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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96화 (9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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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6. 늑대가 되기로 했다 (14)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96화 늑대가 되기로 했다 (14)

알폰스 데이비스는 라이베리아 출신의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그런 그는 다섯 살의 나이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캐나다로 이주했고, 16살에 성인대표팀 최연소 데뷔마저 이루어냈다.

서부 컨퍼런스 소속 벤쿠버 화이트캡스에선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연소 득점부터 최연소 어시스트! 그리고 최연소 해트트릭까지...!]

[거기다 엄청난 주력마저 갖추었지요. 적어도 캐나다 리그 안에선 그의 속도를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입니다.]

[아니, 앨런. 이런 선수가 풀백이 맞긴 한 건가요? 말만 들어보면 윙어, 아니 스트라이커 수준인데 말이죠.]

대형 TV 화면 속, 뉴캐슬 어폰타인 축구 관련 매체에선 새로운 이적생을 주제로 토론이 한창이었다.

“후욱, 후욱, 후우욱-!”

알폰스 데이비스는 일찍이 영국으로 건너와 트레이닝 센터에서 러닝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벽면 한쪽에 설치된 TV 속 패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나이가 어리다는 장점도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그가 어려움 없이 EPL에 적응할 거라고 했습니다.]

[저도 이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주력도 빠르고, 순간 가속력도 엄청난 선수니까요. 거기에 체력까지...,]

물론 패널들은 단점도 나열했다.

[측면을 스피드로 털어내는 데 능한 반면..., 풀백이면서 워낙 라인을 높게 점하는 만큼 배후가 털릴 공산이 크다는 거죠.]

몇몇 패널은 우려를 표했다.

[캐나다 리그에선 이러한 약점이 미약하게 보였을지 모르나..., 거칠고 템포가 빠른 EPL에선 어마어마한 구멍으로 드러날지도 모릅니다.]

삐익-!

알폰스는 러닝머신에서 내려와 시티드 레그컬 운동을 취했다.

입꼬리는 그새 올라갔다.

우려에 이어 또다시 패널들은 자신을 칭찬했으니까.

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알폰스 데이비스에겐 이미 몇몇 구단이 관심을 보인 바 있습니다.]

[스페인 강호, 세비야. 독일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 그리고 이탈리아의 몇몇 중상위권 구단 등..., EPL에서도 웨스트햄, 크리스탈 팰리스, 레스터 시티 등이 관심을 보여왔죠.]

[실제 몇몇 구단은 이적 제안서를 보냈고 말입니다.]

패널들은 말하고 있었다.

이제 막 EPL로 승격한 뉴캐슬보다는 확실히 앞서 언급한 구단들이 더욱 혹할 만하지 않냐면서.

뉴캐슬의 레전드 앨런 시어러는 우쭐한 덧붙였고 말이다.

[뭐, 뉴캐슬이 그만큼 매력적인 구단이긴 하지만요. 하하.]

그때였다.

“왜 하필 뉴캐슬이야?”

어느새 스리슬쩍 옆으로 다가온 동료, 오웬 그레이스가 깨작 깨작 덤벨 들어 올리기를 하며 물었다.

그 또한 epl의 모 구단과의 계약을 위해 함께 영국에 도착한 상태였다.

비교적 시간이 여유로웠기에 알폰스와 트레이닝 센터에서 신체를 단련하는 중이었고 말이다.

오웬은 힐끗, 하체 단련에 임하는 알폰스를 바라보며 재차 물었다.

“나였으면 고민 없이 세비야를 택했을 텐데.”

오웬이 알고 있는 뉴캐슬은 암만 EPL로 복귀했다 할지라도 한 물, 아니 두 물 이상 간 구단이었다.

그래서 오웬은 조금은 이해 가지 않으면서도 아쉬웠다.

허나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 알폰스는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거기서 뛰고 있으니까.”

“좋아하는 선수?”

“응.”

처음 듣는 말에 오웬이 두 눈을 끔뻑였다.

때마침 하체 단련이 끝난 알폰스는 기구에서 내려와 한쪽 어깨에 걸친 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인쿠 말이야.”

“그 한국인 말이구나.”

오웬은 최근에 그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한 시즌에 70골 때려 박았다는...,”

확실히 암만 챔피언십 리그에서 기록한 득점이라도 지랄 맞을 정도의 득점력이긴 했다.

오웬 역시 센터백이었다.

그렇듯 수비수 입장에서 공격수가 상대의 혼이 털리도록 저런 득점력을 뽐내면 경기 내내 마음이 편안할 것 같았다.

하지만 알폰스는 그러한 이유가 아니었다.

