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02화 (1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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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 늑대가 되기로 했다 (20)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02화 늑대가 되기로 했다 (20)

경기 당일.

팬들 사이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경기는 슈퍼 에이전트 더비라는 평이 붙었다.

“그 이유가 뭐냐면 말이지.”

홈석에 자리한 한 팬은 자신의 이제 9살 된 아들의 머리칼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울버햄튼 소속 선수 대부분이 조르제 맨데스라는 에이전트를 두고 있거든. 맨데스가 누구인지는 알지 아들? 말 그대로 슈퍼 에이전트야!”

“정말?”

“고럼 고럼! 저기 등장하는 선수들만 해도 그래.”

남자가 손끝으로 이제 막 게이트를 벗어나 그라운드에 발을 들이는 주홍색 유니폼을 입은 울버햄튼 선수들을 가리켰다.

“라울 히매네스부터 후뱅 네베스, 주앙 무팅뇨 다 조르제의 고객이라니까?”

한편 해설진은 선발 라인업을 읊었다.

[3-4-3 플랜을 가동한 울버햄튼 원더러스!]

[최전방 쓰리톱에 디오구 조타! 라울 히매네스! 아다마 트라우레!]

중원 라인은 후뱅 네베스와 주앙 무팅뇨가.

좌우 사이드백은 자니 카스트로, 맷 도허튀.

[쓰리백은 휠리 볼리, 코너 코티, 로망 사이스로 이루어졌습니다!]

[골키퍼 장갑은 포르투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루이 파트리시우가 착용했군요!]

지난 시즌 울버햄튼이 순위 9위임에도 불구하고 실점률이 적었던 데는 울버햄튼 수문장의 활약이 컸다.

매 경기 2개, 3개의 선방을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펼쳤으니까.

이어 해설진은 마치 부자의 이야기를 들은 것마냥 덧붙였다.

[아아! 울버햄튼 원더러스! 선발 라인업 모두가 조르제 맨데스의 고객이군요!]

그 말처럼 오늘 선발로 출전한 11명의 선수 모두 조르제 맨데스의 고객이었다.

[이에 맞서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입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4-4-2 플랜을 가동했다.

[최전방 인쿠 마! 살로몬 런던!]

좌우 사이드 미드필더엔 크리스티안 아추와 이적생 소피안 부팔이.

[중앙 투 볼란테엔 소피안 암라바트, 오를레앙 추아매니!]

포백은 알폰스 데이비스, 자말 라셀스, 아미르 라흐마뉘, 디안드루 예들린으로 구성되었다.

[골키퍼 장갑은 여지없이 마르틴 두브라파카가 착용했군요!]

울버햄튼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었지만 뉴캐슬 또한 선발 인원 중 약 6명의 선수가 미노 라이훌라의 고객이라 할 수 있었다.

*       *       *

슈퍼 에이전트 더비라 할지라도 상당수 언론은 울버햄튼의 우위를 점치고 있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많은 이적료를 지출하며 선수 보강을 꾀했다.

하지만 그건 울버햄튼 원더러스도 마찬가지였다.

스트라이커 영입에만 3000만 파운드(한화 478억)가 넘는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지 않았던가.

해설진은 말했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도..., 선수 보강을 떠나 기존 선수단의 수준은 울버햄튼이 앞서 있죠!]

당장만 하더라도 뉴캐슬의 선발 라인업의 전체 몸값은 울버햄튼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안핬다.

[이마저 챔피언십에서 epl로 승격하며 크게 상승한 거고 말입니다!]

그러나 해설진의 예상과 달리, 경기는 초반부터 접전이었다.

툭-!

후뱅 네베스는 주장이자 센터백, 코티의 땅볼 패스를 받자마자 터닝 동작을 취했다.

다다다다-!

그 순간 활동량이 뛰어난 뉴캐슬의 이적생 암라바트가 정면에서부터 달려들었다.

퍼억!

“억...!”

암라바트는 공을 향해 오른발을 내지르는 그 순간 좌측으로 크게 휘청였다.

네베스가 갑자기 오른 어깨로 상체를 밀어붙인 거다.

투웅-!

잠깐 휘청거린 사이에 네베스는 공을 오른발 인스텝으로 툭 쳐 무게가 빠진 공간으로 전진 드리블을 펼쳤다.

뉴캐슬의 오를레앙 추아매니가 곧바로 2차 압박을 가했지만,

투욱-!

그보다 먼저 네베스는 우측 대각으로 빠져있던 주앙 무팅뇨에게 짧은 패스를 연결했다.

그 순간이었다.

