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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73화 (15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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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3. 새로운 뉴캐슬 (18)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73화 새로운 뉴캐슬 (18)

늦은 저녁.

일찍이 훈련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귀가한 네이마르는 일기를 쓰고 있었다.

슥슥, 슥-

사실 일기라기보다는 자서전에 가까웠다.

언제고 현역에서 은퇴하게 되면 해당 일기를 토대로 자서전을 만들 계획이었으니까.

“월드클래스들이라면 누구나 자서전 하나쯤은 낸다고, 크흠.”

그렇듯 일단은 겪었던 것들을 빠짐없이 적고 봤다.

후에 잘라낼 부분은 과감히 잘라내고 자신 위주로 짜 맞추고 말이다.

허나 웃기게도 최근 몇 달 동안은 인구와 관련한 내용이 가장 많이 등장했다.

“쩝.”

문득 네이마르는 입맛을 다시며 콧잔등을 찡긋거렸다.

지난날, 인구를 피해 화장실로 숨었던 사건이 불현듯 떠오른 거다.

그 사건 직후 네이마르는 1보 후퇴 2보 전진을 위해 일시적으로나마 팀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마음먹었다.

생각보다 인구의 주먹이 맵기도 했고 또 유도 유단자라니 쫄 린 감도 없잖아 있었다.

‘새끼. 업어치기 하나는 겁나 잘하긴 했어.’

뭔 주먹만 뻗으면 냅다 잡아채서는 자신을 허공에 한 바퀴 돌려버렸다.

그것도 성인 남성을 넘어 나름 근육질인 자신을 아주 가볍게!

하지만 네이마르는 그런 지옥같은 고통을 겪었음에도 언제나 부푼 꿈을 꾸었다.

바르셀로나에 리오넬 매시.

레알 마드리드에 크리스티아누 로날두가 상징이었듯 뉴캐슬엔 네이마르 주니호르가 상징이길-

안타깝게도 파리 생제르맹에선 이러한 자신의 목표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가 않았다.

음바패라는 프랑스 전역이 기대하는 특급 인재가 혜성처럼 등장했으니까.

파리 생제르맹은 자신보단 음바패를 더욱 지지했고 말이다.

“아무튼, 기존과는 다르게 원래 목표에 살짝 조연을 가미하긴 했다만.”

로날두의 옆에 카림 밴자마가 있었듯, 나름 실력을 인정해 인구를 제 곁에 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카림 밴자마의 롤로.

그렇게 되면 결국은 자신이 뉴캐슬 최고의 선수일 터였고 말이다.

하지만 계획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새끼가 생각 이상으로 축구를 잘해.”

매시처럼 말도 안 되는 드리블을 구사하는 건 또 아니었다.

허나 곁에서 본 인구는 적재적소의 드리블로 상대를 부수고 불시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직후 구사되는 양발 슈팅은···.

“억 소리가 날 정도였어.”

매시, 로날두, 음바패, 수아래스와 같은 레벨과 쉼 없이 뛴 그였지만 확실히 인구는..., 비등한 레벨이 아닐까 싶었다.

적어도 양발 슈팅 능력은 수아래스 이상이었고 말이다.

“슈팅 파워는 여태 겪어본 선수 중에서도 제일 센 거 같아.”

또 지능적이다.

공격 지역에서 때때로 수비 지역 조율뿐만 아니라 숏 카운터, 롱 카운터 타이밍 지시까지 내릴 정도로.

“가끔은 몸속에 뇌가 두 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더라니까.”

슥, 슥-

글자를 끼적이다 말고 네이마르는 잘게 몸을 떨었다.

적어보니 인구에 대한 칭찬밖에 없었다.

네이마르는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흘렸다.

“허, 참.”

하지만 수정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지 겪은 그대로 적었을 뿐이니까.

더욱이...,

“이 새끼 싸움 졸라 잘해.”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티아구 실바, 다니엘 알베스가 새롭게 합류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들이 온다면 자신의 지지자가 생기는 것이고, 알베스는 특히나 선동을 잘하는 유형의 선수였으니까.

“일단 험악한 생김새부터 반은 먹고 들어가니까.”

음바패가 합류하기 전, 파리 생제르맹에서 지지를 얻는 데도 알베스의 도움이 컸다.

그렇듯 그들만 팀에 합류한다면 이른 시일 안에 자신이 인구보다 우위에 설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문제는 1월이 되는 동안 그 자신감이 바닥을 쳤다는 거다.

“...”

불현듯 며칠 전 트레이닝 센터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볼 때마다 놀랍지만 인구는 가벼운 러닝에 임한 뒤 벤치 프레스를 진행했다.

