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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98화 (198/200)

< 198. 우승? (11)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98화 우승? (11)

“예에에에!”

세르이오 라모스의 득점이 터지자 그 어느 때보다 카림 밴제마는 팔짝 뛰며 기뻐했다.

어린 비니시오스 주니오르는 자신의 가슴팍에 박힌 앰블럼을 두 손가락으로 집어 입가에 가져가고는 짤막한 키스를 날렸다.

그들의 얼굴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 예상과 달리 경기를 한결 쉽게 풀어가는 모습입니다아!]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한 뉴캐슬을 상대로도 여유가 넘치는데요?!]

그나마 다행인 건 2점 차 실점을 허용했대도 뉴캐슬 선수들은 금세 정신을 차렸다는 거다.

베테랑 티아구 실바는 외쳤다.

“아직 전반전이야! 4골 차도 극복했는데 고작 2골로 기죽지 마!”

하프라인 근처에서 어슬렁대던 인구도 손뼉을 치며 동료들을 북돋웠다.

짝! 짝!

“다들 평소처럼! 평소처럼만 하자고오!”

확실히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해서인지 동료들의 정신무장은 남달라 보였다.

‘새끼들, 금세 달아오른 거봐라!’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겁을 먹었다기보다는 이른 시간 두 골을 허용했다는데 일부 선수들은 분노가 치미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그 분노는 연료가 되어 경기력으로 곧장 토해냈다.

전반전 29분.

툭, 타앗-!

[루카스 바스캐스! 우측 진영으로 빠르게 공을 차고 올라갑-!]

쏴아아 아아아아-!

[아아! 갑작스레 중앙에서부터 슬라이딩 태클을 구사한 소피안 암라바트으으!]

[바스캐스에게서 공만 툭 건드려 터치라인 바깥으로 걷어냅니다아아!]

전반전 32분.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좌측 코너킥 상황.

타아앙-!

[네이마르의 인프런트 크로스으으!]

루카 모드리취처럼 박스 안으로 휘어지는 크로스가 구사되었다.

퍼억, 퍼억! 퍼억!

박스 안에 있던 양 팀 선수들은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다.

보다 더 좋은 자리를 점하기 위해.

그때, 박스 바로 바깥에서 세르이오 라모스가 경합을 벌이던 살로몬 런던의 어깨를 확 잡아당겼다.

“으억!”

짧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홱 밀려난 런던은 이내 도끼 눈이 되어 끝끝내 버티고 서 앞서 나간 라모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퍽!

“아악!”

철푸덕!

예상치 못한 몸통박치기에 라모스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삐이이이!

주심은 공격자의 파울을 주장했고 말이다.

다행히 카드는 부여되지 않았다.

전반전 34분엔 루카 모드리취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구사되었다.

뻐어-!

퍽!

“으어어..!”

허나 해당 슈팅은 채 1m도 날아가지 못하고 갑작스레 붕 떠올라 터치라인 바깥으로 벗어났다.

모드리취의 슈팅과 동시에 오를레앙 추아매니가 불시에 뛰어들어 몸으로 막아낸 것이다.

직후 그는 복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았다.

[의료진이 투입되어야 할 거 같은데요...?!]

해설진은 고통을 호소하는 추아매니를 향해 걱정스레 중계를 이어갔다.

허나 이내 추아매니는 찡그린 얼굴을 하고서도 벌떡 일어나 막 투입되려던 메디컬닥터에게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후로도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저지해냈다.

*       *       *

인구는 동료들의 투지를 새삼 다시 한번 체감하는 중이었다.

그러면서도 레알 마드리드의 포백을 뚫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라인 선상에서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센터백, 라파앨 바란은 그런 인구를 적극적으로 마크하는 중이었다.

‘배후를 허용해선 안 돼!’

지내딘 지단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인구의 맨 마킹을 맡겼다.

이유야 간단했다.

라파앨 바란은 센터백 중에서도 어마어마한 속도를 갖췄으니까.

그 빠르다는 피에르 오바매양마저 따라잡을 정도였다.

그렇듯 올 시즌 라파앨 바란은 모든 센터백을 통틀어서도 1대1 찬스를 쉬이 내주지 않았다.

이제 다수의 언론은 말한다.

세르이오 라모스의 완벽한 대체자라고!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툭!

