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84화 (16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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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4. 새로운 뉴캐슬 (29)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84화 새로운 뉴캐슬 (29)

“예에에에!”

득점에 성공한 인구는 꽉 쥔 주먹을 허공에 휘두르며 포효했다.

동료들은 하나같이 기쁨에 겨워하며 인구를 좌우, 앞뒤에서 와락 끌어안았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다.

“자자! 다들 제자리로오오!”

인구는 자신을 거칠게 끌어안는 동료들을 일일이 때어내며 외쳤다.

“아직! 아직이야! 아직 기뻐하긴 이르다고 이 새끼들아!”

말과 달리 인구의 입꼬리는 째질 것처럼 걸려 있었다.

허나 전반전 7분, 이른 시간 두 골을 뽑아냈다 할지라도 이제 겨우 2골 차로 좁혔을 뿐이 아니던가?

동료들도 그새 이점을 상기하고 빠르게 자기 자리로 복귀했다.

물론 인구는 복귀 전, 어느 한 관중석을 향해 하트  세레머니를 펼치는 것만은 잊지 않았다.

‘우리 딸! 아빠 하는 거 봤지? 크헣!’

멀지 않은 관중석엔 보였다.

가은이와 그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세나가 자신의 이름을 신나게 부르짖는 것을.

아빠아아아~!

라고 말이다.

특히 세나는 아빠의 세레머니를 보곤 손가락 하트로 화답해주었다.

불끈하니 다시금 체력이 차올랐다.

전반전 20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한지 플릭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의 압승을 예상하고 있었다.

재수없게 경기가 어렵게 흘러간다고 할지라도 승리는 따놓은 단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으득!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자리한 한지 플릭은 이를 악물었다.

[경기 양상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데요?]

[바이에른 뮌헨이 자신들의 홈에서 극강인 것처럼 뉴캐슬 또한 올 시즌 홈에서 패배가 단 한 번도 없을 만큼 강력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요!]

[암만 그렇다 할지라도 이렇게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정도라니요.]

해설진의 말처럼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전 20분 동안 제대로 된 공격조차 시도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다른 누구도 아닌 최전선에 위치한 마인구 때문.

1차전과 달리, 녀석은 20분 동안 단 한 번도 거친 압박에도 불구하고 볼을 뺏기지 않았다.

툭, 타앗-!

[오옷 인쿠우! 왼쪽으로 가는 척 오른쪽으로 즉시 방향을 전환합니다!]

1차전에서 인구를 나름 적절히 마크했던 래온 고레츠카는 당황했다.

‘뭔놈의 방향 전환이 이렇게 극단적인지...!’

왼쪽으로 공을 몰고 올 것 같아 왼쪽을 마크하면 한순간 인구는 반대 방향으로 돌아섰다.

어깨 푸싱으로 봉쇄하려 하면 역으로 인구가 어깨 푸싱을 가해 자신의 밸런스를 뭉개기까지-!

방향을 예측했다고 해도 문제였다.

슥, 슥, 슥, 스윽-!

스텝오버, 일명 헛다리짚기로 인구가 빠르게 돌진했으니.

래온 고레츠카로선 발을 뻗기는커녕 기겁하며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다.

스텝 오버의 동작 자체가 너무 컸다.

‘왼쪽이나 오른쪽이나 페이크를 줄 때 진짜로 파고들 것만 같잖아...!’

난처한 건 래온 고레츠카만이 아니었다.

‘이녀석 1차전때랑은 완전히 달라...!’

‘왼쪽인가? 얘 지금 오른쪽으로 침투하려는 거 맞지? 그래서 지금 이렇게 페이크를...!’

투읏-!

‘이런 @[email protected]! 왼쪽이었어?!’

인구를 상대하는 뮌헨 선수들 다수가 1차전과는 다른 인구의 몸놀림에 당혹스러워하며 지속해서 배후를 허용했다.

이에 홈팬은 인구가 공만 잡으면 엉덩이를 들썩이며 환호를 터뜨렸다.

해설진 역시 감탄했다.

[와, 인쿠우! 전성기 시절 브라질의 호나우도를 보는 것 같군요!]

[스텝오버 한 방 한 방이 슈팅 또는 배후를 파고들 것 같이 큰 동작이라 수비수들이 쉽게 발을 뻗지조차 못하고 있잖습니까?!]

그러던 전반전 22분.

트읏-!

조수아 키미히가 구태여 수비라인까지 내려가 측면에서 스탠딩 태클을 가했다.

스윽-!

공이 발끝이 닿았다! 라고 확신한 순간에 오직 정면만 바라보고 있던 인구는 왼발 드래그로 공을 뒤로 홱 뺐다.

