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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72화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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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2. 새로운 뉴캐슬 (17)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72화 새로운 뉴캐슬 (17)

다음 날.

자말 라셀스는 훈련이 끝난 후 집에 귀가한 뒤 한참 있다가 나와 거리를 거닐었다.

그런 그는 뉴캐슬 소속이지만 이스트 미들랜즈 노팅엄셔주에 거주 중에 있었다.

아내, 자식, 그의 친척 일가까지 모두 웨스트 브리지 포드 토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

그래서일까?

공원 근처를 지나다니는 와중에도 몇몇 팬들은 라셀스를 알아보곤 가벼운 인사를 건넸다.

“헤이! 자말! 또 보네요!”

“자말 라셀스! 언제 또 노팅엄을 위해 뛰어줄 거죠? 예?”

“다음에 집 앞에 찾아가면 사인 유니폼 좀 선물로 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니면 제가 돈이라도 지불할게요. 우리 아들이 너무 원해서 말이죠. 아무튼 좋은 하루 되세요!”

올 시즌 노팅엄 포레스트는 감격적인 승격을 이루어내며 epl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었다.

비록 스쿼드 댑스가 얇아 강등권에서 허우적 대지만 노팅엄 사람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특히 리그 경쟁 팀 중 하나인 뉴캐슬에 속한 자신을 향한 팬들의 대우는...,

‘거의 뭐 노팅엄 포레스트 선수를 대하는 수준이잖아.’

그것도 아주 애정하는.

라셀스는 트레이닝복 차림새로 거리를 거닐다 말고 피식하니 웃었다.

간혹 이웃 주민들은 자신의 집으로 찾아와 유니폼 사인을 요청할 정도였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한데 어울려 방문하기까지.

문을 열면 반짝이는 눈을 하고서 크게는 사인이 새겨진 축구화를 바라왔다.

가끔은 길거리에서 파이팅! 자말! 너는 세계 최고 중 한 명이야! 라며 자신을 향한 응원을 쏟아냈다.

‘노팅엄을 떠난 지도 벌써 5년째인데...,’

여전히 팬들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데서 자말 라셀스는 괜스레 미안하면서도 뿌듯했다.

또 그들에게서 따스함이 느껴졌다.

“...”

우뚝-

그러다 문득 자말 라셀스의 걸음이 멈췄다.

전날 인구와의 대화가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감독이 개인 선수 취향을 한 수 접어두고 널 선택할 만큼의 압도적인 기량을 증명하거나. 또는...,]

[또는?]

[이 팀을 떠나는 거야.]

냉혹하리만치 현실적인 조언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자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았다.

‘이미 보스는 스밴이랑 아미르를 주전으로 낙점한 상태잖아.’

두 사람 중 한 명이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낙마한다면야..., 충분히 그 자리를 대신 꿰찰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건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아.’

더욱이, 전날부터 쭉 인구의 조언이 머릿속에서 쉬이 가시지 않았다.

[이 팀을 떠나는 거야.]

라고 한 인구는 덧붙였다.

굳이 뉴캐슬이 원하지 않는다면, 너를 진정 원하는 구단으로 이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반대로 네가 정말 뉴캐슬을 원하고, 이 팀을 위해 뛰고 싶다면 꿋꿋이 남아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게 맞다고 말이다.

“...”

자말 라셀스의 미간이 살포시 좁혀졌다.

살짝 벌어진 입으로는 중얼거렸다.

“나를 원하는 팀..., 내가 원하는 팀...,”

사실 자말 라셀스는 오래 전부터 한 가지 꿈을 품고 있었다.

언제고 노팅엄 포레스트로 다시금 돌아가 그곳에서 박수를 받으며 은퇴를 하고 싶다는.

‘그 시기 노팅엄이 어느 리그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말이야.’

1부라면 좋지만 2부, 3부라도 개의치 않았다.

이유야 간단했다.

자말에게 있어 포레스트는 태어난 고향이고, 나아가 자신의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봐 준 클럽이었으니까.

‘추억 거리도 많아.’

팀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을 원하고 사랑해주기까지....!

반면 뉴캐슬이라는 팀엔 분명 좋은 마음을 가지곤 있지만 노팅엄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저 커리어 기간 중 거쳐가는 클럽 중 하나라 여기고 있었을 뿐.

선발에서 밀렸을 땐 실제로 팀을 떠나버릴까? 라는 생각도 쉼 없이 하였다.

