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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86화 (186/200)

< 186. 새로운 뉴캐슬 (31)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86화 새로운 뉴캐슬 (31)

- <인생은구만리> : 이거 진짜 이길 수 있겠는데?

- <귀차니즘> : 와. 한 골차로 좁혀? 이거를???

- <풋살화전문점> : 4 : 0에서 5 : 5 만듬. 이건 기적임. 말 그대로 기적! 이건 져도 박수 열댓번도 쳐줄 만큼 기적임!

ㄴ <내안의축신강림> : 이왕 이렇게 된 거 이겨야지! 뭘 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매시아> : 네이마르 미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셀때처럼 골 넣은 거 실화냐? 응?

- <축구영화추천좀> : 인쿠랑 네이마르는 그냥 뭐 현대판 가빈 해리스랑 산티아구 무네즈인 듯? ㅋㅋㅋㅋㅋㅋ

한 팬은 염원했다.

- <불턴원더러스> : 남은 시간 5분임. 여기에 추가시간 주면 10분 정도? 예상! 지금 뉴캐슬 텐션이면 충분히 1골 더 뽑아넣을 수 있을 듯??? 아예 경기 내내 몰아치고 있잖아

*       *       *

한 팬의 바람과 달리 뉴캐슬의 맹렬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뮌헨은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치 않으려 들었다.

공격수들까지 내려앉아 육탄방어에 임한 것이다.

그렇게 후반전 정규 시간이 모두 지나갔다.

한지 플릭은 이 시간이 얼른 끝나기를 바랐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뿐만 아니라 원정길에 자리한 바이언 서포터즈들도 마찬가지였다.

부여될 추가 시간도 적었으면 했다.

“5부우운!”“5분이 뭐야. 3분도 많다아아!”

“하긴 경기 템포가 빨랐으니까.”

하지만 이들은 금세 분통을 터뜨렸다.

[7분]

대기심이 들어 올린 추가 시간판에 7분이라는 숫자가 적힌 것을 본 것이다.

해설진도 짐짓 놀란 눈치였다.

[아아! 추가시간이 7분이나 부여되네요!]

[생각보다 긴 시간입니다!]

[지금의 뉴캐슬이라면 충분히! 충분히 이 시간 안에 추가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오!]

[뮌헨으로선 긴장의 순간이 더욱 길어졌군요!]

반대로 홈팬들은 꽤 넉넉한 시간에 열띤 응원가를 부르짖었다.

팬들의 염원 덕일까?

후반전 45분. 추가시간 5분 34초가 지난 시점.

투웃-!

재롬 보아텡이 오른발 바깥으로 휘두른 발끝에 네이마르의 오른 발목이 차였다.

“아악!”

철푸덕-!

네이마르는 짧은 비명과 함께 바닥을 뒹굴었다.

“아니! 아니야!”

재롬 보아텡은 일단 펄쩍 뛰며 부정하고 봤다.

동료들까지 합세해 다가오는 주심을 가로막았다.

“살짝이에요! 살짝!”

“아니 내가 볼 땐 안 닿은 것 같은데 응?”

“쟤 원래 할리우드 액션 잘하잖아!”

이리도 부정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하필 파울 지점이 조금 전 네이마르가 프리킥으로 득점을 마무리한 지점과 거의 일치했으니까.

뮌헨 선수들로선 이 위기를 어떡해서든 벗어나고 싶었던 거다.

허나 주심은 단호하기 그지없었다.

척-!

[아아! 주심! 파울을 범한 재롬 보아텡에게 옐로카드마저 꺼내 듭니다!]

[좋은 지점에서 또 한 번의 프리킥 찬스를 얻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으으!]

[키커로는 누가 나설까요?]

네이마르는 별다른 할리우드 액션 없이 지끈대는 발목을 살짝 주무르고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면서도 은근슬쩍 기대 어린 눈으로 한 선수를 보았다.

‘인쿠...’

뉴캐슬의 프리키커 1순위는 다른 누구도 아닌 인구였다.

이를, 네이마르는 인정했다.

자신의 프리킥 실력도 분명 출중하나, 그간 보아온 인구의 프리킥은 냉정히 보건대 자신보다 한 수 위였으니까.

‘거기다 양발 다 무시무시하지.’

그럼에도 자신이 이 위치에서 득점을 기록한 만큼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않을까란 기대가 있었다.

또 자신과 달리 인구는 제공권에도 능하다.

‘그러니 상대 선수들 틈에 껴서 득점을 노리는 것도 또 다른 방식 중 하나구.’

