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711)화 (711/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711화

같은 시각.

SNS와 아이돌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뉴블랙의 선물 소식이 퍼져 나가고 있었다.

[오늘자 음방 첫방한 뉴블랙 역조공]

(햄버거를 만들며 행복하게 웃는 미국인 노인과 아들들.jpg)

햄버거 만들어 주겠다고 햄버거 가게 오너 데려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 말고 다른 사진도 올려 줘야지ㅋㅋ 얘드라 저거 말고도 과자도 엄청 많음!

-(항아리만한 치즈볼 통 사진.jpg) 치즈볼 존나 커!! 누가 독무덤으로 써도 되겠다고 해서 다들 빵터짐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저 할아버지 왜일케 행복해 보여

-뉴블랙이 햄버거 먹은 성지 -> 미국 수플레들 방문함 -> 쌉이득 -> 한국인 관광객들도 쏟아짐 -> 궁금한 일반인들도 몰려옴

-뉴블랙이 먹은 버거 이름 뉴블랙 버거로 바꾸신대ㅋㅋㅋ 현장에서 직접 들음

-맛 어때???? 맛있어???

-맛읶셌다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먹을래

댓글들의 내용처럼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바로 맛이었다.

SNS 등에서 맛에 대한 질문이 올라오자, 현장에 있는 이들이 감자튀김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톡톡 움직였다.

@KimNorang

동남아 다녀온 친구들이 왜 “야 거기서 진짜 망고 먹어 봐” 그런 이야기하는 줄 알겠다. 여러분, 이게 바로 진짜 햄버거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먹은 건 햄버거 아님.

@Kyuhojjang_kkanbate

아아— 이것이 ‘햄버거’인가

@King_jiho

조선시대 보빙사가 미국에 방문해서 첫 햄버거 먹은 그런 느낌임. 이것이 아메리카의 맛이로구나.

프랜차이즈 햄버거는 다 가짜임

마치 동남아시아 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이 ‘야, 네가 진짜 과일을 못 먹어 봐서 그래. 한국에서 먹는 건 가짜야’ 하는 듯한 느낌!

아이돌 팬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아씨 개부럽다!’

미국 유명 햄버거 가게가 강남 등에 문을 열기만 해도 하루 종일 줄 서는 사람들이 한국인이었다.

본토의 햄버거 장인이 직접 찾아와 만들어 주는 햄버거!

세상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몇몇 사람들이 부들부들하는 이솝우화의 여우처럼 ‘저것은 신포도다!’ 하며 외치기 시작했다.

[미국 햄버거 엄청 짜지 않나??]

아무튼 짤거임

엄청 짤 거임

거의 솔트레이크시티일 거임

현장 수플레들이 기름기가 번들거리는 입술로 훗 하고 웃었다.

-미국 음식이 간이 쎄서 걱정 많이 했는데 걱정 ㄴㄴ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간 조절한 듯

-애들이 이미 건의했대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씨 개부럽다

-간 적정한디요

-안다고ㅠㅠㅠㅠ 그냥 부러운 거라고ㅠㅠㅠㅠ

부들거리던 이들이 착잡한 얼굴로 배달 어플을 검색했다.

‘오늘은 수제 버거로 때워야지.’

그러곤 현장에서 햄버거 요리를 하고 있는 마크 웨버라는 사람의 가게명 를 찾아내 버킷 리스트에 작성했다.

그러는 동안.

오늘의 선물을 보던 수플레들의 두뇌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미국에 진출하면서 햄버거 집 주인들을 데려왔다?’

그렇다면!

[애들 이탈리아 진출햇으면 좋겠다]

파스타 먹어 보고 싶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여러분을 위해 100년 전통의 알리오올리오 장인을 데려왔습니다

-본인 방금 음방에서 봉골레 주문하는 상상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개웃겨

누군가의 뻘한 글을 시작으로 어디어디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농담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프랑스 진출해서 마카롱 장인 데려오는 상상함

-개이득

-맛집 리스트 쫙 적어 놓자ㅋㅋㅋ

-인도네시아 사람이 직접 만들어 주는 나시고렝.. 일본인이 만들어 주는 돈코츠라멘..

-나폴리 피자 먹고 싶다

-해외 활동.. 괜찮은데..?ㅋㅋㅋㅋㅋ

-수플레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데려온 수플레가 먹고 싶다

-그럼 북한 다녀오면 평양냉면이야??

-그건 안 돼.

최애를 자신의 사리사욕에 이용하려는 팬들의 욕망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웃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호오.”

대기실에서 인터넷 반응을 모니터링 하고 있는 마왕과 졸개 사천왕의 모습.

