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749)화 (749/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749화

정말 정신없이 3시간 반이 지나갔다.

본 무대.

앵콜.

그리고 앵콜의 앵콜.

혼을 불사르듯이 무대를 하고 나니 어느덧 마지막 곡을 불러야 할 시간이 되어 있었다.

-아.

목을 축이고 마이크를 들었다.

-이제 진짜 마지막 곡이네요. 마지막의 마지막이요.

“아아아아아아아-!”

-아쉽죠?

분명 ‘네-!’ 하는 대답인데 인원이 어마어마해서인지 ‘구에에에-!’ 하는 괴성처럼 들린다.

동생들과 아쉬움 가득한 눈빛을 교환하며 웃었다.

-저희도 정말 아쉬워요. 진짜 집에 가기 싫은데… 우리 가지 말고 여기서 계속 놀까요?

다시금 돌아오는 환호성.

정말로 그럴 수야 없겠지만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 이 곡이 끝나면 올해 월드 투어가 정말로 끝나는 거니까.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하다.

첫 콘서트 시작할 때만 해도 ‘어이구, 저거 다 언제 끝나냐’ 하면서도 막상 끝나려고 하니 안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월드 투어는 학창 시절과 비슷한 느낌이다.

쳇바퀴처럼 공연을 하며 일상을 보내고, 중간에 친구들과 재미있는 일도 있지만 어쨌든 얼른 졸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

하지만 막상 졸업할 때가 되면 조금 더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오늘 재미있으셨나요? 저희는 너무 재미있었어요.

콘서트를 마무리할 때쯤이 되니 눈이 살짝 그렁그렁해지는 것 같다.

-일요일 저녁이란 귀중한 시간을 저희와 함께 보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해요. 그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 좀 많이 했는데, 어떠신가요? 많이들 즐거우셨나요?

달봉이들이 물결치듯이 긍정을 표했다.

내가 물끄러미 바라보며 웃고 있는 동안 동생들이 마이크를 들고 멘트를 이었다.

오늘 공연을 보러 와 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

앞으로도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그런 말들이 메아리를 치며 상암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동안 멍하니 달봉이들을 바라보았다.

‘형.’

비주의 눈짓에 다시금 상념에서 깨어났다.

-네. 이제 마지막의 마지막인데요. 세트 리스트를 정할 때 마지막에 부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 노래가 있어요.

-여러분도 오늘 한 차례 들었던 노래예요!

이런 날 마지막에 부를 노래.

-음. 이 노래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헤어질 날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오늘 같은 날에 어울리죠?

“와아아아아아아아-!”

-마침 잎새들이 떨어지는 가을이네요.

환호성을 지르는 팬들과 관객들에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정말 행복했어요. 그럼 저희 뉴블랙은 여기에서 인사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꽃 피는 봄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슬로건을 외치며 마이크를 높이 드는 중현이에게 수플레들이 환호를 보냈다.

그동안 콘서트에서 따라 부르기 쉽게 편곡한 버전의 낙화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살짝 느릿하고 차분해진 전주에 맞춰 응원법도 차분하게 메아리쳤다.

“선우주! 김비주! 김중현! 서리혁! 왕지호!”

“뉴블랙! 와아아!”

인이어를 빼고 관객들의 함성을 들으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공연을 했기에, 몸은 피곤하지만 온몸의 신경 세포가 살아 있다며 속삭이는 느낌.

이렇게 환호를 들을 때면 온 우주의 별이 내게로 쏟아지는 것 같다.

고이 피워 낸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첫 소절을 부르며 여러 객석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행복해하는 얼굴.

살짝 피곤해하면서도 같이 따라 불러 주는 얼굴.

웃는 얼굴.

하나하나가 왠지 모르게 작은 꽃잎들처럼 보이는 날이었다. 이제 오늘이 지나면 당분간 못 보게 될 꽃들.

노래를 부르는 내내 여러 생각이 소용돌이친다.

꽃이 필 때 돌아와

꽃이 필 때 돌아와

약속하듯이 모두가 함께 후렴을 불렀다.

돌아와 말하리오

여기 봄이 있노라고

봉숭아꽃처럼 발갛게 물든 응원봉의 물결을 바라보며 서로가 서로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가을 하늘 아래.

꽃들이 분분히 지고 있었다.

*   *   *

공연이 끝나고 빠르게 인사부터 돌았다.

