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885화 (885/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885화

다음 날.

<뉴니버스 프로젝트>의 카메라가 설치된 회사 휴게실에 우리가 모였다.

“안녕하세요.”

“안녕.”

푸근하게 인사를 받는 구재영 피디가 바닥의 방석에 앉아 있었다.

우리를 빙 둘러싸고 있는 제작진의 표정이 밝은 걸 보니, 어제 시험에서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건진 모양이었다.

“아. 궁금하다.”

지호가 손을 비비며 물었다.

“어떻게 됐어요? 합격자 많이 나왔어요?”

“지금부터 알려 주려고.”

조연출이 손뼉으로 슬레이트를 치면서 본 촬영이 시작됐다.

구재영 피디가 능숙하게 진행을 했다.

“여러분. 드디어 운전면허 특집의 첫 번째 게스트들이 확정되었습니다!”

“와아아아아아!”

“여러분이 출제한 20개 문항의 우정 테스트에 총 109명의 후보가 응시를 하였고, 이중에서 12명이 합격했는데요.”

멤버별로 게스트가 3명씩 되도록 뽑았다는 모양이다.

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삼오 십이.”

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할 때.

구재영 피디의 말이 이어지면서 그에 집중했다.

“그리고 여러분이 출제한 우정 테스트가 정말 뜨거운 반응을 받았어요.”

“정말요?”

“한 번 보시죠! 우선 우주 씨의 시험에 대한 감상평입니다.”

제작진이 보여 주는 스크린 위로 후기가 떠오른다.

시험이 어땠냐는 설문 테스트에 사람들이 쓴 후기들이 적혀 있었다.

그중 맨 위에 적힌 문장이 눈에 딱 들어온다.

-선우주 너 가만 안 둬

동생들이 손뼉을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아무리 봐도 이현조인데. 한조 맞죠?”

“저희 뉴니버스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실명은 알려 드릴 수 없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문장만 봐도 이름이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합격하면 상품 뭐 줘요?? >ㅇ<

“은성아…….”

“저희 뉴니버스 측은 아무 확답도 드릴 수 없습니다.”

-이거 100점 맞으면 나랑 콜라보하기♡

“우리 한태현 선배님….”

“이것 또한 확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지문 수준인데요.”

문장들이 내 이름을 알아봐 달라며 꿈틀거리고 있는 수준이었다.

나의 절친들이 남긴 후기를 읽으며 분량을 뽑은 후, 제작진이 점수 표를 보여 주었다.

3위까지만 이름이 적혀 있다.

그런데 그 점수가….

“와…….”

“대박이다. 우주 형 거에 만점이 세 사람이나 있어요.”

100점으로 공동 1위를 차지한 이들이 셋이나 있었다.

동생들이 부러워하는 눈으로 보는 동안 내가 그 명단을 훑었다.

보너스 퀴즈까지 다 맞혀서 그중에서도 1등인 태현이와 그 뒤를 따르고 있는 한조.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3등. 이견우

“선배님…?”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분이 라인업에 있었다.

나에 대해 그 정도로 잘 알고 계셨다니. 갑자기 내적 친밀감이 꿈틀대며 치솟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 아래.

4등에 있는 ‘장**’ 하는 이름을 보니 한별이는 아쉽게 4등을 한 모양이다.

지호가 말했다.

“와. 우주 형네는 진짜 살벌하네요. 98점인데 4등이야.”

“뭐.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네요.”

리혁이가 훗 하고 웃는 동안 구재영 피디님이 말했다.

“이 세 분이 합격자고요. 이제 우주 씨가 합격자 분들에게 전화로 합격 여부를 알려 주시면 됩니다.”

“제가 알려 주는 건가요?”

“네.”

고개를 끄덕이는 피디님과 순간 눈이 마주치면서 뭔가 재미있는 그림이 하나 생각났다.

내가 명단을 쭉 훑었다.

21명의 명단 중에서 43점으로 19등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 눈에 들어온다.

19등. 하**

곧바로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수화음이 몇 번 정도 울려 퍼지고 나서 발랄한 목소리가 들린다.

-녀브떼영~

“은성아!”

-네!

“뭐 하고 있니. 은성아?”

-저 지금 뮤비 촬영 중이에요. 에이플비 화이팅! 우리 씨디들 사랑합니다!

곧바로 방송인 걸 알아채고 홍보 문구를 외치는 프로 예능인의 모습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어제 너 뉴니버스 테스트 봤잖아. 그거 결과 알려 주려고.”

-역시.

