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928화 (928/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928화

오스틴 레코드.

문라이트의 소속사이자, 전설적인 프로듀서 테리 오스틴이 수장으로 있는 에이전시.

그곳의 회의실에 허탈함이 감돌고 있었다.

“이게 말이 되는 수치예요?”

“그러니까.”

“아무리 인기 가수라고 해도…….”

그들이 노트북 화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바로 우주와 콜드 브라운의 타임 100 무대 영상이었다.

누군가 물었다.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 원래 타임 100 영상이 이 정도로 파급력 있는 무대였나요?”

“전혀.”

고참 직원이 답했다.

“크게 이슈 되는 무대가 아니야. 지금까지 가장 조회수가 높았던 게 재작년 맨디 스파이스 건데… 그게 지금 얼마지?”

“400만 뷰요.”

16년도 타임 100에서 맨디 스파이스가 불렀던 가 지금 400만 뷰다.

그런데 콜드 브라운과 우주의 영상은 지금 2000만 뷰를 찍고 있다.

그것도 올라온 지 얼마 안 돼서.

“…구독자가 대체 몇 명이야?”

[뉴블랙 TV]라는 곳에서 올린 공식 영상의 조회수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그런데 조회수가 이 정도 찍힐 만하긴 하던데요.”

“잘하긴 하더라.”

“영상 시청자를 보니까 진짜 전 세계에서 본 것 같더라고요. 이거 보세요. 아시아, 남미…….”

아무리 팬이 많다고 한들 단시간에 나오기 힘든 조회수.

오스틴 레코드의 직원들이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우선적으로 라는 곡의 무대가 적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두 가수가 같이 무대를 선 곳이 몇몇 토크쇼 정도밖에 없거든요. 아니면 한국에서 하는 뮤직 쇼라든가.”

“희소성도 영향이 있지.”

노래의 인기에 비해 무대가 적다는 점에 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비롯해 팬덤이 크다, 콜드 브라운의 이름값이 있다 등등 하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노발대발하고 있는 테리 오스틴에게 보고할 만한 거리를 찾기 위한 회의일 뿐.

왜 이 영상이 이토록 높은 조회수가 나왔는지, 모든 직원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잘한다.’

‘스토리텔링이 미쳤는데?’

‘서사가…….’

탑 클래스 수준의 가수라는 것은 단순히 노래 실력만이 뛰어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관객들을 뒤흔드는 스토리텔링.

화면 속에서 관객들을 쥐락펴락하는 우주를 바라보며 그들이 감탄했다.

‘……진짜 잘한다.’

타임 100이라는 무대에서 ‘세상을 향한 질문’과 관련된 노래를 부르는 상징성 있는 무대.

거기에 아버지와 아들의 서사.

저명한 관객들이 직접 발을 구르거나 손뼉을 치는 모습까지.

모두가 즐기는 세계인의 화합 같은 분위기였다.

“SNS에도 온통 뉴블랙 이야기예요.”

그들이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걸 보면 우주는 단순히 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 퍼포머인 것뿐만 아니라 빼어난 스토리텔러라는 걸 알 수 있어

-앨런 데일의 말은 진짜임. 당신이 인정하건 말건 그들은 이미 가장 중요한 100명 중 하나야

-무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지금 20번째 듣고 있어 (눈물)

-콜드가 보여 주는 무대의 울림은 진짜 최고야

그중에서 의 13초짜리 하이라이트 영상이 트위터에서 어마어마한 좋아요 숫자를 보여 주고 있었다.

“뮤비는 어때?”

“여기는 조회수가 더 미쳐 돌아가고 있어요. 게다가 뮤비도 엄청 잘 뽑아 버리는 바람에…….”

“진짜 잘 뽑긴 했네.”

흑백 화면 속에서 두 가수가 등을 맞대고 노래를 부른다거나.

LA 다운타운의 배경 속에서 춤을 추는 장면 등이 멋지게 연출되어 있었다.

회의를 주관하던 디렉터가 한숨을 쉬었다.

“문라이트의 1위는 불가능하겠군.”

“…사실상 어렵다고 봅니다.”

회사의 인맥과 자본력을 총동원해서 문라이트의 타이틀곡을 푸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문라이트의 팬덤이 수플레만큼 크지 않을뿐더러 결국 대중들이 들어야 차트 순위를 유지할 수 있다.

