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932화
국민 아이돌.
이 호칭에 담긴 뜻은 대충 다음과 같다.
-전 국민이 뉴블랙을 다 알고 있다.
-그리고 대체로 좋아함.
여기서 포인트는 전 국민이 알고 있다는 것.
물론 여기서 말하는 ‘알고 있다’의 스펙트럼은 굉장히 다양하다.
우리를 나이순으로 나열할 만큼 잘 알고 있는 분들이 계시는 한편, 독특하게 아는 분들도 많으니까.
-노블랙! 노블랙이구만!
-우중이 잘 지냈어?
-대길이 안녕!
정말 다양한 호칭으로 불리는 우리였다.
워낙 다양하게 불려서 ‘노블랙!’ 하면 이제는 그냥 달려가서 ‘노블랙입니다!’ 하며 반갑게 인사할 정도.
그런데….
“마트… 삼촌……?”
처음 듣는 호칭이었다.
“마트 삼촌이다!”
“마트 삼촌!”
동시다발적으로 마트 삼촌을 외치며 우르르 달려오는 아이들.
아이들이 와아아 하고, 스탭들이 키득거리는 동안 우리는 여전히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방금 전 여울이 삼남매의 말 때문이었다.
-마트에서 물건 파는 삼촌들!
성숙해 보이던 여울이마저 우리를 그렇게 알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
“와아아!”
우리를 둘러싸는 아이들과 근처에서 카트 손잡이를 잡고 있는 부모님들.
그 속에서 어리둥절해하는 한 아이가 보였다.
“마트 삼촌 아니고 뉴블랙인데!”
똘망똘망해 보이는 여자아이였다.
우리가 물었다.
“뉴블랙 알아?”
“네!”
“혹시 몇 살이야?”
“일곱 살이요!”
유치원 다닐 나이군.
여기 모인 다른 아이들보다 커 보이는 아이를 바라보곤 주변의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대충 5세에서 6세 정도의 나이.
우리가 자상하게 물었다.
“삼촌들이 왜 마트 삼촌이야?”
“엄마아빠가 마트 삼촌이랬어!”
그 말에 다른 아이도 말했다.
“헉! 우리 아빠도 마트 삼촌이라고 했는데.”
“우리두!”
마지막으로 여울이네 삼남매가 확인 사살을 했다.
“우리도 아빠가 마트 삼촌이랬어.”
“그렇구나…….”
그 말을 듣던 우리가 고개를 돌렸다.
삐걱.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바라보자, 부모들이 아하핫 웃으며 시선을 피했다.
대충 상상이 갔다.
-엄마! 저 삼촌들은 누구야?
마트에 갈 때마다 광고판 등에 보이는 우리 얼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물어보는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머릿속 시뮬레이션을 굴리는 것이다.
-뉴블랙이야.
-뉴블랙이 뭐야?
-아이돌… 그러니까 가수야.
-가수는 뭐야?
-노래 부르는 사람.
-노래 부르는 사람인데 왜 저기 있어?
-그러니까 이게 광고라는 건데….
끊임없이 나올 ‘왜’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나온 기가 막힌 설명 하나.
-마트 삼촌이야.
-아하.
그런 이유로 마트 삼촌이 된 게 분명했다.
스냅백을 쓴 아버님 한 분이 머쓱하게 웃으며 해명하듯 말했다.
“저희 집에서만 마트 삼촌이라고 부르는 줄 알았어요.”
“저희도…….”
“어? 저희 집도….”
신기해하는 표정들.
서로 합의를 한 것도 아닌데 여러 집에서 ‘마트 삼촌’으로 굳어진 호칭에 다들 신기해하며 웃는 분위기였다.
처음에 당황했던 우리도 이내 웃었다.
[국민 아이돌 = 마트 삼촌]
그만큼 아이들에게 납득 가는 설명이기에 ‘마트 삼촌’이란 단어가 탄생한 게 아닐까.
신선한 해석에 우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곤 바로 캐릭터를 받아들였다.
“맞아.”
지호가 눈을 초롱초롱 뜨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삼촌들은 마트 삼촌들이야!”
“마트 삼촌!”
연예인을 만난 것처럼 신기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내 손을 붙잡은 여울이의 미소가 짙어졌다.
“우후후.”
이런 마트 삼촌을 내가 독점하고 있다는 귀여운 미소.
