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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18화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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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8. 빅클럽 (6)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18화 빅클럽 (6)

리그 3라운드 첼시전에서 패한 뒤 일부 매체는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휘청거릴 거라는 전망을 하였었다.

하지만 이는 오판이었다.

이후 치러진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으니까.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이 있고 불과 5일 뒤 리그 5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vs 번리.

후반전 38분.

경기 종료 7분 전까지 양팀은 팽팽한 접전을 치르는 중이었다.

해설진은 말했다.

[번리의 튼튼한 수비에 뉴캐슬의 공격이 번번히 막히고 있습니다!]

[직전 경기 크리스탈 팰리스 또한 뉴캐슬을 상대로 수비적인 운영을 선보인 바 있었죠!]

[현재까지만 놓고본다면..., 번리의 수비가 조직적으로도 더욱 단단해 보입니다!]

해설진의 말처럼 번리는 뉴캐슬의 패스 공간을 최소한으로 죽여놓았다.

적정 지역에선 지역방어로. 뉴캐슬의 공격수가 자신들이 설정한 영역에 발을 들이면 대인 압박으로.

지금도 텐백을 방불케 하는 전술에 소피안 부팔이 우측 사이드에서 언더래핑을 시도했다가 말고,

툭-!

[아! 부팔! 무리하게 번리의 수비수들에게 달려들었다가 말고 그만 공을 인터셉트 당하고 맙니다!]

불과 1분이 지나 뉴캐슬은 중거리 슈팅을 노렸다.

허나 그마저 통하지 않았다.

퍼억-!

[오옷! 육탄방어! 오를레앙 추아매니의 강력한 슈팅을 몸으로 막아내는 번리이이!]

말 그대로 공격수까지 디펜시브 라인에 내려앉아 촘촘하게 공간을 메운 것이다.

그 탓에 슈팅조차 그들의 몸뚱이에 걸리며 박스 바깥으로 굴절되었다.

허나 후반전 40분.

번리에 균열을 일으킨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인구였다.

투웅-!

뉴캐슬의 스트라이커, 인구가 하프라인에서부터 오프 더 볼 무브먼트를 선보였다.

툭-!

좌측 사이드에서 공을 잡은 알폰스의 땅볼 패스가 구사된 것도 바로 그때,

스윽-!

발밑에 들어온 공에 인구는 오른발을 활시위처럼 힘껏 당겼다.

움찔!

순간 전방에서 달려들었던 상대 미드필더가 흠칫거렸고 이때를 인구는 놓치지 않았다.

트읏-!

[오오! 인쿠! 슈팅 페이크입니다!]

해설진이 놀라 외쳤다.

그 말대로 슈팅을 때리는 척, 인구가 오른발등으로 공을 강하게 좌측 대각으로 밀어 차 방향을 꺾은 것이다.

[번리의 미드필더 올슨을 역동작에 빠뜨린 뒤 그대로 공을 밀고 좌측 배후로 파고드는 인쿠우우!]

“간격! 간겨억!”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있던 번리의 감독은 버럭 외쳤다.

그 외침에 따라 좌측 페널티 에어리어 선상엔 두 명의 센터백과 풀백이 버티고 서 길목을 차단하고 막아섰다.

인구의 기습 침투를 저지하고자!

하지만 인구는 그마저 파훼했다.

툭-!

인구는 곧장 몇 걸음 떨어진, 아크 아래에서 상대 골문을 등지고 있던 살로몬 런던에게 머리 높이의 패스를 연결했다.

공이 인구의 발아래에서 벗어나자 자연스레 페널티 에어리어 선상에 위치해 있던 수비수들의 스탠스는 런던에게 쏠렸다.

스윽-!

동시에 인구는 그들의 스탠스가 쏠린 반대 배후로 순간 스퍼트로 쇄도...!

“헉!”

귓불에 칼바람이 스치자 센터백이자 번리의 주장 댄 리는 그만 기겁했다.

‘무슨 스퍼트가 이리 빨라...!’

인구의 날 선 침투에 미처 반응할 틈조차 없었다.

홱-!

고개는 거의 반강제로 들려버렸다.

살로몬 런던이 공을 잡을 새도 없이 인구의 패스를 헤더로 자신들의 뒷공간으로 찔러 넣어버렸으니까.

“이런 FCUK...!”

긴박한 상황 속 댄 리의 입에선 이내 욕지거리가 터져 나왔다.

