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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7. 빅클럽 (25)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37화 빅클럽 (25)
“헉!”
뉴캐슬의 풀백, 알폰스 대이비스는 화들짝 놀랐다.
경기 시작부터 리버풀이 강하게 밀어붙일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이리도 예리하게 공이 이쪽으로 향할 줄은 몰랐으니까.
더욱이,
투웃-!
리버풀의 핵심 윙어, 모하매드 살라는 엄청난 스피드로 날아오는 공을 향해 달려들더니 왼발 아웃사이드로 받아냈다.
그것도 단 일말의 바운드도 없이, 접착제에 공이 딱 달라붙듯이 말이다!
[알폰스으! 빠르게 전방 압박을....!]
놀람을 떠나 알폰스 대이비스는 본능적으로 바짝 붙었다.
하지만 직후 알폰스는 후회했다.
고작 한 걸음 간격.
스윽-!
모하매드 살라가 오른쪽 사이드 공간으로 빠지는 척 돌연 왼발 아웃프런트로 공을 바깥으로 차냈으니까.
순간 상체 페인트에 무게중심이 사이드로 쏠렸던 알폰스는 뒤늦게 반대 방향으로 튀어나가는 살라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마저 늦었다.
투웃, 투우웃, 투우우웃-!
[오오! 살라! 사이드에서 하프로! 공을 빠르게 차고 달립니다아아!]
잠깐 밸런스가 깨진 사이 이미 살라는 자신과 거리를 확연히 벌리며 페널티 에어리어로 주파하고 있었다.
‘미친...!’
전반기에도 살라의 서슬 퍼런 플레이에 고전했던 만큼 알폰스의 이맛살은 대번에 구겨졌다.
그래도 페널티 에어리어 앞엔 팀 동료 센터백인 자말 라셀스가 버티고 서 있...!
타아아앙-!
[살라아~! 센터백 자말 라셀스를 두 걸음 차 앞에 두고 기습적인 왼발 감아차기를...!]
촤라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모하매드 살라아아아아! 이집트의 왕! 리버풀의 왕이 전반전 시작, 38초 만에 팀에 귀중한 선제골을 선물합니다아아아!]
[엄청난 궤적을 그리는 슈팅이었어요!]
[골키퍼 두브라파카가 왼쪽 포스트에 보다 가까이 있는 것을 보고서 반대편 포스트를 노리고 찬 슈팅같았는데요!]
[환상적입니다아아아아!]
* * *
이야 아아아아 아아아아아~!
안 필드인 만큼 살라의 득점에 그라운드 전역은 흥분으로 들썩였다.
킹! 킹! 킹! 키잉! 키잉!
한편 인구는 작게 감탄했다.
“겁나 잘 감아찼네.”
알폰스 대이비스를 깔끔히 제친 거로 모자라 수비수들이 버티고 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왼발 감아차기를 시전했다.
‘그것도 포스트 바깥으로 공이 나갈 것처럼 크게 감아 찼어.’
순간 아군 수비수들이 안도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돌연 발등을 맞고 날아간 공은 페널티 스퍼트 지점에서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과하게 꺾였다.
‘포스트 상단 모서리로.’
뉴캐슬의 골키퍼 두브라파카는 화들짝 놀라면서도 힘껏 몸을 던졌다. 하지만 손 한 뼘 차 이상 차이가 났을 뿐.
스윽-
인구는 고개를 돌렸다.
조금 전, 살라가 우측 사이드로 빠르게 올라가기 직전, 반대편에선 사다오 마네가 무시무시한 스퍼트를 뽐냈었다.
‘중앙에선 호배르투 피르마누가 한 템포 늦게 올라가고 있었고...,’
개개인이 무시무시한 드리블러이자 골게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허나 인구의 표정은 딱히 어둡지 않았다.
그건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와, 오지게 잘 차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살로몬 런던은 득점 세레머니를 뽐내는 살라에 감탄을 터뜨렸다.
우측 사이드백인 디안드루 예들린 또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중얼거렸다.
“방금 그건 야신이 와도 못 막았겠다.”
동료들의 표정은 그리 암울하지 않았다.
관중석에 자리한 원정 팬들 역시 오히려 움츠려 있다 말고 더 큰 목소리로 응원을 건넸다.
“할 수 있다아아아! 뉴캐스으으을~!”
“파이팅 뉴캐스으으을!”
“괜찮아! 고작 한 골이잖아아아!”
한 팬의 말처럼 고작 한 골이었다.
