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005화
"자자~ 들어오세요~"
"들어와요~"
카메라 앞에서 열심히 구애의 토끼춤을 추었다.
비주가 해맑게 외쳤다.
"자~ 왼쪽으로~"
"와아아~~~"
왼쪽으로 물결 한 번!
"우측으로~"
"와아아아아~~~"
오른쪽으로 물결 한 번!
우리가 열심히 토끼 삼촌 춤을 출 때마다 의자에 앉은 직원들이 환호하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DJ로 나온 형섭이가 붕붕 위끼위끼- 하며 헤드폰에 손을 올리고 있는 이 현장.
"네. 여러분."
내가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
"이곳은 바로 레몬 엔터의 구내식당입니다. 회사 직원 분들을 관객으로 모셨고요. 저희가 아주 특별한 무대를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오늘은 수플레 위크의 마지막 날.
팬들을 위해 무슨 이벤트를 개최할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컨텐츠가 바로.
[뉴블랙 노래자랑!]
바로 우리끼리 노래 실력으로 자웅을 겨루는 거였다.
이번에 <미션 싱어>를 보면서 그런 반응들을 많이 보았다.
-3판 2선승제로 해 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
-더줘
-둘이 붙는 무대 더 보여 줘ㅠㅠ
-가왕 선우주 vs 국힙 서리혁 리벤지 매치 ㄱㄱㄱㄱ
내가 아슬아슬하게 떨어져서 그런 건지, 나의 탈락을 굉장히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준비한 컨텐츠였다.
"바로 저희 뉴블랙의 노래 실력을 가리는 겁니다! 정정당당하게!"
"그렇습니다. 후후."
나와 리혁이가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는 동안 비주와 지호의 얼굴은 거무죽죽하게 죽어 갔다.
우리가 웃으며 물었다.
"왜 그러시죠. 비주 씨, 지호 씨?"
"무슨 문제~ 있으신가요~?"
깔깔 웃는 나와 메인보컬의 물음에 두 멤버가 눈을 지그시 감았다.
"내년에는 댄스 대결할 거예요. 진짜…."
"연기 대회 그런 거 하기만 해 봐요. 왕지호 메소드 기법으로 형들을 순살치킨으로 만들어 줄 거예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카메라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네! 보시다시피 열렬한 동의 끝에 탄생한 대회고요! 공정한 경기 진행을 위해 저희 멤버 중 하나인 중현 씨가 심판을 보기로 했습니다."
"소감 한마디 해 주시죠."
나와 리혁이가 마이크를 내밀었다.
"여러분."
중현이가 마이크에 대고 미소를 지었다.
"역시 래퍼가 제일 꿀인 거 같습니다."
"!"
명언 같은 소감에 직원들이 박수를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순도 행복 100퍼센트의 표정.
눈앞에서 보는데도 굳이 핸드폰을 들고 우리를 촬영 중인 직원들에게 우리가 물었다.
"여러분도 기대되시나요!"
"네!"
아예 가족들까지 대동해서 방청(?)을 온 우리 회사 직원들이었다.
왠지 모르게 회사 단합대회의 MC를 맡은 느낌이다.
실제로 오늘은 지난 한 달간 수플레 위크를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던 회사 사람들을 위한 이벤트이기도 했다.
경품 이벤트를 하면서 홍보팀장님의 4살 따님에게 토삼이 인형을 선물로 증정하기도 하고, 룰렛을 돌려서 회사 직원들에게 대표님 명의로 여러 가지 경품도 쏘고.
"와! 김치 냉장고 당첨!"
"축하드려요! 경영지원팀장님!"
우리가 [김치냉장고] 등의 판넬을 안겨줄 때마다 직원들의 웃음이 흐르고.
근처에 서 계신 박규호 대표님의 탄식이 들려왔다.
"냉장고!"
"아앗, 아아……."
"에어컨!"
"허허이… 허……."
박규호 대표님의 정수리 빛이 점점 흐려진다.
저번에 우리에게 진상을 부린 것이 찜찜하셨는지, 이번에 통 크게 이벤트 경품을 지원해 주신 대표님이었다.
그렇게 행사의 흥을 띄우며 라이브 방송의 시청자 숫자를 확인했을 때.
"얼추 다 들어온 거 같나요?"
뉴블랙 TV의 감독님이 OK를 들어 보였다.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뉴블랙 노래자랑을 시작하겠……."
그때 갑자기 손으로 X자를 그리는 뉴블랙 TV의 작가님들.