‘분명 뉴캐슬에서도 과분할 정도의 애정과 추억을 쌓긴 했지만...’

노팅엄 포레스트는 자말에게 있어 ‘특별함’ 그 이상의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뉴캐슬에 몸담아 뛰면서도 항상 마음 한편은 노팅엄 포레스트를 매일 같이 담아두었다.

‘노팅엄이 승격에 성공했을 땐 팔짝 뛸 만큼 기뻐했지.’

마치 월드컵 결승전을 보듯, 당시 자말의 가족과 친척들은 한 곳에 모여 노팅엄의 승격전을 시청하였다.

후반전 44분에 챔피언십에서 epl로 승격을 결정짓는 득점이 터졌을 땐 서로 얼싸 안으며 기뻐했다.

자말의 부모는 서로 부둥켜 안으며 눈물을 훔치기까지.

‘자그마치 22년 만의 EPL승격이었잖아.’

자말로선 마치 자신의 소속팀이 승격한 것만 같은 기쁨을 한동안 맛보았다.

허나 시간이 꽤 흘러 현재.

노팅엄 포레스트는 리그 20개 팀 중 20위를 기록 중이었다.

19경기 중 3승 3무 13패로 승점은 겨우 12점.

19위 울버햄튼과는 1점차, 18위 본머스, 17위 리즈 유나이티드와는 2점차라지만 꼴등은 꼴등이었다.

‘거기다 20개 팀 중 최다 실점을 허용하고 있어.’

감독만 시즌 도중에 두 번 교체될 만큼 노팅엄은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었다.

일부 언론은 노팅엄이 과거 뉴캐슬처럼 승격과 동시에 강등을 당하리라 유추하였다.

몇몇 언론은 자신을 언급까지 했다.

[노팅엄의 부진한 센터백 라인! 자말 라셀스라면 해결해줄 수 있어...!]

[노팅엄 서포터즈 ‘자말 라셀스가 돌아오기를 바라!]

[자말 라셀스! 위기에 빠진 친정 구단으로 이적하나?]

[노팅엄 포레스트 상당수 언론이 예측하는 강등 순위 1위!]

그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자말은 안타까웠으며 분노가 치밀었다.

“...리그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자기도 모르게 일부 언론인을 향해 반박을 가한 자말은 순간 어깨를 흠칫거렸다.

머릿속에선 인구의 조언이 다시금 스쳐 지나갔다.

[너를 정말 원하는 구단. 혹은 네가 정말 원하는 구단이 있으면, 가감 없이 떠나는 것도 좋아. 결국 선택은 네가 하는 거고 책임도 네가 지는 거니까.]

끝에서 인구는 물었다.

[그래서 자말. 네 결정은 뭔데?]

그때였다.

툭, 툭-!

“저기요?”

자말은 바지 깃을 살짝 잡아당기는 감촉과 이어진 어린아이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익숙한 남자아이가 큼지막한 두 눈을 끔뻑이며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제임스?’

맞은편 집에 사는 찰스네 아저씨의 막둥이였다.

‘이제 7살이랬던가.’

그런 아이는 조심스러운 얼굴을 하고서 청했다.

“횽. 노팅엄으로는..., 언제 돌아올 거에요?”

*       *       *

1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다.

그리고 이적시장이 개막함과 동시에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가장 먼저 새로운 영입생을 발표했다.

[자말 라셀스! 5년 만에 노팅엄 포레스트 복귀!]

[이적료 2400만 파운드(한화 384억)에 친정팀 노팅엄 포레스트로 복귀한 자말 라셀스!]

노팅엄 포레스트 서포터즈들은 기쁨에 몸둘 바를 몰라 했다.

- 대박! 대바아악!

- 와~! 이게 무슨 경사야!

- 우리의 영건이 돌아왔어! 우리의 영건이 베테랑이 되어 돌아왔다구우우!

- 자말! 제발 부탁이야. 와서 우리 개 같은 수비수들 좀 족쳐줘!

상당수 언론에선 자말 라셀스의 영입을 칭찬했다.

비록 스밴 보트만, 아미르 라흐마뉘에 밀려 출전시간이 적어지긴 했으나 상당수 언론은 여전히 주전급 자원이라 평했으니까.

뉴캐슬 감독, 라파엘 배티네스마저 떠나는 자말을 향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

[자말 라셀스는 뉴캐슬에서도 충분히 선발로 뛸 수 있는 레벨의 선수야. 단지, 스밴, 아미르가 내가 구상하는 전술에 좀 더 적합했을 뿐.]