성숙해 보여도 애기는 애기인가 싶어서 흐뭇한 미소가 나왔다.
그동안 우리를 둘러싼 아이들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왜 마트에서 살아요?”
“마트에서 돈 얼마 줘요?”
“언제 와야 마트에서 만날 수 있어요?”
마트 삼촌 팬 미팅 같은 분위기.
취재진처럼 질문을 쏟아 내는 아기들에게 친절하게 답변을 하면서 응대를 해 주었다.
사탕을 물고 있던 한 아이가 물었다.
“첫째 삼촌은 몇 살이에요?”
“삼촌은 스물여섯이야.”
“우리 아빠는 서른인데!”
“나보다 네 살 많으시네.”
숫자를 못 세는 아이를 대신해 나이 차이를 계산해 주었다.
아이가 궁금하단 얼굴로 물었다.
“삼촌 결혼했어요?”
“안 했는데.”
“왜요? 우리 아빠는 했는데!”
“마트에서 하지 말래.”
내 답변에 카메라 감독님과 주변 어른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바로 납득하는 아이의 표정.
그렇게 아이들과의 팬 미팅을 짧게 마무리를 짓고는 손을 흔들었다.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엄연히 여울이네 삼남매였기 때문이었다.
리혁이가 말했다.
“삼촌들이 야채 많이 먹으라고 해도 안 먹을 거지?”
“네!”
“그럴 것 같았어.”
우리가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안녕!”
“안뇽!”
“그래. 열심히 공부해서 마트 삼촌들처럼 훌륭한 어른이 되도록 하렴!”
그런 인사를 하면서 떠날 때였다.
“…….”
“…….”
우리의 손 안에서 삐친 듯이 꼼지락거리는 앙증맞은 손들.
말이 없어진 여울이와 유나, 민우를 바라보았다.
자기들 말고 다른 아이들이랑 계속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살짝 샐쭉해진 표정들.
우리가 쪼그려 앉아서 삼남매에게 들으란 듯 말했다.
“휴우. 정신이 하나도 없네.”
“그러니까요.”
“다른 아가들이랑 이야기하느라 너무 힘들었어~”
그런 말을 하며 멀찍이 헤어지는 아이들을 흘깃 보곤 삼남매에게 말했다.
“비밀 하나 말해 줄까?”
“비밀?”
“응. 비밀.”
살짝 토라져 있던 얼굴들이 [비밀]이라는 키워드에 귀를 쫑긋거린다.
우리가 속삭이듯 말했다.
“우리는 여울이랑 유나, 민우가 제일 좋아.”
“거짓말.”
“진짜인데.”
“진짜?”
“진짜.”
우리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건 비밀’ 하고 말해 주니 아이들이 꺄르륵 웃었다.
카메라 뒤에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제작진.
다시 아이들의 손을 잡으며 마트 매장 입구로 향할 때였다.
“그런데…….”
중현이가 궁금하단 얼굴로 스탭들에게 물었다.
“저희가 원래 마트 삼촌이라고 불리나요?”
“아뇨.”
고개를 젓던 조연출 분이 대답했다.
“아마 집집마다 다를 것 같기는 해요.”
“아하.”
“근데 저희 집은 마트 삼촌이라고 불러요…….”
“…….”
그 말에 카메라를 들고 있던 감독님도 손을 슬쩍 들었다.
‘우리 집도’라고 대답하듯이.
“…….”
“…….”
우리가 슬픈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번개 삼촌이나 천둥 삼촌 같은 멋진 거 하고 싶었는데.
[마트 삼촌]
왠지 모르게 슬퍼지는 호칭이었다.
* * *
우리가 먼저 향한 곳은 마트 1층이었다.
“헐!”
“어? 어어?”
노트북이나 전자제품을 팔던 매장의 직원들이 놀란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어머! 안녕하세요!”
입을 틀어막거나 핸드폰을 다급하게 꺼내는 이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카트를 밀었다.
내가 카트를 밀고 있는 동안 아기들이 앞장섰다.
“와아아아아!”
“어어! 쟤 어디 가, 어디 가, 어디 가!”
갑자기 뽈뽈 뛰어가는 쌍둥이의 모습에 우리가 당황하자, 여울이가 말했다.
“장난감 코너 가는 거야.”
“아하.”