의기양양한 목소리가 들린다.

-저 합격이죠? 안 그래도 제가 어제부터 운전면허 연수 영상 보고 있어요.

“그래?”

-네. 어떤 식으로 구박을 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구박이 될 수 있는지도 연구하고. 제가 군대에서 병장님한테 당했던 모든 걸 돌려주려고 합니다! 흐하하핫! 각오하세요!

최근 유행어가 된 나의 발언 ‘예의를 지켜 주세요’까지 연습한다는 은성이었다.

합격자인 줄 알고 설레하는 모습에 내가 웃었다.

“하은성 씨.”

-네!

“당신은 탈락입니다.”

-…뭐야! 그럼 왜 전화했어요!

내가 자상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야 넌 특별한 존재니까.”

-역시… 어?

좋아하다가 어? 하던 은성이가 억울한 목소리로 항의하기 시작했다.

사람 놀리는 거 아니다. 못되먹었다. 그런 심보로 살아가니 ‘사귀고 싶은 남자 순위’가 자기보다 낮은 거다 등등.

타격이 하나도 없는 소리들만 줄줄 이어지면서 제작진이 막 웃음을 터뜨렸다.

-저는 오늘을 잊지 않을 거예요. 병장님. 이 수모를 기억했다가 제가 성공해서 반드시 복수를…!

띠롱.

갑자기 끊어지는 전화에 비주가 물었다.

“형이 끊었어요?”

“아니.”

의아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니 1분도 지나지 않아 메시지가 들어왔다.

내가 핸드폰을 보여 주었다.

“배터리가 다 됐대요.”

제작진이 손뼉을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초장부터 은성이를 통해서 예능 분량을 확보한 나에게 구재영 피디님이 엄지를 들어 보였다.

은성이를 놀린 것을 시작으로 이내 합격자들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역시 내가 1등이지?

자기가 1등 중의 1등일 줄 알았다며 흐뭇해하는 태현이.

-근데 고구마 비서 그거 정답이 진짜 뭐야? 아니, 모르겠어서 찍긴 했는데…….

시험 문제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한조.

그리고.

-내가 합격…했다고?

남들이 듣는 앞이라 자신감 있는 배우를 연기하지만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한류스타까지.

통화 때는 점잖게 하하 웃다가 전화가 끝나자마자 톡이 날아왔다.

이견우 [혹시 출연자는 누군지 물어봐도 될까..?]

이견우 [나 자리는 조수석 아니지? 조수석만 아니면 괜찮을 거 같아]

그런 톡을 슬쩍 보면서 점수표를 다시 바라보았다.

명단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따가 안부도 물을 겸 따로 전화를 걸어서 연락을 해야 할 거 같다.

서운한 사람이 있으면 안 되니까.

그러는 동안.

멤버들의 테스트 결과도 하나하나 공개됐다.

“네. 다음은 비주 씨의 테스트 결과입니다. 총 22명의 참가자들이 응시를 했고요.”

구재영 피디가 말했다.

“무려 20명이 100점을 거두었습니다!”

“어…?”

“문제 난이도가 너무 쉬웠다는 평이네요. 비주 씨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선우주인 건 너무 쉽지 않냐 등등.”

어려울까 봐 문제 난이도를 쉽게 만든 비주.

결국 20명이 화상 미팅으로 참관하는 동안 비주가 제비뽑기로 참가자들을 뽑는 과정을 거쳤다.

환호와 눈물, 그리고 웃음이 여기저기서 터지는 가운데.

“다음은 지호 씨입니다!”

“지호 씨의 지인들은…….”

지호의 지인들 섭외도 빠르게 마무리됐다.

특히나 지호와 동갑내기 친구인 틴스피릿 하현의 섭외가 큰 웃음을 주었다.

-나 진짜 합격임?

“합격이야!”

-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

꺄르르 웃으면서 좋아하던 두 녀석들.

-근데 나 면허 없는데 가도 돼?

“너 없어?”

-응.

“근데 시험 왜 봤어…?”

-너가 보라며.

수능 점수 내기에서 막상막하를 겨루었던 두 바보들의 대화에 현장에서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비주와 마찬가지로 합격자가 대거 나온 중현이는 출연자들을 독특하게 선발했다.

“삼행시로 랩 부탁드리겠습니다.”

랩 배틀을 통해 선발된 중현이의 팀원들.

중현이가 합격 목걸이를 흔들어 줄 때마다 여기서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자기도 저런 거 할 걸 그랬다며 지호가 아쉬워하는 동안, 마지막으로 리혁이의 순서가 됐다.

