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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53화 (13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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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3. 빅클럽 (41)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53화 빅클럽 (41)

인구는 석구에게서 휴대폰을 받아 화면을 가득 메우다시피 한 업로드된 기사 타이틀들을 보았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마이크 애슬리 구단주 구단 매각하다...!]

[새로운 구단주는 사우디아라비아 차기 국왕 빈 살반...!]

[인수 매각 절차 2개월간 비밀리에 진행 돼...!]

[챔피언스 리그행 오른 뉴캐슬 구단! 매각 가격 자그마치 7억 파운드(한화 1조 959억)!]

탓-!

한 기사를 클릭해 들어가자 관련 기사가 줄지어 이어졌다.

[뉴캐슬의 새로운 구단주 빈 살반의 추정 자산은 2300억 파운드(한화 395조)로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 세이크 만수르보다 100배 많아...(중략)

공공투자기금(PIF)이 지분 80%를 소유하며, 해당 PIF의 총 자산은 2300억 파운드(395조)에 달하는 최대 국부펀드로...(중략)

당초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승인을 앞두고 2달간 소유주 테스트에 돌입했으나 부적합 판정을 내려...(중략)

한때 협상이 결렬될 뻔도 했으나 기적적으로 프리미어 리그의 승인이 내려져...!

이 모든 건 철저히 비밀리에 이루어져...!]

“...”

“...”

인구는 입을 달싹거렸다.

어느덧 인구의 등 뒤로 이동해 함께 기사를 보던 석구 역시 입을 벙긋거렸다.

단지 바람이었을 뿐인 소망이, 생각 없이 휴대폰을 봤을 뿐인데 이루어진 격이 아닌가?

“이, 이거 실화야?”

석구는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지 말을 더듬거렸다.

인구는 탓탓! 손끝으로 스마트폰을 터치하며 관련한 다른 기사들을 새로 검색했다.

혹, 찌라시일까 싶어서.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와!”

인구의 벌어진 입에서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뒤쪽에 있던 석구는 마치 자기 일인 양 기쁨에 겨워 외쳤다.

“노났네, 노났어!”

그도 그럴 게 새로운 구단주 빈 살반이 직접 언론을 통해 공식 발표한 것이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구단주 빈 살반 ‘올 시즌 우리는 수준급 선수들을 몇 영입할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 팀에 도움이 된 선수들을 반드시 지켜낼 것. 그렇듯 그들이 만족스러워할 만한 제안을 할 예정...!]

인터뷰 아래엔 이런 문구도 있었다.

[뉴캐슬은 향후 3시즌, 재정적 페어플레이인 FFP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 약 2억 5천만 파운드(한화 3,897억)를 사용할 수 있다.]

한순간 이적 고민이 싹 사라졌다.

*       *       *

뉴캐슬은 하루아침 사이에 EPL 20개 팀 중 가장 돈이 많은 구단주를 보유한 팀이 되었다.

단연 툰들은 난리였다.

- 마이크 애슬리가 가고 빈 살반이 왔드아아아아아!

- 우리 모두 빈 살반을 환영해~~!

- 미쳤다, 진짜. 나 어제 밤샜잖아!! 너무 신나서 잠이 안오더라니까?

- 우리도 이제 맨체스터 시티나 첼시 계보 이어가는 거야? 응? 그런 거냐고?

ㄴ 글쎄. 그보다 더 할 듯? 구단주 수준부터가 아예 외계인 수준일 만큼 넘사벽인데.

몇몇 팬은 벌써부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 첼시가 로만 인수 후 디디애 드록바, 맨체스터 시티가 세르이오 아구에로 같은 월클 선수 영입한 것처럼 우리도 한 번 가즈아아! 누가 좋을까? 킬리안 음바패? 아니면 네이마르? 것도 아니면 앨링 홀란드으?!

- 이제 뉴캐슬은 현실 사커매니지먼트를 할 수 있게 됐어. 조만간 앨링 홀란드, 인쿠 마, 킬리안 음바패로 이루어진 쓰리톱 조합을 볼 수 있겠지. 크흐흣 :)!

구단 인수 기사가 나고 채 이틀이 지나지 않아 상당수 선수들의 재계약 소식이 터졌다.

[뉴캐슬의 올리비애 지루! 살로몬 런던! 4년 재계약 확정! 주급 7만 파운드(한화 1억)! 두 배 인상...!]

