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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73화 (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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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3. 인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14)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73화 인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14)

인구는 세상 행복한 얼굴로 맨유 진영 태크니컬 에어리어를 향해 다닥 다닥 뛰어가다 말고 무릎 슬라이딩을 뽐냈다.

쏴아아아 아아 아아아아아-!

“어어억...!”

난생 처음 겪어보는 역주행 세레머니를 직접 눈앞에서 마주한 솔사르는 충격과 분노에 입을 쩌억 벌렸다.

“야이 개쒜끼야아아아아아!”

“인쿠우우우우우우!”

“저 개념을 밥 말아 처 먹은@@[email protected]!#!#!”

관중석의 레드 데빌스들은 저 역주행이 자신들을 향했을 때보다 더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 한 명의 레드 데빌스는 안전요원을 뚫고 기어이 그라운드로 난입했다.

“인쿠우우우우우-!”

그는 부릅뜬 눈으로 웬수를 죽이기 위해 달려드는 사람마냥 인구를 향해 전력으로 향했다.

“잡았다!”

“놔아! 이거 놔아!”

반쯤 가서 금방 안전요원 둘에게 붙들렸지만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인구는 불과 3걸음 거리에 서 있는 솔사르를 향해 하얀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자리한 중계 카메라는 인구와 솔사르를 집중적으로 비쳤다.

“맨빅아 라고 알아? 맨유는 빅클럽이 아니다."

"...!?"

"그러니 조만간 기다려. 뉴캐슬이 겨우 지키고 있는 그 자리마저 빼앗을 거니까. 아아, 임시 감독이라 내년엔 없으려나?”

"이, 이놈이...!"

솔사르의 얼굴에 쩌저적 균열이 갔다.

맨유 코치 스태프들은 불만을 토로하며 뛰쳐나왔다.

그 직전, 뉴캐슬 동료들이 달려와 인구를 반 강제로 일으켜 급히 뒤쪽으로 빼버렸다.

척!

과한 세레머니에 주심은 곧장 인구에게 옐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인구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웃음 띤 얼굴로 뒷걸음질 치며 맨유 진영 반응을 살폈다.

‘오케이, 죄다 열 받았네.’

특히 솔사르의 얼굴은 욹그락붉으락 해진 채 좀처럼 풀어질 새가 없어보였다.

“너무 한 거 아니야?”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뭔데?”

그라운드에 발을 딛고 있던 맨유 선수들 몇몇은 다가와 불만을 토로했다.

마커스 래시퍼드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렇게 해서 네가 얻는 게 뭐야?”

인구는 맨유 선수 중, 몇 안되는 순수한 투쟁심을 비치는 래시퍼드를 향해 씨익 웃으며 나름 정답을 알려주었다.

“이기고 싶어서.”

“...뭐?”

“이기고 싶다고.”

래시퍼드는 이해하지 못한 눈치였다.

허나 인구는 다음 말은 알려주지 않았다.

대신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네놈들 화딱지 나게 만들어서, 지금보다 더 전체 라인을 올려야 하거든.’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정석 대 정석으로는 승부할 수 없는 법이었다.

'그러다 대가리 깨지지.'

그러니 인구는 그만의 방식으로 맨유를 유도하는 중이었다.

함정으로.

*       *       *

후반전 15분이 흘렀다.

스코어는 여전히 1 : 2. 뉴캐슬이 앞서가고 있었다.

인구는 하프라인에 머물다 한순간,

스윽!

센터백과 풀백 사이를 파고드는 기민한 라인 브레이킹을 뽐냈다.

한 골을 넣었을 때만 하더라도 견제가 덜했는데, 이젠 크리스 스물링이 아예 전담으로 붙어버렸다.

‘내가 가는 곳마다 따라 움직이네?’

거의 한 걸음 간격에서.

인구는 스물링과 공이 없는 상황에서도 이리저리 몸을 부딪쳐가며 주변 상황을 살폈다.

타앙-!

퍼억!

[아! 뉴캐슬의 주장, 자말 라셀스가 이번엔 안면으로 안데르스 에레라의 기습 슈팅을 막아냅니다!]

[통증에 주저앉는 라셀스!]

투욱, 타앗-!

[오른발, 왼발에 이어 아웃스텝으로 방향을 급전환하는 매이슨 그린우드으! 순식간에 슈팅 공간을 만들어내...!]

뻐엉!

[한 템포 빠른 슈팅에 미처 반응못한 뉴캐슬의 수비진들...!]

스윽!

[아! 뉴캐슬로선 천운이군요! 다행히 공이 높이 떠버렸습니다!]

[상대가 나인백임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계속해서 뉴캐슬의 허를 찌르며 슈팅 숫자를 늘려가고 있는데요!]

딱 잘라 말해 뉴캐슬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맞불 전략을 펼칠 수 없는 구단이었다.

‘나인백을 가동해도 이 정도로 뚫리는 거라면...’