고개는 들린 채로 다시 한번 홱! 뒤로 돌아갔다.

“하...!”

살짝 벌어진 입 밖으론 그만 바람 빠지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도 그럴 게 인구가 그새 자신의 뒷공간에 발을 들여버린 거다.

툭-!

인구는 런던의 헤더 패스를 침투하는 속도 그대로 유지한 채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가볍게 받아냈다.

공이 채 바운드 되기도 전, 오른발 콧발론 한 번 더 사이드로 전진시키기까지.

오오오오옷-!

홈팬들의 입에선 절로 감탄이 터져 나왔다.

대개 콧발로 공을 건드리면 멀리 튕겨 나가기 일쑤이건만 인구는 달랐으니까.

마치 공이 발끝과 실로 연결된 것마냥 30cm 정도 멀어졌을 뿐인 거다.

다다다, 휘청-!

어떡해서든 슈팅을 막고자 뛰쳐나왔던 번리의 골키퍼는 순간 인구가 공을 반대편 포스트로 짧게 밀어내자 휘청였다.

타앙-!

밸런스가 완전히 깨진 것을 본 인구는 그제야 왼발을 힘차게 내디뎌 오른발 인사이드를 휘둘렀다.

타앙-!

필드에 바운드되기 직전의 공은 탄환처럼 오직 빈 골망을 향해 쏘아졌다.

촤라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인쿠우우우우우우우우! 5경기 연속 고오오오오오올-!]

*       *       *

뉴캐슬은 리그 6라운드, 리그 7라운드 상대로도 승리를 거뒀다.

언론은 갓 승격한 팀이 7경기 6승 1패라는 호성적을 거두자 찬사에 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 리그 8라운드 상대인 아스널전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3 : 1 패배.

경기력에서도 압도당했다.

양 팀의 점유율만 하더라도 67% VS 33%.

슈팅 숫자는 21 VS 5로 속된 말로 발린 것이다.

해당 패배의 후유증 때문일까?

다음 경기, 상대적 약팀이라 평가받는 팀을 상대로 뉴캐슬은 1 : 1 무승부를 거뒀다.

그럼에도 툰들의 찬사는 꺼질 새가 없었다.

- 괜찮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 그냥 상대가 너무 강한 거지. 부진 중인 아스널이라도 아스널은 아스널이네;;

-  상대적 약팀 상대로만 잘해줘도 뭐. 강등은 사실상 멀어지는 거야.

- 내가 듣기론 최종 승점이 최소 35점은 되야 강등은 면한다던데. 지금 뉴캐슬이 9라운드 동안 19점 모았으니까..., 앞으로 6경기만 더 이기면 돼!

- 지금 경기력이면 38라운드 되기 전에 잔류는 확정 지을 수 있겠는데?

- 제발. 예전처럼 승격하자마자 다이렉트 강등은 당하지 말자구!

애초에 툰들이 뉴캐슬에 거는 기대치라고 해봤자 강등을 면하는 게 다였다.

그건 언론이며 전문가도 다르지 않았다.

*       *       *

10월 17일.

뉴캐슬 어폰타인 내 축구 공영 방송의 단골 패널인 엘런 시어러는 말했다.

[한, 두 경기 연속 패배를 당한다 할지라도 뉴캐슬로선 여전히 이득입니다. 애초에 이번 시즌 우리는 잔류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뉴캐슬은 브렌트포드 등과 함께 올 시즌 epl 팀 내 최약체 중 하나로 거론되었었죠.]

[그런 박한 평가를 받던 뉴캐슬이 지금 현재는 어느 위치에 올라있습니까? 예?]

엘런 시어러는 우쭐한 미소를 띠며 다른 패널들을 향해 말을 이었다.

[6승 1무 2패를 기록하며 리그 4위에 올라있습니다. 저희보다 위에 있는 팀은 고작해야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가 다죠!]

[비록 아스널에 패했다고 할 지라도, 그 아스널마저 당장은 우리보다 아래에 위치해 있습니다.]

“...”

인구는 거실 소파에 앉아 해당 방송을 라이브로 시청 중이었다.

“우아! 뉴캐슬 강하네에?”

옆에서 인구가 만든 수제 쿠키를 냠냠 먹던 세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떠 말했다.

인구는 세나의 중얼거림에 반사적으로 흐헣, 빙구웃음을 머금었다.

그 말처럼 당장 리그 8라운드 순위만 놓고 보면 뉴캐슬은 진정 선전했다.

