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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 빅클럽 (38)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50화 빅클럽 (38)
주심의 휘슬과 함께 맨체스터 시티 선수 일부는 맥이 빠진 얼굴로 주저앉았다.
스코어 4 : 6.
결국 간격을 좁히지 못한 끝에 맨체스터 시티로선 우승이 물 건너갔기 때문이었다.
반면 경기 종료 후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우승 분위기였다.
적어도 뉴캐슬 유나이티드 서포터즈들에겐-!
“으아아아아아아아!”
“예스! 예스으으! 예스으으으~!”
“너희들은 전사들이야! 전사들이라고오오오!”
원정 서포터즈 석에 있던 뉴캐슬 팬들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펜스를 넘어 뛰쳐나왔다.
[아아아...! 뉴캐슬 유나이티드! 이게 몇 년 만인가요! 몇 년 만에 맨체스터 시티를 이렇게 완벽히 꺾고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확정지었냔 말입니다아아!]
[팬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올 만 합니다! 암, 그럼요오!]
안전요원이 채 막을 새도 없었기에 일부는 실제로 그라운드를 가로 질러 선수들에게 향했다.
주심의 휘슬이 울린 순간 벤치에 있는 뉴캐슬 코치진, 선수들 또한 환호를 내지르며 그라운드에 발을 들였다.
라파엘 배니테즈도 그중 한 명이었다.
“예스으! 예스으으!”
그는 불끈 쥔 주먹을 휘두르며 마주치는 선수마다 거칠게 끌어안으며 칭찬을 건넸다.
“잘했다, 잘했어!”
“자마알! 거시기는 괜찮고? 아까 캐빈 중거리 슈팅 거시기로 막는 거 봤다만!”
“괜찮고말고요! 이제 면역이 생겼습니다!”
한편 쐐기골까지 박은 끝에 맨체스터 시티를 침몰시킨 인구는 우두커니 선 채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를 향해서도 몇몇 선수들과 팬들이 다녀갔으나 잠시에 지나지 않았다.
기쁨에 겹다 못해 흥분까지 한 뉴캐슬 서포터즈들은 한 시도 한 곳에 머무르지를 못했으니까.
“짜식들.”
정말로 우승을 일구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팬들이며 선수들이며 기쁨에 몸둘 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
“으어어엉! 으어어어엉! 음마아아!”
살로몬 런던은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릴 정도였다.
디안드루 예들린은 험상궂은 외모와 달리 두 손 고이 모아 기도 중.
“오, 지저스! 감사합니다! 증말 감사합니다아!”
크리스티안 아추는 난입한 관중들과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대부분 선수들이 서로 얼싸안으며 행복을 만끽하는 중이었다.
인구는 픽하니 웃었다.
“하긴..., 거의 20년 만이니까.”
2002-2003시즌 이후 뉴캐슬은 자그마치 17년이라는 세월 만에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확정 지었다.
그래서일까?
k리그에서 데뷔전,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의 데뷔전, 나아가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꿈틀거렸다.
인구는 두 눈을 가늘게 좁히며 입을 열었다.
“아까부터 쭉 말이야.”
이 교차하는 감정이 무엇인지는 잘 알았다.
90분이 넘는 시간 동안 혈투를 벌인 동료들을 일일이 보는 것만으로 그 감정은 더욱이 요동쳤다.
쿵쾅-!
더는 뛰지도 않건만 심장은 날뛰었다.
인구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열망과 존경...,”
오래전, 잃었던 감정 중 하나였다.
허나 오늘만큼은 어느 때보다 뚜렷이 느껴졌다.
챔피언스 리그 진출 행을 확정 지으며, 이제 꿈에 그리던 세계 대회에 발을 들이게 되었으니까.
또 그 과정에서 동료들의 분전과 희생, 성장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부터 단 한 번의 휴식 없이 쉬지 않고 나아가던 그들을 말이다.
‘쉼 없이 노력했지.’
살로몬 런던만 하더라도 거의 반나절 내내 자신의 부족한 단점을 보완코자 끊임없이 훈련했다.
예들린, 아추 역시 토악질을 해가며 체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렸고 말이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야.’
오로지 한 가지 목표로 뉴캐슬 선수단, 코치단은 열망을 드러내며 전진 또 전진했다.