그 순간 네이마르와 주변 선수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처음, 가벼운 무게부터 시작한 인구가 갈수록 끝없이 무게를 늘려갔으니까.

최종적인 벤치 프레스의 무게는 320kg이었다.

“미친 새끼...”

축구선수 중에 그만한 무게를 드는 선수는 본 적이 없었다.

“내 주변 보디빌더 중에서도 300kg 초반대까지 드는 놈은 봤어도...,”

그건 그쪽 일을 전문적으로 해야지만, 그런데도 일부만이 들 수 있는 무게가 아닌가 싶었다.

대개 높은 무게를 드는 몸뚱이는 헐크처럼 팔뚝 굵기부터가 엄청났고 말이다.

반면 인구는 194cm에 87kg의 체중을 유지 중이었다.

그래서일까?

매끈하면서도 단단한 근육에서 그런 놀랄 만한 파워가 끝없이 나온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살로몬 런던이 어렴풋이 했던 말도 떠올랐다.

[인쿠는 로봇이 분명해.]

[로봇?]

[응. 내가 언제 한 번 걔 팔을 주먹으로 쳐봤거든? 깡깡 소리가 나더라니까?]

[깡깡?]

[강철 소리.]

당시엔 피식하고 웃어넘겼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네이마르는 그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았다.

언제 한 번 녀석이 득점을 넣고 세레머니를 하는 틈을 타 굴곡진 팔을 만진 바 있었다.

네이마르는 화들짝 놀랐다.

“졸라 딱딱했어.”

팔 전체가 그냥 단단한 근육으로 감싸져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꽈악 쥐어도 손가락이 파고들지 못할 정도가 아니던가.

“뒤통수도 몰래 한 번 후려갈겼었는데···.”

스윽.

네이마르는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그날 이후 한동안 손바닥이 팅팅 부었었다.

“걘 머리도 돌덩이인가.”

외에도 인구와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는 많았다.

벤치 프레스 외에도 대부분 운동기구를 보디빌더, 그 이상의 무게로 치는 괴물 같은 놈이었으니.

“체력 훈련에서도 늘 1등이고.”

지칠 법한 고강도 훈련 뒤에도 놈은 추가 훈련을 병행하는 괴물이었다.

녀석이 진정 미친개라고 여겼던 건..., 약 한 달 전 사건 때문이었다.

공개 훈련이 있던 날 툰을 가장한 지역 라이벌 팬이 방문해 훈련에 임하는 인구를 거듭 놀려댄 것이 화근이었다.

[어이~! 개새끼야~]

[짖어봐~ 짖어봐아~]

얼마 지나지 않아 경비원이 투입되었지만 놈은 돌연 펜스를 넘어 훈련장 안으로 난입했다.

그리곤 곧장 녀석은 무슨 원한에서인지는 몰라도 인구를 향해 전력으로 달려들었다.

“이 개새끼이야아~! 난 그냥 네가 싫어! 네가 뉴캐슬에 있는 게 싫다고오! 나랑 한판 붙자! 어? 내가 네 콧등을 주저 앉혀 줄라니까아!”

그 순간, 막 스프린트에 임하고자 필드를 박차려던 인구의 두 눈이 헤까닥 뒤집혔다.

스윽-!

몸은 빠르게 뒤쪽에서부터 달려오는 녀석을 향해 돌아섰다.

“월월!”

이어 개 짖는 소리와 함께 인구는 달려드는 녀석 쪽으로 필드를 박차며 뛰어나갔다.

훌리건의 두 눈이 순진하게 떠진 것도 바로 그때였다.

가까이서 보니 인구의 덩치가 상상 이상으로 무시무시하게 컸으니까.

인상은 세상 사나웠고 말이다.

이어...,

“어어?”

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겼다.

불과 한 걸음까지 빠르게 도달한 인구가 멈춤 없이 그대로 녀석을 온몸으로 덮쳐버린 거다.

퍼억-!

마치 트럭에 치인 듯 난입한 훌리건은 2m나 나가떨어져 그대로 혼절했다.

모두가 놀란 얼굴로 바라보자 인구는 폴짝, 폴짝 기절한 훌리건 주위를 뛰어다니며 한껏 성난 얼굴로 외쳤고 말이다.

“월월! 월월! 월월월~!”

“...진짜 미친놈이었어.”

지난 일을 떠올린 네이마르의 살갗이 다닥다닥 돋았다.

그날 월월 짖어대며 맛난 먹이(?) 주위를 폴짝폴짝 뛰어댕기던 인구는 진정 짐승 같았으니까.

그것도 광견병 걸린...,

그때쯤 네이마르는 확신에 이르렀다.

