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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51화 (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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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1. 마! (8) >

아빠는 축구인생 2회차

51화 마! (8)

“고럼 그렇지!”

벤치에서 득점 장면을 본 에드 스미스는 우쭐한 미소를 띠었다.

딱, 자신이 원하는 루트대로 이른 선취골이 터졌다.

“지난 라운드때랑은 다른 전술에 당황하긴 했습니다만. 역시 감독님이십니다.”

옆에서 수석코치가 흥에 겨운 얼굴로 사탕발림 소리를 건넸다.

에드 스미스는 피식하니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딱 눈에 보이던데 뭐.”

상대는 이전 4-4-2에서 4-2-3-1 플랜을 가동했다.

해당 플랜만 보고는 순간 당황한 스미스였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허점을 포착했다.

바로 뉴캐슬의 뒷공간.

‘누가봐도 수비 배후가 허허벌판이었어.’

그만큼 라인을 올린 채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재임스 매디슨 같은 발 밑 능력이 출중한 자원이라면 그 공간을 어려움없이 뚫어낼 수 있었고 말이다.

문득 에드 스미스는 눈알을 굴리며 생각했다.

‘이거 쉽게 압승할 수 있겠는데?’

어째서 라파엘 배니테즈가 저런 전술을 오늘 경기에서 내세웠는 지는 몰랐다.

하지만 이것대로 노리치 시티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렇듯 스미스는 선수들에게 지침 변경을 내렸다.

“3-4-3 플랜으로 간다!”

전방에 공격 숫자를 늘려 배후 곳곳을 털털 뚫어낼 참이었다.

라파엘이 뒤늦게 문제를 인지하고 전술을 바꾸기 전에.

*       *       *

전반전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라인업은 이랬다.

최전방 원톱에 마인구(28세)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아유세 페레즈(25세).

좌우 사이드 미드필더엔 제이코 머피(23세), 멧 리치(29세).

중원 투 볼란테는 존조 셀비(26세), 호베르투 케네지(22세).

포백은 폴 다밋(부주장/27세), 키어론 클락(29세), 자말 라셀스(주장/27세), 디안드루 예들린(25세).

골키퍼 장갑은 마르틴 두브라파카(29세).

이는 뉴캐슬의 현 주전 라인업이라 할 수 있었다.

이에 맞서는 노리치 시티는 기존 4-4-2에서 이른 선취골을 맛본 직후 3-4-3으로 포메이션을 전환했다.

최전방 스리톱에 아담 리치, 테무 푸키, 트리스탄 아브라함.

좌우 사이드 미드필더엔 제임스 매디슨, 스티븐 내이스미스.

중앙 미드필더로는 조시 콜리, 토이 슬롯.

쓰리백은 숀 필드, 마르셀 프랑크,  애스턴 래깃.

골키퍼 장갑은 애스턴 옥스퍼러.

해설진은 침을 튀겨가며 중계를 이어갔다.

[노리치 시티의 최전방 스리톱이 아주 강력하게 몰아붙이는데요!]

테무 푸키를 비롯해 아담 리치, 그리고 트르스탄 아바르함은 빠른 속력을 갖춘 스트라이커였다.

특히나 테무 푸키는 위치선정을 비롯,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능력이 출중했다.

노리치는 이러한 스트라이커의 장점을 아낌없이 부각시켰다.

지금도 다를 바 없었다.

타앙!

[노리치의 재임스 매디슨! 좌측 사이드에서 공을 연결받자마자 문전으로 로빙 패스으...!]

스윽!

순식간에 테무 푸키는 뉴캐슬의 디안드루 예들린과 자말 라셀스 사이 공간으로 뛰어들었다.

“이 씨!”

라셀스는 어깨 피딩으로 자신의 가슴을 뒤로 퉁겨내며 침투한 푸키에 이를 악물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늦었다.

툭!

