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887화 (887/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887화

그런 날이 있다.

무슨 말을 들어도 기분이 괜찮은 날.

중요한 시험에 합격을 했다거나, 취직을 했다거나, 혹은 집안에 좋은 경사가 있는 날들.

“헤헷!”

비슷한 이유로 수플레들도 오늘 기분이 좋았다.

‘김 부장님 오늘도 잘 짖으시네요. 아 예예~ 알겠십니대~’

‘여기 식당은 사장님이 진짜 불친절하네. 응응. 그럴 수 있지. 다신 안 오면 돼~’

‘어 껌 밟았네. 헤헷~’

누가 뭐라 하든 나의 기분을 망칠 수 없는 날이었다.

-뉴블랙 컴백한다!

최애가 컴백하는데 직장 상사가 지랄을 하는 것이 무엇이 대수란 말인가!

매일매일이 새롭고 설레는 수플레들이었다.

주변에서 요즘 기분 좋은 일 있으시냐고 물어볼 정도로 환한 표정.

겉으로는 ‘별일 없어요~’ 하며 웃지만 속으로는 주접이 폭발하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 뉴블랙이 컴백과 콘서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주경기장에서 3일 콘서트로 무려 14만 명! 게다가 이번 앨범은 특별한 콘셉트로…….’

산 정상에 올라가서 ‘야! 개 짖는… 아, 이게 아니지. 뉴블랙 컴백한다!’ 하며 외치고 싶은 기분!

“음흠흠~♪”

오늘도 즐겁게 점심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한 잔 하거나 양치를 하고 있는 수플레들.

양치 거품을 물고 있던 수플레들이 핸드폰을 볼 때였다.

“음?”

자주 가는 커뮤니티 베스트에 글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주경기장 목격담) 뉴블랙 이번 앨범 헤어로 추정되는 머리]

이번에도 또 들켰구나!

수플레들이 글을 클릭했다.

‘이번에는 무슨 색으로 염색을 했을까. 백야…니까 은발? 흰색? 아니면 그냥 흑발로 가나?’

무슨 색을 해도 잘 어울리는 우리 애들!

그런 생각을 하며 들어온 수플레들에게 보이는 것은 짙은 갈색의 머리들이었다.

거기까지는 괜찮다.

‘음. 컨셉 따라 염색은 안 할 수도 있는 거니까.’

통일성이 중요한 컨셉이라면 색을 다 같이 맞춘 걸 수도 있다.

그러니까….

그것까지는 괜찮다.

문제는.

‘저… 대기업 회장님 같은 헤어스타일은 대체 뭐지.’

사진 속의 뉴블랙은 주경기장 바깥을 둘러보고 있었다.

다섯이서 꺄르륵 웃는 얼굴은 똑같은데… 묘하게 올드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아니.

올드한 게 아니라…….

‘왜 헤어스타일이 중년…….’

잘생기긴 잘생겼다.

그런데 저 중년 기업인 같은 머리 스타일은 뭐란 말인가.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곧 컴백이라는 사실과 연결이 되면서 머릿속에 파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

“…….”

화장실에서 양치 거품을 문 채 그 상태로 정지한 수플레들.

“퉤.”

양치 거품을 뱉은 수플레들이 칫솔을 문 채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시1발

-옛날 사진이지??? 옛날 사진이라고 말해죠

-아니 레몬 무슨 일이야

-이번에 콘서트가 7080 컨셉이라거나 뭐 그런 건 아닐까. 복고풍일 수도 있고..

-저걸로 컴백한다고?????

-혹시 규호는 머리카락이 뉴런이었던거 아닐까 머리카락이 없어지니 사고능력이 정지한 거임

-????????????????? x 100

-남의 집 불탄다고 웃었는데 씨발 우리집은 캠프파이어였네

-선생님 아니 이번에 뭔데요

대혼란의 파티가 벌어져 있었다.

‘이게 뭔데?’