타앙-!

[오옷 무팅뇨오!]

양발잡이인 무팅뇨는 흘러온 공을 빠르게 우측 사이드로 길게 차올렸다.

“이런...!”

급히 접근했던 뉴캐슬의 알폰스 데이비스는 황급히 돌아서 내려앉았다.

이미 무팅뇨가 다이렉트 로빙패스를 구사하리란 것을 알고서 울버햄튼의 라이트윙어는 데이비스와 터치라인 사이를 주파한 뒤!

[아다마 트라우레에에!]

괴물 같은 피지컬을 갖춘 아다마 트라우레의 질주에 해설진은 들뜬 얼굴로 외쳤다.

원정팬들은 엉덩이를 들썩이며 기대했다.

“가라아! 가라아!”

“아다마! 네 피지컬을 보여줘어어어!”

지난 시즌에도 늘 보아왔던 무팅뇨의 기습적인 공간 패스와 트라우레의 질주였으니까.

그리고 아다마 트라우레는 자신이 무팅뇨가 찔러준 공을 온전히 소유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새 2걸음 거리까지 앞으로 떨어지는 중인 공에 따라붙지 않았나!

‘이제 발만 뻗으면 돼!’

상대 풀백이 올라가다 역동작에 걸린 만큼 자신은 더욱 정교한 크로스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분명, 그런 줄 알았다.

투욱-!

“뭣?”

아다마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아슬아슬하게 내지른 발끝보다 먼저 또 다른 발이 훅 들어와 낙하한 공을 터치라인 바깥으로 걷어낸 것이다.

[아앗...! 알폰스 데이비스! 엄청난 속도로 따라붙어 트라우레가 공을 소유하기 직전 터치라인 바깥으로 걷어냅니다!]

급히 속도를 죽인 아다마는 황당한 얼굴로 짧게 짧게 숨을 토해내는 상대 풀백을 보았다.

‘언제...?’

어린 티를 벗지 못한 녀석이 방금, 엄청난 속도로 따라붙어 볼다 못해 반 걸음 차로 추월해 공을 걷어냈다.

‘분명 꽤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생각은 길게 이어갈 수 없었다.

투웃-!

사이드백 맷 도허튀의 스로인을 또다시 알폰스가 먼저 달려들어 아예 울버햄튼 진영으로 뻥 차버렸으니까.

한편 인구는 울버햄튼의 공격을 봉쇄했다는 것에 엄지를 쳐들었다.

“헤헷.”

엄지 한 방에 알폰스는 댕댕이 같은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그러다 곧 인구 특유의 사나운 눈은 뉴캐슬 진영을 훑었다.

‘방금 건 위험하긴 했어.’

그 생각처럼 박스 안에 울버햄튼의 라울 히매네스를 비롯해 디오구 조타, 사이드백인 자니 카스트로까지 들어서 있었다.

알폰스가 공을 걷어내지 않았다면 필시 저들에게 연결됐을 가능성이 컸다.

‘아다마의 크로스가 형편없다곤 해도...,’

라울 히매네스라는 높이 있는 선수가 새로이 합류한 만큼 가능한 상대의 크로스 시도 횟수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인구는 새로운 이적생들과 기존 선수들과의 시너지가 꽤 좋구나라고 느끼는 중이었다.

‘알폰스도 알폰스지만 일단 디안드루 예들린이 굳이 올라갈 필요가 없어졌네.’

라이트백인 디안드루 예들린은 벌써 10분째 하프라인 이상을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그 이유야 간단했다.

‘소피안 부팔이라는 저돌적인 윙어가 있으니까.’

그 한 명만으로도 충분히 우측 사이드 공략이 가능했다.

‘공 간수 능력도 좋고, 드리블러 기질이 있어서 상대를 긁어모으잖아.’

그렇듯 예들린은 후방에서 혹여나 모를 역습에 대비하는 것이다.

‘온전히 수비 위주로 뛰는 거지.’

속도가 빠른 만큼 롱볼 대응도 좋았다.

지금 또한,

퍼엉-!

[후뱅 네베스의 로빙 패스으!]

이번엔 주앙이 아닌 후뱅이 뉴캐슬 좌측 사이드 깊숙이 롱볼을 찔렀다.

투웅-!

발 빠른 디오구 조타가 하프라인과 사이드라인이 맞닿는 지점, 바로 위에서부터 달려나간 것도 그때였다.

그러나 그는 이내 맥 빠진 얼굴로 천천히 속도를 늦췄다.

타앙-!

