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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14화 (14/771)

횐 14화  Ep.14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이틀 만에 다시 들린 서문 거리.

겨우 이틀이 흘렀는데 서문 거리의 분위 기는 이틀 전과는 확연하게 달라 져 있었다.

“죄인에게 정의의 철퇴를!!”

“짱돌 들어 간 토마토가 하나에 믫동화!!”

“아, 거기 !! 끼어들지 말고 뒤로 가서 줄 서 !!”

소름 돋을 정도로 조용하고 경건함이 느껴 지던 거리가 고작 이틀 만에 눈 이 돌아간 훌리건들에게 점거당한 구장처럼 폭력과 언성으로 시끌벅적했다.

“시론아. 여기서 저렇게 말하고 다녀도되는 거냐?”

“안될건 뭔데.”

“어

.그런가?”

듣고 보니 딱히 안 될 이유가 없어 보였다.

죄 없는 사람을 잡겠다는 것도 아니고 흉악범인데 이 정도야 뭐.

거기다 자세히 보니 조금 전부터 짱돌이 들어간 토마토를 팔고 있는 사람 의 복장을 보니 어느 신전의 사제님인 듯보였다.

아무튼, 광기와폭력의 열기로 가득한 거리를 지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풍요신 신전에 도착했다.

“아, 거기!! 줄 안서고 어디 一읍읍!!”

“쉿, 쉿!! 이 미친년아!! 은등급모험가라고!!”

줄을 서지 않고 쭉쭉 들어가는 우리를 향해 몇몇이 큰 소리를 내려고 했는 데 시론이 끼어들틈도 없이 주변에 있던 일행이나시론에 대해 아는 사람들 이 대신해서 그들의 입을 막아주었다.

새삼 사람들이 생각하는 시론의 평판이 개차반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그렇게 쭉쭉 안으로 들어 가던 우리는 신전의 입구를 지 키고 있는 성 기 사 님 앞에서 멈춰 섰다.

“멈춰라.질서를지키지 않은자는들어갈수없다.”

이틀 전에 음란 사제님을 불러줬던 그 성기사님이 었다.

“안녕하십니까. 저 대사제님께서 부르셔서 왔습니다.”

“너는….”

성기사님은 눈을 찌푸리면서 한참이나 내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

“아. 모험가 길드의 스미스로군.”

“옙. 제 가 모험 가 길드의 스미 스입 니 다.”

“흐음. 남자들에겐 옷이 날개라고 들었다만, 설마하니 이렇게까지 달라 보일 줄은 몰랐군.”

“예? 그렇게… 다릅니까?”

성기사님의 대답에 나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내 옷과 시론의 얼굴을 번갈 아 봤다.

“전에는순박한변방의 청년이었는데 오늘이렇게 보니 어느 사막 부족의 족장 남편으로 보이는군. 아주 고풍스럽고 늠름해 보인다. 이전도 보기 좋았 지만 오늘의 모습 역시 보기 좋군.”

“어…. 그, 감사합니다.”

“됐다. 대사제께서 부르셨다면 당연 들여보내야겠지. 안은 행사준비로 무척 부산스럽다. 아무 사제를 붙잡고 길 안내를 받도록.”

“옙.그렇게 하겠습니다.”

나는 진심으로 나를 칭찬하는 성기사님께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하고는 살짝 못마땅하면서 도 뿌듯한 감성 이 뒤 섞 인 오묘한 표정 을 한 시 론과 함께 신전의 터로 들어 올 수 있었다.

“시론아. 나뭐 잘못했냐?”

“갑자기 뭔 개소리야.”

“아니,너 표정이 뭔가 안 좋아 보여서.”

“……어이!! 거기 파란 머리 사제!!”

시론은 내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자기 몸집보다큰의자를 아무렇지 않게 안고 가는 사제 님 을 불러 세 웠 다.

그렇게 둘이 뭔가속닥거리더니.

“병신아. 언제까지 거기 있을 거야. 따라와.”

“어,그래.”

나와 시론은 파란 머리 사제님의 뒤를 따라 신전 터를 가로질러 작은 공터 같은 곳에 도착했다.

그곳에 는 커 다란 단상과 그 단상을 볼 수 있도록 수많은 의 자가 놓이고 또 놓아 지고 있었다.

대충 들고 있던 의 자를 적당한 위 치 에 놓은 파란 머리 사제 님 이 밝은 얼굴 로 나와 시론이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 그럼 가도록하죠.”

아무래도 시론이 이 사제님에 게 길 안내를 부탁한 모양이 다.

“바쁘실 텐데 감사합니다.”

“예 ?”

내 감사에 파란 머리 사제님이 잠깐놀란표정을 짓더니 이네 꽃처럼 화 사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 었다.

“아하하, 합법적으로쉴 수 있는 기회를주셔서 제가더 감사합니다. 아 무튼, 절따라오세요.”