기습적인 스트레이트 패스를 인구가 등진 채 받아냈다.

스윽, 투웅-!

“!?”

동시에 인구가 돌연 뒤돌아 뛰었다.

단순히 뒤돌아 뛰는 정도가 아니었다.

‘빠르다?!’

뒤도는 움직임까진 인지했어도 곧장 구사된 순간 스퍼트엔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두 눈을 부릅뜬 찰나엔 이미 인구는 자신의 좌측 배후를 뚫다 못해 반걸음 차 이상 벗어났다.

물론 라파앨 바란은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스윽, 투웅!

곧장 그 역시 뒤돌아 뛰며 추격하기 시작했으니까.

특유의 기다란 보폭을 활용하며.

멀찍이서 이 장면을 보던 레알 마드리드 감독, 지내딘 지단은 흠칫거렸다가 말고 이내 안도했다.

‘따라잡았군.’

그 생각처럼 인구는 얼마 못 가 라파앨 바란의 속도에 따라잡혔다.

하지만 라파앨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오히려 한 걸음 더 힘차게 발을 뻗어 인구를 앞질렀다.

직후 방향을 틀어 다시금 골문을 등지고선 인구와 1대1 대치 상황을 만들어냈고 말이다.

그것만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디펜시브 라인을 정비할 수 있었-!

투웅-!

“...?!”

라파앨의 눈 밑이 꿈틀거렸다.

인구를 정면에서 막아 세웠다고 확신함과 동시에 놈이 이번엔 우측 배후로 뛰어들었으니.

투웅!

라파앨 또한 한 번 더 속도를 드높이며 인구를 따라잡으려 들었다.

그러면서도 주변 상황을 살폈다.

‘네이마르가 좌측에서. 살로몬이 중앙에...!’

뉴캐슬의 또 다른 공격수 루카스 오캄푸스는 우측 사이드에서부터 전력 질주 중이다.

다행이라면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들이 일 대 일 대인 마크마냥 그들 한 명, 한 명을 마크 중이라는 것.

‘결국은 이놈만 막아내면 돼!’

으득!

이를 악문 라파앨은 짧은 순간 스퍼트 후 속도가 급감한 인구를 재차 따라잡았다.

때마침 인구가 오른발 인사이드로 공을 차고 나갈 것 같은 모션을 취했다.

‘드리블로 빠져나간다라!’

예상한 동작이었다.

그렇듯-

스윽-!

라파앨의 즉시 쳐든 오른발은 길게 내디뎌 인구가 나아가고자 하는 진로를 차단하려 들었다.

그런데,

툭, 타앗-!

“?!”

라파앨의 눈 밑이 꿈틀대다 못해 두 동공이 다 흔들렸다.

인구가 돌연 보폭을 크게 가져가 왼발 아웃프런트로 공을 반대 방향으로 차낸 게 아닌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따라잡을 수 있...!’

다고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투우우웅-!

“!”

한 걸음 차에서 인구가 한 차례 더 순간 스퍼트를 구사했다.

처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미친...!”

라파앨의 입 밖으론 절로 욕지거리가 터져 나왔다.

그도 그럴 게 인구가 필드를 박차고 나간 것만으로 한 걸음 차 이상 간격이 벌어졌으니까.

조금 전과는 차원이 다른 스퍼트에 라파앨은 반응조차 할 수 없었다.

문제는, 거기서도 끝이 아니란 것이었다.

골대와의 거리 약 34m.

아득히 먼 거리에서-

뻐어어어어어엉-!

속도가 붙은 그대로 인구가 왼발 인프런트 슈팅을 때렸다.

긴말은 필요치 않았다.

“하...!”

라파앨은 인구를 쫓으려다 말고 한 걸음만에 멈춰 서며 맥빠진 한숨을 토해냈다.

발등을 맞고 치솟은 공이 로켓처럼 날아가 골망 우측 상단 모서리 사이 공간으로 쏙 꽂혔으니.

촤라아아악~!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인쿠오우우우우우! 추격 골! 전반전 37분 만에 추격 골을 만들어냅니다아아아아!]

[믿기지 않는 중장거리 슈팅이에요오오!]

[티부 쿠르투아는 그 거리에서 슈팅을 구사하리라 생각지 못했는지 한 템포 늦게 반응하다 결국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아아!]