“정말 수고 많았다. 얘들아.”

“고생하셨습니다!”

콘서트 연출을 맡은 감독님, 무대 기술자, 촬영을 맡은 스탭들과 악수와 기념사진을 찍고.

“댄스팀! 댄스팀 모일게요!”

“밴드! 밴드 분들 어디 갔어요?”

오늘 공연의 한 축을 맡은 사람들과도 밝게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들 숨 가쁘게 준비했던 공연이 마침내 끝나서 그런지 홀가분하고 즐거워 보인다.

특히나 밴드 분들은 글렌 데이비스 씨에게 사인 기타를 받았다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호가 물었다.

“그러고 보니 글렌 쌤이랑 헤일리는요?”

“끝나고 먼저 돌아갔습니다.”

매니저 민수 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인사하려고 했는데 이미 호텔로 돌아간 모양이다.

콘서트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이번에는 오늘 콘서트를 보러 온 지인들과 인사했다.

“콘서트 축하해, 형.”

내년이면 주경기장 가겠다며 웃던 태현이가 꽃다발을 내밀었다.

“고마워.”

“이거 형이 좋아하는 꽃으로 샀는데.”

“진짜? 향기 좋다.”

꽃다발을 품에 안고 웃었다.

“공연은 잘 봤고?”

“최고였어.”

옆에 서 있던 한빈이와 지훈이, 그리고 한별이가 이러쿵저러쿵 말을 얹었다.

“마지막에 낙화 부를 때 나도 울 뻔.”

“잘 컸구나, 선우주… 이러고 있었다니까 다들.”

“나는 형이 행복해 보이는 게 그렇게 좋더라. 약간 그 표정만 되면 더 잘생겨 보이는 게 있어서.”

“맞아. 눈 흘기면 엄청 심통 맞아 보이잖아.”

쓸데없는 소리까지 얹으며 와글와글 복작거리는 녀석들에게 고맙다며 답례를 했다.

“아무튼 재미있게 봤어유~”

“또 보자.”

“그랴. 평창에서 봅시다.”

폐회식 때 퍼포머로서 만나자며 손을 반짝반짝 흔드는 이들에게 나도 같이 손을 흔들었다.

그걸 시작으로 오늘 공연을 보러 온 지인들과도 같이 셀카를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문자도 엄청 많이 온 것 같긴 한데 이건 나중에 봐야지.

한동안 복작복작한 대기실에서 열심히 인사하고.

한산해진 뒤에야 대표님, 그리고 우리 회사 연습생들과도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어때, 형들 공연 잘하지?”

“네…!”

으스대듯 말하는 지호에게 우리 연습생들이 선망의 눈빛을 보냈다.

공연이 즐겁긴 했던지 뽀얀 뺨 위로 잔뜩 홍조가 오른 연습생들이었다. 신이 난 병아리처럼 두 팔을 팔락팔락 흔드는 모습이 귀엽다.

그리고.

“나 왔다.”

“할머니이이이이-!”

내 마음의 고향이 찾아왔다.

땀을 잔뜩 흘렸는데도 개의치 않고 할머니가 꼭 껴안아 주었다. 머리를 신나게 양옆으로 잔망스럽게 흔들었다.

“재미있게 봤오? 손자 귀여웠오?”

“그려.”

“히히, 할머니 온다고 내가 진짜 오늘 혼신의 힘을 다한 겨. 내가 누구냐. 바로 이 김덕순의 남자……!”

“어휴. 말은 잘한다.”

물에 빠져도 주둥이만 둥둥 뜨겠다며 비난하는 김덕순 여사에게 싱글벙글 웃으며 안겼다.

그러는 동안.

멤버들 가족과도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민준이 잘 지냈니? 더 잘생겨졌네.”

“네!”

여전히 사이좋은 민준이네.

얄쌍했던 몸에 근육이 좀 붙었는지 미남의 싹이 보이는 비주의 동생에게 다가가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 주고.

“저번에 레스토랑에서 저희 이벤트는 어떠셨나요?”

“……조, 좋았지.”

“좋았어요.”

저번 이벤트 때문에 더 어색해진 것인지, 서로 헛기침을 하는 가족들 사이에 껴서 가교 역할도 해 주고.

‘너는 고마워해라. 서리혁!’

‘뻔뻔한 인간들! 이게 누구들 때문인데!’

