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30화 Ep.30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이게 차한잔의 여유라는 건가.”
뭐, 실제로 마시고 있는 건 어제 먹다남은블루와인이었지만, 무언가를 마 신다는 점에선 같으니 그게 그거일 테지.
“그나저 나 슬슬 을 때 가 된 것 같은데.”
나는 창틀로 스며들어오는 오렌지 색 노을빛을 감상하며 와인병을 홀짝였 다.
케르낙스가 떠나고 혼자 남은 나는 적당히 아침을 챙겨 먹은 후, 집을 구 경할 겸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어제 내가놓아뒀던 수건이 담긴 바구니 따위 를 회수해 가면서 집을 청소했다.
그렇다고 뭘 쓸거나 닦은 것은 아니고 말 그대로 널브러져 있는 것들을 적 당히 정리하고 운동 겸 빨랫감을 손수 손빨래한 다음 건조 마법이 내장된 이
세계식 건조기로 뽀송뽀송하게 빨래를 정리 후 침대에 올려둔 수준이랄까?
적당히 집안일을 끝냈더니 알맞게 점심때가 됐고 나는 냄비에 남아 있는 사슴고기를 마저 먹어 치운후, 냄비까지 깨끗하게 설거지를끝냈다.
그 후는 보시 다시피 지금처 럼 와인이 나 홀짝이 며 하릴 없이 시 간을 보내고 있는정도랄까?
아, 케르낙스와 섹스를 했기에 정보창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서민수(평사원) 파견실적】
©인간.
•케르낙스(얼굴 사진)
= 26점.
©혈상어.
•시론 레드펄(얼굴 사진)
= 113점.
사원활동점수가 100점에서 118점으로 상승했다.
채팅방에서 얻은 정보대로라면 내가 떨어진 세계에서는 인간이 주를 이 루고 있기에 인간으로는 크게 점수를 얻기 어렵다고 했는데도 케르낙스의 점수는 무려 26점이나 됐다.
날 납치했던 노예 사냥꾼의 씠배에 달하는 점수였다.
점수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건 이 세계에서 얼마나 희귀한 종족인가? 이 것이 가장큰 항목이라했다.
그 외에는 가지고 있는 지휘나 명성, 신체 능력, 지혜 등이 미미하게 점수 에 영향을 준다고했던가.
아, 임신할 경우에도 종족의 희귀도에 비례해서 점수를 추가로 준다고 들 었다.
물론, 유산하거나 나와 관계를 맺은 여성의 신체에 크게 상하거나 목숨을 잃게 될 경우에는 점수가 하락하는 것을 넘어 목록에서 지워진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확실한 정보이 니 유용하게 써 먹으라고도 했었다.
고로 시론의 점수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아 아직까진 별 탈이 없는 모양 이었다.
내가창밖을 바라보며 마지막블루와인의 병을 반쯤 비웠을때, 현관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근처 탁자에 와인병을 올려두고 현관으로 향했다.
“어서 와.”
“스미스?”
케 르낙스는 내 환영 이 의외 였는지 살짝 놀란 눈으로 날 바라봤다.
“어… 으음, 그, 다녀왔다… 그, 스미스? 이렇게 반겨주니 기쁘다. 물론 기 쁘다만... 길드의 업무는 제대로 끝내고 온 건가?”
“그거 말인데. 케르낙스. 네가 경비대로 떠나고 나혼자 집에 남아버렸잖 냐.”
“그래. 그랬지. 혼자……아.”
“뭐, 대충그렇게 된거지.”
내가 머리를 긁적이자 나를 바라보던 케르낙스의 입이 몇 번인가 달싹거 리더니 이내 두손으로본인의 얼굴을 크게 쓸어내렸다.
“미안하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방범장치를 전혀 신경 쓰지 못했다…….”
“아냐 괜찮아. 덕분에 뭐 하루 푹 쉬기도 했고.”
“아니다… 지금 당장 길드로 가지. 내가다해명하겠다.”
“아니,괜찮다니까? 고작하루 빠진 걸로설마뭐라고하겠어? 애초에 내 가 길드에 서 하는 일이 라고는 그냥 앉아서 시 간 보내는 게 전부라고.”
실제로 길드에서 내 역할은 은등급 이상 모험가들의 담당 접수원이었기 에 출근하고 하는 일이라고 해봤자 앉아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 거나 여자 접 수원들의 의뢰서 정리를 대신해주는 정도다.
하루 빠진다해서 크게 문제 될 거란생각은들지 않았다.
!.
.....
오히려 걱정하는 거라면 또 모를까.
아, 아멜라누님께는 욕 좀 먹을지도.
“어쨌든 괜찮으니까 일단 옷부터 갈아입자고.”
“아니, 나혼자….”
“어허:
끄응.”
나는 현관에 거치되어있는 목각 마네킹에 케르낙스의 경갑을 벗겨 하나 하나 거치시켰다.
