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004화
가왕 선우주의 극적인 승리!
승패가 갈리면서 탄식과 비명이 흘러나왔다.
"아이고, 아까비!"
"솔직히 리혁이가 이길 거라곤 생각했어. 근데 저 정도로 표차를 좁힐 줄은……."
"어후, 내 손에 다 땀이 났네."
8표라는 근소한 차이.
서리혁에게 투표했던 4명이 마음을 돌려서 우주에게 표를 줬다면 정말 50대 50이 나왔을지도 몰랐을 일이었다.
-내가 다 아깝다ㅠㅠㅠㅠㅠㅠㅠㅠ
-방청객들이 뭘모르네ㅠㅠ 50대50해서 재경기 갔어야지
-리혁이도 진짜 아슬아슬했다ㅋㅋㅋㅋ 진짜 조금만 삐끗했어도 국힙원탑서리혁이 1등먹었을듯
-우주가 진심펀치 날렸는데 이걸 피지컬로 찍어 누르네ㅋㅋㅋ
댓글창에서도 아쉬워하거나 감탄하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TV 속에서 두루미 가면이 갑자기 자신이 걸고 있던 목걸이를 풀기 시작했다.
"어?"
"야, 저거 목걸이가 엽전 모양인데?"
선비 옷을 입은 두루미가 가짜 엽전을 꿴 목걸이를 들어 보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ㅌㅋㅋ
-아 엽전이었냐고ㅋㄱㅋㅋㅋㅋㅋ
-엽전 목걸이 진짜 비주얼 개열 받네ㅋㅋㅋㅋ
-근데 왜 푼거임??
그 의문에 답하듯 두루미가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우주 형!]
[?]
[이 목걸이를 받아 주세요~!]
살짝 당황하던 해바라기 가면이 엽전 목걸이를 받아 들었다.
마치 힙합 오디션에서 멘토가 합격자에게 합격 목걸이를 걸어 주는 듯한 장면에 웃음이 터졌다.
두루미가 사람들에게 ‘가왕 선우주’를 새롭게 소개했다.
[여러분! 이제 이분은 가왕 선우주가 아닙니다. 바로 국힙원탑이자 가왕 선우주이십니다!]
방청객들이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렸다.
앞뒤로 몸을 흔들며 격하게 웃는 방청객들 사이로 <미션 싱어>의 밴드 세션이 풍악을 연주했다.
일렉 기타로 연주되는 대취타에 시청자들이 크게 웃었다.
-선우주 진자 도랏냐곸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말해 봐 이거 걸어 주려고 나왔지ㅋㅋㅋㅋㅋㅋㄱㅋ
-천상 아이돌인 줄 알았던 내 최애가 돌아이였던 건에 대하여
-밴드분들 센스 대박ㅋㅋㅋ
오프라인으로 보던 시청자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미친 애야~"
"저러려고 나왔네. 자기 이름에다가 저거 개그왕이랑 힙합왕 걸어 줄라고."
왠지 모르게 결과적으로는 선우주가 승리한 듯한 기분이었다.
자기 이름에 가왕과 국힙원탑 타이틀까지 걸어 준 두루미가 흐뭇하게 몸을 들썩이는 한편.
[자, 이제 정체를 공개할 시간입니다!]
두루미가 몸을 돌렸다.
느긋하게 하품을 하거나 야식을 먹으면서 화면을 바라보는 시청자들.
[이제 국힙원탑 서리혁은 가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해 주십시오!!]
가면을 벗은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인다.
잔뜩 땀에 젖은 머리카락.
그리고 우주가 몸을 딱 돌린 순간.
그 찬란한 얼굴이 시청자들을 맞이했다.
"……."
"……."
비닐장갑을 끼고 닭발을 들고 있던 여성들이 닭발을 떨어뜨리고.
어느 가정집의 캣타워에 느긋하게 앉아 있던 고양이가 폴짝 내려와 TV를 바라보고.
시청자들이 입을 멍하니 벌렸다.
"미친…."
어느 고등학생 수플레의 격한 중얼거림.
평소였다면 ‘얘!’ 하고 한 소리 했을 부모님이나 뉴블랙 얘기만 나오면 누나를 놀려 대던 남동생도 조용했다.
다들 입만 뻐끔거리고 있었으니까.
"어머……."