컨셉이 무슨 7080 레트로 복고풍이라도 된단 말인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저건 안 되는 거였다.

수플레들이 손가락으로 핸드폰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 땀난다.’

겨드랑이에서 식은땀이 줄줄 난다.

설마 이번에 저런 헤어로 컴백을 하는 건가. 애들이 만우절 날짜를 착각한 건 아닐까 등등.

오만 생각이 머릿속을 다 스쳤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해프닝은 30분도 지나지 않아 종식됐다.

[애들 머리 가발임]

근거는 너무나 간단했다.

(가발을 쓴 훈남 박규호 대표.jpg)

옆에서 같은 가발을 쓴 규호쟝 있음

다른 각도로 찍힌 사진에서 가발을 쓴 박규호 대표의 사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발이구나.’

그제야 납득이 갔다.

최근 들어 아이돌 가수들이 머리색을 숨기겠다며 샵에서 맞춘 가발을 쓰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다.

“휴…….”

수플레들이 이마에 난 땀을 닦으며 입을 헹궜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30분이었다.’

지옥에서 30분 정도 고통 받았는데, 악마가 ‘행정 착오 있었음요 ㅈㅅ’ 하며 천국으로 보내 준 느낌.

다시 극락으로 돌아온 수플레들이 온화한 웃음을 터뜨렸다.

-규호찡 오해해서 미안해요

-우리 뀨블리

-머리카락 뉴런이냐고 했던 거 쏴리.. 우리 규호 뇌섹머남이었네

-머리가 중요하긴 하다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규호가 백배 정도 더 잘생겨 보이는 느낌

-아니 가발을 왜 저런데서 맞추는 건데ㅋㅋㅋㅋ

-가발집 성능 좋네. 진짜 머리인 줄

-ㄹㅇ 규호 머리있는 사람처럼 보임

웃음이 나왔다.

‘우리 애들은 가발 같은 걸 써도 어디서 이상한 걸 써 오네…….’

참 한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야 마음을 놓은 수플레들이 분노 모드에서 벗어나 올망졸망 떠드는 한편.

수플레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사진이 하나 있었다.

[이 와중에 잘생긴 선우주]

중년 가발을 쓴 4블랙이 어쩔 수 없는 디버프를 받을 때, 홀로 데미지가 0인 맏형이었다.

-???: 여러분은 저보다 못생겼습니다 (4블랙에게 실제로 한 발언)

-가발: 이게 아닌데

-혼자 고전영화 미남이 되어 버림ㅋㅋㅋㅋㅋㅋ

-진짜 얼굴만 보이네

-옛날에 망고 어워드때 이런 거 있지 않았나?? 존잘남과 코찔찔이들

-와ㅋㅋㅋㅋ 졸개들처럼 잘생겨도 저기 가면 2345등인 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계군사력 123위에 둘러싸인 한국같다ㅋㅋㅋ

-윗댓 혹시 리혁이니?

수플레들이 오랜만에 실감했다.

‘우주가 진짜 잘생기긴 했구나.’

평소에는 실감을 잘 못하다가 이럴 때 진짜 잘생겼다는 사실을 깨닫는 팬들이었다.

그러는 한편.

팬들이 놀랐다는 반응을 알게 되었는지 다음 날에는 가발이 바뀌었다.

[오늘자 뉴블랙 가발 new]

알록달록한 삐에로 가발을 쓴 뉴블랙이 주경기장에 진을 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장면.

수플레들이 눈을 크게 떴다.

‘즐기고 있다…!’

본투비 관종이라는 말답게 관종대왕과 그 신하들은 몹시 신이 난 얼굴이었다.

왠지 이제부터 매일매일 가발이 바뀔 듯한 느낌.

그렇게 관심을 즐기는 최애를 보며 수플레들이 즐거운 웃음을 터뜨리고 있을 때.