“형, 이거 괜찮은 아이디어 같은데요?”

“반응 좋은데.”

“이대로 한 번 추진해 볼까요?”

머릿속에 퍼져 나가는 그들의 원대한 상상.

-자! 오늘은 바로 수플레 엑스포가 열리는 날입니다! 뉴블랙을 축하해 주기 위해 전 세계 요리 장인들이 모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태리에서 온 피자 장인 로베르토입니다.

-오늘 뉴블랙의 음방을 맞이해 스시 장인 나카무라 씨를 모셨습니다. 수조에 싱싱한 활어가…!

5인조가 해바라기처럼 양손을 발그레한 뺨에 올렸다.

“허어어!”

“이거 좋은데?”

꺄르륵- 하는 웃음소리가 대기실에 울려 퍼졌다.

*   *   *

마침내 사전 녹화 시간!

드라이 리허설까지 모두 마친 우리는 최종 리허설을 하기 위해 K-net의 스튜디오에 발을 들였다.

“와아아아아아아아!”

환호하는 수플레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웃는 것도 잠시.

“풉!”

“흐하하하!”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우리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반짝반짝!

바로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우리 수플레들 때문이었다. 발광하는 응원봉 불빛에 입술과 손가락이 기름기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이는 팬들의 볼도 왠지 모르게 더 통통해져 있다.

“잘 먹었어요?”

“네에에에에에-!”

“나는 햄버거가 너무 맛있었다, 손!”

모두가 손을 들었다.

“나는 햄버거보다 핫도그가 좋다, 손!”

몇몇을 제외하고 다 내렸다.

중현이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행이네요. 내일 음악 방송에 준비한 메뉴가 핫도그거든요.”

“헉!”

누군가 ‘헉!’ 하고 크게 숨 넘기는 소리에 수플레들 사이에서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너무한다! 하면서 터져 나오는 야유에 우리가 미소를 지었다.

“이 핫도그 집도 진짜 맛있죠. 칠리 핫도그가 유명한데, 어우, 저희가 먹어 본 핫도그 중에 제일 맛났어요.”

“맞아여. 소스가 정말…….”

막내가 보탰다.

“수플레들도 한 번 먹어 봐야 돼요. 먹는 순간, 아 이게 미국이구나 하는 맛인데…….”

“우우우우우!”

“와. 야유 하는 거 봐! 햄버거 다 먹어 놓고!”

“우우우우!”

‘이 배신자들!’ 하며 이이익 하는 막내의 모습에 수플레들이 귀엽다는 듯 웃었다.

제철 과일처럼 통통하게 변한 팬들을 보면서 우리도 마찬가지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나고 자란 곳이 제일이다.

미국 시상식도 재미있는 경험이긴 했지만, 이 음악 방송 스튜디오에서 팬들이랑 모여 있는 이 순간이 제일 재미있다고 할까.

뭔가 우리끼리만 통하는 그런 느낌이 있다.

“오래 기다리셨죠? 사실 이게 물리적인 기간이 길든 짧든 간에, 항상 우리 만남은 오랜만 같아요.”

배시시 웃는 미소가 돌아온다.

“오랜만에 만나면 또 평소 만난 것처럼 익숙하고. 서로 정이 많이 들어서 그런가 봐요.”

“근데 이번에 새로 오신 분들도 있을 거 아니에요.”

“아. 그러네.”

리혁이의 말에 내가 손을 올리고 소곤거렸다.

“소외감을 느끼시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웃음을 터뜨리는 수플레들에게 말했다.

“그치만 새롭게 팬이 되신 분들도 지금까지 저희를 어떻게든 접하시긴 했을 테니까… 우리 내적 친밀감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제부터 더 친해지면 되는 거니까요.”

“맞아요.”

비주가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런 말을 하면서 수플레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했다.

“항상 이 말부터 드리는 것 같네요. 기다려 줘서 정말 고마워요. 많이 기다리셨을 텐데 저희도 정말 이 순간을 기다렸어요.”

“와아아아아아!”

“그럼, 녹화 들어가 볼까요?”

“네!”

대기하고 있던 피디님에게 대화가 다 끝났다는 신호를 보내고는 멤버들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마침내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메트로.

사전 녹화하는 내내 뜨거운 환호와 함성을 받으며 다시 한번 우리는 살아 있는 감정을 느꼈다.

“와아아아아아아!”

VMA를 하면서도 실감하지 못했던 컴백이었는데.

비로소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   *   *

확실히 미국 음식 푸드트럭은 효과가 좋았다.

