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 우승? (6)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93화 우승?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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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구만리> : 야~ 맨시티 이러면 맥빠지지 ㅋㅋㅋㅋㅋ
- <지송팍> : 점유율 다 가져가 놓고 전반전에 두 골 실점하는 거 실화냐?
- <마인구짱> : 인쿠횽이 그래서 무서운거임. 기회가 왔다 싶으면 냅다 꽂아버리니까;;;
- <시티즌입니다> : 내이선 아케 좀 빼! 첫 실점도 저놈이 놓쳐서였고, 두 번째 실점도 쟤가 문제였잖아.
ㄴ <리밥풀> : 후뱅 디아스도 인구 못 막았는데?
예상치 못한 스코어 0 : 2 상황에서 한국 팬들은 인구를 찬양하고 나섰다.
- <올리비애조루> : 인구횽은 챔스 결과 상관없이 오늘 경기만으로도 이미 발롱도르까지 확정임. 인정?
- <아침은백반> : 맨시티 VS 인구. 닥 인구 승!
- <축구인생5회차> : 아니, 챔피언십에서 뛸 때만 해도 EPL에서 그럭저럭 잘하겠구나 싶었는데..., 내 예상을 아득히 벗어난 선수였네;;;
* * *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호샙 과르디올라는 두 장의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배르나르두 실바 OUT, 캐빈 더 브라이너 IN]
[리아드 마레즈 OUT, 패란 토레스 IN]
해설진은 말했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교체 카드를 꺼내든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그 말처럼 호샙은 어서 빨리 추격 골을 뽑아 넣기를 간절히 바랐다.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제기랄.’
혼자였다면 입 밖으로 끊임없이 욕지거리를 터뜨렸을 상황이었다.
‘전반전..., 전술엔 딱히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뉴캐슬보다도 훨씬 많은 공격 찬스를 가져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속된 말로 뻥 슛으로 상당수 놓쳤다.
‘몇 차례는 수비 디펜스에 걸렸다...!’
조던 빅포드의 신들린 선방도 있었고 말이다.
반면 뉴캐슬은 간헐적으로 얻은 단 두 차례 찬스를 결단코 놓치지 않았다.
‘인쿠...!’
호샙의 시선이 그라운드에 위치한 인구에게 향했다.
그는 맨시티 수비 디펜스 앞에서 천천히 어슬렁대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아군이 공을 강탈한 순간에 배후로 파고들겠지...!’
문득, 지금에라도 인구에게 적극적인 맨 마킹을 붙여야 하나라는 고심이 되었다.
이내 호샙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니다.’
지금으로선 전반전처럼 공격에 치중하는 게 나았다.
상대를 윗 라인에서부터 압박하고 공을 강탈해 득점을 노리는 방식...!
호샙은 다시 한번 확신했다.
전반전 자신의 전술은 하등 문제가 없었다고.
진정 문제라면 공격진의 득점력 부재였다.
그렇듯 교체 투입과 함께 조급함도 느껴졌지만 내심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신성, 패란 토레스를 비롯해 팀에 그간 많은 기여를 한 캐빈 더 브라이너가 한 건 해주기를 말이다.
* * *
후반전 7분.
호샙 과르디올라의 바람은 통했다.
툭-!
캐빈 더 브라이너가 페널티 아크 좌측 한참 뒤쪽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았다.
뉴캐슬의 소피안 암라바트가 두 걸음 차에서 불시에 반걸음 차까지 좁혀들었지만,
툿!
스윽-!
프런트 태클이 가해지는 그 찰나 캐빈 더 브라이너는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공을 차내는 척 모션을 취했다.
동시에 재차 드래그백으로 안으로 끌어다 반대 방향으로 급전환시켰다.
직후, 캐빈 더 브라이너는 소피안 암라바타의 열린 공간을 놓치지 않았다.
뻐어엉-!
왼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때려버렸으니.
쐐애애액-!
낮은 포물선을 그리며 빠르게 쏘아진 공은 삽시간에 뉴캐슬의 디펜스라인을 넘어섰다.
“헉!?”
아래위로 크게 들썩이며 날아온 공에 조던 빅포드는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다 말고 우측으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손끝으로 쳐내는 데는 실패했다.
촤라아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캐빈 더 브라이너어어어어어! 강력한 중거리포 한 방으로 스코어 1 : 2! 바짝 추격하는 군요오오오오오오!]
[호샙 과르디올라의 교체가 적중하는 순간입니다아아아!]
“예스으으으!”
