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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51화 (13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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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1. 빅클럽 (39)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51화 빅클럽 (39)

애초 인구에겐 특수 조건이 있었다.

뉴캐슬과 재계약에 임하는 당시 클라이언트가 요구한 조건이 충족되면 바이아웃이 발동된다는 조건이었던 거다.

그렇듯 현재 인구의 바이아웃 금액은 약 7000만 파운드(한화 1102억).

뉴캐슬 서포터즈는 지난날 해당 루머가 나돌았을 때만 하더라도 꽤 만족스러운 바이아웃 금액이라 생각했었다.

당시 인구는 챔피언십에서 갓 EPL로 승격하던 시기였으니까.

하지만 현재.

팬들의 반응은 180도로 달라졌다.

- 고작 7000만 파운드라고? 어? 내가 본 게 맞아?

- 씨발. 저 정도 바이아웃이면 레알이나 파리, 맨유 같은 구단은 그냥 지를 정도 수준인데....?

- 바이아웃 금액이 너무 낮아! 최소 1억 5천만 파운드(한화 2,348억)의 가치가 있는 선수가 바로 우리 인쿠라고!

- 리그에서만 48골 기록한 괴물 골잡이가 인쿠야. 생각해봐. 네이마르가 2017년에 1억 9980만 파운드(한화 당시 3059억)로 파리 생제르맹으로 갔었지? 인쿠도 그 정도 급은 받아야 해!

- 어떻게 바이아웃 무시 못하나?구단아. 말해봐. 이에 대비해 안전장치같은 거 했을 거 아니야? ....아니야?

팬들의 원성처럼 고작 한 시즌만에 인구의 몸값은 급등했다.

뉴캐슬 서포터즈와 다르게 유럽 빅클럽 서포터즈는 아주 만족스러운 반응이었고 말이다.

- : 난 꾸레인데..., 이건 마치 네이마르 사태를 보는 것 같아. 파리가 바이아웃 제시해서 우리 바르셀로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놈을 보내야 했지...!

- : 인쿠 이적료가 7000만 파운드(한화 1102억) 밖에 안 해? 이거 완전 바겐세일 수준인데?

- : 바이언! 뭐해? 얼른 제시해! 7000만 파운드 투척하라고오오! 인쿠야 말로 래반도프스키의 완벽한 대체자라니까?

ㄴ 지롤마. 인쿠는 레알 마드리드로 올 거야. 카림 밴제마의 후예라고.

*       *       *

공영 방송의 단골 패널인 앨런 시어러는 챔스 진출의 기쁨을 잠시 만끽했을 뿐, 한동안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그런 그는 리오 퍼디난드와 함께 공영 방송에 출연해 푹신한 소파에 앉아 있다 말고 미간을 팍 좁혔다.

곧 그 불만에 찬 입이 열렸다.

“도르트문트에서 바르셀로나로 떠난 우스망 뎀벨레만 하더라도 1억 1120만 파운드(당시 한화 1702억)의 이적료를 기록했습니다.”

앨런 시어러는 덧붙였다.

“유벤투스에서 맨유로 복귀한 폴 보그바는요? 2016-2017시즌 그의 이적료는 9450만 파운드(당시 한화 1446억)를 기록했죠!”

앨런 시어러는 어깨를 으쓱이며 물었다.

“당시 폴 보그바가 인쿠보다 보여준 게 많았습니까?”

“그건 아니죠. 폴 보그바는 이적 후에도 맨유에서 기복 있는 플레이로 매 시즌 하락세를 보여왔으니.”

리오 퍼디난드는 후배라 할지라도 보그바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대신 그 또한 앨런 시어러에 동조하고 나섰다.

“확실히 인쿠의 바이아웃 조항은..., 뉴캐슬에게 있어 뼈아픈 실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날이 오리란 걸 예상하지 못했으니 7000만 파운드(한화 1102억)라는 규모의 금액을 설정한 걸 테죠.”

앨런 시어러는 진저리난다는 얼굴로 투덜거렸다.

“뉴캐슬 관련 측근에게 들어보니 해당 옵션 부분은 작년에 이루어졌다더군요. 그리고 아마 당시 마이크 애슬리 구단주는 분통을 터뜨렸을 겁니다. 바이아웃 금액이 너무 높아서 인쿠를 사갈 사람이 없을 거라면서요!”

앨런 시어러가 아는 마이크 애슬리라면 분명 그러고도 남음이 있었다.