“자, 잠깐. 오늘은 땀을 조금 많이 흘렸다… 너, 너무 가까이 오지 말아줬으 면 한다.”
“그래? 킁킁.”
“잠一 스, 스미스!!”
뒤에서 케르낙스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그녀의 목덜미에 코를 박고 냄새 를 맡았다.
부끄러운 듯 몸을 뒤척 이면서도 내가 다칠까 봐 크게 힘을 주지 못하는 것 이귀여웠다.
“음. 박하향도좋지만, 이 냄새도조금흥분되는데?”
“흐,흐, 흥분이라니….”
농담이 아니라 케르낙스의 땀 냄새는 묘한 중독성이 있었는데 맡으면 맡 을수록 몸이 뜨거워 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대로 발칙한 엉덩이에 자지를 문지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낮에 시 간을 허비한 만큼 지금부터 바삐 움직일 예정이 었기에 나는 적당히 단단하 면서도 부드러운 케르낙스의 아랫배를 몇 번 주물러준 다음 그녀를 풀어주 었다.
“있는 재료로 저녁도 만들어둘까 하다가 혹시나 먹고 들어오는 건 아닐까 해서 나뒀는데.”
“머,먹지 않았다.”
“그래? 그럼 씻고 내려와. 아, 혹시 뭐 따로 일정이라도?”
“어없다.”
케르낙스는 냄새를 맡는 동안 반쯤 발기해 부풀어 있는 내 아랫도리를 바 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섹스는 나중에 하고, 저녁 먹고대장간에 좀들리자.”
“……대장간?”
“뭐야.순간실망한 거 같은데.”
“무, 무무무, 무슨. 아니다. 얼른 씻고 내려오지.”
정곡을 찔린 사람처럼 당황한 그녀는 얼른 넽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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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에 맞았나몰라.”
“물론, 맛있었다.”
훈제 고기와 잘 구워 진 달걀. 식 감 좋게 썰 린 양파가 들어 간 샌드위 치를 한가득 먹 어 치 운 케 르낙스가 만족스런 얼굴로 고개를 끄덕 였다.
뭐, 사실 맛이 없기 힘든 조합이긴 해.
나는 피식 웃으며 빈 접시를 치웠고 그런 나를 지켜보던 케르낙스는 지금 이 상황이 영 어색한지 몇 번이나 의자에서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도와주겠다 말했다.
물론, 내가다 거절했다.
“좋아. 설거지도 끝났겠다. 그럼 나가 볼까.”
“그런데 스미스. 대장간은또무슨 볼일인가?”
“나중에 알려줄게.”
“으음. 알겠다.”
순순히 고개 를 끄덕 이 며 물러 나는 케 르낙스와 함께 나는 드디 어 밖으로 나왔다.
비록 해는 저물어 밤이 되 었으나 괜찮았다.
“끄응….”
내 게 깍지 가 끼어 손을 맞잡은 채 목 아래 가 빨갛게 달아오른 채 함께 걷 고 있는 케르낙스가 저번처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원래 대장간은 늦게 까지 영업한다고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저... 스미스.이제 그만놓아주지 않겠나?”
“왜. 설마 내가 부끄러워?”
그런 게 아니 라는 걸 잘 알면서도 날 곤란하게 만드는 질문만 하는
군.”
“그야귀여우니까그렇지.”
“끄응
뭐, 보는 사람도 몇 없구먼.
“엇? 저기대장님 아닙니까?”
“쉿!! 이 눈치 없는년아.좋은분위기 망치지 말고조용히 지나가.”
밤 순찰을 돌던 경비대의 일원들이 속닥거리며 최대한 우리와 눈이 마주 치지 않게끔 시선을 돌리며 지나갔다.
뭐, 그녀들 나름대로 배려를 위한 행동이었을 테제만, 이미 저들끼리의 속 닥거림이 우리의 귀에 들려온 순간부터 그녀들의 배려는 케르낙스의 부끄 러움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었다.
아무튼, 네 번 정도 다른 경비대의 일원들을 지나치고 나서야우리는 예의 그 대장간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메리스!!”
대장간에 들어서자마자 대장장이 메리스의 이름을 크게 외치는 케르닉 스.
거리를 함께 거닐면서 쌓인 부끄러움을 아무래도 메리스에게 풀 생각인 모양이다.
“이 년이 미쳤나.귀청 떨어지겠네. 이 밤에 왜 소리를 지르고 지랄이야.그 런데 이 미친년이 … 드디어 사고를 쳤구나?”
“사,사고라니!!”
오늘도 푹 젖은 티셔츠 너머로 탐스러운 젖가슴을 자랑하던 메리스는 나 와 손을 꼭! 잡고 있는 케르낙스를 발견하고는 실실 웃기 시작했다.