-‘Light It Up’이 2018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성 있는 프로그램 1위에 뽑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어마어마한 화제성.

일반 대중들도 문라이트 멤버들의 얼굴을 알 만큼 큰 성공을 거두긴 했다.

그 덕에 역대급 성적을 보여 주며 빌보드 2위에 바로 안착했으니까.

하지만… 보이밴드 특유의 반짝반짝하는 희망찬 노래는 대중들이 그리 오래 들을 만한 곡은 아니었다.

‘1위는 다음에 노려봐야겠어.’

리드싱글인 Starlight에 이어서 몇 달 뒤에 발매할 싱글들.

그 곡들에게선 1위를 기대할 만했다.

현재 문라이트는 대중들이 멤버들의 이름을 다 알고 있을 만큼 핫한 보이밴드니까.

“그런데… 우리 다음 싱글 발매가 여름 아닌가요?”

“그쯤이지.”

“그렇다면…….”

한 직원이 의문을 제기했다.

“뉴블랙도 그때 되면 또 다른 곡을 들고 나오지 않을까요?”

“그…렇군.”

“오스틴 씨의 의견이 어떨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다음에 뉴블랙이 영어 곡을 들고 나온다면…….”

문라이트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 될 것이 분명했다.

디렉터가 볼펜을 톡톡 두드렸다.

‘전략을 바꿔야 할 것 같은데.’

라이벌 이미지로 전략을 만들다가 이번에 빌보드 어워드에서 된통 깨졌다.

-라이벌 (웃음) (웃음) (웃겨죽음)

-나는 아마추어 마라톤 대회에 나갈 만큼 달리기를 좋아해. 하지만 절대 마라톤 국가대표와 내가 라이벌이란 말은 하지 않아

-내가 다 부끄럽다.. 왜 이러는 건데

-난 문라이트 멤버들 귀엽고 좋아해. 근데 라이벌은 좀 아닌 거 같아

그렇다고 이제 와서 ‘라이벌 아니었네요? 하하하!’ 하는 것도 이상하다.

그래서 음원 성적이나 콘서트 규모 등으로 경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로 결정한 터였다.

그 부분은 그들이 유리하니까.

하지만….

‘그것도 이제 와서는 잘 모르겠네.’

지금까지는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었다.

-결국에는 우리가 이기게 되어 있다.

마이너한 K팝 가수의 성장 한계치는 명확하다.

그와 달리 영어 문화권의 감성을 잘 알고, 1년 내내 미국에서 활동 가능한 메이저 보이밴드 문라이트.

여태까지는 미래에 벌어질 결과가 확실해 보였다.

그런데….

뉴블랙의 성과를 보고 있자면, 과연 저게 마이너한 가수가 보여 줄 수 있는 화력인가 의문이 들었다.

“차라리 2인자 전략이 낫지 않을까요?”

누군가 제안했다.

“그러면 한결 수월할 수 있어요. 2인자니까 경쟁에서 져도 절대 손해는 보지 않을 거예요. 잘하면 언더독 이미지도 챙길 수 있고, 만약 한 번이라도 이기면 대박이 터지는 거죠.”

“그쪽도 고려해 볼 만한 옵션이긴 하군.”

디렉터가 말했다.

“하지만 이건 우리가 아니라 테리가 결정할 사안이야.”

“…그렇죠.”

“그리고 아직은 이른 전략이야. 우리 애들 이제 막 데뷔했으니까. 얼마나 커질지는 우리도 몰라.”

벌써부터 꼬리를 말고 우린 2인자예요 하는 것도 맞지 않았다.

객관적으로야 지금은 조금 부족하긴 하다.

하지만 이미 작년도에 뉴블랙이 로 거둔 성적을 문라이트가 넘어서지 않았던가.

콜드 브라운과의 콜라보 곡으로 우열을 비교하는 건 아직 성급한 판단이라 할 수 있었다.

‘그 사람이야 자기 곡으로 빌보드 줄세우기 하는 레전드니까.’

뉴블랙이 혼자 낼 수 있는 진짜 성적이 얼마인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디렉터가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정면으로 부딪치는 게 현명한 일은 아닌 것 같군. 시기를 좀 조율해야겠어.”