실제로 파란 머리 사제님은 길을 가다 만난 다른 사제님들에게 붙잡혔고 그럴 때마다 파란 머리 사제 님은 히죽 웃으며 나를 들먹 이 며 유유히 빠져나 갔다.

“대사제님. 모험가 길드의 스미스가 왔습니다.”

-들여보내세요.

너 무나도 맑은 목소리 가 문 너 머 에 서 흘러 나왔다.

“안으로 들어 가시면 됩니다. 그럼.”

파란 머리 사제님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 다음, 주변이 누가 없는지 확 인하고는 이 내 실실 웃으며 어 디론가 뛰 어 가 버 렸다.

아무래도 계속해서 농땡이를 칠 생각으로 보였다.

“뭐해. 들어오라잖아.”

“아,그랬지.”

나는 일전에도 한 번 들어갔던 적이 있는 방문을 내 손으로 조심스럽게 밀 며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어…. 아, 안녕하십니까.”

문을 열자마자 바른 자세로 서서 나에게 인사하는 폭유…. 아니, 폭유….

아니, 폭….

“씹새야. 어딜 그렇게 쳐다봐? 뒈지고 싶어?”

“아음…. 크흠.”

너무나도 커다란 나머지 저런 것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해도 괜찮은 것인 가? 란 의문이 들게 만드는 자애로운 가슴에 넋이 나가 있던 나는 시론의 살 기 어린 경고에 화들짝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죄,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기쁘네요. 일단은 이쪽으로 와서 앉으세요. 모험가 시 론도 같이 합석하는 것을 허락하겠습니다.”

우리는 대사제의 배려에 따라 고급 객실의 침대보다 푹신한 소파에 엉덩 이를 깔고 앉았다.

“아직 오셔야할분이 계셔서 기다려 주시겠어요?”

나는 최대한 대사제의 가슴을 보지 않으려고 애쓰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실 테니 저에게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물 어보셔도 괜찮답니다.”

“그….

앞에 달려있는 폭력적인 가슴이 진짜인지 만져봐도 되겠냐는 말이 목구멍 끝까지 올라왔으나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겨우 삼킬 수 있었다.

“그….혹시 수정구슬을통해서 저와대화하셨던 분이 맞으십니까?”

“네. 제 가 스미스 형제님 과 통신구를 통해 대화를 나눈 대 사제 아가사입 니다.”

“흐음….

나는 마주 앉아 있는 대사제를 유심히 관찰했다.

!.

........

어 깨 앞으로 흘러 내린 비단 같은 금발.

얼굴에는 입고 있는 사제복과 같은 순백의 천으로 가려져 있어 확인할 수 없었으나 언뜻 보이는 턱과 입술만으로도 충분히 미녀일 것으로 추측되 었다

거 기 다 단정한 사제복으로도 숨길 수 없는 야릇한…. 아니 , 폭력적 인 젖가 슴과 잘 빠진 골—

“크헉…!!”

“이씹새가. 두 눈을 파버릴까. 진짜.”

순간 눈앞에 별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뭐지.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번쩍 이 는 시 야가 조금 진정될 때쯤에 서 야 나는 머 리 에 서 느껴 지 는 상상 을 초월하는 고통에 눈물이 찔끔 나오고 말았다.

아무래도 무의식적으로 대사제의 몸을 감상하다가 시론에게 꿀밤을 먹 은모양이다.

과장 하나 안 하고 어째서 내 정수리 가 멀쩡한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아팠다

“우후후, 저 는 괜찮답니 다. 모험 가 시 론.”

“…….”

나는 쪼개질 것 같은 정수리를 쓰다듬으며 대사제와 시론 간의 묘한 침묵 에 침을 꼴깍 삼켰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점이라도 있으신가요? 절 그렇게 빤히 바라보시고.”

찌릿一!!

대사제의 발언에 시론의 날카로운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고 나는 살기 위 해서라도 내가 생각하고 있던 점을 어떻게든 입 밖으로 토해내 야만 했다.

“그, 다른 게 아니고 말입니다.수정구슬…. 아니,통신구로대화를 나눴던 대사제님이랑은 느낌이 너무 달라서 말입니다.”

“느낌이 달랐다라. 어떤 식으로 다르게 느끼셨나요?”

“어…. 음….”

목소리 만으로 내 분신을 일으켜 세울 정도의 무자비한 음란녀 …. 라고 말 했다가는 대사제나 시론 양쪽에게 맞아 죽을 것 같았다.

“그냥, 그냥 좀 많이 다르게 느껴 집 니 다. 이 게 말로 설명 하기 가 힘든 느낌 이라서.”

“그렇군요.”

대사제는 그저 알겠다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더는 나를 곤란하게 만 들지 않았다.

진심 다행이었다.

똑똑똑.