[중년 아이돌 뉴블랙]

각종 커뮤니티에 퍼진 뉴블랙의 중년 가발 사진은 예상치 못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따르르르르릉-!

따르르르르르!

따르릉-!

레몬 엔터의 홍보팀에 불티나게 울려 퍼지는 전화들.

“가발 업체가 어디냐고요…?”

“예. 감사합니다. 레몬 엔… 가발이요? 저희가 아직 가발은 계획이 없어서…….”

“팀장님! 자꾸 가발 문의가 들어와요! 아니, 우리는 홈쇼핑도 아닌데 맨날 문의 들어와!”

20대인 뉴블랙이 써도 위화감이 없었던 가발.

자연스러운 착샷에 감탄한 가발 유저들이 어디 업체냐며 진득하게 문의를 해 오고 있었다.

그리고.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으로 얼마 안 가 가발업체의 이름이 공개되었다.

‘저기로구나!’

곧바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면서 박규호 대표의 단골집 사장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 이 돈벼락은 대체…….”

순식간에 1년치 물량 예약이 들어찬 것을 바라보며 입을 떡하니 벌리는 가발 업체의 사장이었다.

*   *   *

인터넷상에 하나둘 재킷 사진과 뮤직비디오 트레일러 등이 업로드 되고 있을 때.

우리는 콘서트 준비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번에 <백야>는 첫 주 음악 방송 대신에 콘서트에서 첫 무대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만큼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고, 우리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래서 요즘은 연습이 끝나면 15분 거리에 있는 잠실 주경기장을 방문하는 게 일과였다.

“비가 오네요.”

봄비가 내리는 4월 중순.

우비를 쓴 채 무대 주변을 돌아다니며 감독님과 중요한 이슈들을 상의했다.

“우천 상황에 대한 대비는 잘 되어 있나요?”

“예. 우비는 넉넉하게 수량 맞춰서 준비가 됐고요. 비가 온다 해도 호우주의보가 아닌 이상은…….”

“그냥 공연을 해야겠네요.”

공연 당일에 비가 내릴지 안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안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

노란 우비를 입은 비주가 말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낭만적인 무대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런가?”

“비 오는 날에 무대하면 가끔 레전드 나오고 그러잖아요.”

“호오….”

솔깃하긴 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곳에서 땀방울을 흘리는 뉴블랙과 그걸 바라보며 울먹이는 수플레들.

“캬. 그림 좋다….”

리혁이가 혀를 찼다.

“그런 노림수 같은 생각 좀 하지 마요. 일부러 노리면 팬들이 싫어한다니까.”

“그건 맞긴 하다. 희한하게 뭔가를 노리면 잘 안 먹히더라.”

그런 말을 하며 중현이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뭐. 날씨 문제는 너무 걱정 안 해도 되겠지. 중현이가 기우제 지내면 되니까.”

“맞네. 중현이 형만 믿으면 되네요.”

“김중현. 믿는다.”

중현이가 자기만 믿으라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졸개들이 ‘I say 중 you say 현!’ 하며 자진모리장단으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한편, 리혁이가 핸드폰 리스트를 훑었다.

“감독님.”

“예. 리혁 씨.”

“보니까 위쪽에는 경사가 가파르던데 우리 콘서트는 어른들도 많이 오시잖아요. 그분들을 위한 안전상의 배려가 있으면 좋겠어요.”

“예. 그 부분은 직원들을 선발해서…….”

4만 5천 명이나 모이는 콘서트인 만큼 신경 쓸 것이 너무나 많다.

음향이 너무 울리는 건 아닌지 마이크를 체크하고.

댄서들이 움직일 무대 동선도 체크하고.

의상들을 과연 시간에 맞춰 갈아입을 수 있는지 체크하고, 각종 무대 장치를 점검하는 한편.

-준비 완료됐습니다.

-준비 완료.

-여기도 준비 완료 됐습니다.