볼이 빵빵해진 수플레들이 평소보다 더 힘차게 응원해 주는 것도 좋았지만, 천적을 물리칠 때도 탁월한 효과를 자랑했다.

“와. 선우주다.”

“와.”

“저거 잡아.”

“Not Fine 녹음할 때 ‘여러분을 위해 대단한 곡을 준비했어요’ 이러더니 바로 메트로로 우리를 농락해?”

팝 스타 의상을 아름다운 미의 여신들이 성난 얼굴로 달려왔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다.

“축하빵을……! 음?”

코앞으로 다가온 스칼렛 멤버들이 코를 킁킁거렸다.

역시 개코였다.

나윤이가 코를 벌름거리며 눈을 깜빡였다.

“어디서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바로 맞혔어.”

내가 손가락을 딱! 튕기자 뒤에 늘어서 있던 졸개들이 쟁반을 들고 다가왔다.

쟁반 뚜껑을 열자 드러나는 미국 햄버거!

그릴에 구운 고기 패티 특유의 구수한 냄새와 함께 노란 치즈가 따끈따끈한 열기를 드러내며 녹아내리고 있다.

“이, 이거… 완전 미국 햄버거……!”

“맞아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는 스칼렛을 위해 특별히 제조한 햄버거를 진상했다.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선물을 주고 화친 정책을 펼친 나라들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햄버거를 조심스럽게 받아 든 이들에게 웃으며 말했다.

“아직 점심 안 먹었다길래 특별히 주문했어요.”

“우주야!”

눈물을 글썽이면서까지 좋아하는 걸그룹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무사히 넘어갔다.

내가 눈짓하자 중현이가 매점 봉투를 내밀었다. 나윤이가 병아리처럼 고개를 쏘옥 들이밀었다.

“이건 뭐야?”

“다 먹고 난 다음에 느끼할 거니까. 간식으로 먹을 김치랑 컵라면.”

“오빠!”

“우주야!”

이제 완벽하게 넘어간 것 같다.

음식에 정신이 팔려서 치즈버거를 우물거리는 스칼렛을 보고는 다른 스탭 분들에게도 햄버거를 돌렸다.

그러고는 우리 대기실로 돌아왔다.

“아직도 많이 남아 있네.”

스탭들까지 다 돌리고도 햄버거가 남았다.

햄버거를 제조한 마크 웨버 씨가 수플레들의 텐션에 흥분해서 햄버거를 미친 듯이 제조한 덕분이었다.

-마치 팝 스타가 된 기분이었지. 내가 소금을 뿌릴 때마다 박수를 치면서 환호해 주더구만. 허허허허!

-저… 근데 햄버거의 양이?

-아. 흥분해서 나도 모르게 많이 만들어 버렸다오.

얇은 포장지에 싸진 햄버거의 산을 바라보고는 바로 결론을 내렸다.

“뿌리자.”

“네.”

다행스럽게도 오늘 음방에선 우리가 최고참인 덕분에 찾아갈 필요가 없었다.

똑똑.

본방송이 다가오면서 가수들이 쉴 새 없이 문지방을 날아들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시니스터입니다!”

“선배님, 저희 아이리스입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안녕하십니까아아-!”

들어와서 인사하는 후배 가수들과 덕담을 주고받고는 햄버거를 하사했다.

“미국 햄버거 좋아해요?”

“어어! 이거 밖에서 들어오던 냄새가 이거였구나. 네, 너무 좋습니다. 안 그래도 저녁에 수제 버거라도 먹을까 생각했는데…….”

“넉넉하게 가져가세요.”

“감사합니다!”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간만에 얼굴 보는 가수들도 있어서 좋고, 또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그중에서 우리의 이목을 끈 것은 바로…….

“M. I. S. T! 안녕하십니까! 미스트입니다.”

“어?”

동생들이 눈을 크게 떴다.

“이름 바꿨어요? 원래 물티슈였잖아요.”

놀라는 동생들에게 내가 반문했다.

“너희 몰랐어?”

“네. 형은 알았어요?”

“응.”

신규 음악을 찾아듣는 나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한때 ‘물티슈’였던 현 미스트의 리더 곽이 설명했다.

“대표님께서 일단 화제가 되어야 한다고 해서 물티슈로 지으셨는데, 다행히 인기를 얻게 되면서 미스트로 개명했습니다.”

“잘 개명했어요.”

“예, 저희 어머니도 이제야 친척들한테 저 아이돌 데뷔한 거 알리시겠다고.”

즐거운 웃음이 흘러나왔다.

미스트 멤버들의 앞날에 축복을 전해 주며 햄버거를 쥐어 주었다.