자리한 리오 퍼디난드도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

“인쿠의 에이전트는 미노 라이훌라입니다. 고로 그는 인쿠의 가치를 일찍이 알아보고 그러한 제안을 했던 거겠죠. 마이크 애슬리로선 당시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던 선수였던지라 어쩔 도리가 없었을 테고.”

그 부분은 이해가 갔다.

허나 앨런으로선 애슬리를 잘 알고 있기에 감히 상상하였다.

‘당시 놈은..., 아마 바이아웃 금액을 더욱 줄이려 했을 테지.’

금액이 높으면 높을수록 빅클럽의 관심은 덜하기 마련이었다.

더욱이 당시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몇몇 복수 클럽에서 제안이 오가던 시절이 아니던가?

‘공식 오피셜은 아니었다만..., 난 알고 있다.’

여전히 뉴캐슬과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던만큼 앨런은 측근들에게 들었다.

애슬리가 몇몇 제안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나섰다고.

7000만 파운드(한화 1102억)에 미치지 못하는 제안서들에 말이다.

그럼에도 끝끝내 인구는 뉴캐슬에 남았다.

그리고 이는 마이크 애슬리의 업적이 아닌, 인구 본인의 선택이었다.

‘그 친구는 그저 뉴캐슬이 좋아서 남았을 뿐인 거야.’

뉴캐슬 서포터즈에게 있어선 더없이 좋은 이유였다.

그때, 리오 퍼디난드가 한 손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뉴캐슬은 올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인쿠의 연봉에도 변화가 생겼더군요.”

다음 말은 진행자, 개리 리네커가 거들었다.

그는 푹신한 소파에 편히 기댄 채 슬그머니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맞습니다. 옵션 중엔 1부 리그로의 승격 후 UEFA 유로파 리그 진출 시 연봉의 25% 인상 안이 있었지요.”

챔스 진출에 성공한 만큼 인구의 연봉은 기존 대비 이미 25%나 상승한 상태였다.

앨런 시어러의 잇새는 비틀어졌다.

“그래 봤자 500만 파운드(한화 78억)도 되지 않는 금액이 아닙니까? 인쿠에겐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연봉 500만 파운드(한화 78억)도 분명 높은 금액이라 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리그인 세리에 A에선 상위권 팀의 핵심급 연봉 수준이었고 말이다.

EPL에서도 그만한 연봉은 어딜 가더라도 주전급 대우는 받는다는 소리를 들을 만했다.

허나 앨런이 본 인구는 이제 규격 외의 존재였다.

‘단 한시즌이긴 하나..., 그 한 시즌 안에 많은 걸 보여줬다. 세상 모두가 납득할 만한 재능을 보여줬다고!’

앨런이 느끼기에 그의 수준은 최소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패, 앨링 홀란드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개인 한 시즌 커리어 부분에선 오히려 그들을 압도하고 말이야!’

비록 나이가 많다고는 하나, 앨런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어쩌면 리오넬 매시, 크리스티아누 로날두에 버금가는 역사를 써 내려갈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되었으니까...!

48골이라는 경이적인 득점력뿐만 아니라 그 외 경기력 부분에서도 발군 그 자체가 아니던가?

‘발 밑 재간도 좋은 데다가 순간 스프린트도 훌륭해. 무엇보다 속도의 완급을 활용한 방향전환은..., 알고도 막을 수 없는 수준이지!’

그런 부분에서 마이크 애슬리 구단주에게 기대란 없었다.

오히려 생각할수록 화만 났다.

‘팔아버릴 게 뻔하다...’

혹 애슬리가 뒤늦게 인구의 가치를 재측정하고 재계약을 청하려 해도...,

앨런은 짧게 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만족스러운 제안을 하지 못할 거야.’

그에 반해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 바이에른 뮌헨의 관심은 충분히 매혹적이었다.

현실적이었고 말이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였을까?

열띤 토론을 벌이던 와중 개리 리네커가 넌지시 물었다.

“뉴캐슬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인쿠를 지킬 수 있으리라 보십니까?”

적어도 이 방송을 시청하고 있을 시청자들에게 있어선 가장 궁금해할 질문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앨런 시어러는 단호히 못 박았다.

“절대, 불가능할 겁니다. 마이크 애슬리가 인쿠를 붙들기 위해선..., 일부 언론은 그러더군요. 최소 주급 35만 파운드(한화 5억 4천 만원)으로 재계약에 임해야할 거라고요. 허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단호하기 그지없는 앨런 시어러에 자리한 두 사람의 시선이 보다 뚜렷하게 그에게 향했다.