아이들의 손을 붙잡은 중현이와 지호가 장난감 코너로 향했다.
쌍둥이가 뛰어가는 동안 내가 여울이에게 말했다.
“우리도 장난감 보러 갈까?”
“응!”
“삼촌이 하나 사 줄게.”
불이 들어오는 칼이라든가. 팽이라든가.
장난감 코너에 온 아이들의 표정이 마치 프로듀싱팀 사무실을 방문한 나를 바라보는 듯했다.
“꺄아아아아!”
“꺄핫!”
잔뜩 신이 나서 뽈뽈 뛰어가서 물건을 집는 아기들.
바구니에 물건이 산더미처럼 담기고 있을 때, 내 손을 잡고 있는 여울이는 고민 중이었다.
인형과 요술봉 중에서 고민 중인 듯했다.
“으음.”
둘 다 사고 싶은데 둘 다 사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고민하는 표정.
마음 같아서는 두 개 다 사 주고 싶긴 한데, 장난감은 한 개만 사 주라는 혜원 선배의 말이 있었다.
육아 방침은 부모 말을 따라야지.
“고르기 힘들어?”
“응.”
“그럼 삼촌이 도와줄까?”
“응.”
쭈그려 앉아서 아래 칸에 있는 인형과 요술봉을 번갈아 보았다.
파란 드레스를 입은 얼음 여왕의 인형과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무슨 아파트 만화의 요술봉.
[도깨비 큐브를 합체하면 새로운 무기로 변신!]
그런 장난감들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만약에 요술봉을 골랐어.”
“응.”
내가 인형을 뒤로 숨기며 말했다.
“그럼 뿅! 하고 인형이 사라지게 돼.”
“어… 응.”
여울이가 허어! 하며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을 때 이번에는 반대로 했다.
“이번에는 인형을 골랐더니 뾰뵹! 하고 요술봉이 사라졌어.”
“음…….”
“뭘 고르든 삼촌이 잘 놀아줄 수 있으니까. 여울이가 생각했을 때, 사라졌을 때 쪼금 더 아쉬웠던 게 뭐야?”
“뾰봉했던 거.”
“그럼 요술봉을 살까?”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의 말에 미소를 짓고는 요술봉을 카트에 담았다.
리혁이가 뒤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경제학 교육이네요.”
“응?”
“기회비용을 가르치는 멋진 방식이었어요.”
“?”
아무리 봐도 우리 넷째는 좋아하는 포인트가 뭔가 이상한 것 같다.
그러는 한편.
다른 아이들은 바구니에 장난감을 한가득 담고 있었다.
“……아이고야.”
엄청 떼 쓸 거 같은데.
저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이 됐다.
지금 아이들과 같이 다니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
-말은 잘 듣는다!
-그런데 ‘말만’ 잘 듣는다!
뛰지 말라고 하면 ‘응!’ 한 다음에 바로 뛰어가고.
마치 아이들이 ‘듣는다고 했지, 들어 준다곤 안 했다. 우후후!’ 하며 농락하는 느낌이었다.
말과 실천은 전혀 다른 분야 같다고 할까.
어떻게 장난감을 하나만 사게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비주가 쌍둥이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중에서 하나만 골라야 돼.”
몸을 배배꼬던 쌍둥이가 말했다.
“두 개만!”
“엄마는 세 개 사 주는데!”
비주가 부드럽지만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 돼. 삼촌은 한 개만 사 줄 거야.”
“…….”
“…….”
슬쩍 비주의 눈치를 보는 애기들.
찔러볼 틈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캐치했는지 아이들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비주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선택을 도와주었다.
“역시 비주다.”
“쟤 잘해요. 진짜.”
중현이가 흐뭇해했다.
학교에서 반장할 때도 또래 학생들을 잘 다뤘다는 말에 나도 같이 흐뭇하게 웃고 있을 때였다.
“가장 우려한 데가 무사히 넘어갔네.”
“그러게요.”
장난감 코너에서 소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별일 없이 넘어간 것 같다.
그렇게 아이들이 장난감을 한 개씩 고르고 우리가 나머지 물건을 되돌려 놓을 때.
“근데…….”
내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지호는 어디 갔어?”
“지호요?”
그런 말을 하고 있을 때 바구니를 들고 온 지호가 발랄하게 다가왔다.