“음?”

지호가 물었다.

“근데 이상하네요. 지금까지 나온 사람이 12명인데 아까 합격자가 12명이라고 하셨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총 12명을 뽑았다고 하는데 왜 리혁이는 합격자가 없는가.

우리 메인보컬이 물었다.

“왜 저는 합격자가 없는 거죠?”

“리혁 씨의 합격자가 없는 이유.”

구재영 피디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우리도 진중한 표정을 지었다.

상대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그것은 바로….”

“…….”

“합격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

곧바로 리혁이의 시험 후기가 스크린에 떠올랐다.

-출연 거부합니다ㅋ

-사람이 풀 수 있는 문제를 내야지..

-제가 이 정도로 서리혁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명왕성의 소행성 번호를 내가 어케 알아요

리혁이의 절친들이 적은 문장들이 나오면서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곧이어 공개되는 점수표.

“50점이 과락인데… 50점 이상을 기록하신 분이 아무도 없네요. 대체로 극악의 난이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리혁 씨에 대한 너무 지엽적인 정보를 묻거나 과학 관련을 묻는다는 점이 혹평을 얻었어요.”

“흐하하하하!”

“정말 큰일 난 상황이죠. 이대로라면 혼자 운전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혼자 한다는 말에 솔깃해하는 리혁이에게 내가 속삭였다.

“너 혼자 도로에 나가야 되는 거야.”

“……!”

“운전자들이 클락션 울려 대고, 길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고… 차는 주변에 쌩쌩 다니고… 다른 형들이랑 동생은 지인들이랑 하하호호 운전하는데 혼자서 식은땀 흘리고…….”

“!”

다시 리혁이를 다급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리혁이의 표정에 제작진이 후후 웃었다.

“아무리 그래도 초보 운전자를 도로에 혼자 내보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로 리혁 씨에게 특별한 기회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리혁 씨의 시험에서 고득점을 거둔 세 분. 과연 리혁 씨는 그 세 분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제작진이 준비한 시험지.

리혁이의 친구인 스보 LB에 대한 퀴즈들을 비롯해 지인들에 대한 문제가 담겨 있었다.

[Q. LB의 예명은 ‘나무’를 알파벳으로 바꾼 것이다 (O, X)]

골치 아픈 문항들을 보며 머리를 감싸 쥐는 리혁이.

남들한테 시험을 낼 때는 신나던 얼굴이 지금은 멍해 보였다.

마치 호리병으로 여우를 접대하다가 제 꾀에 자기가 넘어간 두루미 같은 표정.

“흐하하하하!”

동생들과 내가 박수를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뉴니버스 프로젝트>는 시작 전부터 순항 중이었다.

* * *

매일 똑같은 일상.

저마다 다양한 일을 하며 일상을 보내던 예능 애청자들에게 희소식이 도착했다.

‘뉴니버스 소식이다!’

얼마 전의 <신이>가 드라마 매니아들에게 내린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면.

예능 매니아들에게 있어서 <뉴니버스>는 그야말로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존재였다.

[오늘 뉴니버스 공계에서 공개된 게스트 라인업]

(인스타 캡처.jpg)

게스트만 무려 15명이 출연하는 초특급 호화 프로젝트.

한류스타 이견우와 발라드 가수 차우현을 비롯해 평소 예능에서 보기 힘든 멤버들이 가득했다.

-ㅁㅊ

-저 사람들이랑 뭐 하는 거야??

-운전연수

-저 라인업으로 운전연ㅋㅋ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전연수가 아니라 차 뽑아줄거 같은 라인업인데ㅋㅋㅋㅋ

-구재영 특성상 뭔가 더 있음ㅋㅋㅋ 저기서 안 끝나고 백퍼 뭔가 더 있을듯

-인원수 많아서 정신없을 거 같긴한데 알아서 잘하겟지

-대박ㄷㄷㄷ

-진짜 뭐 하는지 궁금해서라도 볼 거 같음ㅋㅋㅋ

게스트 출연자들 이름만으로도 벌써부터 화제성을 뽑아내고 있는 뉴니버스였다.

-뉴블랙 TV예능 ‘뉴니버스’, 첫 회부터 호화 게스트 예고

-뉴니버스, 소문난 잔칫집에 과연 먹을거리가 풍부할까.. 호화 라인업 속 네티즌 걱정

-4월 첫 촬영 들어가는 ‘뉴니버스’, “구재영+뉴블랙” 환상의 조합

그런 소식들을 바라보면서 수플레들이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격세지감이다.’

