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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64화 (14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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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4. 새로운 뉴캐슬 (9)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64화 새로운 뉴캐슬 (9)

“fuck!”

퍽!

라커룸으로 향하는 중에 네이마르는 손에 들고 있던 물병을 아무렇게나 집어던졌다.

“깜짝아!”

막 지나가던 코치가 화들짝 놀랐으나 네이마르는 개의치 않았다.

던진 물병에 맞은 건 아니니까.

그보단 화가 쉬이 가라앉지가 않았다.

‘패스를 안 해?’

오늘 경기만 하더라도 몇몇 장면에서 동료들은 패스를 하지 않았다.

‘굳이 좋은 위치까지 올라 갔는데도...!’

특히 인구는 자신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고 플레이했다.

이에 네이마르는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

바르셀로나, 파리 생제르맹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었으니까.

‘애디손 카바니도 날 그렇게 무시하진 않았어.’

자주 다퉜으나 그래도 녀석은 자신이 확실히 찬스 지을 만한 위치에 서면 아낌없이 패스를 구사했다.

‘후엔 pk도 양보했잖아.’

매시, 수아레스와는 둘도 없는 환상의 트리오로 불렸었고 말이다!

그런데!

“개새끼!”

흠칫!

마주 걸어오던 또 다른 관계자가 네이마르가 발작하듯 욕설을 터뜨리자 몸을 떨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네이마르는 짜증에 치민 얼굴로 한숨을 푹, 푹 내쉬었다.

“뭔 줫같은 게...,”

마치 역으로 농락당하는 기분이 아닐 수 없었다.

진짜로 한바탕 해야 할까도 싶었다.

며칠 전 샤워장에서 실속 없이 물러난 게 다 아쉽기까지...!

‘그때 냅다 달려가서 한 대 쥐어박았어야 했는데, 후우...!’

바로 그때였다.

“야이 줫만아.”

“...”

설마, 자신을 향한 소리는 아니겠지 싶어 네이마르는 멈춤 없이 라커룸을 향해 걸음을 디뎠다.

하지만 채 세 걸음 못 가 그 걸음은 우뚝 멈췄다.

“이 줫만한 새끼야. 네가 그냥 아주 오냐오냐 쳐커서 그런지 팀플레이를 아주 개줫으로 아네? 응? 그렇게 잔발 놀리다가 발목 수어 번 나간 놈이 여기 와서도 그 짓거리를 해?”

잔발까진 아니나 현란한 드리블을 구사하다 발목 수어 번 나간 놈이라면 딱 봐도 자신이었다.

“...”

파리 생제르맹 소속으로 수도 없이 상대 선수들에게 이리저리 차이며 부상을 당한 바 있으니까.

단연 좋지 않은 기억을 끄집어낸 만큼 네이마르는 잔뜩 성난 얼굴로 소리가 난 방향을 향해 돌아섰다.

목소리의 주인만으로 입을 놀린 자가 누구인지는 뻔했다.

“인쿠 이 새뀌...!”

예상대로 인구가 성난 상체를 드러낸 채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라커룸에 발을 들일 시점에 주변에 있는 이라곤 동료들, 그리고 코칭 스태프 뿐.

기자나 외부 관계자가 없던 만큼 네이마르는 이때다 싶어 냅다 달려나가 주먹을 휘둘렀다.

“@[email protected]$!!”

모국어 욕과 함께.

홰액-!

허나 닿지 않았다. 인구가 허리만 살짝 뒤로 젖혀 가볍게 피해냈으니까.

“이 씨[email protected]$E#[email protected]!”

순간 네이마르는 당황했으나 거기서 멈추지 않고 왼 주먹을 마저 휘둘렀다.

꽈악!

“억?!”

인구가 내지른 네이마르의 손목을 자신의 어깨 위로 잡아당김과 동시에 돌아서 한팔업어치기를 구사한 것도 그때였다.

부웅-!

“뭔[email protected]$!”

일순 네이마르의 시야는 허공에서 180도 한 바퀴 돌았다.

직후-,

퍽!

“아억!”

바닥에 등부터 대차게 부딪친 네이마르는 고통에 찬 신음을 터뜨렸다.

고통에 부릅떠진 시선 속엔, 인구가 매서운 눈매를 치켜세운 채 말하고 있었다.

“나 유도 3단이야 이 새끼야.”

“이, 이...!”

네이마르는 무어라 외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꽈악-!