“형들! 형들!”
“?”
“와, 대박이에요! 새로 나온 게임팩들 여기 진짜 많은 거 있죠. 커비랑 풀봇 매니저랑… 와!”
“그 장난감들은 뭐야?”
“아, 장난감들이 넘 귀여워서요!”
…라고 신나서 말하던 우리 막둥이가 형들의 시선을 바라보곤 헛기침을 했다.
“물론 아이들을 위해서 사려구요. 게임기도 같이 놀려고 가져왔거든요.”
“왕지호 씨.”
“넹.”
“당신은 성인입니다. 성인답게 행동하세요….”
주변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어찌나 바구니에 가득 물건들을 담았는지 쌍둥이가 한심한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삼촌! 하나만 사!”
“하나만 사라구!”
“응…….”
지호가 시무룩한 얼굴로 게임팩들을 돌려놓으려고 움직였다.
그러더니 멈칫.
고개를 소심하게 돌린다.
“형.”
“응?”
지호가 소심하게 물었다.
“그럼 하나는 사도 돼요?”
“사.”
“진짜요?”
내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라, 사. 원하는 대로 마음껏 사.”
“그거 사지 말라는 뜻이잖아요?”
“그냥 하나 스르그.”
“형이 사도 된다고 한 거예요.”
신이 나서 냉큼 달려가는 지호를 바라보며 동생들과 내가 웃음을 터뜨렸다.
“못 살겠다. 진짜.”
“어휴. 왕지호 진짜.”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사면 되는 걸 꼭 여기서 사겠다고 정말…….
나도 지금 저기 소리 나오는 장난감 피아노랑 무지개 하모니카에 손이 가는 걸 꾹 참고 있는 판인데.
그때였다.
꾹꾹.
내 손을 잡아당긴 여울이가 할 말이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귀를 기울이자 여울이가 소곤거렸다.
“지호 삼촌은 몇 살이야?”
“스물한 살이야.”
“어른이야?”
“음.”
게임팩 하나를 들고 발랄하게 뛰어 오는 막내를 바라보며 내가 씩 웃었다.
“아직은 아닌 것 같아.”
* * *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된 기분이다.
1층 장난감 코너에서 아이들과 쇼핑을 할 때만 해도 몇몇 사람들이 멀찍이서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지하 1층에 내려오니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다.
“…….”
와글와글.
복작복작.
“사람이…….”
“장난 아니네요.”
멀찍이서 우리를 따라오는 사람들이 한가득이었다.
카트 안에서 ‘마트 삼촌!’ 하는 애기도 있고, 장 보러 나온 아주머니들도 어머어머 하고 자기들끼리 손뼉을 치고, 유모차를 몰면서 우리를 따라오는 젊은 부부들도 보인다.
뭔가 분위기가 비슷하다.
-지금이 아니면 뉴블랙을 언제 보냐!
그런 인파 때문인지 여울이네 아이들이 더 흥분해 있었다.
사람들이 보내 주는 관심에 어깨를 으쓱으쓱하는 분위기.
“어디 보자….”
지하 1층은 식품 코너.
리혁이가 메모장 어플을 켜서 무엇을 장 볼지 리스트를 확인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과 인사했다.
주스 시식 코너를 준비하던 어머님이 우리를 맞이했다.
“아이고! 우리 아들들!”
“안녕하세요. 어머님!”
“축하해요! 이번에 그… 빌보드 탔담서!”
“네.”
그러는 동안 여울이네에게 인사하는 시식 코너 아주머니였다.
“여울이도 안녕.”
“안녕하세요!”
평소 자주 오는 마트인지, 여기 직원 분들은 여울이네와 안면을 트고 지내는 분위기인 듯했다.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여울이 오늘 멋진 삼촌들이랑 같이 왔네.”
“네!”
여울이가 히히 웃으며 몸을 꼼지락거렸다.
쌍둥이들도 생선 코너 아저씨에게 말을 거는 중이었다.
“저희 삼촌이에요!”
“그래?”
“네!”
“대단하네. 나도 저렇게 돈 많은 삼촌 있으면 좋겠다…. 용돈 많이 주겠지…….”
그런 이야기가 들려오는 동안 리혁이가 말했다.
“일단 소스 코너부터 가면 될 것 같아요.”
“오케이.”