"어…."
젖어서 이마에 착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떼어 내는 미남.
머리를 가볍게 터는데 그 땀방울이 마치 무지개를 만드는 것처럼 착시 현상이 발생했다.
몇몇 시청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만 슬로우 모션으로 보이는 건가…?’
분명 정상 배속으로 나온 영상인데 슬로우 화면처럼 느리게 보였다.
오뚝한 코.
선명하게 빛나는 눈동자.
갸름하면서도 배우 같은 턱선.
그 모든 것이 조합된 화려한 미모의 아이돌이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지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꿀꺽-
침을 삼킨 시청자들이 댓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오늘 내 인생의 방황을 끝내고 마침내 내가 정착할 곳을 찾았습니다. 그곳은 바로 저 남자의 콧대 위에 있었습니다.
-내 미래보다 밝은 미모..
-하지만 성격 포함하면 이상형 랭킹 9위로 떨어지겠지
-[실시간 김비주가 무한 캡쳐 중인 장면입니다]
방금 전까지 ‘우주 떨어졌어ㅠㅠㅠ’ 하며 댓글을 쓰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역시 리혁이를 고른건 올바른 선택이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방청객들 참고막 ㅇㅈ
-이야 방청느님들이 다 뜻이 있었네ㅋㅋㅋㅋ 이 무지몽매한 자가 그 큰뜻을 몰랐습니다
-ㄹㅇ 참새가 어찌 대붕의 뜻을 알리오올리오
-방느님들 칭찬해
현장에서도 그 미모에 충격 받은 방청객들이 웅성거리는 모습이 나온다.
연예인 패널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야, 내가 이 방송만 지금 1년 넘게 하고 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건 처음 본다.]
[진짜… 좀 충격적이네요.]
[저기 우주 떨어졌다고 속상해했던 사람들 봐봐. 좋아서 웃고 있네.]
방금 전까지 우주가 떨어졌다며 꺼이꺼이 울던 방청객들이 입을 가리고 강아지처럼 해맑게 웃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시청자들이 공감의 웃음을 터뜨릴 때.
모두의 감탄을 자아낸 우주가 마이크를 들었다.
[에헷! 저 예쁘죠? 꺄르륵!]
시청자들이 정색했다.
-방금 웃음소리로 호감도 -100
-[속보] 우리 엄마 정색, "쟤는 왜 자꾸 저 얼굴을 까먹고 다니냐" 아빠 왈 "사람이 못난 점 하나는 있어야 한다"
-가끔 나오는 저 웃음소리 매력터짐ㅋㅋㅋ 톤이 너무 신기해
-그.. 수플레들은 가끔이 아니라 맨날 들어..
-군산이 배출한 최고의 개그맨 (팩트)
이윽고 우주가 소감을 밝혔다.
평소 보컬 연습을 열심히 했는데 주목을 받고 싶었다, 노래 실력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등등.
열심히 노력했다고 이야기를 하는 우주와 곁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해바라기 가면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뉴블랙은 이런 말 할 자격 있지.’
이번에 미션 싱어가 화제 되면서 뉴블랙의 예전 무대 영상들을 본 시청자들이었다.
그때도 잘하긴 했지만 분명 이 정도 실력이 아니었다.
그런데 데뷔하고 4년이 지난 지금, 어디 가서도 당당하게 경연 프로그램의 우승 가수라고 해도 될 만한 실력을 갖추고 돌아왔다.
[…지금까지 4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욱더 갈고닦아 여러분의 마음을 울리는 가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듯 당당하게 말하는 우주의 태도에 사람들이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거지.’
‘연예인이 저 정도 독기는 있어야지.’
예능에서는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 주곤 하지만 본업에서는 진지하고 철두철미한 성격.
한국인들이 참으로 좋아하는 성향이었다.
물론, 모두가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아. 진짜……."
"아오오!"
동료 아이돌들은 죽을 맛이었다.
숙소나 해외 호텔, 연습실 등에서 우주의 소감을 듣던 동료 연예인들이 한숨을 푹푹 쉬었다.
여기저기 덤벨이 널브러져 있는 스트릿 보이즈의 숙소.
푸시업을 하고 있는 동생들 사이에서 소파에 앉아 있던 한조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쟤는 또 어디까지 가려고 그래. 진짜……."