인구가 재차 커다랗고도 투박한 손으로 네이마르의 양 어깨를 잡아 강제로 일으켜 세웠으니까.

마치 가벼운 물건 집어들듯이.

“이, 이거...!”

놔! 라고 외치고 싶었으나 그마저 실패했다.

부우우웅-!

“아업...!”

퍼억-!

“아악!”

또다시 인구의 손길에 의해 허공에서 180도로 회전한 네이마르가 바닥에 대차게 꽂혔다.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네이마르를 향해 인구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줫만아. 아직 안 끝났다. 가만 생각해보니까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내가 오늘 팀플레이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 몸소 깨우치게 해줄게.”

부우우웅~!

퍼억!

“어억...!”

짧은 시간, 세 차례 업어치기를 시전한 끝에 주변에 있던 선수, 스태프가 상황을 인지하고 말리러 왔으나 이는 찰나에 지나지 않았다.

“아아, 같이 노는 거야~”

라는 인구의 흔치 않은 세상 착한 미소에 흠칫하며 죄다 물러난 것이다.

또 인구는 관대했다.

“이, 이 개새끼...!”

잠깐 주변 사람들에게 시선을 준 사이 네이마르가 헐레벌떡 일어나 도망쳐버렸으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인구는 녀석을 곧장 좇아가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동료와 스태프를 향해 세나에게 배운 착한 눈웃음을 지으며 나름 변명을 했다.

“새끼가 숨박꼭질 하자네? 내가 술래인가 봐.”

*       *       *

선수 간에 싸움, 다툼은 매일 벌어지는 건 아니더라도 간혹 있는 일이었다.

때때로는 주먹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어쩌면 한 명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다던가.

그 대표적 예시가 과거 이탈리아의 센터백 마르코 마태라치와 마리오 발로탤리였다.

당시 인테르 밀란에서 뛰던 발로탤리는 조기 교체 아웃에 불만을 품고 속된 말로 감독이며 선수들에 땡깡을 부렸다.

그리고 이를 참지 못한 마태오 마테라치는 라커룸에서 딱 잘라 말해 녀석을 흠씬 두들겨 팼다.

동료들이 말라지 않았다면 하마터면 사망설까지 돌 뻔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질 만큼.

허나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건 열 개 중 1개, 2개에 그쳤다.

대부분 비공개 훈련 중이거나 사적인, 외부인이 없는 자리에서 벌어지는 일이었으니까.

금방 화해했고 말이다.

대신 일부는 발로탤리 건처럼 선수들 사이에서 일화를 통해 언론에 보도되곤 했다.

또는 공영방송에 출연한 한 명의 목격자에 의해 알려지거나.

그건 현재도 진행형이었다.

클럽 브뤼헤전에서의 승리 이후, 다음 날.

“살로몬. 그게 정말입니까? 구단 관계자를 통해 들은 바에 의하면..., 네이마르와 인쿠가 브뤼헤전 이후 크게 싸웠다던데요? 아아, 누구인지는 알려줄 수 없습니다. 자칫 발설하면 그 친구 해고될 테니까요.”

공영방송의 단골 패널, 앨런 시어러가 푹신한 소파에 앉아 장난스레 물었다.

살로몬 런던은 난생 처음 출연하는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소파에 편히 기대어 앉아 있었다.

대신 그 미간은 살포시 좁혀졌다.

마치 전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 같은 그 모습에 옆에 있던 리오 퍼디난드가 궁금증이 동한 얼굴로 그 이름을 불렀다.

“살로...?”

“그날은, 엄청났어요.”

이름을 다 부르기도 전에 런던이 심각한 표정으로 서두를 열었다.

“네이마르는 부웅~ 부웅~ 허공에서 수어 번 던져졌고 쉼 없이 바닥에 패대기쳐졌죠.”

“그게 무슨...,”

“그러다 네이마르는 도망갔어요. 인쿠는 그거를 숨바꼭질 놀이랬죠. 자신이 술래래요.”

“...예?”

“느낌이 이상했지만..., 인쿠는 네이마르가 도망친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어요. 혹시 몰라 저도 뒤따랐죠. 그렇게 화장실에 발을 들였을까요...?”

지끈-!

런던의 미간이 보다 깊게 좁혀졌다.