“전략도 철저하게 짜야 할 것 같습니다.”

위기감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최고의 두뇌들이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그들의 가수가 지닌 약점은 감추고, 강점은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는 컨셉이나 무대.

앨범 프로모션이나 마케팅 전략 등등.

‘얼마 남지 않았다.’

어느덧 봄이 끝나 가는 5월 말.

여름을 준비하는 문라이트의 소속사 직원들의 눈이 진지하게 빛났다.

곧 중요한 싸움이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   *   *

“으음.”

“왜 그래. 중현아?”

“귀가 근질근질하네요.”

손가락으로 귀를 긁적긁적하는 중현이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러곤 졸개들과 함께 전세기 출입구 근처에 섰다.

“드디어…….”

캐리어 손잡이를 쥐고 있는 TF팀 직원들.

저마다 주렁주렁 선물 보따리와 가방을 들고 있는 우리와 매니저들.

마침내 문이 열리면서 우리가 환호했다.

“한국이다!”

“한국이로구나아아아아!”

다 같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김포공항 비즈니스 센터.

정말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눈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진짜 그리웠다.”

“와. 우리 진짜 얼마 만이에요?”

“21일하고 17시간.”

리혁이의 말에 우리가 와 했다.

“딱 3주 채웠구나.”

“저는 그 3주가 너무 길었어요.”

비주의 말에 공감했다.

한국에서는 그냥 눈만 감았다 떠도 한 달이 지나가 있는데, 외국이라 그런지 시간이 엄청 느렸다.

동생들과 함께 공항을 두리번거리며 웃었다.

“와. 한국어다. 한국어.”

“저기 한국 사람이 있어요…!”

공항에 적혀 있는 한국어만 봐도 반갑다.

독특한 체취가 감돌았던 미국의 공항들이 아니라 깔끔하고 좋은 향이 느껴지는 김포공항 비즈니스 센터.

로비로 내려오자마자 셔터를 터뜨리는 기자들까지 반갑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희 돌아왔습니다!”

빌보드 수상 소감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

이번 타임 100 갈라에서 있었던 일화에 대한 질문.

멧 갈라에 대한 질문들 등등.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민기 형이 기자들에게 그런 말을 하는 동안 우리가 인사를 하며 차량에 탑승했다.

매니저 지운 씨가 운전대를 잡고 물었다.

“숙소로 갈까요?”

“아뇨! 회사부터 갈래요!”

시차 적응하려고 일부러 밥도 굶고 비행기를 탔다.

동생들과 외쳤다.

“한식! 한식!”

“한식 최고!”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건 바로 한식이었다.

맛있는 햄버거, 핫도그, 스테이크도 하루 이틀뿐.

어느 순간부터 고추장과 김치를 찾아 허덕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리혁이가 말했다.

“근데 우리 이 정도면 미국에 숙소 하나 구해 놔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럴까?”

솔깃하다.

미국 활동용 숙소에다가 김치 냉장고 놓고, 거기에 김치들을 상시 구비해 놓는 것이다.

동생들과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강서구에서 출발한 차량은 강남구의 레몬 엔터 사옥에 도착했다.

[7층입니다]

주차장에서 내리자마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까지 직행했다.

아직 식사 시간이 아니라 한산한 구내식당과 음식점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있던 직원들이 우리를 보고 놀란다.

“어?”

“어어?”

우리가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저희 돌아왔어요!”

빌보드 어워드 수상 축하한다며 말해 주는 직원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호가 재촉했다.

“형들 이럴 때가 아니에요. 우리 얼른 모닝 고기를 먹어야 해요.”

“가자.”

레몬 엔터로 2호점을 낸 우리의 단골 고깃집.

사장님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고기를 내어 왔다.

“축하해요. 그날 사람들이 구내식당 TV 보면서 다 같이 박수 치고 그랬거든.”

“진짜요?”

“미국 사람이 뉴블랙! 하고 부르자마자 여기서 다들 ‘와아아아아!’ 하는데.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어요. 월드컵에서 골이라도 넣은 것 같았다니까.”

역시 한국에서는 빌보드 어워드의 임팩트가 가장 강했던 모양이다.

회사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들으며 고기와 밑반찬을 집어먹었다.