캐빈 더 브라이너가 득점에 성공하자 호샙 과르디올라는 펄쩍 뛰어오르며 짧게 기쁨을 토해냈다.
그러나 기쁨은 정말 잠깐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 고작 한 골을 따라잡은 정도가 아니던가?
그렇듯 호샙은 금세 악장처럼 손을 휙휙 저어가며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했다.
* * *
후반전 10분.
“후우욱! 후우욱!”
인구는 내이선 아케와 후뱅 디아스 사이 공간을 어슬렁대며 짧게 짧게 숨을 토해냈다.
불과 3분 전, 캐빈 더 브라이너에게 예상치 못한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긴 했으나 딱히 감정에 변화는 없었다.
지금 또한 캐빈 더 브라이너를 필두로 맨시티는 무시무시한 공세를 펼치는 중이었다.
툭, 타앗-!
[캐빈 더 브라이너에게 연결된 고옹!]
[소피안 암라바트가 다시 한번 접근합니다만...!]
슈욱-!
[오옷! 스루패스으으! 캐빈 더 브라이너! 슈팅을 때리는 척,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 공간으로 기습적인 스루패스를 연결합니다아!]
툿-!
[좌측 하프에서 이를 잡아낸 라임 스털리잉!]
타앙!
[슈우우웃!]
[아~! 크로스바 위를 살짝 벗어나는 공이었군요오! 라임 스털링!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와우.”
인구는 뒤쪽에서 작게 감탄했다.
캐빈 더 브라이너 한 명만으로 전반전과 비교해 훨씬 더 패스 길이 살아났다.
‘거기다 중거리 슈팅까지 장착한지라.’
지근에 있는 동료들로선 중거리 슈팅 코스라도 막아야 하기에 바짝 붙어 견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전반전처럼 맨체스터 시티는 많은 점유율과 많은 슈팅 찬스를 가져가고 있었다.
후반전 들어 아직 인구는 단 한 번의 볼터치도 가져가지 못했고 말이다.
힐끗, 쳐다본 네이마르는...,
“하 씨발. 나한테 공이 안 와. 살로몬도 골 넣었는데. 후!”
잔뜩 찡그린 얼굴로 사이드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바로 뒤에서 카힐 워커가 적정 거리를 두고 그림자처럼 따라 움직였다.
피식.
인구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확실히, 호샙 과르디올라는 뉴캐슬을 상대로 대비를 잘해온 것 같았다.
‘일단 우리 두 사람을 고립시켰으니까.’
뒤쪽에 수비수가 포진하긴 했으나 라인을 상당히 높게 잡았다.
‘라인만 높은 게 아니라 1선, 2선, 3선, 4선 간의 간격도 상당히 좁게 잡아놨어.’
3-1-4-2로 편성한 이유였다.
수비수들에게까지 빌드업을 지시하며 거의 반코트로 몰아붙이다시피 압박하고 있었으니까.
‘때때론 골키퍼까지 포함해 롱 빌드업을 구사하고 있고.’
오프사이드 트랩도 적절히 이용하는 중이었다.
지금도 봐라-
뻐어엉-!
[오옷! 아미르 라흐마뉘! 공을 빼앗은 후 빠르게 전방으로 쏘아 올립니다아아!]
인구는 라흐마뉘가 공을 쏘아 올리기 직전 시점에 똑똑히 봤다.
자신의 바로 등 뒤에 있던 후뱅 디아스, 내이선 아케가 한 걸음 앞서 나와 트랩을 설치하는 것을.
옆을 보니 네이마르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카힐 워커 또한 아슬아슬하게 앞으로 튀어나왔고 말이다.
이를 인지하지 못한 네이마르는 맨시티 진영으로 향해 저돌적으로 뛰어들었다.
오오옷-!
원정 팬들은 환호했으나 그 환호는 짧았다.
척-!
터치라인 바깥에 있던 부심이 기를 앞으로 쭉 뻗었으니까.
오프사이드였다.
“fuck!”
전력으로 달리던 네이마르는 욕지거리를 터뜨리며 멈춰섰다.
이후로도 뉴캐슬은 간헐적인 찬스를 얻었다.
그러나 3번 연속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렸다.
반면 맨체스터 시티는 추격 골 후 더욱이 뉴캐슬의 디펜시브 라인을 괴롭혔다.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 싶으면 사이드에서 사이드로까지 길게 패스해 흔들어놓기까지.
특히 캐빈 더 브라이너는 없는 공간도 가벼운 발재간으로 만들어냈다.
직후엔,
뻐어어어어엉-!
무시무시한 중거리 슈팅이 구사되었다.