눈으로 욕을 퍼붓는 메인 보컬에게 생글생글 웃어 보일 뿐이었다.

그 옆에서 막둥이 어화둥둥을 하고 있는 지호네 가족을 지나 마침내 초사이어… 아니 농부 가족.

괴산군의 괴인들이 우릴 맞이했다.

“우주야. 중현이 좀 봐라! 애가 피골이 상접해 가지고!”

“……그, 그런가요?”

중현이네 아버님이 중현이의 말캉말캉한 볼을 쥐며 말했다.

“뼈밖에 없다니까!”

“나 튼튼한데.”

한술 더 떠서 옆에 계신 할아버님은 허약하다며 보약을 써야겠다고 성화를 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처음 보는 인물이 있었다.

“처음 만나네요. 중현이 형입니다.”

가족들 사이에 서 있던 키 큰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30대 초반.

키는 190 정도로 엄청 훤칠한데 존재감이 어마어마한 느낌이다.

짧게 컷한 머리 아래로 누군가와 비슷한 얼굴이 보인다. 다만 훨씬 더 날카롭고 샤프해 보이는 인상.

뜨끈뜨끈한 손을 맞잡자 힘이 느껴진다.

“김대현입니다.”

뭘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직업 군인이라고 들은 것 같다.

영화 속에나 나오는 혈청 맞은 초인 군인을 목격한 듯한 기분.

우리가 와아아- 하면서 올려다보았다.

“중현이네 형…….”

“이래서 중현이 형이 허약해 보인다는 거였구나.”

왜 가족들이 중현이를 이토록 허약한 아이 취급을 하나 평소에 이해가 안 됐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이해가 갔다.

하지만 우리의 신기해하는 반응과 달리 중현이는 떨떠름한 기색이었다.

“왔어?”

“왔어는 무슨. 너는 인마, 형한테 평소에 연락도 잘 안 하고.”

타박하듯이 등짝을 살짝 치는데 중현이의 몸이 휘청였다.

“…….”

“…….”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형제들의 살가운 대화가 귀에 들린다.

“요즘에 운동은 좀 하고 있어? TV 보니까 빼짝 말랐던데.”

“많이 하지.”

“얼마나.”

“하루에 한 시간은 꼬박 하고.”

“중현아, 넌 몸이 약해서 그걸론 안 된다니까. 고작 그 정도로 땀을 엄청 흘리고.”

진심으로 중현이가 걱정된다는 얼굴.

왼손잡이들의 나라에선 오른손잡이가 희귀해 보인다는 그런 이야기가 잠시 머릿속에 떠오른다.

비주가 속삭였다.

“저 결심했어요. 형.”

“응?”

“좀비 사태 벌어지면 저 집으로 갈 거예요.”

“같이 가자.”

재난 호러 영화를 호쾌한 액션물로 장르를 바꿔 버릴 수 있는 중현이네 가족들이었다.

아마 좀비들이 못 살겠다며 인권 침해로 고소하지 않을까.

“나 멤버들이랑 마저 하던 일 하러 가야 돼.”

“갔다 와라.”

중현이가 핑계를 대며 형과의 만남에서 피신해 왔다.

평소와 달리 입을 살짝 내미는 우리 셋째.

내가 웃으며 물었다.

“더 이야기 하지. 평소에 만나기 힘들다면서.”

“맨날 잔소리만 하고 그래요. 뭐. 만난 건 좋은데….”

“형들이 다 그렇지 뭐.”

“음. 그건 그러네요.”

……왜 날 쳐다보면서 끄덕이는 거지.

느긋하고 항상 맏이처럼 보이는 애인데 오늘 보니 집안에서 동생은 동생이구나 싶다.

중현이가 투덜대면서도 웃었다.

“그래도 좋긴 해요. 형 만나서.”

“그치.”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다.

오늘 공연이 끝나고 좀 허했던 터였다.

뭔가 공연이 딱 끝나고 조용한 대기실로 돌아온 순간 모든 것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듯한 기분.

평소 콘서트와도 조금 달랐다.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나서 집에 갈 때 느껴지는 기분이 극대화된 느낌.

공연 인파가 어마어마해서인지 혼자만 남은 듯한 외로움이 밀려오는데… 정확히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분명 공연이 끝나고 즐거워야 하는데 가슴이 뻥 뚫린 듯이 허하다.

갑자기 거대하게 달려드는 외로움이 무섭던 차였는데.