효율적인 동선을 짠 리혁이의 말에 우리가 카트를 타고 움직이는 한편.
장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며 인사를 했다.
“안녕! 아니아니… 어머, 안녕하세요!”
“수빈아. 인사해야지. 뉴블랙 오빠야.”
“아이고, 전 국민이 좋아하는 아이돌 뉴블랙~! 반가워요. 내 이름이 전국민이야. 핫핫핫!”
인사하는 사람들에게 꾸벅 마주 인사하고.
“어, 형. 이거 우리 광고 제품이에요.”
“그래?”
가끔 우리가 광고한 제품이나 판넬 앞에서 포즈를 취해 주기도 하고.
그리고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판촉하시는 아주머니들이 거의 뛰어들 기세로 달려왔다.
“삼겹살 좋아하는 우리 뉴블랙! 이리 와서 고기 좀 먹어요!”
“LA 갈비 좋아하는 뉴블랙!”
“치킨 좋아하죠?!”
“이게 몸에 좋은 건강 주스!”
여기저기서 부르는 외침들.
정신이 없긴 하지만 기분이 은근 좋긴 했다.
방송국-숙소-회사 등을 옮겨 다닐 때의 동선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실제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와. 삼촌들 사람 진짜 많아.”
쌍둥이의 말에 우리가 미소를 지었다.
“삼촌들이 인기가 많거든.”
“마트 삼촌!”
“응. 마트 삼촌이라서 그런 거기도 한데… 삼촌들이 원래 되게 유명한 사람들이야.”
마트 삼촌 말고도 뉴블랙에게 본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었다.
우리가 웃으며 말했다.
“보면 알 거야. 삼촌들이 뭐 하는 사람인지.”
* * *
정여울과 정유나, 정민우 삼남매.
그들은 지금 삼촌 뽕이 차오르는 중이었다.
‘우리 삼촌!’
삼촌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이거, 이거 삼겹살 좀 먹어 봐. 기름이 없다니까!”
“와. 맛있네요.”
“얘들아 시식 삼겹살 먹을래?”
평소 아빠가 두 개만 집어먹어도 눈을 가늘게 뜨던 아주머니가 막 삼겹살을 엄청 퍼주고.
삼촌들이 먹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침을 꼴깍이며 삼겹살을 샀다.
마법을 부리듯이 사람을 조종하는 것 같았다!
“우리 삼촌이에요.”
“그래?”
아기들의 말에 주변 어른이 답했다.
“나도 쟤네 삼촌인데.”
“나도 쟤네 이모지, 뭐. 마트에서 뉴블랙 물건 엄청 사는데.”
“내가 쟤네 용돈 주는 삼촌이야. 물건 하나 살 때마다 1원씩은 갈걸.”
그런 말들에 아기들이 헉 하고 놀랬다.
‘가족들도 엄청 많아!’
여기저기서 내가 키웠다고, 내 조카라고 하는 말에 아이들이 놀란 얼굴로 삼촌들을 바라보았다.
마트 삼촌은 가족들도 많았다.
유나가 속삭였다.
“가족이 열 명인가 봐!”
자신이 알고 있는 숫자의 최고 단위를 말하는 유나의 모습에 여울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백 명이야.”
“백 명!”
아이들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러곤 방금 전 우주 삼촌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보면 알 거야. 삼촌들이 뭐 하는 사람인지.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알아.’
‘이제 안다!’
보다 보니 알 것 같았다.
“와. 저거 진짜 맛있어 보이는데.”
“대박이다.”
삼촌들이 시식을 하나씩 할 때마다 품절이 되는 물건들.
“오늘 무슨 레시피 써요, 비주 씨?”
“오늘 애기들 잡채 해 줄 거예요.”
그 말에 다들 속닥인다.
“잡채!”
“잡채래? 맛있겠다!”
무슨 요리를 한다고 말하자마자 따라서 재료를 사는 사람들.
그러면서 뉴블랙이 길을 지나갈 때마다 [품절], [품절] 하면서 직원들이 물건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간혹 노래까지 불러 주는 팬 서비스.
-보면 알 거야. 삼촌들이 뭐 하는 사람인지.
그런 삼촌들의 인기에 아이들이 눈을 빛냈다.
‘마트 삼촌!’
‘마트 삼촌이다!’
누가 봐도 영락없는 마트 삼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