4개월 만이긴 하지만 음악 방송에 다시 오니 진짜 컴백한 것 같고 너무 좋다.

대기하면서 쉬는 것도 즐겁고.

음악 방송에서 요청하는 특집 코너들을 찍을 때도 즐거웠다.

-축하드립니다! 스칼렛의 Not Fine!

이번 주의 1위는 스칼렛의 Not Fine.

앵콜 무대를 하는 스칼렛이 ‘김덕춘 작곡가님 너무 감사합니다!’ 하면서 아이돌들과 발라드 가수들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

모른 척하며 허공을 바라보는 내 모습에 주변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어쨌거나.

첫 주 음악 방송을 시작으로 미국 활동을 짧게 하면서 긴장했던 몸을 편히 풀면서 활동할 수 있었다.

“자! 금요일! 오늘의 메뉴는 핫도그입니다!”

“구와아아아아!”

“토요일! 토요일은 캘리포니아의 음식! 타코와 브리또!”

“크르르르르!”

“일요일! 일요일이면 버팔로 윙이죠!”

통통해진 수플레들과 함께 통통 튀면서 무대도 함께 하고.

“오늘 아이돌 학교에 모신 초특급 게스트! 바로 뉴블랙입니다!”

“안녕하세요~!”

K넷 아이돌 프로그램인 <아이돌 학교>에도 출연해서 경품을 타기 위해 동생들과 옥신각신하고.

“HBS MTV에 아주 귀중한 손님이 찾아오셨죠? <아이돌 쇼>에서 고양이에게 ‘김덕순은 내 거야!’ 라며 고백을 해 주신 분과 장수풍뎅이 명짤로 저희 프로그램을 구원해 준…!”

“예, 뉴블랙입니다. 그런 건 언급하지 말아주세요!”

HBS MTV의 아이돌 정보 프로그램에도 간만에 출연해서 MC인 세리와 북북과도 오랜만에 만났다.

다른 예능도 출연하고 싶긴 했지만 이게 한계긴 했다.

금토일 활동이 끝나면 또 월요일에 미국 동부로 잠시 출국해서 프로모션을 돌아야 해서.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르지.”

“그러니까요.”

그리하여 오늘은 9월 3일 일요일.

어느덧 8월의 무더위도 끝나고, 이제 조금 있으면 슬슬 가을이 다가오겠구나 하는 날씨였다.

우리의 음방 첫 주가 끝난 날.

그리고.

다음 주에 열릴 팬 사인회의 추첨자를 뽑는 날이었다.

“가슴이 두근두근하구나!”

“콩닥콩닥!”

팬 사인회에 걸린 상품은 비매품 CD.

사인을 해 줄 실물 앨범이 없는 까닭에 이번 사인회에서 별도 제작한 앨범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어마어마한 경쟁률이 예상되는 상황.

그 때문에 추첨 방식도 조금 독특하게 할 계획이었다.

“수플레들이 좋아하겠지?”

동생들과 함께 준비한 것들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   *

오늘도 행복한 덕질 라이프.

수플레들은 들려오는 떡밥 소식에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뉴블랙, 광폭 행보.. ‘아이돌 쇼’, ‘아이돌 학교’ 녹화 완료

-뉴블랙의 다음 주 음악 방송 메뉴는?.. 네티즌 ‘나도 수플레할래’

-[줌in] 뉴블랙 음악 방송 메뉴였던 “이것”, 미국에선 화요일마다 먹는다?

출연해서 아이돌 미를 뿜뿜할 것 같은 아이돌 프로그램부터 시작해서 미튜브에서 올려 주는 자체 컨텐츠들까지.

그야말로 떡밥의 홍수였다.

평소에 어지간한 떡밥의 홍수는 ‘음, 급류인가’ 하면서 40년차 래프팅 동호인처럼 노를 젓던 수플레들도 이번에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칫하면 놓치게 된다.’

정신 꽉 잡고 덕질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뉴블랙 TV에서 올라오는 자체 안무 영상과 온갖 비하인드를 함께 섭렵할 수 있었다.

‘그래! 우리 애들은 아이돌이라고!’

한동안 머글과 공유했던 슬픔 때문일까.

아이돌 미를 뿜뿜하는 최애들의 모습에 행복했다.

그야말로 행복 덕질 그 자체.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어휴. 진상들.’

뉴블랙이 공방 참여 팬들만 먹게 하도록 마련한 푸드 트럭에 달려온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었다.

무작정 찾아와서 ‘돈 낼 테니까 나도 먹게 해 달라!’ 하는 건 양반이고.

먹으려고 하는 팬들에게 다가와 ‘얼마 주면 파실래요?’ 하며 양도를 요구하는 것까지.