앨런은 예리하게 뜬 눈으로 말을 이었다.

“최소 40만 파운드(한화 6억 2,626만 원)이어야겠죠.”

40만 파운드는 전 세계를 기준으로 잡아도 랭킹 5위에 드는 수준이었다.

리오넬 매시, 킬리안 음바패, 네이마르, 크리스티아누 로날두 다음 가는.

“애석하게도 뉴캐슬엔 이만한 연봉을 지급할 만한 돈이 없습니다.”

마지막 말도 잇지 않았다.

“차라리 이번 여름 이적시장이 다 가기 전에 구단주가 바뀌는 기적을 바라는 게 나을 겁니다. 그것도 엄청난 부를 지닌 구단주로요.”

그렇게 열변을 토해낸 앨런 시어러는 착잡한 표정이 되어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였다.

결국, 앨런이 판단하기에 인구는 100% 확률로 팀을 떠날 것 같았으니까.

*       *       *

같은 시각.

구단주 집무실.

짹짹! 짹짹!

열린 창문 너머로 따스한 햇살과 함께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흐허헛.”

마이크 애슬리 구단주는 올 시즌 매우 기뻤다.

중역의자에 퍼지게 앉아있는 와중에도 절로 웃음이 새어나올 만큼.

애초 강등을 면하기만을 바랐건만, 팀은 기어이 유로파도 아닌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한 거다.

이로 인해 중계권료를 비롯한 기타 수익적인 부분에서 크게 상승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무엇보다도 선수단 몸값이 대폭 상승했다.

당장 살로몬 런던만 하더라도 작년 시즌에 비해 몸값이 두 배 이상 올라버렸을 정도였으니까.

단지 아쉬움이 남는다는 건...,

‘인쿠인가.’

당시엔 7000만 파운드라는 바이아웃 금액이 너무나 커보였던 것도 사실이었다.

허나 인쿠가 EPL에서도 꽤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충분히 그 금액을 지불할 팀이 몇 나타나리라 예상하긴 했었다.

문제는..,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몰랐지.”

언제 웃음이 샜냐는 듯 애슬리는 살짝 찡그린 얼굴로 투덜거렸다.

올 시즌 인구는 자신이 상상한 것에 배에 배로 잘해주었으니까.

그 탓에 7000만 파운드라는 바이아웃 금액이 이젠 다 적어 보이는 수준에 이르렀다.

허나 당장 애슬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언론이며 여론이 유추한 대로 그는 인구를 붙잡을 만한 돈이 없었으니까.

그렇듯 아쉬움이 남으나 그뿐이었다.

‘어차피 쥘 수 없는 녀석이야.’

고로 그는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인쿠를 팔아버리고, 그 외 일부 선수들도 팔아서 약 30%의 금액만 이적 자금으로 지원하면 되겠지.”

그것만 해도 구단주 개인에겐 충분히 이득이었다.

‘빚도 갚고 말이야. 크흐흣.’

EPL에서 살아남으며 다음 시즌도 1부 리그 중계권료를 먹을 테니 또 많은 수익을 올릴 건 기정사실이었다.

애초, 가난한 구단주, 짠돌이 구단주라 불리는 마이크 애슬리에겐 그 정도로도 충분히 잭팟이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서였을까?

왜인지 애슬리의 손에 쥔 휴대폰은 덜덜 떨렸다.

약 몇 초 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었다.

그리고 수화기 너머로 한 사내는 말했다.

사우디 국부펀드, 빈 살반, 왕세자, 회장, 공공투자기금...,

분명 담백하고도 유려한 영어를 구사했지만 지금 이 순간 애슬리의 머릿속엔 단어들이 난잡하게 돌아다녔다.

“그, 그게 무슨...?”

혹시나 싶어 그는 다시 물었다.

그러자 곧 수화기 너머로는 재차 놀랄만한 제안이 들려왔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우디 공영 펀드 그룹의 빈 살반 알사우드 회장님께서 뉴캐슬의 구단 인수에 매우 깊이 있는 관심을 보이고 계십니다. 저희 측에서 제시한 구단 인수금액은 우선 7억 파운드(한화 1조 959억) 규모로, 자세한 사항은 미팅 일정을 잡은 뒤 이야기했으면 하는데 말입니다.”

< 151. 빅클럽 (39)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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