몸으로 비집고 파고들기도 전, 좌측 박스 안까지 침투한 푸키가 오른발 인사이드로 뚝 떨어진 공을 잡아냈으니까.

직후 푸키는 공이 바운드되기도 전 오른발 바깥 등으로 공을 툭 차냈다.

흠칫!

골라인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골키퍼, 두브라파카는 그만 상체를 뒤로 들썩었다.

예상치 못한 투 바운드 슈팅에 미처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듯,

촤라악-!

[고오오오오오오올! 테무 푸키이이이! 전반전 10분 만에 멀티 골을 성공시킵니다아아아!]

[뉴캐슬의 골키퍼가 두 눈 뜨고 그대로 공이 반대편 포스트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말았네요!]

[그만큼 역동적인 자세에서 나온 슈팅이라는 거죠오오!]

*       *       *

노리치 시티가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하는 반면. 뉴캐슬은 새로운 전술 아래에서 뜻대로 플레이하지 못했다.

간만에 자말 라셀스가 공을 소유하였으나,

투웅!

[자말 라셀스! 노리치의 전진 압박에 롱볼로 대처했습니다만...!]

툿!

[아아!  공이 인쿠에게 채 닿기도 전에 노리치의 센터백, 애스턴 래깃이 뛰어들어 잘라냅니다!]

타앙!

[래기이잇! 길게 우측면으로 뿌리는 고오오옹!]

[노장, 내이스미스가 빠르게 침투합니다!]

우다다다다!

내이스미스만이 아니었다.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뉴캐슬의 수비를 견제하던 푸키, 아담 리치 등도 발빠르게 쇄도했으니까.

[노리치의 역습이 다시 한 번 시작되는군요!]

이로 인해 최전방에 위치한 마인구가 고립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전반전 21분.

철렁~ 하고 골망이 물결쳤다.

뉴캐슬 지역 해설위원은 자기도 모르게 옅은 탄식을 터뜨렸다가 말고 그새 정신을 차리곤 외쳤다.

[고오오오오오올! 재임스 매디슨!]

[기막힌 중거리 골로 격차를 더욱 벌려놓는군요오!]

[뉴캐슬의 수비수들이 전체적으로 전방으로 침투한 노리치의 스리톱에 쏠려 있었어요. 그 탓에 페널티 아크 뒤쪽에 공간이 발생했고, 이를 매디슨이 자신의 강력한 무기라 할 수 있는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연결했습니다!]

경기 전부터 환호와 응원가를 열창하던 툰들이 이 순간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       *       *

인터넷으로 실시간 라이브 경기를 시청하고 있던 툰들은 분개했다.

- : 하..., 내가 이딴 쓰레기 경기 보려고 결제한 줄 알아?

- : 와..., 내가 아는 그 뉴캐슬이 맞나요?

- : 아니, 뭔 되도않는 전술 가져와서 샌드백마냥 쳐맞고 있냐? 어? 그것도 노리치 상대로?

- : 스코어 3 : 0입니다. 저 이만 놀러 나가겠습니다. 지금 상황보면 노리치가 3골은 더 넣을 것 같네요.

- : 인쿠. 전반전 20분 동안 볼터치 3회 가져간 거 실화냐?

ㄴ 인쿠 문제라기보다는 지금 중원이랑 후방에서 볼 다 뺏기고 있어. 전방으로 아예 연결이 안 돼.

*       *       *

브렌트포드전 당시엔 먼저 두 골을 내주고도 후반전 내리 4골을 폭격하며 역전한 바 있었다.

하지만 지금, 느닷없는 전술 변화에 따른 팀의 경기력에 툰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일부 팬들은 펜스 가까이에 배를 붙이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우두커니 서 있는 라파엘에게 외쳤다.

“라파에에에엘! 당장 전술을 바꿔어어어!”

“왜, 왜 잘나가던 전술 냅두고 요상한 전술 들고 나와서 두들겨 맞는 건데! 어어?!”

“이게 또 뭔 명장병이 도져서는...!”

