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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 새로운 뉴캐슬 (6)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61화 새로운 뉴캐슬 (6)
생전 처음 들어본 욕지거리에 네이마르는 입을 벙긋거렸다.
“너, 너 지금 뭐라고 나한테...,”
뒤이어 황당함이 치밀었다가 분노마저 범람했다.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지?’
애디손 카바니와도 설전을 벌이긴 했으나 이처럼 흉포한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자신이 몰아붙였었다.
동료들과 함께.
무엇보다 네이마르는 자존심이 상당히 드센 남자였다.
욕을 먹고서 그대로 물러선다는 건 자존심이 두 번 밟히는 일이었다.
그렇듯 네이마르는 그새 두 눈썹을 홱 세우며 따지고 들었다.
“다시 한번 말해봐. 지금 나한테 뭐라고...!”
그러나 그마저 채 말을 이을 수 없었다.
홱-!
갑자기 인구가 한껏 성난 얼굴로 커다란 주먹을 얼굴 높이로 쳐들었으니까.
“무, 무슨...?”
당황한 네이마르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뒷걸음질 쳤다.
190cm가 넘는 키와 덩치에 안 그래도 사나운 눈을 지닌 녀석이 투박하고도 커다란 주먹까지 쳐들다니?
인구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냅다 스트레이트 펀치를 꽂아버리듯 앞으로 주먹을 내지른 거다.
“흐익!?”
순간 기겁한 네이마르는 급히 몸을 움츠리며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퍽!
쏙~
옆구리 사이에 꽉 끼우고 있던 공이 쏙 빠진 것도 바로 그 순간이었다.
인구가 내지른 주먹이 정확히 공을 조준해 빼낸 것이다.
“...어?”
뒤늦게 이를 인지한 네이마르는 감았던 눈을 슬그머니 뜨고선 또 다른 의미에서 당혹했다.
‘나, 나 지금 쫀 거야...?’
흔들리는 동공엔 보였다.
그새 인구는 바닥에 뚝 떨어진 공을 주워들어 페널티 마크 지점에 내려놓았다.
이어 반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허리를 꼿꼿이 세우며 위치한다.
마치 자신이 페널티 키커라듯이 아주 당당하게!
“이 새끼...!”
욱한 네이마르는 재차 욕설과 함께 따지려 들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휙!
흠칫!
인구가 이쪽을 돌아보는 것만으로 급제동에 걸린 것마냥 몸이 우뚝 멈춰선 것이다.
‘뭐, 뭔 놈의 눈이 저리 매서워...?’
맹수 눈을 보는 것 같은 그 시선에 네이마르는 자기도 모르게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인구는 그런 녀석을 빤히 노려보고는 넌지시 내뱉었다.
“이 줫만아.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물러나. 안 그러면 네 양쪽 무릎뼈 주저앉혀서 기어나가게 해줄라니까.”
삐이이이이이이!
주심이 휘슬을 울렸다.
인구는 뒤로 물러섬 없이 제자리에서 오른발만 스윽, 뒤로 당겼다가 말고 짧고 강하게 휘둘렀다.
타앙-!
발등에 정확히 맞은 공은 포스트 우측 중앙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레버쿠젠의 골키퍼, 루카시 호라대스키가 방향을 예측하고 몸을 날렸으나 이내 그 이맛살은 와락 구겨졌다.
촤라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올~! 인쿠우우우우우! 챔피언스 리그 데뷔전 데뷔 골을 기록해냅니다아!]
[우측 포스트 중앙으로 빠르게 찬 공에 호라대스키가 몸을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 빨리 공이 골망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갔어요오!]
[인쿠의 전매특허, 대포알 슈팅이지요오!]
인구와 네이마르 간에 소동은 금방 묻혔다.
후반전 두 번째 득점이 터지면서 팬들이며 선수며 너나할 것 없이 기쁨에 몸 둘 바를 몰라 했으니까.
해설진은 스코어가 2 : 0까지 벌어진 만큼 유추했다.
[아직 20분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보다 더 많은 골이 터질 것도 같은데요?]
[맞습니다! 레버쿠젠은 지속해서 뉴캐슬에게 슈팅을 허용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전체 패스나 그 외 볼 소유권 등 모든 부분에서 뉴캐슬이 앞서나가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고요!]