[아미르 라흐마뉘! 4년 재계약에 동의! 주급 7만 파운드(한화 1억)]

외에도 소피안 암라바트(주급 9만 파운드(한화 1억 4천만 원), 오를래앙 추아메니(주급 9만 파운드(한화 1억 4천만 원)의 재계약도 이루어졌다.

단연 툰들이 가장 팀에 남았으면 하는 선수, 인구에게도 재계약 제안이 왔다.

언론과 여론이 수차례 언급한 대로 주급으로만 약 40만 파운드(한화 6억 2천 만원)를 제시한 것이다.

거기에 추가 옵션으로 최대 10만 파운드(한화 1억 5천만 원)까지 붙는 빅계약이었다.

계약 기간은 5년.

그리고 인구는 고민할 것도 없이 에이전트, 미노 라이훌라가 가져온 재계약 서류에 사인했다.

*       *       *

일부 선수들의 재계약을 성공시킨 빈 살반 구단주는 다시 한번 공표했다.

프리시즌 기간까지 채 5일이 남지 않았으니 그 안에 최소 2명 또는 3명의 선수를 빠르게 영입할 것이라고.

그리고 막대한 영입 자금을 등에 업은 스카우트, 로보트 파이기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었다.

“후우우-!”

그는 아약스 리저브 팀인 용 아약스에 발을 들이기 전 담배를 꼬나문 채 폐 속 깊이 연기를 흡입했다.

“후우우~!”

콧구멍으로 회색 연기를 토해낸 뒤 그 입꼬리는 살포시 끌어 올라갔다.

솔직히 이처럼 자금 걱정 없이 선수 물색에 나선 건 실로 오랜만이었으니까.

‘그래서인지 참 나른하고도 개운하네.’

절로 입가에 미소가 그려질 만큼 말이다.

그때였다.

“영입 자금도 많은데 용 아약스라뇨? 여기에 즉 전력감이 있긴 합니까? 죄다 경험치 쌓아야 할 어린 선수들만 있을 거 같은데...,”

함께 따라온 신입 스카우트 루트 가르시아가 의아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는 며칠 전 뉴캐슬에 합류했다.

하루 전, 파이기는 그의 멘토를 자처하며 대뜸 파견 가는 길에 데려왔고 말이다.

더욱이 일리가 있는 발언이었다.

용 아약스는 1부도 아닌 2부에 머물러 있는 구단이었으니까.

1군인 아약스에서 선발 기회를 받지 못한 재능 및 젊은 재능들이 경기력 및 성장을 위해 뛰는 곳.

파이기는 속으로 생각했다.

‘간단히 말해 또 하나의 유스 시스템이라 할 수 있지.’

곧 그는 주홍 머릿빛에 주근깨가 가득한 삐쩍 마른 20대 후반 청년을 힐끗 보며 나직이 답했다.

“급하게 먹으면 뭐든 체하는 법이라고.”

“예..? 그게 무슨 말이신지...”

“그냥, 굳이 돈 많다고 무리하게 비싼 선수 영입할 필요는 없단 소리야.”

“하지만...,”

루트 가르시아는 채 말을 끝맺지 못했다.

파이기는 반쯤 피다만 담배를 바닥에 떨구곤 발굽으로 비벼 끄며 덧붙였다.

“약 2년 전부터야.”

“2년 전..., 이요?‘

가르시아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눈을 끔뻑거렸다.

로보트 파이기는 정장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쏙 집어넣은 채 말을 이었다.

“지금 만나 볼 선수를 난 2년 전부터 면밀하게 관찰해왔다고. 마음 같아선 당장 뉴캐슬로 영입도 하고 싶었지.”

“그런데 2년이나 딜레이 된 건 왜...?”

“그야, 개같은 구단주가 거부했으니까. 알다시피 며칠 전만 해도 우리 뉴캐슬은 퍽이나 가난한 구단이었잖아? 짠돌이 구단주는 사사건건 선수 영입에 개입하려 했고.”

루트 가르시아는 빈 살반 체제에서 새롭게 영입된 스카우트였다.

그렇듯 마이크 애슬리에 대한 악명을 멀리서 나마 듣긴 했으나 몸소 겪어보진 못했다.

이를 알고서 파이기는 피식하니 웃어 보였다.

“몇 번 스카우트 리포트를 감독에게 건넨 적이 있다만. 그걸 또 구단주가 채가서 보더니 단칼에 거절하더군. 너무 어리다고 말이야.”

