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19화 Ep.19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그나마사람이 없어서 다행인가….”
나는 길드 뒤 편의 공터 에 박혀 있는 길쭉한 목각에 20g짜리 스타킹의 다 리 한쪽을 끼워 넣었다.
“……뭔가존나변태가된 기분인데.”
목각 인형도 아니고 단순히 기다란 목각에 스타킹을 씌우고 있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
지구였다면 단번에 뉴스 1면에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심각한 변태성을 지 는 행동이었다.
“그래서 나한테 시험해 달라는 게 그 이상한 천 쪼가리냐?”
“히익一?! 어, 언제 오셨슴까?”
발소리는커녕 문 열리는 소리도 듣지 못했는데 돌연 내 뒤에서 나타난 아 멜라누님에 의해서 내 심장이 크게 요동쳤다.
“여튼, 저기에 칼질 좀 해주면 된다 이 거 지 ?”
“몇 번 더 해주셔 야 합니다. 강도가 다른 게 몇 개 더 있거든요.”
“아무튼.뒤로좀 비켜서있어라.”
아멜라 누님의 지시대로 난 뒤로 몇 걸음 정도 물러났다.
아멜라 누님은 손에 들고 있는 투박한 검을 들판에서 막 꺾은 들풀처럼 이 리저리 흔들며 목각 앞에 섰다.
“이 정도는 칼도 필요 없겠는데.”
스타킹 이 씌 워 진 목각에 빈손을 뻗은 아멜 라 누님은 스타킹 을 잡더 니 그 대로 잡아당겼고.
부왁一!!
스타킹. 밤의 요정 (20g)은 말 그대 로 종이 가 찢어 지 듯 그대 로 갈라져 버 렸 다.
“칼질이고 나발이고 애초에 이런 천 쪼가리가 어떻게 갑옷의 성능을 낸다 는거냐?”
그 녀석은 사실 최 약체. 아직 더 튼튼한 놈이 남았습니 다.”
“미친놈. 헛소리 말고 남았으면 얼른 가져와서 설치해 새꺄.”
“옙.”
나는 얼른뛰어가목각에 밤의 요정(1kg)을씌웠다.
“내 눈에는 똑같이 보인다만.”
“겉모습은 같아도 내구성이 다릅니다.”
단순히 투입된 재료의 양만 50배가 차이 난다.
내구성도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가 주지 않으면 진심 곤란하다.
“하.스미스야. 이런건이렇...게?”
아멜라 누님은 20g짜리와 똑같이 밤의 여왕을 잡아당겼으나 놀랍게도 1 孷軗짜리 밤의 여왕은조금 늘어났을 뿐, 그게 전부였다.
“호오. 뭐냐 이거?”
툭, 투둑.
“ 오우쉣.”
밤의 여왕을 잡은 손등에 핏줄이 솟아나더니 털실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밤의 여왕(1kg)이 처참히 찢어져 버렸다.
......
“허 참…. 암만봐도 똑같이 생겼는데 차이가왜 이렇게 심해? 새꺄. 도대 체 뭘 어떻게 만든거냐?”
내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과 달리 아멜라 누님은 손에 들린 밤의 여왕(1kg) 의 찢어진 잔해를 쭉쭉 잡아당기며 신기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봤다.
“야야. 그렇게 풀 죽지 마라. 이 정도면 눈먼 칼침 이나 화살 정도는 가볍게 막아주겠는데?”
“•••누님. 누님 손에도 찢어졌는데 칼침을 어떻게 막는다는 겁니까? 제가 좀 멍청하기는 해도 그런 말에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바보는 아닙니다.”
“이 씹새가?”
“엌얼?!”
아멜라 누님이 손에 들고 있던 스타킹의 잔해로 내 목을 장난스럽게 졸랐 다.
근데 난장난이 아니라진짜숨통이 조여와뒈질 것 같았다.
“이 새 끼 가 말이 야. 어 엩 하늘 같은 누님을 존나 무시하는 모양인데 . 임 마. 내 주먹이 어? 머저리 같은 년들이 휘두르는 칼침보다는 더 효과적이라고 알 겠냐?”
“켁!! 아, 알겠, 이, 이것 좀…!!”
“어휴, 엄살은.”
