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7. 새로운 뉴캐슬 (32)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87화 새로운 뉴캐슬 (32)
남은 시간이 모두 지났다.
바이에른 뮌헨은 킥 오프를 했지만 이후 그들의 공격 기회는 고작해야 10초 정도가 부여됐을 뿐이었다.
타아앙-!
래반도스프키가 하프라인에서 회심의 중거리 슈팅을 때렸으나 이를 스밴 보트만이 헤더로 굴절시켰고 말이다.
크로스바 뒤로 넘어갈 뻔한 공도 뉴캐슬의 골키퍼, 조던 빅포드가 두 손을 힘차게 뻗어 잡아냈다.
그러고서 2초가 더 지났을 무렵...,
삐, 삐,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울렸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역전 골을 작렬한 순간처럼 툰들에게서 비명에 가까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데자뷔처럼 벤치에 있던 선수들, 코치들은 팔짝 뛰며 그라운드로 뛰어들었다.
“예에! 예에에에에에!”
네이마르는 불끈 쥔 주먹을 휘두르며 포효했다.
살로몬 런던은 지근에 있던 루카스 오캄푸스를 와락 껴안았다.
디안드루 예들린, 조던 빅포드는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무릎을 꿇으며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들어 보였다.
세상 감격한 표정으로!
해설진은 흥분에 겨워 외쳤다.
[미쳤습니다! 미쳤어요오오오!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승리했단 말입니다! 그것도 역전승이요!]
[그냥 역전승이 아니죠! 자그마치 5점 차를 따라잡다 못해 6골을 뽑아내며 지상 최강이라는 바이에른 뮌헨을 눌러버렸습니다!]
[팬들의 반응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과 별반 다르지 않군요! 충분히 납득이 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아!]
중계 카메라는 선수들, 눈물을 훔치는 여럿 관중들, 이어 마인구를 집중적으로 클로즈업했다.
[인쿠! 인쿠 마!]
해설진은 동경심에 가득 찬 눈으로 그 이름을 부르짖었다.
[아아! 경이적인 스트라이커! 인쿠 마아아! 이젠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어느덧 웃통을 홀라당 벗어 던진 인구는 코너플래그 쪽으로 천천히 뛰어가다니 양팔을 크게 벌렸다.
그의 입가엔 금방 진득한 미소가 걸렸다.
“아빠아아~!”
그새 툰의 배려로 펜스 가장 앞자리로 이동한 가은이가 세나를 들어 올려 인구의 품으로 건네주었으니까.
“잘했어! 정말, 정말 잘했어! 흐흡...!”
왜인지 가은은 울고 있었다.
그녀로선 인구가 이 필드 위에서 이처럼 열정적으로 뛴 것 자체에서 감동이 물밀 듯이 차올랐다.
오래전, 꿈을 향해 나아가던 청대 시절의 모습마저 겹쳐 보였으니까.
슥, 슥-
인구는 그런 가은이의 머리를 커다랗고도 투박한 손으로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왠지 이 순간엔 그러고 싶었다.
“오빠...?”
눈물을 훔치던 가은이 흠칫 몸을 떨며 인구를 바라봤다.
인구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이내 품에 안긴 세나와 눈을 마주쳤다.
세나는 아빠의 볼을 양손으로 꼬집듯이 쥐고는 세상 행복한 얼굴로 말했다.
“잘해쒀어! 아빠 최고야! 친구들한테 자랑할 고야!”
쪽-!
볼 뽀뽀도 받았다.
* * *
[챔피언스 8강 2차전에서 역전승한 ‘New’ castle United!]
[합계 스코어 6 : 5! 2차전에서만 6골 뽑아낸 뉴캐슬의 무시무시한 득점력...!]
[뉴캐슬 수비도 호평! 바이에른 뮌헨 상대로 홈에서 1실점만 허용해...!]
[괴물 스트라이커 마인구! 2차전에서 또 다시 포트트릭!]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방심했나?]
[래반도프스키 ‘지금은 인터뷰할 마음이 아니야.’]
[네이마르 ‘우리의 목표는 우승. 애초에 8강에서 주저앉을 생각 따위 없었어!’]