바람과 달리 애석하게도 네이마르는 아쉽게 입맛을 다셨다.

인구가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인 공을 가슴 품에 안고서 파울 지점으로 가져간 거다.

그런데, 아니었다.

스윽-

“어?”

네이마르는 자신에게 다가와 공을 내미는 인구를 보며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땀에 흠뻑 젖은 머리칼을 한 손으로 쓸어넘긴 인구는 콧잔등을 찡긋하며 말했다.

“네가 차.”

“저, 정말?”

“응.”

인구는 짧게 답하곤 툭하니 네이마르의 가슴 품에 공을 던졌다.

얼떨결에 공을 받아든 네이마르는 수비벽 옆쪽으로 걸어가는 인구를 보며 내심 감격했다.

‘이 새끼..., 크흡.’

분명 보았다.

비록 단답형이었지만 눈빛만큼은 말하고 있었다.

‘난 널 믿어.’

라고.

물론 인구는 그저 객관적으로 보건대 오늘만큼은 저 위치에서 네이마르의 프리킥이 더 날카롭다는 판단을 내렸을 뿐이었다.

“네이마르군!”

한지 플릭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발작하듯 파울을 부정했다 말고 외쳤다.

“좀 더 좁혀! 좀 더 좁혀어어! 재로오옴! 마크 똑바로 해에! 하비이이! 어딜 보나! 저 놈! 루카스 저놈 기회를 틈타 배후 공간을 파고들려고 하잖나!”

어느덧 뮌헨은 네이마르와 멀지 않은 거리에 수비벽을 형성했다.

그 우측엔 양 팀 선수들이 한 대 뒤엉켜 언제든 박스 안으로 파고들 채비를 갖췄다.

과정에서 한 차례 주심이 휘슬을 불며 중재에 나섰다.

긴박한 순간인 만큼 서로가 팔을 쓰거나 아예 옷깃을 잡아당기는 거친 동작이 몇 차례 일어난 거다.

“한 번만 더 그런 식으로 하면 둘 다 경고 줄 줄 알아!”

주심의 경고에 런던과 니콜라스 쥘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원래 자리로 위치했다.

자리하자마자 어김없이 거칠게 몸을 부대꼈고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뒤쪽-

“후우-!”

네이마르는 정지한 공 앞에서 짧게 숨을 토해냈다.

인구가 간만에 자신에게 또 한 차례 기회를 주었다.

그로선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홈팬들은 벌써 10분 전부터 자리에서 기상한 채 제 이름을 연호하고 있었다.

네이마르으! 네이마르으으! 네이마르으으으!

그라운드 전역이 제 이름으로 가득 찬 것 같아 발밑에 묘한 소름이 돋기도 했다.

라커룸 대화 중에 인구가 했던 말도 떠올랐다.

[그러니까, 오늘, 이곳에서 영웅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아. 무엇보다, 이 축구판에 기적이 없은 지도 꽤 됐잖아?]

그 기회가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아닐까 싶었다.

무엇보다..., 네이마르는 전적이 있었다.

오래 전 2016-2017시즌, 파리 생제르맹을 상대로 자신은 캄 노우의 기적 속 당당한 주역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던가.

네이마르의 두 눈은 예리해졌다.

‘조금 전엔 니어로 깔아 차서 골을 기록했어.’

마누앨 노이어를 상대로 같은 방식으론 득점을 기록하긴 어려울 것이다.

또 조금 전과 달리 이제 수비벽 뒤쪽엔 신성, 자말 무시앨라가 옆으로 누워 있었다.

‘땅볼로 굴러가는 공을 일체 허용 않겠다는 거잖아.’

방법은 위로, 좌측이나 우측, 또는 아예 수비벽 머리 위를 넘겨 직접 골을 노리는 게 최선이지 싶었다.

‘노이어는 가운데에 위치해있고...’

확실히 수비벽 위를 넘기는 게 나을까?

그보다 더 좋은 건...,

‘수비벽 머리 사이로 집어넣는 거긴 한데.’

골키퍼 시점에서 보자면 그보다 더한 벼락 슈팅도 없다.

갑작스레 사이 공간으로 튀어나온 공에 방향을 예측하기가 여간 어려운 법이었으니까.

“후우-!”

네이마르는 다시 한번 짧게 한숨을 토해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삐이이이이이이이이-!

주심이 프리킥 신호 휘슬을 울렸다.

네이마르의 이름을 연호하던 홈팬, 원정팬까지 일순간 숨죽인 순간이었다.