“콜록콜록…!!”
나는 진심으로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 었는데 누님은 내가 그저 장난치는 걸로 보였나 보다.
진짜 존나 무서웠다.
“암튼, 뭐 더 남았냐?”
“하나 더 있습니다만.”
“그럼 후딱 가져와 봐라. 처음에는 너 새끼가 날 개무시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팍 상했었는데 두 번째 걸 보고 나니 이제는 나도 흥미가좀 가네. 그
러니 얼른 가져와봐.”
“아,옙.”
나는 늦장 부리 다가 진짜로 모가지 가 졸릴까 봐 후다닥 뒷문으로 들어간 다음 과감하게 철 10kg을 투입한 밤의 여왕(10kg) mk.3를 들고나왔다.
“이게 마지막 입니다.”
밤의 여왕mk.3를 막대에 씌운 나는 처참히 찢어진 밤의 여왕mk.lmk.2 를 챙겨 뒤로 후다닥 돌아왔다.
당연히 사망한 1호와 넽호는 분해를 통해서 상당량의 순수 철을 환원받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생긴 건 똑같은데 말이지. 딱히 특별한 것도 못 느끼겠고. 거 기 다 늘어 나는 것도 쫀쫀하게 늘어 나고.”
아멜라 누님은 mk.3를 잡아 가볍게 들려보다가 이네 mk.2 때와 같이 손 에 핏줄을 세우며 전력을 다해 잡아당겼다.
파각一!!
“허?
“와우.
나와 아멜라 누님은 mk.3가 찢어지는 것보다목각이 먼저 부러진 것을 보 며 서로 감탄했다.
“허...하, 참나…. 어이가 없네.”
바닥에 널브러진 목각을 향해 아멜라누님이 왼손에 들고 있던 검을 투박 하게 내리그었다.
팅一!!
?”
“……?”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아멜라 누님 이 휘두른 칼이 튕 겨 나오자 나와 아멜 라 누님은 또다시 놀라고 말았다.
“허 … 시발. 이건 또 무슨 상황이냐.”
무어 라 말을 꺼 내 려 던 나는 사납게 휘 어 진 아멜라 누님 의 눈매 를 보고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이 거 진짜 웃기는 새끼네 ? 어디 이것도 버티 나 보자.”
아멜라 누님은 목각을 한쪽 발로 지그시 누른 다음 왼손에 든 검을 크게 치켜들었다.
떠오르는 태 양 빛을 받아 주황빛으로 반짝이는 검을 횡으로 크게 휘둘렀 다.
쿠웅-
분명 투박하게 휘둘러진 횡베기 였는데 아멜라 누님 주변에 흙먼지 가 일 어나며 내가서 있는 지면까지 커다란진동이 전해져왔다.
휘이잉.
가볍게 바람이 불더니 그대로 흙먼지를 날려 보냈다.
“야.이거진짜물건이네.”
사라진 흙먼지 속에서 절반. 정확히 발목 부분의 절반만 잘린 mk3가 씌워 진 목각을 든 아멜라 누님 이 걸어 나왔다.
“허 참… 진짜 어이가 없네. 나름 진심으로휘둘렀는데 이걸 버틴다고?”
“……튼튼한겁니까?”
내 물음에 목각을 들고 있던 누님이 깔깔 웃으며 내 어깨를 탁탁! 내려쳤 다.
“튼튼하냐고? 이 씹새야!! 당장 이 도시 경비대가 입고 다니는 갑옷 보단 이게 더 튼튼할 거다:
아멜라 누님의 칭찬에 나는 빠질 것 같은 어깨의 고통도 잊으며 실실 웃었 다.
“근데 이걸 진짜 니가 만들었다고?”
“옙. 라피테라신께 맹세코 제가 만든 겁니다.”
“허… 너 혹시 고대인의 후손 그런 거냐?”
“고대 인? 그건 또 뭐하는 새낍니까?”
“아니다. 됐다. 아무튼 마지막 건 진짜 존나 대단했다. 저 정도 내구성이면 당장 여기 경비대 년들이 걸치고 다니는 경갑보다 몇 배는 더 튼튼할 거다.”
“오우쒰. 그, 그럼 누님. 만약 마지막에 만든 것보다 4배 정도 더 튼튼한 녀 석은 어느 정도일 것 같습니까?”
