을 떠 보니까 중세 서양 사람들이 접시 닦으라고 하는데 누가 겁이 안 나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작가님도 제 상황 되어 보세요!’ 하는 막내의 모습에 사람들이 귀여워하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뒤이어 나오는 감방 우주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고. 형님, 한 잔 하십시오. 이거 짠~ 하면 우리 호형호제 하는 겁니다. 브라더.]

[하하! 감옥 동생이 생겼군!]

죄수들이랑 풀죽 그릇으로 건배도 하고.

[감방 신입 선우주! 인사 한 번 크게 박습니다~! 하하하!]

[오오오오!]

[감옥 안이 많이 답답하시죠? 여러분을 위해 노래 한 곡 바치겠습니다!]

선배 죄수들이랑 아이 원 잇 댓 웨이~ 하는 90년대의 명곡들을 부르며 시키지도 않은 신고식을 하는 우주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쯤되면 선우주 군생활이 진심으로 궁금해진다

-어딜 가도 예쁨받을 상

-본인을 내향인이라 자칭하는 아이..

-우주는 계란 깨면 노른자 말고 도른자 나올듯

-죄수 행님들 흥겨워하는 거 왜일케 웃기누ㅋㅋㅋㅋㅋㅋ 코러스 같이 넣어 주는 거 개웃기네

-죄수들이 아니고 막내 재롱받아 주는 부장님들 같음ㅋㅋㅋ

-ㄹㅇ 회장님이 회식담당으로 본사 스카웃해 갔을 거 같음

-저 와중에 작곡가 본업 클라스ㅋㅋㅋㅋ 죄수들 나이대에 흥한 히트곡들만 쏙쏙 골라서 불러 주고 있음

그렇게 노래를 부르며 환심을 사던 우주가 외쳤다.

[제가 누구!]

[태양 같은 그 이름! Sun!]

[맞습니다. 제가 바로 썬입니다!]

환호하는 죄수들.

당장이라도 레미제라블 한 편 찍으면서 TV 속 감옥이 바스티유 감옥처럼 쿠쾅쾅쾅 터질 기세였다.

그 때문에 제작진이 당황했는지 간수가 다급하게 투입됐다.

[지금부터 한마디라도 하면 너희들을 모두 즉결 처형하겠다! 닥쳐라! 닥쳐어!]

썬을 연호하며 환호하는 죄수들과 몽둥이를 들고 위협하는 간수의 모습.

그리고 우주의 대응은.

[아이고. 피곤하네….]

모른 척하면서 벽에 기댄 체 졸리는 시늉을 했다.

시청자들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

괜히 선동 당한 죄수들만 경을 치고 꺼이꺼이 슬퍼하는 장면이 흘러나오면서 모두가 감탄했다.

“참… 저 재능을 아이돌 하는 데 써서 다행이야.”

“할머님이 큰일 하셨어. 바른 쪽으로 잘 키웠네.”

“졸개들이 없으니까 다른 사람을 졸개로 만드는구나. 멤버들은 우주한테 잘해야 되겠다… 바로 졸개를 갈아치우네.”

“우주 보니까 졸개가 있어야 되는 타입인가 봐.”

저 미모에 저런 처세술을 가지고 나쁜 길에 빠져들었다가는 나라가 혼란에 휩싸여 있을지도 몰랐다.

그런 장면이 흘러나오고 얼마 안 되고 뜨뜻한 온돌에 몸을 지지고 있던 우주가 리혁을 맞이했다.

김중현을 사칭했다는 죄로 갇히게 된 서리혁.

[왔어?]

마치 감옥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으면서 동생을 맞이하는 선우주였다.

-산뜻하게 왔어? ㅋㅋㅋㅋㅋㅋㅋ

-(대충 아무 일도 없었다는 표정)

-리혁이는 왜 죄수들이 시무룩하게 있었는지 모르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시점에서 리혁이는 몰랐겠지.. 자기 형이 저기서 반란 획책하고 죄수들 선동하고 했다는걸

-진짜 아무일도 없었다는 표정 개웃기네ㅋㅋㅋㅋ

-오 본격적으로 이제 같이 뭉쳐서 탈출하나 보다

우주와 리혁이 근처에 있는 노인으로부터 미션을 받아서 숟가락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동시에 북부 대공과 식사를 마친 비주, 중현, 지호도 한 자리에 모이고.

독자적으로 움직였던 멤버들이 모이면서 극의 분위기가 쫄깃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레?”

“어머……?”

“리혁이는 저게 뭐야. 고양이야?”

머리만 들어가면 몸은 쑥 나온다는 고양이처럼 창살로 머리를 집어넣더니 쑤욱 빠져나오는 서리혁이었다.

[종이혁은 ‘통과하기’를 사용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TV 속에서 패널들도 박장대소를 하는 동안 온라인에서도 웃음이 흘러나왔다.

