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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92화 (192/200)

< 192. 우승? (5)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92화 우승? (5)

득점에 성공한 인구는 코너플래그를 향해 천천히 뛰어갔다.

근처에 도달하자 그는 한쪽 무릎을 꿇고서 화살을 쏘는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원정팬들은 이에 화답하듯 그 이름을 부르짖었다.

인~ 쿠우우! 인~ 쿠우우우!

팬스 가까이 있는 팬들은 두 손을 뻗어가며 청했다.

“안아줘요오오! 인쿠우우우우!”

“인쿠우우! 해트트릭! 해트트릭 가자아아아!”

“시티즌 저놈들을 아주 깡그리 부숴버려어어~!”

인구는 팬들의 연호에 씨익,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인쿠우~!”

“이 새끼 진짜 대박이네! 어?”

뒤늦게 다가온 동료들은 자리에서 일어난 인구를 축하해줬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리그 최종전, 우승의 향방이 걸린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그런데도 뉴캐슬 선수들은 미칠 것처럼 기뻐하지는 않았다.

그저 골을 넣었다는 것에 적당히 즐거워하며 인구에게 축하를 건넬 뿐.

그건 인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중계 카메라를 향해 마저 이 경기를 시청하고 있을 세나를 향해 손가락 하트를 날린 인구는 천천히 하프라인으로 돌아갔다.

속으론 생각했다.

‘그렇게 흥분 되지가 않아.’

때때론 조급함을 느낄 법도 했다.

전반전 30분 동안 자신의 득점이 터지지 않기 전만 해도 맨체스터 시티의 파상공세이지 않던가.

인구에게 연결된 패스 횟수는 단 2회에 그쳤다.

네이마르를 향해선 거의 패스가 끊긴 수준이었고 말이다.

‘유효슈팅도 우린 이제 하나다.’

패스 숫자, 점유율에서도 맨체스터 시티가 압도하는 중이었다.

어찌 보면 방금 득점은 상대의 방심에서부터 나온 행운의 골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이 이후로도 필시 맨시티는 강풍처럼 몰아칠 터.

그러나,

힐끗-

인구는 하프라인 뒤쪽에 자리하며 동료들의 면면을 살폈다.

씰룩-

절로 입꼬리는 끌어 올라갔다.

전반전 30분 동안 몰매 맞듯이 두드려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당황하거나 멘탈이 흔들리는 이가 없어 보였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다.

베테랑, 다니엘 알배스는 수비수들을 향해 응원을 돋웠다.

“방금처럼! 방금처럼만 마크하자고오!”

중앙 미드필더인 소피안 암라바트는 손뼉을 치며 투지를 불태웠다.

“자기 위치에서 압박만 해! 그러다 기회 봐서 내가 또 냅다 달려가서 저놈들 공 스틸할 테니까!”

고작 승점 3점 차에 자만에 빠진 모습은 아니었다.

그저 인구가 보기에 동료들은 어느 때보다 투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그 투지는 활활 타거나 흔들리는 게 아닌, 일정한 크기에서 내내 유지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한결 차분해 보이는 모양새였다.

더욱이,

‘골을 먹힐 것 같지 않아.’

경기 내내 위협적인 장면이 연출됐음에도, 인구는 동료들이 쉬이 실점을 허용하리라는 걱정이 되지 않았다.

믿음이라면 믿음이었다.

여지껏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아왔잖은가?

그들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쯤 되자 인구는 확신했다.

‘이 경기, 처음부터 우리의 승리다.’

이유야 간단했다.

동료들이 보인 투지의 크기는, 항상 승리했을 때나 따라오던 것이었으니까.

*       *       *

호샙 과르디올라의 얼굴이 일순 경직됐다.

경기 내내 몰아치다가 말고 실점을 허용했다.

이만한 데미지도 없었다.

그렇듯 호샙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선수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잡고자 소리쳤다.

“한 골이야! 고작 한 골로 흔들리지 마라! 전반전 30분 동안에 보여준 플레이대로만 한다면 1골, 아니 2골, 그 이상도 넣을 수 있으니까!”

자신감을 가지라는 감독의 외침에 상당수 선수들이 흔들렸던 멘탈을 스스로 바로잡고자 애썼다.

실제로 실점 후 10분 간은 다시금 맨체스터 시티의 파상공세로 이어졌다.

타앙-!

[가브리에우 재주스의 슈티잉!]

퍽!

[아앗! 머리로 받아내는 스밴 보트만! 순간 휘청였는데요! 그새 똑부러지게 서며 수비 라인을 조율하기까지 합니다! 강인한 정신력이군요오오!]