“……4배?”
내 물음이 뭔가 거슬렸나.
나는 아멜라 누님의 한쪽 눈썹 이 꿈틀거리는 것에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며 긴장했다.
“4배라. 여기서 4배면……. 오러 사용자가 아닌 이상에는 흠집도 못 낼 거 다.”
“오러라면 그 금등급 모험가 중에서도 진짜 소수만 사용할 줄 안다는 그 거 말입니까?”
“그래 그거. 그러 니까 진짜 존나 튼튼하다는 거 지.”
“오오…!!”
대륙 통틀어 몇 없다는 오러 사용자만이 찢을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 내구 성을 가진 스타킹 이라니.
스타킹 은 신 이 고 나는 무적 이 다.
“그런데 혹시나해서 묻는 건데 말이다. 이거보다 더 튼튼한 걸 만들 수 있 는거냐?”
“재료만충분하면 얼마든지 만들수있습니다만?”
“…….”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멜라누님의 눈이 사납게 변하더니 빠르게 주변 을 훑는다. 그리고는 내 목을 틀어쥐고는 빠르게 공터를 벗어나 길드 건물로 들어왔다.
“켁,케엑! 누, 누님 저 뒈집니다!!”
“닥치고 있어 봐.”
복날에 운 없게 붙잡힌 닭처럼 목을 틀어 잡힌 나는그대로 아멜라누님의 손에 매달려 순식간에 4층까지 올라왔다.
콰앙一!!
“꾸엑?!”
순식간에 어딘지 모를 방의 침대에 내던져진 나는 간신히 목이 비틀려 저승행 열차에 올라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아오, 진짜 뒈지는 줄알았네….”
나는 금이 간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로 저리고 쓰라린 목을 쓰다듬으 며 몸을 일으켰다.
주변 가득 빈 술병 이 가득한 것을 보아 아멜 라 누님 본인의 방인 모양이 다.
아니,내 방의 10배 정도되는것같은데?
이 정도면 4층의 1/3을 혼자쓰고 있다봐도 무방했다.
“야.스미스야.”
“아,옙.
잠깐 딴생각에 빠져있던 나는 평소와 달리 무척이나 낮아진 아멜라 누님 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선 자세를 바로했다.
“너 정말로 재료만 있으면 그보다 더 튼튼한 천 조각 같은 걸 만들어 낼 수 있다는거지?”
“옙.그렇습니다.”
“혹시 나 말고 이걸 더 아는 인간은?”
“없습니다.누님이 처음입니다.”
“좋아. 아주 좋아.”
굳어 있던 누님의 얼굴이 조금 풀렸고 팔짱을 끼고 있던 누님이 근처 쓰러 져 있던 의자를 세워다가 내 옆에 끌고와 대충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스미스야.”
“옙 누님. 편하게 말씀하십쇼.”
“너 새끼가너무 태평하게 말을해서 그러는데 말이다.방금전에 내가찢 은 거의 배에 달하는물건을 너 새끼가펑펑 만들어내면 장담컨대 쥐도 새도 모르게 널 납치해 가려는 씹련들이 득실 거릴거다.”
납치 입니까?”
“그래.뭐…… 길드장소유물인 걸 알고도 가져가려 드는 미친년들은좀 처럼 없겠지만.”
“예? 방금 뭐라 하셨습니까?”
“아무튼 씹새끼 야. 너 새끼 가 사태의 심 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는 거다. 너 존나 개쩌는 물건을 만들어 낸 거라고. 알겠냐?”
“어 …. 그건 알겠습니 다. 제 가 좀 개쩌는 물건을 만들긴 했죠.”
입는 것만으로도 자지를 발딱 서도록 만드는데 이게 대단하지 않으면 도 대체 뭐가대단한 거지?
“일단묻겠는데. 너 이거 팔생각으로 만든 거냐?”
“뭐, 선물 겸 겸사겸사 팔려고 만들었죠.”
“……파는 것까지는 말리지 않을게. 대신에 파는 용도라면 딱두 번째 까지. 거 기까지 만 팔아라. 그 이 상은 안 된다.”