경기 종료 후 기사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각국 여론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 세상에나! 뉴캐슬이 바이에른 뮌헨을 이기다니....?
- 올 시즌 통틀어서 가장 재밌는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ㄴ 올 시즌 뿐일까? 내 생각엔 역대 명경기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경기인 것 같은데?
ㄴ 이거 인정해.
- 진짜 ‘뉴’ 캐슬이야. 진짜 ‘뉴’ 캐슬이라고!
- 돈이 이렇게 좋군요;;;;
ㄴ 딱히 보강을 그리 많이 한 건 아님. 파리 생제르맹이나 맨체스터 시티처럼 폭풍 영입했다기보단 적재적소에 훌륭한 영입을 한 정도일까?
- 1차전 뮌헨은 진짜 여포 그자체였는데;;; 2차전 뮌헨은 무슨 epl 하위권 팀마냥 수비만 급급했네. 반대로 뉴캐슬은 맨시티, 레알 마드리드 퍼포먼스였어.
한지 플릭을 비난하는 팬들은 시간이 갈수록 늘었다.
- 줫같은 한지 플릭...! 그렇게 건방 떨더니 이딴 식으로 저버리네?
- 한지 플릭은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 만한 감독이 아닙니다! 구단 수뇌부들은 어서 그를 경질하세요!
- 라파엘 배니테즈가 저무는 해라고 했었지...? 그러면 너는 저물다 못해 난파한 배야!
한지 플릭이 욕을 먹는 반면 라파엘 배니테즈를 향해선 칭찬이 자자했다.
리버풀 시절과 엇비슷한 제2의 전성기에 접어들었다는 평이 있을 만큼.
네이마르에겐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바로 ‘기적의 사나이’
그도 그럴 게 지난 2016-2017시즌 바르셀로나 vs 파리 생제르맹에서 한 차례 캄 노우의 기적을 연출한 바 있지 않던가.
그렇듯 몇 년이 지나 또 다시 기적을 연출한 만큼 툰들은 그를 기적의 사나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팬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선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인구였다.
- 인쿠는 진짜 미쳤다!
- 뮌헨 상대로 포트트릭 기록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가 과연 몇일까?
- 인쿠 마는 진정 매시, 로날두를 뒤잇는 선수입니다, 여러분! 이제 인정하시나요?
ㄴ 천만번 인정함!
- 현역 선수 스트라이커 랭킹 1위 인쿠마! 2위 카림 밴자마, 3위 래반도프스키, 4위 앨링 홀란드, 5위 해리 캐인 이정도인 듯? 수아래스는 폼이 너무 떨어졌고;;;
ㄴ 해리 캐인이 그래도 아직은 홀란드보다 보여준 게 더 많지 않나? 닥 1위 인쿠는 인정하겠음.
그렇게 3일 뒤....,
[바이에른 뮌헨! 한지 플릭 경질!]
[8강 2차전 패배 후폭풍인가? 바이에른 뮌헨, 시즌 도중에 한지 플릭 내보네···! 임시 감독이 잔여 경기 치를 것.]
* * *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행진은 8강에서 그치지 않았다.
리그에서도 연전연승을 달리며 1위 자리를 사수했으니까.
챔피언스 리그 4강 상대는 리버풀을 누르고 준결승전에 진출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만큼 툰들은 아틀레티코를 상대로도 충분히 승리를 차지하리라 자신했다.
4강 1차전 경기 전날, 인구 역시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기자들을 향해 아주 거만한 발언을 했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보다 순위가 낮은 구단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닙니까? 역사적으로도 그 팀은 앞선 두 팀의 아래에 위치해 있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패배할 리는 없습니다. 우린 바르셀로나를 손쉽게 격파한 팀이니까요.]
조롱성 발언이 아닐 수 없었다.
단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서포터즈는 분통을 터뜨렸다.
감독인 시매오네마저 인구를 비판했다.
[그러다 큰코다치게 될 겁니다. 인쿠가 제발 깨달았으면 좋겠군요.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한 모든 팀은 빅이어를 들어 올릴 만한 여력을 지닌 팀이라는 것을. 방심은 반드시 패배를 부르는 것도요.]
그리고 일부 팬들은 시매오네의 발언에 동조했다.
