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22화 Ep.22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뭐, 보수를 조금 더 올려주면 안 될 것도 없지.”
“어,얼마를 원하시나요?”
나를 향해 도발적인 미소를 보이던 시론은 순식간에 정색하며 어떻게든 마음을 추스르고 다가온 꿀밤녀를 향해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 보냈다.
“얼 마? 그건 내 가 아니 라 급한 그쪽에 서 제 안해 야지 ?”
“어,그, 그렇죠. 자, 잠시만요!!”
시론의 날카로운 지적에 꿀밤녀는 잠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혼자 중얼중얼거리며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진짜갈 거냐?”
“돈 많이 주면 갔다 와야지. 왜. 가지 말까?”
괘씸할 정도로 풍만한 젖가슴 아래로 팔짱을 낀 시론이 나에게 만 보이도 록 살짝 고개를 돌려 입꼬리를슬쩍 올려 보였다.
젠장…!!
자지만 찔리면 앙앙울면서 매 달리면서 감히 나에게 이런 도발을 하다니 .
반드시 이 도발의 대가를 치르게 해주리라.
“아니, 뭐.그런 건 아닌데. 이제 나도돈 벌 수 있다니까? 그것도 엄청 많이 벌 수 있다고.”
“야. 씨발. 여자가 돼서 남자가 벌어다 주는 돈을 쓰라고? 차라리 나가 뒈 지고 말지.”
시론이 미간을 찌푸렸다.
생각해보니 이쪽 세계에선 남녀가 반대인 입장이었다.
시론이 하도 침대에서 귀여운 모습을 보여 줘서 여태 깜빡하고 있었다.
흠…. 하긴, 나라도 여친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생활하는 건 좀 자존심이 상할 것같긴 해.
섹스라도 존나 잘해서 밤마다 만족하게 해주는 거라면 어느 정도 서로에 게 득되는 일일 테지만, 안타깝게도 시론은 내 자지만찔리면 퓻퓻 가버리는 허접보지라 이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내가 괜찮다고 밀고 나가봤자 이 경우에는 아무래도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 같았기에 나는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가지 말라고 애원할 생각도 없지만.
뭐? 내가매달려? 어림도 없지.
“부가적인 조건은 동일하게 하고 의뢰 보수를 금화 한 장으로 하겠어요. 어떤가요?”
“금화한 장이라.”
보수금이 무려 30은화나 올랐다.
올라간 은화로만 해도 내 가 일 년을 일해야 받을 수 있는 금액 이라니.
“흐음.,,
“•••꾈.”
시론은 고민하는 척하면서 은근슬쩍 내 눈을 힐끔거렸다.
도발을 했으면 끝까지 밀고 나갈 것이지 이렇게 내 눈치를 살피다니.
뭐,그런 점이 또귀여운거지만.
나는 속으로 피식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시론의 눈길을 모르는 척 했다.
“어,어떠신가요?”
“보수자체는 마음에들긴해.”
“그,그럼?,,
“그런데 말이야.다른의뢰들도 다괜찮은조건이거든.특히 이건 멀리 갈 필요도 없고.”
시론은 경비대에서 들어온 잉곰이라는 마수의 토벌 의뢰서를 꿀밤녀에게 보여줬다.
“벌목장을 언급한 거 보면 동쪽에 있는 갈란트숲일 텐데 많이 잡아도 나흘이면 떡을 치고도 남을 것 같거든. 그런데 그쪽은 최소 한 달을 잡아야 하잖아?”
“그,그건….”
“바젤란까지 호휘 엩 방향도 서쪽으로 완전히 반대잖아. 동선이라도 겹쳤 다면 뭐, 겸사겸사 받아들였을 텐데.”
보수금 자체는 마음에 들지만, 시간 대비 효율이 높지 않으니 거절하겠다 는소리였다.
내가 알아들을 정도였기에 당연히 앞에 있는 꿀밤녀도 시론이 거절했다 는 것을 이해하고는 입술을 잘근 깨물고 있었다.
“가는 길에 도시 세 개는 더 있을 텐데, 미리 그쪽 길드에 다른은등급모험 가라도 섭외하지 그래? 금화 한 장이면 어지간히 엉덩이 무거운 놈들 아니라 면 대충 받아들일 만한금액인데.”
대충 받아들인다니 .
역시 은등급.
사실상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이 비 일비재한 동등급 모험 가들이 들었다면 입에 거품을 물고 날뛰 었을 소리 였다.
“그런데 말이야.황금갈대 정도면 상단안에서 키워낸 녀석들도있을텐데 ”
…-
“…….”
시론이 고개를 삐딱하게 꺾으며 미심쩍은 눈으로 꿀밤녀를 노려봤다.
