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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80화 (1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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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 새로운 뉴캐슬 (25)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80화 새로운 뉴캐슬 (25)

4월 4일

에버턴의 홈구장 구디슨 파크.

[인쿠우! 인쿠우우!]

해설진이 외쳤다.

인구는 하프라인에서부터 공을 몰고 질주했다.

좌측면에서 에버턴의 미드필더 압둘라에 두쿠레는 거침없이 슬라이딩 태클을 구사하였다.

쏴아아아 아아아-

투읏-!

인구가 발등으로 공을 낮게 차올림과 동시에 살짝 뛰어오르며 태클을 피해낸 것도 바로 그 순간이었다.

“막아아아-!”

온몸으로 애먼 필드만 쓸어낸 두쿠레는 기겁하며 외쳤다.

그 외침처럼 에버턴의 센터백 밴 고드프리가 인구의 앞으로 나섰다.

경기 전 에버턴 감독, 카를로 안챌로티의 지침도 떠올랐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오게 하지 마라! 공을 소유한 채로는 더더욱!]

고드프리는 그 지침에 따라 이를 악물며 전방에서부터 인구를 향해 달려들었다.

팀 동료이자 레프트백 비탈리 미콜랜코는 사이드를 넘어 하프로 접근했다.

인구가 빠져나갈 공간을 하나라도 더 봉쇄하고자!

‘됐다-!’

고드프리는 인구와 한 걸음 차 간격까지 좁혔을 때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우측면, 막 하프를 넘어 달려든 팀 동료 미콜랜코 역시 측방에서 인구와 한 걸음 차 간격까지 좁히는 데 성공한 거다.

고로 고드프리가 판단하기에 인구의 선택 폭은 한정적이었다.

‘뒤로 공을 빽 하거나! 아니면 언더래핑을 통한 중앙으로 파고들거나!’

그리고 인구라면 공을 물리는 게 아닌, 활짝 열린 중앙으로 방향을 틀어 쇄도할 게 뻔했다.

이는 고드프리가 의도한 루트였고 말이다.

‘그쪽으로 발을 들이는 순간에 올가미처럼 좁히고 들 테니까!’

그 생각처럼 이미 뒤쪽, 반대편에 자리한 수비수들은 언제든 인구가 삐져나올 것을 대비해 지근에 위치해 있었다.

나아가 미드필더, 윙어들까지 내려앉아 뉴캐슬의 다른 공격수들을 일 대 일로 마크하는 중.

철저히 계획된 수비 방식이라 할 수 있었다.

‘인쿠의 슈팅을 최대한 막아내면서도 시간 지연을 벌이...!’

투웅-!

갑자기, 인구의 오른쪽 어깨가 훅 아래로 꺼졌다.

“엇...?!”

생각을 채 잇기도 전에 고드프리의 두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예상과 다르게 비좁은 공간인 자신과 미콜랜코의 틈새로 파고들려는 것 같자 반사적으로 고드프리는 공간을 더욱 좁혔다.

츠윽-!

한 발만 측방에서 달려온 미콜랜코에게 더 다가서는 방식으로.

투웅-!

인구의 꺼졌던 오른쪽 어깨가 치솟고 왼쪽 어깨가 훅 아래로 떨어진 것도 그 순간이었다.

“뭔...!”

고드프리의 동공은 이제 크게 들썩였다.

반사적으로 따라간 두 동공 속엔 보였다.

인구가 오른쪽 비좁은 공간으로 파고드는 척, 갑자기 즉시 공을 오른발 인사이드, 왼발 아웃사이드로 연속으로 굴리는 것을!

‘왼쪽인가!’

어깨 페인트에 몸의 밸런스가 일시적으로 깨졌다는 것에 고드프리의 이맛살은 와락 구겨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씰룩-

‘그래봤자지!’

앞서 언급했다시피 페널티 아크, 중앙으로의 침투는 이미 방비가 되어있-!

투웅-!

툭, 타앗-!

[오옷! 인쿠우우우우우우! 우측 비좁은 수비 틈으로 빠져나갈 것 같다가 왼쪽으로 다시 방향을 전환을! 돌연 재차 또 방향을 전환을 꾀하며 미콜랜코의 품속을 파고들 듯 그 측면을 어깨로 밀어붙여 뚫어냅니다아!]

[왼발 인사이드에서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옮겨가는 유려한 볼 컨트롤 좀 보시죠! 마치 축구화와 공에 고무줄이라도 연결한 것 같은 컨트롤이에요오!]