[조금 전 네이마르와 인구 간에 pk를 두고 약간의 다툼이 있긴 했습니다만...]
[일단 팀에 귀중한 두 번째 골이 터진 만큼 조용히 묻어가는군요!]
* * *
해설진의 예측과 달리 뉴캐슬 vs 레버쿠젠과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1차전은 스코어 2 : 0으로 끝이 났다.
이후로도 총 12개의 슈팅이 뉴캐슬에서만 나왔으나 죄다 빗나간 것이다.
그중 네이마르만 9개로, 패스보단 무리하게 슈팅을 때린 원인이 컸다.
경기 이후 공영 방송 매체들은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구와 네이마르 간에 불협화음을 원인으로 꼽았다.
진행자 개리 리네커가 주관하는 공영 방송 매체에 출연한 앨런 시어러도 이를 언급했다.
“예상대로입니다. 앞서 리그 경기 때도 네이마르는 팀플레이보단 개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왔죠. 레버쿠젠전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더욱 부각됐고요.”
간만에 패널로 출연한 티애리 앙리는 어깨를 으쓱이며 거들었다.
“바르셀로나, 파리 생제르맹에서부터 보아온 네이마르는..., 원래 그런 유형의 선수였습니다. 자신이 최고다, 내가 이 팀의 스타플레이어다! 라는 걸 증명하고자 경기를 뛰는 것 같은 모습을 자주 연출했었죠.”
앙리는 콧잔등을 찡긋하며 덧붙였다.
“아마 팬들을 비롯한 모두에게 네이마르가 원하는 인식이 심어지기 전까진..., 개인플레이 빈도는 줄어들지 않을 겁니다. 바르셀로나 시절엔 그나마 리오넬 매시가 억제기 같은 역할을 해냈죠. 그는 그냥 신이니까요.”
앨런은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
“또 그렇게 플레이해도 네이마르는 교체아웃되지 않을 겁니다.”
“맞습니다. 그런 식의 플레이를 하더라도 네이마르는 네이마르니까요. 팀플레이가 아닌 개인플레이라도 뉴캐슬엔 다른 방향에서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거겠죠.”
이와 관련해 리오 퍼디난드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다가 말고 소파에 편히 기댄 채 입을 열었다.
“뭐랄까..., 크리스티아누 로날두와 뤼트 판 니스텔루이가 한 팀에서 뛰던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퍼디난드는 말을 이었다.
뤼트는 로날두가 자신에게 패스를 하기보단 개인 드리블을 즐기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고.
그래서 당시 어렸던 로날두에게 자주 언성을 높였었다고 말이다.
“하지만..., 결국 알랙스 퍼거슨은 로날두의 손을 들어줬죠. 팀을 그 중심으로 개편했으니까요.”
“그때와 지금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리오?”
앨런의 반문에 퍼디난드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그럼요. 단지 옛일이 떠올라 언급한 겁니다. 하지만 조금은 걱정이군요. 애디손 카바니와 네이마르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하고요.”
과거 파리 생제르맹에서 두 사람은 pk 다툼을 비롯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네이마르를 위시한 브라질 선수들끼리 카바니를 왕따시켰다는 논란도 일었었고 말이다.
실제로 몇몇 경기 장면에서 카바니에게 향하는 패스 횟수가 눈에 띄게 없던 장면도 있었다.
특히나 브라질 선수들이.
리오는 질린 얼굴로 덧붙였다.
“언론에선 브라질 향우회라고도 불렀었죠.”
그때, 리오 퍼디난드가 우려를 이어가자 이번엔 티애리 앙리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네이마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없을 겁니다. 뉴캐슬 서포터즈는 여전히 인쿠를 더욱 사랑하는 데다가..., 선수들도 인쿠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뉴캐슬엔 파리 생제르맹과 달리 브라질 선수라곤 네이마르뿐이 없었다.
“반면 당시 파리엔 마르키뇨스, 다니 아우배스, 티아구 실바가 있었죠. 모두 네이마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 만큼 모두 주요 선수들로 활약하고 있었고 말입니다. 무엇보다...,”
말끝을 늘어뜨린 앙리는 문득 피식하니 웃으며 끝말을 이었다.