지난날, 한지 플릭이 자만으로 몰락한 것처럼, 뉴캐슬 또한 자만에 의해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할지 모른다고.
* * *
4월 28일.
뉴캐슬 유나이티드 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4강 1차전.
삐, 삐, 삐이이이이이이이-!
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울렸다.
“이야아아아아아!”
동시에 인구는 웃통을 홀라당 까며 포효를 내질렀다.
홈팬들은 인, 쿠! 인, 쿠! 인, 쿠우!
라며 그 이름을 연신 연호했다.
지근의 동료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반면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우두커니 서 있던 디에구 시매오네 감독은 씁쓸한 얼굴로 입맛을 다셨다.
필드에 자리한 아틀레티코 선수들도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패잔병 같은 얼굴로 필드에 서 있었다.
아틀레티의 센터백, 호새 히메네스는 아예 엎드린 채 눈물마저 흘렸다.
이유야 간단했다.
1차전, 암만 원정 경기라지만 뉴캐슬을 상대로 6 : 0,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완패를 당한 것이다.
이 경기에서 인구는 또다시 해트트릭을 작렬했다.
네이마르는 멀티 골.
루카스 오캄푸스는 1골을 기록했고 말이다.
* * *
4강 2차전은 5월 4일에 진행되었다.
시매오네는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의지를 피력했다.
[뉴캐슬이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던 것처럼..., 우리 또한 아틀레티를 위해 최선을 다해 맞서 싸울 것입니다!]
1차전에서 눈물을 보였던 호새 히메네스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반드시! 반드시 이길 거에요. 한 골이 먹히면 우리 공격진은 세 골을 넣어 어떡해서든 격차를 좁혀나갈 겁니다!]
그러나 경기 당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구장, 시비타스 매트로폴리타노에서 치러진 4강 2차전.
후반전 44분.
스코어 0 : 0 상황 속,
타앙-!
[오옷 인쿠우우!]
페널티 아크 뒤쪽, 인구가 두 센터백을 앞에 두고 슈팅 페이크 후 재차 오른발 인스텝 킥을 구사했다.
센터백 사이를 통과한 공은 크로스바 위로 비켜나가는가 싶더니 페널티 스퍼트 지점에서 아래로 훅 꺼졌다.
“헉!”
반 템포 늦게 이를 포착한 아틀레티의 골키퍼, 안 오블락이 좌측으로 급히 몸을 던졌지만 늦었다.
손을 뻗었으나 손끝은커녕 손가락 마디 두 뼘 이상 벗어났으니까.
촤라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인쿠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후반전 44분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벼락 골을 성공시킵니다아아아아!]
[결승 골과 다를 바 없는 골인데요!]
득점에 성공한 인구는 입꼬리를 씨익 끌어올리며 제자리에서 두 손을 들어 귓가에 가져갔다.
이에 호응하듯 원정길에 오른 툰들은 열렬한 환호로 화답해주었다.
반면,
[아아....! 중계 카메라에 잡힌 아틀레티 서포터즈 좀 보시죠...! 하나 같이 절망에 빠진 얼굴들입니다아!]
이미 중계 카메라 군데군데 비친 관중석은 텅텅 비다시피 했다.
1차전에서 6점 차로 패한 만큼 0 : 0 스코어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자 전반전만 보고 떠난 사람들이 수두룩했던 거다.
센터백, 호새 히메네스는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건만 또 한 번 울상인 얼굴로 그만 눈물을 쏟아냈고 말이다.
“크허헝...!”
그렇게 추가시간마저 모두 지나가고...,
삐, 삐, 삐이이이이이이이이-!
[주심! 경기 종료를 선언합니다아!]
[2차전에서 단 한 골로 승리를 쟁취한 뉴캐슬 유나이티드으으!]
[1차전, 2차전 합계 스코어 7 : 0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누르고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하는군요오오오!]
[5월 29일! 앞으로 약 25일 후 치러지는 결승전 장소는 프랑스 생드니에 위치한 스타드 드 프랑스입니다아!]
[약 8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죠!]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대진표는 이랬다.
5월 29일, 레알 마드리드 vs 뉴캐슬 유나이티드
< 187. 새로운 뉴캐슬 (32)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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