“고마워, 할머니.”

“뭐가.”

“그런 게 있어.”

할머니의 어깨에 손을 두르며 웃었다.

무서울 게 없다고 생각한 나이였는데 여전히 무서운 게 남아 있긴 한가 보다.

오늘 새벽은 수플레들이랑 와이앱 켜고 놀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웃을 때.

“참.”

할머니에게 말했다.

“우리 내일 노는 거 잊지 않기.”

“그려.”

“그리고…….”

아.

할머니 만나면 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할머니.”

“왜.”

“나 부탁하고 싶은 것도 하나 있는데.”

*   *   *

뉴블랙 콘서트가 끝난 다음 날.

월요일이 되자 출근한 직장인들, 대학생들과 중고등학생들 등등. 일상으로 돌아간 이들의 대화는 비슷한 화두로 시작됐다.

“어제 뉴블랙 콘서트 봤어요?”

전국의 대부분이 비슷한 광경이었다.

유치원에 아이를 등교시키기 위해 나온 엄마들이 콘서트 봤냐고 물어보고, 슈퍼에 들른 단골과 주인의 대화에서도 그런 말이 나오고.

진귀한 광경이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NBS 뉴블랙 콘서트 ‘초대박’ 터졌다.. 시청률 23.9%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 24퍼센트.

일요일 저녁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거의 전 국민이 다 보았다는 이야기였다.

동시간대 주말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는 독보적인 전체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어제 공연.

“글렌 데이비스인가. 그 사람 엄청 유명하다더라. 호주에서 국민 스타라며.”

“헤일리 블루도 말은 많이 들었는데 사람이 인상이 괜찮대~ 서양 사람이 되게 참하게 생겼더라.”

“근데 뉴블랙이 진짜 잘해. 그 사이에서 공연하는데도 하나도 안 떨더라. 엄청 잘하고.”

유명인들을 동원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헤일리 블루나 글렌 데이비스가 출연하는 1회짜리 생방송이라며 약을 팔아 홀렸지만.

막상 공연이 끝난 후에는 뉴블랙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다.

“난 걔네가 콘서트에서 그렇게 신나게 노는지 처음 알았어.”

“가수는 가수더라.”

“리혁이 애국가 부른 이유가 있던데. 어제 노래에서 우주랑 듀엣을 하는데 그냥 소리가…….”

거기에 직접 콘서트를 다녀온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신나게 썰을 풀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이 더 크게 돌았다.

동시에 대중들 사이에서 뉴블랙에 대한 이미지도 더 구체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국민 아이돌이니 뭐니 할 만한 게 다 이유가 있구나.’

유명한 퍼포머들 사이에서도 꿀리지 않는 실력.

마치 할리우드에서 유명 배우와 연애를 한 사람들의 급이 확 올라가듯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뉴블랙의 급이 더욱더 올라가고 있었다.

오프라인이 그 정도니 온라인은 말할 것도 없었다.

[어제 뉴블랙 콘서트에서 기타 부순 글렌 데이비스 옹]

[레전드 찍은 낙화 앵콜 무대]

[묘하게 똑같아서 열 받는 뉴칼렛 무대 feat. 스칼렛 와이앱 반응]

기타를 부순 노인의 짤방부터 스칼렛의 데이지가 자신을 따라 하는 선우주를 보며 주먹을 꼭 쥐는 영상까지.

각종 커뮤니티마다 어제 콘서트에 대한 글이 범람하고 있었다.

[어딜 가든 뉴블랙 콘서트 얘기밖에 없네ㅋㅋㅋㅋㅋ 뉴블랙 게시판임???]

(우주선의 사진.jpg)

맞습니다. 오늘부로 뉴블랙 게시판입니다.

-ㅇㅇ 맞음

-하지만 사진은 우주선인 걸요

-쉿 눈치 챙겨

-인성 문제 있는 작곡가 사진 쓰네. 얼마 전에 김덕춘이 우주선 패거리한테 당한 거 모름??

-공연 퀄리티 미쳤음ㄹㅇ 슈퍼볼 보는줄 알았음ㅋㅋㅋㅋ 메트로 때 진짜 지하철 세트 나오고

-어제 부모님도 좋아하시더라ㅋㅋ 내년에는 부모님 효도로 보내드려야지

-1장 되면 누구 보내드릴 거임?