퍼억-!

키미히는 멈추지 않고 이번엔 어깨 푸싱으로 인구를 흔들고자 했다.

이렇게 해서라도 시간 지연을 벌이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당황한 건 오히려 키미히였다.

‘꿈적도 안 해?’

힘을 실어 어깨 푸싱을 가했다. 한데 인구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이 뒤로 뺀 공을 다시 왼발 인사이드로 툭 쳐 오른발 밑으로 가져갔다.

센터백 니콜라스 쥘래가 뒤에 머물러 있다가 말고 인구를 향해 좁혀온 것도 그때였다.

우측면에선 풀백이자 베테랑, 대이비드 알라바가 빠르게 붙었다.

이는 한지 플릭의 지침이었다.

키미히나 그 외 선수가 인구와의 1대1 경합에서 실패할 시 지근에 있는 선수가 빠르게 압박해 공을 강탈하라고 말이다.

1차전엔 이런 방식이 통했다.

그렇게 키미히가 왼쪽, 전방엔 쥘래, 우측면으로 알라바가 반걸음까지 간격을 좁혀왔다.

‘빠져나갈 구멍이라곤 뒤쪽밖에 없어!’

알라바가 판단하기엔 백패스로 공을 물리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보았다.

물론 그전에 알라바는 살짝만 내질러도 소유권을 앗아올 수 있는 공을 향해 발을 뻗었다.

그 순간, 인구의 입꼬리는 슬며시 끌어올라갔다.

오른발 아웃프런트로는 공의 측면을 짧게 때렸다.

투웃-!

알라바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뭔...?!”

슬로모션처럼, 발끝에 닿았다 싶은 공이 갑자기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쏙 빠진 거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인구가 넛 메그를 먹임과 동시에 순간 스퍼트로 비좁은 공간을 강제로 찢어벌리듯 쇄도했으니까.

투웅-!

인구가 딛고 있던 바닥은 스터드에 의해 움푹 파였다.

휘청-!

“?!”

“어?!”

알라바와 전방에 있던 쥘래의 중심은 단번에 열리듯 뒤로 쏠렸다.

마치 강풍을 맞기라도 한 것처럼-!

그 사이로 인구가 빠져나갔고 말이다!

쥘래와 자신이 좁혔던 비좁은 공간을 피지컬과 순간 속도로 찢어발긴 인구에 알라바의 입은 경악으로 벌어졌다.

“아, 아악...!?”

그 벌어진 입에선 이내 또 다른 경악성이 터졌다.

그도 그럴 게, 세 사람이 한 사람을 봉쇄하는 데 실패하며 좌측, 중앙으로 네이마르, 런던이 쇄도하는 게 보였으니.

그것도, 완벽한 노마크 찬스로!

‘다른 애들은...?!’

찰나의 순간 알라바의 흔들리는 동공은 주변을 빠르게 훑었다.

“...하!”

곧 그 입 밖으론 허탈한 숨이 터져 나왔다.

인구가 돌파에 성공하는 지점에 맞춰 뉴캐슬 선수들이 단체로 뛰어들어 뮌헨 선수들을 맨마킹하듯 막아선 게 아닌가.

그나마 최후방 수비수 재롬 보아텡만이 우측 에어리어로 쇄도 중인 인구를 향해 방향을 틀었으나,

“아니야!”

알라바는 버럭 소리쳤다.

“뭐?”

긴박한 순간에 보아텡은 자기도 모르게 반문했다가 말고 뒷목 털이 쭈뼉 솟음을 느꼈다.

타앙-!

인구가 채 2걸음 거리에서, 슈팅이 아닌 왼발 아웃사이드 로빙패스를 차올린 거다.

이때쯤 네이마르는 좌측 박스 안으로 발을 들이다 못해 위치까지 다잡았다.

“이런 씨...!”

뒤늦게 인구 그 자체가 어그로였음을 깨달은 보아텡은 즉시 몸을 돌려 네이마르를 향해 달려들려 했으나 늦었다.

투웃-!

네이마르가 가슴 트래핑으로 한 번.

타앙-!

이어선 발밑으로 떨어지는 공을 아주 정확히 오른발 인스텝으로 힘껏 때려 찼으니.

마누앨 노이어는 헐레벌떡 뛰쳐나오다 말고 좌측으로 온몸을 던졌다.

촤라악~!

그럼에도 우측 포스트 상단 구석으로 박히는 공을 걷어내진 못했다.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네이마르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환상적인 득점이 터졌습니다아아아아! 스코어 3 : 0!]

[이게,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요! 전반전 20분만에 뉴캐슬이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3골이나 뽑아내다니요!]

