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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4. 빅클럽 (2)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14화 빅클럽 (2)
리그 3라운드 첼시와의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대감에 들뜬 뉴캐슬 유나이티드였다.
일찍이 뉴캐슬은 FA컵에서부터 맨유를 비롯한 EPL 팀들을 상대로 호성적을 거둬왔으니까.
그건 첼시를 상대로도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첼시! 로만 시대 이후 가장 가벼워...!]
[다비드 로이스, 올리비애 지루와 재계약 맺은 첼시...! 이전만 못한 스쿼드로 뉴캐슬 상대로 승리할 수 있을까?]
[알래그리 해임하고 영입한 감독은 초짜 감독 프랑크 램파드! 툰들 ‘램파드는 선수로서만 월드클래스야!’]
한 언론사의 말처럼 올 시즌 첼시의 스쿼드는 로만 구단주가 팀을 인수한 이후 가장 가볍다는 평을 듣고 있었다.
그만큼 선수단의 퀄리티가 낮아졌고 무엇보다 코칭 스태프의 수준 역시 떨어졌으니까.
현지 커뮤니티에서도 툰들은 이러한 첼시의 여러 상황에 자신들의 승리를 점쳤다.
- 프랑크 램파드는 선수로서나 잘했지. 감독으로선 검증도 안 되지 않았나?- 이래서 축구선수로 성공해야 해. 그래야 초짜라 해도 명성 빨로 빅클럽 팀도 맡아보는 거지.
- 첼시는 감독 문제도 있지만 선수도 썩 좋지 않아. 지루는 늙었고, 다비드 로이스도 늙었어. 거기에 윌리앙도 에이징커브가 확 왔던데?
- 난 램파드가 감독으로서 잘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음. 딱 잘라 말해 뉴캐슬 승!
물론 첼시 서포터즈들은 이러한 반응에 코웃음을 쳤다.
- 우리가 암만 이전만 못해도 뉴캐슬은 껌이지.
- 어디 몇 시즌째 2부 리그로 퐁당퐁당하는 팀이랑 우리랑 비교하고 있어?
- 설레발은 필패라는 말 모르나?
- 객관적으로 보건대. 우리 스쿼드가 옛날만 못한 건 맞아. 아자르도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뉴캐슬보다는 낫지. 그, 인쿠라는 동양인 공격수 말고는 너넨 확실한 득점원도 없잖아? 선수 개개인 몸값도 우리가 훨 높다고. 늙었다는 지루도 런던보단 아직 가치가 높아!
* * *
8월 30일.
툰들의 기대는 단지 기고만장함에 지나지 않았다.
누구의 말처럼 설레발은 필패라고도 했던가?
후반전 44분.
타앙-!
촤라악-!
[고오오오오오오올! 올리비애 지루우우우!!]
[코너킥 상황에서 강력한 점프 헤더로 뉴캐슬의 골망을 물결 칩니다아아아아!]
정규시간 종료 1분을 남겨놓고 지루의 득점이 터졌다.
해설진은 침을 튀겨가며 외쳤다.
[첼시! 스코어 2 : 0으로 벌리는 데 성공합니다아아아!]
[언론 여론의 우려와 달리 오늘 뉴캐슬을 상대로 강팀의 저력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어요오오!]
경기력 부분에서도 언론과 여론의 예측과 달리 첼시가 압도했다.
경합 과정에서도 보다 먼저 발을 뻗어 뉴캐슬에게서 공을 탈취해낸 것이다.
그것도 경기 내내!
공을 한 번 소유하면 뉴캐슬 진영 안에서 왕게임마냥 패스 플레이에 임하며 농락하기까지.
물론 뉴캐슬도 한 방은 있었다.
구석으로 몰리다시피 두드려 맞는 중에도 기어이 아미르 라흐마뉘가 침투하는 첼시의 윙어, 풀리시치에게서 공을 강탈했다.
타앙-!
그리고 투 터치만으로 라흐마뉘는 전방으로 롱볼을 때렸다.
툭-!
이를 하프라인을 막 넘어선 인구가 상대 진영을 등진 채 가슴 트래핑으로 받아냈다.
퍼억-!
첼시의 최후방 센터백 크리스탠센이 인구의 등짝을 어깨 푸싱으로 강하게 흔들었지만 잠깐 휘청일 뿐이었다.
그러나 인구는 곧장 패스하거나 돌아서지 않았다.
바운드 된 공을 오른발 스터드로 최대한 몸에서 멀리 둔 채 찍어누르며 버틴 것이다.
