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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5. 새로운 뉴캐슬 (20)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75화 새로운 뉴캐슬 (20)
경기 당일.
양팀의 선발 엔트리 명단이 발표됐다.
뉴캐슬은 4-2-3-1 플랜을 가동했다.
최전방 마 인구.
2선 네이마르, 살로몬 런던, 루카스 오캄푸스.
중앙 투볼란테엔 오를레앙 추아매니, 소피안 암라바트.
포백은 알폰스 대이비스, 스밴 보트만, 아미르 라흐마뉘, 디안드루 예들린.
골키퍼 장갑은 조던 빅포드.
해당 라인업은 적어도 올시즌 뉴캐슬 내 최고의 선발 조합이라 할 수 있었다.
후반기 접어들어 맨체스터 시티까지 2위로 내려앉히고 1위로 올라선 라인업이 아니던가?
이에 맞서는 바르셀로나 또한 4-2-3-1 플랜을 꺼내들었다.
최전방 앙투안 그리즈만.
2선은 필리패 쿠티뉴, 리오넬 매시, 패드리.
중앙 투 볼란테엔 프랭크 더 용, 세리지 부스케츠.
포백은 조르뒤 알바, 도널드 아라우오, 피캐, 세르지뉴 데스트가.
골키퍼 장갑은 내투가 착용했다.
해당 라인업을 보고도 뉴캐슬 유나이티드 서포터즈는 속된 말로 쫄지 않았다.
오히려 해볼만 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 와. 바르셀로나 라인업 봐라. 내가 알던 사비랑 이니애스타는 어디 간 거야?
- 네이마르, 수아래스도 없어!
- 벤치에 있는 저 브레이스웨스트는 뭐냐? 웬 바르셀로나에 어울리지도 않는 놈이 저기 벤치에 앉아있는 거야?
ㄴ 브레이스웨스트만일까? 과연....?
- 전체적으로 해볼만한 라인업이라고 봅니다. 매시는 이제 나이 먹었고, 필리패 쿠티뉴랑 그리즈만이 로날두 쿠만 체제에서 좀 살아났다고 해도..., 딱히 위협적이게 보이진 않으니까요.
- 레알 마드리드도 크리스티아누 로날두 나가고 나가리 되는 중인데..., 바르셀로나도 조만간 매시 떠나고 망하겠다.
경기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설전에 설전을 이어가던 꾸레마저 바르셀로나의 현 라인업에 소위 현타가 온 것 같은 반응을 보였다.
- 영광스럽던 블라우그라나 다 죽었네!
- 와..., 이렇게 망가질 수도 있는 거야? 몇 년 전만 해도 네이마르, 수아래스, 매시가 다 해 먹던 공격 라인업이었는데. 이제 매시 밖에 없네...
- 선수 보강도 알차게 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 프랭크 더 용 제외하고 거진 FA나 헐값에 데려온 선수들이잖아!
ㄴ 돈 없대.., 돈 없어서 비싼 선수 영입 못해. 그래서 오고 싶어하는 월클도 바르셀로나가 돈 없다고 거부했잖아.
ㄴ 누구?
한 팬의 말대로였다.
올 시즌 바르셀로나는 재정적 문제로 인해 기존 주축 자원을 내보내고도 이렇다 할 수준 높은 보강을 이루지 못한 거다.
당장 벤치나 선발에 포함된 선수 몇몇만 하더라도 올시즌 갓 바르셀로나 B에서 1군으로 콜업된 라인업이었다.
그나마 운이 따랐다면 패드리, 안수 파튀, 도널드 아라우오의 1군 콜업이 성공적이었다는 것 정도.
반면 뉴캐슬은 리그며 챔피언스 리그, 그 외 컵대회에서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뽐내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유명 일부 매체들은 바르셀로나의 근소 우위를 점했지만 말이다.
이를 두고 경기 몇 시간 전 인구는 개인 SNS를 통해 아주 간결한 일갈을 가했다.
[아약스, 밀란, 이젠 바르셀로나?]
언급한 클럽 모두 과거 유럽 5대 리그 내 몇 시즌 동안 최고의 권위를 누렸던 클럽이었다.
현시대에 이르러 아약스와 밀란은 재정 및 기타 문제로 큰 하락세를 겪었지만.
* * *
로날두 쿠만 감독은 꽤 거친 멘트를 곧잘 날리는 반면 전술적으로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감독이었다.
그로 인해 상당수 바르셀로나 서포터즈들은 매 경기마다 비판을 가해왔다.
호샙 과르디올라 시절부터 뿌리 깊게 박혀있던 티키타카가 쿠만 체제에선 실종되다시피 했으니까.