“이 년이 내가다 판을 만들어줬는데 감사는커녕 고성방가를 하고 있네? 어이 거기.저년 성격 봤지? 지금이라도손놓고돌아가는게 어때?”
“메리스!!”
“뭐 이년아. 내가 틀린 말 했냐? 너 몇 년 전만 해도 대 갈一”
“내,내가 잘못했다!!”
“쯧쯧쯧. 그래서? 30년 만에 생긴 애인 자랑하러 왔냐?”
“……나이 이야기는왜 꺼내는건가.”
“대갈一”
“아, 아니다!! 스미스가볼일이 있다고해서 온 거다!!”
“흠? 이 녀석이 ?”
메 리 스는 땀으로 젖은 금발 머 리 칼을 옆으로 쓸어 넘 기 며 계 산대 에 턱을 괴며 날빤히 바라봤다.
난 자연스럽게 두 팔사이에 끼여 꽉찬 仁컵에서 D컵이 된 젖가슴에 시선 이 갔다.
“뭘 그렇게 보냐. 딱히 닳는 건 아닌데 좀 부담스럽다 야. 아님, 만져볼래?”
“그….
그래도 되겠냐는 말이 주둥이 바로 앞까지 튀어나왔으나 가까스로 그 말 을도로삼켜냈다.
“그게 아니라. 저번에 샀던 철 주괴를사려고왔습니다.”
“철 주괴? 뭐, 남는 게 있으니 팔아야 주겠는데 진짜 내 가슴에 관심 없냐 ?”
“메리스!!”
케르낙스는 자꾸두 팔로푹 젖은 셔츠에 그형태가고스란히 드러난가슴 을 어필하는메리스의 행동에 얼굴을굳히며 내 앞을 가로막아섰다.
매우아쉬웠다.
“아니 왜 이년아. 나도 남자 손길 좀 느껴보자.”
“무, 무슨 그런 천박한…!!”
“하, 이년이? 야. 너 썅. 나랑 서로 남자 생기면 공유하기로 약속 했냐 안 했 냐?”
“그……!! 그… 건 코흘리개 시절의 약속이지….”
안 했다고는 안 하는구나.
“이 뻔뻔한년 보게.뭐 그건 그래. 땅딸보시절 약속이라치고.그 녀석을 니년 혼자 독점할 것도 아니면서 왜 내 연애 사업을 방해하고 지랄이야.”
“……스미스는 손님으로 왔지 메리스 네 추파를 받으려고 이 밤에 찾아온 게 아니 다. 얼른 철 주괴 나 가지고 나와라.”
“허, 이년 언제 이렇게 뻔뻔해졌냐. 얼탱이가 없네. 야!!”
“옙!!”
본능적으로 날 부른 것이 라는 걸 직 감한 나는 케 르낙스의 옆구리 쪽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몇개나 필요한데?”
“어… 오늘은 두개만 주시 겠습니 까?”
가진 비상금이 딱그 정도만남아 있으니 어쩔 수 없다.
메 리 스가 철 주괴 를 가지 러 안으로 들어 간 동안 나는 대 금을 지 불하기 위 해 손으로 허리춤을 더듬었다.
“어….”
몇 번을 더듬어도 비상금 주머니가 손에 들어오는 감촉이 느껴지지 않아 고개를 떨궈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당연하지 만 비상금 주머니는 허리춤에 달려 있지 않았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애초에 비상금이 든 주머니를 가져온 적이 없으니까 달려 있지 않을 수밖 에!!
이런 바보 같은 일이.
“스미스? 무슨 문제라도 있나?”
“음…….그게 말이지.”
나는 케르낙스에 게 비상금 주머 니를 길드에 있는 내 방에 두고 왔다는 것 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스미스.”
“미안!! 헛걸음시키게 만들어 버려서!!”
이런 멍청한스미스 새끼.
그냥 방에서 폭풍 질내사정 임신섹스나 즐길 것이지.
나는 속으로 내 부주의함을 탓하며 나중에 좆을 잡고 반성하기로 마음먹 었다.
“스미스.”
“어. 응. 듣고 있어.”
두 번이나 나를 불렀기에 나는 얼른 고개를 들어 케르낙스의 푸른 눈동자 를 응시했다.
“무슨 사치품을 사려는 것도 아니고 고작해야 철 주괴다. 이런걸로 사과 하지 마라. 아니, 애초에 사과할 일도 아니다.”
케르낙스는 가슴골 사이에 손을 집어넣더니 작은 동전 주머니를 꺼냈고 그것을 내 손에 얹어 강제로 쥐 여주었다.
손에 쥐 어진 동전 주머니는 케르낙스의 온기를 그대로 품고 있었다.
케 르낙스가 내 손을 꽉 붙잡고선 흐릿하게 미소 지 었다.
“나는 그리 빈곤하지 않다. 그러니 괘념치 말고 사용하도록.”