지난날엔 이른 선제 실점을 허용한 것만으로 선수나 서포터즈나 심리적으로 흔들렸던 것도 사실이었다.
‘내가 처음 여기 왔을 땐, 상당수 선수들이 패배의식에 찌들기까지 했었지.’
어떤 선수는 팀의 승리보단 이적을 궁리하고 있었다.
한 골만 실점해도 패한 것마냥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는 선수도 있었고 말이다.
그러나, 이젠 아니었다.
올 시즌 들어 유독 뉴캐슬은 선제 실점을 허용하고도 역전하는 날이 많았으니까.
그렇듯 인구는 하프라인 뒤로 물러서며 확신했다.
두 눈썹은 성나게 치솟았다.
‘이런 게 승리 DNA라는 건가?’
웃기게도 살라의 원더 골이 터졌음에도 불구, 질 거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 * *
모하매드 살라는 오늘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았다.
이른 시간 득점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전 20분이 흘러가는 동안에도 위협적인 퍼포먼스를 뽐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툭, 타앗-!
오른발 인사이드로 공을 굴렸다가 말고 뉴캐슬 풀백, 알폰스의 발이 쏙 들어오자 즉시 살라는 왼발 인사이드로 공을 건드렸다.
순간 알폰스는 그마저 예측한 것마냥 공과 자신의 상체가 나아가는 방향으로 똑같이 상체를 들먹였다.
살라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투읏-!
3cm 차이로 어깨끼리 부딪칠 뻔한 상황에서 돌연 살라가 다시금 공을 반대 방향으로 차 냈으니까.
아슬아슬하게 상체 역시 반대 방향으로 빼내며 알폰스의 무게가 빠진 공간으로 파고들었다.
[오옷! 살라아!]
해설진은 감탄을 터뜨렸다.
알폰스가 급히 뒤돌아 손을 뻗었으나 이번에도 살라는 재빠르게 공을 차고 사이드 끝자락까지 달렸다.
투읏! 타앙-!
알폰스가 한 번 더 뒤쪽에서 슬라이딩을 방불케 하는 태클을 가하는 순간엔 한 번 접어 왼발 크로스를 시도-!
오오오옷 오오오오오옷-!
관중석에 자리한 콥들은 엉덩이를 들썩여가며 기대 어린 탄성을 터뜨렸다.
살라의 크로스가 구사됨과 동시에 에어리어 뒤쪽에 있던 호베르투 피르마누, 주장인 조던 핸더슨이 빠르게 뛰어들었으니까.
타앙-!
그리고 인사이드로 휘어져 날아간 공은 정확히 핸더슨이 휘두른 헤더에 걸려 골망으로 굴절되었다.
투읏-!
[오옷! 두브라파카아! 이번엔 온 몸을 던져 좌측 포스트 아래로 떨어지던 공을 펀칭으로 쳐냅니다아아아!]
“아으!”
회심의 헤더 슈팅이 선방에 막히자 핸더슨은 아쉬운 탄식을 터뜨렸다.
반면 살라는 손뼉을 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오늘 경기, 그리 어렵지 않게 우리가 이길 것 같은데?’
공격부터가 자유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사다오 마네, 호배르투 피르마누는 전반전 20분 동안 수없이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
‘슈팅 숫자도 벌써 14개...!’
반면 뉴캐슬은 인구가 기록한 유효슈팅 2개뿐.
‘중원 싸움에서도 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어.’
리버풀은 위르갠 클롭이 만든 게겐 프레싱이란 전술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건 뉴캐슬을 상대로도 위협적인 운영 능력을 뽐냈다.
전반전 23분.
간만에 뉴캐슬의 미드필더, 오를레앙 추아매니가 발밑 재간을 부리며 한 선수를 제치고 안으로 파고들었다.
허나 그게 최선이었다.
[리버풀! 순식간에 추아매니를 향해 4면으로 둘러싸며 패스 코스며 슈팅 코스까지 차단시킵니다아아!]
리버풀의 영역으로 추아매니가 발을 들인 그 찰나, 지근에 있던 리버풀 선수들이 한 사람처럼 4면에서 달라붙었다.
그러다 이윽고,
투읏-!
[조던 핸더스은! 어렵지 않게 추아매니에게서 공을 빼내는 데 성공합니다아아!]
게겐 프레싱의 특징 중 또 다른 하나는 압박에 성공한다면 곧장 공격이 가해진다는 것이었다.
툭, 툿, 우다다다다-!
우측면에서 알폰스 대이비스와 가볍게 어깨싸움을 하던 살라가 갑자기 하프로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었다.