“잠깐 사이, 인쿠는 변기 문짝을 부숴버렸어요. 콰지끈! 소리가 났죠. 힘이 어찌나 쎄던지..., 슬쩍 보니까, 구석에 네이마르는 쭈그리고 앉아 있었어요. 인쿠가 웃으며 잡았다~ 라고 말하자 이내 사과하더라고요. 씨발, 미안하다고! 라고..., ...죄송하지만 그 뒤는 말할 수 없습니다.”

“...”

“...”

“아니, 왜요?”

잠자코 듣고 있던 진행자 개리 리네커가 두 눈을 끔벅이며 반문했다.

이에 살로몬 런던은 차분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구단에서 비밀에 부치자고 했거든요. 네이마르가 그냥 싸움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쳐맞았던 거 언론에 보도되면 쪽팔린다고. 네이마르 본인도 알려지지 않기를 원하고 있고요. 한 명의 팀원으로서 저는 이를 지키려고 합니다.”

끝에서 런던은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동안 스튜디오엔 정적이 일었다.

“...”

“...”

리오와 앨런은 입을 벙긋대다 말고 뒤늦게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반면 개리는 고개를 끄덕거렸다가 말고 황당한 어조로 반문했다.

“이미 다 말씀하신 것 같은데요?”

*       *       *

몇 시간 뒤 기사가 연달아 보도되었다.

[뉴캐슬 ‘네이마르와 인쿠 간에 다툼은 사소한 일.’]

[뉴캐슬 ‘브뤼헤전을 비롯해 몇 경기에서 서로 간에 살짝 불만이 쌓인 건 사실. 하지만 큰일 아니야.’]

[뉴캐슬 ‘이번 계기를 통해 두 사람은 보다 더 좋은 호흡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줄 것.’]

[뉴캐슬 ‘살로몬 런던 계약 기간 동안 언론 및 공영방송 출연 금지.’]

*       *       *

기사 보도 당일 화창한 오후.

인구는 거실 소파에 편히 기대어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탁, 탓, 탓-!

[네이마르 ‘아무 일도 없었어. 기사는 과장된 것. 인쿠랑 나 사이엔 어떤 문제도 없어. 그저 우리는 뉴캐슬의 리그 우승, 챔피언스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해 함께 달려나갈 뿐.’]

언제 인터뷰에 응한 건지 네이마르 관련 기사가 줄줄이 이어져 있었다.

“새뀌.”

인구는 픽하니 웃었다.

말과 달리 타이틀 사진 속 네이마르의 입술은 터졌고 눈탱이도 살짝 부어있었다.

‘나름 조절해서 때리긴 했다만.’

놈이 먼저 선빵을 날리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주먹을 쓰진 않았을 터였다.

인구로서도 이런 식으로 폭력을 쓰는 방식은 선호하지 않았다.

되도록이면 말로, 또 실력으로 네이마르와 융화하고 싶은 바람이었을 뿐.

인구는 콧잔등을 찡긋하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5라운드 넘게 참고 또 참은 거잖아.”

하지만 녀석은 자신의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고집을 부렸고 개인 플레이를 일삼았으니.

경기 외적으로 동료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갖은 짜증과 불만을 토해내기까지.

“염병, 지가 패스 안 해놓고 동료들한테 따지고 말이야.”

이는 경기력으로까지 나타났다.

분명 뉴캐슬이 일방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와중에도 끝에서 골 욕심을 부리다 득점 부재에 시달리게 된 거다.

상대는 이를 노리고 꿋꿋이 버티다 한 방을 노렸다.

브뤼헤같은 비교적 약팀이 상대였기에 후반전 말미에 집중력의 차이로 이겼다지만...,

‘아틀레티코나 첼시, 그 외 팀들을 상대로는 자칫 된통 당할 가능성이 커.’

그들은 우리의 허점을 파악하고 일발 백중으로 공략할 게 뻔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관계 정리가 시급했다.

‘원래는 팀으로 뭉치려 했건만.’

반면 네이마르는 위아래를 정하고 싶은 눈치였다.

‘눈치도 아니고 대놓고 드러냈지.’

그 과정에서 놈은 주먹으로 도전했으며, 인구는 흔쾌히 응했다.

인구로서도 그 과정 자체가 썩 좋게 느껴지진 않았으나 어느 정도 일단락은 되었다.

‘한동안은 깝죽되지 않을 테니까.’

결과적으론 현재 뉴캐슬 내에서만큼은 네이마르 위에 인구였다.

원래 나이도 한 살 더 많았고 말이다.

< 164. 새로운 뉴캐슬 (9)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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