해설진의 감탄에 이어 원정팬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반면 고드프리와 미콜랜코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

특히 미콜랜코는 자신의 왼쪽 어깨를 스치고 지나친 인구에 어느 때보다 경악했다.

‘이걸 이렇게 뚫어낸다고...?!’

미콜랜코로선 순간 방심했다.

인구가 우측으로 파고들 것 같은 모션을 취하다 좌측으로 급 전환한 것을 보고 살짝 두 다리에 힘을 푼 것이다.

‘밸런스도 놈이 나아가는 방향으로 향해 있었어...!’

시선마저 페널티 아크 중앙으로 향해있던 지라 미처 인구의 기습적인 터닝 동작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더 나아가선...,

‘너무 빨라...!’

아예 반응할 틈조차 주지 않을 만큼 인구의 방향전환이 비정상적으로 빨랐다는 게 맞다.

눈 한번 끔뻑이기도 전에 놈이 돌아서 이미 자신의 어깨를 스치고 가 버렸으니까.

지금에선 우측 배후를 뚫어내 페널티 박스까지 발을 들였고 말이다.

미콜랜코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인구를 돌아보며 허탈한 표정으로 욕지거리를 내뱉는 게 다였다.

“fuck...!”

이에 화답하듯 인구는 뛰쳐나오는 골키퍼를 앞에 두고 슈팅이 아닌 사이드 패스를 시도.

이를 네이마르가 좌측 페널티 에어리어를 뚫고 들어와 오른발 인사이드로 가볍게 밀어 찼다.

타앙-!

촤라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네이마르으으으으으!]

[인쿠와 네이마르의 환상적인 합작골이 또 터졌네요오오오오오!]

[스코어 3 : 0! 강등 위기를 겪고 있는 에버턴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뉴캐슬이 전, 후반전 내내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줍니다아!]

[리그 31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2위 맨체스터 시티, 3위 리버풀과 함께 우승 경쟁을 다투고 있는데요!]

[오늘 경기에서 이대로 승리하면 2위 맨체스터 시티와는 승점 3점차로 벌리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3위 리버풀과는 4점차고 말이죠오!]

*       *       *

리그 31라운드 원정 경기인 에버턴을 상대로 뉴캐슬은 4 : 1 승리를 거뒀다.

이제 리그에서 남은 경기는 고작해야 7경기.

현재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승점은 75점.

2위 맨체스터 시티의 승점은 72점.

3위 리버풀의 승점은 71점으로 우승에 가장 가까운 팀은 뉴캐슬이라 할 수 있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뉴캐슬을 우승 후보로 꼽는 팀은 적었다.

이유야 간단했다.

암만 전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할 지라도 일부는 반짝 성과로 치부하기 일쑤였으니까.

나아가 스쿼드 댑스에서도 다른 빅클럽과 비교해선 한참 모자란 수준이었다.

특히 챔피언스 리그를 병행하려면 최소한의 더블 스쿼드는 갖춰져야 했기 때문이었다.

한 예가 바로 레스터 시티라 할 수 있었다.

2015-2016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거둔 레스터시티였지만 다음 시즌 이 팀의 성적은 리그 12위였다.

아름다운 동화를 써 내린 감독, 크라우디오 라니애리는 경질이라는 참담한 결말을 맞이했고 말이다.

레스터시티가 부진한 이유로 몇 전문가들은 얇은 스쿼드 댑스를 꼽았었다.

실제로 챔피언스 리그까지 병행하면서 레스터시티는 라운드를 치르면 치를수록 성적부터 경기력까지 곤두박질을 쳤다.

정신적, 체력적인 열세를 안고서.

그런저런 이유로 뉴캐슬은 우승후보보단 챔피언스, 또는 유로파 경쟁팀으로 분류됐던 거다.

인구, 네이마르라는 막강한 조합이 있으나 전체 스쿼드를 본다면 두텁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뉴캐슬은 레스터시티와는 달랐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승승장구할 뿐만 아니라 리그에선 전 시즌보다 더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뽐냈으니.

이처럼 또 이변을 연출하자 세상은 난리였다.

- 진짜, 기대 1도 하지 않던 팀이 지금 맨시티랑 리버풀이랑 우승 경쟁한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

- 대박이다. 인쿠랑 네이마르 조합 너무 좋아! 아니 그리고 둘만 잘하는 것도 아니야!

- 이거 인정. 팀 전체적으로 무슨 게임 버프 받은 것마냥 다 잘함;;; 하다못해 전술 트렌드에서 벗어났다고 비판받던 라파엘 배니테즈마저 살아났어.