자연스레 크리스탠센 뿐만 아니라 지근에 있던 첼시의 수비수들이 공을 노리고 덤벼들었다.
네 명에 달하는 수비수의 스탠스가 일제히 제게 기운 시점엔,
‘오케이.’
타앙-!
그제야 인구는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슈팅을 구사하듯 강하게 뒤쪽으로 차 냈다.
투웅-!
인구의 손가락 수신호로 일찍이 하프라인에 걸쳐 있던 레프트백 알폰스 데이비스가 쏜살같이 뛰어나간 것도 바로 그때였다.
인구로선 상대 위험 지역에서 공을 지켜나며 어그로를 끈 것이다.
투웅-!
그 덕에 알폰스의 반대편. 뉴캐슬의 라이트 윙어 소피안 부팔이 노마크 찬스에서 온 힘을 다해 전력 질주했다.
오오옷, 오오옹옷!
원정길에 오른 툰들은 엉덩이를 들썩이며 점차 기대어린 탄성을 높였다.
대각을 가로 지른 인구의 패스가 정확히 오버래핑을 시도한 알폰스의 발 끝에 걸린 것도 그때!
타앙-!
어마어마한 속도로 첼시의 좌측 에어리어 진영에 발을 들이자 어김없이 왼발 낮은 크로스를 때렸다.
흠칫!
첼시의 골키퍼, 아리사발리가는 한 걸음 뛰쳐나왔다가 말고 급히 뒤로 물러서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뛰쳐나가 공을 중간에서 쳐내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미 한 걸음 뛰어나온 순간 알폰스의 빠른 크로스가 우측 에어리어에 발을 들인 부팔의 내지른 오른발 끝에 걸려버린 거다.
툭-!
촤라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소피안 부파아아알!]
[뉴캐슬! 경기 종료 직전에 추격 골을 성공시킵니다아아!]
[알폰스의 환성적인 크로스에 이어 그 직전! 인쿠의 센스 있는 아웃사이드 백패스가 결정적인 영향을 했죠오오!]
추격 골에 기뻐할 새는 없었다.
부팔은 골망에 걸린 공을 품에 안아 들고는 하프라인으로 곧장 달려왔다.
인구 또한 손뼉을 치며 동료들에게 분전을 요구했다.
“아직! 아직 시간 남았어어어! 한 골만! 딱 한 골만 더 넣어보자아아! 지금처럼만 하면 돼! 할 수 있잖아!”
그러나, 시간은 매정하게 흘러갔을 뿐이다.
삐, 삐, 삐이이이이이!
기어이 주심은 경기 종료 휘슬을 울렸다.
인구의 뉴캐슬은 이렇다 할 공격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추격 골 이후 첼시가 도리어 몰아붙이며 움츠러들었으니까.
리그 3라운드 만에 첫 패배를 당한 뉴캐슬 선수 중 일부는 아쉬워했고 또 몇몇은 혼란스러워했다.
반면 인구는 패배했음에도 슬퍼하는 기색 하나 없었다.
‘뭐, 질 수도 있지.’
패배는 약이라는 말도 있었다.
또 상대는 빅 6중 한 팀이라 불리는 첼시가 아닌가.
그러다 말고 웃통을 홀라당 벗어 수건 삼아 땀을 닦던 인구는 일부 선수들을 보며 두 눈을 가늘게 좁혔다.
‘이 새끼들 봐라?’
그도 그럴 게 인구는 경기 전부터 똑똑히 보았다.
전부는 아니나 뉴캐슬 내 여러 선수가 첼시와의 일전을 앞두고 긴장감에 역력해 있던 것을.
표정에서도 드러났었다.
라커룸에서 첼시를 겪은 바 있던 선수들은 웃음 띤 얼굴로 주절거렸었다.
[하필 3라운드 상대가 첼시라니.]
[우리 뉴캐슬이 1부 리그에 있던 시절에도 첼시 상대로는 꼼짝도 못했었어.]
[그때..., 7 : 1로 완패 당했던가?]
[씨발, 아주 개판이었지. 수준 차이를 여실히 체감했었던 경기였고. 뭐랄까? 평소처럼 뛴다고 생각했는데..., 숨이 더 빨리 찬다고 해야 할까? 그냥 몸이 경기 내내 무거웠다고.]
당시 분명 그들의 두 눈엔 두려움이 넘실거렸었다.
‘본인들은 인지하지 못한 것 같았지만.’
인구는 생각했다.
‘경기 중에도 그랬어.’