우리가 눈으로 물었다.
"?"
"??"
작가님들이 스케치북에 멘트를 써서 들어 올려 보였다.
[라이브 터짐]
곧바로 아예 먹통이 됐다는 말에 우리가 물었다.
"Y앱은요?"
"거긴 제일 먼저 터졌어."
참으로 나약한 Y앱이었다.
정상화까지 최소 30분은 걸릴 것 같다는 말에 우리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구내식당에 꽉 들어차서 우리의 무대를 기다리고 있는 회사 직원들.
"음."
우리가 손을 들고 물었다.
"또 경품 이벤트 하고 싶으신 분?"
모두가 손을 들었고.
대표님은 눈물을 흘리셨다.
* * *
수플레들에게 이제 대기는 일상이었다.
어찌나 흔한 일인지 수플레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맛집 이론’까지 있었다.
-뉴블랙은 세계 최고의 맛집이지. 그러니 웨이팅은 당연한 것 아니겠어?
서버가 마비되고 접속이 지연되는 것도 다 우리 애들이 잘나서 그런 것 아니겠는가.
그러니 겸허한 마음으로 대기를 기다리기…….
‘이런 쓰레기들!’
…는 개뿔.
수플레들은 화가 났다.
-맨날 터지냐
-세계 최고의 머기업 미튜브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접속 언제돼 ㅡㅡ
-아씨.. 치킨 시켰는데 치킨이 먼저 와 버렷네ㅠ
다행스럽게도 20분 정도 지나자 접속이 원활해졌다.
수플레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머글들도 모였나 보네.’
요즘 들어서는 회사들이 대비를 잘하는지 뉴블랙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막히는 경우는 드문 편이었다.
다만….
지금은 좀 광기 가득한 상황이었으니까.
‘볼래!’
‘짭플레도 볼래!’
‘호일이지만 보고 싶어!’
그저께 서리혁 VS 선우주로 금요일 밤 시청률을 터뜨렸던 이들이 진행하는 이벤트 매치였다.
그 때문에 쭉쭉 올라가는 접속자 수.
댓글창이 와르르륵 복작거리는 가운데.
‘아. 뭔 외국인이 이렇게 많아.’
글로벌한 인기 때문인지 영어와 온갖 외국어로 도배되는 댓글창을 바라보며 수플레들이 SNS나 커뮤니티로 시선을 옮겼다.
그들뿐만 아니라 다른 네티즌들도 어차피 지금 수플레 위크의 컨텐츠를 보고 있을 테니까.
‘과연 어떤 반응이… 음?’
수플레들의 눈에 들어오는 댓글들.
-일요일에 컨텐츠 찍겠다고 회사 직원들 부른 거임???
-직장인이라 과몰입 오진다ㅠ
-저는 컨텐츠가 눈에 안들어오고 자꾸 직원들만 보여요ㅠㅠ
-가끔 탑돌들 보면 타인에 대한 배려? 현실인식? 그런 거 없는 게 보임. 업계에서 성격 좋고 평판 좋은 거랑은 별개로 좀 그 일반 상식이랑 괴리된 그 미묘함이라고 할까..
-컨텐츠 방청객 채우려고 주말출근ㅋㅋ..
일요일에 직원들을 동원했냐! 하고 회초리를 들고 때려 대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릴 때였다.
그런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 우주가 마이크를 들었다.
[참고로 오늘 방청에 참여해 주신 분들은 내일 휴무십니다.]
그러면서 경품 이벤트 추첨을 비롯해 직원 자녀들에게 토삼이 인형으로 이벤트까지 해 주는 우주의 모습이 흘러나왔다.
댓글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다.
-불쌍한 건 나였고..
-ㅅㅂ 내가 누구 걱정을
-나도 토삼이 볼래ㅠㅠㅠㅠㅠㅠ
-눈앞에서 서리혁 vs 선우주 재경기 관람하고 경품추첨도 할 수 있는 기회?? 못참음ㅋㅋㅋㅋ
-애기들 토삼이 영접한 얼굴봐ㅋㅋㅋㄱㅋㅋ 졸귀탱
부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면서 수플레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잘 해결됐군.’
일요일에 회사 나온 거냐며 경악했던 직장인들이 훈훈한 미소를 짓고.
그 속에서 살짝 선동을 시도하던 안티들이 쳇- 하면서 다시 어둠 속으로 꾸물꾸물 들어가는 게 보였다.