“제가 본 인쿠는 보통 성격이 아닙니다. 직전 레버쿠젠전에서도 보시지 않았습니까? 네이마르가 pk를 독차지하려 하자 냅다 다가가서는 무어라 중얼거리던 것을.”
전날 일이 떠오르자 앨런 또한 웃음기 머금은 얼굴로 거들었다.
“중계 카메라가 인쿠의 입모양을 클로즈업했는데..., 딱 봐도 입으로 두드려 패는 거였어요.”
리오도 손뼉을 치며 맞장구를 쳤다.
“제가 보기에도 그랬습니다. 이후엔 주먹으로 네이마르의 옆구리 사이에서 공을 빼냈죠. 마치, 다음에도 이러면 그땐 진짜 옆구리를 주먹으로 가차없이 가격하겠다는 기세로 말이에요.”
세 사람은 경기 중 잠깐의 소동을 두고 웃음 띤 얼굴로 대화를 지속해서 이어갔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더 지나서였을까?
앨런 시어러는 진행자, 개리 리네커의 멘트가 끝나자 돌연 이런 말을 남겼다.
“아마, 네이마르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분명히요. 어떤 수단을 강구할 테죠. 그는 어디서나 자신이 최고이길 바라는 선수니까요.”
* * *
다음 날.
단장 댄 라셀스는 자신의 집무실을 찾아온 선수를 마주하며 두 눈을 가늘게 좁혔다.
‘대충..., 왜 왔는지 알 것 같군.’
접객용 소파에 앉아 손가락마다 화려한 반지를 낀 그 선수, 네이마르는 딱 잘라 요청했다.
“브라질 선수를 영입해주세요.”
예상대로였다.
파리 생제르맹으로 소속될 당시에도 네이마르는 구단 측에 브라질 선수 영입을 요청한 바 있었다.
‘그게 영입 조건이었고 말이야.’
그리고 뉴캐슬과 이적 조율을 하는 와중에도 최소 두 명의 브라질 선수 영입을 원했다.
즉시 전략감으로 말이다.
허나 라셀스는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아시다시피 지금 당장은 불가능합니다. 여름 이적시장이 며칠 전 끝났기에...”
“압니다. 그러니 겨울 이적시장에서라도 영입을 해달라는 거에요.”
댄 라셀스는 거부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계약 당시 해당 옵션을 추가했다.
단 그게 겨울 이적시장에서라고는 말하지 않았었다.
“흐음, 뉴캐슬에 어울리는 선수를 한 번 물색해 보도록 하지요. 이미 진행 중에 있지만 말입니다.”
이미 여러 스카우트가 겨울 이적시장도 대비해 각국 나라로 파견을 나가 있는 상태였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일부 선수들을 매각한 만큼 추가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나저나..., 자존심이 꽤 상한 모양이야.’
힐끗 본 네이마르는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전날 인구에게서 프로 리그 데뷔 이래 처음으로 pk 기회를 빼앗기지 않았던가?
‘원래 인쿠가 첫 번째 옵션이긴 했다만...’
그래서 브라질 친구들을 이 팀에 영입시키려는 게 아닐까 싶었다.
파리 생제르맹 시절 브라질 향우회 사건은 단장들 사이에서도 꽤 유명한 일화였으니까.
또 꽤 파급력이 있었다.
‘하긴 하나같이 핵심급 선수들이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으니.’
반면에 카바니는 팀 내 유일한 우루과이 사람이었고 말이다.
‘듣기론 생긴 것과 다르게 여린 성격이라고도 했었지.’
그러니 네이마르는 속된 말로 쉽게 카바니를 잡아먹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이곳에서도 자신을 지지해줄 같은 국적의 동료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었고 말이다.
‘뭐, 우리 팀에 어울리고 실력적으로도 뛰어나다면 단연 영입을 주도하긴 할거다만.’
단지 문제라면...,
네이마르는 한쪽 다리를 교차하며 추가 조건을 말했다.
“제가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해주세요. 다니 아우배스, 아약스의 안투니,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패르난지뉴까지.”
“...예?”
죄다 한 성깔 하는 브라질리언들이었다.
< 161. 새로운 뉴캐슬 (6)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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