데뷔 때만 해도 주세한에 겨우겨우 게스트로 들어갔던 뉴블랙.

지금은 주세한의 PD와 함께 단독 예능을 런칭하면서 역대급 게스트들과 같이하고 있었다.

뉴블랙이 예능계에서 지닌 파워를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바쁘디바쁜 연예인들이 스케줄을 쪼개 가면서 출연을 하려는 거니까.

그 때문인지 해당 연예인의 팬들도 기뻐하고 있었다.

-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

-견우 예능 얼마 만ㅠㅠ 직녀단은 웁니다

-벌써부터 설렌다 하앍

-스보 드디어 예능ㅠㅠㅠㅠ 혐식이 규호한테 회사 잘 팔았다

-아 라인업보니까 벌써부터 웃기네ㅋㅋㅋㅋㅋ

다른 연예인의 팬들이 ‘뉴블랙 님들… 저희 최애 잘 부탁드려요’ 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수플레들이 웃었다.

‘좋구나!’

최애들이 나오는 예능이 벌써부터 흥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최애와 회사의 일 처리 능력이었다.

뉴블랙이 운전면허를 딴다는 미튜브 컨텐츠를 업로드하면서 벌써부터 화제성을 만들어 내고.

-[뉴니버스 Ep.0-1] 게스트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군요 #01

이번에는 게스트들이 시험을 보고 어떻게 뽑혔는지 장면들까지 넣어 주면서, 그야말로 제대로 이슈몰이를 하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혁이 합격자 0명ㅋㅋㅋㅋㅋㅋㅋㅋ

-헤이션 개웃기네ㅋㅋㅋㅋ ‘그러니까.. 중현이 네가 모는 차를 타야 한다는 거니?’

-하현이 졸귀탱ㅋㅋㅋㅋㅋㅋ

-아 존잼이다ㅋㅋ 벌써부터 본방 기다려짐

-난생처음 보는 신박한 게스트 뽑기ㅋㅋㅋㅋ

수플레들도 예능 떡밥을 보면서 감탄했다.

분명히 일종의 자체 컨텐츠인데, 그 퀄리티가 어마어마한 까닭인지 벌써부터 화력이 어마어마했다.

‘우리는 국민 피디가 자컨을 만들어 주네.’

그러면서 차분하게 예능 떡밥을 받아먹는 수플레들이었다.

예능 떡밥도 좋긴 좋았지만 수플레들이 지금 가장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른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슬슬 컴백할 때가 됐지.’

그러면서 앨범 떡밥에 촉각을 곤두세울 때였다.

“음?”

뉴니버스 프로젝트의 공계에 올라왔다는 한 영상이 갑자기 수플레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대학생 공모전 같은 느낌의 포스터.

[뉴니버스 운전면허 특집의 2차 참가자를 뽑습니다.]

[수플레 여러분도 주인공이 될 수 있어요.]

수플레들을 예능 게스트로 뽑겠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여기저기서 숨을 삼키기 시작했다.

‘미친…!’

공계에 올라온 예고 영상.

리혁이가 새침하게 웃고 있었다.

[예로부터 한국은 과거제의 나라였죠.]

그러면서 흘러나오는 자막.

[뉴블랙에 대한 퀴즈를 맞히고 참가해 보세요!]

뉴블랙에 대한 우정 테스트를 진행하겠다는 말에 수플레들이 ‘헉’ 하고 날짜를 확인했다.

‘안 돼! 얼마 안 남았어!’

분명 수플레 팬덤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

하지만 전국의 머글들이 호일(호감을 가진 일반인)과 짭플레를 자칭하며 가입한 상황!

빡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플레들이 책상에 자리를 잡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애가 왜 공부를 하지? 새 학기라서 그런가?”

“우리애가 공부를…?”

“드디어 자식 농사가…….”

영문을 모르는 부모님들의 가슴은 설렐 뿐이었다.

* * *

우리의 최초 TV 단독예능인 <뉴니버스 프로젝트>의 준비가 차근차근 진행되는 한편.

우리는 정규 앨범의 재킷 사진과 뮤직비디오 촬영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우주 씨.”

카메라를 든 매니저 민수 씨가 물었다.

“이번 앨범의 컨셉은 뭔가요?”

“네, 만화 속에 나오는 악당들이고요.”

내가 장신구가 달린 의상을 보여 주며 말했다.

“과거 Nine과 연계되는 컨셉입니다. 그때 저희가 연약한 불량 청소년이었거든요.”