“뭐, 됐다. 나랑 관련도 없는데 캐물어서 뭐 하냐.”
금방 끓어오르는 것처럼 흥미 역시 빠르게 식어버리는 특유의 성격으로 시론은 금방 귀 찮다는 얼굴을 보이 며 꿀밤녀 에 게 그만 돌아가라고 손을 훠 이 저었다.
명 백 한 축객 령 에 도 쉽 게 발을 돌리 지 못하고 꿀밤녀 가 망설 이 고 있을 때 , 소란스러운 길드의 문이 열리며 익숙한 경갑 차림의 여성이 길드 안으로 걸 어들어왔다.
“오, 마침 여기 있었군.”
“경비대 장님?”
이 도시에서 가장금발이 잘 어울리는 여장부인 경비대장님이 내 옆에 서 있는 시론을 발견하고는 밝은 얼굴로 곧장 다가왔다.
“오,뭐야. 안 그래도 이거 때문에 찾아가려던 참이었는데.”
“아아,나도이거 때문에 자네를찾았네.모험가시론.”
“응? 그래?,,
경비대장님은 시론의 손에 들린 경비대에서 발주한 의뢰서를 넘겨받더니 그대로 찢어버렸다.
“뭐 야?
“뭐긴 뭐겠나.의뢰가 해결됐으니 찢어버린 거지.”
“뭐? 어떤 새끼가 내걸 가로챘어?”
“의뢰는 자네에게 부탁한 것이 맞지만 잉곰이 자네 것이라는 이름표는 붙 어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만.”
“아아!! 됐고 어떤 씹년인데? 감히 남의 구역에서 영업을 한다고?”
“아니 영업이라니….”
내가그런 것도 아닌데 어째서 내 얼굴이 붉어지는 건지 모르겠다.
나와 비슷한 심정 인지 경비대 장님 역시 조금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씩씩거리며 화내고 있는 시론을 향해 쓰게 웃었다.
“진정하게. 다른모험가나사냥꾼이 처리한것이 아니니까.”
“그럼 뭐. 너희가처리했다고?”
“그랬으면 좋았겠지만, 그것도 아니라네. 그래. 일전에 옆에 있는 스미스 가봉변을 당하지 않았나.”
“그게 이거랑무… 아, 시발.”
“뭐,그렇게 됐네.”
뭔데, 나도 알려줘 쓰벌.
나는 옆에서 바득바득 이를 가는 시론 대신 꿀밤녀의 옆에 서 있는 경비대 장님께 눈을 반짝이 며 바라봤다.
1 크흠…!!”
얼굴을 붉히며 내 시선을 슬쩍 피하는 경비대장님 .
아니, 이 양반아.
나는 씩씩거리고 있는 시론이 이상한 오해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 을 열 수밖에 없었다.
“그, 둘만 알지 말고 저도 좀 알려주시면 안 됩니까? 그래서 잉곰은 누가 잡은 겁니까?”
“……크흠!! 그, 그런거였군.”
경비대 장님은 본인이 오해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더욱더 얼굴을 붉히 며 짧게 헛기침했다.
“스미스. 자네를구하기 위해 필로리아백작님께서 기사단을보냈던 것은 기억하고 있겠지.”
“기사단…? 아.”
그렇게 된 거였군.
반짝반짝 은빛의 갑주로 무장한 듬직 한 누님 들.
날 미끼로 했던 소탕 작전을 위해 몰링 타에 들렸다가 겸사겸사 도시 주변 의 골칫거리를 해결하고 돌아간 모양이다.
“그렇게 됐으니 이 의뢰는해결됐다네.모험가 시론.”
“……빌어먹을 년.”
“큼큼. 나도 일단은 필로리아 백작가 소속이니 말을 조심해 주게. 아무튼, 업무가 남아서 이만.”
...
경비대장님은 다시 한번 작게 기침을 하더니 업무의 이유를 들이밀며 그 대로 길드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런데 본인이 직접 을 필요가 있었나?
보통 이런 일은 아래에 있는 병사를 시키면 됐을 텐데.
내 가 잠깐 그런 잡생각을 하는 동안, 옆에서 모든 대화를 주워 듣고 있던 꿀밤녀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시론의 눈치를 살폈다.
“저… 그, 그럼 이쪽의 의뢰는......?”
따끔따끔.
왼쪽 뺨이 따끔해서 눈알을 굴렸더니 시론이 내 뺨을 뚫을 기세로 강렬히 노려보고 있었다.
“ 야.,,
“어,왜?”
“나, 이거 간다?”
“어? 어…. 뭐, 시론 너가 가고 싶다면 가야지.”
진짜 간다니까?”
“뭐.어쩌겠냐.”
한눈에 봐도 잡아주기 를 바라는 눈치 였지 만 어림도 없지.
