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42화 (12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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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2. 빅클럽 (30)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42화 빅클럽 (30)

-  리그에서만 42골을 기록한 인쿠는 내가 볼 때 크리스티아누 로날두, 리오넬 매시 다음 가는 차세대 갓이야!

ㄴ 매시, 로날두 다음 세대치고는 나이가 좀 많지 않나...?

ㄴ 지금 폼이면 최소 5년 이상은 전성기 유지할 것 같은데?

ㄴ 그건 아무도 몰라. 원래 서른 넘으면 에이징 커브 하루 아침 사이에 오기도 한다구.

ㄴ 그냥 닥치고 인쿠를 응원해! 그는 뉴캐슬의 신이니까!

- 툰은 좋겠다. 인쿠같은 선수가 혜성처럼 뚝 떨어져서...

-  리버풀을 격파한 뉴캐슬(인쿠)!!!!!!

-  내가 볼 때 뉴캐슬은 브라이튼전도 이기고 맨시티전에서 무승부로 챔피언스 리그 티켓 거머쥘 것 같음. 아 물론 아스널이랑 토트넘은 도중에 네가 가라 챔스 놀이 할 것 같고.

-  와, 근데 진짜 리버풀 경기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인쿠는 단순한 월드클래스 수준이 아니었어. 매시, 로날두 같은 느낌을 받았다니까? 나만 그래?

ㄴ 나도 받음. 킬리안 음바패, 앨링 홀란드가 매시, 로날두 바톤 이어받을 거랬는데..., 내 생각엔 거기에 인쿠도 낄 것 같아.

ㄴ 이미 꼈지. :)

툰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축구인들에게 있어 리버풀전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과시한 인구는 충격 그 자체였다.

하루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조차 뉴캐슬보다 인구를 메인 기사로 다룰 정도였다.

[인쿠! 리그에서만 42골...! 현재까지 유러피언 골든슈에 가장 가까운 사나이...!]

[웨힌 루니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인쿠야!’]

[인쿠는 뉴캐슬의 보배...!]

[뉴캐슬 서포터즈 ‘앨런 시어러가 와도 인쿠랑은 안 바꿔...!’]

압도적인 활약을 뽐낸 덕에 이적 루머도 끊이지 않았다.

[인쿠! 다음 시즌 레알 마드리드로 가나...? 밴제마 대체자로 낙점!]

[바르셀로나 ‘한국인 스트라이커 원해...!’]

[바이에른 뮌헨, 떠나려고 하는 래반도프스키 대체자로 인쿠 영입...?]

[파리 생제르맹! 여름 이적시장에서 인쿠 영입 희망! 네이마르 인쿠, 음바패 조합 원해...!]

지난날과 다른 점이라면 인구를 원하는 구단 모두가 하나같이 빅클럽 중에서도 빅클럽이라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툰 뿐만이 아닌 다수의 팬들이 이러한 이적설에 부정 아닌 긍정과 인정을 보였다.

- 인쿠라면 파리 생제르맹 가서도 충분히 주전 먹을 수 있지.

ㄴ 인쿠, 음바패 투톱에, 네이마르 살짝 아래 처진 위치에 세워둔 조합 보고 싶다.

- 밴제마가 아직 건재하긴 하지만 언제 에이징 커브로 기량 하락이 올지 몰라. 그런 만큼 인쿠는 환상적인 대체자지.

- 레알 마드리드는 항상 최고의 공격수만을 영입해왔어. 올 시즌만 본다면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는 인쿠고 말이야.

- 바이에른 뮌헨으로 와! 제발 바이에른 뮌헨으로 오라고오오!

어느덧 시즌 말미에 도달해 상당수 팬들은 인구에게 매료되다시피 했다.

원샷원킬과도 같은 득점력과 더불어 그의 플레이 자체가 팬들에 감탄과 설렘을 주었으니까.

*       *       *

시간은 흘러 5월.

리그 37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vs 브라이튼.

올 시즌 브라이튼은 뉴캐슬과 함께 도깨비 팀으로 불린 팀이었다.

공격수, 래안드로 트로사르를 앞세운 브라이튼은 특히나 공격에서 빠르고 날카로운 전개로 여러 강팀을 곤란케 만들었다.

그건 오늘 경기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전반전 17분.

타앙-!

우측 사이드백, 램프티가 빠르게 공을 차고 달리던 끝에 문전으로 오른발 얼리 크로스를 올렸다.

박스 안으론 뉴캐슬의 수비수들이 다급히 내려앉았고, 브라이튼 공격수들은 밀물처럼 공간 사이로 침투해들었다.