그 끝에서 이런 값진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인구의 시선 속, 기쁨에 겨워하는 동료들은 충분히 찬사를 받을 만큼 잘 싸웠다.
‘진정 존경스러울 만큼...!’
새삼 소속감이란 게 이런 게 아닌가도 싶었다.
그라운드에 자리한 모두가 한마음 한뜻에서 이런 맹렬하고도 센세이션한 감정을 느끼고 있잖은가?
그때, 중계 카메라가 이쪽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인구는 기다렸다는 듯이 큼큼! 목소리를 갈무리하곤 땀에 젖은 머리칼을 한 손으로 쓸어넘겼다.
곧 카메라가 코앞에서 자신을 빤히 비추자 인구는 진지한 표정 그대로 한 손을 스윽, 들어 보였다.
‘무, 무슨 말을 하려고?’
카메라맨은 자기도 모르게 꿀꺽, 마른 침을 삼켰다.
적어도 뉴캐슬 서포터즈에겐 역사적인 밤이 아니던가!
그리고 인구는 그 역사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였다.
‘그것도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포트트릭을...!’
뉴캐슬 역사를 통틀어봐도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이런 경기력을 뽐낸 선수는 단언코 없었다.
‘아니 모든 역사를 통틀어봐도 epl로 올라선 맨시티 상대로 이런 개인 성적을 거둔 선수는 없어!’
카메라맨 역시 뉴캐슬 서포터즈 중 한 명이었기에 카메라를 쥔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보다 뚜렷이 뜬 눈으로는 설렘을 느끼면서도 다짐했다.
‘이, 이 순간을 흐트러짐 없이 담아보겠다!’
카메라맨으로선 이미 뉴캐슬의 레전드와 다를 바 없는 인구가 어떤 말로 서포터즈를 더욱이 달구어낼지 궁금하기까지 하였다.
허나 예상과는 달리 인구는 뜻밖의 말을 건넸다.
들어 올린 손으로는 엄지도 아닌, 브이를 취했고 말이다.
“딸, 아빠 이제 뮌헨이랑 파리랑 바셀, 레알 마드리드 같은 팀이랑 붙을 수 있게 돼써”
끝에서 그만 인구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딸 생각에 표정이 풀려버렸다.
아주 멍청하게.
“흐헣!”
* * *
38경기 최종 순위는 이랬다.
1위 <리버풀> 38경기 28승 5무 5패 (승점 89점)
2위 <맨체스터 시티> 38경기 27승 7무 4패 (승점 88점)
3위 <첼시> 38경기 27승 6무 5패 (승점 87점)
4위 <뉴캐슬 유나이티드> 38경기 26승 6무 6패 (승점 84점)
5위 <아스널> 38경기 26승 4무 8패 (승점 82점)
6위 <토트넘 홋스퍼> 38경기 23승 7무 8패 (승점 76점)
7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38경기 23승 7무 8패 (승점 7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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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맨체스터 시티는 뉴캐슬에 패하며 리버풀을 내려 앉히지 못했다.
반면 리버풀은 역전패했음에도 1989-1990시즌 이후 약 30년 만에 리그 우승을 달성.
언론은 난리였다.
[리버풀! 클롭 시대에 epl 우승컵을 들어올리다...!]
[30년의 숙원 끝에 리버풀! 정상에 도달!]
[리버풀, 명장 위르갠 클롭과 재계약 추진...!]
리버풀 광장은 며칠 내내 가득 찬 팬들의 열기로 뜨겁게 타오를 정도였다.
그리고 그 못지않게 뉴캐슬 광장 역시 후끈하니 달아올랐다.
리버풀이 30년 세월이라면 뉴캐슬은 17년 만에 최고 수준 무대에 발을 들이게 되었으니까.
더욱이 이 17년이라는 세월 동안 뉴캐슬은 드라마틱한 침체를 겪었었다.
챔피언십 강등과 다시금 epl 복귀.
몇 시즌 지나지 않아 또다시 챔피언십 강등과 epl 복귀를 연달아 반복하는 기복을 보인 것이다.
그런 뼈아픈 과거를 겪어왔기에 종국에는 이런 결과를 맞이한 만큼 언론이며 여론이며 어느 때보다 들떴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 시절 강팀으로 다시금 비상하다...!]