*       *       *

전반전은 2 : 1 레알 마드리드의 한 점 차 우위로 마무리되었다.

2실점을 허용한 직후까지만 하더라도 언론이며 여론은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 가능성을 좀 더 높게 점쳤다.

하지만 여지없이 뉴캐슬이 추격 골을 성사하자 언론과 여론 반응은 대번에 바뀌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vs 레알 마드리드! 경기 승패는 경기 종료 1초 전까지 아무도 몰라!]

[인쿠의 무시무시한 양발! 레알 마드리드를 일시 침묵케 하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또 한 번의 기적을 연출하나?!]

[UEFA 챔피언스 리그 DNA 장착한 레알 마드리드 VS 승리 DNA를 지닌 뉴캐슬 유나이티드! 최종승자는 누구?]

양 팀 팬들은 설전을 벌였다.

- 뉴캐슬이 역전한다! 딱 봐라! 뉴캐슬이 3 : 2로 역전해서 창단 최초로 빅이어 들어 올릴 거야!

- 닥 레알 마드리드지. 경기 못 봄? 뉴캐슬 놈들 밴제마, 비니시오스 침투에 죽도 못 쓰더니만.

ㄴ 레알 마드리드 포백은 인구 하나에 그냥 뚫리던데, 풉!

ㄴ 그건 재미를 위해 일부러 좀 뚫려 준 거야.

ㄴ 지랄하지 마.

- 후반전에 레알 마드리드 한 골 추가로 3 : 1. 후반전 30분쯤에 네이마르 한 골로 다시 3 : 2.

그리고 추가시간 3분쯤 부여됐을 때 인구가 전반전과 같은 중장거리 슈팅으로 스코어 3 : 3 만들어서 연장 감. 이 글은 성지글이 될거 임.

*       *       *

한 팬의 예측과 달리 후반전은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긴 했어도 양 팀 모두 슈팅 숫자가 전반전에 비해 확 줄었다.

전반전 대치 상황 이후 두 감독 모두 실시간 대응 전술을 구사해 기존 슈팅 코스들을 원천 차단해낸 것이다.

그렇게 후반전 43분이 되었을 무렵까지 스코어 2 : 1이 유지되었다.

마드리디스타(레알 마드리드 서포터즈)들은 누구 하나 앉아있는 이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그들은 응원가를 열창하면서도 점차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남은 정규시간이라고 해봤자 고작 2분이 아니던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얼굴에도 점차 화색이 감돌았다.

뉴캐슬 선수들은 점점 더 조급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말이다.

마찬가지로 툰(뉴캐슬 유나이티드)들 또한 하나같이 조마조마한 얼굴들이었다.

“제발, 제발! 제발 한 골만요! 한 골만 더 넣게 해주세요!”

한 팬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두 손으로 기도하며 빌었다.

뉴캐슬이 이 기나긴 침묵 속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동점 골을 만들어내기를-!

그 기도가 통했을까?

정규시간이 끝나고 추가시간 3분이 부여된 시점.

이제 레알 마드리드 서포터즈는 우승을 담은 응원가를 부르짖었다.

모두가 하나된 마음으로!

‘네가 만든 역사, 네가 만들 역사!

승리를 향한 네 욕망에 누구도 대항할 수 없기에

별들이 들어온다, 내 옛 차마르틴에~

.

.

.

마드리드, 마드리드, 마드리드, 나아가자 마드리드!

아무것도 더 말고, 아무것도 더 말고, 나아가자 마드리드~!’

그러한 배경 속, 좌측 아크에서 한참 뒤에 있던 인구에게 교체 투입된 소피안 부팔의 사이드 땅볼 패스가 연결되었다.

툿-!

인구는 이를 오른발 스터드로 가볍게 잡아내더니 즉시 활시위를 당기듯 뒤로 힘껏 끌었다가 말고,

“후윽-!”

벌어진 잇새로 짧은 숨을 토해냄과 함께 빠르게 휘둘렀다.

뻐어어어어어엉-!

왼발에 이어 오른발등을 맞고 공이 로켓처럼 날아간 순간이었다.

촤라아아악~!

불결한 물결치는 소리와 함께 마드리디스타의 응원가는 뚝 끊겼다.

< 198. 우승? (11)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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