“살라아아!”
타앙-!
공을 빼앗은 조던 핸더슨이 빠르게 선수 사이 공간으로 스트레이트 패스를 찔렀으니까.
툭!
이를 살라는 하프로 파고들며 어렵지 않게 왼발 아웃사이드로 받아냈다.
직전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든 만큼 뉴캐슬은 미드필더까지 수비수처럼 내려와 슈팅 공간을 좁혔다.
허나 살라는 여유롭게 슈팅이 아닌 사이드 패스를 찔렀다.
투웃-!
[오옷 사다오 마네에에!]
뉴캐슬 선수 사이로 사다오 마네가 기습적으로 파고들어 공을 잡아낸 것도 바로 그때,
오오오오오오오옷-!
엉덩이를 들썩이던 리버풀 서포터즈는 이제 자리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마네가 공을 잡아낼 뿐만 아니라 그대로 한 번 더 길게 차 박스 안으로 불시에 발을 들였으니까.
“아미르으으!”
뉴캐슬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선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경기를 관전하던 감독, 라파엘 배니테즈가 버럭 외쳤다.
그 외침이 있기도 전, 이미 뉴캐슬의 센터백 라흐마뉘는 마네를 향해 전속력으로 뛰어들었다.
허나, 늦었다.
타앙-!
1초도 안 되는 사이, 마네가 오른발 인스텝 슈팅을 구사했으니까.
태애애앵-!
애석하게도 마네의 슈팅은 우측 포스트 상단을 크게 울리고 뒤로 굴절되었다.
[아아~! 마네! 추가 득점을 놓치고 맙니다아!]
[긴장했던 걸까요?]
확실한 득점 찬스를 놓쳤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 서포터즈는 잠깐 아쉬워할 뿐 이내 손뼉을 쳐주었다.
살라 역시 자책하는 마네를 향해 엄지를 쳐들었다.
핸더슨은 마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기회는 많아.”
핸더슨의 말대로였다.
전반전 27분.
타앙-!
[오옷! 살라의 슈티이잉!]
치익-!
[이번에도 두브라파카가 몸을 날리는 선방으로 공을 바깥으로 굴절시킵니다아아아아!]
전반전 31분.
타아앙~!
[트랜트 알랙산더 아놀드의 크로스으으으!]
낮고도 서슬 퍼런 크로스에 센터백 자말 라셀스는 에어리어 바깥에서 즉시 공을 걷어내고자 점프했다.
“이런 씨...!”
하지만 그 이맛살은 와락 구겨졌다.
스윽-!
눈 깜짝할 사이 그림자가 드리우나 싶더니,
타앙-!
[조르지뉴 배이날두우움~!]
리버풀의 미드필더, 배이날둠이 기습적으로 튀어나와 다이빙 헤더를 시도했으니까.
다행히 굴절된 공은 골망이 아닌 반대편 사이드로 빠졌다.
물론,
툭-!
[아! 마네! 세컨 볼을 잡아내며 다시 한번 득점 기회를 노립니다아아!]
전반전 30분이 흐르는 내내 세컨 볼마저 대부분 리버풀이 차지했지만 말이다.
* * *
올 시즌, 상당수 경기에서 그랬듯 리버풀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뉴캐슬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살라가 있었다.
그런 살라는 또 생각했다.
‘크게 어려움 없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수많은 경기를 치러온 그였다.
그렇듯 이런 기분이 들 때면 항상 어렵지 않은 승리를 취하곤 했었다.
또 그는 확신했다.
이 상태라면 앞으로 한 골, 또는 두 골 더 성공시켜 일방적인 승리를 가져갈 것 같다는.
그런 여유로움을 지닌 채, 전반전 45분이 훌쩍 지나 후반전 20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
그라운드에 발을 디디고 있는 살라의 표정은 전반전과 달리 확연히 달라졌다.
미간엔 주름이 잡힌 채 좀처럼 펴질 기미가 없었다.
스코어는 여전히 1 : 0으로 리버풀이 앞서나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점유율은 리버풀이 일방적으로 가져갔다.
현재 리버풀은 후반전 20분이 되어가는 동안 슈팅 30개 중 유효슈팅만 12개를 기록해냈다.
여전히 리버풀은 압박에 압박으로 뉴캐슬을 반코트로 몰아붙이다시피 하고 있었고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여유롭던 감정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라지고 있었다.
더욱이,
씰룩-
‘웃어...?’
우연히 본 인구가 입꼬리를 씰룩였다.
< 137. 빅클럽 (2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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