이번 콘서트에서 가장 중요한 볼거리도 시연에 들어갔다.

시야제한석 부근에 위치한 드론들.

우리 일행이 객석에 흩어져서 자리를 잡은 후, 감독님이 무전기를 들었다.

“준비됐으면 시작하세요.”

불이 깜빡깜빡 들어오더니 이내 부우웅 하며 떠오르는 드론들.

“우와아아아아…….”

우리 매니저들과 스타일리스트들이 감탄사를 터뜨렸다.

수십 대의 드론이 벌떼 같은 소리를 내며 부우웅 허공으로 떠올랐다.

수백 대의 드론을 메인 쇼에 올리기 전에 먼저 대략적인 형태와 위치를 감상하기 위한 절차였다.

별자리처럼 하늘 위에서 깜빡깜빡이는 드론들.

“허어….”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서 감탄했던 그 기술이 우리 콘서트에 나온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떨린다.

옆자리에서도 비슷한 탄성이 들려왔다.

“허어….”

“대표님. 진짜 멋있지 않나요?”

“멋지구나…….”

대표님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10억쯤 들어가면 멋져야지. 허허.”

“…저희가 더 열심히 벌어 올게요.”

“괜찮아. 괜찮아. 이미 많이 벌어 오고 있으니까.”

인자하게 웃는 대표님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팔찌에 끼고 있는 염주 알을 만지작만지작하는 스님 같은 모습.

“허허허… 저거 세 번 하는데 10억이… 허헛… 허허허허허……. 허허허허…….”

“대표님?”

“어허허허허허허…….”

좀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

눈을 감고 중얼중얼하는 대표님을 둔 채, 여기저기 흩어졌던 우리 회사 스탭들과 한데 모였다.

각자 1층과 2층, 3층 등 다양한 좌석에서 드론 쇼를 본 사람들.

다들 시야 문제가 없는지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와…….”

눈가가 촉촉한 채 감탄하는 막내의 모습에 내가 물었다.

“그렇게 멋졌어? 아직 뭐 없긴 했는데…….”

“형. 진짜 3층 시야 대박이에요.”

“그래?”

높은 데 있으면 잘 보이나?

지호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드론이 부우웅 하고 올라가더니…….”

“올라가더니?”

“사라졌어요.”

“?”

“3층에 뚜껑 때문에 하나도 안 보였어요. 드론이 존재하는데 저는! 볼 수가! 없고!”

“흐하하하!”

“아니. 진짜 하나도 안 보였어요….”

나만 드론 못 봤떠… 하는 막내의 모습에 우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감독님을 불렀다.

“감독님!”

“네. 시야 문제 해결해 보겠습니다.”

손바닥을 비비며 주경기장을 바라보았다.

코앞으로 다가온 컴백.

우리는 이번 콘서트로 수플레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해 줄 예정이었다.

*   *   *

지난 2주일은 수플레들에게 있어 행복의 연속이었다.

‘이게 덕질이지.’

이번 앨범의 컨셉은 빌런.

블랙을 베이스로 하는 의상을 입은 멤버들이 도시를 누비는 티저가 올라올 때마다 가슴이 벅찼다.

‘된다. 이건 된다.’

뮤비 트레일러에 잠깐 깔려나온 멜로디나 가사만으로도 이건 됐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실험실 가운을 입은 채 안경을 쓴 멤버들의 사진이라든가.

오토바이에 탑승한 중현의 티저라든가.

여기저기서 폭발음이 들려오고 불타오르는 도시의 거리를 한가롭게 거니는 지호의 트레일러라든가.

‘얼른 나와라…! 얼른!’

그렇게 공식에서 주는 떡밥들을 받아먹다 보니 어느새 컴백 당일이었다.

월요일 오후 6시.

그 시각을 앞두고 수플레들은 식은땀이 난 손바닥을 비비며 기다리는 중이었다.

‘과연…….’

물론 기다리면서도 손가락은 쉬지 않았다.