그 때문에 레몬 엔터가 다음 주부터는 별도의 조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정도였다.

딱 그런 것만 빼면 완벽했다.

그 외에는 오로지 재미있는 소식들뿐.

팬들에게는 아이돌 관련 컨텐츠가 유명했다면, 머글들에겐 다른 소식들이 더 유명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나오신 할아버지들 뉴블랙 편지 받았다고 함!!]

얼마 전에 비주와 우주가 군산을 돌면서 출연했던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맛집 탐방 프로그램.

그곳에서 우주와 비주를 붙잡고 ‘영어 곡을 내라!’ 하며 옥신각신했던 복덕방 3인조 할아버지들이 있었다.

멤버들이 미국에서 사 온 엽서에 ‘그래서 영어 곡을 냈습니다!!’ 하는 손편지와 선물을 보냈다는 소식에 수플레들이 미소를 지었다.

손녀가 찍은 영상 속에서 편지를 받은 할아버지가 ‘아이고…’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아. 훈훈하다.’

이게 바로 선순환이 아닐까.

시민들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시하고, 그걸 통해 뉴블랙이 좋은 아이디어를 쏙쏙 빼먹어서 성장하는 것이다.

물론, 레몬 엔터의 직원들에겐 조금 의미가 다르겠지만…….

그런 소식을 보던 팬들이 시선을 돌렸다.

“아, 근데 나도 먹고 싶다…….”

공방에 참여한 것도 부러워 죽겠는데!

트위터나 블로그에 ‘사녹 후기’ 하면서 ‘이게 버팔로 윙이지!’ 하며 행복해하는 팬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그리고.

그런 관심을 받은 공방 당첨자들의 어깨가 으쓱으쓱 올라갔다.

-하, 부러워 하기는~

-뭐. 특별한 맛은 아니었달까? 아, 여태까지 내가 먹은 핫도그는 가짜 핫도그였구나 하는 정도?

-핫도그도 명인이 구우니까 다르더라고. 대공황 때부터 LA에서 핫도그를 만든 분이래. 뼈대 있는 핫도그 집 정도?

근사한 드레스를 입은 영애들처럼 으쓱으쓱하던 수플레들.

하지만 그렇게 세상을 다 가진 것과 같은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금의 공방 당첨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중요한 이벤트가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비매품?!’

실물 앨범이 없는 디지털 싱글 팬사인회를 위해 별도로 앨범을 제작한다는데, 비매품이라고 했다.

최애랑 눈 마주치고 대화할 기회+초희귀 굿즈 VS 장인이 구워 주는 햄버거.

팬들에게는 두말할 것도 없이 전자가 압도적이었다.

‘반드시 당첨돼야 한다!’

응모글을 클릭한 수플레들이 숨을 삼켰다.

상품 예시 사진.

멋들어진 CD에 ‘METRO’라고 적혀 있고, 딱딱한 하드 케이스까지 실물 앨범처럼 꾸며져 있었다.

거기에 멤버들의 친필 사인을 받는다면…….

침을 꿀꺽 삼키던 수플레들이 후- 하며 숨을 토했다.

‘규호 이 새끼! 앨범을 그냥 팔아야지! 한정판으로 이 시벌…….’

분통을 터뜨리던 수플레들이 이내 고개를 저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

중요한 것은 이벤트에 당첨되는 것이다.

[뉴블랙에 대한 퀴즈를 맞히고 당첨되세요!]

수플레들이 주먹을 꼭 쥐었다.

‘애들에 대한 퀴즈라면 자신 있지.’

서버 시간을 띄우고 기다리던 수플레들이 적시에 ‘응모’를 눌렀다.

그러자 새로운 창이 켜졌다.

그런데…….

뭔가 본격적이었다.

수능 모의고사 시험지 같은 문제지와 함께 [1교시 : 서리혁의 서리 영역]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1교시?’

마치 뉴블랙 모의고사 같은 느낌.

웃음을 터뜨린 수플레들이 [서리 영역]의 1번 문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어디 한번 풀어 볼까?’

[1번]

김중현에게 원한을 가진 김비주가 물에 소금을 넣어 농도 10%인 소금물 200g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맛있는 걸로 착각한 왕지호가 그만 50g을 마시고 선우주에게 뱉어 버렸다. 조금 미안해진 김비주는 남은 150g의 소금물에 물을 추가로 넣어 농도 5%의 소금물을 만들기로 했다.

이때 몇 g의 물을 더 넣어야 하는가? [3점, 주관식]

수플레들이 주먹을 쥐었다.

‘서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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