그러면서 본격 수플레 위크의 마지막 날 컨텐츠가 시작됐다.
[자! 첫 번째 순서로 오늘의 심판, 저희 가요계의 보석이죠! 가왕 김중현 님의 축하 무대가 있겠습니다.]
쑥스럽게 웃던 중현이 곰돌이 티셔츠 차림으로 앞에 섰다.
미러볼이 반짝반짝이고, 노래방 기계에서 곧장 구수한 트로트 반주가 울려 퍼졌다.
[저희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하시는 노래입니다.]
정석적으로 트로트를 부르는 중현의 모습에 현장에서 와아- 하는 것도 잠시.
머글들이 신기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어?? 잘 부른다
-중현이 잘 부르는데..??
-와 음색 자체가 좋으니까 노래도 확 사네
-마을 어르신들에게 인기만점인 청년회장 스타일
-오
발성 자체가 워낙에 좋고, 기본기가 철저하게 갖춰져 있다 보니 보컬로도 나쁘지 않은 중현이었다.
보컬로 파트 하나를 소화해도 전혀 무리가 없겠다 하는 수준.
그럼에도 중현은 마치 대선배들 앞에서 재롱잔치라도 한 것처럼 쑥스럽게 뒷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왜 그러지? 잘하는데?’
하지만….
본격적으로 다른 멤버들의 무대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뉴블랙의 보컬 기준이 일반인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
"지호야?"
수플레들이 당황했다.
첫 주자로 나선 지호가 마이크를 들면서 격정적인 락 발라드를 불렀기 때문이었다.
‘잘한다!’
‘이걸 지호가…?’
뉴블랙의 보컬 서열이 어떻게 되는가?
서리혁이 1위, 선우주가 2위요. 그다음이 김비주와 왕지호였다.
래퍼인 중현을 제외하면 보컬 중에서는 사실상 꼴찌인 지호가 파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오.’
직원들도 놀랐는지 웅성웅성하는 모습이 보였다.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인 고음 처리를 보여 주며 깔끔하게 노래를 소화하는 지호의 모습에 SNS도 술렁였다.
뉴블랙 덕질 계정이 재빠르게 클립을 따서 올렸다.
고라니 @deepblack1
(여우 이모티콘) : 형 이제 저 아기 아니에요
수플레들이 크으 하며 감탄했다.
‘이게 성장이지.’
‘우리 아기 잘 컸다. 이제 아기 아니고 어린이다!’
‘지호 진짜 각 잡고 왔구나.’
말로는 ‘아~ 준비 하나도 안 했는데~’ 하고 있었지만 수플레들의 눈에는 보였다.
연습실에서 얼마나 연습을 하고 왔을지.
그러자 막내의 도전장에 답하듯, 우주가 과거 경연에서 불렀던 트로트곡 <덕순아>를 부르기 시작했다.
"!"
"!!"
각 잡고 준비한 지호와 달리 몸풀기로 부른 트로트인데도 실력 차이가 확 느껴진다.
방금 전에 클립을 올렸던 SNS 계정이 새롭게 영상을 업로드했다.
(여우 이모티콘) : 응애
│고라니 @deepblack1
│(여우 이모티콘) : 형 이제 저 아기 아니에요
여전히 막내는 막내였던 것이었다.
결국 리드보컬의 몸풀기 한 방에 서브보컬이 흑흑 눈물을 쏟으며 탈락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비주와 리혁의 배틀이 펼쳐졌다.
‘오.’
‘생각보다 매서워.’
싱겁게 끝난 지호와 우주의 대결과 달리 비주가 생각보다 날카롭게 치고 들어왔다.
한태현의 댄스 솔로곡 를 선곡한 비주.
원곡의 살짝 끈적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와 달리 투명한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르는 비주의 모습에 다들 감탄했다.
-비주도 만만치 않다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체격이랑 안 어울리게 보컬 완전 딴딴하네ㅋㅋㅋㅋ 뭔가 온몸에서 나오는 보컬같아
-비주 코어 짱쎄
-(중현이 폭소하며 팡팡 등짝을 치지만 안 흔들리는 비주.gif) 중현이가 툭툭 쳐도 안 흔들림ㅋㅋㅋ
하지만 감탄도 잠시.
장난감 왕관을 머리에 쓴 서리혁이 걸어 나오더니 [내가 가왕이다] 스킬을 시전했다.
산들바람 같았던 비주의 보컬이 폭풍에 날아가듯 싹 날아간다.
