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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62화 (14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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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2. 새로운 뉴캐슬 (7)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62화 새로운 뉴캐슬 (7)

화창한 오후.

정규훈련이 끝났으나 살로몬 런던을 비롯한 일부 선수들이 훈련장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네이마르는 필드 한편에 주저앉아 축구화를 꾸역꾸역 벗으며 물었다.

“또 추가 훈련이야?”

이에 옆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던 런던이 물 한 모금을 축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왜?”

“그야, 잘하고 싶으니까.”

런던의 단순한 답변에 네이마르의 미간이 살포시 구겨졌다.

‘정규훈련으로도 충분하구만 뭘...,’

뉴캐슬로 이적한 이래 네이마르는 거의 매번 보았다.

런던을 비롯한 몇몇 이들은 훈련이 끝나도 구장에 남아 개인 훈련 및 팀 훈련을 병행하는 것을.

선수들, 독자적 훈련이었기에 코치가 함께 참석하진 않았다.

퇴근길에 얼핏 봤을 때 훈련을 지도하는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마인구였고 말이다.

‘인쿠 그 새끼...,’

어떻게 구워삶은 건지는 몰라도 자리한 이 선수들은 인구의 지시를 100% 따랐다.

네이마르가 인구를 상대로 본격적인 다툼을 벌이지 않은 원인도 이거였다.

‘아직 내 편은 없어.’

잠자코 관찰하니 뉴캐슬 내 선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태프, 그리고 서포터즈까지 인구를 열렬히 지지하고 있었다.

특히 ‘런던이나 예들린, 알폰스 대이비스 등..., 이놈들은 아예 인쿠를 신격화하다시피 하고 있잖아.’

경기 중에도 인구가 슈팅만 쏴도 근처에 있던 런던은 황홀함에 취한 얼굴로 외치곤 했다.

[오오옷, 인쿠우우우...!]

마치 인구 한정 극렬 서포터즈처럼 말이다.

더군다나 녀석들 모두 핵심 일원인 만큼 자칫 인구에게 덤벼들었다가 역으로 그들의 미움을 살 가능성이 컸다.

‘안되지, 안 돼.’

고로 전날 네이마르는 댄 라셀스 단장을 찾아가 청했다.

브라질 선수들을 영입해달라고.

‘내 지지세력만 생긴다면 인쿠 저놈을 주저앉히는 건 일도 아니야.’

애디손 카바니가 한 예였다.

편이 많아지니 pk 전담 키커 자리마저 빼앗은 자신이지 않던가?

그렇듯 브라질 선수들의 영입은 자신에게 양 팔고 두 다리가 생기는 격이었다.

지금 당장은 머지않을 도약을 위해 일보 후퇴하며 웅크리는 거였고 말이다.

더욱이 애초에 네이마르는 어떤 팀을 가더라도 그 팀의 중심이자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

네이마르의 표정이 조금은 진지하게 변했다.

‘바르셀로나를 떠난 것도 그 이유 때문이야.’

그 팀엔 리오넬 매시라는 현존 최강의 공격수가 버티고 있었다.

매시와는 분명 좋은 관계였다.

‘호흡적으로도 루이스 수아래스와 함께 최고였지.’

팀을 떠난 지금도 그와는 시간이 날 때마다 교류할 만큼 가까운 사이였다.

‘내 우상이기도 하고...’

네이마르가 유일하게 존경하는 대상이야말로 진정 매시였다.

‘매시와 함께 뛴 건 정말 영광이었어.’

그럼에도 팀을 떠난 건..., 바르셀로나에 매시가 있는 이상 자신은 그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는 최고가 되고 싶었으니까.

‘그래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갔다고.’

그곳에선 단연 자신이 최고로 군림하리라 자신했다.

실제로 당시 파리의 상징이었던 카바니는 자신이 영입되고 곧장 후순위로 밀려났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빌어먹을 놈들. 고작 한 시즌만에 킬리안 음바패를 영입했잖아.’

영입까진 좋았다.

팀에 수준급 선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팀의 퀄리티는 올라갈 테니까.

‘한데 이 빌어먹을 구단 보드진 놈들이 킬리안 위주로 팀을 재편하기 시작했다는 거지.’

1년, 2년이 지난 사이에 팀의 중심은 자신이 아닌 킬리안 음바패 위주로 돌아갔다.

리그 내 성적은 월등히 좋았으나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성적은 4강이 최고였고 말이다.

와중에 킬리안 음바패와도 몇 차례 다툼을 벌였다.