“맞습니다.”

“보다시피 저희가 훌륭한 사회악으로 성장했습니다.”

동생들과 함께 후훗 웃어 보이는 우리의 표정에 매니저가 웃음을 터뜨렸다.

지호가 물었다.

“무섭지 않나요? 저희 빌런입니다.”

“네… 많이 무섭네요.”

억지로 대답해 주는 매니저의 모습에 우리는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내가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진짜 이번에는 탈색을 안 하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또 염색을 하게 되었네요.”

“형, 근데 색깔 진짜 예쁘게 나왔어요.”

“고마워. 비주야.”

탈색을 네 번 정도 하고 나서 들어간 핑크 염색이었다.

밝은 색깔의 핑크.

탈색할 때만 해도 머리를 채찍으로 얻어맞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보람이 있는 결과물이었다.

리혁이가 인정했다.

“잘 어울려요. 인생머리 같은데.”

“그래…?”

그러면 또 솔깃하지.

거울 속 나를 요리조리 각도를 틀어 보고는 동생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화려한 스타일링이 중심이 되는 앨범이다 보니 다들 뭔가 알록달록하고 키치하다.

살짝 형광빛이 감도는 머리로 염색한 중현이가 축구장 잔디 같지 않냐고 하는 말에 웃음을 터뜨릴 때.

“다음 씬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리혁 씨!”

“네.”

다시 뮤비 촬영을 이어 갔다.

매드 사이언티스트처럼 과학자 복장을 입은 리혁이가 실험실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모니터링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뮤비 촬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느낌이 좋을 때 특유의 순풍이 불어오는 느낌.

“시간이 참 빠르네.”

벌써 4월 초.

완연히 봄이 찾아와 있었다.

어디선가 불어온 따스한 바람.

그런 순풍을 타듯이 단독 예능과 정규 앨범 준비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고, 지난주에 이어 는 빌보드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온라인에도 관련 글이 많다.

[한국 걸그룹 최고 아웃풋]

빌보드 1위의 콜드 브라운과 선우주

나와 콜드 브라운이 걸그룹 앵콜 무대에서 춤을 추는 영상이 올라온 걸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는 동안 걸그룹이라는 키워드에 누군가가 떠올랐다.

“…잘들 공연했으려나.”

포털 뉴스에 기사가 보인다.

-[포토] 北 공연 마친 스칼렛, ‘냉면 먹으러 왔어요!’

근황이 궁금해지는 우리 회사 고기 여신들이었다.

* * *

평양 옥류관.

“냉면이다!”

“냉면! 냉면!”

스칼렛 멤버들이 박수를 치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한복을 입은 접대원이 그릇에 담긴 평양냉면을 내어 놓으면서 스칼렛 멤버들이 양 뺨에 손을 올렸다.

데이지가 침을 꼴깍이며 울먹였다.

“언니. 진짜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로 기록될 거야.”

“인정.”

“벌교에서 먹은 꼬막만큼이나 설렌다… 하앍…….”

평양냉면을 바라보며 설레어하는 그들의 모습에 주변에 있던 세레니티 멤버들이 웃을 때.

잘 먹는 그들의 모습에 접대원이 화사하게 웃으며 물었다.

“맛있습니까?”

“네. 진짜 맛있어요….”

“우리 붉은 여성 동무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바라보니 제 가슴도 따스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대화를 하던 때, 아라의 머릿속에 누군가가 떠올랐다.

평양냉면 먹는다고 부러워하던 5인조.

“저기….”

아라가 물었다.

“혹시 이거 포장은 안 되겠죠?”

여러 가지 규정 문제 때문에 냉면 포장은 어렵겠다는 답변이 돌아올 때.

접대원이 궁금해했다.

“포장까지 해 주고 싶을 정도면 절친한 사이인가 봅니다.”

“네. 뉴블랙이라고….”

“아….”

왠지 알아듣는 듯한 느낌이라 스칼렛이 물었다.

“뉴블랙 아세요?”

“저는 그런 남정네들 모릅니다.”

갑자기 매몰찬 표정으로 등을 돌리고는 종종걸음으로 이동하는 접대원.

‘우리 말에 어디서 기분이 상하셨나?’ 하던 스칼렛 멤버들이 멈칫했다.

‘잠깐만.’

‘뉴블랙이 남자들이라고 말한 적 없는데…?’

빠르게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스칼렛 멤버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

회사 후배 아이돌의 인지도 상태가 뭔가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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