청량하고 투명한 바다가 가득 차는 듯한 분위기.
-그.. 그래.. 리혁이가 짱 먹어..
-비주도 좀 질린 표정임ㅋㅋㅋㅋㄲㅋㅋ
-아 가왕이 나오셨는데 가왕 하셔야지ㅋㅋㅋ
-와,왕관 드.. 드리겠습니다
-???: 이미 쓰고 있어!
팬들마저도 ‘그… 최고인 거 아니까 굳이 안 그래도 돼…’ 하면서 약간 질린 표정으로 바라볼 정도의 실력이었다.
[흑흑!]
[그러게 이거 안 한다고 했잖아요!]
마음의 상처를 입은 메인댄서와 서브보컬이 항의를 했지만 모두 즐겁게 웃을 뿐이었다.
슬픈 눈의 막내가 뿌에엥 하며 둘째 형에게 달려갔다.
[형. 저 안아 주세요!]
[지호야, 이리 와. 우리 같이 탈락자들끼리 설움을 풀자.]
[혀어어엉~]
[안 돼. 지호야. 이제 어른이야. 우리는 울지 않아…!]
쫄래쫄래 뛰어온 막내와 둘째 형이 포옹을 하며 으이이잉 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릴 때.
중현이 끼어들었다.
[음? 이제 두 분이서 3, 4위 결정전 하셔야 되는데요.]
그 말에 지호와 비주가 울음을 뚝 그치고는 냉랭하게 멀어졌다.
입가의 한쪽을 비틀며 웃는 지호.
막내에게 등을 돌리고 착 내려앉은 표정을 짓는 비주.
[이겨 주겠어요.]
[쉽지 않을 거야.]
스포츠 만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3, 4위 결정전에서 2승 1패로 비주가 3위에 등극하고.
본격 선우주와 서리혁의 결승전이 시작됐다.
-ㄷㄱㄷㄱ
-설레ㅠㅠㅠㅠㅠㅠ
-아 방송에서 못 본 걸 여기서 보는구나
-방청하는 사람들 개부럽..
그렇게 시작된 무대.
각 잡고 ‘너를 죽이겠다!’ 하는 무대를 펼치는 뉴블랙의 두 보컬에 수플레들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고막이 녹는다. 녹아….’
‘크으.’
‘덕질 효능감 미쳤따리.’
분명 보컬 대결을 보는 것인데도 스포츠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1라운드에서 압도적인 기본 능력치 차이로 선우주를 찍어 누르는 서리혁의 승리.
2라운드에서는 날카로운 전략을 들고 와서 서리혁의 허를 찔러서 1승을 거둔 선우주.
마침내 대망의 3라운드까지.
"아……."
"아아……."
결국 승리를 거둔 것은 서리혁이었다.
하지만….
-이겨도 이긴 게 아니야ㅋㅋㅋㅋㅋㅋ
-리혁이 얼굴봐ㅋㅋㅋ 땀이
-ㄹㅇ 십년감수ㅋㅋㅋㅋㅋㅋㄲㄱㅋㅋ
-하이고 리혁이 욕 봤다
분명히 우승했는데도 어딘가 넋이 나간 것처럼 피곤에 절어 있는 서리혁이었다.
‘그럴 만하지.’
서리혁의 약점이 될 만한 부분들만 착 골라서 온 우주였다.
일부러 체력을 소모하도록 상대의 선곡을 유도하면서, 자기는 여유롭게 페이스를 가져가는 모습.
수플레들이 깨달음을 얻었다.
‘우주랑 적이 되진 말아야지.’
그렇게 수플레 위크의 마지막 날 컨텐츠가 종료됐다.
재미 삼아 진행한 컨텐츠지만 체력 소모가 심했는지 마지막에는 잔뜩 넋이 나간 얼굴로 떠나는 뉴블랙.
그 때문에 이런 유머글이 올라올 정도였다.
[오늘 누가 이겼음?]
(지친 4인조와 달리 혼자서 반짝거리는 김중현.gif)
아무것도 안 한 가왕 김중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마따
-???: 역시 래퍼가 꿀인 것 같습니다
-당도 100% 직업
-하지만 딱히 꿀도 아닌 게 우주가 진짜 뒤에서 스포츠카 타고 쫓아오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이미 힙합으로 빌보드 1위먹은 형임
그러면서 뉴블랙의 보컬에 대해 주목하는 글들이 SNS와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미튜브에도 뉴블랙의 팬 계정들이 관련 영상을 빠르게 편집해서 올릴 때.