맞불이었다면 도리어 맨유라는 화마에 잠식당했을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인구는 진정 라파엘이 명장이라 여겼다.

맨유를 상대로 최선의 대응법을 지금 선수단에 입힌 채 운영 중이 아닌가.

‘킥 앤드 러시.’

여기에 인구는 양념까지 치고자 했다.

라커룸 연설 간 동료들에겐 패배해도 된다고 했으나, 실상 인구는 경기 전부터 승리욕이 전신에서부터 콸콸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일순 인구는 두 눈썹을 사납게 치켜세웠다.

‘세나가 그랬잖아.’

[맨유는..., 빅클럽이 아니자나.]

라고.

그렇듯 빅클럽이 아닌 팀에게는 결단코, 지기가 싫었다.

*       *       *

후반전 20분이 되어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동점 골을 만들어냈다.

[매이슨 그리운드으으으! 환상적인 득점이 터졌습니다!]

[이번엔 팀플레이로 만든 득점인데요!]

[우측 하프에 있던 네마나 마티치가 라이트백 애슬리 영에게! 다시 영이 수비수 사이로 침투하는 마티치와 빠른 원 투 패스!]

동시에 뉴캐슬 선수들의 스탠스와 시선이 쏠린 틈을 타 반대편에서 매이슨 그리운드가 침투했다.

그걸로 끝이었다.

마티치에게 공을 연결받은 영이 반대편 페널티 스퍼트를 향해 곧장 크로스를 올렸으니까.

그린우드는 마치 반 패르시처럼 높이 뛰어올라 강력한 헤더로 골망을 물결쳤고 말이다.

“....”

마커스 래시퍼드의 득점이 터졌을 때와는 달리 솔사르는 기뻐하진 않았다.

시간이 점점 더 그의 목을 옥죄이고 있었으니.

그것도 이제 겨우 뉴캐슬과 동점이 아니던가.

‘빌어먹을...’

혹여나 역전골을 만들어낸다 할지라도 당장은 기쁘지 않을 것 같았다.

머릿속에선 애드 우드워드의 마지막 발언이 아까부터 메아리처럼 울렸다.

[압도적인 승리를 원할 겁니다.]

뉴캐슬이 상대라면, 당연히 대승을 취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까보니 달랐다.

뉴캐슬은 현재까진 성공적인 나인백 전략을 가동하고 있었다.

반면 맨유 선수들은 평소보다 더 결정력이 떨어지는 모양세였다.

그건 시간이 갈수록 더했다.

‘선수들 또한 갈수록 조급함을 느끼고 있어...!’

조급함은 침착성을 떨어뜨리기 마련이었다.

‘시야를 좁게 만들고 말이야.’

인구에게 두 차례 역주행 세레머니 농락을 당한 것도 한몫하였다.

특히 어린 매이슨 그린우드는 패스 찬스에서도 직접 해결하려는 빈도가 잦아졌다.

몇몇 선수들은 인구에게 꽤 과격한 푸싱을 가했고 말이다.

이쯤 되자 울레 군나르 솔사르는 교체카드를 꺼내 들었다.

으득!

교체를 지시하면서도 솔사르는 자존심에 금이 갔다.

‘뉴캐슬을 상대로 핵심 전력을 투입시키다니...’

결국은 선수 선발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었다.

하지만 당장은, 이 상황부터 모면해야 했다.

[아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첫 번째 교체 카드를 꺼내듭니다!]

[마태오 다르미안을 불러들이고 로크 쇼를 투입시키는군요!]

[한 장 더 꺼내드는데요? 스콧 맥토미니를 불러들이며 폴 포그마가 그라운드로 발을 들입니다!]

솔사르로선 발이 느린 레프트백, 다르미안 대신 대인 마크, 피지컬, 스피드 적으로도 훌륭한 쇼가 이 순간 필요하다 보았다.

‘크로스 플레이에도 능하다.’

다르미안에게선 볼 수 없었던 컷백 플레이만으로도 공격 옵션이 하나 더 추가되는 거나 다를 바 없었다.

폴 포그마 역시 비슷한 이유였다.

투박한 스콧 멕토미니는 시야까지 좁아 빌드업엔 약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에도 딱히, 눈에 띄는 패스를 제공하진 못했어.’

반면 폴 포그마는 민첩하고도 혼자서 여럿을 뚫어낼 수 있는 개인기를 지닌 선수였다.

패싱력을 비롯한 레이저 롱 패스는 상대를 한순간에 무력화 시킬 정도...!

이게 바로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였고 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꽈악!

솔사르는 교체 투입된 두 선수가 곧장 선수들을 다독이고 지시하는 것을 보며 허벅지께에 가 있던 주먹을 꽈악 쥐었다.

아직 스코어는 동점이었다.

경기 종료까지는 20여 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충분히..., 뉴캐슬을 박살 낼 수 있는 시간대야!’