"포기하면 편해. 형. 어차피 못 이긴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더라."
"후우."
"대신 우리가 근육으로 이기면 돼."
‘우리 아이돌이야….’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멤버들 틈바귀에서 한조가 먼 산을 바라볼 때.
스보의 랩 라인인 렉스가 망고 어플을 보여 주었다.
"형. 우리 차트 순위 또 내려갈 거 같은데?"
"알아. 안다고……."
지금 TV를 보고 있는 인기 아이돌들이 해탈한 미소를 지었다.
‘몇 칸 내려가려나.’
‘아마 세 칸 정도 내려가려나…?’
저번 주에 선우주가 불렀던 경연곡 두 개 때문에 이미 두 계단이나 하락하긴 했다.
그렇게 스보가 숙소에서 차트 순위를 체크하고 있을 때.
TJ 연습실의 가죽 소파에 앉아 본방을 보고 있던 TNT 멤버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후아……."
"또 피할 수 없는 폭풍이 다가오는군…."
그 속에서 메인보컬 신주영이 머릿속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래도 며칠 정도만 버티면 될 거 같은데. 경연곡이니까 한 일주일 지나면 순위가 적당히 하락할 거고. 워낙에 임팩트가 센 곡들이라 음원 순위에서는 롱런하기가 힘들 거라."
"음… 그런가?"
"아까 리혁 씨가 부른 곡 빼고 나머지는 반복 재생하기에는 좀 부담스럽긴 하지. 너무 명곡이잖아."
TNT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이런 경연곡들은 차트 최상위권보다는 상위권 정도에 안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승산이 있었다.
최근에 대중적으로 터졌던 그들의 곡은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으니까.
"글쎄."
턱을 괴고 있던 한태현이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잘 모르겠는데."
"나도."
형 라인과 달리 동생 라인이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는 말을 하고 있을 때였다.
TV 속에서 갑자기 우주가 기타를 메기 시작했다.
"?"
"??"
불길한 예감이 등골을 스쳤다.
[오늘 여기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곡을 하나 들려 드릴까요? 물론 여러분이 시간만 괜찮다면….]
기타를 연주하는 선우주.
섬세한 선율이 울려 퍼지면서 TNT 멤버들이 벌떡 일어났다.
"멈춰-!"
"안 돼애애-!"
"그만해, 제발."
맑은 눈의 광인이 기타를 치면서 서리혁을 불렀다.
그러면서 시작되는 두 가수의 특별 무대.
선우주가 씩 웃으며 윙크를 했다.
[이 노래의 제목은 <밤바다>입니다.]
벌떡 일어났던 TNT 멤버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밤바다? 너 알아?"
"나 알지."
장한별이 말했다.
"그거잖아. 14년도에 잠깐 이슈 됐을 걸."
"그거 라디오에서 부른 거야."
"아, 진짜?"
그러면서 애써 웃는 낯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TNT 멤버들.
"그래도 노래가 꼭 좋으리란 법은……."
곧장 중저음의 근사한 목소리가 최고급 TV의 음질로 흘러나왔다.
아주 오랜 추억 속 거닐면
녹슨 대문 살랑거리는 꼬리
고이 신발 벗고 문턱 넘으면
보이네요 당신의 무릎이
털썩-
TNT 멤버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절규하기 시작했다.
"야! 선우주! 너 왜 그러는 건데! 진짜!"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시원했-냐!"
"선웅이 형은 나가. 죽기 싫으면."
"고맙다…."
명곡이지만 지금까지 이 정도로 큰 주목은 받지 못했던 <밤바다>.
현재 실시간 시청률 20퍼센트를 돌파한 예능에서 가왕급 실력의 두 보컬이 어깨를 맞대고 섰다.
그리고 이어지는 <밤바다>의 무대를 본 순간.
가수들은 모두 직감했다.
‘역주행 각이다.’
정말이지 그 말대로였다.
[망고 실시간 차트]
1위. 우주 & 리혁 - 밤바다 (Original Ver)
16년도의 불꽃놀이에 이어서 18년도의 밤바다 역주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이에 대한 가수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은 어느 미소년들의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었다.
"진심 조땠네……."
"우리가 어디서 밀리는 그룹이 아닌데. 대체 저 행님들은 활동을 몇 개나 하는 거야."