반면 트로사르는 한 템포 늦게 페널티 마크 지점에 발을 들였고 보다 앞서나갔던 뉴캐슬의 센터백 라흐마뉘는 비틀거렸다.

그도 그럴 게 뚝 떨어진 공이 돌연 바깥으로 휘어지며 트로사르가 도달한 지점으로 급락했으니까.

타앙-!

트로사르는 어려움 없이 오른발 발리를 휘둘렀다.

촤라아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트로사르으으으으! 오른발 기습적인 발리킥으로 뉴캐슬의 골문을 먼저 두들깁니다아아아아아!]

[포스트 아래 구석으로 날카롭게 뻗어나간 공에 뉴캐슬의 골키퍼 두브라파카는 미처 반응할 수조차 없었네요오오!]

원정길에 오른 브라이튼 서포터즈는 팔짝 뛰며 즐거워했다.

득점에 성공한 트로사르는 짧게 포효를 내지르며 무릎 슬라이딩을 뽐냈고 말이다.

허나 이른 실점에도 불구하고 뉴캐슬 서포터즈는 실망한 기색 하나 없었다.

오히려 응원가를 부르짖으며 뉴캐슬 선수들의 의지를 북돋을 뿐.

해설진은 이와 관련해 언급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epl 20개 팀 중 가장 많은 역전승을 거둔 팀입니다!]

[예. 그런 만큼 고작 한 골로는 웬만해선 미동조차 않는 팀이죠!]

그 말대로였다.

뉴캐슬 선수들 또한 실점에 흔들리긴커녕 서로 손뼉을 쳐가며 더욱 더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전반전 종료 직전.

뉴캐슬은 17개의 슈팅을 기록해냈다.

반면 브라이튼은 고작해야 4개의 슈팅만을 기록 중.

점유율 또한 63% vs 37%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이런 수치로 알 수 있듯 현재 뉴캐슬은 브라이튼을 상대로 일방적인 공세를 퍼붓고 있었다.

하지만 브라이튼의 수비는 생각보다 단단했다.

투웃-!

[오옷! 브라이튼의 센터백 레오 외스트고르으]

센터백 외스트고르는 뉴캐슬의 오를레앙 추아매니의 기습 중거리 슈팅을 가슴으로 막아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뻐어엉-!

[길게 때리는 고오오옹-!]

리버풀전에서 뉴캐슬이 그러했듯, 오늘 경기에선 브라이튼 선수들이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로 뉴캐슬을 공략코자 한 것이다.

그렇듯,

투우웅-!

투우우우웅-!

투우웅-!

일찍이 하프라인 선상 살짝 아래 걸쳐 있던 트로사르를 비롯한 닐 모패이, 발 빠른 램프티 등이 빠른 침투를 보였다.

박스 중앙으로 침투하는 닐 모패이를 향해 뉴캐슬의 센터백 자말 라셀스는 측면으로 붙어 곧장 어깨 푸싱을 가했다.

퍼억-!

비틀-!

허나 닐 모패이는 살짝 흔들릴 뿐 금방 중심을 다잡았다.

타아앙-!

직후 에어리어 안에 발을 들였을 땐 뚝 떨어진 공을 트로사르가 그랬듯 원터치 슈팅으로 마무리지었고 말이다.

촤라아아악-!

[고오오오오오올! 또 골입니다아아아아!]

[닐 모패이이이이이! 이게 무슨 일인가요오오오!]

[뉴캐슬의 홈구장 세인트 파크에서 브라이튼이 뉴캐슬을 상대로 0 : 2로 앞서나가는군요오!]

[모두의 예상을 깨는 스코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아!]

*       *       *

스완지 시티에 이어 올 시즌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의 감독이 된 그레엄 포터는 라커룸에서 외쳤다.

“지금처럼!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 무리하게 올라설 필요도 없이 딱 지금처럼만 버텨라! 그러다 상대의 허점을 포착했을 때를 파고드는 거지!”

하프타임 동안 라커의자에 자리한 선수들의 표정은 어느때보다 상기되었고 밝았다.

비록 팀의 순위는 리그 10위로 대륙 대회 진출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포터는 생각했다.

‘딱 잘라 말해 이렇다 할 동기부여도 없지.’

남은 경기에서 전패해도 팀은 강등당할 일도 없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 될 뿐.

하지만 오늘, 브라이튼은 뉴캐슬을 상대로 엄청난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전반전에만 두 골로 뉴캐슬을 몰아붙였어...!’

적어도 올시즌 뉴캐슬은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첼시 수준에 오른 팀이었다.