맨유라면, 응당 그래야지만 맞다.

동시에...,

히죽!

인구는 남모르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전반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맨유를 향한 심리적 빌드업이, 드디어 먹혀들었으니까.

아마, 라파엘 정도 수준의 감독이라면 이 풍기기 시작한 맛있는 냄새를 대번에 맡았을 것이다.

“이건...”

라파엘은 폴 포그마와 로크 쇼가 투입한 직후 맨유의 대형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입을 살짝 벌렸다.

인구의 역습을 저지하기 위해 발 빠른 센터백, 크리스 스물링을 대인마크로 붙여놨으면서도...,

‘라인을 더 올려?’

로크 쇼만 하더라도 거의 사이드 윙어처럼 올라가 있었다.

투욱!

공을 받은 직후엔 문전으로 차고 달리다 컷백 크로스를 구사.

타앗-!

[아! 문전으로 뚝 떨어지는 크로스으으!]

[아쉽게 양 팀 선수 모두 받지 못하며 그대로 데드라인 바깥으로 굴러갑니다!]

폴 포그마 또한 공을 잡으면 뉴캐슬의 디펜시브 라인을 향해 때때로 단독 드리블 돌파를 강행했다.

또는,

타앙-!

제자리에서 장기인 레이저 로빙패스를 차올렸다.

그 패스 코스와 궤적은 서슬퍼렇기 그지없었다.

오우우-!

골문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가는 공에 툰들은 경기 내내 똥줄이 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맨유를 상대로 2 : 2 스코어로 선전하자 틈틈이 선수들을 북돋는 응원가를 펼쳤고 말이다.

허나 라파엘의 눈에 들어온 건 다른 부분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체 라인이, 더욱 높아졌으니!

‘사이드백들이..., 아예 하프라인 이상으로 올라가 있다!’

어떡해서든 역전 골을 넣고자 함이 분명했다.

나인백을 뚫기 위해선 사이드백을 활용한 사이드 체인지 플레이를 적극 활용하는 게 정석이었다.

또 로크 쇼의 공수 전환이 빠른 만큼 그 부분도 신뢰하기에 저런 하이 리스크 전술을 가동한 게 아닐까 싶었다.

‘아니, 하이 리스크라고 생각지 않을 수도...!’

경험이 미숙한 솔사르라면, 크리스 스물링이 인구를 봉쇄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을지 모른다.

‘그 뒤쪽으론 센터백 빌 존스까지 두고 있어.’

크리스 스물링이 견제에 실패할 시, 2차적으로 인구를 봉쇄하는 역할이었다.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어느덧 라파엘은 두 눈을 빛내며 말했다.

“교체 카드 준비하게.”

*       *       *

후반전 27분.

삐이이이이- !

[뉴캐슬에서 교체 지시가 떨어졌군요!]

[살로몬 런던이 나가고 빠르 스피드를 자랑하는 아유세 페레즈가 투입됩니다!]

아유세 페레즈는 투입 즉시, 인구와 눈이 마주쳤다.

찡긋.

인구는 가볍게 윙크를 날리며 슬그머니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경기 내내 원하던 빌드업을, 드디어 보여줄 때가 왔으니까.

*       *       *

후반전 29분.

아유세 페레즈가 투입된 지 고작 2분이 지나서였다.

크리스 스물링은 자신을 등진 인구에게 패스가 연결되자마자 돌아서지 못하게 강하게 압박했다.

어깨와 가슴을 퍽퍽! 그의 등짝에다가 때려가며.

뒤쪽에선 빌 존스가 두 걸음 차 거리에서 혹여나 배후를 파고들 인구를 막고자 서 있었다.

‘그럴 리 없잖아!’

스물링은 자신했다.

절대 인구에게 1대1 싸움에서 두 번 이상 뒷공간이 털릴 리가 없다고.

‘아까는 방심했다고!’

봐라-!

투욱-!

압박이 버거웠던지 인구는 휘청이며 돌아서는 대신 공을 앞으로 전진시켜 자신과 거리를 벌리려 들었다.

스물링은 그가 그대로 백패스를 구사하리라 확신했다.

뉴캐슬 진영 깊숙이 올라갔던 네마나 마타치마저 우측방에서 인구를 향해 달려들어 공을 강탈하려 했으니까.

그런데, 아니었다.

뻐어어어어엉-!

“뭣?!”

갑자기, 놈이 터닝 슛을 때렸다.

투웅-!

사이드 미드필더처럼 올라갔던 로크 쇼와 반대로, 맨유의 수비진처럼 하프라인에 걸쳐 있던 아유세 페레즈가 전방으로 돌진한 것도 그때였다.

투우웅-!

반대편에선 또 다른 발 빠른 윙어, 크리스티안 아추가 전력으로 사이드에서 하프로, 이어서 중앙으로 뛰어들었고 말이다.

< 073. 인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14)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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