‘...대외적으로도 파리는 한계가 명확했고...’

그런저런 이유로 뉴캐슬을 택한 거였다.

파리 생제르맹과 달리 뉴캐슬은 현재 유럽 5대 리그 중에서도 최고의 리그라 불리는 EPL 소속이 아니던가?

네이마르로선 커리어 중 한 번쯤은 EPL 소속으로 뛰어보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또 인쿠를 제외하고 스타플레이어는 없어.’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 놓여있던 구단이 바로 뉴캐슬이었다.

자본과 미래 비전이 충만한 만큼 네이마르는 이 팀의 상징이 되고 싶어 이곳에 온 거였고 말이다.

한데..., 생각보다 저 빌어먹을 동양인 놈이 한 성깔 한다.

“크흠.”

축구화를 벗어 옆에 둔 네이마르는 어느덧 구장에 웃통을 홀라당 까고 발을 들인 인구를 보며 눈살을 찡그렸다.

몸뚱이가 무슨 이종격투기 선수마냥 사납기 그지없었다.

‘새끼. 똥 폼 잡기는.’

그때, 평소라면 곧장 일어나 샤워장에 갔을 네이마르가 앉아만 있자 런던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퇴근 안 해?”

그러나 네이마르는 대답 대신 전혀 다른 질문을 했다.

“저 새끼 싸움 잘 해?”

“응? 누구?”

런던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네이마르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인쿠?”

“응.”

“갑자기 그건 왜?”

느닷없는 질문에 런던은 황당한 미소를 머금으며 물었다.

네이마르는 콧잔등을 찡긋하며 중얼거렸다.

“입만 산 놈 같아서.”

아직도 머릿속에서 유영하는 중이었다.

며칠 전 놈은 제게 말했다.

줫같은 눈을 한 채 갈빗대 1번부터 7번까지 부숴버리겠다는 폭언을 말이다.

그 외에도 평소 보여주는 인구는 꽤 거친 언행을 일삼으며 타 팀엔 악동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녀석이 즐라탄처럼 주먹이나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은 본 적이 없었다.

네이마르는 속으로 유추했다.

‘저런 놈 여럿 봐왔지. 입만 오지게 살아서 입으로만 상대 기세 꺾는 놈들 말이야.’

인정하긴 싫으나 자신 또한 저 외적으로 풍기는 기세와 주둥아리에 기세가 한풀 꺾였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냥 한 번 붙어봐?’

원래 위아래를 정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싸움이었다.

축구 내부적으로도 경쟁 스포츠인 만큼 선수들 간에 다툼은 비일비재한 법.

즐라탄처럼 한때 악동이라 불리던 발로탤리를 두드려 패고자 화장실로 숨어버린 녀석을 굳이 찾아가 진짜로 팼다는 일화도 있었고 말이다.

그러면서 친해지기도 하였다.

물론 네이마르는 순수하게 인구를 끌어내리고 자신이 뉴캐슬의 상징이자 대표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컸다.

‘나름 복싱도 배웠다고.’

2019년 크리스티아누 로날두와 복싱을 컨셉으로 한 광고를 통해 처음 복싱을 접한 바 있었다.

이후로도 쭉 복싱을 틈틈이 배워오며 나름 실력을 다져오기까지...!

‘다니랑 패르난지뉴, 그리고 안토니가 오기까진 너무 오래 걸리기도 하잖아.’

그러니 그 전에 1대1로 놈의 기세를 확 꺾어 놓을까 심히 고심되었다.

그때, 런던은 필드 한 편 제자리에서 몸을 푸는 인구를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아닐걸...?”

너무 작은 중얼거림과 혼자만의 생각에 빠졌던지라 네이마르는 그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       *       *

쏴아아아아 아아아 아아아~!

추가에 추가 훈련마저 끝난 뒤 인구는 가장 늦게 샤워장에 발을 들였다.

샤워기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물줄기에 금방 샤워장 내부는 희뿌연 수증기로 가득 찼다.

“흐헣, 흐헣헣.”

안개로 가득 찬 것 같은 샤워장 안에서 인구는 머리를 감으며 연달아 빙구 미소를 흘렸다.

그도 그럴 게 며칠 전, 세나에게 칭찬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PK 찬스 중에 네이마르에게서 공을 강탈했다는 이유로!

당일 경기 후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세나는 폴짝 뛰어올라 안겼다.

그리곤 귓가에 대고 이렇게 속삭였다.

[아빠, 잘해써.]