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홈팬들에게서 듣도보도 못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야아아아!”

득점에 성공한 네이마르는 제일 먼저 인구를 향해 달려갔다.

직후 한 걸음 거리에서 폴짝 뛰어 인구에게 아이처럼 안겼다.

이제 단 한 골.

단 한 골만 넣으면 동점에 다가서기에 인구도 이번만큼은 네이마르의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쥐며 함께 포효했다.

물론 네이마르는 기쁨에 겨운 포효를 내지르다 말고 진짜 고통에 겨운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아악! 자, 잠깐만! 너무 꽉 쥐는 거 아니야?”

*       *       *

실시간 경기를 시청 중에 있던 한국 팬들은 이른 시간 뉴캐슬이 세 골을 만들어내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블루드래곤> :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 <로베리> : 극강 바이에른 뮌헨 상대로 전반전에만 세 골? 그것도 1차전에서 4 : 0으로 대패한 팀이?

- <인생은구만리> : 이스탄불의 기적을 뒤잇는 또 하나의 기적적인 역사가 나오나요오오오오~!

- <요즘세대사람> : 소름! 온몸에 소르으음! 오늘 잠 안 잔 사람이 진정한 승자아!

- <시흥시무드리크> : 와..., 잠 안 와서 TV 틀었는데 이게 대체 뭔 상황?? 내가 잘 못 본 거 아니지?

인구를 향한 찬사는 끊이지 않았다.

- <밥줘용> : 알라바, 쥘래, 키미히 1티어급 선수들을 인구 횽이 단신으로 제침. 거기다 모자라 보아텡까지 농락;;; 이정도면 매시의 후계자라 해도 할 말 없는 거 아님?

- <월드클래스인쿠마> : 이제 우리 인쿠마도 신계다! 인정해라!

- <손세이셔널> : 미쳤네 인쿠! 앞전 두 골도 그렇지만 이 골은 진짜 지렸다. 이건 인쿠가 거의 99.99999% 떠 먹여준 거잖아!

*       *       *

전반전 44분, 전반전 경기 종료까지 1분 남은 시점.

투웅-!

[래온 고레츠카의 로빙 패스으으~!]

하프라인에서부터 공을 연결받은 래온은 터닝 동작과 함께 전방으로 길게 공을 뿌렸다.

반격을 위해 발 빠른 킹슬리 코망, 토마스 밀러가 좌우 사이드에서 하프로 침투한 것도 그때였다.

“어딜!”

뉴캐슬의 풀백 다니엘 알배스와 알폰스 대이비스가 각각 코망과 밀러를 견제했지만 늦었다.

퍼억-!

밀러는 어깨 푸싱으로 근거리까지 붙은 알폰스 대이비스를 옆으로 가볍게 튕겨냈다.

나이를 먹은 탓인지 알배스는 발 빠른 코망의 스피드를 쫓아갈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투웃-!

[오옷! 밀러어!]

우측 하프로 발을 들인 밀러가 내지른 발등에 낙하한 공이 바운드도 없이 깔끔히 죽었다.

뉴캐슬의 센터백 스밴 보트만이 정면에서부터 뒷짐을 쥐며 빠르게 달려왔으나 그마저 늦었다.

투웃-!

공이 필드에 떨어짐과 동시에 밀러가 왼발 땅볼 사이드 패스를 찔렀으니까.

티아구 실바는 측면에서 알배스를 뚫고 침투한 코망을 견제하느라 해당 패스 코스를 차단조차 할 수 없었다.

이 순간 원정길에 오른 바이언들은 단체로 기립해 오옷! 오오오옷! 이라며 탄성을 드높였다.

타앙-!

기대에 부응하듯 한 템포 늦게, 로배르토 래반도프스키가 페널티 아크 뒤에서부터 침투했다.

이윽고 발 옆으로 흘러온 공을 오른발로 툭 차 마무리 지었고 말이다.

촤라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로베르토 래반도프스키이이이이이! 스코어 3 : 1! 바이에른 뮌헨이 전반전 종료 직전 한 골을 추가하며 합계 스코어 3 : 5를 만들어냅니다아!]

해설진의 흥분에 겨운 외침과 반대로 경기 내내 열정적인 응원가를 부르짖던 뉴캐슬 서포터즈는 단체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유야 간단했다.

[아아! 바이에른 뮌헨이 원정에서 기어이 1골을 기록했는데요! 이렇게 되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만약 뉴캐슬이 기적적으로 뮌헨과 5 : 5 스코어를 만들어낸다 해도 패합니다!]

[이기기 위해선 이젠 3골이 더 필요하게 됐군요!]

< 184. 새로운 뉴캐슬 (29)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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