"받아들여야 돼. 이제는 상시 조땜임."
6인조 미소년이 슬픈 얼굴로 과자를 우물거렸다.
* * *
어제의 <미션 싱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그 찬란한 성과가 우리에게 들이닥쳤다.
우선은 시청률!
-‘미션 싱어’ 뉴블랙 효과 또 통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 23% 돌파.. 최고의 순간은 ‘가왕 선우주’의 무대
순간 최고 시청률이 무려 23퍼센트까지 나왔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시청률.
제작진도 굉장히 흥분한 기색이었다.
리혁 [뭐죠.]
리혁 [왜 대기실에 초코 분수가 있지?]
<미션 싱어>의 경연을 위해 방송국을 방문한 리혁이가 사진을 보내 줬다.
감사의 의미로 제작진이 작게 케이터링을 준비했다는 모양인데….
"지금 TBC가 엄청 신났어."
"그래?"
석환 형으로부터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었다.
"원래 우리랑 TBC 사이가 좀 냉기류가 흐르는 사이였잖아? 구재영 피디님이 우리 쪽으로 이적했으니까."
"그치."
"조금 꽁한 게 있었는데 이번에 완벽하게 풀린 거 같다. 벌써부터 연말 무대에 너랑 리혁이 특별 무대 가능하냐고 스케줄 타진하더라. 방송국에서 이렇게 몸이 달은 건 처음 봐."
안경을 고쳐 쓰며 웃던 수학귀신이 내게 다양한 기획안과 섭외 연락을 보여 줬다.
"TBC만 그런 게 아니야. 이거 다 다른 방송국들에서 들어온 거다."
"와…."
유명 경연 프로에서 패널로 섭외 가능하냐는 연락도 있고, 명곡단에서 재출연 의사가 없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절로 미소가 나오는 제안들이었다.
그야말로 ‘뉴블랙 보컬의 재발견’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뜨거운 반응.
"어때?"
석환 형이 물었다.
"혹시 생각 있어?"
"아니."
명곡단같이 기존에 인연이 있던 프로그램에 잠깐 축하 무대 하러 가는 정도라면 모를까.
"고점 찍고 떠나는 게 제일 좋아."
"그건 그렇지."
보컬에 대한 평가가 오를 대로 오른 상황.
지호 말마따나 이제부터는 가만히 있으면 이 가왕급 보컬의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
"또 몇 년 지난 뒤라면 모를까. 보컬에 대한 건 이 정도로 마무리하면 좋을 거 같아."
"오케이. 적당히 잘 매듭지을게."
이렇게 여러 방송국에서 애타게 러브콜을 보낼 만큼, 어제의 <미션 싱어>는 그야말로 전국적인 화제였다.
평소 바빠서 우리가 나오는 건 모니터링 못해 주던 지인들도 잔뜩 톡을 보내왔을 정도.
왜 다짜고짜 욕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차트에 올라온 <밤바다>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형! 우리 밤바다 1위예요!"
"꺄르륵!"
망고 차트 1위를 차지해 역주행 신화를 쓰는 <밤바다>의 모습에 동생들과 덩실덩실 춤을 췄다.
지호가 말했다.
"와, 진짜 어제 관심 장난 아니었나 봐요. 형 이거 봤어요?"
"뭐?"
"일본 TV 프로에서도 미션 싱어 얘기 나왔대요."
"진짜? 일본에서…?"
지호가 핸드폰을 보여 줬다.
연예인 패널들이 내가 2라운드에 부른 청춘 락 <너를 위해 들려줄게>의 무대를 감상하고 있다.
중절모를 눌러쓴 가요 평론가가 턱수염을 만지작거렸다.
[확실합니다. J-Pop의 분위기를 가득 풍기고 있어요. 락 보컬에서 일본 밴드 보컬과 유사한 창법이 느껴집니다.]
[확실히 그러네요!]
[일본의 젊은 싱어송라이터들에게서 볼 수 있는 그런 창법이에요.]
가요 평론가가 확신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우주의 저 손짓과 몸짓을 보면 마치 사카구치 료헤이(坂口 良平) 상을 보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무대에서도 사카구치 상의 퍼포먼스를 열심히 연구한 티가 나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헤이세이 시대에 사카구치 료헤이가 있다면 저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네요!]