“사장님. 저희 파김치 좀 더 주세요!”

“김치도요!”

“이거 두부 좀 더 주세요!”

정말이지 행복한 식사였다.

뭔가 한국에서 돌아와서 그런지 마음도 편하고.

방금 전까지 배고픔에 허덕였던 졸개들과 배를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가자.”

금강산도 식후경.

배불리 먹었으니 이제 사람들을 만날 시간이었다.

*   *   *

회사에서 무거운 물건을 끌 때 사용하는 수레.

수레에 잔뜩 선물을 담은 우리가 개선장군처럼 사무실들을 돌아다녔다.

“안녕하세요! 저희가 돌아왔습니다!”

“와아아아…!”

“여러분의 선물을 들고!”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미국에서 사 온 선물들을 건네줄 때마다 직원들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다양한 선물들에 감사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우리가 건네준 선물에 가장 격하게 반응하는 이들이 있었다.

“허어어어!”

바로 법무팀이었다.

수플레들로 포진된 법무팀 사람들에게 우리가 특별하게 준비한 선물들을 꺼냈다.

“이거 지금 품귀현상이라고 들었거든요.”

“허어어!”

“패션지에서 찍은 화보랑 타임지예요.”

멧 갈라에서 베스트 드레서로 꼽히면서 매거진과 특별하게 진행한 화보 작업.

지금 미국에서 증쇄에 증쇄를 거듭하고 있다는 포스터를 건네주니 직원들의 눈이 큼지막해졌다.

“이, 이거 진짜 구하기도 어렵다고 들었는데…….”

“마음에 들어요?”

“네! 진짜… 지금 이것도 구하기 엄청 힘들거든요.”

직원 분이 잡지를 조심스럽게 건네받았다.

보통 TIME 100을 선정하고 나서 그중에서 대여섯 명 정도를 뽑아서 각각 표지 모델로 삼는데, 그중에서 우리가 표지 모델인 버전이었다.

우리가 물었다.

“이게 그렇게 구하기 힘들어요?”

“네, 이거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예요. 물량 없어서 지금 다들 기다리고 있거든요.”

“우와…….”

우리도 몰랐던 소식이었다.

그동안 법무팀 수플레들이 주섬주섬 케이크랑 손편지를 내밀었다.

“저희는 특별한 거 준비 못했는데…….”

“아니에요! 여기 케이크 저희가 진짜 좋아하거든요.”

“그래도…….”

큰 거 못해 줘서 미안하다는 수플레들에게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마음에 안 드는 놈들이 있으면 고소해 주겠다는 문구가 담긴 아기자기한 손편지를 안아 든 후.

회사에 부재 중인 프로듀싱팀을 제외한 모든 사무실을 돌아다녔다.

우리 회사가 계속해서 인력을 모집 중이라 그런지 못 보던 얼굴들도 많다.

“안녕하세요!”

그중에서 [에이드 개발팀]이라는 팻말이 붙은 사무실도 방문했다.

우리의 팬 커뮤니티 어플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이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아…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어어, 이런 누추한 곳에…….”

높으신 분이 방문한 것처럼 긴장하는 이들의 모습에 의아했다.

우리가 나갈 때도 직접 팀장님이 마중까지 나올 정도.

‘뭐지?’

‘뭘까요?’

사단장이 방문한 군대와 같은 분위기에 동생들과 내가 머리를 긁적이며 갸웃할 뿐이었다.

그렇게 신규 직원들까지 마지막으로 찾아간 후.

마지막으로 TF팀 사무실을 찾았다.

“우리 왔어.”

“어, 왔냐.”

피곤한 얼굴의 수학귀신이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잠시 기다리라는 듯 손가락을 들어 올린 석환 형이 문서작업을 마치는 동안 우리가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곧 석환 형이 커피 잔을 들고 다가왔다.

“집에 가서 쉬지.”

“내가 쉬면 업무가 멈추는걸.”

“그래도 오늘 같은 날은 좀 쉬어. 집에 가서 잠도 자고, 여자 친구 분이랑 데이트도 하고.”

“깨졌어.”

“그렇군…….”

잠시 숙연한 침묵이 감돌았다.

하핫 하면서 어색한 웃음을 주고받는 동안 석환 형이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며 웃었다.