그런 만큼 선수들이 자랑스럽기 그지없었다.

이쯤 되자 포터는 뉴캐슬에 고춧가루마저 팍팍 뿌리고 싶었다.

‘그또한 동기부여라면 동기부여 아닌가...!’

그 생각처럼 포터는 열성적으로 외쳤다.

“스코어를 지켜라. 버티고 버티다가 한 골을 더 넣을 수 있으면 그렇게 해! 우린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취할 거다! 모두의 예측을 깨고! 뉴캐슬에 최악의 날을 선사하는 거지! 뉴캐슬이 우리보다 강하다는 평가는 죄다 개소리야! 현재를 봐! 앞서나가고 있는 스코어를 보라고!”

포터는 덧붙였다.

오늘 경기에서 이긴다면, 뉴캐슬을 4위라는 자리에서 5위, 또는 경우의 수에 따라 6위까지 끌어내릴 수 있노라!

“그렇게 해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척-!

포터는 문밖을 손가락 끝으로 가리켜 열성적으로 소리쳤다.

“알비온(브라이튼 서포터즈)들에게 우리의 강함을! 나아가 기쁨을 선사할 수 있단 말이다!”

자리한 선수들의 두 눈은 이글이글 타올랐다.

2골차로 앞서나가고 있는 만큼 자신감도 차 있어보였다.

포터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말을 이었다.

“너흰 잘하고 있다. 그러니 끝까지 잘하자. 지금처럼!”

*       *       *

예상을 깨는 전반전 스코어에 해설진은 말했다.

[뉴캐슬 선수들의 경기력이 평소보다 좋지 않은 듯한데요?]

[반면에 브라이튼 선수들은 평소보다 더욱 경기력이 좋아 보입니다만...!]

입장이 바뀐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오늘 경기에선..., 마치 브라이튼이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뉴캐슬 선수들은 전반전과는 다른 반전과 분전이 필요해 보이는 군요오!]

1점 차도 아닌 2점 차인 만큼 해설진의 평가는 박할 수밖에 없었다.

실시간 언론에서조차 뉴캐슬의 부진에 놀라면서도 경우의 수를 따지고 있었다.

[뉴캐슬! 브라이튼에 2점 차로 밀리는 중...! 반면에 아스널, 토트넘은 순항...!]

[뉴캐슬! 브라이튼에 패해는 순간 아스널, 토트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 6위까지 하락해...!]

[뉴캐슬 유나이티드! 다잡은 토끼 놓치나...?]

뉴캐슬과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두고 경쟁 중인 한국의 토트넘, 아스널 서포터즈는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기쁨을 표출했다.

- <소니소니> : 뉴캐슬 이 븅신들. 결국엔 마지막에 이렇게 나가리되네? ㅋㅋㅋㅋㅋㅋ

- <무패우승아스널의재림> : 시즌 내내 잘해봤자 뭐하냐? 결국엔 한 경기 패하고 챔스권에서 멀어지는 인생사인데..., ㅜㅜ~!

- <티애리앙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해리캐인은청년가장> : 현재 아스널은 4 : 1로 앞서나가는 중. 토트넘은 1 : 0으로 순항 중. 그런데 뉴캐슬은...?

- : 제가 볼 땐 뉴캐슬은 오늘 경기 패배로 확실히 나가리 될 것 같구요. 아스널이 극적으로 4위 자리 탈환해서 챔스 진출권 획득할 것 같습니다.

ㄴ <흥빈존> : 토트넘은...?

ㄴ : 토트넘은 뉴캐슬이랑 같이 유로파에서 놀면 됨. >.

*       *       *

삐, 삐, 삐이이이이이이이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브라이튼 선수들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자리에서 털썩하니 주저앉았다.

이른 시간 선취골을 기록했던 트로사르는 짜증이 치민 얼굴로 애꿎은 그라운드를 주먹으로 때렸다.

“fuck!”

반면 뉴캐슬의 핵심 스트라이커, 인구는 웃통을 홀라당 깐 채 열광하는 홈 팬들을 향해 포효를 내지르고 있었다.

“우오오오오오오옷 으어어어어어어!”

그간 멋들어지게 가꾼 근육을 한껏 뽐내며!

그도 그럴 게, 최종 스코어 4 : 2.

기어이 뉴캐슬이 역전승을 이뤄낸 것이다.

인쿠의 멀티 골과 살로몬 런던, 소피안 부팔의 득점으로.

반면 같은 시각, 토트넘은 1 : 0으로 리드를 점하다 후반전 두 차례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사실상 챔스 경쟁에서 물러났다.

< 142. 빅클럽 (30)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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