일찍이 내려 앉아있던 디안드루 예들린이 몇 걸음만 뒤로 물러서 가슴 트래핑으로 공을 받아냈으니까.

툭-!

그리고 예들린은 롱볼 대신 어느덧 페널티 아크로 이동한 센터백 라흐마뉘에게 사이드 패스를 구사했다.

툭-!

라흐마뉘는 안전하게 공을 소유한 뒤 턱을 쳐들어 먼 쪽을 한 번 응시하더니...,

타앙-!

어김없이 장거리 로빙 패스를 차올렸다.

투웅-!

살로몬 런던은 슬금슬금 올라가다 울버햄튼의 센터백, 로망 사이스의 좌측 배후로 순간 스퍼트로 파고들었다.

“이야.”

인구의 입꼬리가 절로 끌어 올라갔다.

수비 지역에서 빌드업을 장착한 선수가 합류하니, 예들린이 무리하게 롱볼을 때릴 필요도 없었으니.

그리고 그 또한..., 내려갈 필요 없이 오히려 런던이 파고든 반대 방향인 우측 에어리어로 뛰어들었다.

“뭔...!”

울버햄튼의 센터백, 훌리 볼리는 반사적으로 인구의 뒤를 쫓으면서도 크게 당황했다.

‘빠르다...!’

전력분석관을 통해 사전 인구의 폭발성을 띤 순간 스퍼트가 빠르다는 것쯤은 알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볼리는 오프사이드 트랩 대신 그와 한 걸음 뒤에 위치해 대응하고 있었다.

적절히 몸을 부닥쳐가며 스프린트 및 패스 타이밍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게 만들 고자.

하지만 지금.

스윽-!

볼리가 반사적으로 돌아선 그 타이밍에 이미 인구는 자신을 한 걸음 차로 추월해버렸다.

코끝으론 날 선 바람이 스쳤다.

“우오오!”

투웅-!

때맞춰 앞으로 뛰쳐나가며 힘껏 점프한 런던의 휘두른 이마를 맞고 공은 우측 에어리어로 굴절...!

‘위험하다...!’

볼리의 두 눈은 불안하게 흔들렸다.

하필 굴절된 공이 우측 페널티 에어리어를 주파한 인구의 발 앞으로 뚝 떨어졌으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파트너 센터백이자 주장, 코너 코티가 페널티 스퍼트로 발을 들여 슈팅 각도를 빠르게 좁혔다는 거다.

이어 막 인구가 공을 왼발 아웃사이드로 잡았을 땐, 볼리는 안도했다.

‘절대 슈팅은 불가능해!’

그도 그럴 게 인구의 위치 자체가 거의 포스트 우측 바깥 데드라인과 일치하는 수준이었으니까.

거기에 더해 포스트 앞엔 코너 코티가 두 걸음 차에서 막아섰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보던 울버햄튼 감독, 누노 산투도 이 순간 확신했다.

‘저 위치에서 슈팅은 불가능하다.’

암만 인구가 각이 없는 위치에서도 곧잘 슈팅을 구사한다곤 해도 저건 아예 슈팅 각도조차 나오지 않았다.

고로, 방법은 두 가지였다.

‘공을 보다 슈팅하기 좋은 쪽으로 이동시키거나, 백패스밖에는 없다!’

그 생각처럼 뉴캐슬의 라이트 윙어 소피안 부팔이 사이드에 있다가 빠르게 접근했다.

인구를 지원하고자 말이다.

“어딜.”

그리고 그마저 볼리가 등진 채 어깨 푸싱으로 막아 세웠다.

“이, 잇..!”

부팔은 어떡해서든 그를 뚫어내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195cm에 달하는 볼리가 작정하고 막아 세우자, 그렇지 않아도 피지컬이 약점인 부팔로선 당해낼 재간이 없던 거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울버햄튼의 수비수들은 자기 자리를 찾아가며 박스 안에서 보다 단단한 성벽을 쌓을 수 있게...!

타앙-!

“?!”

갑작스러운 타격감에 볼리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인구가 왼발 아웃사이드로 공을 받아냈다가 말고, 다시금 왼발을 홱! 바깥으로 내질러 코티의 살짝 열린 가랑이 사이로 통과시킨 거다.

그것도 아웃사이드로 공의 옆면을 쓸어내 스핀을 준 채!

그리고 땅볼로 굴러간 공은...,

데굴데굴~

촤락-!

그대로 안으로 감겨 들어가 골망을 물결쳐버렸다.

볼리의 벌어진 입에선 그만 얼빠진 소리가 새어나왔다.

“...허?”

< 102. 늑대가 되기로 했다 (20)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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