허나 라파엘 배니테즈는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에드 스미스는 이제 입꼬리가 째질 듯 걸린 채 좀처럼 내려올 기미가 없었다.

그런 그는 반대편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있는 라파엘을 힐끗거리며 놀림조로 말했다.

“얼었지? 얼었어. 얼었구만!”

평소엔 나름의 격식을 따지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잊을 만큼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다.

‘특히나 저 빌어먹을 애송이 놈!’

에드 스미스의 시선이 노리치 진영에서 어슬렁대고 있는 인구에게로 돌아갔다.

웃고 있는데 또 피식 하니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 같았다.

결국은 상상 이상의 공격력으로 뉴캐슬 진영을 헤집을 뿐만 아니라 이른 시간, 저 검은 머리 동양인 놈까지 봉쇄하는 데 성공했으니.

‘별 거 없군.’

조금은 긴장하긴 했건만, 실상 붙어보니 앞전 상대들이 확실히 약체팀이었던 게 맞았던 것 같다.

‘더욱이 저놈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말이야.’

뉴캐슬에 패한 앞전 팀들과 비교해 자신의 팀은 달랐다.

‘양발을 적극적으로 봉쇄하고 있구만.’

공이 없는 상황에서도 노리치의 수비수들은 인구의 좌우 옆에 위치하여 그가 어느 쪽으로 돌아서든 즉각 방어가 가능했다.

‘혹여나 뚫리더라도 사이드 미드필더에게 지시해놨지.’

센터백과 수비 시 내려앉은 사이드 미드필더의 간격을 좁혀놓은 것도 그 때문이다.

배후가 뚫릴 시 즉각 하프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어 최후방 저지선이 되라고.

‘뭐, 그런 위험 상황은 안 나올 것 같다만.’

지금에선 일방적인 흐름에 스스로가 다 자랑스럽고도 대견했다.

너무 만반의 준비를 한 게 아닌가 싶어서.

한편으론 나름 목소리를 가다듬고서, 라파엘 배니테즈를 향해 이런 말을 전해주고 싶었다.

당신의 시대는 저물었소, 라고.

*       *       *

전반전 30분이 되어서야 뉴캐슬은 처음으로 좋은 찬스를 잡았다.

[자말 라셀스! 이번엔 압박이 들어오기 전에 빠르게 아유세 페레즈에게 공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투욱!

[아유세 페레즈! 우측으로 뛰어든 멧 리치에게 땅볼로 찔러 주는데요!]

뉴캐슬의 멧 리치가 우측 사이드 깊숙이 파고들자 노리치의 전체 중심이 좌측으로 미세하게 기울었다.

그러면서도 수비수들은 마인구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솔직히 노리치의 센터백 애스턴 래깃은 이 덩치만 큰 녀석을 굳이 견제해야 하나 싶었다.

‘생각보다 굼 뜬데?’

놈은 전반전 30분 동안 적극적으로 볼을 소유하려 들지도 않았다.

뛴 시간보다 걷는 시간이 더 많았고 말이다.

지금도 녀석은..,

터벅, 터벅.

걸어서 자신과 내려앉은 사이드 미드필더 사이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저 공간은 일부러 열어둔 거였다.

‘예측 못할 공간으로 놈이 파고드는 것보다는 미리 열어둔 공간으로 파고드는 걸 잡는 게 더 편하니까.’

즉, 함정이었다.

래깃은 비릿한 웃음을 머금었다.

‘어련히 알아서 들어오는구만.’

타앙!

때마침 멧 리치는 노리치의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순식간에 전방으로 침투한 뉴캐슬 선수들과 노리치 선수들이 박스 안에서 얽히고 설켰다.

와중에도 인구는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공이 날아오는 방향을 보며 천천히 걸어올 뿐.

‘내쪽이야!’

래깃은 자신의 발 앞으로 공이 떨어질 것을 예측하고서 한 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혹시나 인구가 파고들지 못하게 완전히 등을 지면서.