어색한 침묵이 이어질 것 같은공간에 도움의 손길이 다가왔다.

-대사제. 들어가겠다.

대사제님의 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문이 열리며 이전에 나를 이곳까지 데려다주었던 은빛 갑주를 착용한 여자 기사가 안으로 들어왔다.

“야,일어나.”

“어,어?”

시론이 내 옆구리를 찌르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는 얼떨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아, 됐다. 그런 건 공석에서만하도록.”

여 기사가 손을 흔들자 시론은 고개를 끄덕 이 며 자리 에 앉았고 나 역시 다 시 자리에 앉았다.

우리 둘이 다시 앉자, 여기사는유일하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대사 제의 옆으로 가그녀를 슬쩍 밀어내 본인이 앉을 자리를 확보하고는 그대로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철컥.

여기사가 얼굴을 완전히 감싸고 있던 투구를 벗었다.

“후, 조금살 것같군.”

땀에 살짝 젖은 은발이 투구에 서 빠져 나와 자연스럽 게 어깨 아래로 흘러 내렸다.

“그런데 대사제. 그때 내가구했던 녀석은 어디 가고 다른 녀석이 자리에 앉아있는 건가.”

“아르델라.다른사람이 아니라동일 인물이랍니다.”

“동일인이라고?”

은발의 무뚝뚝한 얼굴의 여 기 사. 아르델 라는 대사제의 말을 듣더 니 앞서 만났던 성 기사님처럼 내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호,그렇군. 내가실수 했군.”

아르델라는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리고는 작게 감탄했다.

“놀랍군. 그때 데려왔던 멍청해 보이던 녀석이 이 녀석이라니. 확실히 사내들은옷을 어떻게 입히냐에 따라그모습이 다르다더니, 아니, 이 경우에 는 머리 때문인가?”

성기사님도 그렇고 이 아르델라라는 기사도 그렇고 도대체 옷 좀 새 걸로 갈아입 었다고 어 떻게 사람을 몰라 볼 수 있는지 오히 려 내 가 더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그러면 모일 사람은 다모였으니 빨리 시작하도록 하지. 그 빌어먹을 년 들을 붙잡은 것은 좋지 만 그것 말고도 나는 처리해 야 할 일들이 무척 이 나 많 아서 말이야.”

아르델 라라는 이름의 여 기 사가 대 사제 와 잠깐 대 화를 주고받는 사이 에 나는 몸을 기울여 시론에게 아주 작게 소곤소곤 말을 걸었다.

“시론아. 저 여기사님 이 누구신데 대사제님 께도 말을 놓으시는 거냐.”

“너 점심에 나랑같이 소식지 보지 않았냐?”

“같이 봤지.”

“•••꾈.”

“그,그렇게까지 봐야겠냐.”

여태까지 봤던 그 어느 표정보다도 한심함이 담겨 있는 시론의 시선에 나 는 움찔하며 시론에게서 떨어졌다.

“그렇군. 내 소개도 하지 않았군그래. 나는 아르델라-필로리 아라고 한다.

“아,저는 스미스라고 합니다.”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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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잔뜩 긴장한 채로 내 소개를 하자, 여기사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뭔가 기억에 아른거리는 이름이다.

아르델라…. 아르델라…. 필로리아….

아.

“백작…!!”

“백 작은 내 어머님 이시고 나는 아무런 작위 가 없다.”

“아…. 죄, 죄송합니다.”

“신경 쓰지 마라. 애초에 소개를하지 않았던 내가 나빴다.”

아르델라. 아니, 아르델라님은 그저 시원스럽게 웃었고 내 옆에 앉아 있던 시론은 정말로 날 한심한…. 어디 길거리에 던져진 쓰레기를 보는 것 같은 눈으로 노려봤다.

진심 존나 할 말이 없었다.

동시에 똥꼬에 힘이 들어가며 바짝긴장되기 시작했다.

“이런, 너무 그렇게 긴장할 것 없다. 나는 금방 떠날 거고, 정말특별한 인연 이 아니 라면 너와 다시 만날 일도 없을 테 니 말이 다.”

“알,알겠, 습니다.”

“이거 참.”

아르델라님 이 머리를 긁적 였다.

“마차에 서는 누님 이 라고 부르더 니.”

“예 ?”

“뭐?

아르델라님의 폭탄 발언에 나는 물론이고 내 옆에 앉아 있던 시론까지 입 을 열었다.

아니, 내가그런 말을했다고…?

“왜 그러나.”

“예? 어, 그, 그一”

“야. 이 씹새야. 진짜그렇게 불렀다고?”

“그,어? 아, 아니….”

나는처음으로 머리가하얗게 변한다라는게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

앞에는 무서운 기 사단을 끌고 다니는 아르델라님 이.

옆에는 당장 꿀밤을 날릴 수 있는 시론이.

그냥 존나 정신이 아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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