-내가 갈거임

-이게 바로 불속성 효자인가 몬가 그거냐

자식 세대들에게 놀라운 일이었다.

‘부모님도 엄청 좋아하네.’

당연히 젊은 사람들만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부모님들도 ‘어머’ 하면서 좋아하던 뉴블랙 콘서트.

거기에 게스트가 아닌 연주자 라인업도 어마어마했다.

-어제 가야금 연주자도 낙화때 연주하신 분인데 인간 문화재임ㅋㅋㅋㅋ

-댄서들도 유명한 사람임

-어제 뉴블랙 콘서트 요약 = 공연계 드림팀

-ㅋㅋㅋㅋㅋㅋ이거 맞음 어제 티비 보다가 어?? 저분 우리 교수님인데 하고 발견함ㅋㅋㅋ

-교수님ㅋㅋㅋㅋㅋ

-노스탤지어 저 브로드웨이 배우 주급만 1억임ㅋㅋ

-그것보다는 작년도 토니상 수상자임

-토니상 수상자, 그래미 수상자, 전설.. 그리고 뉴블랙

-언제 판이 이렇게 커졌냐구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콘서트에 대한 비하인드가 올라왔다

[헐; 어제 뉴블랙 콘서트 적자래..]

(기사 링크)

찐으로 적자였네

-사람들 처음 반응 생각난다ㅋㅋㅋ 저거 찐이겠냐 적자날텐데 >> 그래서 적자났음

-그래서 적자났음<< 이거 왜일케 웃기지 ㅋㅋㅋㅋㅋ

-근데 별개로 이득은 많이 챙겨서..ㅋㅋ 지금 뉴블랙네 채널 이름 전 국민이 알게 됐자너

-시청률만 20프로에 급도 지금 어마어마하게 오른 건데

-규호는 뉴블랙한테 주식 안 주냐

-영악하게 머리 굴렷네ㅋ 맨날 모르는척하면서 속셈 다 있음ㅋㅋ

-저기요 그걸 영악이 아니라 똑똑하다고 해요 ㅋㅋㅋㅋ

-내비둬 어제 콘서트 때문에 발작하는애들 지금 천지임. 트위터만 가도 어휴

그런 글들이 올라오면서 이 적자를 메워 주기 위해 뉴블랙 노래를 스밍해야 한다는 농담이 오갔다.

그 때문일까.

어제 콘서트를 본 사람들이 뉴블랙 노래를 찾아 들으면서 망고 실시간 차트가 뉴블랙으로 꽉꽉 차고 있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제 뉴블랙 콘서트 안 봄?”

“어? 응.”

“아… 까비. 진짜 개쩔었는데.”

바로 생중계를 안 본 사람들이었다.

그냥 일요일 저녁에 ‘뉴블랙 콘서트 생중계? 귀찮아’ 하고 안 본 사람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어딜 가든 소외되고 있었다.

‘대체 뭔데. 헤일리 블루가 뭘 했는데.’

‘영감님이 기타를 부쉈다는데 어떻게 부쉈다는 거지.’

‘재방송 좀 해 줘…….’

문제는 VOD가 없다는 것.

다행스럽게도 NBS 측이 ‘흠흠, 재방송할 생각 없었지만 1회 할게요~!’ 하며 재방송 공지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꼭 봐야겠다며 사람들이 결심을 하고 있을 때.

‘와. 콘서트 하나로 대동단결이네…….’

역대급으로 대성과를 거둔 콘서트에 수플레들도 덩달아 신이 나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다.

그만큼 안티들이나 다른 아이돌팬들이 ‘크아악!’ 하며 견제를 시도했지만 오늘만큼은 그 무슨 소리를 들어도 개의치 않았다.

‘이것이 행복 덕질 라이프.’

콘서트 떡밥으로만 앞으로 일주일은 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행복하게 웃을 때였다.

“음?”

어제 와이앱과 미튜브 라이브가 끝나고 앞으로 며칠간은 뭔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뉴블랙 TV에 새로운 컨텐츠가 올라와 있었다.

‘뭐지?’

설레는 마음으로 미튜브에 접속한 팬들.

이윽고 컨텐츠의 제목을 본 순간 모든 팬들과 구독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세기의 게임 대결이 있겠습니다: 선우주 VS 김덕순]

헤드셋을 낀 할머니와 손자가 프로 게이머 구도로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썸네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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