수비에 가담한 사이드 미드필더도 그에 맞춰 측면에 빠져있다가 말고 중앙으로 뛰어와 공간을 좁히려 들었다.

이중문을 닫듯이 말이다.

투윽!

“어?”

허나 래깃의 입에선 이내 의문어린 소리가 새어 나왔다.

두 동공은 들썩였다.

그도 그럴 게 뒤쪽에서 어슬렁대던 인구가 지금 눈앞에 떡하니 있었으니까.

그것도 자신보다 한 걸음 앞선 채로.

“...?”

두 눈으로 보고도 상황이 곧바로 인지되지 않았다.

순간이지만 시간은 느릿하게 흘러갔다.

툭!

한 걸음 앞서버린 인구는 발 앞으로 뚝 떨어진 공을 왼발 인사이드로 가볍게 잡아냈다.

“이런 fuckaa...!”

그때, 노리치의 골키퍼, 애스턴 옥스퍼러는 욕지거리와 함께 전방으로 튀어나와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와중에 옥스퍼러는 양팔을 넓게 벌렸다.

어떡해서든 인구의 슈팅을 퉁겨내고자 좌우로 날개마냥 펄떡이기까지.

속으론 생각했다.

‘뭐, 뭐야. 방금 그 속도는...!’

툭!

몇 초 전, 골키퍼 애스턴이 보기에도 래깃의 뒤쪽에서 어슬렁대는 인구는 공격 의지가 없어 보였다.

전반전 30분 간의 움직임은 굼벵이 그 자체였고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멧 리치의 크로스가 구사된 순간 녀석은 일변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래깃의 배후를 파고들었어...!’

래깃이 먼저 한 발을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인구는 불시에 그를 앞질러버렸다.

앞지른 타이밍에 맞춰 공은 정확히 그 발아래 배달되었고 말이다!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툭!

“?!”

애스턴의 동공이 위로 홱 치솟았다.

두 걸음 차 거리까지 좁혀졌을 때 인구가 칩샷을 때려버렸으니까.

“아...!”

입에선 그만 탄식이 터져나왔다.

공이 자신이 내지른 손끝보다 높게 솟구쳤다가 말고,

촤락!

골망으로 옴자 모양을 그리며 뚝 떨어졌다.

*       *       *

[이른 추격골을 만들어내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으으!]

[그 시작은 또 다시 마인쿠입니다아아!]

침목했던 툰들이 한순간에 살아나 환호를 내질렀다.

물론 스코어가 아직 2점 차였던 만큼 원정팬들에게선 별다른 탄식은 나오지 않았다.

그건 노리치 감독, 에드 스미스도 마찬가지였다.

“고작 한 골인데 뭐.”

자신들이 10번의 기회를 가져갈 동안 겨우 한 번의 기회로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마인쿠..., 움직임 자체가 기민하긴 했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일 거다.’

방금전 실점은 수비 쪽 방심에서 나온 게 컸다고 여겼다.

*       *       *

삐, 삐, 삐이이이이!

전반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

노리치 시티 감독, 에드 스미스는 휘슬이 울리고도 두 눈을 끔뻑, 끔뻑일 뿐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저, 저기 감독님?”

옆에 있던 수석코치가 와서야 에드 스미스는 흠칫 몸을 떨었다.

그런 그는 그새 분개한 얼굴로 전광판을 보았다.

“이, 이게 대체 무슨...!”

충격에 턱이 다 덜덜 떨렸다.

전반전 종료가 된 현재.

양 팀의 스코어는 3 : 3이었다.

동점 골의 주인공은 오직 한 선수였다.

[in Koo Ma / 31min goal]

[in Koo Ma / 36min goal]

[in Koo Ma / 42min goal]

갑자기 뉴캐슬의 공격이 날카로워졌다.

마치 검집에서 칼을 뽑아든 것처럼.

< 051. 마! (8)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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