- 뉴캐슬에 천운이 따르고 있구나아아아아~!

- 레스터시티에 이어 또 하나의 동화가 탄생하는 건가요? :)

툰 뿐만 아니라 유럽 팬들은 인구와 네이마르를 특히나 높이 평하고 있었다.

- 어제 에버턴전에서 합작골까지 하면 두 선수 올 시즌 몇 골 합작한 거죠?

ㄴ 24골이요. 인쿠 14골, 네이마르 10골입니다.

ㄴ 와..., 이게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가?

ㄴ 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 아니야?

ㄴ 놉. 완전 어렵지. epl 역사를 통틀어 고작 한 시즌 동안 둘이서 24골을 기록한 듀오는 없었으니까.

한 팬의 말처럼 인구와 네이마르는 매 라운드마다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바로 한 시즌 최다 합작골.

이미 일찍이 손흥빈, 캐인의 13골을 넘어선 두 선수였다.

무엇보다 한 시즌 손발을 맞췄을 뿐인데 벌써 역대 EPL 골합작 순위 5위에 올랐고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 인쿠랑 네이마르가 이번 시즌 상 다 휩쓸어버리겠네.

ㄴ 이건 시즌 끝나기도 전에 이미 확정났지.

ㄴ 20라운드부터 확정 난 듯?

리그 31라운드 동안 인구는 리그 안에서만 40골을 뽑아냈다.

득점 랭킹 2위인 네이마르는 23골.

3위는 해리 캐인으로 20골.

4위는 모하매드 살라 19골

5위는 손흥빈의 16골이었다.

영국 및 한국 언론은 이미 인구를 매시, 로날두를 뒤잇는 레전드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어시스트 랭킹에서도 네이마르가 17도움으로 도움 랭킹 1위.

2위는 인구의 13도움이었다.

단순 선수 랭킹뿐만 아니라 뉴캐슬은 20개 팀 중 최다 골을 기록 중.

골키퍼 조던 빅포드는 EPL 내에서 가장 많은 무실점 경기를 기록해냈다.

단 수비 실점 부분은 꾸준했던지라 20개 팀 중 최저 실점 4위에 해당했다.

어쨌거나 기대 이상의 성적에 툰들의 사기는 크게 달아올랐다.

머지않아 있을 분데스리가의 1강,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도 질 것 같지 않다는 팬들의 반응도 많았다.

*       *       *

4월 13일.

바이에른 뮌헨 VS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8강 1차전.

뉴캐슬의 끝없는 선전 덕일까?

툰 뿐만 아니라 유럽 대다수의 언론, 여론은 이제 뮌헨을 상대로도 뉴캐슬의 승리를 점치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전 한국 팬 중 다수의 팬 역시 뉴캐슬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일부 팬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로베리> : 와. 챔스에선 레알이랑 바셀도 뮌헨 만나면 쪼는데;; 언제 뉴캐슬이 이렇게 비상한 거냐? 응?

ㄴ <한반도스키> : 특히 바셀은 뮌헨한테 밥이었지...

- <인생은구만리> : 미춌다 진짜 ㅋㅋㅋㅋ 챔스 16강 진출만 해도 성공적인데 이제 뉴캐슬이 뮌헨한테 비비는 수준까지 올라왔네?

- <셰익스피어입니다> : 뉴캐슬 이번에 뮌헨 잡으면 진짜 챔스 우승도 가능할 듯! 레스터시티 리그 우승보다 더 동화같은 전개로 가즈아아!

- <발로차> : 솔직히 한국인이라서가 아니라..., 래반도프스키 VS 마인구 하면 닥 마인구 아님? 나만 그렇게 생각해? 국뽕이라고 무지성으로 까내리지 말구 ㅋㅋㅋㅋㅋㅋ

ㄴ <매화동매시>  : 축구 전문가인 내가 보기엔 이미 래반도프스키 훨씬 넘어섬 ㅋㅋㅋ

그러나 4월 13일, 한국 시간 새벽 5시 54분.

삐, 삐, 삐이이이이이이이이-!

주심이 경기 휘슬을 울렸다.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고 TV를 통해 경기를 끝까지 본 한국 팬들은 단체로 분통을 터뜨렸다.

그도 그럴 게 양 팀의 1차전 스코어 4 : 0.

뉴캐슬은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수 래반도프스키, 토마스 밀러에게 완전히 관광 당하며 대패했다.

< 180. 새로운 뉴캐슬 (25)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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