“누구와는 달리 리더십이 뛰어나.”

“아...!”

오웬은 의문 대신 이해했다는 뜻에서 작게 입을 벌렸다.

동시에 머릿속엔 벤쿠버 화이트캡스의 개같은 주장, 브로디 스콧이 떠오른 것이다.

그는 주장이면서 리더십도 없는 데다 연초마저 펴 대는 골초였다.

‘경기가 끝나면 여자들 끼고 술판도 시시때때로 벌이는 놈이지.’

그에 반해 알폰스가 본 인구는 강인한 리더였다.

주장은 아니나 경기 중에 보여주는 모습은 마치 선봉에 선 투사 같았던 거다.

그것도 광적인...!비

록 상대팀에겐 더할 나위 없는 악동이지만...,

“팀 입장에선 그만큼 든든한 사람도 없잖아.”

어느덧 알폰스의 두 뺨은 발갛게 달아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봤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오웬은 뭔가 취한 것마냥 달아오른 표정의 알폰스에 살짝 거리를 두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알폰스는 지난 뉴캐슬 VS 맨유 경기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불끈 주먹을 쥐며 중얼거렸다.

“인쿠의 득점 후 역주행 세레머니는 진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구.”

어찌 적지 한복판에서 그런 깡다구를 보일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두 번씩이나!”

적진 한복판에서 무릎 슬라이딩 후 쓰레기 비를 맞으면서 황홀한 표정을 취한 인구의 모습은..., 진정 전장 속 전사와 같았다.

알폰스의 발언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무엇보다...,”

말끝을 늘어뜨린, 전신 거울 속 비친 그 두 눈은 동경의 빛마저 담았다.

“존나 멋있잖아...!”

*       *       *

[알폰스 데이비스!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적!]

[이적료 2000만 파운드(한화 320억)! 계약 기간 4년!]

뉴캐슬이 지불한 이적료는 역대로 따져도 4위에 해당하는 수준.

뉴캐슬 수준에서 값비싼 선수를 영입한 만큼 팬들의 의문은 더없이 컸다.

-  알폰스 데이비스라. 19살이면..., 거친 EPL 무대를 누비기엔 좀 힘들지 않을까?

-  추아매니도 그렇고 이 녀석도 그렇고. 어린 선수를 영입해서 미래를 도모하는 것까지는 좋아. 그래서 지금 당장 필요한 옵션은 언제 영입할 참이지? 설마, 라흐마뉘 하나로 끝낼 생각은 아니지?

- 제발. 인쿠의 절반에 절반만이라도 해내길..., 크게는 안바랄 게요!

- 음. 19살에. 캐나다 리그에서 뛰던 풀백을 2000만 파운드나 주고 데려온다라;;;

이는 지난 몇 시즌 간 뉴캐슬이 헛짓거리를 벌인 영향도 적지 않았다.

매 시즌 핵심을 방출하고 늙은 선수나 생판 처음 들어본 선수를 영입해 실망감을 안기지 않았던가.

다행히도 지난 시즌은 인구라는 잭팟이 터졌지만.

그렇듯 좋은 선례가 최근에 벌어져서일까?

몇몇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번 시즌 또한 뉴캐슬이 진정 알찬 영입을 하고 있다고 말이다.

[알폰스 데이비스, 아미르 라흐마뉘, 오를레랑 추아매니는 뉴캐슬에 성공적인 EPL 시즌을 선물로 줄 것...!]

[상당수는 뉴캐슬이 영입한 자원이 미래 자원이라지만..., 내가 보기엔 미래뿐만 아니라 현재로서도 충분히 메리트 있는 선수들이야.]

[뉴캐슬이 영입한 선수 모두 라이훌라의 클라이언트(고객)라는 것부터 이미 합격!]

반면 집무실, 사무 책상 앞 중역 의자에 앉은 마이크 애슬리의 표정은 언론, 여론의 반응과 별개로 썩 밝지 않았다.

“빌어먹을 돼지 새끼.”

그 입에선 틈틈이 라이훌라를 향한 욕설이 이어졌다.

그 덕에 유망한 자원 몇몇을 영입하긴 했다만, 이는 마이크 애슬리가 원한 영입이 아니었으니까.

그럼에도 영입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던 데는 인구의 계약 옵션 때문이었다.

자칫 계약을 위반하게 되면 헐값에 인구를 팔아 버려야 되는 사태가 벌어질 테니까.

“그래도..., 꽤 적정한 가격에 선수들을 영입하긴 했다만...”

애슬리의 눈 밑은 꿈틀거렸다.