“mk.2… 아니, 그러니까 누님이 두 번째로 찢어버린 녀석까지만 만들어서 팔라는 말씀이십 니까?”
“그래. 그 정도만 해도 소문 조금만 풀리면 다른 왕국이나 제국에서조차 사려고 눈에 불을 켜고 찾아올 거다.”
“그 정도입니까?”
“하아琿”
아멜라 누님 이 오른 손바닥으로 본인의 이 마를 찰지 게 때렸다.
“그래. 그 정도다. 일단 어떻게 착용하는지 모르겠는데 신축성 좋고 가벼 운데 칼침이나 화살까지 어느 정도 막아 낸다? 모험가는 당연하고 당장에 영지 전이 잦은 영주들이 널 찾을 거다.”
“오오•••. 누님. 혹시나 해서 묻는데 만약 판다고 하면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요?”
“들어간 재료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25 은화면 적 당할 것 같다. 강철 각반이 나 철 장화가 20 은화 정도이니 .”
“오우쉣.”
40kg 순수 철을 10 은화를 주고 샀는데 1/40. 고작 1kg만 들어 간 밤의 요정 mk.2의 적정 가격이 은화 25장이라고?
정신이 아찔해지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스. 미스, 스미스 이 씹새야!!”
“꾸엑—!!”
순간눈에 섬광이 터졌고뒤이어 정수리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의 고통이 뒤따라왔다.
“뭔 잡생각을 그렇게 해?”
“죄,죄송함다….”
진짜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나왔다.
“그러니까. 그거 팔 생각이면 나한테 말하라고. 내가 지부장한테 전해서 일단 길드에서 판매 할 수 있도록 해줄 테니까. 판매 대금은 수수료 없이 전 부 너 새끼가 갖는 걸로 맞춰주고.”
“누님. 어깨 주물러 드리면 되 겠습니까?”
“지랄하지 말고. 내 말. 다 알아들었지 ?”
“옙. 괜히 설치면 납치당할지도모르니까. 누님이 정해주신 선에서 만들라 는 말씀 아니십 니까?”
“좋아. 잘이해했네.”
“그런데 누님. 개인적으로 선물할물건은 좀튼튼하게 만들어도 됩니까?”
“시론그자식한테 줄 거냐?”
“어....옙.”
“뭐 , 워낙 입이 무거운 녀석이니까 괜찮겠지.”
“감사함다. 누님 것도 제가 튼튼한 녀석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현역도 아닌데 내가그걸 어디다쓰냐.”
“흐흐,제가나중에 만들어서 이 녀석의 진가가무엇인지 알려드리겠습니 다.”
“뭐, 공짜로 준다는데 거절은 안 하지. 기왕이면 내 것도 존나 튼튼하게 만 들어서 가져와라.”
“여부가 있겠습니까. 진심 존나 튼튼하게 만들어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그래그래. 여태까지 너 새끼가나한테 얻어먹은밥이 몇 끼인데.”
어느새 아멜라 누님의 굳어 있던 얼굴은 느슨하게 풀려 있었다.
“그럼 슬슬 식 당으로 돌아갈 테 니 까E 혹시 라도 무슨 문제 생 기 면 나한테 와라. 정 급하면 경비대나 마녀 비젤린을 찾아가도좋아.”
“비젤린님을요?”
“그래. 단, 절대로 신전으로는 가지 마라.”
“……엩 일단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래. 그럼나 먼저 내려간다.”
뭔가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아멜라 누님의 성격상 알려줄 거 였다면 처음부터 알려줬을 것 같았기에 구태 여 묻지 않았다.
“아, 내 속옷은 왼쪽 서랍에 있으니까. 딸감으로 쓸 거면 잘쓰고 되돌려 놔 라. 낄낄낄.”
쿵! 하고 문이 닫혔고 혼자 남은 나는 슬그머니 왼쪽에 있는 옷장으로 눈 길을 돌렸다.
“쓰읍…. 아무리 그래도 이 나이 먹고속옷도둑은좀 아니지.”
아침 단련도 해야 했고 비젤린님이 찾아오실지도 모르니 적당히 여유를 부리고 나 역시 그만 움직 여야 했다.
드르륵.
“스흐으으읍〜 하아.”
누님의 팬티에선 장미 향이 났다.
누님은 가터벨트로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