모두가 복작복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울상을 짓고 있는 이들이 있었으니…….
"아니……."
"차트가 또…."
현재 활동 중인 인기 가수들이 차트를 바라보며 심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진짜…….’
차트 최상위권에 있는 ‘국힙원탑 서리혁’의 경연 곡들.
"아니… 리혁 씨 곡이 제일 세고 나머지는 그냥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편곡이 중요하긴 한가 봐."
1위는 밤바다.
그 아래 서리혁의 경연곡.
그리고.
싱어송라이터처럼 자기 색으로 편곡한 선우주의 봄, 여름, 가을, 겨울 4부작이 차트 최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었다.
"하……."
가수들이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진짜 종류별로 다 있네.’
이번에 선우주의 경연곡들이 정말 무서웠던 이유는 바로 취향별로 다 있다는 점이었다.
중년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포크송.
락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청춘 락.
쓸쓸한 락 발라드와 설레는 사랑 노래 등등.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라고 말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사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납득했다.
‘소나기는 피해야 제맛이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음?"
"어어?"
뉴블랙이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실시간 차트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덕순아>가 실시간 차트에 잠시 진입하고, 다른 곡들도 우르르 들어온 것이었다.
"……."
"……."
뉴블랙과 절친한 가수들이 슬픈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그럴 수 있지.’
이제는 워낙에 익숙해서 그러려니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두 가수가 이번에 <미션 싱어>로 보여 줬던 화제성을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어지간한 TV 프로그램은 바빠서 볼 시간이 없는 아이돌들도 궁금해서 시간을 쪼개 볼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사실 <미션 싱어>는 지금 그들의 큰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야. 이거 봤어?"
"뭐?"
"구례군에 도깨비 식당 사진이라고 떴는데?"
"와. 뭔 갈비집이야?"
뉴블랙과 절친한 연예인들의 관심사는 바로 이번에 열게 될 <도깨비 식당>이었다.
"이거 다섯 명이서 할 수 있대? 요리면 몰라도 홀은 절대… 중현이 형 혼자선 못할 거 같은데."
"그니까."
"이거 알바생 고용 백퍼 하겠는데…?"
"어멋…?"
환하게 반짝반짝이는 행복회로.
‘알바생… 고용하나?’
‘알바 해 본 적은 없지만 일단 불러 주면 가야지.’
‘이건 알바 백퍼 고용 각이네.’
양손을 뺨에 올린 아이돌들이 꺄아- 하며 꿈과 환상의 미래를 그려 갔다.
* * *
구례군.
도깨비 식당 촬영지.
"……."
구재영 피디는 눈을 깜빡였다.
"그… 우주야. 리혁아?"
"네."
"이게… 그 뭐니?"
당황한 뉴니버스의 메인 피디에게 두 청년이 태블릿 PC를 들어서 설명을 해 보았다.
"저희가 열심히 계산을 해 봤거든요. 업무량을 고려해 봤는데 다섯이서 정말 빠듯하겠더라고요. 주방은 가능해도 홀의 업무량이 과도할 것 같아서."
"그렇…지?"
그래서 구재영 피디는 알바생을 고용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주방이야 숙련 작업이 필요하니 일하지 못하더라도 홀은 게스트를 이용해 서빙을 시키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저희가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
우주와 리혁이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태블릿 PC를 들어 보였다.
"보시죠. 피디님."
"?"
"제 아이디어를 토대로 리혁이가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홀에서 이렇게 주문을 넣으면…."
우주가 태블릿 화면에 표시된 메뉴를 클릭하고 확인 버튼을 누르자.
딩동-!
곧바로 주방에 있는 대형 모니터에 몇 번 테이블에 무슨 주문이 들어왔는지가 뜨기 시작했다.
[1번 테이블]
시간 경과 : 00:09
[품목] 1 블고기 스테이크
[품목] 2 서리빙수
각 테이블에 음식을 보내야 할 순서를 포함해, 손님들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시간까지 표시되어 있었다.
구재영 피디가 얼빠진 표정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그렇습니다. 피디님."
요식업 꿈나무들이 후훗 웃었다.
"저희 뉴블랙, 마침내 도깨비 식당의 시스템 전산화에 성공하고 말았습니다…!"
"……!"
뉴니버스 게스트를 꿈꾸던 연예인들의 꿈과 희망이 와장창 무너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