컴백 당일인데도 계속해서 공격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뉴블랙 나빼썅 아니냐? 왜 갑자기 월요일로 컴백함?

이번에 뉴블랙은 월요일 컴백이었다.

메트로의 성공 이후로 레몬 엔터의 기조는 투 트랙으로 나뉜 듯했다.

한국어 곡은 그대로 월요일에 컴백을 하고, 영어로 된 곡은 금요일 컴백을 하는 식으로.

그런 점을 지적하는 이들이 있었다.

-자기네가 금요일 컴백으로 스타트 끊어 놓고, 월요일 컴백하면 다른 가수들은 뭐가 됨?

-니네 월요일 컴백이면 우린 뭐 미국병 걸렸다 이거임?

최근 들어 미국 진출을 노리는 그룹들이 늘어나면서 금요일 컴백을 하는 이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었다.

‘혹시나 나도 제2의 뉴블랙?’ 하면서 노리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정작 스타트를 끊은 뉴블랙이 월요일 컴백을 하면 자기들이 뭐가 되냐는 이야기였다.

수플레들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되긴. 그냥 금요일에 컴백한 가수가 되는 거지.’

엄밀히 따지면 금요일 컴백의 시초는 뉴블랙이 아니었다.

지금은 은퇴한 박태준 회장이 갑자기 빙글 돌아 버려서 ‘우리 미국 진출한다!’ 하며 트릭스터의 영어 곡을 금요일에 낸 것이 시초 아니던가.

메트로는 당연히 영어 곡이니 금요일이었고.

최근의 Answer도 콜드 브라운과의 콜라보 영어 곡이었기에 당연히 금요일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뭐 금요일 컴백이 언제부터 근본이었다고

-한국곡이니까 그냥 원래 하던 대로 하는 게 뭐가 문제인 거임???? 나 이해가 안 돼서 그래

-하다하다 컴백 요일까지 ㅈㄹ

-농부 : 올해도 지랄 농사가 풍년이네 ㅎㅎ

-아니 무슨 선우주가 졸개들 데리고 기획사들 찾아가서 금요일 컴백하라고 협박이라도 함???

-와ㅋㅋㅋ 처음에 금요일에 곡 낸다고 디스 오지게 하더니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이제 한국 시장이랑 미국 시장을 따로 보고 가겠다는 건데 왜 님들이 난리신 건데요ㅋㅋ

그런 댓글을 쓰면서 수플레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가 금요일에 컴백하라고 했냐고….’

컴백하는 요일이야 자기 마음대로 정하는 건데, 왜 너네 월요일 컴백이냐고 때려 대는 모습이 어처구니없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망고를 새로고침하는 수플레들이었다.

‘이제 곧 올라온다.’

현재 차트의 최상위권에 위치한 곡들.

[1위] 김하재 - 숙취

[2위] 지혁 & 홍주 - Sick & Tired of (넥스트 미션 경연곡)

[3위] 이담 - 이 다음엔 (넥스트 미션 경연곡)

[4위] 차우현 - 그렇게 너의 사랑은 비가 된다 (드라마 별바람 OST)

발라드 곡과 현재 인기 힙합 서바이벌의 경연곡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한 차트 상황.

이제 곧 저 1위에 뉴블랙의 <백야>가 안착할 시간이었다.

‘아, 미친. 개떨려.’

5시 58분.

시계 초침이 째깍일 때마다 수플레들의 심장소리도 그에 연동하듯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슬쩍 회사 탕비실에서 핸드폰을 부여잡거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손가락으로 새로고침 버튼에 손을 올리는 수플레들.

그리고.

세계 다양한 곳에서 수플레들이 뉴블랙의 음원이 올라오길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때.

[06:00]

시침이 정확하게 6을 가리키면서.

뉴블랙 - 백야 (Midnight Sun)

그들이 오래도록 기다린 가수가 복귀를 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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