전반전 40분.

툭, 타앗-!

[리아드 마래즈! 사이드에서 컷백 페이크로 알폰스를 농락...! 안으로 빠르게 파고드는데요!]

투웅-!

[리아드의 낮은 크로스으으!]

이번엔 가브리에우 재주스, 실바, 스털링 등이 박스 안 사이사이로 빠르게 침투해 들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타앙-!

[오옷! 살로몬 런던! 수비 지역까지 내려앉은 런던이 중간에서 마래즈의 기습적인 크로스를 발로 걷어냅니다아아!]

지속적인 공세에 맨시티 서포터즈들은 다시금 응원가를 열창했다.

그러나 맨시티로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조급함이 느껴지는 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가브리에우 재주스도 그중 한 명이었다.

전반전 43분,

툭, 탓-!

재주스는 우측 사이드로 이동해 공을 받자마자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터치를 가미해 알폰스 대이비스를 제쳤다.

중앙에서 배르나르두 실바가 빠르게 전진하며 손을 뻗는 게 보였지만 이번엔 단독 드리블 돌파를 강행했다.

툭, 타앗-!

[오옷!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쇄도하는 재주스으으!]

뉴캐슬의 미드필더 오를레앙 추아매니가 정면에서 프런트 태클을 가하는 타이밍엔,

툭, 타앗-!

재차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공을 건드려 우측 하프로 방향전환을 꾀했다.

‘오케이!’

동시에 추아매니의 밸런스가 깨진 것을 본 재주스는 그대로 인스텝으로 그의 우측 배후를 파고들고자 했다.

그러나 이는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퍼억-!

한 차례 제쳤던 알폰스 대이비스가 그새 뒤쪽에서 어깨 푸싱으로 재주스의 우측 어깨를 밀친 것이다.

휘청거리며 밀려난 재주스의 표정은 엉망으로 구겨졌다.

그 발아래 있던 공이 알폰스가 휘두른 왼발 드래그 백에 걸려 멀찍이 벗어나 버렸으니까.

“빼에엑! 빼에에에에엑!”

호샙 과르디올라가 소리친 것도 그때였다.

알폰스 대이비스가 드래그 백으로 공을 빼자마자 전방으로 롱볼을 때렸다.

더불어 인구와 네이마르가 수비라인 사이에 걸쳐 있다 말고 라인을 깨고 뛰쳐나가 버린 거다.

다행히 발 빠른 카힐 워커는 좌측면에서 침투하는 네이마르의 속도를 따라잡아 몸을 부닥쳐가며 그 속도를 빠르게 죽여놨다.

“fuck!”

워커에 비해 피지컬이 떨어지는 네이마르는 이내 멈춰 서며 짧게 욕지거리를 터뜨렸다.

하지만 과르디올라의 긴장된 표정은 풀릴 겨를이 없었다.

쐐에에엑-!

툭-!

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공이 기어이 인구의 머리를 넘어 그가 힘껏 내지른 오른발등에 정확히 안착했으니까.

오오옷-!

원정팬들에게서 놀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달리는 와중에도 인구가 오른발 발등으로 아주 깔끔히 낙하한 공을 바운드도 없이 죽여놓은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속도가 다소 죽은 탓에 맨시티의 센터백, 내이선 아케가 바짝 접근했다.

“이익!”

아케는 이를 악물었다.

퍼억-!

동시에 인구가 페널티 아크쪽으로 접근하기도 전 우측면에서 어깨 푸싱을 가했다.

투웃-!

그러나 인구는 옆으로 살짝 밀려나면서도 찰나 발아래 둔 공의 소유권을 잃지 않았다.

구태여 오른발 드래그백으로 끌어다 자신의 다리 아래에 둔 것이다.

아케로선 다행이었다.

방금 푸싱으로 인구를 멈춰 세우는 데는 성공했으니까.

지금에서 그는 인구를 측면에 두고서 발을 동동 구르며 견제하는 중.

애석하게도 섣불리 발을 뻗지는 못했다.

‘조금 전처럼 볼 터치 한 방에 당할지도 몰라...!’

첫 실점 장면에서 자신은 자동문처럼 인구를 놓쳐버렸다.

말 그대로 가까이 붙은 전 상황에 인구가 터닝 터치로 돌아서며 간결히 벗겨낸 것이다.

“...”

으득!

조금 전 실점 장면을 떠올린 것만으로 이가 갈렸다.

그러면서도 얼른 동료들이 협력 수비에 임하기를 바랐다.