내 가 시론 너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감히 나에게 밀당을 시도하려고 했 으니 그대로돌려줄 테다.
야.”
“네,네?”
“언제 출발해야하는데.”
“네 엩 아, 아!! 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답니 다. 가능하면 내 일 당장 출발했 으면 합니다만….”
“……내일 아침 일찍 서문으로갈테니까준비해놔라.”
“……아, 네 !! 감사합니다!! 이동하는 동안 불편할 일 없더록 준비해 둘게 요!!”
꿀밤녀는 본인이 고용주라는 것도 망각하고는 시론에게 허리를 직각으로 숙여 몇 번이나 감사를 표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뵙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중히 다시 시론을 향해 고개를 숙인 꿀밤녀는 처음 길드에 들어왔던 것과 달리 아주 가벼운 걸음으로 길드를 떠날 수 있었다.
반대로 길드의 문을 걷어차며 당당히 들어왔던 시론의 얼굴은 아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걸 지 켜보고 있는 내 가 다 불편할 정도로 굳은 얼굴이 었다.
쓰벌, 이거 괜히 심술부렸나.
생 각해보니 그냥 내 가 져주는 것도 좋았을 거란 생 각이 들었다.
남자 새 끼 가 쪼잔하게 여 자 상대로 자존심 싸움이 나 하고 말이 야.
갑자기 후회 가 존나 밀려왔다.
“저,시론아.”
뭐.
목소리에서부터 나삐졌다.’라는 걸 알수 있을 정도로 날이 서 있었다.
“그, 나도 따라갈까?”
“하? 거기가 어디라고 너 새끼가따라와? 야. 너 납치 당한게 엊그제 일이 라고. 알겠냐?”
남이 기껏 화좀 풀어주려고 꺼낸 말인데 그렇게 노려보면 기분이 팍 상 해부러….
“아니,그래도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야 하잖냐. 너 없는 동안 쓸쓸 할 거 같아서 나도 따라가면 되지 않을까 해서.”
실룩실룩.
방금 잘못 본걸까.
시론의 입꼬리가위를 향해 움찔거렸던 것 같은데.
“……위험하니까너 새끼는여기에 얌전히 있어.”
“시론 너가지켜줄 거잖냐.”
씨이이익.
아, 웃었다.
“……뭐,그거야당연한거고.그래도씹새야. 어디 놀러 가는게 아니라나 일하러 가는 거라고. 거 기에 널 왜 데 려 가냐. 아무튼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알겠냐?”
“뭐 ….시론 너가그렇게 말한다면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야지.”
“크흠, 이렇게 아쉬워 할 거면 아까전에 가지 말라고붙잡지 그랬냐.”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너무 참견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크흠크흠!! 뭐〜 그 정도는 참견해도 괜찮다고? 우리 사이에 내가 그 정도로 화내겠냐?”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잔뜩 삐져서 굳은 얼굴로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었으 면서.
나는 봄에 핀 들꽃처럼 활짝웃으며 한껏 어깨에 힘을 주고는 주변에 있는 모험가들에게 나와의 사이를 자랑하는 시론의 아이 같은 행동에 속으로 작 게 웃었다.
이왕 이렇게 내가 시론에게 매달리는 모습을 다른 모험가들에게 보여줬 으니 조금 더 서비스를 해줘도 좋겠지.
“그럼-. 당분간 보지 못할 텐데. 내가 뭐 해줬으면 하는 건 없냐?”
“해줬으면. 하는거?”
“어.최소 한 달은 떨어져 있어야할 거 아니냐.”
꿀꺽. 시론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아니 , 시론뿐만 아니 라 은근슬쩍 우리 대화를 엿듣고 있던 다른 모험 가나 접수원들까지 다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같은 부분에서 목울대를 움직여 군침을 삼켰다.
“뭐 〜? 정 너가 그렇게 뭔가 해주고 싶으면 그 있잖냐. 거기.”
“거기?,,
나는 자연스럽게 내 아랫도리를 내려다봤다.
내 거기가벌써 그리운건가.
“벼, 병신아!! 아니 … 거기도 맞긴 한데 …. 너 새끼가 마음에 들어 했던 곳 있잖냐.”
“내 가 마음에 들어 했던 곳?”
나는 내 거시기에서 시론의 젖가슴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거기 말고.”
내 거시기때완 달리 화를 내지 않았다.
뭔가 좀 불합리했다.
“아씨…!! 병신아!! 그냥 저녁에 데리러 올 테니까 어디 가지 말고 방에서 기다리기나해!!”
버 럭 소리친 시론은 그대로 길드의 문짝을 걷 어차며 밖으로 나가버 렸다.
“아니….그래서 거기가 어딘데…?”
나는 거기의 정답을 알지 못한 채 머리를 긁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