‘뉴캐슬 아래만 하더라도 아스널,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니까.’

그 아래엔 에버턴, 사우샘프턴, 웨스트햄, 리즈 유나이티드 등이 있고 말이다.

하지만 냉정히 보건대 인구로선 지금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잖아.’

시즌 초반엔 때때로 하위권, 중위권 팀들이 선두로 치고 나가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당장 전 시즌만 하더라도 리그 8라운드까지는 1위를 차지했었다.

이를 인구는 어제 라파엘 배니테즈의 연설을 통해 알았다.

‘기고만장해지지 말라며 그 말을 해줬었지.’

라파엘은 말했다.

전 시즌, 리그 8라운드에서 1위 자리에 올랐던 사우샘프턴의 최종 38라운드 순위는 고작해야 13위였다고.

‘반짝 팀은 어느 리그를 가나 있는 법이야.’

외에도 소위 빅6라 불리는 팀과 지금의 뉴캐슬은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

인구는 즐거워하는 세나에 옅은 미소를 띠어주면서도 속으론 무심하게 생각했다.

‘스쿼드 댑스.’

전반기 좋은 성적을 달성한다 할지라도 후반기 접어들어 갑자기 부진하는 팀은 차고도 넘쳤다.

이는 대개 스쿼드 댑스가 얇은 중소규모의 클럽에서 일어나는 문제였다.

‘뉴캐슬도 그중 하나고 말이야.’

당장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할지라도 체력적인 열세, 얇은 댑스에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소리였다.

반면 빅클럽은 더블 스쿼드라 해도 이상치 않을 두터운 스쿼드 댑스를 갖췄다.

‘선발, 벤치의 수준이 별 차이 없는.’

인구가 빅클럽이라 인정하지 않는 맨유만 하더라도 더블 스쿼드를 방불케 하는 규모를 지녔잖은가.

그런 외적인 부분들에서도 순위가 갈리기 마련이었다.

‘오버페이스라면 오버페이스지.’

초반에 달리다 뒤에 가서 지쳐 나가떨어지는.

TV 속 엘런 시어러도 이 점을 언급했다.

[물론 당장 몇몇 구단은 명성 대비 부진한 성적을 보였기에 뉴캐슬이 지금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겠죠. 반대로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경기력이 올라오는 구단도 있을 테고..., 또 뉴캐슬은 그들과는 달리 얇은 댑스에 체력적인 열세에 놓이게 되어 부진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마이크 애슬리 구단주가 또 한 번 돈 보따리를 풀까요?]

[그런 기대는..., 솔직히 되지 않습니다. 아마 애슬리는 지금 스쿼드도 과하다고 보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하하. 어쩌면 인쿠의 잔류 결정에 화가 머리끝까지 나있을 지도요.]

허나 엘런은 그새 입가에 기분 좋은 미소를 띠었다.

[그럼에도 제가 판단하기에..., 뉴캐슬은 어렵지 않게 잔류를 해낼 겁니다. 이건 다른 패널분들도 같은 의견 아니십니까?]

자리한 패널 중 누구 하나 부정하는 이가 없었다.

그만큼 짧은 라운드를 소화했다 할지라도 뉴캐슬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엄청났으니까.

혹 부진하는 시간이 온다 하더라도 금방 극복할 것 같은 기대가 들 만큼.

“...”

반면 인구의 표정은 별로 달갑지가 않았다.

인구로선 최근 몇 주 전부터 한 가지 거슬리는 게 있었다.

‘강팀을 상대로는 아직 이긴 적이 없어.’

똑똑히 보았다.

강팀을 상대로 유독 동료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을.

또 패한 뒤에는 별다른 타격 없이 평소처럼 행동하는 것도.

엘런 시어러의 지금 만족스러운 반응에서도 인구는 도리어 불만족이었다.

마냥 좋아하는 세나와 달리 인구의 허벅지 께에 가 있던 주먹은 꽈악 쥐어졌다.

꿈틀-

눈 밑마저 떨렸다. 그런 인구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것들이, 대체 왜 만족하는데? 왜, 고작 잔류에 만족하고 있는 건데? 왜 빅클럽 상대로 지는 건 괜찮은 거냐고. 응?’

세나를 향한 속말은 절대 아니었다.

‘오직 우리 귀엽고 사랑스러운 세나만 만족해도 돼. 흐헣.’

< 118. 빅클럽 (6)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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