자존심이 상했으나 냉정히 보건대 인구를 1대1로 마크하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채 2초도 되지 않아 아케의 표정엔 한결 안도감이 돌았다.

적정한 간격을 두고 버틴 덕에 파트너 센터백인 후뱅 디아스가 반대 측면에서부터 접근한 것이다.

올시즌 후뱅 디아스는 epl 센터백 중에서도 1위, 2위를 다투는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그렇듯 아케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다.

‘나랑 후뱅의 협력 수비이니만큼 인쿠 이놈도 쉬이 파고 들려고...!’

생각은 채 이어지지 않았다.

스윽, 스윽-!

인구가 두 걸음 거리에서 헛다리 짚기를 펼치더니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공을 차 냈다.

“우읏!?”

아케는 반사적으로 요상한 비명과 함께 자기도 모르게 공이 굴러가는 진로를 향해 왼발을 뻗었다.

‘아뿔싸!’

동시에 뒷목 털은 주뼛 섰다.

트읏-!

우측면으로 파고들려던 인구가 돌연 오른발 드래그백으로 공을 대각으로 끌었다가 말고 이번엔 왼발 아웃스텝으로 툭 쳤으니까.

반대쪽엔 후뱅 디아스가 버티고 있었으나 아케의 경직된 표정은 그대로였다.

그도 그럴 게-

툭, 타앗-!

디아스에게 공을 헌납하듯 반걸음 차까지 다가갔던 인구가 재차 팬텀 드리블에 이어 오른발 아웃스텝을 구사한 게 아닌가?

“이런 씨...!”

무릎을 웅크린 채 발을 동동 굴렀던 디아스의 입 밖으로도 짧은 욕지거리가 터져 나왔다.

끝까지 버티고 섰다가 말고 그 또한 반걸음 차까지 간격이 좁혀지자 팬텀 드리블 앞에 그만 발을 내지르고 말았으니.

스윽-!

그 틈에 인구는 그 두 사람의 좁은 공간 사이로 팬텀 드리블 직후 오른발 아웃스텝으로 한 번 더 공을 길게 차 냈다.

후뱅이 내지른 발을 한끗차로 공이 피해가게끔!

0.2초도 안 되는 타이밍엔 몸과 함께 빠져나갔고 말이다!

“빼에에에에엑! 빼에에에에에엑!”

그 순간 맨체스터 시티의 수문장, 애데르송은 크게 당혹한 얼굴로 고래고래 소리쳤다.

두 사람의 압박을 찰나에 벗어난 인구가 기어이 또 페널티 우측 아크까지 공을 몰고 접근했으니까.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애데르송은 골라인 좌우를 빠르게 왔다 갔다 하며 긴장한 나머지 고국어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카힐 워커가 네이마르를 마크했다가 말고 리아드 마래즈에게 바톤을 넘기고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중이지만,

‘안돼, 늦어...!’

에어리어에 접근하기도 전에 인구가 슈팅을 때릴 것만 같았다.

실제로도 인구는 이미 오른발을 활시위처럼 당겼다가 말고 앞으로 거침없이 휘둘렀다.

‘에라이!’

그만, 애데르송은 잔뜩 찡그린 얼굴로 좌측 포스트를 향해 몸을 던졌다.

딱 슈팅 모션이 그 방향이었으니까.

그러나 철푸덕! 넘어짐과 함께 애데르송의 눈밑은 불편하게 꿈틀거렸다.

투읏-!

빠르게 쏘아진 인구의 오른발 스터드가 돌연 공을 때린 게 아닌, 공의 윗 등을 쓸 듯이 얹힌 거다.

스윽-!

인구의 바로 우측으로 살로몬 런던이 기습적으로 튀어나왔다.

투웃-!

인구가 슈팅 페이크로 애데르송을 한 번 속인 뒤 오른발로 가볍게 툭! 런던이 나아가는 방향으로 패스한 것도 바로 그때였다.

이미 다이빙 후 필드에 주저앉은 애데르송이 할 수 있는 건 한 마디였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우오오오옷!”

그러거나 말거나 살로몬 런던은 두 눈에 불을 켜고 발밑으로 굴러온 공을 오른발 인스텝으로 강하게 때려 찼다.

속으론 감사함을 전했다.

‘인쿠우! 고마워어!’

타앙-!

촤라라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살로몬 런더어어어어어어어어언~!]

[골입니다아아아아아아! 맙소사! 전반전 44분!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두고 또다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득점에 성공하네요오오! 스코어 0 : 2!]

[모두의 예상과 달리 경기가 뉴캐슬 쪽으로 한결 수월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아아!]

< 192. 우승? (5)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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