계산기를 두드리고 두드린 끝에 응하긴 했다만..., 불편한 감정은 숨길 수가 없었다.

더욱이 하나같이 다 바이아웃이 설정됐다는 거다.

그것도 아주 교묘하게.

‘유로파 리그 진출 시 바이아웃 금액이 발동된다니...?’

이 역시 라이훌라와의 협상 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유로파 리그 진출 순위의 마지노선은 6위.

애슬리로선 절대로 이루어 낼 수 없는 순위라 보았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력이라도 EPL로 승격하자마자 다이렉트로 강등된 구단은 한 둘이 아니었다.

그만큼 EPL은 챔피언십과는 노는 물부터가 다른 리그라는 소리다.

이런 뼈저린 데이트가 존재하기에 애슬리는 바이아웃 제안에 쉽게 응했었다.

‘강등만 면해도 성공이구만, 무슨.’

그전에 영입한 선수들이 잘해준다면 최대한 높은 금액에 매각할 꿍꿍이도 있었다.

‘제발 그래 줬으면 한다만.’

지금에선 뒤늦은 찜찜함에, 라이훌라가 원하는 대로 되었다는 것에 연신 기분이 언짢을 뿐.

물론 애슬리는 짠돌이 중에서도 짠돌이였다.

그렇듯 계약에 위반되지 않는 선에서 일부 선수를 팔아치울 생각마저 하고 있었다.

*       *       *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뉴캐슬 선수단은 7월이 되자 휴가에서 복귀.

프리시즌은 영국 내에서 치러지기로 결정되었다.

홈에서 치르는 대신, EPL로 승격한 만큼 스페인, 이탈리아 소속 구단이 원정길에 오르는 방식으로.

인구의 등 번호도 새롭게 배정되었다.

다름 아닌,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9번>으로.

인구의 집.

“짜안-!”

새로운 유니폼을 받은 인구는 제일 먼저 세나 앞에 등 번호 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펼쳐 보였다.

“우아아아아-! 9번이야?!”

세나는 거실에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다 말고 반짝거리는 눈으로 외쳤다.

인구는 빙구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흐헣. 웅. 세나야. 아빠 이제 9번이야. 그리고 이건 세나 꺼! 따끈따끈! 막 제작된 거지롱.”

이에 세나는 초절정 귀여움으로 화답해주었다.

“우아! 마인쿠 최고오!”

*       *       *

세 명의 영입 소식이 있다면 단연 방출도 있는 법이었다.

[뉴캐슬의 센터백, 파비안 세어! 함께 승격한 애스턴 빌라로 이적...! 이적료는 600만 파운드(한화 96억)]

[뉴캐슬의 미드필더 호베르트 케네지! 300만 파운드(한화 48억)에 분데스리가 승격팀 파더보른으로 이적...!]

[뉴캐슬 풀백! 하비에르 만키오! 스페인 알라베스로 이적...! 이적료는 450만 파운드(한화 72억)]

팬들은 해당 방출 소식까지는 납득했다.

일찍이 언론에 보도된 선수들 모두 주전 자원이 아닌 벤치 자원이었으니까.

몇 전문가는 EPL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까지 평하였던 자원들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터진 새로운 소식에 팬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뉴캐슬의 플레이메이커 아유세 페레즈! 3000만 파운드(한화 480억)에 레스터시티로 떠나...!]

팀의 핵심 중의 핵심의 이탈에 팬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 이 개새끼! 애슬리 이 줘엇같은 새끼 내 이럴 줄 알았지!

- 아니. 희소성 높은 플레이메이커를 팔아치우면 어찌하자는 거야?

- 투자 적극적으로 한다 싶더니만 그새 핵심 선수 매각으로 메워버리네;;

- 아유세가 우리한테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데. 대체 자원 영입도 없이 그냥 냅다 팔아치우냐? 제정신 머리가 박혔다면 절대 이런 식으로 내보내진 않았겠지!

- 마이크 애슬리가 있는 한..., 우리 뉴캐슬에 발전은 없습니다.

짠돌이 애슬리로선 지출 금액을 조금이라도 이적료로 메우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생각 이상으로 높은 아유세의 매각금에 팬들의 원성과는 별개로 그는 흡족했고 말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애슬리는 몰랐다.

이 또한 일찍이 첫 협상 간에 라이훌라와 인구의 머릿속에 구상되어 있던 그림의 일부라는 것을.

그렇게 시간은 좀 더 흘러 7월 12일.

프리시즌 첫 상대.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 도르트문트와의 경기가 코앞으로 도래했다.

< 096. 늑대가 되기로 했다 (14)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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