심리적 위축감에 동료들은 평소와 달리 패스 미스를 비롯해 움직임부터가 굼뜬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로 두 골이나 실점해버렸고, 실점을 하니 더욱이 위축되었고 말이다.
‘원래 누가 봐도 명백한 강팀을 상대로 맞붙을 땐..., 평소보다 더 긴장하기 마련이니까.’
더욱이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토트넘과는 달리 초반부터 경기력에서 압도당했었다.
그러니 기세를 끌어올리려 해도 강제로 깔아뭉개진 감이 없잖아 있었다.
결론은 간단했다.
인구의 입꼬리가 슬며시 끌어 올라갔다.
‘정신교육 좀 해야겠네.’
* * *
인구의 생각과 달리 극성 서포터즈는 첼시와의 일전에 패하자 곧장 불만을 터뜨렸다.
- fuck! 수비 지역에서 패스 미스하는 것들은 죄다 발목을 잘라야 하지? 응?
- 오늘 경기 보고 깨달은 건 이거야. 뉴캐슬은 한계가 명확한 팀이라는 거!
ㄴ 인정. 확실히 진짜 빅클럽 상대로는 수준 차이가 여실히 나더라. 아아, 물론 맨유랑 토트넘은 빅클럽 아니니까 제외하고.
레드 데빌스(맨유 서포터즈)들은 어느 때보다 뉴캐슬의 패배에 즐거워했다.
- 첼시에서 보여준 뉴캐슬은 겁먹은 강아지 같더라. :)
- 잠깐 반짝일 수는 있지. 뉴캐슬이 어떤 팀인지 잘 모르면 말이야. 그것도 몇 시즌 째 2부 리그와 1부 리그를 퐁당퐁당한 팀이잖아? loooooooooooooll
- 다음에 붙으면 우리도 첼시처럼 뉴캐슬을 경기력으로 찍어누를 수 있어. 지난 fa컵에선 단지 뉴캐슬을 잘 몰랐기 때문인 거고.
ㄴ 그때 2군 출전하지 않았었음? 1군 내세우면 그냥 바르지. :)
* * *
9월 1일.
이번 시즌, EPL의 여름 이적시장 종료일은 9월 7일이었다.
남은 이적시장 종료까지 6일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각종 루머를 비롯한 이적 소식은 연일 터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 보강 착수...! 8000만 파운드(한화 1,219억)에 노르웨이 신성, 앨링 홀란드 노려...!]
[토트넘 홋스퍼! 수비 보강하나? 기량 저하 뚜렷한 벨기에 듀오 대체할 센터백 자원으로 인테르밀란 소속 알래산드로 바스토니 영입 참전...!]
몇 시간 단위로 오피셜도 떠올랐다.
[승격팀 브렌트포드! 피터버러 유나이티드에서 공격수, 이판 토니 추가로 영입! 이적료는 1000만 파운드(한화 152억)]
[레스터시티! 2000만 파운드(한화 305억)에 센터백 웨슬리 포바나 영입!]
[뉴캐슬에 참패 당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허리 보강 위해 벤피카의 신성, 미드필더 게드스 페르난데스 3600만 파운드(한화 549억)에 데려와...!]
지난 시즌을 비롯해 올 시즌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있는 만큼 뉴캐슬 선수들을 향한 제안도 끝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뉴캐슬의 구단주, 마이크 애슬리는 이례적으로 상당수 선수들에 대해 판매 불가 방침을 내렸다.
실상 이는 미노 라이훌라와의 계약 사항에 따른 행동이었지만 이를 모르는 툰들은 사람이 변했다며 놀라워했다.
물론 그럼에도 이적 문의는 끝없이 이어졌지만 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대어라면 단연 인구였다.
[3경기 8골 기록 중인 인쿠 마! 공격수 보강 원하는 첼시에서 노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인쿠 영입 경쟁에 참여...!]
[분데스리가의 1강 바이에른 뮌헨! 래반도프스키 대체자로 인쿠 낙점...!]
[파리 생제르맹 돈 보따리 푸나? 잘츠부르크의 앨링 홀란드를 비롯해 인쿠 동시 영입 추진...!]
어느 순간부터 인구와 연결되는 클럽 대부분 빅클럽과의 루머였다.
그러던 다음 날인 9월 2일.
여태까지 루머만 줄기차게 보도되던 와중, 모두가 놀랄 만한 오피셜이 떴다.
[(BBC) <오피셜> 맨체스터 시티! 인쿠 영입 위해 7000만 파운드(한화 1102억) 제안!]
< 114. 빅클럽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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