오늘도 그랬다.
“좀 올라가아!”
“인마아아! 올라가서 패스도 좀 주고 받고! 상대 배후 공간 좀 뚫어보라고오! 어?!”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할거냐! 뒤에 버티고 서서 언제까지 수비만 할 거냐고!”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노 우에서 일부 팬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미드필더까지 수비에 치중하는 방식을 선호하면서 경기 초반, 뉴캐슬을 상대로도 탄탄한 수비력을 뽐내긴 했다.
허나 전개 방식이 오랜 팬들 입장에선 마음에 들지 않은 거다.
단연 당일 SNS를 통해 바르셀로나에 흠집을 낸 인구를 향한 비난도 이어졌다.
“이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e!”“개@[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너 오늘 영국으로 못 돌아갈 줄 알아라! 어? 이 동양인@@[email protected]!”
쿠만을 향한 욕은 양반이라 할 수 있었다.
감히 인구를 향한 꾸레들의 분노어린 외침은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 투성이었으니까.
물론 인구는 샌드백처럼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
척-!
“줫까고들 있네.”
주심, 부심이 보지 않는 사이에 틈틈이 뼉큐를 날리며 비웃은 거다.
팩트도 가했다.
“이 거지새끼들. 그러게 재정적으로 건실하게 지내지 그랬냐. 조만간 매시까지 내보내겠어? 어?”
꾸레의 욕지거리는 전염처럼 더 크게 퍼졌다.
전반전 14분.
해설진은 감탄을 터뜨렸다.
퍼억-!
[오옷! 아라우오오! 인쿠를 어깨 푸싱으로 튕겨내며 공을 꿰차는 데 성공합니다!]
투웃-!
강력한 푸싱 및 돌파 방향 예측으로 인구에게서 공을 빼낸 아라우오는 곧장 전방으로 짧은 패스를 찔렀다.
스윽-!
몇 걸음 앞에서 패스를 연결받은 베테랑 센터백, 피캐는 터닝으로 빠르게 돌아서 전방으로 길게 롱볼을 차올렸다.
타아앙-!
앙투안 그리즈만이 하프라인을 넘어 뒤쪽에 있던 뉴캐슬의 수비수, 스밴 보트만의 가슴팍에 등짝을 부딪힌 것도 그때였다.
투웃-!
거의 동시에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 공은 그리즈만의 가슴에 정확히 떨어졌고 필드로 공이 이어서 바운드되기 직전,
투욱-!
[오옷! 그리즈만! 우측 하프로 빠르게 올라간 리오넬 매시에게 백히이일!]
기습적인 왼발 백힐로 스밴 보트만을 얼려버렸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공의 세기가 강했던지 매시에게서 세 걸음이나 앞서버렸다.
뻐어엉-!
그때를 놓치지 않고 뉴캐슬의 레프트백 알폰스 대이비스가 뛰쳐나와 힘껏 공을 차 걷어내버렸고 말이다.
이외에도 기막힌 찬스가 몇 차례 나왔으나 꾸레들은 만족할 리가 없었다.
찬스 방식부터가 기존 높은 지점에서 가두고 패던 티키타카와는 달리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이 아니던가?
그러거나 말거나 로날두 쿠만은 일부 팬들의 비판을 귓등으로 흘려들을 뿐이었다.
그는 고집스러운 눈매로 그라운드를 보며 생각했다.
‘승리하면 그만이다!’
한편으로는 제대로 먹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제의 도발이 꽤 유용하게 작용한 모양이긴 하군.’
경기 시작 15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하지만 쿠만의 눈에는 보였다.
네이마르와 인구가 평소보다 골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조금 전 아라우오가 인쿠에게서 공을 걷어내기 전에도 패스 코스가 있었어.’
우측 페널티 박스에 인구가 발을 들임과 동시에 반대편에서 네이마르가 깊숙이 침투해들었다.
‘스루 패스만 찔러줬어도 네이마르가 직접 슈팅으로 처리할 각이 나왔지.’
하지만 인구는 패스 대신 한 번 더 돌파를 시도하다가 오히려 턴 오버를 허용해버렸다.
15분 사이 이러한 전개가 네이마르, 인구에게서 3차례 나왔고 말이다.
그렇듯 아쉬움도 따랐다.
‘상대 턴 오버 후 찬스만 침착하게 잘 마무리했더라도..., 크흠!’
이른 시간 1골 내지 두 골 이상으로 리드를 잡고 갈 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피식-
문득 입꼬리가 살며시 끌어올라갔다.