“일단 이번 활동 정말 수고했다. 고생이 많았어.”

“형도 고생 많았어.”

“너희 이번 활동 성과랑 향후 활동 관련해서 이야기 좀 해 주려고 불렀어.”

TF팀장이 노트북을 돌려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미국에서의 활동은 굉장히 성공적이야. 우선 멧 갈라 이후로 버즈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었어. SNS에서 언급하는 빈도가 높아졌고… 특히, 우주 너는 이제 어지간한 스타랑 인지도가 비슷할 거야.”

“오오오.”

졸개들이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석환 형이 미소를 지었다.

“중현이가 큰일 했지.”

“음? 저요?”

“Sun and his clouds라고 멧 갈라에서 소개를 했는데, 그 이후로 언급량이 또 확 늘었거든.”

“그때 중현이 형이 진짜 센스 있긴 했어요. 저희 다 어버버 하는데 척 가리키면서 ‘우린 구름이다.’”

지호의 성대모사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같이 웃던 석환 형이 말했다.

“아무튼 멧 갈라 덕분에 인지도가 확 올라간 것 같아. 거기에 타임지 판매량은 말할 것도 없지.”

다양한 성적들과 성과가 언급된다.

멧 갈라.

스타디움 투어.

빌보드 뮤직 어워드.

타임 100 갈라.

“……이런 이유로 <백야>도 다시 빌보드 핫 100에 진입한 것 같더라고. 그리 오래갈 것 같진 않지만, 그만큼 너희가 이번 활동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면 될 거야.”

빌보드 어워드와 타임 무대 때문인지 Hot 100의 하위권에 다시 <백야>가 뿅 하고 등장해 있었다.

“이게 이번 미국 활동으로 너희가 거둔 성과고.”

석환 형이 말했다.

“이제 앞으로의 스케줄 관련인데… 인터뷰 일정이 일단 엄청 많아.”

어느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할 것인지 스케줄을 이야기해 주고.

곧 촬영에 들어갈 육아예능 <서준이는 마트에서 살아>에 대한 소식들.

아빠의 전기 영화에 관한 소식들.

그런 이야기들을 집중해서 들을 때.

“이번에 개인 스케줄도 엄청 들어왔어.”

“그래?”

“이번 달에 너희 활동이 엄청 주목을 받았거든. 그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사람이 있어서…….”

그게 누구인지 모두가 궁금해할 때.

이어서 나오는 이름에 우리 모두 납득하고 말았다.

*   *   *

지상파 방송국 HBS의 인기 프로그램.

[기막힌 요리]

유명 요리사와 예능인들이 MC를 맡아 흥겹게 말하고 있었다.

“오늘 정말 기가 막힌 게스트 분을 모셨습니다!”

“이분 하면 따라붙는 수식어가 많거든요. 연예계 대표 요리사, 아이돌계의 대장금…….”

“이번에 또 생선 조림이 어마어마하게 이슈가 됐잖아요!”

연예인 패널들이 ‘와아아아!’ 하면서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가운데.

“자! 그럼 국민 아이돌! 뉴블랙의 비주 씨를 모셔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와아아!”

부드럽게 웃으며 입장하는 월드 스타에게 환호성이 쏟아진다.

신기해하는 눈빛들.

실물을 보고 감탄하는 표정.

-5월 달은 뉴블랙의 달.. ‘어마어마한 대기록과 성과들’

정말로 뉴블랙의 달이라 부를 만큼 어마어마한 활동들이었다.

패션계에 임팩트를 준 우주의 패션.

미국에서만 70만을 동원한 스타디움 투어.

빌보드 어워드 3관왕.

장기간 빌보드 Hot 100 1위 유지.

여보낚시로 IBC 최고 시청률 갱신.

하지만….

그 모든 영광을 뚫고 왕좌에 오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아주 간단한 음식 레시피였다.

[생선조림의 모든 것]

“오늘은 초빙 요리사인 비주 씨에게 생선 조림 레시피를 배워 보고자 합니다.”

“네!”

그리고….

누군가에게 있어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기도 했다.

‘나의 레시피!’

러블리한 반다나로 헤어스타일링을 하고 앞치마를 두른 비주.

그의 입가에 꽃처럼 행복한 미소가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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