이어 라파엘은 말했다.

자말의 리더십과 뛰어난 수비 조율이라면 노팅엄을 이른 시간 안에 강등에서 벗어나게 해주리라.

자말 라셀스 또한 기자 회견을 통해 이와 같은 포부를 밝혔다.

[노팅엄을 반드시 잔류시킬 겁니다. 그러기 위해 고향에 돌아온 거구요!]

*       *       *

자말 라셀스라는 훌륭한 백업 자원이 이적하자 도리어 뉴캐슬 서포터즈는 불안에 떨었다.

- 스밴이나 아미르 중 한 명이 부상이라도 당하면 우째?

ㄴ 우짜긴 우째. 나가리되는 거지.

- 댑스가 어느 정도 경건해졌다고 싶었는데..., 그새 또 구멍이 생겨버리네.

- 자말 라셀스를 이렇게 쉽게 보내선 안 됐다고 봅니다! 자말은 충분히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자원이었고, 혹여나 모를 아미르, 스밴의 부진이나 부상을 당했을 시, 대체자원 1순위였잖아요.

- 아니. 보내기 전에 대체 자원부터 먼저 영입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지금 컵대회도 살아있고, 챔스에 리그 경기까지 소화하는데..., 주축들 죽어나가겠네;;

불안에 떠는 팬들이 있는 반면 영입 선수들에 대해 기대하는 팬들도 있었다.

- 여름 이적시장에서 아추 팔고, 또 이번에 라셀스를 보내면서 다시금 이적 자금이 생겼어. 센터백 한 명 얼른 영입하자!

- 누구를 영입할까? 우리의 전설적인 스카우트! 로보트 파이기가 지금 브라질에 있다는 소리를 듣긴 했다만.

- 아니, 영입이 가능해? 네이마르 영입하는 데 자금 다 쓴 거아님? 또 FFP룰에 걸리는 거 아니야?

ㄴ 놉. 아추랑 라셀스, 그 외 몇몇 듣보 애들 매각하면서 추가 영입 가능해짐.

ㄴ 자유계약대상자 영입도 가능하잖아.

ㄴ 지금 무직인 애들 중에 영입할 만한 레벨이 있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빅구단인 우리 뉴캐슬에? 웅?

*       *       *

1월 12일.

팬들의 바람대로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새로운 영입생 두 명을 발표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파리 생제르맹에서 베테랑 센터백 티아구 실바 영입! 이적료 1000만 파운드(한화 160억)]

[뉴캐슬 유나이티드! 상파울루에서 베테랑 라이트백 다니엘 알베스 영입! 이적료 400만 파운드(한화64억)!]

티아구 실바는 나이가 많긴 하나 파리 생제르맹에서 여전히 핵심으로 뛸 만큼 기량이 출중한 선수였다.

그런 실바를 저렴한 가격에 데려올 수 있던 데는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알베스 또한 여전히 유럽 5대 리그 내 어떤 클럽에서도 뛸 수 있을 만한 기량을 갖추었기에 서포터즈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물론 일부는 우려를 표했다.

다니엘 알베스, 티아구 실바가 영입되면서 세 명의 브라질리언들이 한 팀에서 뛰게 되었으니까.

특히 알베스와 네이마르는 파리 생제르맹에서 브라질 향우회의 핵심 일원으로 팬들의 원성을 산 바 있었고 말이다.

그렇듯 한 매체는 두 선수의 영입에 팀 내 입지가 크게 상승할 인물로 네이마르를 꼽았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이를 바라지 않았다.

화창한 오후.

“이 미친..., 진짜로 영입했네?”

뉴캐슬 트레이닝 센터에서 러닝에 임하다 말고 네이마르는 당황했다.

한 손에 든 휴대폰 속 액정 화면엔 다니엘 알베스에게서 온 메시지가 보였다.

[주니뉴(네이마르 애칭)! 기다려. 네가 일전에 말한 인쿠라는 놈. 내가 아예 입도 벙긋 못하게 족쳐줄테니까.]

알베스의 메시지에 네이마르의 동공은 불안하게 흔들렸다.

정확히 반 시즌.

그동안 인구를 곁에서 경험한 바, 네이마르는 일찍이 전의를 상실하다 못해 확신에 차버렸으니까.

인구는 진정 듣도 보도 못한 미친개라는 걸.

< 172. 새로운 뉴캐슬 (17)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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