어쨌거나 자신의 안정적인 전술이 오히려 공격적인 뉴캐슬을 상대로는 상성마냥 먹혀들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 * *
전반전 20분이라는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현재 스코어는 0 : 0.
로날두 쿠만의 안정적인 전술에 뉴캐슬은 공격 기회를 맞이하고서도 끝내 결실만큼은 맺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턴 오버 시 뉴캐슬은 위험한 상황을 몇 차례 맞았다.
해설진은 이에 거듭 찬사를 내뱉었다.
[로날두 쿠만 감독이 뉴캐슬을 상대로 대비를 철저히 한 것 같습니다!]
[미드필더까지 수비 지역으로 내려 앉혀 협력 수비에 가담케 할 뿐만 아니라..., 거의 전체 라인이 내려 앉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포백은 올라갈 생각조차 않고 있지요!]
[직후 바르셀로나의 디펜시브 라인에서 인터셉트에 성공하면 좌우 윙어 또는 전방 공격진이 빠르게 튀어나가 롱 카운터 전개로 뉴캐슬을 공략하고 있고 말입니다!]
단순한 공격방식이라 할 수 있지만 뉴캐슬 입장에선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더러 연출했다.
그도 그럴 게 이전과 달리 올 시즌 뉴캐슬은 대부분 선수들이 하프라인 이상까지 올라가 공격에 가담하곤 했으니까.
라인을 높이면 높일수록 배후 공간은 넓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나 리오넬 매시, 그리즈만 같은 드리블이 출중한 공격수를 상대로는 수비수 입장에선 큰 부담이 따랐고 말이다.
지금도 그랬다.
투웃-!
[앙투안 그리즈만이 매시에게!]
짧은 사이드 패스가 우측 하프에서부터 올라가고 있던 매시에게 연결됐다.
움찔, 움찔!
최후방 센터백, 스밴 보트만은 뒷걸음질치며 발을 동동 굴렀다.
긴장감에 가득 찬 두 눈은 매시의 발 움직임과 상체를 빠르게 훑었다.
매시는 천천히 접근하는 척, 돌연 한 걸음 차에서 왼발 아웃사이드로 공을 치고 나가는 모션을 취했다.
‘페이크!’
보트만은 페이크라는 확신이 섰다.
고로 매시가 나아가는 방향으로 따라가는 척, 내지른 오른발에 적당한 무게만 실었다가 말고 급히 반대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때맞춰 매시 역시 반대 방향으로 공과 함께 몸을 틀어버린 거다.
‘역시!’
이번만큼은 자신의 판단이 맞았다는 것에 보트만은 스스로 감탄했다.
허나 그 감탄은 찰나에 지나지 않았다.
슈욱-!
“뭣?!”
그만 열린 가랑이 사이로 매시가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공의 위치를 우측으로 옮기는 동시에 콧발로 툭! 차 흘려버렸으니까.
버퍼링 걸린 것마냥 주춤거린 사이, 매시는 갑자기 상체를 뒤로 쏙 빼 원래 나아가고자 했던 좌측 배후로 쏙 빠져나갔다.
“미친...!”
말도 안 되는 기민한 움직임에 보트만은 경악했다.
오오오옷! 오오오오옷!
이번 만큼은 쿠만을 향해 원성을 자아내던 꾸레들도 감탄에 겨운 환호성을 내질렀다.
단 한 번의 페인팅만으로 매시는 빠르게 우측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발을 들였으니까.
타아앙-!
에어리어 선상에 정확히 오른발을 내디딘 시점엔 왼발 인프런트 슈팅을 때렸다.
투읏-!
뉴캐슬의 골키퍼 조던 빅포드는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다 말고 우측 포스트를 향해 힘껏 다이빙했다.
확장된 동공엔 보였다.
휘어져 날아오는 공이 포스트 좌측 상단 모서리로 크게 감겨 들어가는 것을-
그리고 1초도 되지 않아 빅포드의 입매는 축 늘어졌다.
휙, 휙-!
허공에서 암만 손끝을 쭉 뻗어 휘저어봐도 날아오는 공의 궤적에 닿지 못했으니까.
그렇듯-,
촤락~!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매시이이이이! 리오넬 매시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전반전 23분! 매시가 기어이 뉴캐슬을 상대로 이른 선제골을 만들어냅니다아아아!]
[스밴 보트만을 페인트로 속인 뒤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직접 득점까지 성공시킨 매시이이이이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궤적이었어요! 아아! 열광하는 캄 노우우우!]
[역시 해결사는 매시였습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 175. 새로운 뉴캐슬 (20)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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