저 녀석은 다니엘 알베스나 티아구 실바가 와도 어쩌지 못한다고.

*       *       *

1월 13일.

다니엘 알베스와 티아구 실바가 뉴캐슬 첫 훈련에 참여했다.

두 선수는 어렵지 않게 훈련을 소화했고 처음 만난 선수들과도 담소를 주고받으며 지냈다.

공개 훈련이었던 만큼 언론은 두 선수의 여유로움에 좋은 평가를 내렸다.

[다니엘 알베스, 티아구 실바..., 베테랑의 품위 보여!]

[뉴캐슬의 젊은 선수들, 두 베테랑에게 많은 것을 얻을 것.]

[젊은 시절보다 한결 부드러워진 다니엘 알베스.]

[다니엘 알베스 ‘어린 선수들에게 내 경험이 도움되기를 바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올라온 두 선수의 영상에 팬들의 반응도 좋았다.

- 오오오. 다니엘 알베스 이 새끼 봐! 성격 많이 죽었네? 온화하게 웃는 것 좀 보라구!

- 티아구 실바는 원래 성격은 좋았지. 근데 알베스는 진짜 의외다! 저 순진하게 웃는 미소 좀 봐! 무지 착해 보여!

ㄴ 두 선수 다 월클 중의 월클이지! 스밴 보트만이랑 아미르 라흐마뉘, 알폰스, 그리고 디안드루가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라구!

- 네이마르랑 알베스가 합심해서 우리 인쿠 담그는 거 아닐까 싶어 걱정했는데..., 내 착각이었네. 오늘 훈련 장면만 보면 무지 잘 어울릴 것 같은데? 팀에 좋은 경험도 전수해주고!

ㄴ 인쿠가 늙은이한테 당하겠냐?

- 티아구 실바는 진짜 무지 기대가 돼! 특히 챔스에서!

- 경험 많은 두 베테랑이 온 만큼 젊은 선수들과 제발 좋은 시너지가 일어나기를 바래요~!

그러나 몇 시간 뒤.

기자며 팬도 없는 라커룸 내부.

퍼억-!

철푸덕!

“우어어억!”

퍼억!

철푸더억!

“아아아악!”

한 선수가 공중에 붕 떠올랐다가 바닥에 패대기쳐지기를 반복했다.

“...”

이를 네이마르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잠깐 샤워하러 간 사이, 코치가 없는 틈을 타 말리기도 전에 알베스가 그만 먼저 인구를 향해 도전장을 날린 것이다.

갑자기 권투 글러브를 주면서 알베스는 처음엔 친근하게 다가갔다가 점차 비쭉거렸다.

[나랑 복싱 한판 하자? 응? 훈련이 성에 안 차서 그런데 나랑 한 판 붙어보자고. 싸움 좀 한다던데? 왜? 쫄았어? 생긴 것과 다르게 쫄보인가 보네? 응?]

그러다 결국 가벼운 권투 시합이 진행되었고 권투 경력 3년 차라는 알베스는 일방적으로 처맞았다.

이에 분노한 알베스는 먼저 글러브를 벗어 인구를 향해 개처럼 달려들었다.

그게 또 화근이었다.

그때부터 저렇게 업어치기를 쉼 없이 당하고 있었으니까.

부웅-!

퍼억!

철푸더억-!

“아아악! 그, 그만...!”

부웅~!

퍼억!

철푸더억!

“제, 제발...!”

어느덧 알베스는 착한 눈을 하고서 사정하고 또 사정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인구는 마치 기계처럼 같은 동작을 반복할 뿐이었다.

이내 알베스는 라커룸 구석에 있던 네이마르를 향해 구원을 바라는 손길을 뻗었지만...,

“주, 주니뉴(네이마르 애칭)...! 사, 살려...”

스윽-

네이마르는 채 알베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라커 문을 열어 그 뒤로 숨어버렸다.

다행히라면...,

부웅~!

퍼억!

철푸덕!

더는 고통에 찬 비명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렇게 다니엘 알베스는 인구의 충복이 되었다.

*       *       *

시간은 빠르게 흘러 3월.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순위 1위로 오르는 데 성공했다.

2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 차는 겨우 3점.

언론이며 여론은 크게 들떴다.

지금과 같은 퍼포먼스를 지속해서 보여준다면 리그 우승도 불가능한 게 아니라고 말이다.

물론 그전에 팬들은 곧 있을 경기를 앞두고 바라고 바랐다.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상대를 무참히 쓰러뜨리기를!

뉴캐슬의 16강 상대는 ‘바르셀로나’였다.

< 173. 새로운 뉴캐슬 (18)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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