-고양이냐고ㅋㅋㅋㅋㅋㅋ

-우리집 고양이한테 이거 보여 줘야지

-서리혁 액체설 진지하게 제안합니다

-사실 사람은 액체인거 암? 인간 몸에서 물이 70퍼센트인데 반올림하면 100프로 물임

-ㄴㄴ 그거 아님 사람 10명이 있으면 그중에서 7명이 물이라는 거임

-대충 리혁이가 들으면 극대노할 댓글들 모음집.zip

그러는 동안 TV 속에서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 줬다!’ 하면서 기뻐하는 리혁의 모습이 흘러나왔다.

‘정말 그렇긴 하네.’

뉴블랙 멤버들의 색다른 면모가 보인다고 할까.

평소처럼 행동 하나하나 예측되던 성격과 다른 모습이 신선했다.

의젓한 정상인이 되어 버린 막내.

죄수들 사이에서 경박하게 하핫 웃으면서 순식간에 죄수들을 새로운 졸개로 만들어 버린 우주.

머리를 필사적으로 사용하는 중현과 몸을 쓰는 리혁.

‘그… 몸 쓰는 건 뭔가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색다르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가장 색다르게 느껴진 것은 바로 비주였다.

“비주가… 내가 상상하던 거랑은 좀 다르네.”

“비주도 뉴블랙이긴 하구나.”

“원래 조용하고 저렇게 웃는 애들이 제일 무섭대잖아.”

드레스를 입은 채 레이디에 과몰입을 해서 호호호 웃고 다니는 비주였다.

미소년 같은 외모와 가발 때문인지 진짜 핑크머리 공주님 같다.

어찌나 고상하고 아름다운지, 아이들을 키우는 집에서 ‘저 드레스 사 달라고 하겠네…!’ 하는 부모들의 예측이 나올 정도.

하지만 그런 미모와 별개로 조곤조곤하게 이상한 면모를 보여 주는 비주였다.

[오늘 하루 동안은 품격 있는 레이디로 살아야 해!]

[H 선배님. 선배님에게 누가 되지 않는 멋진 레이디가 될게요…!]

[하하… 아냐. 호호호.]

연습벌레다운 면모가 ‘최고의 레이디가 되겠다’ 하며 연습하는 모습에서 나오고 있었다.

‘아니야. 비주야. 그거 아니야…….’

역시 뉴블랙은 뉴블랙이다 하는 말이 나오는 모습.

그러는 한편.

멤버들이 한데 모이기 시작하면서 그때부터 탈출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모이니까 장난 아니네.”

순식간에 방탈출 문제들을 해결하더니, 일사불란하게 리더의 지휘 아래서 도서관까지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침내 공개되는 드라큘라 백작의 정체.

“어?”

“이게 끝이야?”

“벌써?”

1시간이 넘는 시간이 그야말로 녹듯이 지나가는 가운데.

“그런데 방금 건 누구야?”

(?)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다음 화에 공개될 거라는 정체불명의 게스트에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면서 인터넷이 와글거리기 시작했다.

*   *   *

LA 1일 차 콘서트는 무사히 끝났다.

“고생했다.”

“고생했어요…!”

“어우.”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마무리한 동생들이 내 방에 모여서 룸서비스를 시켰다.

샤워까지 마친 채 노곤노곤한 몸으로 야식을 먹으려고 할 때.

“이제 그거 봐야죠. 그거.”

“그래. 봐야지.”

여기 시간으로 새벽에 방영했다고 하던데.

콘서트 때문에 보지 못했던 <지금부터 우리는>을 시청하기로 결정했다.

막내가 말했다.

“이거 넷플러스에 올라와요.”

“그래?”

그래서 호텔 TV로 넷플러스에 접속했는데… N이 두둥! 하고 뜨면서 익숙한 화면이 뜨긴 했지만.

“어라?”

화면이 좀 다르다.

포스터들도 죄다 영어로만 나와 있고, 컨텐츠도 처음 보는 드라마들이 즐비해 있었다.

리혁이가 아 하며 말했다.

“이거 국가별로 볼 수 있는 컨텐츠 다를 걸요. 우리 지금 미국 IP라서 미국 컨텐츠 나오는 것 같아요.”

“아….”

“다른 걸로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게요.”

리혁이가 핸드폰을 켜서 방법을 찾으려고 할 때.

중현이가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형. 저기 있는데요.”

“응?”

“저기… 실시간 급상승 컨텐츠에 ‘지금부터 우리는’ 포스터 있어요.”

“응…?”

TV 화면에 ‘실시간 급상승 컨텐츠’에 표시 되어 있는 .

다 같이 눈을 깜빡였다.

“이게 왜 여기 있지?”

그리고 리모컨을 딸깍딸깍 움직여서 썸네일 위로 하얀 테두리가 생길 때.

자동으로 미리보기가 흘러나왔다.

영애가 된 비주가 성을 누비는 장면 아래로 영자막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당사자가 눈을 크게 떴다.

“이게 서비스가 되네요? 우와…….”

“신기하다.”

“잘됐다. 이거 보면 되겠네요.”

하지만 우리의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잠깐만.”

동생들에게 내가 말했다.

“여기 미국이잖아.”

“근데요?”

“저게 왜 실시간 급상승 컨텐츠에 들어가 있어?”

“어……?”

“어?”

뭔가 불길하다.

실시간 급상승 컨텐츠.

그것도 첫 화면에 배치된 썸네일에 급격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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