“후웃-!”

침묵 속, 네이마르는 보다 짧게 숨을 토해낸 뒤 한 번의 도약 후 뒤로 힘껏 당긴 오른발을 휘둘렀다.

퍼엉-!

발등을 맞고 날아간 공은 원하는 대로 정확히 우측 끝자락, 점프한 두 선수 머리 사이 공간을 뚫고 지나갔다.

‘됐다-!’

찰나지만 네이마르의 얼굴에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빠르게 쏘아진 공이 니어 포스트 상단 구석으로 크게 감기지 않았는가!

‘계획 대로야!’

원하는 방향, 세기대로 정확히 맞아떨어진 공이었다.

그러나 그 표정은 1초도 되지 않아 일그러졌다.

투읏-!

[오옷! 마누앨 노이어어어어! 손끝으로 쳐냅니다아아아아!]

현역 최강의 골키퍼라는 노이어가 기어이 온몸을 날려 상단 모서리로 쏙 들어갈 뻔한 공을 손끝으로 쳐낸 거다.

숨죽였던 홈팬들은 단체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반대로 원정팬들은 예에에에에에! 라며 환호를 내질렀다.

그러나 그마저 1초도 되지 않아 양 팀 팬 모두 긴박한 표정으로 일변했다.

[오옷! 오오오옷-!]

헤설진은 중계도 잊고 탄성의 고저를 높였다.

하필 굴절된 공이 실망한 기색을 비쳤던 네이마르의 발아래로 또 떨어졌으니까.

타앙-!

언제 실망했냐는 듯, 네이마르는 일말의 망설임임도 없이 슈팅이 아닌 박스 안쪽으로 왼발 크로스를 때렸다.

“이런.. @$$!”

펀칭 후 우측 포스트 앞에 볼품없게 쓰러졌던 노이어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터져 나왔다.

이미 밸런스가 깨진 마당에 한 차례 더 실점 상황을 맞이한 게 아닌가!

무엇보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반대 포스트를 향해 뛰어갔지만-

스윽-!

“!”

노이어의 두 동공은 확장됐다.

마치 슬로모션처럼, 우측 페널티 스퍼트로 보아텡과 뤼카 애르난데스 사이 공간을 뚫고 한 선수가 뛰어들었으니까.

검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달려든, 성난 눈매의 인구가!

“아...!”

노이어의 벌어진 입에선 절로 탄식이 터졌다.

때맞춰 네이마르가 차올린 공이 달려오는 수비수, 자신 사이 애매한 공간을 지나친 게 아닌가.

공이 페널티 박스를 완전히 가로지르기 직전엔,

타앙-!

인구가 멀리 뛰기하듯 활어처럼 튀어 올라 오른발 사커킥을 휘둘렀다.

노이어의 얼굴 근육은 단숨에 풀렸다.

쐐액-!

좌측 볼 끝으로 굴절된 공이 칼바람을 일으키며 아주 시원하게 지나쳐버렸으니까.

촤라아아아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오오오오오오오올~!]

[인쿠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해설진에게서 쉬이 볼 수 없는 환호에 가까운 감탄이 터져 나온 순간이었다.

[기적입니다아아아아! 믿기지가 않네요오오오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공이 골망을 물결친 것을 본 인구는 어디론가 달려가 세레머니를 할 새도 없이 제자리에서 포효를 내질렀다.

“으아아아아!”“이야아아아아아!”

“인쿠우우우우우!”

“이 미친노오오옴!”

지근에 자리한 선수들은 그새 인구를 향해 좀비처럼 달려들었다.

벤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이야아아아아!”

코치, 로테이션 자원, 라파엘 배니테즈마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터치라인을 넘어 뛰쳐나왔다.

그들의 얼굴은 진득한 희열로 물들었다.

심지어 관중마저 팬스를 넘어 단체로 난입했다.

“인쿠우우우우우우!”

“이리와아아아아아아!”

“뉴캐슬이여어어 영원하라아아아아아아!”

여러 팬들은 눈물을 훔치면서까지 그라운드로 발을 들였다.

합계 스코어 6 : 5.

말 그대로 뉴캐슬이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으니까.

남은 시간은 3초.

그래서일까?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단체로 멘탈이 붕괴된 것처럼 자리에서 꼼짝도 못했다.

중계 카메라에 살짝 비친 한지 플릭은 초점을 잃은 눈을 한 채 멀뚱히 서 있을 뿐.

시간은 부여된 7분을 넘겼다.

< 186. 새로운 뉴캐슬 (31)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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