[이스탄불의 기적에 이어 에티하드의 기적을 쓴 라파엘 배니테즈! 재계약 청신호...!]
[라파엘 배니테즈 ‘선수들이 자랑스러워...!’]
일부 언론은 설레발을 떨었다.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첼시, 뉴캐슬 유나이티드! 새로운 빅4 구성?!]
[뉴캐슬! 이제 빅6와 맞붙어도 부족하지 않아...!]
[토트넘, 아스널보다 우위에 있는 뉴캐슬...!]
[뉴캐슬 서포터즈 한 목소리로 ‘다음 시즌도 챔피언스 리그 경쟁 가능해...!’]
이는 단순 설레발이라고도 볼 수 없었다.
최종전에서 맨시티를 완파하며 뉴캐슬 서포터즈가 아닌 타 팀 팬마저 긍정하기 시작했으니까.
- 첼시팬으로서 말하는데, 적어도 올 시즌은 아스널, 토트넘보다는 뉴캐슬이 우리 아래에 있는 게 맞아. 암, 그렇고말고.
- 올 시즌 뉴캐슬 전 경기를 본 나로서 말하자면..., 이 팀은 다음 시즌에도 충분히 상위권 레벨에 올라설 수 있을 듯.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실상 선수들도 하나하나 뜯어보면 수준급임.
ㄴ 언제는 일부만 빅클럽이고 다수는 하위권 팀이라고 놀려대던데?
ㄴ 일단 난 아님.
- 다음 시즌 순위 예상. 1위 맨체스터 시티,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3위 리버풀, 4위 뉴캐슬, 5위 첼시, 6위 아스널, 7위 토트넘. 인정?
ㄴ 이 새끼. 레드 데빌스(맨유 서포터즈)네. 은근슬쩍 맨유 2위로 끼우는 거 보게나!
- 인쿠 이놈 너무 괴물이야;; 저 스트라이커가 다음 시즌에도 뉴캐슬에 남는다면..., 언론 말대로 다음 시즌도 뉴캐슬은 챔스 경쟁이 가능할걸?
물론 아스널과 토트넘 서포터즈들은 불만을 터뜨렸지만 말이다.
- 병신새끼들. 열 몇 시즌을 말아먹고 이제 고작 한 시즌 잘했다고 강팀이니 뭐니 하는 꼴이 우습다!
- 응, 인쿠 다음 시즌 레알 마드리드나 바셀, 파리 또는 뮌헨으로 이적. 그럼 뭐다? 뉴캐슬은 강등이 딱!
-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뉴캐슬은 인쿠 전력이 8할 이상 아니냐? 리그에서만 48골 기록한 괴물 중의 괴물인데?
- 알폰스 대이비스 이놈도 좀 물건이긴 하던데..., 그걸 떠나서! 아마 다음 시즌 오기 전에 선수들 탈주 시작할 거다, 이놈들아! 마이크 애슬리 이 새끼는 지금 선수단 붙잡을 만한 자금도 없는 데다가 있어도 돈을 안 쓰잖아.
한 팬이 언급한 것처럼 우려도 있었다.
잉글랜드 내 마이크 애슬리 구단주는 짠돌이로도 정평이 난 구단주였다.
더욱이 뉴캐슬의 선수단 주급은 크게 상승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epl 하위권 수준.
단연 이번 시즌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만큼 선수단 전체의 재계약은 당연한 순서라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상당수 언론은 이제 인구를 지키기 위해선 엄청난 연봉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 내다보았다.
[뉴캐슬, 인쿠 지키려면 최소 주급으로만 30만 파운드(한화 4억 6천 만원) 제안해야할 것...!]
[뉴캐슬은 다음 시즌, 기존 선수들을 활용코자 한다면 지금 선수단 연봉에 최소 2배는 지불해야해...!]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뉴캐슬 대어 낚기 위해 거액 이적료 제안 예정...!]
이러한 이유들로 다음 시즌이 오기 전 여러 전문가들이 주전 자원들의 이탈을 예견하고 있었고 말이다.
한 유명 매체는 인구의 이적 확률을 98%로 측정했을 정도였다.
각국 빅클럽들의 이적 제안 확률은 100%.
그리고 이러한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여름 이적시장이 도래하자마자 레알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공식 오퍼 레터를 보냈으니까.
< 150. 빅클럽 (38)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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