원정 팬으로선 조마조마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인구는 아니었다.
이를 제일 먼저 발견한 선수는 다름 아닌 맨시티 수비수 내이선 아케였다.
‘이 새끼...,’
앞에서 아까부터 얼쩡거리는 인구의 모습은 마치...,
‘산책 나온 인간 같잖아...!’
그 생각대로였다.
인구는 맨시티가 장시간 공을 소유한 채 공격하는 와중에도 수비에 가담할 생각조차 않았다.
오히려 뒷짐 지고 서서 남의 일인 양 구경하기만 할뿐.
“이야~”
“우오...!”
“와, 저건 세나가 좋아할 드리블 패턴인데?”
몇 차례 맨시티 공격진에게서 멋진 장면이 나오면 감탄사까지 터뜨렸다.
내이선 아케의 두 동공은 다 흔들렸다.
‘이길 생각이 없는 거야?’
그로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승점 차라곤 고작 3점 차였다.
득실에선 맨체스터 시티가 앞서있다.
말 그대로 오늘 경기에서 자신의 팀이 역전승을 거둔다면..., 뉴캐슬은 다잡은 우승을 놓치는 격이었다.
‘그런데 이놈은...,’
아까부터 쭉 느낀 거지만 긴장감이라고는 단 1도 없어 보였다.
캐빈의 중거리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된 이후에도 녀석은 긴박한 표정을 짓기는커녕 박수를 쳤다.
‘진짜 미친놈인가?’
아케가 무슨 생각을 하든 말든 인구는 그저 이 잠깐의 순간엔 관전자의 입장이었다.
간단한 이유였다.
이미 초반부터 확신하지 않았던가?
이 경기의 승자는 뉴캐슬 유나이티드라고.
오히려 디펜스에서 열심히 임하는 동료들을 본다면, 동경심과 함께 경건한 마음까지 들었다.
‘새끼들 오지게 잘 막고 있잖아...!’
캐빈의 무시무시한 중거리 슈팅에 일단 몸부터 들이밀고 보는 녀석들이었다.
누구 한 명 빠짐없이!
라임 스털링이 드리블로 빠르게 공간 사이로 치고 나가는 와중에 알폰스 대이비스는 넘어졌다.
하지만 알폰스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족보행 동물처럼 한 손을 짚고, 또 짚어가며 공을 향해서까지 머리를 들이민 거다!
‘이 새끼들...!’
감동, 또 감동이었다.
인구가 본 영화 중에서 이처럼 감동적인 영화도 없었다.
그때였다.
후반전 17분경.
“인쿠우우우!”
스밴 보트만이 맨시티의 모진 공격 끝에 간만에 공을 스틸해냈다.
보트만이 롱볼을 때리려는 그 타이밍엔,
스윽-!
자신의 뒤쪽에 있던 맨시티 수비수들이 한발 앞서 튀어나왔다.
조금 전처럼 오프사이드 트랩을 구사하기 위하여.
허나 그들은 한 가지 문제를 간과했다.
스윽-!
인구가, 그들이 튀어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똑같이 한발 앞서 앞길을 틀어 막아버렸으니까.
“어!?”
“뭣?!”
좌우, 인구를 앞지르고자 한 발을 내질렀던 후뱅과 내이선은 일순간 당황했다.
뻐어어엉-!
때맞춰 보트만의 롱볼이 구사되었다.
투읏-!
인구가 필드에 디딘 왼발을 힘껏 비틀어 즉시 돌아서 용수철처럼 튀어나간 것도 그때였다.
스윽-!
후뱅과 내이선은 볼가에 스친 칼바람에 두 번 놀랐다.
눈동자는 홱! 강풍에 휩쓸리듯 뒤쪽으로 돌아갔다.
당황하는 사이, 이미 인구가 어마어마한 순간 스퍼트로 세 걸음 차나 벗어났으니까.
투웃-!
뒤늦게 쫓아가고자 맨시티 진영으로 몸을 돌렸을 땐 인구의 머리 위를 넘어 공이 필드로 뚝 떨어졌다.
투욱-!
인구는 속도가 붙은 그대로 공을 인스텝, 아웃스텝으로 차 냈고 말이다.
“이런 개@[email protected]@$!아!”
맨시티 수문장, 애데르송은 잔뜩 구겨진 얼굴로 재차 고국어 욕들을 쏟아냈다.
마치 데자뷔 같았다.
인구가 허허벌판 속, 자신을 향해 매섭게 달려오고 있었으니까.
세상 사악한 미소를 띠며.
< 193. 우승? (6)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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