일본의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와 퍼포먼스가 닮았다는 코멘트에 눈을 깜빡였다.
"그……."
과거 일본 최고의 뮤지션과 비슷하다고 칭찬해 주는 말이라 고마워해야 되기는 하는데.
"레퍼런스가 전혀 아닌데…."
세상에 싱어송라이터가 일본에서만 존재한다는 듯 말하는 투에 조금 당혹스럽긴 했다.
락 무대 한 번 했다고 ‘J-Pop의 밴드 스피릿이 느껴지는구나…!’ 하는 모습.
기타 치는 동작을 캡처해서 유명 가수와 비슷하다고 세세하게 분석을 하는데….
"아니… 두꺼운 의상 껴입고 기타 치면 손이 다 저렇게 될 수밖에 없는데."
"형이랑 저의 공통점: 사람. 그런 느낌인 거네요."
중현이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내 훈훈하게 웃었다.
"뭐, 그럴 수 있지."
해외에서도 관심이 올 만큼 한국 반응이 컸구나 하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쨌거나 차트 1위를 비롯해서 미튜브 영상, 포털 캐스트 영상 순위 등등.
다양한 곳에서 들려오는 반응을 만끽하는 한편.
"나 돌아왔어요."
"와아아아아아아-!"
<미션 싱어>의 3번째 경연을 촬영하고 온 우리 메인보컬을 맞이했다.
플래카드를 흔들며 반기자 고양이 같은 눈매가 올라가고 입꼬리가 씰룩씰룩인다.
"고생했어."
비주가 리혁이를 위해 만든 특별한 디저트를 내오고, 중현이가 리혁이의 발을 주물주물 해 주고.
지호는 아무것도 안 하고.
나는 따뜻한 관심을 보여 주었다.
"어땠어??"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는 우리에게 리혁이가 고개를 슬쩍 돌리고는 씩 웃어 보였다.
날렵한 턱선 위로 기분 좋은 미소가 떠올라 있다.
"뭐… 오늘도 가왕 등극하고 왔어요."
"와아아아아!"
"장하다. 우리 뉴씨 집안의 자랑!"
어화둥둥 우리 셋째를 치켜세우며 축하해 줄 때였다.
리혁이가 말했다.
"근데……."
"?"
"자꾸 뭔가 쎄한 느낌이 좀 들어요."
"어떤…?"
리혁이가 뭔가 찝찌름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왠지 이번이 마지막 우승일 거 같은 느낌? 점점 출연하는 사람들 기량이 올라가는 느낌이기도 하고… 다음번 경연에서 되게 센 사람을 만날 거 같은 기분이에요."
"기분 탓 아닐까?"
"중현이 형한테 예감이라도 물어볼… 아니다. 괜히 마음만 불안해지지."
그런 말을 하는 리혁이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왜요?"
"누가 와도 네가 이길 테니까. 바로 우리 뉴블랙의 빛과 소금 같은 보컬 서리혁이…!"
오글거리는 멘트를 날리며 고개를 슥 돌리자 리혁이가 헛기침을 하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뭐… 당연한 이야기를."
"꺄륵!"
"후후후후!"
막내가 형들이 참 주책이고 나잇값 못한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내가 물었다.
"참, 내일 노래는 부를 수 있겠어?"
"전혀 문제없어요."
리혁이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수플레 위크의 마지막 날인 내일.
우리는 수플레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었다.
* * *
화제성 1위.
조회수 1위.
안티들의 혈압 최고치.
<미션 싱어>로 역대급 성적을 달성한 최애들 덕분에 행복하게 웃으며 몽실몽실 떠다니는 수플레들.
‘역시 본업이 최고시다….’
‘우리 애들 노래 잘하지~? 헤헷.’
바로 그때였다.
‘?’
‘??’
둥둥 떠다니고 있던 수플레들을 비롯해 뉴블랙 TV의 구독자들에게 컨텐츠 하나가 등장했다.
라이브 알림.
[* LIVE] 뉴블랙의 보컬 최강자는 과연 누구?!
레몬 엔터 직원들이 관객이 되어 손뼉을 치고 있는 가운데.
5인조가 토끼삼촌 춤을 추며 구독자들에게 어서 들어오라며 유혹하고 있었다.
"!"
"!!"
효과는 굉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