그간 애슬리의 선수 영입 방침은 간단했다.

어리고 전도유망한 선수를 영입할 것.

우선적으로 값이 쌀 것.

그런데 실력은 좋을 것.

재야긴 하나 그래도 대외적으로 약소하나마 이름이 알려진 선수여야 할 것.

.

.

.

하지만 로보트 파이기가 제안한 선수는 너무나 어렸던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더욱이 그가 소속된 팀이 유럽 5대 리그 밖일 뿐만 아니라 2부  팀이라는 것에서 아예 애슬리의 눈 밖에 난 것이었다.

그럼에도 로보트 파이기는 수없이 설득했었다.

지난날을 기억하는 것만으로 파이기의 이맛살은 와락 찡그려졌다.

“그 짠돌이 새끼. 귓구멍에 짱돌을 처박았는지 들을 생각을 안했다만.”

반면 새롭게 구단주가 된 빈 살반은 달랐다.

막대한 영입 자금을 쥐어줬을 뿐만 아니라 선수 영입 전권 자체를 라파엘 배니테즈에게 일임해버렸으니까.

라파엘 배니테즈는 인구를 영입한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자신을 굳게 신용하고 있었고 말이다.

이번 유럽행을 앞두고서도 그는 제게 말했었다.

[자네만 믿고 있네. 인쿠같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인물을 바라는 건 아니야. 그저..., 뭐랄까. 챔피언스 리그에서 뛸만한 재능을 원할 뿐이지. 자네라면 필히 해낼 테고...!]

마주했던 라파엘의 두 눈빛은...,

‘뭐랄까. 나를 마치 신처럼 받드는 눈빛이었달까.’

리그에서만 48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오른 인구였다.

거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유러피언 골든슈까지 획득.

‘아슬아슬했지. 리오넬 매시와 겨우 3골 차이였으니까.’

어쨌거나 인구가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일수록 이에 비례하듯 자신을 향한 라파엘의 신뢰는 갈수록 상승했다.

그러다 문득, 옆에 있던 루트 가르시아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 혹 곧 만나볼 선수 간략하나마 정보가 어찌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파일도 아직 받지 못해서...,”

갑자기 불려 나와 네덜란드행까지 올랐기에, 루트 가르시아는 선수 이름조차 몰랐다.

이에 파이기는 깜빡했다는 듯 가르시아의 가늘디가는 어깨를 툭툭 손으로 치며 말했다.

“아아, 미안. 말해준다는 걸 깜빡했네. 지금 만나볼 선수는 2000년생이야.”

“와, 꽤 어리네요?”

“그치? 포지션은 센터백이고 키는 195cm지.”

“무, 무지 장신이네요? 발은 느릴 것 같은데...?”

장신 센터백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대개 민첩성 또는 속도에 있었다.

특히 190cm가 넘어가는 선수들은 평균적으로도 속도가 느린 편이었고 말이다.

허나 파이기는 용 아약스 건물을 향해 터벅, 터벅 걸어가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녀석은 장신이면서도 스피드까지 갖췄어. 일전에 방문했을 때 단기 스프린트 속도를 측정했더니 얼마나 나온 줄 알아?”

“얼마가 나왔는데요?”

루트 가르시아는 별 기대 없이 물었다.

‘스피드가 꽤 빠르다고 해봤자지. 195cm나 되는 큰 키라면 한계가 명확할 테니까.’

허나 파이기의 다음 말에서 가르시아는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자그마치 최고 39.2km/h야.”“어억...?! 39.2km/h요...?”

“거참, 그렇다니까.”

“그, 그 정도면 킬리안 음바패보다 더 빠른 거 아닌가요?”

“단기 스프린트는 그렇지. 지속성에선 좀 딸리겠지만..., 아무쪼록, 웬만한 공격수들이랑 붙었을 때 스피드에 밀려 뒷공간이 털릴 일은 없어.”

여기에 더해 파이기는 입꼬리를 씰룩대며 덧붙였다.

“거기다 왼발잡이 센터백이고.”

왼발잡이 센터백만으로 루트 가르시아는 생각했다.

‘몸값이 조금 더 플러스 되겠는걸?’

왼발잡이 센터백은 이 축구판에 있어 흔치 않은 유형의 선수였으니까.

다음으로 로보트 파이기는 그 이름에 대해 읊었다.

“태생은 네덜란드고, 이름은..., 스밴 보트만이지.”

< 153. 빅클럽 (41)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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