[저, 정말?]

[웅, 아빠가 최고야. 아빠 멋져!]

이어 세나는 필살기를 날렸다.

쪽-!

바로 볼 뽀뽀...!

촵!

인구는 오른쪽 볼을 한 손으로 감싸며 흐헣, 이라며 다시금 빙구 미소를 흘렸다.

간만에 사랑스럽고 귀여운 세나에게 볼 뽀뽀를 받았다는 것에 이보다 더한 기쁨도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덜컥-!

샤워장 문이 열렸다.

“이런 fuck..! 뭔 안개가 이리...!”

이어 열린 문 너머로 짜증스러운 음성이 들려왔다.

인구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네이마르라는 걸 잘 알았다.

놈은 웬일인지 평소처럼 일찍 퇴근하지 않고 구석 벤치에 앉아 끝까지 남아 있었으니까.

인구의 생각처럼 인구의 퇴근시간이 오기까지 끝까지 기다린 네이마르는 가득 낀 수증기에 손을 휙휙 저으며 걸음을 내디뎠다.

열린 문 사이로 수증기가 빠져나가면서 샤워기 곳곳에서 뜨거운 물줄기가 쏟아져나오는 것도 보았다.

휙휙!

“이 새끼가 수도세 지가 안 낸다고 그냥 콸콸 틀어놨구만. 응? 여기가 무슨 한국식 사우나도 아니고...!”

언제 짜증에 치밀었냐는 듯 네이마르의 입꼬리는 슬며시 끌어 올라갔다.

고심하고 고심한 끝에 오늘, 인구와 한 바탕할 생각이었으니까.

‘입만 산 애송이놈...!’

더군다나 놈은 방심한 상태였다.

얼핏 보니 머리에 비누칠도 한 상태로 녀석은 의아한 눈을 하고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케이...!’

말 그대로 방심의 대명사였다.

놈을 쓰러뜨리기 최적의 상황이 아닌가?!

그렇듯 네이마르는 웃통 뿐만 아니라 바지도 홀라당 까며 샤워장 안으로 성큼 발을 들였다.

마치 링 위로 입장하는 이종격투기 선수처럼...!

“이 새끼야. 어디 다시 한번 지껄여봐. 뭐? 갈빗대 1번부터 7번까지 부러뜨려준다고? 어디 한 번 해봐. 이 개@[email protected] 새...! 으헝?”

그러나 욕설을 쏟아내던 입 밖으로 그만 얼빠진 소리가 터져 나왔다.

흠칫!

걸음을 내딛던 네이마르의 움직임은 급히 멈췄다.

두 동공은 자기도 모르게 심각하게 흔들렸다.

그도 그럴 게...,

‘저, 저게 뭐야...?’

힐끗 내려다본 인구의 다리 가운데,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있었다.

서서히 사라지는 수증기 너머로 검은 그림자처럼 커다란 그것은...,

‘서, 설마 아니겠지?’

네이마르는 충격에 빠진 얼굴로 고개를 홱홱 저으며 부정했다.

태어나 처음 본 크기와 두께의 ‘그것’이 덜렁덜렁 매달려 있었으니까.

팀에 합류한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나 여태 네이마르는 인구와 함께 샤워를 한 바가 없었다.

놈이 경기 후에도 추가 훈련이나 웨이트를 하는 날이 많아 항상 가장 늦게 샤워장에 입장하곤 했으니까.

반면 자신은 매번 1등으로 샤워했고 말이다.

그래서일까.

“...”

“...”

이 순간, 샤워장엔 잠깐의 정적이 일었다.

덜덜.

자기도 모르게 들어 올린 손끝은 덜덜 떨린 채 인구의 다리 가운데에 있는 또 다른 다리를 가리켰다.

인구를 혼꾸녕 내버리겠다는 계획은 머릿속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스윽.

네이마르는 왠지 밀려드는 패배감에 고개를 숙여 자신의 아랫도리를 내려다보았다.

“...”

슬쩍 시선을 들어 다시금 인구의 그곳을 보자니...,

스윽.

“...”

기죽은 얼굴이 되어 한 손으로 자신의 소중이 부분을 가렸다.

피식-

의아한 시선으로 네이마르를 빤히 보던 인구가 이내 승리자의 미소를 보인 것도 바로 그 순간이었다.

속으론 생각했다.

‘새끼. 한 손으로 다 가려지네. 난 두 손으로도 부족한데.’

< 162. 새로운 뉴캐슬 (7)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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